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무가 프로젝트는 안무가들을 위한 이벤트겠지.
작곡가? 작사가? 소설작가? 시인 등 조금은 구체적인 직업군을 나타내는 명사들은 많다.
그리고 대표적인 인물들도 많다. 그런데 안무가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유명한 사람은 단 한명도 모른다.
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 현대한국사에서 춤은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이는 편이었는데
이런 영향때문은 아닌거 같지만 어찌됬던 아는 사람? 낯이 익은 안무가 단 한명 없다.
아무튼 이번 공연은 현대무용으로 안무가 세명이 각각 자신의 독창적인 춤을 선보인다.
프로그램을 좀 미리 보는게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무슨 똥배짱인지. 그냥 들어가서 눈알 아프도록 집중 또 집중
타인의 생각을 그것도 추상적일수밖에 없는 춤을 더욱더 추상적인 현대무용을 집중한다고 될까?
개념미술을 뚤어지게 본다고 이해할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인데. 음.... 안되면 마는거지.
첫번째 '죽일 수도 없고'
무엇을 들고나오는데 유골함인줄 알았다. 그런데 얼음.
그래서 얼음 곧 죽음을 뜻하나싶었지만 아닌거 같다. 프로그램에 안무가의 제작 배경과 의도 등을 잘 표현하고 있으니
그것을 보면 되겠지만 일단 무지함에서 나오는 느낌을 이야기 해보자면
긴 작대기를 걸치고 나올땐 난 그것이 창에 꼿힌 물고기인줄 알았다.
일종의 죽음을 상징하는 것인가싶었고 짊어진 굴래같다고 할까? 뭐 그랬다.
선입견일수 있는데 긴 장대같은것은 고뇌의 상징같다고 해야할지.
그 다음 큰 나팔을 들고 나와서 무용수와 나팔은 하나의 몸이라 생각되어 그가 말 하려고 하는것과 들으려 하는것들에 대한
표현으로 보게 되었지만 아닐 확률이 100%는 되 보인다.
축음기 나팔같은것은 소리를 내는 수단일수도 있지만 난청이 있는 사람에겐 듣기위한 도구로도 활용되었기때문에
그 기준으로 춤을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을 미리 봤다면 그 기준을 미리 잡아놓고 무용수의 표현을 판단했겠지.
마지막은 좀 묘기에 가깝긴 했는데 둥근 어항을 머리에 이고 나온다. 처음엔 끈으로 묶은거겠거니 했는데
웬걸.. 머리에 놓고 균형을 잡고 있는것이었다. 이러고 무용을 한다니.
속에 인형 붕어가 있었지만 실제 물이란걸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항의 물=나의 심리상태로 보긴 했는데 평온할때도 있고 광분할때도 있다.
어항이 터져라 흔드는 경우도 있었는데 사람이 살다보면 내면 상태가 그와 같지 않았을까?
머리위에 이고 있을땐 위태롭고 바닥되 놓였을땐 안정되었다가 누군가 미친듯 흔들땐 혼란스럽다.
그런데 왜 '죽일 수도 없고' 란 제목이 붙은걸까? 내가 내 자신에게 놓고 한 말인가?
절망적인 상태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웅장한 사운드와 겹치는 절묘한 춤들. 음악에 안무를 맞춘건지 안무에 음악을 만든건지 모르겠지만
춤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었나싶다.
두번째는 'COUNT'
카운트다운 하면 딱! 떠오르는건 권투, 격투?
기본적인 리듬은 이 떠오르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인 흐름도 그렇고.
그러나 장르가 춤이라는것이고 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분야인만큼
강인함을 유려한 곡선으로 그려간다. 어떤것을 표현하는지 알기는 어려운데
프로그램을 읽어봐도 상황의 기억이 잘 안떠오른다.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와 스텝이 많고 선이 전체적으로 굵지만 기억에 남는것은
대결구도에서 하나의 선으로 이어가는 리듬이 있다는 것?
조금 아쉬운건 주제에 비해 사운드 스케일이 조금 빈약하지 않았나싶다. 국립극장이 음향시스템을 마음껏 활용했으면
좀더 극적으로 다가왔을텐데란 아쉬움이 살짝 있지만 남녀 할거 없는 무한한 에너지의 장이었다.
왜 여기서 인터미션이 있을까? 아마도 무대 설치를 좀 바꿔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
황당하게도 한시간만에 쉬는 시간을 할애한거 같다.
마지막은 '백야'
나는 여기서 완전 잘못된 선입견으로 출발 할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잠의 불청객 모기에 괴롭힘 당하는 한 사람이 나온다.
물론 그 괴로움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지만 짜증의 감정이 모든 관객에게 전달되었을거 같은 멋진 표현이었다.
이때부터 나는 모든 시선을 모기라는 한 생명체에게 쏟아부었다.
다음부터는 스모그가 바닥에 짙게 깔리면서 시작하는데(누우면 사람이 안보일정도고 짙음)
이 스모그는 죽음의 그림자. 살충제로 생각하고 그 속에서 모기들의 절규도 있고 환각도 있고
짧게 죽어가며 인생을 그려내는 모든것을 하나의 주제속에서 파생되는 소재들의 단편화를 상상해버렸다.
그러다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며 때론 좀 슬프기도 할수밖에 없었다.(죽어가고 있으니)
다음에 이어지는 어둠속 세계 역시 같은 소재의 다른 환경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는것이라 보았다.
생각해보면 좀 우끼긴 하다. 인간을 괴롭히고 인간의 손에 죽고 인간을 피해 어둠의 세계에서 시간을 그려낸다?
프로그램을 읽어보니 안무가에게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내멋대로 나 편할대로 상상하고 즐겨버렸으니.
최소한의 소재와 지향점은 좀 비슷하게 진행되야 했었을텐데.
뭐 그래도 세편 모두 무척 아름답게 표현되고 뛰어난 연출로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언젠가는 연출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아니면 계속 내 마음대로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동화시켜 즐기던가 ^_^
안무 : 이이슬(죽일수도없고),선승훈(COUNT),송윤주(백야)
출연 : 국립무용단 청년교육단원(교육단원은 뭐지? 배우는 학생들이란 소린가?), 그 외 객원



2026 안무가 프로젝트 프로그램다운로드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연극 -러브레터(Love Letters)- (0) | 2026.11.05 |
|---|---|
| 연극 -심청- (0) | 2026.11.01 |
| 연극 -에너미(The Enemy)- (0) | 2026.10.31 |
| 연극 -화양연화- (0) | 2026.10.25 |
| 판소리완창 -이광복 흥보가(미산제)- (0) | 2026.10.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