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당일에 공연을 본적이 전에도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이번엔 예외적으로 본가에는 다른 날 가게되어 설 당일에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사의 찬미' 많이 들어본 제목. 찾아보면 노래 제목으로 1920년대 번안곡이라 한다.
(나는 사의 찬미가 소설 제목인줄 알았음)
좋은 극장에서 공연을 볼때의 기대감이 한가지 있는데 그것은 좋은 무대장치들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소극장이나 초대형 극장이나 다르지 않지만
아무래도 예산 문제로 작은 극장에서 할 땐 무대가 좀 아쉬운경우가 많다. 반면 대형 극장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극들은 그지같이 비싸지만 객석 좋고 무대가 좋다.
이에 부합하는 연극 극장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가 아닐까 싶다. 대형 무대는 아니지만 무엇을 해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크기에 훌륭한 관객석과 뛰어난 설비들.
하지막 걱정되는것은 1920년대의 이야기라는 것인데 일제강점기라서 친일파 미화 하는것은 아닌가라 걱정도 좀 있었지만
단순한 멜로로 생각하게 하는 연극이었다.
여기에 무슨 이것저것 당시의 시대상에 어떤 이상주의와 현실 어쩌구 저쩌구 헛소리들이 많은데 그냥 멜로다.
불륜, 삼각관계(친일매국노 홍난파도 아무 조금 합세), 신파라고 하기는 주연의 연기가 달려서 신파로 접근이 안된 신파?
흐름은 액자식 구성으로 현재는 과거이야기로 접근하기 위한 데코레이션에 불과하다. (이런게 대부분 비슷한 구성)
특이한점이라면 홍난파의 플래시백과 화가쪽(나혜석) 윤심덕의 플래시백이 동시에 전개된다.
하지만 둘을 하나로 합쳐도 이야기상 아무런 변화는 없어보인다.
뭐랄까? 홍난파가 이야기 하는 것도 윤신덕 입장이고 파리에서 윤심덕의 이야기도 윤심덕 이야기니 말이다.
최소한 홍난파가 이야기 할땐 홍난파의 심정이나 시선도 어느정도 들어가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이렇게 둘이 나눠 이야기 할거라면.
처음 시작할때 놀랐는데 연극(희곡) 배우가 아닌 서예지(TV,영화) 배우가 나온다. 요즘은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들이
흔하게 나오니까 그러려니 넘길수 있는데 발성때문인지 마이크를 착용하고 나오는데
(TV배우들은 특성상 생으로 하면 개미콧구멍만한 소리밖에 안됨)
음향이 너무 개판이라는것이다. 중앙에서 배우가 연기를 하는데 무대 양쪽에 스피커에 배우들이 있는줄 알았다.
거의 중앙에 앉았음에도 좌우 밸런스도 맞지 않는다. (요즘은 음향감독이 부족한가? 왜 이런식으로)
이럴거면 중앙 센터쪽에 스피커를 배치하면 이질감이 훨씬 줄어들텐데 스테레오도 아니면서
편파적이며 음향도 좋지 않은 멍텅구리 음향 설정은 무엇일까? 이곳을 처음 온것이 아닌데
그동안 대부분은 배우들의 자체 발성으로 들었던적이 많았는지 이곳의 음향이 이렇게 똥망인줄 몰랐다.
당연히 좋을것이라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던건지. 이번만 이런것인지.
그리고 몰입을 방해하는 것이 바로 윤심덕 배역을 맡은 서예지라는 주인공이다.
제발 정극을 처음하는 TV,영화 배우들은 주연좀 시키지 마라. 제발.
발성도 이상하고 딕션도 이상하고 소프라노 치고 보이시하면 굴직한 중선톤에 연기는 또 왜 이런지..
보는 내내 어색함에 거슬리는 오열, 과열, 감정고조 연기, 이상하게 꺽이는 톤, 알아들을수 없는 순간 순간의 대사들
(이정도면 오늘 출연한 배우들중 단연 최하라고 해도 될정도 같은데)
아무리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라 할지라도 무대 공연은 분명히 다르니 그에 맞는 트레이닝을 확실하게 시키던가
아니면 조금 역할이 적은 화가 역을 시키던가. 인지도 높은 TV배우라고 이렇게 중앙에 막 꼿아넣으면 되겠냐?
연극의 감정선을 다 망치는건 생각 안하는건지. 웬지 엄청 안타까운 기분마져 들 정도였다.
설 당일. 적지 않은 금액을 내고 기분좋게 극장에 왔는데 주연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저따위라면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개똥같은 기분이 들지 않겠나.
개인적으로 멜로는 감성이 노골노골해저서 웬만하면 좋아하는 장르인데
연극보는 내내 쟤 뭐지? 왜? 갸우뚱하게 만들어버리는 이런 멍청한 선택은 좀
배우 인지도만 놓고 무조건 중앙에 세워놓지 말고 검증 단계를 좀 거친후 무대에 올리자.
연기 짱짱하고 미모 훌륭한 연극 배우들이 널렸는데 하여튼 돈의 노예들 에이.
(서양은 아무리 유명한 배우라도 오디션을 반드시 보고 결정한다는데 우리 한국은 왜 이모양인지)
차라리 말은 많지만 최소한 연기가 이상한건 아니니 안나카레니나를 보시길 권함.
가격이 둘다 흉측하니 쉣이지만.
출연 : 서예지, 곽시양, 진소연, 박선호, 김태향, 고주희, 허동수, 박지훈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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