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9. 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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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열개의 공연을 한번에 예매하고 판소리 같은것 포함해서 열댓편이 예약해서
언제 공연한다는것만 알지 무엇인지 사전 지식을 갖추긴 어렵다. 판소리는 대본을 예전에 대부분 다 읽었기때문에
미리 준비할필요까진 없고(한문을 좀 외워야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오늘 국립극장에서 '백만사'라는 창극을 한다는데 알고보니 창극이 아니고 음악극
포스터에 음악극이라 하면 노래가 나오지만 서양 뮤지컬만큼 많이 나오진 않고 주된것은 연극, 가무는 가끔씩
그런데 백만사라는 작품은 150분(15분휴식포함)간의 공연시간중에 80%이상이 노래와 춤이다.
이건 거의 오페라 수준 아닌가? 일반 대화는 양념정도? 콘서트에 가면 가수가 한곡 부르고 몇마디 관객에게 말하고
다음곡을 부르는데 거의 그정도로 노래 분량이 많다. 넘버가 M0부터 M42까지니 콘서트 보러 온거나 다름없는 수준.

콘서트도 컨셉이 있어서 그에 맞게 설정하고 진행되는데

이 연극도 그런 기분이다. 백만사라는 뜻이 백년간 만난 사람과 사람이란 뜻이라 하니 백년간의 사랑이야기로 보면 된다.
첫 세대는 독립군과 기녀간의 사랑 하지만 독립군은 일본군을 피해 만주로 떠나고 기녀는 자식을 낳는다.
두번째 세대는 기녀의 자식이 커서 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남편(기녀의자식)은 포로가 되어 헤어지고
세번째 세대는 한창 산업화시대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노동착취로 얼룩진 노동계와 학생운동으로 감옥에 투옥 그로 인해 헤어진 연인
이때 첫 세대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셨던가?
네번째 세대는 2002월드컵, 캠퍼스 낭만같이 서로 사랑하기도 하고 아픈 이별도 하고.

결국은 몇 세대에 걸친 연결고리 없는 각자의 사랑 이야기다.
첫세대와 두번째 세대는 생이별을 했으니 끝까지 기다리지만 살아생전엔 못 만난거 같고-스칠때 만날줄 알았는데-

그 세대에 맞는 그 시대의 노래가 나온다. 상황에 맞게 물론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 세상이야기
모두 노래에 담겨있어서 그 시대 사람이 아니라도 간접적으로 느끼고 따뜻하며 애잔한 우리들의 이야기.

끝까지 해피엔딩은 아니었기때문에 몇몇 이야기에선 무척 슬펐는데 노래가 끊임없이 머리를 식혀줘서
눈물까지 흐르진 않았지만 노래 몇곡만 바꿔놨어도 관객석에서 눈물 콧물 닦는 사람들좀 있을법할정도로 위태로운 외줄타기 같았다.
그리고 백년이면 한국 현대사 전체라서 노인세대부터 젊은 세대까지 모두 아우른다.

초반 일제강점기때는 그 시대의 노래가 나오는데 노래만 들을땐 리듬이 단조로워서 가사를 음미하진 않고 흘렸지만
극적 상황과 함께 접하니 씁쓸한 가사들의 노래들 하지만 역시 리듬의 독특함때문에 감정이 실기엔 어려움이 있다.
내가 그나마 허용 가능한 시기는 번안곡들이 유명해진 조영남시절부터 시작한 노래들? 이때가 내가 살던 시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그 음률이 80년대까지는 유지되었기때문에(기타 배우는것도 90년대 초까지는 지속되었었으니)
동시대 음악처럼 가깝게 다가설수 있었다.

몇 세대에 걸친 그 세대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크게 바뀐것이 있을까싶다.
요즘 세대도 사랑을 하면 다 똑같이 설래고 가슴아프고 세상 모든 슬픈 노래가 내 이야기 같고 그런거지
이게 조선시대인들 다를리가. 백년후인들 다를수가 있을까?

그래서 시간차를 두고 사랑의 서사가 있고 끝이 맺어지지 않았다면 뜨거워지지 않을수 없다.

이런 시대극(?)의 특징이 찐한 신파가 섞이는데 없다곤 할 수 없지만 한국전쟁이후 특유의 신파(최루성)가 유행한 그 시대정도까지
특유의 신파를 넣고 이후부터는 점차 그 시대에 맞게 변모해주는 전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인거 같다.

흔하게 다루는 소재들로 영화같은것에서 자주 보는 식상한 내용이지만
백년간 유행했던 곡들을 노래와 춤들을 연극 각 요소요소마다 알맞게 붙여놔서 지루하기엔 쉽지 않다.
구성이나 감정 변화도 잘 조절해서 추석 명절에 딱 맞는 가족 공연이었던거 같다.

