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7. 1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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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기분이 든다. 바냐삼촌(아저씨)이 멜로였던가?
지금껏 몇번 보지 못했지만 치정멜로로 생각된적은 없어던거 같은데.
(지난번 국립극장에서 한 반야아재가 좀 그런 느낌이 들긴 했는데 그건 너무 대놓고 들이대서)

총 4막으로 되어 있고 2막이 끝난 후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나머지 2막으로 끝난다.
총 3시간가량 되는 대작이지만 인물간의 묘사가 뛰어나서 이런 소극장에서 보기엔
더할나이 없이 좋은 극이다. 그리고 안똔체홉극장은 의자가 미친듯 좋아서(영화극장 의자로 되어 있음)
긴 연극이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고 커피등 음료를 마셔도 뭐라 하지 않는다. 물론 휴대폰을 하면 안된다.

아련하게 기억된 느낌과는 다르게 보이는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바냐는 고생을 하지만 그의 노고를 알아주는 사람은 누이의 자식인 소냐 말곤 없다는 것이고
흔히 말하는 지식인들의 탐욕이나 아집등을 꼬집는 뭐 그런 내용들?
그 와중에 이상주의(자연주의)자도 있고 눈과 귀를 모두 막은 맹목적인 부류인 엄마도 나오는데

이번에는 엄마의 역할이 좀 줄었나?싶은 생각마져 든다.
시대 기류에 맞게 생겨나는 탐욕적이고 이기적인 교수 역시 그대로지만 너무 쇠약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탐욕스럽기보다는 쓰러질거 같은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극 중 가장 적절한것은 교수의 두번째 아내 엘레나인데 정말 젊은 미인 배우라서
조금은 놀랐다. 그 동안의 엘레나는 미인이지만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래서 오히려 반야, 미하일등이 사랑에 빠지는게 어색하진 않게 느껴졌으나
뭐랄까? 너무 애기애기하다고 하나? 극상 캐릭터야 교수를 사랑하는 젊은 부인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든 일을 마다하고 그 여자만을 바라본다는건 외모만으론 설명하기 쉽진 않기때문에
특유의 이끌림(?)이 있어야 될거 같은데 이게 좀 없다고 해야하나?

주된 줄기는 삶에 대한 허망함 같은것을 독하게 표현하는 연극으로
바냐는 이미 모든 인생을 교수 뒷바라지를 위해 헌신했기때문에 그 공허함은 말로 표현이 안될정도이고
(오죽하면 교수를 총으로 쏴서 죽이려 했을까)
아스트로프 의사는 파괴되고 있는 자연을 지키고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위해 무던히 애쓰고 있으나
후세가 그것을 알아줄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확인하려하지만 대답이 없다는것쯤은 스스로 알고 있을터이다.

가장 행복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자유롭다고 할까? 어쩌면 가장 괴로운 인물인 엘레나(교수 부인)
젊다 늙었다의 문제보다는 평범한 일상이 없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순조롭게 보일리는 없다.
다만 이 무렵 러시아에서는 귀족 부부들은 대부분 애인이 많았던 시기라도고 하니
문란한 사회라고 한다면 그럴수도 있고(톨스토이의 안타카레니나 같은 불륜역시 러시아의 당시 사회 모습의 단면이라 하니)

시대가 이래서였을까 모든 남성들이 덤벼든다. 남편(교수)이 있음에도 이들은 개여치않는것이
나에겐 이상하고 언제나 납득되진 않는 설정으로 다가온다.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하고 남편을 옆에 두고
유혹하는것도 아니니 그렇게 비현실적인것만도 아닌긴 하다.

전체적으로 인물들은 허탈한 일상의 미래를 그리고 있어서 무료한 사회로도 보이게 배경이 그려지는데
이것의 발단이 교수와 엘레나가 오고난후로 보인다는게 이번 연극에서 좀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교수 부부가 오지 않았을땐 다들 일하기 바쁘고 의사는 병을 고치기 위해 쉼없이 일만 해오던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 모두 그러하다. 단 한사람 바냐의 어머니를 제외하곤.

