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10. 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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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보가는 뭐랄까. 흥겹다? 판소리 다섯바탕 중 권선징악 끝판왕이라 해야 할까?
해학적이기도 하고. 당시엔 형제간 우애를 중시 했던것보다는 매우 수직적인 형태를 지닌다.
흥보가에서 놀보의 말에 흥보는 어떤 거부도 하지 않는다.
거의 왕적인 존재처럼 다가오는데 이 시대에 이런 문학이 나왔다는것은 형제들의 수직 관계가
깨지고 있었다는 소릴 수 있다.  조선 말기였으니까 동학운동도 그렇고 팍팍한 망국의 길로 가고 있었으니
기존 틀을 깨는 세력과 지키려는 세력간의 갈등이 심화됬겠지.

흥보가에선 흥보가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유머에서는
놀부가 훨씬 현명하고 흥보는 집안을 말아먹었을거라는 얘기도 빈번하다.
제비덕분에 일확천금이 생겼더라도 금세 가산을 탕진했을거라는 것이 현대 시각의 중론이다.

그만큼 어떤면에서 보면 꽤나 말도 안되는 판타지 물로 심청가 같은 류라고 해야 할까?
이처럼 동화같은 이야기라서 TV에서 만화영화나 아이들용 프로그램으로 많이 제작되고 그림책, 만화책으로도 많이 나온다.
착하게 살아야만 복을 받는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다.
(현명하게 사는 법을 알려줘야지 흥보가 처럼 멍청함-당시엔 이것이 선이라 생각했었나? 작가가 기득권층이었나?-은
주변사람들에게 당하다가 홀로 길거리에 앉게 될뿐이다.)
그래서 나는 흥보전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것을 반대한다. 특히 저소득층 부모의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는건 더욱더 반대
하지만 고소득층 부모의 아이들에게 보여주는건 어떤면에선 찬성이다.

한국사람이면 80~90%이상이 알법한 그러한 내용의 흥보가
이광복 소리꾼은 아직은 젊은 사람으로 명창대열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분인거 같다.
오늘 소리를 들어보면 틀린곳도 없고 진행도 매끄럽고
워낙 오랜 시간 공부하지 않으면 이런 무대에 설수조차 없으니 이 무대에 오른다는것 자체가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 무대매너부터 순발력 소리 등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초반엔 약간 목이 덜 풀렸는지 목이 너무 젊은거 아닌가? 싶었지만
발음이 좋아서 듣는데 편하고 감정 전달도 잘 되어 흥보와 흥보마누라의 절절함이 적적한 한 가을에 잘 어우러쟈
흥보가가 비극적 서사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오늘따라 유달리 구성지게 들리는건 왜였을까.
판소리 다섯바탕 중 슬프지 않은건 솔직히 거의 없다. 좀 덜 슬픈게 수궁가(별주부전) 정도랄까?

초반 놀보의 만행이 좀 우낀대목인데 이부분에서 목이 덜 풀렸는지 그 맛이 좀 덜 살았던 기분이다.(단가라도 하나 부르고 시작하지)
이상하지? 예전엔 무척 우꼈던 기억인데 이젠 헉! 범죄인데? 란 감정이 덜컥 들다니
시대가 바뀌긴 하는거 같다. 아이때의 기억과 감정이 늙을때까지 이어지는게 아니었나?
난 이런 전통 공연을 보면 나의 어릴적 감정이 어땠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단지 지금 내가 느끼는게
그 시대와는 좀 안맞는거 같은데? 좀 어긋난 기분이다. 옛것 그대로를 전승하고 있으니 당연하지만
관람객 입장에선 이 어색함을 이겨내는것은 예술가의 몫인지 소비자의 몫인지.

판소리가 연기도 함께 해야 해서 연기력도 무척 중요한데
아직은 다양한 배역들의 구분이 쉽지 않았다. 각 인물별로 색을 입혀야 듣는 사람들이 그 속으로 빨려들텐데
특히나 흥보전은 선악을 명확히 구분해놓고 그 사이에서 고통받거나
자식들의 무관심함 같이 캐릭터들이 명확한반면 이광복 소리꾼은 이 구분을 무엇으로 두었는지 살짝 아쉽다.
소리로 구분하기 쉽지 않으면 행동의 표현을 극명하게 드러내면 어땠을까싶다.
보통 소리꾼이 소리가 약간 부족하면 액션으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서 명성을 떨치지 않는가.
이광복 소리꾼도 다 계획이 있겠지. 아직 그 시기가 안됬을뿐.

1장 80분 2장 70분으로 길다고 하기도 짧다고 하기도 어정쩡한 시간이긴 한데
이부분에서 대단히 이상한 선택을 했다.
놀부가 제비후리러 나가는것에서 끝낸다? 응?
놀부의 악행에 대한 벌을 받고 개과천선해서 놀부 홍보가 사이좋게 지내야만
이야기의 완성이 되는데 그냥 잘라버렸다?
춘향가에서 변사또가 남원으로 부임하고 끝내는것과 뭐가 다르더냐?
심청가에서 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진 후 끝내는 것과 뭐가 다르더냐?
적벽가에서 제갈량이 동남풍을 일으키고 도망가는 대목에서 끝내는 것과 뭐가 다르더냐?
수궁가에서 토끼를 용궁으로 대려간 후 끝내는것과 뭐가 다르더냐?

가중치가 떨어지는 부분을 잘라서 전체 내용이 깨지 않는 선에서 시간을 줄여도 줄여야지
이렇게 20%정도를 그것도 피날레 부분을 잘라버린다고? 너무 한거 아닌가?

이러면 완창판소리가 아니고 그냥 판소리 무대 아닌가?

흥보가는 흥보가 흥해서 좋은게 아니고 놀부의 악행을 천벌로서 다스려진다는것이 좋은것인데
다 못외웠다면 프롬프터라도 놓고 하지. 한창 무르익고 기대되는 부분에서 막을 내리다니 조금은 황당한 완창 무대였다.
실력은 부족한것도 아니고 왜 이런 선택을 한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신기한 공연이었다.

소리 : 이광복, 고수 :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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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10. 2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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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전통춤 공연? 뭔가 어울리는거 같지 않은가?
(토,일까지 하는데 이때는 낮에 함)
구성은 정말 축제같은 기분이 든다.