이런줄 알았다면 가족 몇명이라도 함께 보게 더 예매를 했을텐데.
명절에 옹기종기 모여 특집 프로그램을 보듯 잘 짜여지고 흥겹지만 슬픈 현실을 수많은 명곡으로 한풀이하듯 풀어놔
어렴풋한 흔들림정도로 끝나는 훌륭하고 멋진 공연이었다.

1막1막
오프닝 M0. 낙화유수   M1. 백만송이 장미
에피소드 1. 일제시대. 임혁과 황화의 사랑, M2. 목포의 눈물, M3. 빈대떡 신사, M4. 다방의 푸른 꿈, M5. 이별곡, M6. 독립군가, M7. 사의 찬미
에피소드 2. 1950년대. 인수와 순례의 만남. 냇가, 집, 피난길, 국제시장, M8. 낭랑 18세, M9. 청포도 사랑, M10. 굳세어라 금순아, M11. 봄날은 간다, M12. 닐니리 맘보
에피소드 3. 1960년대. 규섭과 희자의 만남. 서울극장 앞, M13. 초우, M14. 빨간 구두 아가씨, M15. 노란 샤쓰의 사나이, M16. 서울야곡
에피소드 4. 1970년대. 순례의 아들 헌석과 지수의 만남. 음악다방, M17. 맨 처음 고백, M18. 님과 함께, M19. 웨딩케이크, M20. 당신은 모르실 거야, M21. 님은 먼 곳에 
2막2막 오프닝. 거리, M22. 아파트
에피소드 1. 1980년대. 민철과 미희의 사랑. 방직공장, M23. 사계, M24. 청춘, M25. 어젯밤 이야기, M26. 빙글빙글
에피소드 2. 1990년대. 성우와 혜영의 사랑. 기차, M27. 춘천 가는 기차, M28. 취중진담, M29. 달의 몰락, M30.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M31.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M32. 낭만에 대하여
에피소드 3. 2002년. 노래방 몽타주, M33. 신해철 IN TO THE ARENA, M34. 와, M35. 허니, M36. 챔피언, M37. 언젠가는
에피소드 4. 현재. 성우와 혜영의 재회, M38. 너의 의미, M39. 녹턴, M40.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커튼콜   M41. Danse mot vår, M42. 걱정 말아요 그대

아무리 봐도 노래가 너무 많은거 아닌가? ^_^

출현 : 정평, 김지민, 라준, 강하나, 이종영, 김동현, 전재현, 문남권, 박근식, 금보미, 윤수아, 최윤서, 정다희, 이재희, 최윤호, 김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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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9. 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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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오이디푸스의 해인가? 중순쯤에 한번 보고 오늘 보고
연말무렵에 또 한번이 예약되어 있다.
첫번째는 국민배우 최수종씨가 나온다고 하니 반신반의하며 보고
오늘 하는 안트로폴리스 시리즈는 보고 싶어서 보고
11월말에 보는건 창극단이 하는거라 어떨지 궁금해서 예약해놓고.

안트로폴리스 시리즈라길래 나는 인간들 사회속의 어떤 사건들이 주제인 희곡들인줄 알았다.
이것이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시리즈 작품인줄은 오늘 처음알게 됬는데 이상하게 한 사람의 시리즈 작품이란걸 알게 되니
흥미가 많이 떨어지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유럽에서는 한번에 모두 보는 이벤트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리메이크? 리빌드? 아무튼 각색한것이긴 한데 일단 내용은 뭐라고 해야 하나
원작 내용에서 벗어나는건 없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시대적배경을 바꾼다거나 하는것도 없다.
춘향가의 랩버전이라 해야 하나? 좀더 간결하면서도 감정선이 깨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불필요하게 너저분한 묘사들을 모두 삭제

어떻게 보면 추상화 작업을 한 오이디푸스라고 할까?
의상, 대사, 표정, 표현 등 간결하면서 포인트들만 확실하게 살린 작품으로
시간을 거의 절반으로 줄여도 느낌이 크게 바뀔거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좋은건지 아닌건지)

다만 왜 찬사를 받았는지까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간결하고 감정선이 깨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극적인 요소들이 현격히 줄고 삭제되어 오이디푸스가 선사하는 극적 긴장감은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전위적 표현들로 상황을 표현한다는건 원작쯤은 다 알고 있는 관객들이라는 무언의 조건이었을까?
아마 내용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게 무슨 내용이지?' 싶었을것이다. 현대 예술인가? 싶기도 할테고
이런점에서 원작에 예의는 없고 작가 본연의 감각 그대로를 희곡으로 표현한것 같다.
원작을 내가 알고 있고 내가 지금 느끼는 그대로를 표현한다면 나 또한 모든 부연 설명따위는 넣지 않고 원작에서
너저분하게 깔린 장치와 복선들은 모두 제거하고 굵직한 한두가닥만 남기는것이 의식의 흐름 아닐까.

