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5. 2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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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톤체홉 시즌인가? 왜 이곳 저곳에서 체홉 작품을 많이 하지?
반야아재, 반야아저씨 이 두 제목으로 인지도 높은 탈랜트들이 정극에 출연한다.

요즘 배우들이 지상파 TV 인기가 시들해지니 이런 연극에 나오는건가?
문제는 티켓파워를 앞세워서 가격만 더럽게 올려놓고있는것인데 연극 품질도 특별하진 않다.
인지도 빵빵한 배우들이 나오니 무대 좋고 연출 좋고 구성 좋은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연극의 품질이 좋다고 말 할순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오늘 제대로 본거 같다.

국립극장 해오름은 국립극장중 가장 크고 좋은 극장이다.
무대가 너무 넓어서 채울것이 마땅치 않았을까? 중간에 연못을 만들어놓고 그 중간에 정자같이 만들어놨다.
시골 촌부의 삶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럭셔리한 한옥은 뭐지?

좌우 수십미터는 떨어진 양쪽 끝에 개수대(펌프)와 의자, 다른 끝엔 평상
약간은 앞쪽에 앉아있어서 이것들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보통 시골의 집들 구조는 중앙에 평상이 있고 한쪽에 개수대와 수동펌프가 있어야 하는데
구조 자체가 시골에서 살아보지 못한 사람이 설정한것마냥 터무니 없이 벌려놨다.

원작에서 바냐가 왜 제대로 된 공부를 못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배경은 이렇다.
누나의 남편인 매형(서병후)의 뒷바라지를 하는데 이건 원작에서 매형의 학식을 존경했기때문에
그렇게 된것이라고 하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이러한 배경 설명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시대극도 아니라 역사를 안다고 설명되는게 아니라서 배경설명이 안되면 반야아재는 엄청 이상한 연극이 된다.

도데체 내 자식도 아닌 매형의 뒷바라지를 왜 하지? 조카인 딸마져도 시골에서 바냐와 고생하고 있고
어머니는 왜 매형 편을 드는걸까? 바냐는 뭔데 매형의 새부인(오영란)을 사랑하는건지.
일제강점기는 또 뭘까?(여기서 좀 놀랐음. 일본 순사와 군인도 구분못하는거 같음.)

안똔체홉학회에서 만든 '순우삼촌'이란 한국배경에 맞게 각색한 반야삼촌이 있다.
이건 배경을 한국 시골로 하고 도시에서 생활하는 매형과의 갈등을 다루는 전체 플롯이 동일한
원작을 비교적 충실히 따른다. 그래서 한국의 시선으로 보면 좀 이상할 수 있지만
한국사람을 러시아사람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크게 문제 없다는 정도인데
(인물이 한국사람으로 바꼈기때문에 보는것은 훨씬 편함)

이번 반야아재는 기본적으로 배경도 이상하고 노동의 가치와 가식적인 인텔리들의 무기력함과 오만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 노동의 순결함과 고귀함 같은 것으로 연극이 마무리 되며
조카(서은희)가 몇마디 한다고 그것이 모두 표현되는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짬짬히 나타나야 하는데 역시 전혀 없다.
반야가 힘들어하고 싫어했지만 계속해서 해왔고 해오고 있는 노동의 가치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도데체 일제강점기 배경은 뭐지? 각색한 다른 유사 작품들을 최대한 피해가고 싶었나?
(처음 시작할때 노래가 나오는데 가사에 일본어가 나오길래 내가 생각한 바냐가 아닌줄 알고 순간 놀랐음)
정미소(쌀 도정하는곳)도 좀 설정이 이상하다. 그냥 농사 짓는 설정이 별로였던가?

현대물로 바꾼것도 아니고 원작도 아니고 치정멜로에만 중점을 둔거 같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연극의 내용은 별로였고 어울리진 않았지만 무대 연출은 멋지고 훌륭했다.
(이부분이 참 아이러니 함. 왜 이렇게 무대에 공을 드렸을까)

돈많은 기획자가 비싼 무대와 장치 그리고 비싼 배우들을 써서 화려하게 만들어 팔아먹기 위해 만든 연극같았다고 하면 심한 표현이려나.
아무리 생각해도 체홉연극을 치정멜로로 만든극으로 느껴지는데.