보듬고,고무악
숨:벽사와해원
청풍풍류
태평무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일단 시작을 북으로 시작하기때문에 기분이 한층 올라갈수밖에 없다.
북의 소리와 리듬이 그렇듯 강렬하다. 간결하면서도 오고무 같은경우는 화려함도 겸한다.
그리고 리듬 악기만 다루기때문에 군무가 아이돌 저리가라 할정도로 뛰어나서
북을 이용한 춤중엔 젊음의 상징같다고 해야 할까? 활력넘치고 아름다운 인간의 딱 그맘때

북춤과 장구춤은 언제 봐서 흥겹다. 리듬악기가 갖는 매력이겠지

두번째는 갑자기 처용무가 나오긴 하는데 이게 참 난해하다. 귀신을 쫓기 위해 연초에 하는 나례라는 의식에 들어가는 춤이라곤 하지만
오늘까지 합해서 서너번 본 정도인데 처용가의 처용이 왜 귀신을 쫓는 능력이 있다는건지는 모르겠다.
따지고 보면 아무런 관계도 없는거 같은데.
아무튼 연말 연시 시즌이 오고 있으니 처용무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만 좀 더 이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오래된 춤사위다.
그리고 살풀이라고 하는 살풀이 춤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여럿이 함께하는 살풀이는
현대무용과 고전한국무용을 컬레보레이션 한듯한?
화려하지만 한국적인 수려함도 겸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 여자들의 춤의 표현이 화려하진 않는데 바뀌고 있는 느낌)

청풍풍류는 장구춤인데. 선비춤하고 장구춤을 섞여서 남자 여자 특별히 나뉘지 않아 전통춤만으로 보면 중성적이라 해야 하나.
장구춤는 여성이 많고 화려하면서 파워풀하기도 하긴 한데. 선비춤들이 섞였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왜 전엔 이런 시도를 안했던 것일까?란 생각이 들정도다.(이미 전부터 시도해왔는데 내가 보지 않고 있었어서 모를수도)
북과 더불어 참 흥겹다. 박수와 환호가 절로 나올수 밖에 없는 한국 고유 전통공연 중 다 함께 즐기는 공연으론
단연 으뜸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여성들의 군무는 또 얼마나 선이 아름다운가.
남성들은 근육이 많아서 몸의 움직임이 느리고 산뜻하지 못하고 선이 굵어서 둔탁한 느낌이라면
여성들은 하늘하늘하지만 결코 연약하지 않아 발랄하며 가볍고 힘이 넘치지만 굵지 않다. 그래서 보고만 있어도 가벼워지는 기분이 든다.
이런점때문에 나는 왠만하면 여성 춤을 좋아한다. 날고 싶지만 날 수 없어서 날아가는 새라도 보고 싶어하는 기분?

그리고 마지막은 태평무인데 특이하다. 모두 왕비 옷을 입고 있다? 보통 한명만 입고 있는거 아니었나?
찾아보니 한영숙류 태평무는 모두 같은 왕비옷을 입고 나온다고 한다. 오늘 처음봤는데 인원이 많아서 그런가
뭔가 좀 위압감과 위화감이 있고 긴장감이 생긴다. 왜 일까? 옷때문인지 춤때문인지 음악때문인지.
특이한건 20세기초에 도당굿 장단을 사용해서 왕비의 춤을 창작한것이라고 하니 이름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난 이름이 태평무 라고 하길래 조선시대 태평성대를 위해 왕비들이 배운 춤같은건줄 알았다. 역사도 오래된 전통의례같은?
다른 영상들을 봐도 역시 혼자 나와 춤추는게 좀 더 집중하긴 좋아 보인다.

태평무 자체도 근현대 제작이지만 일단 왕과 왕비의 생활을 모르니 전통으로 넘긴다고 했을때
오늘 본 전반적인것은 전통과는 살짝 어긋난 느낌들이다. 다들 현대적으로 각색하고 창작에 열심히인거 같기도 하고
내가 춤에 물드는건지 저들이 나같은 문외한에게 맞추려 애쓰는건지.
아무튼 점차 다가서는 느낌이 드는 훌륭한 전통춤 공연이었는데 좀 아쉽다.
내일과 모래 공연도 보고 싶지만 그러질 못한다니.

가을은 가을인가?
전엔 오늘같진 않았었는데 훌륭한 조명과 음악, 화려한 의상과 최고의 춤 그리고 국내 최고의 무대
너무 찬란하고 영롱하다. 그래서 극장을 나올땐 쓸쓸했던걸까? 가을이라서 더 그런건지

저들은 지금이 인생 최고의 순간일까.

출연 : 국립무용단, 구미시립무용단, 청주시립무용단, 태평무전승회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10. 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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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나 가을, 봄 무렵엔 가족 영화, 연극, 행사들이 많이 나오고
그에 맞는 내용들의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시기라서 이상할거 없는 현상이다.

이러한 시기적 잇점을 타고 나오면 보통은 최루성 신파가 많아지는데
소재를 보면 돈, 자식, 엄마(아빠아님)의 모성애, 노인성 치매, 고부갈등, 세대갈등
이런것들 잘 엮어서 사람들 눈물샘을 자극하는 별볼일 없는 연극들이 많은데
이 연극이 딱 그것에 부합한다.

다른나라는 각국의 특정 시즌에 맞춰서 이렇게 눈물샘을 인위적으로 자극하는 공연들이 많이 생기나?

외국영화나 외국 작품 연극같은것을 봐도 슬플 상황때문에 슬프지만 강제로 슬픔을 주입하듯 전개하는경우는 기억에 없는거 같은데
(일본건 좀 지루하게 늘리긴 하는데 얘네는 생각보다 담백함)

우리나라가 격동적인 시대를 겪으면서 한이 맺혀 그 응어리를 풀기 위해 이런것들이 파편적으로 삐져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시집살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나? 조선시대엔 여성들의 억압이 좀 쌨었으니 고생을 많이 했다는데 고려때도 그랬나? 그 이전시대는?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땐 신여성이 유행하기도 했다지만 한국전쟁같이 국가단위 전쟁이 발발하면
여성인권이 땅에 떨어지기때문에 1950년대에 다시 쇠퇴됬겠지
그러한 시대의 끝부분에 매달린 정도의 이야기로 보면 되려나.

일단 강해옥(할머니)은 젊은 나이에 홀로되서 자식 둘을 키우기 위해 수많은 고생을 해왔다고 한다.
며느리 이지영도 그다지 넉넉한 형편의 가정은 아닌 외동딸 느낌으로 결혼 후에도
강해옥씨가 자식의 월급같은 모든 경제권을 쥐고 놔주질 않는다. 죽는 순간까지.
이런것도 참 말같지 않은 상황인데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이런 집이 없으리란 법은 없다.

여기서 이지영의 자식을 없는 형편에 유학을 보냈다. 우낀건 자식이 공부를 못해 제적되고 비자만료로 쫓겨왔다는것
그런데 부모는 전혀 모르고 있다. 돈 많은 집에서 도피성 유학을 보낸다는건 봤어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집에서 유학을 보냈더니 자식이 공부를 안해서 제적된다고?
이부분에서 자식을 꽤나 개차반으로 키운것으로 보이고 또한 이지영은 왜 이렇게 자식에 목숨을 걸고 있었던가?
보통 이렇게 한쪽에 몰입하는이유는 다른쪽에 엄청난 불만족이 쌓일때 생겨나는 심리현상인데
부부생활이 안좋아서 어긋난 모성애를 보이는것일지도 모르겠다.
상황상 대충 그렇게 이해하려고 노력할뿐이다.

강해옥씨의 딸 김태리는 강해옥씨의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로를 쪽쪽 빨아먹고 있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듯 싶었는데 가수 나르샤라고 함)

남편은 가정적인게 보이려고 대리운전도 하고 나중엔 경비일도 하는데
그러면 그전엔 무슨 일을 한거지? 대기업 다니다가 사업한다고 관뒀지만 집도 돈도 모두 날려먹었다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집는 누구거지? 강해옥씨가 해준건가?

전체적으로 자식 둘과 며느리가 강해옥씨 목에 빨대꼿고 피 빨고 있었던거 아닌가?
그러면서 못살겠다는 등 힘들다는 둥 시집살이 어렵다는 등 푸념을 늘어놓고 울고 불고
관객들 눈물샘에 바늘을 콕콕 찌르듯 억지로 자극한다.

