연극.공연2024. 2. 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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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은 따뜻한데 비가 와서 카메라를 가지고 나갈지 그냥 나갈지 고민하다가
비오는 밖을 보니 그냥 나오게 된다.

바람도 많이 불어 우산 쓰기도 불편하지만 얇게 입고 나와도 버틸만한 춥지만 따뜻한 날이라
오랜만에 좀 걸어보기도 한다.

연극을 고를때 시놉을 읽지 않고 고른다는건 때때로 위험이 따른다.
허무맹랑한 연극이 걸릴수도 있고, 포스터 그림을 보고 예상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달라서 당혹스러울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쪽이던 그렇게 문제가 되는건 아니다. 어차피 리플렛정도의 내용만으로 연극을 판단하기엔 쉽지 않아서
어느때는 재미있으나 어느때는 덜 재미있기도 하고 뭐 그런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무척 재미있는 연극이 걸린 운좋은 날이었다.
'아들에게'라는 제목과 포스터 사진만 보면 모자간의 드라마인가 싶었다.
물론 앨리스 현 이라는 인물을 내가 몰랐기때문에라도 더욱더 그렇게 느꼈던거 같다.
이 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독립운동 얘기인가 싶어서 섣불리 선택하기 어려웠을수도 있었을것이다.
(독립운동 관련한 연극들은 많이 봤지만 볼적마다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자주적으로 독립한것이 아니었기때문이고
지금도 토착왜구들이 득세해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으니 백년전이나 지금이나라는 우울함이 오기때문이다.)

앨리스현은 어지러운 시대에 태어난 어떻게 보면 불운아라고 할수도 있지만
어떤면에서 보면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는 적당히 편한 삶도 가능했을수 있었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망상, 공상, 허상, 이상 등 무엇으로 표현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이 이루기 어려운 공산주의를 꿈꿔왔던 인물로
일제강점기로 탄압받던 민중을 보며 계급이 없는 공평한 사회를 꿈꾸려 했던것이 그다지 이상하지 않는 선택으로 보인다.

당시엔 '신여성'이라는 새로운 여성상이 나오던 시기기도 했고 마침 어느정도 공부할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비교적 깨어있는 부모에게 태어났으니 이 여성의 행동은 일본의 탄압과 힘없는 여권의 현실을 이겨내려 애썼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사람의 파란만장한 한 일생은 숙명같아보인다. 나의 이상향과 현실간의 넘어서기 어려운 벽
그것을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이룰수 있다면?
일제강점기 전에도 동학운동이 일어설만큼 민중의 삶은 미치도록 힘들었다.

서양에서는 부르주아계급들의 시민혁명이 일어난것도 계급사회로 불이익 받는것에 대한 항의가 아니었나

탄압받고 고통받으면 민중은 일어나게 되어있는것이니 난세에 영웅 한명이 태어났으나
아쉽게도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못한 한 인물인듯 싶다.
(일제 강점기때 독립운동가중 제대로 이름이 알려진 여성은 과연 누구일까?
유관순이라는 인물이 있으나 3.1운동때 1개월정도 만세운동 주도하다가 잡혀서 모진 고문으로 돌아가셨는데
이외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누가 있을까?)

문제는 이러한 인물을 연극에서 어떻게 표현하는가인데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으나 거의 모노드라마 수준으로 구성된다. 한 인물의 일대기이니 당연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만큼 심층적으로 내면을 파해치고 있어서 남다른 이해의 깊이를 선사한다.
그런만큼 대사가 빠르고 많기때문에 놓치기 쉽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고 시대 배경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더욱더 이해 안되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앨리스라는 한 여인의 삶은 자아를 찾기 위해 죽는 그 순간까지 노력한 인물로 보이며
이것은 이 인물만의 독특함이 아닌 우리 모든 인간들의 치열하게 찾으려는 주체적 삶에 대한 욕망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는거 같아서
보는동안 내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뜨거워진 눈시울이 식을줄 몰랐다.
내가 찾는 무언가, 저 여인이 찾는 이상적인 그 무언가
나도, 우리도, 그 누구도 타인의 지시대로 살길 원하지 않는다.

이 모든것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무대장치랄건 별다른게 없지만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넓은 무대를 가득 매운다.
연극에서 무대매너가 좋다고 하기엔 모호함이 있으나 아무튼 대형 극장에 어울리지 않는 횡한 무대를
배우들의 연기로 채워넣는것은 결코 쉬운 연출은 아닐것인데 이 극은 그것을 훌륭히 해낸다.
오히려 작은 극장에서 했다면 감동이 줄어들었을것이다.

훌륭한 음향도 큰 몫을 한다. 실제 연주자가 나와서 효과음부터 음악을 연주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도 그렇고 배우의 호흡을 맞출수 있어서인지 일체감이 대단히 뛰어났다.