이 한 사람(엘레나)이 들어오고 난 후부터 마을 사람들의 모든 패턴이 바껴버리는데
늦게 밥을 먹고 밤 늦도록 교수가 아파서 잠을 안자니 아무도 잠을 잘 수 없고
바냐와 아스트로프, 일리야는 매일 술을 마시니 이 집안의 생활은 멈춰버리게 된다.
교수때문이 아닌 엘레나라는 한 여인때문에.
모두들 이 여인을 사랑하고 소냐는 아스트로프를 사랑하고 마침 교수는 병으로 힘들어하니
모든것이 치정멜로의 배경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하지만 전에는 바냐의 외로움이라거나 교수의 탐욕, 어머니의 어리숙함등을
그렸다면 이번은 엘레나와 엮인 사람들만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내 기분때문에 그런것인가? 아니면 연출의 의도인가?

허탈한 인물들, 쓸쓸한 뒷모습 심지어 쏘냐의 마지막 대사들도 희망과는 거리가 멀다.
매일매일 힘들고 바쁘게 살아가면 끝엔 쉬는 날이 올거라니. 비로소 안식과 평안이 올거라니.
기독교적인 사상같긴 하지만 얼마나 암울한 기다림인가. 전엔 이 부분이 이렇게 슬프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오늘 날씨처럼 우중충하게 느껴지는것은 아무래도 내 기분이 그렇게 산뜻한 날은 아니었던거 같다.

세시간의 긴 연극이지만 안락한 의자에서 편안하게, 훌륭한 배우들과 멋진 희곡이 잘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한다.
요즘 티켓 파워 있는 배우들을 앞세워 티켓값을 너무 비싸게 올려대고 있는데
조금은 소박한 극장에서 보는 맛도 좋으니 더운 여름 이런 연극 한편 보고나와 이런 저런 사색에 잠겨도 보고 맛난것도 사드시길. 

출연 : 조환, 김진근, 유태균, 정예린, 이근혜, 박장용, 문나영, 장희수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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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7. 1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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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은 아르코썸페스타 할인을 한다고 적혀있다.
단돈 만원에. 하지만 어디에 물어봐도 대답이 없다. 결국 AI에 물었더니 그걸 사면 된다고해서 할인으로 구입하고
뭔가 재시(미리 관람할인권같은걸 구매해야 했어야 한다거나 했다면)하라하면 극장에서 차액만큼 내려고 했다.
그런데 역시나 AI대답대로 그냥 티켓을 받았다.

아르코에 물어봐도 모르고 티켓 파는곳에 질문을 올려도 답변이 없고 어디에도 홍보가 없다.
할인해주면 손해보는건가? 아니면 그냥 눈먼 지원금 그냥 먹고 티켓은 티켓대로 팔겠다는 심사였을까? 아무튼 이상한 할인이다.

특별한 무게 장치랄게 없다. 주방 요리용 테이블과 천정엔 황금용 카펫 정도?
배우는 5명인데 모두 멀티배우다.
남자가 여자가 되기도 하고 여자가 남자가 되기도 하고 노인이 되었다가 아이가 되기도 하고
곤충(?)같은 곤충이 되기도 한다.

리플렛을 보면 이민자들의 애환을 다룬다고 되어있는데
중반까지는 정말 코미디인줄 알정도였다. 이게 무슨 내용이지?
저 꼬마는 이가 아프지만 불법체류자라서 비싼 치과를 감당할수 없기때문에 치과를 못간다고 한다.
그래서 큰 파이프렌치로 뽑으려 하는 우수꽝 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는데 이 상황을 보고 웃지 않을수가 없다.

