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4. 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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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 이런 극장이 있다는것은 언제봐도 참 낯선느낌이다.
번화가 한복판에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벚나무같다고 할까?

시설은 대단히 좋지만 극장이 한개밖에 없다는것은 조금 섭섭하다.
이 좋은 위치에 이렇게 좋은 시설 하지만 대형 극장 한개만 있다니 소극장도 두어개 더 있었으면.

내용이 무척 무거운거에 맞게 전개 또한 엄청 암울하게 진행된다.
자식이 왜 범인이 되었는지는 솔직히 그렇게 중요하진 않게 다루는데
범죄라는 소재보다 그로 인한 부모의 심리적 변화를 깊으면서 넓게 다룬다.
그러면서도 주변인물들의 고충 또한 함께 곁들여진다.

각종 언론의 만행 이런것도 이 극에선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단지 어머니 브렌다의 심리를 자극하는 트리거 역활정도만 할뿐이다. 그래서 다섯명이 출연하지만
막상 기억나는것은 브렌다의 감정 변화와 한숨소리, 절규만이 남는 모노드라였다.

예전 어떤 1인극은 배우를 돋보이게 하기위한 설정처럼 보여서 그다지였는데
이 연극은 다인극임에도 단 한사람만이 기억에 남도록 구성된 전형적인 주인공 한명과 엑스트라 구조를 지닌다.

변호사, 아들들, 여친, 남편, 가정부의 비중이 결코 낮지 않지만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 처럼
시간이 갈수록 단 한사람만이 떠오르도록 집요하게 한사람(브렌다)에게서 시선을 끊지 않는다.
그래서 이 연극의 주인공인 브렌다의 호흡에 맞춰 분노와 짜증과 울분이 같은 공간에서 하나의 인물로 동화된다.
배경이 무겁고 전개가 다크하고 끈적이고 밀도가 높아서 보면서도 지치는 경향이 있는데
지치지 않도록 약간씩의 장치들이 호흡을 다시 가다듬게 만들어 130분의 제법 긴 연극이라곤
믿기지 않을정도의 몰입력을 선보여 대단히 흡족하며 끝의 찝찝함이 상대적으로 덜하도록 약간은 밝은 톤으로 마무리 되어
극장을 나올때도 그렇게만은 무겁진 않았다.

한 가정에서 이와같은 일이 생겼을때 돕고자 하는이와 이용하려고만 하던 이가 양분되어 나타나는데
모든 상황에서 불편하고 귀찮게 다가올때가 있는데 이런부분이 조금은 이상적으로 참고 기다려주는건
좀 이상향에 가깝다고 할런지. 보기드믈 경우긴 하지만(주변에 사람이 끝까지 남는다는건 그만큼 대인에 대한 예의를
끝까지 지킬때 가능한것이 아닌가싶기때문에 조금은 소설속 환상 같음)
극적 효과로서 본다면 어느정도는 용인되어 넘길수 있는 대목이다.

내용상 좀 아쉬운건 아들 매튜가 어째서 그런일을 저질렀는지. 이 가정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데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과 어느정도 연관성있는 설정인지 그런것까지 느낄수 없었다.
그냥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가지만 배경은 한 가정같다고 할까?
그러면서도 다정다감하다는 설정은 조금은 앞뒤가 맞아보이진 않는 어색함이 좀 있다.

급발진하는 매튜의 여자친구의 정신병적 발작은 심박이 올라가면서 순간 공포감마져 느꼈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배경설명이 부족해서 충격이었지만 충격으로만 남는게 아쉬웠다고 해야 할지.
(일종의 화약 터질때 놀라는 감정같이 놀람만 존재하고 넘어간다고 할까?)

제일 궁금했던건 역시 매튜다. 뭘까? 원작도 이렇게 매튜의 입장을 철저히 배제했나?
어떤 관점에서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고 그의 내면에 따라 브렌다를 보는 시선이 달라질수도 있을텐데
그것을 방지하기위해 정제한것인지 원작을 보지 못해서 구체적으론 말 할 수 없지만
역시나 이 가정의 배경지식없이 한 사건으로 인한 어머니(브렌다)의 상황전개와 터져나오는 심리상태에
가끔은 물음표가 좀 생길수밖엔 없었다. 그리고 불필요할정도로 늘어지는 곳이 있는데
긴장감으로 피로가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호흡이 갑자기 죽어버리면 내 몸도 순간 맥을 놓아서
갑자기 밀려오는 졸음(졸정도는 아님)으로 '이대로 진행되면 졸겠다' 싶은 곳이 두어곳이 있다는게
섭섭하다면 좀 섭섭했지만 이런 기분은 하루 이틀 지나면 말끔히 사라지고
다음에 하면 또 보고 싶다는 기분만이 남을거 같은 뛰어남이 돋보이는 연극이다.