그래서 이 연극의 주제가 어머니의 사랑인지 여자의 고단한 삶인지, 아내는 계속 참는 삶이어야 하는건지
뭔지 모르겠다. 그냥 아내이자 며느리이자 엄마인 이지영(이태란)씨는 계속 괴롭고 슬프고 한탄스럽고 외롭고 쓸쓸하다.

마지막에 돈을 유산으로 넘겨줘서 그럴까 집안에 수많은 것들이 해결된다.
20대 손주에겐 건물을 넘겨준다. (이건 손주가 망하라는거 아닌가?)
남편은 경비일을 하고(일류대나온 인재라면서?), 아내는 전업주부인듯?, 딸은 아파트 물려받고 재혼
아들은 결혼-유학중 만난 사이-해서 자식을 낳고 대학을 다닌다?

작가의 판타지였을까?
뜬구름같이 내용이 꽤나 난잡하다. 어머니 강해옥씨가 자식들을 위해 엄청난 고생을 했다는 등
기성세대 어머님들 감성만 자극하는 전형적인 참 그렇고 그런 시대착오적인 상투잡는 연극같았다.

배우들은 다들 엄청난 분들이라 누구하나 빠지는게 없지만
음향은 왜 그따위로 셋팅했는지 처음엔 TV 드라마 보는거 같이 투박한 스피커에서 울리는 대사소리.
국립극장 음향이 좋은 곳인데 뭔가 문제있는 엔지어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냥 TV 단편 드라마 한편 같은 연극.
연극과 TV,영화의 연기는 달라야 하는구나를 알려주는 연극이었다.

소극장 연극들중 참 명품들이 많은데 왜 이런 연극에 이리도 많은 관객이 몰릴까?

출현 : 박정수, 이태란, 정찬, 나르샤, 정대성, 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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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9. 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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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열개의 공연을 한번에 예매하고 판소리 같은것 포함해서 열댓편이 예약해서
언제 공연한다는것만 알지 무엇인지 사전 지식을 갖추긴 어렵다. 판소리는 대본을 예전에 대부분 다 읽었기때문에
미리 준비할필요까진 없고(한문을 좀 외워야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오늘 국립극장에서 '백만사'라는 창극을 한다는데 알고보니 창극이 아니고 음악극
포스터에 음악극이라 하면 노래가 나오지만 서양 뮤지컬만큼 많이 나오진 않고 주된것은 연극, 가무는 가끔씩
그런데 백만사라는 작품은 150분(15분휴식포함)간의 공연시간중에 80%이상이 노래와 춤이다.
이건 거의 오페라 수준 아닌가? 일반 대화는 양념정도? 콘서트에 가면 가수가 한곡 부르고 몇마디 관객에게 말하고
다음곡을 부르는데 거의 그정도로 노래 분량이 많다. 넘버가 M0부터 M42까지니 콘서트 보러 온거나 다름없는 수준.

콘서트도 컨셉이 있어서 그에 맞게 설정하고 진행되는데

이 연극도 그런 기분이다. 백만사라는 뜻이 백년간 만난 사람과 사람이란 뜻이라 하니 백년간의 사랑이야기로 보면 된다.
첫 세대는 독립군과 기녀간의 사랑 하지만 독립군은 일본군을 피해 만주로 떠나고 기녀는 자식을 낳는다.
두번째 세대는 기녀의 자식이 커서 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남편(기녀의자식)은 포로가 되어 헤어지고
세번째 세대는 한창 산업화시대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노동착취로 얼룩진 노동계와 학생운동으로 감옥에 투옥 그로 인해 헤어진 연인
이때 첫 세대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셨던가?
네번째 세대는 2002월드컵, 캠퍼스 낭만같이 서로 사랑하기도 하고 아픈 이별도 하고.

결국은 몇 세대에 걸친 연결고리 없는 각자의 사랑 이야기다.
첫세대와 두번째 세대는 생이별을 했으니 끝까지 기다리지만 살아생전엔 못 만난거 같고-스칠때 만날줄 알았는데-

그 세대에 맞는 그 시대의 노래가 나온다. 상황에 맞게 물론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 세상이야기
모두 노래에 담겨있어서 그 시대 사람이 아니라도 간접적으로 느끼고 따뜻하며 애잔한 우리들의 이야기.

끝까지 해피엔딩은 아니었기때문에 몇몇 이야기에선 무척 슬펐는데 노래가 끊임없이 머리를 식혀줘서
눈물까지 흐르진 않았지만 노래 몇곡만 바꿔놨어도 관객석에서 눈물 콧물 닦는 사람들좀 있을법할정도로 위태로운 외줄타기 같았다.
그리고 백년이면 한국 현대사 전체라서 노인세대부터 젊은 세대까지 모두 아우른다.

초반 일제강점기때는 그 시대의 노래가 나오는데 노래만 들을땐 리듬이 단조로워서 가사를 음미하진 않고 흘렸지만
극적 상황과 함께 접하니 씁쓸한 가사들의 노래들 하지만 역시 리듬의 독특함때문에 감정이 실기엔 어려움이 있다.
내가 그나마 허용 가능한 시기는 번안곡들이 유명해진 조영남시절부터 시작한 노래들? 이때가 내가 살던 시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그 음률이 80년대까지는 유지되었기때문에(기타 배우는것도 90년대 초까지는 지속되었었으니)
동시대 음악처럼 가깝게 다가설수 있었다.

몇 세대에 걸친 그 세대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크게 바뀐것이 있을까싶다.
요즘 세대도 사랑을 하면 다 똑같이 설래고 가슴아프고 세상 모든 슬픈 노래가 내 이야기 같고 그런거지
이게 조선시대인들 다를리가. 백년후인들 다를수가 있을까?

그래서 시간차를 두고 사랑의 서사가 있고 끝이 맺어지지 않았다면 뜨거워지지 않을수 없다.

이런 시대극(?)의 특징이 찐한 신파가 섞이는데 없다곤 할 수 없지만 한국전쟁이후 특유의 신파(최루성)가 유행한 그 시대정도까지
특유의 신파를 넣고 이후부터는 점차 그 시대에 맞게 변모해주는 전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인거 같다.

흔하게 다루는 소재들로 영화같은것에서 자주 보는 식상한 내용이지만
백년간 유행했던 곡들을 노래와 춤들을 연극 각 요소요소마다 알맞게 붙여놔서 지루하기엔 쉽지 않다.
구성이나 감정 변화도 잘 조절해서 추석 명절에 딱 맞는 가족 공연이었던거 같다.

이런줄 알았다면 가족 몇명이라도 함께 보게 더 예매를 했을텐데.
명절에 옹기종기 모여 특집 프로그램을 보듯 잘 짜여지고 흥겹지만 슬픈 현실을 수많은 명곡으로 한풀이하듯 풀어놔
어렴풋한 흔들림정도로 끝나는 훌륭하고 멋진 공연이었다.