다시 말해서 내가 오이디푸스(왕)를 읽으며 혹은 관람하며 주된 인물 누군가에 동화되어 흐름을 파악한 사람이라면
수작이라 느낄만한다. 모든 부연설명, 배경, 심리상태들은 이미 머리속에 있으니
그 흐름을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되새김질 하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으로 다가올것이다.
문제는 사전 지식이 아닌 작품의 사전에 동화된 감정이 어느정도 깊이냐에 따라서 별 감흥이 없을수도 있어보인다.

추상화가 가장 지랄맞은이유는 관람자가 나머지 90%이상을 상상으로 그려내야 한다는것다.
코끼리 상아 한조각으로 코끼리 전체를 상상해야 하기때문에 세상 온갖것들이 다 튀어나오지 않겠는가?
그래서 코끼리를 보고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함께 호흡이나 시선을 맞춰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다른 세계가 되어 있을테니
알면 쉽게 간결한 감동으로 다가오겠지만 모를수록 난해해지고 사라지기때문에
이런 공연예술에서 바람직한 형태로 생각하진 않지만 아무튼 제법 충격적이며 신선하다.
곰팡내 물씬 풍기는 옛날 옛적것을 가지고 와서 현대적으로 바뀐것도 아니고
작가 의식의 흐름대로 관객을 위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없이 일필휘지 했을거 같은 작품에
나는 왜 감동과 식상함과 허탈함을 모두 느껴야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오늘 새삼 느끼는 거지만 명동예술극장의 음향은 끝내주는거 같다.(국립국악원도 좀 배워주길.)
연극을 보면서 난대없이 느끼게 된다. 이곳은 위치, 극장, 음향 어떤거 하나 빠지는게 없구나.

몇명 나오지도 않고 무대 전체를 막 쓰는것도 아닌데(무대의 1/4 공간만 쓴다고 함)
이 연극은 중형 이상의 큰 극장이 잘 어울리는 극이란것에서 오는 신선함도 새롭다.

마지막 LED Wall은 좀 깨는 설정인데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벽을 다 채우던가. 전광판도 아니고. LED Wall이 비싸면 프로젝터로 쏘던가.
아무튼 막판에서 감정이 깨지는 느낌이라 좀 아쉬움이 남는다.

출연 : 강세웅, 신소영, 김문희, 유은숙, 김석주, 이재호, 김신효, 조성윤, 김정아, 조의진, 김진복, 최호영, 배선희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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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9. 2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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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생, 갱신 이런류의 다시 한다는 의미의 갱
그런데 갱년기의 갱자도 같은 한자라일거란 생각은 못했다. 새로워진다는 의미도 있으니 그런가보다하면 되겠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은 좀 특이한 점이 몇가지 있다.
첫번째로 좌석 번호가 없다. 충분히 있을법한 신식 건뭉의 구조인데 없다. 그래서 선착순이라 일찍가서 기다려야 한다.
두번째로 티켓을 받으면 극장 입구(지하)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줄을 서게 만든다. 이게 다 좌석 번호가 없기때문인데
줄 서는걸 극장주인이 좋아하나?
일찍 가지 않아도 자리가 천천히 차서 정중앙 앞자리를 앉을게 아니라면 왠만해서 시간에 구애받진 않는데
아무튼 규모에 비하면 별로인 시스템이다.

그리고 의자도 접이식같은 간이의자 비스므리한 철재의자다. 그렇게 불편한건 아니지만 아무튼 별로
좌우로 엄청 길어서 관객석을 중앙무대를 기준으로 무대 앞뒤로 쪼개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늘이 그렇다.
참 싫어하는 구조다. 배우들의 뒷통수를 보며 대사를 듣는건 언제 봐도 적응이 안되고 별로다.

이것때문인지 관객들의 프라이버시때문에 빈무대 촬영 안되고 커튼콜도 촬영이 안된다고 한다.
뭐 사진 찍었는데 그 뒤 어두컴컴한곳에 귀신들처럼 관객들이 사진에 배경으로 깔리는것도 좀 무섭긴 하다.
구조적인 단점이기도 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습도를 맞춰주는 공조기(항온항습)가 가동되는데 가습기가 초음파 가습기같이 물 분자를 뿌린다.
그래서 그곳과 가깝기라도 하면 안경쓴 나로서는 치명적일수 있다.
이런 후진 공조시스템을 본다는건 참. 보통은 완전 기화된 공기로 습기를 맞추는데

또한 생수기가 설치 되어 있지 않다. 자판기에서 물을 사먹어야 한다. 오늘같이 습한날은 짧은 거리라도 잠시 땀이 나서
물 한모금 정도 생각나는데 마실수가 없다. 자판기 물은 다 먹기도 모하고 버리기도 그렇고 가방에 넣고 다니자니 번잡스럽다.