그런데 왜 이렇게 관객이 많을까? 앞으로 남은 공연 모두가 매진이라니
소극장 연극들은 텅텅 비어있던데 이쪽 세계도 꽤나 빈부격차가 살벌하다.

어차피 세금으로 국립극단을 운영하고 이렇게 좋은 극장에서 공연도 하게 해줄거라면
일반 사설 극단도 정동세실극장처럼 해오름, 달오름, 하늘극장에서 연극 페스티발 형식으로 좀 해주면 안되나?
관객은 저렴하게 관람할수 있도록 하고.
판소리 3~6시간씩 하는 엄청난 공연도 단돈 2만원에 볼수 있게 만들어주면서 이상하게 연극은 비싸다. 왜일까.

출연 : 손숙, 남명렬, 임강희, 심은경, 조성하, 김승대, 기주봉, 정경순, 심완준, 민재완, 김신효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5. 1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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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똔체홉극장에서 벚꽃동산 작품을 여러번 본줄 알았는데 몇년전 한번본것이 전부였다.
그러면 머리속에 들어있는 벚꽃동산은 다른 극단들의 작품이었나?
바냐삼촌, 세자매 본것을 착각한것이겠지.

이 작품은 과거 러시아의 현대화에 뒤쳐지는 구세대가 자본의 생리를 따라가지 못하여 생겨나는
형태를 꼬집는 블랙코미디 같은 작품이다.
특별히 복선도 없고(러시아 역사를 몰라서 시대에 대한 복선이 깔려있어도 나로서는)
안톤체홉의 작품들을 읽어보면 그렇게 어렵게 꼬아놓은것 없이 그대로 받아드리면 되는거 같다.
(러시아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꼬아놓고 감춰놓는건 싫어하는 거 같음)

대부분 주제가 명확하고 선이 비교적 굵은 편이라서 어렵지 않으나
문제는 백년전 이야기라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다가온다.
고전은 그 시대를 글(책)이나 간접적으로 상상하는것을 붙여야 하기때문에
책을 읽던 영화, 연극 등 공연을 보던 중간에 큰 강이 하나 흐르고 있는거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한국의 근 현대사를 보더라도 뭔가 강건너 불구경같이 멀게 느껴진다고 할까?
(현재 한국는 근 현대사의 똥들이 계속 냄새를 피우며 길에 똥을 뿌리고 있어서 현대진행형으로 볼 수 있다.)

조선시대는 어땠을까? 아무리 군주주의라 할지라도 조선말기는 돈이 우선시되던 사회 아닌가?
노비도 사라지고, 러시아도 그런게 사라진거 같고 점차 자본을 앞세운 신진세력(로파힌)이 사회를 잠식하려는 그 과도기.
한쪽에선 공산주의를 표방한 노동자 사회를 꿈꾸는 청년(트로피모프)도 나온다.

귀족사회 구태의 전형인 라넵스카야(엄마)와 가예프(엄마의 오빠), 이들의 몸종인 피르스는 사라지는 구시대의 표상같은 인물이다.

아마도 이정도면 대충 연극의 흐름은 알수 있을것이다. 대상으로서 가교 역활을 했던 벚꽃동산
구세대와 신세대에 교도부역활을 한다고 할까? 전환점의 시작이라고 할까?

무력한 구세대들의 안일함, 신진세력들의 집요하면서 치밀하다.
이렇게 어떤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바뀌는 계기는 구세대들의 나태함에서 비롯된다.
국가가 무너지고 이념이 바뀌는 시기. 전세계 어디에나 벌어지는 공통점이라 할까.