1막1막
오프닝 M0. 낙화유수   M1. 백만송이 장미
에피소드 1. 일제시대. 임혁과 황화의 사랑, M2. 목포의 눈물, M3. 빈대떡 신사, M4. 다방의 푸른 꿈, M5. 이별곡, M6. 독립군가, M7. 사의 찬미
에피소드 2. 1950년대. 인수와 순례의 만남. 냇가, 집, 피난길, 국제시장, M8. 낭랑 18세, M9. 청포도 사랑, M10. 굳세어라 금순아, M11. 봄날은 간다, M12. 닐니리 맘보
에피소드 3. 1960년대. 규섭과 희자의 만남. 서울극장 앞, M13. 초우, M14. 빨간 구두 아가씨, M15. 노란 샤쓰의 사나이, M16. 서울야곡
에피소드 4. 1970년대. 순례의 아들 헌석과 지수의 만남. 음악다방, M17. 맨 처음 고백, M18. 님과 함께, M19. 웨딩케이크, M20. 당신은 모르실 거야, M21. 님은 먼 곳에 
2막2막 오프닝. 거리, M22. 아파트
에피소드 1. 1980년대. 민철과 미희의 사랑. 방직공장, M23. 사계, M24. 청춘, M25. 어젯밤 이야기, M26. 빙글빙글
에피소드 2. 1990년대. 성우와 혜영의 사랑. 기차, M27. 춘천 가는 기차, M28. 취중진담, M29. 달의 몰락, M30.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M31.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M32. 낭만에 대하여
에피소드 3. 2002년. 노래방 몽타주, M33. 신해철 IN TO THE ARENA, M34. 와, M35. 허니, M36. 챔피언, M37. 언젠가는
에피소드 4. 현재. 성우와 혜영의 재회, M38. 너의 의미, M39. 녹턴, M40.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커튼콜   M41. Danse mot vår, M42. 걱정 말아요 그대

아무리 봐도 노래가 너무 많은거 아닌가? ^_^

출현 : 정평, 김지민, 라준, 강하나, 이종영, 김동현, 전재현, 문남권, 박근식, 금보미, 윤수아, 최윤서, 정다희, 이재희, 최윤호, 김미려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9. 1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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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부터였지? 하루 세시간에서 여섯시간이나 되는 완창판소리공연이 힘들지 않게 느껴진 후부터였을까?
슬슬 품질을 생각하게 된다. 내 주제에? 가사도 제대로 이해 못하면서?
장단도 모르는데? 무슨 품질? 그래도 슬슬 느껴지긴 한다. 그렇다고 평생공부해서 일가를 이룬 저들을 품평 한다는건
예의에도 어긋나고 맞지 않아보이긴 하는데 오늘은 조금 몇 마디 하고 싶어진다.

조주선 명창의 목소리나 발음 같은것은 매우 훌륭하다. 그래서 초반 이후 점점 더 기대가 되었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발음이 엉망인 창자도 많고 가사집을 봐도 못 알아듣겠는 사람들이 이 분야엔 참 많다.

조주선명창은 목에 힘과 여유가 묻어나온다. 힘든 대목에서도 여유롭고 호기롭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많은 인물들의 표현과 특징도 잘 살려서 보는 맛까지 뛰어난 훌륭한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왜 이리도 많이 건너뛰는건가?다. 처음엔 콘디션이 안좋은가?싶었지만
소리를 끝까지 뛰어난 기세로 몰아붙이는걸 봐서는 몇시간을 혼자서 노래하고 연기하려면
보통사람은 어림도 없는 일일테니 대사(가사)를 까먹는 일은 이제는 아무렇지 않지만 건너뛰는 경향이 좀 많았다.
건더뛴다고 해도 4시간(20분쉬는시간포함) 가량을 소리했지만 김세종제가 6시간짜리임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애초에 기획된것도 4시간30분정도를 기획하고 있었던거 같은데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짤린 대목들이 많다.

6시간짜리가 4시간이하로 줄어들면 완창이라고 해야 하는건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물론 춘향가는 너무 인기가 있는 판소리라서 이렇게 길어졌다고 한다.
다른것들은 4시간 이내에 끝나는거 같다. 공연예술이니 초창기 내용은 1시간정도 되는것부터 시작하지 않았을까싶지만
아무튼 지금은 6시간이나 되는 황당한 공연인데 3분의1이나 잘라낸것은 개개인 사정에 따라 그럴수 있다고 보지만
내용 흐름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가위질 당한듯 툭!툭! 끊기는 기분은 좀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잘 보다가 갑자기 응? 이란 기분이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 사라질만 하면 응?의 반복
무엇인가 리듬이 계속 끊기고 대사가 끊기는것도 초반을 제외하곤 알게모르게 계속 잘려지는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이 든다는것은 기획되지 않게 잘렸다는 소리일 수 있다.
공연 전에 기획되었다면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장치들이 들어가 있을텐데 전혀 그런게 없었기때문에
춘향가를 좀 들어본 사람이라면 쉽사리 느낄수 있을것이다. (내가 판소리 다섯바탕 중 유일하게 음반으로 자주 듣는게 춘향가)
초반의 기대와 다르게 뭉게지는 발음. 하지만 목의 힘은 그대로 살아있다는것은 참 특이하다.
그리고 조주선 명창은 목이 풀린 상태로 나온것마냥 처음과 끝의 음색이 크게 변화가 없이 좋은 콘디션을 보여주는데
이부분에서만큼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몇시간을 동일한 목 콘디션을 유지한다는건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라 생각됨)

춘향가는 들을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는데 오늘은 거의 그러지 못했다.
조주선 명창때문이 아니라 공연기획때문인데 관객석을 무대와 큰 차이 없는 조도를 유지하는 이상한짓을 했다.
그래서 주변에 꼼지락 거리는 것들이 눈에 고스란히 들어와서 엄청 산만하다.
주변이 밝아졌으니 다들 가사집에 몰두를 하고 있다.
도대체 이게 얼마나 멍청한 선택인가. 훤하게 밝으니 구입한 가사집을 안볼리 없지 않은가.
하지만 건너뛰고 바뀌고 하는통에 과연 제대로 읽으며 따라갈수 있었을까란 생각도 든다. 그러니 다들 가사집을 덮었다 열었다를 반복
어떤 노인은 계속 휴대폰을 보고 있고(한참을 지나야 관계자가 나타나서 보면 안된다고 제재)
재미 없으면 그냥 나가서 편한 의자에 앉아 전화기나 쳐다보다가 집에가지 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건지
어떤 사람은 뭘 그리도 열심히 적고 있는지.

판소리가 관객과 상호 작용이 필요한 한국 고유의 공연방식이지만
관객석에 조명이 켜져는 순간 관객들은 웅성웅성거릴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냥 거리공연을 보지 뭐하러 이런 공연장을 오겠다.
오로시 공연자에게 집중하기 위해 이런 공연장이 있는거 아닌가? 그런데 관객석 조명을 켜버리는 빙신짓을 해대니 이 모양이 되지.

오늘 공연은 차마 자막을 제발 달아달라고 말을 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자막이 중앙 뒷벽에 나왔더라면
적어도 관객들이 고개 쳐박고 가사집에 몰두하는 일은 없었을것이다.

