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산울림 소극장이 내부 공사가 많은거 같다. 공연이 연기되기도 하고
그런데 극장은 그대로던데 외부 커피숍겸 대기실이 좀 바뀌고 있는건가?
아니면 극장을 더 짓는건가? 극장이 더 생기면 그것대로 좋지.
고전을 언제부터 했는지는 모르겠다. 2013년부터 올렸다곤 하는데 연극은 한참 전부터 봤지만
산울림 소극장을 온것은 몇년 안됬고 신촌은 아무래도 동선이 쉽지 않아서 1년에 한두번 올까말까
아무튼 고전극장이란 타이틀의 첫화다.(총 세편 모두 예약 완료)
햄릿! 참 많이 인용 되는 '죽느냐 사느냐...'('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어쩌구 저쩌구
이 부분만 아는 사람도 많을거 같다. 나도 제법 나이 먹고 난후 이 작품을 읽었으니 그 전까지는 이부분만 알뿐.
그리 길지도 않고 400년전 작품이라 신선함도 없고 철학적 사유도 400년전이니 뭐.
이 연극은 원작에서 햄릿의 사고를 여러 사람이 나와서 여러 인격체인냥 이끌어간다.
모노드라마도 다중적인 형태의 독백이지만 대화 형식을 띈것이 흔한데
왜 네명이나 나와서 이것을 분할해서 이야기 하는걸까.
그리고 장르가 비극이 아니고 코미디인가? 세심히 저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면 햄릿의 고뇌는 모두 들어있다.
문제는 여럿이고 서로 말이 섞인다는 것인데 아무리 다중인격체라도 한번에 여러가지 말을 동시에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떤 모노드라마도 말이 엉키거나 섞이지 않기때문에 당자의 심연속으로 들어가는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데 물리적인 인격체가 넷이나 되고 물리적인 입이 넷이나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햄릿 한 사람의 심리적 갈등이 아니라 그냥 네사람이 나와서 각 인간 연기를 할뿐이다.
햄릿의 수많은 심리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까? 복잡미묘한 이 상황을 한사람의 독백으로 전달하기엔
무리라고 생각했을까? 내가 처음 봐서 이런 기분이 드는것일 수 있다.
두번 이상을 보게 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세밀하며 예민한 부분까지 모두 느낄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처음이다. 그것이 오늘 내가 느낌 감정의 중요한 이유다.
장르는 비극적 요소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에 가깝게 설정되어 있다.
(내용 전개는 원작과 다르지는 않음)
그리고 네명이 멀티로 여러 배역도 맡는다.
네명중 여자 한명정도 넣어서 여자 역할은 여자가 하게 하고(거트루드, 오필리어)
남자들은 나머지 모든 사람이 남자니 나눠서 멀티를 하고
어차피 다들 햄릿이고 왕이고 왕비이고 애인과 친구, 신하 아닌가?
너무 어둡고 눅눅한 프랑스 느아르같은 작품이라 각색해서 새로운 시도를 한것이겠지만
햄릿의 번뇌, 고뇌, 갈등 그리고 원망 들이 좀 뭉게지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기도 하고
다른 연극을 본 느낌 같기도 하다 (제목만 햄릿? 뭐 이런?)
배우들의 팬들인가 카메라로 다들 열심히들 배우를 클로즈업해서 찍고 있던데
유명하기 전에 미리 선점하는건지 아니면 이미 유명한 배우인데 내가 몰라본건지
소극장은 좋아하는 배우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엄청난 매력이 있으니
더 유명해지기 전에 많이들 봐두는것도 좋아보인다. ^_^
우의를 입고들 왔던데 공연중에 부스럭 부스럭, 유독 한사람이 내 바로 뒷좌석에 앉아서 부스럭 부스럭
뭐라 그러고 싶어도 인터미션이 있는것도 아니니 공연 보다말고 말 할 수도 없고 계속 부스럭 부스럭
(우산을 들고 오면 안되는데 우의는 비 맞은걸 입고 들어와도 되는건가? 바닥에 꼬랑내 생긴텐데)
햄릿을 보여주고자 했던 극이겠지만 본연의 맛과는 상충되는 각색으로
(보통 각색을 해도 극에서 풍기는 공기는 비슷하게 맞추지 않나?)
햄릿을 책으로나 연극이던 뭐던 원작대로 혹은 그와 비슷한 류로 본적이 없는 사람이 본다면
나중에 원작 그대로 만든 햄릿을 접하게 되면 '이런 느낌이었나?'란 기분이 들거 같다.
(원작을 완전히 뒤집어 놓거나 상대 입장에서 해석한 것들은
아무래도 원작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봐야 시야가 넓어질수 있지만 순서가 바뀌면 색안경이 씌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크게 길진 않다. (공연은 90분 정도, 엔딩 공연과 커튼콜은 10분정도?)
코미디 탈을 쓴 비극이라서 무겁지 않게 볼 수 있지만 귀가 좋아야 햄릿의 절망적인 불신을 느낄 수 있는
충분히 추전할 수 있으면서도 봐도 되나?싶은 양가 감정이 교차되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출연 : 김성훈, 김영욱, 차예준, 최기욱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끝 노래 공연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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