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11. 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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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중에 세시간짜리가 몇이나 되지? 안톤체홉작품들이 인터미션포함해서 얼추 3시간정도 되지만
현대작은 못 본거 같은데 인터미션 10분 포함해서 세시간 연극은 오랜만이다.

판소리 춘향가 같은게 세번정도 인터미션을 하면서 5~6시간정도 되는데
이토록 긴 공연이 가능한것은 지루하지 않게 잘 짜여진 구성과 수많은 에피소드와
상황에 적절한 소리들이 기승전결 진행될동안 어우러졌기때문이다.

이 연극 역시 세시간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뛰어난 장치들이 잘 갖춰진 멋진 작품이었다.

'빈자리 없음'이라는 제목은 무엇일까.
죽음에 대한 내용으로 사별, 자살 등에 대한 이야기 삼부작의 마지막이라고 한다.
(서재 결혼 시키기, 감정 연습, 빈자리 없음)

난자리는 티가 난다고 했던가?
사람의 빈자리 만큼 쓸쓸하게 보이는것도 잘 없을것이다.
그것을 파악한 선생이 자살한 학생의 자리를 바로 치웠다. 현명한 판단일수도 있고
애도의 시간정도는 함께 하는것이 낫지 않았겠나 싶은 생각도 든다. 과연 어느 선택이 좋은 선택일까?

죽은 학생 안예지(정다함)는 반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한건지 인기 있는 선생의 관심을 받게 되니
학생들의 시기 질투가 도를 넘어서 말도 안되는 소문을 퍼뜨려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건지까지는 설정이 조금은 모호하다.
상황을 보면 뛰어내릴정도의 사건이 발생한거 같아보이진 않지만 예지는 그 선택을 했다.
자존감이 강한 학생이라서 초반엔 학우들이 좋아하고 우러러 봤다고 했는데 이부분에서 좀 앞뒤가 안맞는 설정이라고 해야 할까?
그 의 단짝 남주은(박세인)은 예지의 죽음으로 괴로워 하기도, 자책하기도 그리고 그를 내몰게 한 선생들에게 복수를 기획한다.

1막 80분간은 추리 스릴러 같은 긴장감이 돈다. 남주은의 위태로움, 이이림(신윤지)선생은 남주은을 설득하고
자신의 다친 상처도 함께 치유해보려 다양한 시도도 하지만 주은이 품고 있는 그 빈자리를 채울순 없었는지
복수 계획을 실행한다. 짧지 않은 드라마 한편을 함축시킨 느낌으로 빠른 전개로 약간은 정신 없을만큼 시간이 흐르는데
리듬을 못 따라가는 순간 바로 졸리워지기도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생과 선생간의 팽팽한 긴장감은 흐트러짐없지 지속된다.
초중반까지는 엉킨 무엇을 선생과 제자가 풀어나가는 것인가싶었다. 하지만 주은의 또 다른 내면은 그것을 거부하고 만다.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장고끝에 악수를 둔다고 했던가. 고심이 깊어갈수록 얽히고 설키며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는것이
어리석은 인간의 안타까운 결말로 내달리게 되는 그 시작점에 주은은 서게 된다.

2막 90분간은 이러한 복수의 화살 방향이 남이 아닌 주은 본인에게로 향했다는 것을 알기 위한 여정의 길.
물론 동일한 배경, 같은 인물들간의 갈등과 논쟁의 끝에서 찾게되는 일종의 깨달음이라고 해야 할지
결말은 어느정도 예상된 클리세, 식상함 정도로 맽음되니 후반엔 좀 긴장감이 떨어지는것도 어쩔 수 없었다.