실내전통 공연에 바리에이션은 주지말자. 추임세는 이제 어렵고 어색한 시대다.
전공자들도 많이 오던데 그들이 추임세를 좀 넣어서 흥만 좀 돋궈주는 정도에서 끝내자
가사집은 집에서 천천히 읽어볼 수 있도록 공연장 관객석은 철저히 어둡게
그리고 휴대폰으로 놀고있는 사람 있으면 재빠르게 바로 제재좀 하고
가급적 가사집을 팔지 말고 무대 중앙에 가사를 표기하자. 얘네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려는건지.

소리 : 조주선
고수 : 조용안, 조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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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9. 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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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두번때 창극이다. 하반기에는 이런식으로 열편정도? 판소리 다섯편정도?
아마도 이정도 선에서 국악은 끝날듯 싶다. 이렇게 몰아서 볼 이유는 없는데 열편 일괄 할인하는
국립극장의 횡포때문에 어쩔수 없이 저렴하게 열편을 보게 된것이 좋을수도 아니면 부담스러울수도

독갑이댁? 누구누구댁이라 하면 자식중에 독갑이가 있다는 소리 아닌가? 있었나? 없었던거 같은데.
창극이라서 모두들 국악을 한다. 민요풍은 아니고 대부분 판소리 스타일로 한다.

창극이니 거칠거칠 핏줄 터질거 같이 그렇게 구성을 해야 하는건가
(민요스타일로 만들면 민요극이라 불러야 하나)

총 여덟마당으로 구성되어 처음 망량과 이매(이들은 누구지?)가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첫째마당(1막)에 독갑이댁이 지리산에 들어오는것부터 시작하는데
열댓명의 자식을 낳았다는데 모두들 왕,장군,부장군등이 되서 서로들 싸우고 있다고들 한다.
(이게 무슨 경울까? 무슨 상황이지? 남북-한민족-이 서로 지리산에서 싸우고 있는것을 의미했던건가?)

지리산이란 곳이 한국전쟁때 빨치산토벌작전이라 해서 잔존북학군과 엄청난 전투를 벌였던곳
전라도는 조선시대에서 약탈의 대상이기도 했던곳인데 평야지대니 전쟁이 나면 표적이 되는것은 당연했을테니
한이 오죽 많았을까싶기도 하고 5.18 민주항쟁도 전라도 광주에서 벌어진 참사고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전라도가 많은 피해를 입은건지 다른지역도 비슷한데 알려지지 않은건지
아무튼 예술적특징으로 한 맽힌 절규에 가까운 노래 스타일과 가사들은 그 지역 역사가 어땠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그런데 공연예술이다보니 관객과 공감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천천히 몇날 며칠 곱씹을수 있는 영화나 책과는 다르게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돌이킬수 없는 이런 공연의 특징상 쉬우면서 지루하지 않고
요점을 정확하게 그리고 불필효하게 감정을 소모시키지 않아야 한다.
헌데 이번 독갑이댁이란 작품은 최고조로 절규하듯 나오는 피날레 아닌 피날레를 100분간 지속한다?

지리산과 남원에 외부 세력이 침략해 들어오는 통에 살기 힘들어 절규
지리산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막고 서있는 강도들때문에 절규
(첫째 마당에서 화선이와 억득이의 노래는 매우 신선하고 너무 좋았어서 기억에 남지만 이 창극의 전부라는게 안타깝다.)
이무기에 자식들이 모두 잡혀 먹혀서 절규
이무기가 아파서 절규.
황당하게 이무기가 막내아들이어서 절규
이무기(막내아들)을 죽음(승천)으로 부모로서의 절규
화선이가 억득이를 만났지만 헤어지므로 절규(헤어진건지 죽은건지 모르겠음)
독갑이댁이 지리산에 절을 짓고 화선이를 떠나는 대목에서 절규

판소리를 들으면 기승전결이 분명히 있고 감정의 고저, 기복, 리듬, 흐름이 있기때문에 감정을 추수릴 시간이 있다.
그런데 '독갑이댁 수레노래'는 도대체가 감정을 추수릴 틈이 없이 절규 절규 절규.
중반부 부턴 저들의 절규가 소음으로 혹은 무감각으로 다가온다.

감정이란게 좋을때도 평화로운때도 때론 안정감 있게 어느때는 심박이 올라가도록 강렬한 흐름을 타기도 하고
생각할 여유나 눈물흘린 시간, 한숨도 좀 쉬고, 웃을땐 좀 웃는 등 여유가 있어야 될텐데
주마가책(走馬加鞭)말처럼 시종일관 미친듯이 달리기만 한다.
그래서 감정이 저 하늘 위에서 내려올줄 몰라서 순시간에 지쳐버린다. 배우들이야 각자 대목을 나눠서 자기 할걸 하면 되지만
관객들은 그 모든것을 한몸으로 다 받아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렇게 설사똥 싸듯 미친듯 뽑아내면 지쳐서 감정을 추스릴수가 있나.

어머니의 사랑은 좋다. 모성애는 동서고금과 모든 동물 세계에서 으뜸 아니던가.
창극에 신파가 늘 들어가는거 같긴 한데 좀 심하게 넣어있다.
툭하면 어머니의 사랑을 이용하여 눈물을 짜내는 최루성 신파는 좀 지양할때가 되지 않았나.
중후반부터는 분명히 착잡하고 슬프고 우울한 내용들이긴 한데 감정이 꽉! 닫혀버려서 감흥이 거의 없다.
엄밀히 보면 초반에 감정을 다 소신하게 만들어서 이 후 자극들에 반응하질 않는다. 그렇다고 지루한건 아니지만 감동으로 다가오지도 않았다.

떼창 참 좋지만 이런건 피날레같은곳에서만 좀 쓰고 나머지는 주제를 명확히 드러내도록
관객에게 호소하듯. 소리를 내지르지 말고 조곤조곤, 판소리다섯바탕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르기만 하는건 없지 않은가

다들 높은 경지의 배우들이라서 어떤 상황이던 고품격의 공연을 보여주는 분들인데
무엇인가 구성이 사람을 너무 지치게 만들지 않았나란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화선이와 억득이의 노래는 정말 특이하고 신선하고 매력적이었고
이들의 장면에선 눈시울이 유독 뜨끈뜨끈해질정도로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사랑이야기 그런게 아니라 가사도 아름답고 음율도 좋고 감정도 좋고)

어머니의 사랑도 이렇게 어느정도 선을 좀 지키면 안되는 것일까.

출연 : 국립믹속국악원 외 많은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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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9. 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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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게 옹고집전이라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옹고집전은 TV에서도 아이들용으로 좀 있는거 같고
나도 봤던거 같은데(분명히 동화책같은것으로 알게 된건 아님)

판소리의 한바탕인데 전수되지 못해 필사본만 존재한다고 하니 크게 유명한 내용은 아닌듯 싶다.
내용도 보면 좀 아동용이랄까? 아무튼 우리가 하는 그 옹고집이 맞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전개는 크게 다르지 않는데 승을 못살게 굴어서 가짜 옹고집을 만들어 보내고
자식 열명을 낳을동안 진짜 옹고집은 밖에서 거지꼴로 고생 고생하며 다니는데
어느정도 후엔 깨달음을 얻긴 하는데 엔딩이 좀 오묘하다. 미스테리?
원작 내용은 해피엔딩인데 이 창극은 왜 해피엔딩같지만 전위적인 오픈엔딩을 만들어 넣었다.
이부분에서 가족 연극이라 하기엔 좀(여러 연령이 섞인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으려나?)