약간 아쉬운건 반전 아닌 반전 같은? 예상됬던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놀랍거나 신선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런가보다.. 정도?
그리고 파란만장한 인생치고 그 끝은 너무 허무한 죽음?

일생을 받쳐 무언가를 만들려고 애써왔는데 김일성과 대립된 관계에 있던 박헌영을 죽이면서
같이 찍었던 사진으로 미제 스파이로 누명을 씌어 바로 처형? 물론 이게 가능한 시대였다.
남한에서는 이승만매국노가 김구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가들을 모두 죽이고 있었으니..

지금은 최고 큰 야당 대표가 자객에게 칼을 맞아 죽을뻔했는데도
증거인멸, 허위사실유포, 사건축소 하는 매국노들이 판치고 있으니 일제 강점기나 해방무렵 이념전쟁으로 피바다가 됬을때나
무엇이 다르겠냐마는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무엇이 있는곳으로 나아가야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한 인물에 미친 몰입감이 돋보이는 훌륭하고 멋진 극을 오랜만에 본거 같다.

출연 : 강해진, 김선경, 김유민, 김은석, 남권아, 린다전, 박종현, 심완준, 이승헌
        장석환, 장시현, 정나진, 조주현, 홍은정
연주 : 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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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2. 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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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엔 감기때문에 연극보기 불편하더니 이번엔 배탈이라니
거의 나은줄 알았는데 배속에 가스가 너무 많이 생긴다. 오늘도 걷고 싶었는데
결국 제대로 걷지 못하고 바로 집에 올줄이야

내가 연극을 보기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한 30년은 된거 같다.
오늘같이 극장 차단기가 끊겨서 공연이 잠시 중단된적이 있던가?
이쪽이 직업인 사람들은 이런 경험 한두번은 다들 있다곤 하지만
의외로 관람객중에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생각보다 없다. 물론 나도 없었다.
왠만한 사람들보다 많은 관람을 하는 편이기도 하고 오랜시간 보고 있지만
난대없는 암전이라니, 결국 10분정도 연극이 중단되었는데 관객을 모두 내보낸다.
있을곳도 없는 소극장 밖, 관계자가 나오더니 차길이나 다른 업소 앞에는 있지 말아달란다.
그러면 어디에 있으란 소리지? 이럴땐 같은 건물 업소에 몇분간만 관객들이 좀 밖에 있겠다고 양해를
구하는게 맞는거같은데 관객들보고 그런곳에 있지 말라니

가끔 운영이 미숙한 연극에서 나타는 현상중 한가지가 안쪽부터 앉으라는 요구다.
안쪽은 벽, 가장자리라서 시야가 좋지 않은 제일 그지같은 자리다.
지정석이 아니기때문에 비교적 일찍와서 들어왔더니 제일 그지같은 자리를 앉으란다.
이럴거면 그냥 늦게 들어오지..
그리고 맨 앞자리를 앉지 못하게 하길래 그곳을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무대로 사용하나 싶었는데
그냥 앉히지 않았던 곳, 아마도 관객이 다리라도 뻗어서 무대에 다리가 올라올까봐 그런것인지
촬영을 한다던데 관객 머리가 보일까봐서 그런것인지
관객이 제법 많아서 좋지 않은 자리에 앉은 특히 구석에 앉은 사람들도 많은데
이럴바엔 앞줄에 앉게 하면 되는거 아니었나.

가장 특이한 행태는 배우가 관객을 등지고 앉아있는 무대 구성.
이 멍청한 구성은 뭘까.
관객에게 얼굴보여주는게 쑥쓰러웠나?
대사를 못 외워서 책상에 대본을 두고 읽었나?

사무실 파티션을 치고 연기하지 않은걸 고마워야 했을까

연기 호흡도 좀 어설프고, 무대도 엉성하다.

하지만 이런상황에서도 이 희곡이 훌륭하다는 것이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진다.
희곡 자체는 뛰어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와닿지만 전체적으로 좀 아쉬움이 큰 연극이었다.

작가가 다니던 뉴욕의 어떤 잡시사 풍경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거 같지만
전혀 그런느낌과는 다른, 어떤 긴장감같은게 느껴지질 않는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걸 보면 화려함뒤에 감춰진 인간의 냉혹함같은게 녹아있는데)

그리고 1인다역을 많은 사람들이 하다보니 느낌 자체가 깨지는 경향이 크다.
한사람이 다역을 할땐 충분히 외모를 바꾸던가 아예 다역을 전담 하는 배우를 선정하는데

제목의 인물인 글로리아와 낸(편집장)이 같은 사람이라서 연극 흐름에 대단히 방해가 된다.
조금전까지 총맞아 죽은 사람이 바로 뒤엔 커피를 나르고 있고

아무튼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인물을 묘사하기위해선 일부분은 어쩔수 없었겠지만
배역 할당에 좀 더 신경써주는게 어땠을까싶다.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한 인물의 알 수 없는 좌절로 인한 비극적 사건
그 사건을 이용한 수많은 주변 인물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을 위한 무엇인가를 꾸며낸다.
문제는 이 사건에서 글로리아라는 인물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고 왠만해선 그녀를 표현하지 않는다.