막판엔(에필로그?) 너무 상투적인 전개때문에 이부분은 빼는게 낫지 않나 싶을정도인데
TV드라마를 보는것도 아니고 왜 해피엔딩을 눈으로 보여줘야 하는것인지. 주은의 절규에서 모든 마무리가 된것을
조금은 불필요하다. 조명만큼이나 회색조를 잃지 않고 진행하니 착잡하게 극장을 나가게 하는게 미안했던것인지도 모르겠다만
옥상에서가 엔딩이었으면 훨씬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인간의 빈자리는 인간에서 비롯되고 인간만이 맽음을 할 수 밖에 없다.
연극에서는 그것을 학생과 선생 그리고 합리화 하는 또 다른 자아와의 대결구도로서 풀어가는데
집중하다보면 약간 힘든면이 있지만 훌륭히 잘 풀어놓는다.
좀 아쉬운것은 관객이 생각할 여지를 좀 남겨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는 정도?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을 할거면 공연을 2시쯤 해서 5시에 끝내고 6시까지 하면 저녁도 먹을수 있고 좋은데
6시에 끝내면 관객도 지치고 배고픈데 그때 관객과의대화를 진행하는건 좀 아쉽지 않을까?
(참여해본적 없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름 ^_^)

연인들의 이벤트용으론 좀 거칠기때문에 연극 좋아하는 분들이 혼자서 보는걸 추천

출연 : 박세인, 정다함, 김빛나, 신유지, 박용우, 우미화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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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11. 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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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프로젝트는 안무가들을 위한 이벤트겠지.
작곡가? 작사가? 소설작가? 시인 등 조금은 구체적인 직업군을 나타내는 명사들은 많다.
그리고 대표적인 인물들도 많다. 그런데 안무가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유명한 사람은 단 한명도 모른다.
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 현대한국사에서 춤은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이는 편이었는데
이런 영향때문은 아닌거 같지만 어찌됬던 아는 사람? 낯이 익은 안무가 단 한명 없다.
아무튼 이번 공연은 현대무용으로 안무가 세명이 각각 자신의 독창적인 춤을 선보인다.

프로그램을 좀 미리 보는게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무슨 똥배짱인지. 그냥 들어가서 눈알 아프도록 집중 또 집중
타인의 생각을 그것도 추상적일수밖에 없는 춤을 더욱더 추상적인 현대무용을 집중한다고 될까?
개념미술을 뚤어지게 본다고 이해할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인데. 음.... 안되면 마는거지.

첫번째 '죽일 수도 없고'
무엇을 들고나오는데 유골함인줄 알았다. 그런데 얼음.
그래서 얼음 곧 죽음을 뜻하나싶었지만 아닌거 같다. 프로그램에 안무가의 제작 배경과 의도 등을 잘 표현하고 있으니
그것을 보면 되겠지만 일단 무지함에서 나오는 느낌을 이야기 해보자면
긴 작대기를 걸치고 나올땐 난 그것이 창에 꼿힌 물고기인줄 알았다.
일종의 죽음을 상징하는 것인가싶었고 짊어진 굴래같다고 할까? 뭐 그랬다.
선입견일수 있는데 긴 장대같은것은 고뇌의 상징같다고 해야할지.

그 다음 큰 나팔을 들고 나와서 무용수와 나팔은 하나의 몸이라 생각되어 그가 말 하려고 하는것과 들으려 하는것들에 대한
표현으로 보게 되었지만 아닐 확률이 100%는 되 보인다.
축음기 나팔같은것은 소리를 내는 수단일수도 있지만 난청이 있는 사람에겐 듣기위한 도구로도 활용되었기때문에
그 기준으로 춤을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을 미리 봤다면 그 기준을 미리 잡아놓고 무용수의 표현을 판단했겠지.

마지막은 좀 묘기에 가깝긴 했는데 둥근 어항을 머리에 이고 나온다. 처음엔 끈으로 묶은거겠거니 했는데
웬걸.. 머리에 놓고 균형을 잡고 있는것이었다. 이러고 무용을 한다니.
속에 인형 붕어가 있었지만 실제 물이란걸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항의 물=나의 심리상태로 보긴 했는데 평온할때도 있고 광분할때도 있다.
어항이 터져라 흔드는 경우도 있었는데 사람이 살다보면 내면 상태가 그와 같지 않았을까?
머리위에 이고 있을땐 위태롭고 바닥되 놓였을땐 안정되었다가 누군가 미친듯 흔들땐 혼란스럽다.