빈 무대를 보며 든 생각인데 오늘은 이렇게 멋진 무대위해서 연기를 하는 저 배우들과
어제 본 훌륭한 연극에서 무대가 좀 더 좋았더라면 이라는 기분과,
어제와 오늘간의 차이는 자본 말곤 없는것인가?란 예술세계에 대한 씁쓸한 맞을 남긴 시간도 함께 지나갔다.

하필 유대인들의 만행이 전쟁속에서 나타고 있는 싯점이라 뭔가 시기도 좀 묘하게 겹치지만
기회 되시면 꼭 보시길 권하고 싶은 연극이다.
다만 전체적으로 좀 쌘 느낌이 있어서 지칠수도.

출연 : 진서연, 정환, 홍선우, 김서아, 최호재, 최자운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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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4. 1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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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 여성들의 여권신장을 위해 싸웠던 신여성이라 불리우던 한 사람의 이야긴줄은 몰랐다.
현대이야로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내용은 사뭇 지진하며 긴장감도 어느정도 지속된다.

신여성에 대한 작품 전시회도 가끔식 하고 연극도 '사의 찬미'나 이번 '이혼고백서'같은 것들이 있을텐데
아무래도 연극은 극적 요소를 부각하기때문에 어떤면에선 지금의 감각에 맞춰서 그때를 상상하는것에는
좀 무리가 따른다. 1970~80년대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싶다면 유튜브같은곳에서 KBS 옛날 기록 방송을 보면 되는데
어딘가 모르게 다른 세상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시대와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 40년전으로만 돌려도 이런데
100년 전이라면?
현대인들 감각에 맞게 세상을 바꿔놔서 그나마 볼수있지 타임머신을 타고 그시대로 갔다면
그들의 언어조차도 낯설지 않았을까? (서울경기 사투리를 제외하면 아예 알아듣지도 못했을 세상)

그 시대의 신여성이란것은 여성의 낮은 여권을 미약하나 신장하려고
엄밀히 따지면 자신의 자유분방함을 사회가 억누르는것들을 못마땅히 여겨 그것을 타파하려했던 여성들을 뜻하는 것일수 있다.
엄밀히 보면 이것도 먹고 살만한 부유층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일뿐이겠지.
(일제강점기때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은 국가의 노예나 다름없었기때문에 사회를 거스른다는건 쉽지 않았을듯싶다.)

윤심덕과 마찬가지로 나혜석도 자신이 하려고 했고 이끌리는 감정대로 살고자 했지만
나혜석은 윤심덕과는 다르게 관습에 타협하는 모습을 보인다.(연극에서 그렇다는것일뿐 실제는 어떤지 모름)
뜨거운 남편? 다르게 생각하면 열정은 있으나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을 말할수 있다.
그러니 처음엔 관심을 갖지 않았겠지. 하지만 점차 그것에 익숙해져가는 자신의 모습도 발견하고
그 울타리를 벗어나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것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거 같아서
매달리는 모습도 보이지만 당시 남성의 힘은 막강했던 시기라서 신여성을 아무리 내세워도
사회에서 받쳐주는 세력이 없는이상 허공에 외쳐대는 외로운 처지로
최후는 비참하게 마무리 된다. 화가로서 명성을 얻었지만 그 모든것이 사회라는 울타리에서
홀로서기를 하지 못한 예정된 결과로 달려간 한 여성의 일대기를 그리는데
사회의 악습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대부분은 실패하고 성공했더라도 금세 덮어버려 수십년에서 수백년이 흐른뒤 학자들에게나 발견되는 정도일뿐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의 노력이 초석이 되어 지금의 한국이 되었고 세계가 되었다는 것은 알겠지만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의 성경책 구절이 있듯 이들의 노고는 분명이 지금을 과정이라보면
언젠가 그 끝은 창대할거 같다.
하지만 그 미약한 시작의 선봉에 선 인물은 온갖 고생과 수모를 겪어야만 한다.
그것이 선구자들이 갖는 숙명같은것이다. 이런것들은 생각하며 나혜석이란 인물을
연극속에서 찾아보면 대단히 서글퍼지는 연극이 아닐수없다.

모든 표현 하나 하나가 불안의 연속으로 자신의 요구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며 장님처럼 두드려가며
시간을 걸어야 하는 나혜석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진다.
그렇지만 그렇게 어둡기만 한 연극은 아니다.
전체적인 서사가 마치 인상파의 회화를 보듯 표현들이 서정적이면서도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
한조각 한조각 퍼즐처럼 그려나가는 대사들을 모으고 모으면 나혜주라는 인물의 내면이
눈앞에서 그림으로 펼쳐지는거 같다. (작가가 회화를 좋아하나? 표현들이 좀 산들거림)

전에 봤던 연극 '사의 찬미'는 당시의 여성상에 대한 묘사보다는 사랑드라마란 인상이 강했는데
이 연극은 그 시대에 한발짝 더 들어가 여성들이 겪었던, 나혜석와 윤심덕이 느꼈던 세상을
조금 더 느낄수 있는 뛰어난 묘사와 표현 그리고 훌륭한 연기까지
많은것들이 잘 어우러져 무겁게 다오면서도 봄바람같고 때론 외줄을 타기듯 숨막히는 멋진 연극이었다.