벚꽃동산은 이점을 짜증날정도로 잘 표현해주는 작품이다.
(조금 더 길고 인물들의 디테일을 더 살려달라고 하고 싶은데 지금도 2시간30분 연극이라 아쉬움)

안똔체홉 극장 이름처럼 이곳은 안똔체홉학회도 운영하면서 체홉 작품을 주로 다룬다.
그래서 가끔 체홉작품이 보고 싶을땐 이 곳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들어가보면 언제 연극하는지 알 수 있는데
그중에 내가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보면 되고 아니면 다음기회를 보면 된다.

내가 체홉 작품 몇가지를 읽었는지 요즘은 고전을 마구잡이로 좀 읽다보니 섞여서 도통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극장에서 같은 작품 몇번을 보면 어느정도 책을 읽은것처럼 섬세한 느낌을 받을수 있다.
그리고 같은 작품을 비슷한 배우들이 원작을 크게 변화없이 그대로를 적어도 1년에 한번은 공연하기때문에
좀더 심층적으로 바라보기도 좋다. 일반 극장에서 올라오는 작품들은 언제 다시 할지 알 수 없어서
디테일함을 알아채는것이 쉽지 않지만 이곳은 다음에 또 보면 된다.

그리고 내가 적지 않은 크고 작은 극장들 대부분을 다녀봤지만 이곳만큼 의자가 좋은 곳은 없다.
의자만 좋다. 바닥은 좀 삐걱이고 앞뒤 간격이 제법 넓지만 대형극장만큼 여유로움은 없다. 그러나 의자는
영화극장 그것이라서 당황스러울정도로 편하다.(이곳에 올적마다 의자는 특이하단 생각이 듬)
그래서 신경통이 있음에도 불편함 없이 관람할수가 있다. 그리고 체홉 작품은 흐름에 지루함이 특별히 없고
이곳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최고 수준이라서 부족함이 없다.
역시 문제는 고전이라는 것.(이 같은 배우들이 일반 연극 할때도 한두번 본적 있는데 그땐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듬)

난 그래도 오늘같이 체홉작품이 보고 싶을때 이곳에서 뭘 하고 있나? 제일 먼저 찾게 된다.
그리고 이곳이 내게는 표준이 된것처럼 다른 극단이 체홉작품을 올릴때 이곳 작품과 비교하게 된다.
원작을 이곳만큼 그대로 표현하는 곳이 드믈고 다른 극단들은 현대작품처럼 각색들을 하기때문에 늬앙스가 바뀌거나
난해해진다거나 하는게 대부분이라서 개인적으로 원작을 최대한 살리는 이곳 공연이 좋다.

바냐삼촌(한국식으로 각색한 '순우삼촌'이란 작품도 있음), 세자매, 갈매기, 벚꽃동산, 이바노프 까지는
이 곳 안똔체홉극장에서 볼수 있는데 체홉의 단편 연극도 좀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얼마전에 한거 같기도 하고 다른곳인거 같기도 하고)

대학로엔 이렇게 테마를 갖고 꾸준히 공연을 하는 곳들이 몇몇 있는데
나는 으뜸을 꼽으라 하면 이곳 안똔체홉극장의 작품들을 꼽는다.
오랜 시간 반복되어 숙련된 연기와 군더더기 없는 무대, 보기 힘든 훌륭한 관객석,
이유는 모르지만 커피도 주고 연극 관람 중에 마셔도 됨.(커피를 들고 들어가 의자에 꼿아놓으면 됨)
두번째로는 동국극장의 무죽페스티벌인데 연극만 놓고 보면 명품배우들의 능숙한 연기때문에
재미없어도 재미있지만 관객석이 너무 안좋다. 신경통때문에 객석이 안좋으면 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두 곳이 대학로의 수많은 극장들중에 가장 사랑하는 극장일것이다.

요즘같이 연극보기 좋은 계절엔 체홉 작품 한편 보는것도 후회는 없을듯 싶고
지금 한국사회가 뭔가 좀 바뀌려고 꿈틀꿈틀하기때문에 잘 어울릴수도?