그런데 왜 '죽일 수도 없고' 란 제목이 붙은걸까? 내가 내 자신에게 놓고 한 말인가?
절망적인 상태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웅장한 사운드와 겹치는 절묘한 춤들. 음악에 안무를 맞춘건지 안무에 음악을 만든건지 모르겠지만
춤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었나싶다.

두번째는 'COUNT'
카운트다운 하면 딱! 떠오르는건 권투, 격투?
기본적인 리듬은 이 떠오르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인 흐름도 그렇고.
그러나 장르가 춤이라는것이고 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분야인만큼
강인함을 유려한 곡선으로 그려간다. 어떤것을 표현하는지 알기는 어려운데
프로그램을 읽어봐도 상황의 기억이 잘 안떠오른다.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와 스텝이 많고 선이 전체적으로 굵지만 기억에 남는것은
대결구도에서 하나의 선으로 이어가는 리듬이 있다는 것?
조금 아쉬운건 주제에 비해 사운드 스케일이 조금 빈약하지 않았나싶다. 국립극장이 음향시스템을 마음껏 활용했으면
좀더 극적으로 다가왔을텐데란 아쉬움이 살짝 있지만 남녀 할거 없는 무한한 에너지의 장이었다.

왜 여기서 인터미션이 있을까? 아마도 무대 설치를 좀 바꿔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
황당하게도 한시간만에 쉬는 시간을 할애한거 같다.

마지막은 '백야'
나는 여기서 완전 잘못된 선입견으로 출발 할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잠의 불청객 모기에 괴롭힘 당하는 한 사람이 나온다.
물론 그 괴로움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지만 짜증의 감정이 모든 관객에게 전달되었을거 같은 멋진 표현이었다.
이때부터 나는 모든 시선을 모기라는 한 생명체에게 쏟아부었다.

다음부터는 스모그가 바닥에 짙게 깔리면서 시작하는데(누우면 사람이 안보일정도고 짙음)
이 스모그는 죽음의 그림자. 살충제로 생각하고 그 속에서 모기들의 절규도 있고 환각도 있고
짧게 죽어가며 인생을 그려내는 모든것을 하나의 주제속에서 파생되는 소재들의 단편화를 상상해버렸다.
그러다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며 때론 좀 슬프기도 할수밖에 없었다.(죽어가고 있으니)

다음에 이어지는 어둠속 세계 역시 같은 소재의 다른 환경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는것이라 보았다.
생각해보면 좀 우끼긴 하다. 인간을 괴롭히고 인간의 손에 죽고 인간을 피해 어둠의 세계에서 시간을 그려낸다?

프로그램을 읽어보니 안무가에게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내멋대로 나 편할대로 상상하고 즐겨버렸으니.
최소한의 소재와 지향점은 좀 비슷하게 진행되야 했었을텐데.

뭐 그래도 세편 모두 무척 아름답게 표현되고 뛰어난 연출로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언젠가는 연출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아니면 계속 내 마음대로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동화시켜 즐기던가 ^_^

안무 : 이이슬(죽일수도없고),선승훈(COUNT),송윤주(백야)
출연 : 국립무용단 청년교육단원(교육단원은 뭐지? 배우는 학생들이란 소린가?), 그 외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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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11. 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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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희라와 최수종 두배우 모두 한국 사람이라면 무척 좋아할텐데(어떤 사건,사고도 없었던거 같음)
최수종배우는 어느때부터 사극에 많이 나온거 같은데
내가 TV를 언제부터 안봤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법 오래전부턴 하희라 배우를 본 기억은 없다.
거의 잊혀지는 배우정도로 생각했던게 아닐까?