이 작품은 수화를 해서 청각에 문제가 있는 분들을 위해 배려한다. 그런데.
수화하는 분이 배우 한명마다 붙어있다. 다시 말해서 출연하는 배우가 다섯명인데 수어통역사가 다섯명
그래서 총 열명. 그리고 이 수어통역사도 배우들과 비슷한 느낌으로 연기를 한다. 그래서 수어통역사만
봐도 될 정도이고 나도 어느순간 수어통역사만 보고 있을때도 있었다. 또한 마침내 자막을 무대 중간에
설치해서 자막을 표기한다. 물론 좌우에도 함께 나온다. 그래서 배우가 연기하는 위치에서 편하게 자막을 볼 수 있다.
어차피 같은 자막이니 중간에 모니터 한개 더 달면 될뿐인 어렵지 않은 이것을 이제서야 실현된다는것은 한편으로 아쉽지만
그대로 지금이라도 되었다는게 무엇인가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 되는거 같아 기분좋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계속 이런식으로 자막이 나오면 좋을텐데 특히 판소리분야는 정말 필요한 장치다.

보는 내내 오묘한 기분이 드는 작품인데 뭔가 B급 냄새가 물씬 풍기면서도 구성이나 연기는 최상이라는것
B급 코미디 영화같은걸 보면 좀 황당하고 엉성하고 난대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는데
주성치 영화 작품들을 보면 좀 황당하지만 감동이 있다.
이 옹옹옹은 이것과 더불어 공연예술에서 보여줄수 있는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설정이 좀 음음음..

아예 확실하게 병맛 B급 고전 코미디면 그냥 허허허 웃다가 나오면 되는데
노래, 춤, 연기, 심지어 무대구성 모든것이 훌륭하다. 국립극장의 뛰어난 음향까지 함께하니 더욱더 맛이 살아난다.
코미디에서 헉! 뭐지?! 허허허 하는 무엇인가. 막 웃기도, 안웃기도 이상한 마음을 열었지만 눈치보이는?
하지만 저들 모든 배우와 통역사들은 너무 열정적이며 훌륭하고 아름다웠다.

100분 내내 그랬다.
그래서 분명히 코미디 장르고 기획한거 같긴 한데
남녀노소 모두를 타켓으로 한거 같긴 한데
가족이 함께 볼순 있는건가? 뭔가 아리까리하고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게된다. ^_^;;;
그리고 노래에 맞춰 흥이 올라가면 박수도 치고 그러는데
어떤건 손을 좌우로 흔들어야 할거 같은 노래(발라드? 트롯? 민요?는 아니지만)도 있고(박수가 결코 어울리지 않음 -.-;)
또 다른건 헤드뱅은 아니지만 랩퍼들과 같이 리듬을 타야 할거 같은 노래도 나온다.
모든 세대를 넘나들다보니 웃다가 뻘쭘, 슬프려다가 멍~
그렇지만 역시 흥의 민족이라 그런지 흥겨운(가사 내용은 비록 씁쓸하더라도)노래에선 모두들 환호한다.

노래가 많기때문에 이런것에 걸맞는 추임세(박수? 손을 흔듬?)가 필요한거 같은데
이럴때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같이 해달라고 몸짓을 해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수많은 관객, 배우들 모두 함께하길 바랬을텐데 낯설은 리듬에선 섣불리 손이 올라가긴 어려우니)

추석 연휴 같은때 기획극로 제법 잘 어울릴거 같은데 왜 지금 한것인지 모르겠다만.
B급 코믹,스릴러, 멜로(?), 휴먼, 미스테리를 특급 배우들이 멱살 잡고 끌어올린 엄청난 창극이었다.
그리고 수화통역사들의 진진한 연기가 사람 미치게 긴장하게 만드니 반드시 주의깊게 봐야 한다.
(왜 그들은 그리도 진진한 연기를 하시는지)

주모의 노래도 좋고 춤들도 좋고 가을날씨도 좋은 많은것이 적당하게 잘 어울리는 극이었다.

그런데 이건 창극은 아닌거 같은데.. 그냥 현대적 음악극이라 해야 하는거 아닌가?

출연 : 김솔지, 김유남, 류세일, 지혜연, 추다혜
수어통영사 : 남수현, 심다은, 윤미숙, 정지현, 조유나
연주 : 권효창, 남성훈, 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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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6. 2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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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점점 공연비가 오르는 느낌이 든다.
나라가 좀 부유해져서일까? 물가가 상승해서일까?
소극장공연은 액면가 3만원에서 4만원으로 오르고
이런 국공립은 기본이 5만원이상(R석류)
그런데 너무 아쉽게도 나는 몇개월째 월급을 못 받고 있다. 왜? 회사가 오늘 내일 하니
요즘 급여가 밀리는 회사들이 엄청 급증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딴세상 이야기인가? 나는 딴세상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왠만하면 국가 세금으로 유지하는 곳은 가격을 좀 저렴했으면 한다.
가뜩이나 메이저 배우들이 인지도 앞세워 가격을 쳐올리고 있는데 국공립마저 이러면 어쩌냐.
그리고 가급적 비싼 사설 공연을 국공립극장에선 받지 마라. 세금으로 지어지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극장을
비싼 공연들을 올리면 물론 운영비를 벌수 있겠지만 벌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가격때문에 관람을 못하면 안되는거 아니냐?
사설 극장들 널려있으니 비싸게 받겠다는 사설공연은 그런곳에서 하도록 유도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전국 국공립극단의 순회공연, 공연 패스티벌 같은것으로 다양화 시키면 되지 않겠나.

제목이 그러하듯 효명세자 이야기다.
타살설이 있으나 일단 이건 아무런 근거가 없는 반대세력들의 주장이란게 일단은 정설이다.
적어도 타임머신이나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전까지는 타살은 없다.
공연 내용처럼 자객이 있었던것도 아니다. 그러니 일부는 맞지만 효명세자를 넣은 맬로물로 보는게 되는데
일반 TV 드라마 내용을 창극으로 각색했다고 보면 되는 정도다.

국립극장 해오름의 대극장 규모는 됬지만 그렇다고 무대가 웅장하다거나 창이 심금을 울린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었다.
딱 두곳이 있는데 어떤 기녀가 한탄하듯 부를때 순간 울컥? 그리고 살수(묘묘) 여자가 부르는 장면에서 약간 몽글몽글 정도
그 외에는 많은면에서 TV사극 드라마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가장 큰 문제는 창극이니 창작 소리가 많이 나오는데 그다지 감동을 받기 어려웠다.
무슨 내용인지도 좀 어려웠지만 흐름이 뭔가 좀 난잡하다고 해야 하나?

비주얼적으로도 암살하는 장면에서도 전혀 긴장감이나 긴박함 또는 화려한 액션 따위는 없다.
주인공 살수(묘묘)와 효명이 칼무를 추는데도 전혀 멋짐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었고. 군무도 그다지.

분명히 급조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훌륭한 느낌또한 없었다.
일단 효명세자에 대해 잘 모른다. 조선조말기 고종의 명목상 아버지(효명세자의 친아들은 자식 없이 죽음)정도
예전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나왔을지 모르겠다. 이때 흥성대원군이 젊었을때 모습도 나오던게 기억나니
효명세자가 나왔을수도 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애초에 명성황후를 있는대로 미화시킨 개똥드라마였으니 기억할필요도 없다.