시설좋은 낙후된 소극장 같은 느낌이랄까?

다시 연극으로 돌아와서
초중반까지는 세대간의 인식과 표현과 시대의 차이를 말하는 것인줄 알았다.
아버지(천태)와 딸(금옥), 딸(금옥)의 딸(피영), 그리고 할아버지(천태)와 손녀(피영)

아버지는 딸을 고아원에 맏겼다는 설정 같아보인다.
일터에서 팔 한쪽을 잃고 키우기 막막해서 좋은 집에 입양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고아원에 보낸거 같다.
부모로서 자식을 책임지기 어렵다고 판단이 된다면 차선책을 택할수도 있긴 하지만
이때 자식이 받는 불안감, 고통, 괴로움, 외로움 같은 감정도 크기때문에 서로간의 갈등의 깊이는 큰듯 싶으면서도
산재보상으로 돈을 받은 아버지는 딸에게 모두 주고 딸에게 보호를 받는 처지가 되지만
손녀는 못마땅하다. 엄마가 그동안 큰 고통을 받고 살아왔다는 거 같음.(남편에게 폭행을 받았다는 설정같음)

두 세대간의 골은 매우 깊어보이는데 왜 깊은지는 모르겠다.

할아버지때문에 엄마가 남편의 폭행을 견딘것도 아니고 엄밀히 따지만 딸인 피영때문에 엄마가 모두 참고 인내한것인데
보면서도 답답하다고 할까? 하지만 중간에 낀 엄마는 아버지에게도 딸에게도 화 한번 제대로 못내며
참고 사는 모습에서 너무 마음이 아파왔다.
아버지는 이미 병을 얻었고 딸은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만을 전달하며 엄마의 살을 파먹는다.
(살모사도 아니고 자식을 먹고 부모를 먹고. 이런 문학적 표현을 잘 쓰나? 등골브레이커는 좀 유행이지만)

어쩌면 부모는 자식에게 먹히는 존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처럼 약간은 극단적으로 꾸며놓은 연극을 보며
착잡하고 답답하고 뭉클함 때문에 온간 감정을 모두 토해내는 피영에게는 상대적으로 별다른 연민이나 감정이
이입되거나 동화되는 것은 없었다. 할아버지는 이시대의 전형적인 노령층의 안좋은면을 모두 지니고 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선 사랑하는 딸이 있다. 물론 이것도 과거(치매)의 산물이고 현재를 살아갈순 없는 상태기때문에
그렇게 측은하거나 암울하거나 허무하거나 한것 또한 별로 없었다. 발음이 썩 좋지 않은 설정때문에 알아듣기도 쉽지 않았고.
노인들의 현실을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표현하면 허무주의에 빠져들수 있는 위험성이 있긴 한데
이 연극에선 그런점 역시 표현되지는 않는다.
(왜 싯달타가 노병사를 깨달았는지 그리고 출가했는지 암수술이라는 절망에 찬 기분으로 다인실 병실에 누워있어보면
직접적으로 모든것을 느낄수 있다. 내가 이 허무주의에서 빠져나오는데 거의 2년이란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도 완전한건 아니다.)

여기서 갱년기에 대해 은연 중 계속 비추는데 왜 일까? 여성에게 갱년기는 새로운 삶을 뜻하는걸까?
그럴순 있겠지. 근 40년간의 굴래에서 벗어날수 있고 한편으론 생물학적 여성성을 벗어던지는것일수도 있으니
하지만 이것이 어떤 시작을 알리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가 아니라 갱년기를 겪을수 없기때문일텐데
이건 젊은 여자들도 크게 다를거 같진 않다.

가끔은 전위적 표현들도 좀 나오긴 하는데 그렇게 대수롭진 않고
주변인물들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좀 간결하다고 해야 하나 한 사람의 손이 완전히 망가졌는데
그것을 옆에서 목도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 치고는 너무 담담했다. 자신들만의 신념은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의 인식을 대변하는 역할일텐데 그에 반해 큰 갈등이 없다는게 요즘 세대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나타낸것인지 어려운 삶을 나타낸건지 작가가 귀찮았던건지

전체적으로 많은 것들이 일반적이지 않게 과장되고 강렬하게 표현되지만 처음 말한대로
세대간 인식과 표현의 차이, 시대적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세대간 갈등 이런것은 아닌
이 가정만의 독특한(흔하지 않은?)은 사건과 쉽게 볼 수 없는 감정표현들 그리고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연극이지만
엄마(금옥)의 삶이 인간적이며 서글프고 고통스럽게 보이지만 한편으론 가장 아름답게 보인 연극이었다.

출연 : 강혜련, 공상아, 곽영현, 김은희, 이주협, 조하석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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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