러브레터가 어떤 내용인가 좀 뒤져보니 전에 이미 하희라 배우가 연극을 했다는 정도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스크린 배우들의 정극 무대는 대부분 실망하는 편이라서 기대따위는 하지 않는 편이다.
이번도 볼까 말까 고민을 좀 하다가 연기자 부부 둘만 나오고 제목에서 풍기듯 로맨스인거 같고
서로 호흡이 더이상 좋을수 없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예매를 했다.

극장이 좌우로 넓게 생긴게 일반 공연용보단 강연용이 아닌가 싶은 구조.
무대도 앞뒤고 깊지 않은거 같아보인다.
이런곳보단 차라리 정동세실극장같은곳이 접근성도 좋고 극장을 더 잘 꾸밀수 있지 않나싶긴 하지만
아무튼 이곳에서 관람하려는 분들은 중간쯤에 보는게 목이 덜 아플수 있지만
배우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라면 최대한 앞자리가 좋겠지.(난 앞에서 세번째 줄)

거너의 러브레터는 연인이라고 하긴 모호하지만 한 남녀가 아이때부터 50여년동안의
편지를 주고 받는 흐름으로 서로에 대한 연민이 있음에도 무엇인가 맞지 않아 연결은 안되었지만
그럼에도 편지를 통해서 평생 동반자 같은 삶은 살아가는 이야기?
낭독극이라고도하고 서간극(주고받는 편지이야기)이라고도 하는데
우낀건 계속해서 남녀가 편지만을 읽기때문에 대본 외울것이 많지 않아서 배우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하희라, 최수종 이 두배우도 낭독극으로 생각해서 대본을 외우지 않았는지까진 모르겠다.
(계속 편지를 보며 읽기때문에 외우지 않아도 되지만 편지는 펼쳐놓기만 하고 관객을 보고 연기했으면 더 좋지 않았나싶긴 함)

시작이 아이일때부터인데 문제는 이 부분에서 이 둘은 이미 중년의 남녀니 조금은 어색하고
특히 최수종배우는 사극때문인지 목소리는 더욱더 걸걸해져서 솔직히 초반엔 좀 별로?
이 시기는 금세 지나긴 하지만 청년까지도 두 남녀에게 풍기는 중후함때문일까? 썩 잘 어울리진 않는다.
그런데 성인이 된 후부턴 하희라 배우가 훨씬 자연스러워진다고 할까?
청소년기까지는 둘다 어색했지만 최수종배우가 조금더 나은 기분이었는데 갑자기 뒤바뀐다.
그리고 몰랐는데 하희라 배우가 훨씬 연극에 더 걸맞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것이 무척 특이했다.
최수종배우는 오이디푸스를 바로 얼마전에 끝냈는데 신기하다.
반면에 최수종 배우는 감정이 고조될땐 그 특유의 늘어지는 딕션때문에 내 감정이 깨지곤 했다.
내가 원래 그런 톤을 안좋아하는건지 오랜시간 수많은 사극을 해서 그렇게 변한건지 원래 그런 특징이 있었던건지.
아무튼 두 배우 모두 묘한 특색이 있다.

연극 자체는 무척 흥미로운 전개와 적절한 극적 요소들과 사건들
막판에 좀 상투적인 전개가 섭섭하긴 했지만 엔딩은 또 왜 그리도 슬픈지.
단 일분간의 몇마디가 수십년간 둘의 독특한 사랑을 일거에 압축하며 밀려오는 감동이 있다.
플래시백몽타주같은 기분이랄까?

하희라,최수종 배우의 팬이라면 추천. 그렇지 않다면 티켓값이 좀 비싸게 느낄지도.

그런데
'넌 내가 단 한 조각도 잃어버리지 않고 남겨둔 모든 거야."라는 대사가 있었나?

출연 : 하희라, 최수종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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