마지막 로린이 글로리아를 회상하며 말하는 대목에선 평범한 한 인물로 묘사될뿐이다.
평범한 인물이 왜 그런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지 작품에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사건을 이용한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주변 환경만을 지독하게 표현한다.
인간사회의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는데 이부분에서 이 작품의 뛰어남이 느껴지지만
훌륭한 희곡에 걸맞는 연극이 되었더라면 감동이 배가되었을텐데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데 사무실 풍경에서 배우의 등을 보여주고 대사를 말하는 구성 말곤 생각을 못했던걸까? 의도된 구성이었을까?

출연 : 박수민, 서루현, 전승연, 김경찬, 김재아, 김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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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 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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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하루였던거 같다.
목감기와 코감기가 함께와서 집밖을 나서기 힘들었지만 예매해놓은 연극이 있으니
나오지 않을수 없어서 계속되는 갈등. 미술관도 가고 싶었는데.

콧감기로 재채기, 목감기로 기침, 마스크 속에선 콧물과의 사투
안밖으로 난리가 아니다. 물론 사람들은 마스크때문에 모르겠지만

연극은 이런 소재의 전형적인 스토리를 따른다. 전체적인 흐름이 뻔하디 뻔하다보니
끊임없이 어떠한 자극을 주려는 의도가 보이지만 자극되지 않는 안타까움일까
옆자리 아저씨는 연극 보는 내내 휴대폰을 켰다가 껐다가를 반복, 왠 개똥 매너인지..
참고 보기 싫으면 그냥 나가던가. 자식이 출연하는거라면 이러진 않았을텐데
관심 없어보이는 사람들이 좌우로 포진. 초대장은 좀 봐가면서 뿌리길 권장한다.

총 7장으로 짧막한 소제목들로 이루어져있지만 그다지 와닿진 않는데
불필요해 보일정도로 모두 연결된 한공간과 이어진 시간대일뿐.
(소제목이 들어가려면 전체 흐름을 깨지 않는 한도에서 일정 수준의 독립적인 면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차라리 코믹하거나 단백하게 구성되어있으나 생각할수록 슬프게 만들거나
미친척하고 신파로 도배를 하거나..(못 우는 사람은 신파같은거라도 보며 울면 좀 풀릴수도)

무대라도 좀 허름한 집처럼 꾸며주지, 너무 섭섭하다.
흔한 브라운관 TV와 서랍장 한개라도 좀 놔두던가

말과 연기로만 풀기에도 전체적으로 좀 빈약하고 비주얼로 풀기에도 섭섭해서였을까..
오버액션들로 빈곳을 채워가려하지만 연극에서 오버액션은 과유불급의 전형일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한다.

목감기, 코감기로 예민해져있어서 멀쩡하고 훌륭한 연극을 제대로 관람 못했을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숨만 적당히 조절해도 연극에 집중할수 있다. 암전때 콧물 닦으면 되고
목이 간질간질해서 기침이 나와도 크게 문제될정도는 아니고
다만 요즘은 극장 온도가 따뜻하거나 푸근하지 않고 쌀쌀하게 셋팅하던데
배우들이 조명으로 뜨거울까봐 일부러 그렇게 해놓는건가? 겉옷을 벗을수가 없다.
근래 모든 극장들이 추워서 겉옷을 벗고 본적이 한번도 없다. 오히려 실내임에도 겉옷을 입고 봐야
괜찮은 체온을 유지할수 있을정도였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식상한 줄거나와 전개, 이것들을 전형적으로 풀거가는 씁쓸한 연출
전체적으로 특별한 감동을 찾아볼수 없지만 독립영화나 김상수영화처럼 간이 되지 않은 슴슴한 음식을 먹듯
풀어놨더라면 좀더 특색있었을까.. 아마도 극장을 나와 집에 올때까지도 계속 곱씹을순 있었겠지..

걷고 싶은 하루였는데. 그지같은 코감기때문에 걷지도 못하고, 함박눈 내리던 그 짧은 순간엔
미친 졸음이 밀려와 눈떠보니 길가는 다 녹고 지붕에만 하얀 흔적이 남아있는 쓸쓸한 초봄이다.
(눈내릴때 카메라로 동내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으려 했는데 한번을 못하네 에휴)

출연 : 종애화, 서진, 이유진, 박선혜, 김예림, 오혜진, 유지안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