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인의 시를 모티프로 한 단편 연극들로 총 9편중 5편만 공연한다?
뭐지?
연극 관람료가 5만원이나 하는데 90분동안 5편을 하고 다음에 다시 5만원을 또 내고
다른날 관람을 해야 한다. 9편이니 못해도 한편은 중복된다.
재관람 할인 20%해도 4만원인데.. 결국 15분 연극 당 만원씩 내라는 소리다. 음..
각 시별로 각각의 작가가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15분 연극을 만원씩 지불하라는건 뭘까
그렇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다. 왜일까?
오늘 본 다섯편을 생각해보자면
첫번째로 '빈집'인데 시는 직관적인 사랑이야기 같다. 실현당한건지 단순 헤어진것인지
그런데 연극은 좀 다른 늬앙스다. 사랑하는 관계와 외사랑하고 있는 한 남자
서로 사랑하던 한 사람은 죽었고 외사랑 하던 사람은 사랑을 찾는다. 하지만 외로워하는거 같다.
뭐 대충 이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등에서 쉽게 나올법한..
도데체 이게 이 시와 어떤 관계가 있다는것일까? 이 연극에 시인 기형도를 붙이는건 모욕 아닌가?
아니면 이 시를 쓸때 기형도 시인의 실제 상태였을까
다음으로는 '기억할만한 지나침'
이건 시와 많이 다르지 않은가? 시는 시일뿐 작가는 배경만 가져와서 완전히 새롭게 창작을 한거 같은데
아무튼 아주 짧으면서 별다른 주제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어떤 갑을관계 같은 사회현상이
보이지만 정확하지 않다. 눈 내리는 것에 그리도 거부반응을 보인걸까? 해고당한 사람은
무엇인가 할말이 있어보였지만 약자의 위치때문인가 머뭇거리다가 조용히 사라질뿐
아무튼 시와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기형도 시인을 잘 모르기때문에
시와 설명을 따로 읽어봤으나 연극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위험한 가계'라는 시와 연극도 다소 좀...
극작가는 기형도라는 한 인물과 시를 서로 연결시켜놓은것이 아닌가한다.
가난했던 어린시절, 병까지 있는 부모(아버지), 당시를 그렸던 그리고 자신에게 말해왔던,
바래왔던 상황들이 비로서 자신이 죽은 후에 아버지라는 존재로 다시 투영되어 이야기 한다.
하지만 아버지라고 하기엔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면? 그는 곳 기형도 자신 아닌가?
'바람의 집'은 과거 무척 가난했던 유년시절의 어머니의 사랑, 그리움이 그려져있는 시로
시를 읽어으면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물론 힘들었던 시절을 표현하기때문에
다양한 시선이 섞여있다. 그런데 연극에서는 이러한 것들, 지니고 있던 어려웠던 과거와 어머니의 추억
이것은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쉴수 있도록 회상과 그리움 등으로 표현된다.
연극속 배경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시선같지만
기형도 시인도 이 시를 쓰며 잠시나마 평온함을 찾았을까?
'조치원'이란 시는 읽어도 내용이 잘 와닿진 않는다. 시가 길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추위에 떨고있는 처량한 한반중에 눈마져 내린다면
시 전체는 제법 어둡고 눅눅한 늪같다. 어떤 메아리도 없는 깊은 어둠이 서려있어보이는데
연극도 크게 다르진 않아서 시에서 풍기는 그 느낌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다만 군인과 한남자 이 둘은 왜 저러는걸까? 아무런 배경설명이 없다. 있을수가 없을것이다. 22분에 모든것을 끝내야 하니.
그럼에도 무엇인가 필요한 부분은 있지 않은가. 젊은 군인이 전화한 고모는 누구이고
밤에 잘 곳 조차 없다니. 중년 남자는 죽으러 가는것인지
그렇게 서로 아무것도 모른채 불필요한 이야기들만 계속한다. 그놈의 조파닭 이야기는 뭔지
이것이 사람을 구한걸까? 죽으러 가던 군인이 중년 남자를 구하고 자신도 구한것일까?
알수 없다. 은근히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려 짙은 회색같은 시와는 약간 느낌이 다르다.
나머지 다섯편은 뭔지 모른다. 보다가 말면 똥싸고 안닦고 나온거 같은 찜찜함때문에 봐야겠는데
왠지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시 너는 시고 연극은 연극이야. 너의 느낌을 조금만 가져오마~ 라는 것처럼
기형도 그의 시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내용들로 다가온다.
내가 시인 기형도라는 인물을 몰라서도 있지만 시를 읽어보면 연극의 어떤점이 연결되어 있지?라는
불필요한 생각만 떠오를뿐이다.
그리고 이 단편들이 시와 연결성을 찾을 수 없다면 별볼일 없는 내용의 허접한 십여분짜리 연극들일뿐이다.
안톤체홉 단편들을 보면 짧고 간결하면서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잘 살아있어서 짧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데
이 연극은 이런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데 왜 관객들이 많은걸까?
난 무엇을 놓친걸까?
출연 : 이동하, 이경미, 이석준, 차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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