하지만 무대시설이 너무 빈약했다는것과 나혜석의 말로가 좀더 비극적으로 표현되었더라면하는 부분?

좀더 좋은 무대장치들이 있으나 크기는 크지 않아서
배우들의 표정과 시간이 멈춰진 호흡과 뜨거운 열정과 격정에 가득찬 눈빛
이 모든것이 느껴지는 그런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연 : 조혜석, 송흥진, 이현호, 고규빈, 김지영, 백운철, 서보찬, 서혜주, 엄태준, 윤주희, 임성덕
연주 : 엄태훈, 장정윤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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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4. 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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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에가 무슨 뜻인가 싶어 찾아보면 주님? 신?정도로 보면 되는거 같다.

신의 뜻대로 하라는 의민지 이미 정해져 있는 운명론적 이야기인지 뭔지 모르겠다.
다운받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면 퀴어 러브스토리라고 하는데 이런건 그냥 말장난 같고
(성주신하고 사람하고 사랑하는데 귀신이 전에 여자 사람이었다고 퀴어면 처녀귀신를 사랑하는 여자면 퀴어인가?)

여기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죽음을 택하려는 사람들이다.
딱 한사람 집귀신만이 과로사로 자신도 모르게 죽었는데 집에 애정이 강했던지 집에 달라붙어버렸다.
퀴어라고 하지 말고 그냥 판타지라고 해야 하는게 맞아보인다.
물론 배경만 그런거고 전체적인 흐름은 드라마다.

표현이나 구성이 제법 신선하고 새로워서 웃음을 자아낸다.(장르가 코미디는 아니니 그냥 약간의 웃음정도)
집 귀신에 국한된것으로 등장 인물들중 가장 한이 없다고 해야 하나? (한이 없는데 왜 귀신이 된거지?)

어떤 예술가가 이 집을 사서 들어와 여행객들에게 게스트하우스 마냥 임대업을 하게 되는데
검은 숲이란 것이 있기때문인지 인생 끝을 위해 오는 사람들만 있다.
(극중 독일의 검은숲은 슈바르츠발트를 뜻하는지 모르겠으나 이곳의 옛날 이야기로 마녀와 유령들이 살고 있다고 함)

집중이 되면서 집중이 안되는것은 왜였을까?
한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운 플롯때문인가? 집귀신은 모든것에 참견을 한다. 참견이라기보다는 관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일종의 나레이션을 하는 역할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다보니 말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군더더기가 많아진다.
사람 한명이 등장할때마다 그들만의 줄거리가 있는데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사회를 등졌다는것
사회가 이들을 등진게 아니라 이들이 사회를 등졌다는것은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수많은 외로운 사람들을
말하는것이 아니기때문에 저들의 저 행동은 약간 색안경끼고 보면 배부른 소리로 들릴수도 있다.

괴로워하고 고뇌하고 아파한다는것은 보통 타력에 의해 어쩔수 없게된 처지를 비관하는걸텐데
집귀신은 과로사했고, 관수는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목련과 분재는 또 무엇인가.
무용수 부부 엠마만이 어찌보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죽어가고 있는데
엠마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건지 모르겠다. 남편은 근육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는거 같은데 루게릭병일수 있을것이다.

도데체 이들은 왜? 

집귀신은 왜 엠마를 위해 자신을 부셔서 구했어야 하는거지?
서로 어떤 작용을 한것도 없다. 엠마가 집귀신이 있다는것을 아는것도 아니고 집을 끔찍히 아끼는것도 아니다.
이런 초자연적인 힘이 있을거면 차라리 자신을 희생하고 병을 낫게 해주던가.
목맨 사람을 구했다고 해도 엠마의 병은 그대로이다. 이게 뭐지?

집귀신의 표현들은 제법 참신하고 관객인 내게 좋은 감각을 제공하지만
내용은 뭐가 뭔지 무엇을 주고 싶은건지. 집이란 존재와 저들간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건지
내게 와닿는것이 그렇게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뛰어난 연기와 신선함만으로는 중간 중간 찾아오는 졸음을 방어하기엔 개연성들이 너무 부족했다.
대사량도 많은 연극이지만 이거다싶은 대목도 그다지.

정동세실극장의 무대장치도 너무 비약하던데 이렇게 계속 검은 큐브에서 배우들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형태로 운영할건가?
요즘 LED WALL로 무대장치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던데 이런거라도 도입을 좀 해보면 안되는건지.
(이번에 코미디언 서승만씨가 정동극장 대표직을 맡았던데 이런 시설 개선을 요청하면 안되려나)

출연 : 최희진, 유은숙, 백성철, 조어진, 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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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