150분(쉬는시간 15분포함)가량 되는 적지 않은 공연이니 내용의 질이 좀 중요한데
너무 뒷자리에 앉아서 배우들의 표정이나 소리들이 잘 안와서 감동마져 사라진걸까.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졸음이 밀려왔다가 잠깐 집중되다가.

한국에서 효명세자에 대해 애정을 갖는 사람이 있던가? 차라리 명성황후같이 드라마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정도가 있겠지.
조선조에서 태조(이성계는 드라마때문인지 책때문인지),세종,세조(영화때문?),태종(이방원),선조(이순신 괴롭힌놈) 뭐 이정도 아닌가?

이마저도 대부분 조선의 왕들은 소설책(논픽션이란게 핵심) 아니면 드라마 또는 영화 같은 매체때문에 유명세를 타는거지
이미 수백년 지난 왕조의 일원을 좋아할 필요가 있나싶다. 세종같은 경우 굴직한 업적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알게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은 허구속 인물같은 소설 매체에서 익히는 가짜 인물일 확률이 크다.
심지어 세종은 어진(그림)도 없어서 친일매국노(김기창)놈이 지 얼굴을 처그려놓은걸 표준영정으로 삼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런데 생뚱맞게 효명세자라니. 참 아이러니 하다.
예약을 중시했다고 해서였을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작은 무엇이라도 발견하면 우주끝까지 부풀리는건 하여튼.

이 공연을 보면서 정말 불연듯 떠오른 이상한 기분이 있다.
국립창극단에서 직접 제작한 이런 창작극엔 현대의 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극이 단 한편도 없다.
근현대사에서 조선을 뺀 대한민국의 이야기가 있냐는 것인데 없다.

판소리 다섯바탕은 당연히 내려오는것을 개승발전시키는거니 레퍼토리에 있는건 당연해보인다.
그런데 패왕별희?, 리어?, 토선생..?, 나무물고기탈?, 로미오와줄리엣?, 토로이의연인들?
뭐지? 정작 대한민국에 대한 따끈따끈하고 후끈하며 절망스러웠던 수많은 사건을 다룬 극은 한편도 없다.
예술가 집단 아닌가? 불의에 저항하는 세력이 예술가들 아니었나?
쪼다같이 정권 눈치만 쳐보고 있었던 집단이었나?
곰곰히 과거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곱씹어보면 대부분은 돈의 노예들이긴 했지.
예술가들은 돈 버는 기술과는 거리가 있어서 비굴하지 않으면 길거리에서 아사하기 딱 좋은 직업군이니 납득은 된다.
그런데 어떤 또라이가 예술은 저항정신이라 했을까?
저항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으니 부러워서 지어낸것거 같다.
정말 그냥 갑자기 생각났다.

얘들은 우리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데 정작 우리들의 현대사를 다뤘다간 쪽박 찰까봐 두려웠겠지.

가격이나 좀 내리자. 품질은 충분히 비싼 공연이지만 국공립극단이니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그리고 현정부에서는 현대사를 다룬 창극이 나와도 예산을 줄이거나 하지 않을테니 이때 왕창 쏟아내라.
그 중 한두개가 한 백년 이어지면 그걸로 저항한거라 인정해주지 않겠나?
귀신 씨나락 까먹는 이런 이상한 내용이나 만들어대지 말고.

출연 : 국립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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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다이어리2026. 6. 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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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립극장 판소리 완창은 이것으로 끝이다. 하반기에 또 시작하겠지
상반기 4회를 하는데 판소리는 다섯바탕 그러면 같은게 겹칠필요는 없는거 아닌가?
거기에 같은 미산제. 시간은 좀더 짧은 느낌이다.
(3시에 시작했는데 커튼콜 후에 진도아리랑 하면서 끝났는데도 딱 6시였으니)

박성희 창자를 언제 봤더라. 분명이 어느 공연인가에서 봤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 봤다고 생각하냐면 약간은 보이시한 낮은 톤에 힘있는 발성이 기억에 남아서다.

대략 3시간동안 중간에 15분정도 쉬고 끊임없이 창을 하는 해야 하니 여간 힘든일이 아닐거다.
언제나 그렇듯 보면서도 힘들어 하는게 보인다. 3시간에서 6시간 분량의 대사와 연기를 모두 외워야 하고
관객앞에서 지친 모습을 모여줄수 없는 직업이니 당사자는 누구보다 힘들것이다.
그럼에도 3시간이면 이번 시즌은 상대적으로 짧게 잘 끝났네라는 오만한 생각도 든다.
(춘향가 6시간, 심청가 5시간은 편하게 앉아서 관람하는 관객이라도 막판엔 힘듬)

이분의 톤이 중성적이며 힘이 있는 소리긴 한데 창을 하는 풍에서 묘함이 좀 있다.
각 인물(수궁가에선 사람이라곤 용왕하고 도사 말곤 모두 동물)들의 대화에서 그 구분점이 명확하지가 않다.
순간 순간 배역을 바꿔야 하는 1인극이다보니 힘든것은 알겠지만
약간은 더 확실하게 구분되도록 캐릭터의 선을 명확하게 하는게 낫지 않을까?
소리의 영역도 넓고 억양도 좋은데 (김소희 명창께서 발음이 좋아서 예전 녹음한걸 지금 들어도 감동이 그대로 전해옴)
이분이 김소희명창의 제자라고 하니 이러한 것들을 전수받은거 같다.
예전엔 각 지역 방언이 훨씬 강했기때문에 각 지역별로 서로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님에도 판소리를 들으면 아직도 90%이상은 받아쓰기 어려울정도다.
대사(해설겸)집을 읽고 계속 듣다보니 대충 감으로 들을뿐 확실한 이해는 쉽지 않음에도
아직도 판소리 공연에서 자막을 안트는건 '너죽고 나죽고 모두 없애버리자'라는 심사인지 이젠 도무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분의 발음이 좋은편임에도 오늘은 좀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몸 콘디션이 좀 안좋은것일까 아니면 원래 이런 풍이었을수 있지만 발음이 뭉그러지는 많은 창자들과는 다르게
또렷하긴 한게 못 알아듣겠다니. 물론 한문도 많다. 이건 판소리가 원래 그 모양으로 생겨먹었으니 그러겠지만
한문의 문장 뜻을 모를순 있어도 음은 알아들어야 할텐데 도통 이 세계에선 이걸 바꾸려 하지 않지 않는다.
이런면에서 김소희명창은 어떻게 살아남으셨을까? 전반으로 뭉그러지는 발음이 주류라고 생각하면 당시엔 이단아 같았을텐데.

