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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5.08.02 연극 -삼매경- 4
연극.공연2025. 8. 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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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은 순전히 최종원 배우를 보기 위함이었다.
대부분 어느정도 연세가 있는 분들이 주로 나오는 연극제는 아무래도 내용 자체가 회상, 회한들로
사무치는 멍울들의 향연이나 다름없다보니 본의아닌 신파도 들어가게되서
마음편히 선택하기엔 약간은 거리감이 있는것도 현실이고 이런 대배우가 나오는 연극이라도 만석이 안되었다는것도
다 그러한 이유가 아니었을까싶다.

내용은 의외로 그러하진 않았다. 북어대가리가 갖는 표면적인 의미보단 형태에 의미를 둔다.
무엇인가 쓸모없이 남겨진 북어대가리같은 신세라고 할까? 저 대가리가 나를 쳐다보는 비슷한 처지

시놉을 좀 보면 현대사회의 직장, 일터라는게 그렇듯 소외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인간의 근본적인 외로움과 갈망에 대해 토로하는듯 하다.
기임(최종원)은 이 선택이 잘못된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달링(하영화)에게 간다.
물론 자신의 자식이 아닌 아이를 임신하였더라도 말이다.
이런 어긋남속에서도 달링 뱃속에 있는 아이가 혹시나 자신의 아이는 아닐까?하는 한가닥 희망이라도 만들려고
애를 쓰지만 어리석은 행동이란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듯 하며 그들(달링 부녀)을 따라나선다.
그로 인해 북어대가리처럼 별다르게 쓸모 없는 신세같은 자앙(이일섭)의 넋두리
고지식하게 창고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왔지만 기임에게만큼은 인간적으로 대하며 수십년을 함께 일을 했던 사이였으니
그 상실감은 매우 컷을것으로 보인다.
대충 내용 흐름은 이렇다.

중간 중간 약간의 웃음끼 있는 요소들이 있으려다 마는 정도의 심심한 연극이다.
엄밀히 따지면 심심한 내용은 아니다. 기임과 자앙 둘은 친구이자 함께 살아온 동료의 삶, 심지어 잠도 함께 잠을 잔다.
오피스와이프(한국에서 변색된 내연관계따위가 아닌)같아서 서로 깊은 신뢰가 있지만
가족간에도 서로 싸움을 많이 하듯, 이들도 말싸움을 무척 많이 한다.
그러나 두 배우 모두 연세가 너무 많으셔서 그런가? 느릿 느릿 너그럽다. 약간의 투정정도나 보일뿐

여기에 달링은 또 나이가 너무 적은 처녀(남자를 좋아하는건지 섹스를 좋아하는건지)
수많은 창고에서 일하는 남자들과는 거의 잠을 잤다고 하기도 하고
그 아버지도 그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말을 한다.
이 작품은 분명 한국작품인데 이런 사실이 대수롭지 않다는 것은 이 가족의 사회적 위치를 말해주는게 아닌가 싶은데
이곳을 기임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창고지기가 싫은것보다 다른삶의 동경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보다는 크고 작은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는데 역시나 문제는 배우들 대부분이 너무 노쇠했다는 것인데
그로인해서 기임과 자앙은 40대 노총각정도였음에도 이 둘의 현실을 반영해서 60대로 각색해놨지만
그마저도 한참 더 멀리 간 70~80은 되보이는 할아버지 두명이 나와있는것이니 전체적으로 얼마나 어색하겠는가
여기에 달링 아버지라는 사람은 자신이 장인이라며 으스대지만 저들보다 젊어보인다.

각색을 할거면 전체적인 분위기도 바꿔야 하는데 꽤나 게으르고 나태한 각색이 아닐수 없다.

왜 이 멋진 배우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으려 했던걸까.
나이가 좀 있는 역할의 유명한 희곡들은 넘쳐날텐데

점점 북어대가리 처지가 되는 자신이 안타까웠을까?
저물어감에 서러워하는 희곡도 많을텐데

어느정도 마인드 컨트롤로 최종원 배우를 40대로 보는것이 성공했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연극 전개나 너~~~무 느리다는 것
대략 85~90분 연극인데 60분 짜리 연극을 손가락으로 비비고 당겨서 90분을 어거지로 만들어놓은것 마냥
지루함의 끝장을 보인다. 배경자체가 노동력이 필요한 창고지기겸 정리, 상하차 관리 등 노하우와 스테미너가 필요한
역할들이지만 안타깝게도 기임과 자앙 두 사람은 오늘 내일하는 모습으로 일관한다.
이런 상황인데 도데체 2층침대는 무엇이냐? 2층침대에서 내려올적마다 힘겨워하는모습을 생각하면 에휴..
나이가 더 많은 설정의 트럭기사(윤희철)가 훨씬 활기넘친다.
이것은 아무래도 움직임이나 대사를 명확하면서 적당한 리듬으로 소화하기엔 모두 쉽지 않아서 였겠지만
그것때문일까. 연극도 재미없고 보고싶었던 최종원이란 대배우를 볼수 있는 감격도 너무 상쇄는되는거 같아 안타깝다.

배우 상황에 맞는 배역과 작품이 제대로 선정되서 멋진 노장 배우들께서 항상 무대에 기분좋게 오르셨으면 좋겠다.