희곡은 애초에 일부러 서로 배역들을 엇갈리게 설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늙은 남자 배우가 젋은 여자역을 하기도 하고 젊은 여자가 깡패같은 남자로 바뀌기도 하고
포주가 되었다가 아이가 되었다가 아무튼 다향하게 바껴서 인물이나 사회적 배경같은 고정관념이 지워진다.
하지만 이들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구분하려고 색채를 강렬하게 만들었다.
윗층 노인은 목청이 망가질거 같이 긁어대는 소리를 낸다거나 극장이 떠나라 이가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대는데
마이크 스피커도 없는데 엄청난 음량으로 관객에게 호소한다. 단순히 연기만 변화하는게 아니라 의상,분장(가발같은)도
바뀌기때문에 때때로 주변이 분주하지만 사이드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생각보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대 중앙에선 대부분 한두명이 상황을 만들어가는데 대부분이 자극적인 상황을 지녀서 다른곳으로 시선이 갈 틈을 주질 않는다.
다만 초중반까지는 코미디 같은 분위기때문에 뭐랄까? 확실한 코미디도 아니고 다큐나 휴먼, 스릴러, 추리?, 멜로 이런게 아니니
집중하는게 솔직히 쉽진 않았다. 어떤면에선 기대치와는 다른 상황으로 좀 맥이 풀린다고 해야 할까?
외국인 체류자들의 애환도 마땅히 없다. 그냥 주방에서 주문들어온 음식을 열심히 만들뿐이다.
누군가 들어와서 괴로히는것도 아니고 급여를 못 받는것도 아니다. 그래서 난 이 장르가 왜 사회부조리같은 늬앙스로 적혀있는지
중반까지는 알기 어려웠다. 난대없는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 후 전개를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꼬마가 이를 뽑은 후 피를 엄청나게 흘려서 과다 출혈로 사망한다.
(이가 뽑힌다고 과다출혈로 죽는 경우는 흔치 않을거 같은데)
이때까지 같은 주방에 있는 사람들은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만을 한다. 서로들 무관심한? 무관심할수밖에 없는.

뽑힌 이가 다른 손님 음식 속으로 들어가고 그 음식을 먹다가 발견한 스튜어디스는 무슨 부적마냥 가지고 간다.
보통은 이럴때 항의하거나 상황을 파악하려 할텐데-최소한 경찰에 신고라도-
독일에선 어떤 상징성을 부여하며 원래의 사건을 파헤치지 않는 이상한 풍토가 있었는지
아무튼 썪은 치아는 냄새도 날태고 피가 묻어있었다고 하는대도 이 여자는 이것을 잘 간직하다가
다음날 새벽인가? 강가로 가지고 가서 입속에 넣고 껌뱉듯 강으로 톡! 뱉어버린다. 아무일도 없었던것으로 사라진다.
그 치아가 갖는 위태로움같은 상상은 어디에도 볼 수 없다. 스튜어디스 자신처럼 대수롭지 않게 보였던 걸까?
아니면 남의 일에 참견하는것 마져 생활때문에 귀찮았던걸까.

식당 사람들은 아이가 죽었으니 카펫으로 둘둘 말아서 강물에 버린다.
아마도 외국인 노동자에대한 부조리나 불안정한 사회 시스템을 보여주는 대목처럼 느껴졌다.
독일에서 이 당시 이랬거나 비슷한 사건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뉴스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 발생한거다.

꼬마는 강물을 따라 바다로 해류를 따라 이곳 저곳을 가다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물론 혼령으로
여기서 조금은 신파같은 늬앙스인데 무미건조하게 표현되었더라면 더 깊고 강하게 오지 않았을까?싶지만
감정 가득 실어서 표현하니 나는 저 꼬마의 슬픔에 동화되긴 쉽지 않았다.