출연 : 권민중, 정인범, 정연주, 한소진, 진민혁, 최재호, 김용성, 정혜원, 장희수, 최인철, 유경열, 노수린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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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5. 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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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을 2024년에 봤었는데 예매하고 오늘 극장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때까지 몰랐다.
채승혜배우께서 관객들 안내하며 분위기을 올리고 있었는데 제목 늬앙스와는 다르게
장르가 코미디인가? 그런데 왜 제목이 철학적이지?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극이 시작되고 한 5분정도 지났을까? 응? 본거 같은데? 설마?
조금 더 지나니 확실히 본것이고 모든것이 조금씩 기억나기 시작하는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1부진행중 2부나 3부가 생각난것은 아니다. 물론 2부가 진행되고 있는데 3부가 떠오른것 또한 아니다.
진행되는 중에 봤던거였구나. 라는 정도만 생각날뿐 엄마역으로 나온 배우의 목소리가 성우같은데
처음 듣는 느낌이었다.(내용은 기억나지만 배우의 느낌은 모두 잊어버렸던거 같음.)

한번 보고서 오랜세월 기억에 남는 연극은 흔한것이 아니니 별로 이상한 현상은 아니지만
제목만으로 한참을 기대했던 내가 조금 부끄러워졌다고 할까?

총 3부작으로 되어 있고 과거, 현재,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현재이고
엄마의 과거, 딸의 현재, 엄마와 딸의 현재 이런 구성이다.

이걸 가족 연극이라 해야 할지 자기성찰극이라 해야 할지
물론 코미디는 결코 아니고 그렇게 웃긴 부분이 있는것도 아니다.
엄마와 딸, 현재의 엄마가 된 과거의 엄마의 일대기 같은?
제목과 같이 왜 당시에 없어질수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이야기.

여기서 보면 딸과 엄마 이야기 같지만 전체적으로 순수한 엄마이야기다.
엄밀히따져서 딸은 없다. 딸이 엄마에게 있었다면 항암치료를 했겠지만 끝까지 그러지 않는다.
남겨진 자에 대한 예의정도만 보일뿐인데.
2부는 연극단원들끼리 1부 과거 엄마의 내용으로 만든 연극에 대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서
1부는 3부를 뒷받침 해주지만 2부는 왜 있는지까지는 모르겠다.
있어서 나쁠것 없을정도로 지루하지 않고 충분히 재미있고 흐름상 어색함 또한 없다.
단지 필요성한 부분까지는 아닌거 같을뿐이다.
(1부에 붙어서 몇분정도 연극이 끝난 후 에필로그처럼 붙었으면)

2024년에 봤을때의 사진 처럼 무대장치도 같고 배우의 연기도 크게 다르지 않은 기분이 든다.
배우도 같다. 심지어 연극 소개페이지도 대동소이하다. ^_^;

그때는 어땠을까? 당시 관람기를 읽어보면 지금과는 다르게 뭔가 이해하는데 약간은 어려움이 있었다.
오늘은 상대적으로 안그랬는데 집중력이 좋았던건지(2년만에?) 조금 부연설명이 추가 된건지

그때는(2024년) 어머니와 딸, 내 어머니가 떠올랐다고 관람기에 적어놨지만
묘하게도 이번에는 전혀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딸 덕분에 자기성찰의 기회를 찾았고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미래를 좀더 풍요로운 심정으로 지낼 수 있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어쩌면 자식들만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부모들에게 말하고자 했던것일지도.
왜 내가 없지 않고 지금 이렇게 있을수밖에 없는것인지. 이것은 내 자식때문이 아니라
나의 기억의 연속성때문이란것. 물론 내 마음대로의 해석이다.

다음에 또 공연하면 그땐 봤던것이라는 기억이 나겠지만
신경안쓰고 예매버튼을 누를거 같은 다시 보고싶어지는 연극이었다.

출연 : 구자승, 조주현, 나종민, 장하란, 하지웅, 김하리, 김태우, 이정근, 채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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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