출연 : 최종원, 이일섭, 윤희철, 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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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8. 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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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보고 일본 연극인줄 알았다.
왜 일본옷을 입고 있지? 한국에 이런옷은 없을텐데
원작은 불교 업에 대한 지극히 한국적 희곡인데
(일본도 카르마에 대해 당연히 있겠지만 한국이 훨씬 독한거 같음)

아무튼 연극이 시작하는데 아~ 인트로에서 거의 혼이 빠져나간다.
모든 내 기가 싹 죽는 느낌으로 완전하게 몰입되는데 자연을 묘사하던 저 배우들이
갑자기 돌변하여 저런 칼군무가 어디서 나오는건지. 독특한 리듬과 안무
혼을 빼앗긴다는게 이럴때 있는 말 같이 느껴진다.

그리고 연극이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천수경인지 어떤 불경이 계속 반복되는데 여기에 현대적인 리듬들이 추가되면서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과거 원작 함세덕의 '동승'이란 작품을 이철희작가가 재창작해서 새로운 느낌으로 만들었다는것을
보여주는듯한 기분으로, 새로우면서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것을 대기시간 인트로에서 보여준다고 할까?

하지만
연극의 플롯 자체는 그다지 새로워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함세덕의 '동승'을 본적 없으면서도 본듯한
업의 순환을 주제로 다룬 국내 문학이 워낙에 많고 이미 70여년전에 나온 동승을 모티브로 한 문학작품들이
널렸을테니 나이가 얼마 안되는 중,고등학생이라면 모르겠지만 20대만 되더라도 글세다.
나는 김기덕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윤회, 업을 다루는 문학중에는 최고로 충격을 받았던 영화였다.
이렇게 감명깊게 본 불교적 색채 강렬한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한국적이면서 잔혹하고 힘겨운 한서린 인생

아무튼 작가이자 배우인 도념. 죽어서 저승도 갔다가 오며 작가로서 고뇌도 하고 괴로워도 한다.
연극감독의 질타도 겸허히(?) 받아드리고 반항하고 엇가며 자신의 길인냥 질주하지만
결국은 모든것을 초연히 받아드리면서 '해탈'한다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소리를 해댄다.

다만 배우들의 대사 전달에서 극장의 구조가 이상한지 스피커소리는 귀에 잘 꼿히는데 일반 대사는
엄청 많이 뭉게진다. 배우들의 발성이 이상한것도 아닌거 같은데 아무래도 극장 구조가 전면만 주시하며
말 하도록 설계된건지 조금만 틀어져도 발음이 엉망으로 들려서 철학적이며 보편적인 말들을 하는거 같지만
귀에 쏙 꼿히질 못하고 튕겨져 나가는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내용자체도 흔한데 그걸 재창작했다고 해서 극작가가 극중 배역의 자아와 대화하는것도
솔직히 식상한 설정이 아닐수 없다. 작가, 감독, 배우들은 그 부분에 빠져들어 자아를 버리기도 하겠지만
버린다고 해서 사라지는것도 아니고 그 속에서 표현되는 배역들이 자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작가는 모든것을 창작하는 입장이니 작가의 분신, 도플갱어 같은것들 아니겠나.
작품 속 인물들과 다중인격자처럼 대척하는것은 새롭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으며 표현이나 구성이 참신하지도 않다.
그냥 오래전에 있는것들 짜맞추기 한듯한 구성들일뿐이다.

전체적인 전개는 그러한데..
배우들의 묘사력이나 표현, 감정 표출 등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이 연극의 9할은 배우분들이 모두 이뤄낸 성과로 보일정도인데 배우 한명 한명이 엄청난 매력을 뽐내면서도
누구하나 이상하게 튀지 않는 조화로움 또한 박수치지 않을수 없다.
다들 특정 대목에선 폭발하지만 절제할땐 쥐죽은듯 억제하는것은 관객으로서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아무리 그래도 주된 줄거리가 특별하진 않기때문에 지구력이 필요한 시점이 오긴 한다.
중간부터 대략 한 30분정도는 도념작가의 감정상태가 격정적으로 요동치는 부분인데 관객입장에선 심박이 가장 고요할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좀 하품도 나오고 조금 지루함도 느껴지고 신경통도 오고(이상하게 재미없는 부분에선 꼭 신경통이 옴) 

연극보고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 연극은 내용보다는 보는 맛이 훨씬 강렬하고 일품인 연극이었다.
식상한 내용을 배우들이 온몸을 이용해 관객 멱살을 움켜쥐고 끌고 가는 연극이랄까?
그래서 배우들이 움켜쥔 손을 잠시 놓는 부분에선 여지없이 졸음이 밀려오는 약간의 섭섭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다음에 또 하게 되면 불교라는 색보다 한국적인 색이 강한 연극이니 꼭 보길 권함.

그런데 포스터는 왜 일본연극으로 착각하게 만들었을까?(일본연극인줄 알았네)
연출이 일본을 동경하는 사람인가?
원작 함세덕의 '동승'은 지극히 한국적 느낌의 불교색채를 다루고 있는거 아니었나?
(불교적 윤회와 업을 독하게 변질시켜 이용해먹는것은 한국말고 없을거 같음)

출연 : 지춘성, 이강민, 고용선, 정주호, 곽성은, 정홍구, 김신효, 조성윤, 서유덕, 조영규
심완준, 조의진, 윤슬기, 홍지인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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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