이와 다른 부분으로 배짱이와 개미 이야기에서 솔직히 큰 충격을 받았는데
배짱이는 체류자, 개미는 포주의 시선으로 봤을때 평온한 봄, 여름, 가을에는 서로 공존하는데 무리가 없다가
문제는 겨울인데 이때는 배짱이의 지위는 바닥이고 개미는 높은곳에 위치한다.
그 권력구조에서 발생하는 착취를 다룬다니. 추운겨울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위해 모든 불이익을 감수한다.
이 부분에선 국가를 떠나 공통된 문제점을 제시하는거 같다.
작가는 왜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를 이용해 묘사한것인지 모르겠다. 이 동화에서 배짱이는 잘 놀고 먹는 존재로 나오는데
여기서도 평상시엔 그런 존재로 나오다가 왜 모든것을 잃은 존재가 되었을까?
독일의 당시 사회가 실패한 사람을 구제하는 시스템이 전무했었나?
이민자들이 타국에서 초반에 잘 살다가 망하는 것을 그리진 않았을텐데. 아무튼 이 착취의 대상이 된 대상들

꼬마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누이를 찾는데 이부분에서 좀 쇼킹했다고 해야 하나.
한 건물에서 포주에게 착취당하던 베짱이가 찾던 누이였나 싶은 복선이 깔린거 같은 전개가 무섭기도 하고 싸하기도 했다.
막판엔 그 베짱이 마져도 꼬마와 별반 다른 상황은 아닌듯 보이며 끝난다.

작가가 독일사람이라던데 독일이나 유럽 전역에선 불법체류자들이 많이 들어와서 사회문제가 된다곤 하지만
이것은 불법체류자들이 범행을 저지르는거지 자국민들이 체류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는건 아닌데
이 작품을 보면 사람 사는곳은 어디나 약자를 위한 정책은 미비하여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나싶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재미 있다고 말하기엔 다소 호러같기도 하고 사회부조리극인건 분명히 맞는데 중간까지의 전개는 느낌이 다르고
마지막 5분을 위해 나머지를 할애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극.

다음에 다시 보게 된다면 초반에 나오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묘사들을 가볍게 넘길기엔 힘들거 같은 굉장한 작품이었다.

출연 : 이호성, 이윤표, 이슬비, 한정호, 조혜선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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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7. 12.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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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쪽에 조금은 외진곳에 있는 소극장. 극장 외관 괜찮고 대기하는 곳도 시원하고 넓다.
극장이 생긴지가 얼마안되었는지 관객석 의자에 비닐도 그대로 남아있어서 전체적으로 깨끗하다.
그리고 무대장치도 이미 초연이 좀 되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알차게 준비되어있다.
(2021년 공연 포스터가 있는걸 보면 최소 5년은 된 작품)

뮤직드라마? 음악극이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색이 있는데
뮤지컬같은 벨팅 발성은 전혀 없고 그렇다고 보컬 교육받은 느낌이 없는
옆집 사람들이 신나서 부르는 그런류의 느낌이 강하다. 이게 좀 특이한 기분인데(배우들에겐 독이 되려나?)
보통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고 하면 호흡이나 연기, 딕션 등을 신경쓸수밖에 없다.
예전엔 마이크가 없었으니 멀리까지 전달도 되야 하는 벨칸토나 벨팅같은 방법을 많이 썼지만
근래는 음향이 발달하면서 마이크 착용으로 감미롭게 부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들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그냥 막 부른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신난다 ㅎㅎㅎ
잘 짜여진 안무는 있지만 결코 감미로운 노래는 들려주지 않고 힘차게 그들만의 춤사위와 창법을 보여준다.
발음은 개나줘버리고 쉰나는 리듬에 맞게.
어머니가 홀로 노래를 부를땐 제법 슬프긴 했지만 아무튼 전체적인 느낌은 막춤에 가깝게 표현된다.
(커튼콜 음악은 시작할때도 부르는데 작가역할인 사람이 관객들의 분위기를
한껏 올려놓고 시작하기때문에 감정선이 활짝 열려있게 되는데 코미디 연극같은게 초반에 분위기를 올리는것과 비슷함)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에서 덕선이네 같이 잘 살진 않지만 밝은 느낌
자매 셋과 엄마 아빠. 이렇게 5식구인데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에 시달렸듯
이 가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배경이다.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삶에 지쳐가는 어머니
첫째딸은 회사를 다니건지 뭔가 벌이가 신통치 않고 둘째는 대학생이지만 알바하기 힘들어하고
셋째는 고등학생 하지만 공부를 잘 하지 않는?
이들의 하루 삶을 유쾌하게 다룬다. 알콩달콩 싸우고 웃고 떠들며 연극은 한시간정도 지나갔나?
배경이 아침으로 되고 셋째가 학교에 내야 할돈을 달라고 하지만 집엔 돈이 없다.
이때 생긴 사건을 계기로 뭔가 큰 사건이 발생하거나 서로 화해하면서 연극이 끝날줄 알았다.
보통 가족 드라마의 전형이기도 하고 장르가 코미디에 가깝다면 너무 큰 사건은 분위기를 망칠수 있으니
적당한 선에서 대부분 마무리 되는데 갑자기 이상하게 흘러간다.
작가(배역)가 이것 저것 설명하면서 오랜 시간을 흘려보낸다. 이때도 코믹스럽게 엄청난 양의 낙엽을 뿌리는데
관객석까지 많은 양이 날라와서 낙엽덩어리에 맞는 관객도 있을정도였다.