그리고 여자 특유의 고음이나 쇳소리(쇳소리는 남자 창자가 일품이긴 함)가 좀 적던데 이부분을 특별히 키우려 하는거같진 않아보인다.
이미 오랜 시간 자신의 길을 갈고 닦았는데 이제와서 스타일을 바꾼다는건 몸이 허락하지 않을테니.
(흥보가 완창무대도 했다지만 언제쯤 여기서 볼 수 있으려나)

수궁가의 줄거리는 단순한 동화같은 내용이라서 전체적으로 흐름은 쉬우나
막상 대사들이 난리도 아니다. 이렇게 어려운 한자들이 즐비한것을 보면
권문세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소리꾼을 초청하여 자신들만 듣던 장르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내용이 권선징악도 아니고 풍습이나 사회를 반영하는것도 아니고 적벽가처럼 고전을 만든것도 아니고
뜯어보면 제법 철학적인 면이 있다. 용왕의 멍청함을 비꼬는 블랙코미디 같은 부분도 있고
토생원의 지혜와 기교, 기개가 있다손 치더라도 별주부의 말에 현혹도 잘되고 건방떨다가 막판엔 두번이나 죽을뻔한 사건들을 보더라도 그렇다.
그런데 막판에 인간 올무에 걸린거나 독수리에게 잡힌 내용은 전체 흐름상 크게 필요하지 않았는데
왜 넣은걸까? 이게 없으면 토생원이 너무 기고만장하게 끝나서 넣은걸까?

쉬우면서 쉽지 않은 대사들로 3시간중 생각보다 편하게 들을수 있는 부분은 30분정도도 안되보인다.
그리고 박성희창자의 소리 풍이 약간은 느릿느릿한 템포를 유지해서 가끔 졸음이 살짝 올때가 있었다.
빠르게 희모리로 몰아치는 대사들은 좀 약한건지 아니면 자신의 색을 만든건지 아무튼 호흡이 길다.
공연중 문득 든 생각으로 이분이 심청가를 하면 그 느낌이 남다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심청가는 시종일관 무겁고 회색적인 현재와 미래만이 보이는 장르로 막판 한 10분을 제외하면
심청이에게는 디스토피아같은 세상일뿐이었다. (낙천적인 성격때문인지 선녀가 환생한것이라 다 알고 그런건지)
이런 어묵한 자신의 세상을 표현하기에 멋진 목을 지니고 있는것이 아닐까? 그에 비하면 수궁가는 너무 밝은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기대해보게 된다.
박성희명창의 심청가 완창을 볼수 있기를..

그리고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나흘전에 봤던 현대 뮤지컬 서편제의 소리와 고수가 얼마나 개판이었는지를.

소리 : 박성희
고수 : 신문법, 조용안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5. 2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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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톤체홉 시즌인가? 왜 이곳 저곳에서 체홉 작품을 많이 하지?
반야아재, 반야아저씨 이 두 제목으로 인지도 높은 탈랜트들이 정극에 출연한다.

요즘 배우들이 지상파 TV 인기가 시들해지니 이런 연극에 나오는건가?
문제는 티켓파워를 앞세워서 가격만 더럽게 올려놓고있는것인데 연극 품질도 특별하진 않다.
인지도 빵빵한 배우들이 나오니 무대 좋고 연출 좋고 구성 좋은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연극의 품질이 좋다고 말 할순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오늘 제대로 본거 같다.

국립극장 해오름은 국립극장중 가장 크고 좋은 극장이다.
무대가 너무 넓어서 채울것이 마땅치 않았을까? 중간에 연못을 만들어놓고 그 중간에 정자같이 만들어놨다.
시골 촌부의 삶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럭셔리한 한옥은 뭐지?

좌우 수십미터는 떨어진 양쪽 끝에 개수대(펌프)와 의자, 다른 끝엔 평상
약간은 앞쪽에 앉아있어서 이것들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보통 시골의 집들 구조는 중앙에 평상이 있고 한쪽에 개수대와 수동펌프가 있어야 하는데
구조 자체가 시골에서 살아보지 못한 사람이 설정한것마냥 터무니 없이 벌려놨다.

원작에서 바냐가 왜 제대로 된 공부를 못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배경은 이렇다.
누나의 남편인 매형(서병후)의 뒷바라지를 하는데 이건 원작에서 매형의 학식을 존경했기때문에
그렇게 된것이라고 하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이러한 배경 설명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시대극도 아니라 역사를 안다고 설명되는게 아니라서 배경설명이 안되면 반야아재는 엄청 이상한 연극이 된다.

도데체 내 자식도 아닌 매형의 뒷바라지를 왜 하지? 조카인 딸마져도 시골에서 바냐와 고생하고 있고
어머니는 왜 매형 편을 드는걸까? 바냐는 뭔데 매형의 새부인(오영란)을 사랑하는건지.
일제강점기는 또 뭘까?(여기서 좀 놀랐음. 일본 순사와 군인도 구분못하는거 같음.)

안똔체홉학회에서 만든 '순우삼촌'이란 한국배경에 맞게 각색한 반야삼촌이 있다.
이건 배경을 한국 시골로 하고 도시에서 생활하는 매형과의 갈등을 다루는 전체 플롯이 동일한
원작을 비교적 충실히 따른다. 그래서 한국의 시선으로 보면 좀 이상할 수 있지만
한국사람을 러시아사람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크게 문제 없다는 정도인데
(인물이 한국사람으로 바꼈기때문에 보는것은 훨씬 편함)

이번 반야아재는 기본적으로 배경도 이상하고 노동의 가치와 가식적인 인텔리들의 무기력함과 오만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 노동의 순결함과 고귀함 같은 것으로 연극이 마무리 되며
조카(서은희)가 몇마디 한다고 그것이 모두 표현되는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짬짬히 나타나야 하는데 역시 전혀 없다.
반야가 힘들어하고 싫어했지만 계속해서 해왔고 해오고 있는 노동의 가치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도데체 일제강점기 배경은 뭐지? 각색한 다른 유사 작품들을 최대한 피해가고 싶었나?
(처음 시작할때 노래가 나오는데 가사에 일본어가 나오길래 내가 생각한 바냐가 아닌줄 알고 순간 놀랐음)
정미소(쌀 도정하는곳)도 좀 설정이 이상하다. 그냥 농사 짓는 설정이 별로였던가?

현대물로 바꾼것도 아니고 원작도 아니고 치정멜로에만 중점을 둔거 같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연극의 내용은 별로였고 어울리진 않았지만 무대 연출은 멋지고 훌륭했다.
(이부분이 참 아이러니 함. 왜 이렇게 무대에 공을 드렸을까)

돈많은 기획자가 비싼 무대와 장치 그리고 비싼 배우들을 써서 화려하게 만들어 팔아먹기 위해 만든 연극같았다고 하면 심한 표현이려나.
아무리 생각해도 체홉연극을 치정멜로로 만든극으로 느껴지는데.

그런데 왜 이렇게 관객이 많을까? 앞으로 남은 공연 모두가 매진이라니
소극장 연극들은 텅텅 비어있던데 이쪽 세계도 꽤나 빈부격차가 살벌하다.

어차피 세금으로 국립극단을 운영하고 이렇게 좋은 극장에서 공연도 하게 해줄거라면
일반 사설 극단도 정동세실극장처럼 해오름, 달오름, 하늘극장에서 연극 페스티발 형식으로 좀 해주면 안되나?
관객은 저렴하게 관람할수 있도록 하고.
판소리 3~6시간씩 하는 엄청난 공연도 단돈 2만원에 볼수 있게 만들어주면서 이상하게 연극은 비싸다. 왜일까.

출연 : 손숙, 남명렬, 임강희, 심은경, 조성하, 김승대, 기주봉, 정경순, 심완준, 민재완, 김신효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