작가의 말로는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어머니 아버지 다 돌아가시고 언니 둘도 다 떠나고
셋째는 결혼하고 자식 낳고 일반 집들처럼 살아가는 미래(이제 현재겠지?)가 나온다.
그런데 난데없이 특정 어느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작가에게 청을 한다. 응?
되돌아가봐야 괴로울거라 충고하지만 그럼에도 셋째는 그 날로 돌아간다.
그 날이 바로 조금전 돈 때문에 싸웠던 어느 아침
과거의 기억을 갖고 있음에도 똑같이 싸운다. 이부분은 좀 특이하고 납득이 안된다. 기억을 잃고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겠지만 모든 기억을 가지고 가는데 똑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고?
작가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만들기 위해 설정을 억지로 끼워맞춘듯한 느낌이 든다.

손톤와일더의 우리 읍내(Our Town)가 생각나는데
에밀리가 죽은 후 어느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부분과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에밀리가 깨닫게되는 것과는 다르게, 이 연극의 셋째 소희는 계속해서 같은 원망을 반복하는 자신을 원망한다.

문제는 거의 30분가량을 이렇게 회기하는 부분을 할애해버려서 그 전에 만들어놨던 모든 분위기를 죽여놓는다는것이다.
왜 이런 구성을 생각했을까? 원래 작품도 희곡이라 하니 음악극 형식이 아니라고해도 크게 다른 구성은 아닐텐데
애초에 코미디가 아닌 드라마로 구성했던 희곡이었을까?
이걸 코미디 느낌을 많이 살리다보니 중간 시간 변화때 예상과 다르게 완전히 다른 전개가 되버린건가?

원래의 구성이 어떻든 이번 음악극은 장르가 코미디였다가 갑자기 느와르? 부조리? 표현주의? 좀 다르지만 잔혹극?
아무튼 음악에서 조가 바뀌듯 완전히 바껴버리는 이 부분에서 나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이 상태가 거의 30분을 지속하니 1막은 유쾌, 2막은 후회? 뭐 이런 암묵적으로 나눠놓은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밝고 유쾌함속에 자잘한 사건들이 있다가 유쾌하게 마무리 되기엔 작가의 의도와는 너무 다른 길이었을까?
모르겠다. 중반까지는 '간만에 유쾌한 연극을 잘 골랐네'라며 내심 기분좋게 보고 있었는데.

뻔할뻔하다가 요상한 길로 빠진 이 귀신같은 이야기는 무엇이라 해야할지.
어제 오늘 독특한 휴일 관람이었다.

이런 특이한 전개를 하면 지인들에게 추천하기가 모호해지는데.

출연 : 손보영, 하정혜, 지석주, 김태우, 김희정, 조용건, 주성환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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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