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5. 8. 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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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보고 일본 연극인줄 알았다.
왜 일본옷을 입고 있지? 한국에 이런옷은 없을텐데
원작은 불교 업에 대한 지극히 한국적 희곡인데
(일본도 카르마에 대해 당연히 있겠지만 한국이 훨씬 독한거 같음)

아무튼 연극이 시작하는데 아~ 인트로에서 거의 혼이 빠져나간다.
모든 내 기가 싹 죽는 느낌으로 완전하게 몰입되는데 자연을 묘사하던 저 배우들이
갑자기 돌변하여 저런 칼군무가 어디서 나오는건지. 독특한 리듬과 안무
혼을 빼앗긴다는게 이럴때 있는 말 같이 느껴진다.

그리고 연극이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천수경인지 어떤 불경이 계속 반복되는데 여기에 현대적인 리듬들이 추가되면서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과거 원작 함세덕의 '동승'이란 작품을 이철희작가가 재창작해서 새로운 느낌으로 만들었다는것을
보여주는듯한 기분으로, 새로우면서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것을 대기시간 인트로에서 보여준다고 할까?

하지만
연극의 플롯 자체는 그다지 새로워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함세덕의 '동승'을 본적 없으면서도 본듯한
업의 순환을 주제로 다룬 국내 문학이 워낙에 많고 이미 70여년전에 나온 동승을 모티브로 한 문학작품들이
널렸을테니 나이가 얼마 안되는 중,고등학생이라면 모르겠지만 20대만 되더라도 글세다.
나는 김기덕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윤회, 업을 다루는 문학중에는 최고로 충격을 받았던 영화였다.
이렇게 감명깊게 본 불교적 색채 강렬한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한국적이면서 잔혹하고 힘겨운 한서린 인생

아무튼 작가이자 배우인 도념. 죽어서 저승도 갔다가 오며 작가로서 고뇌도 하고 괴로워도 한다.
연극감독의 질타도 겸허히(?) 받아드리고 반항하고 엇가며 자신의 길인냥 질주하지만
결국은 모든것을 초연히 받아드리면서 '해탈'한다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소리를 해댄다.

다만 배우들의 대사 전달에서 극장의 구조가 이상한지 스피커소리는 귀에 잘 꼿히는데 일반 대사는
엄청 많이 뭉게진다. 배우들의 발성이 이상한것도 아닌거 같은데 아무래도 극장 구조가 전면만 주시하며
말 하도록 설계된건지 조금만 틀어져도 발음이 엉망으로 들려서 철학적이며 보편적인 말들을 하는거 같지만
귀에 쏙 꼿히질 못하고 튕겨져 나가는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내용자체도 흔한데 그걸 재창작했다고 해서 극작가가 극중 배역의 자아와 대화하는것도
솔직히 식상한 설정이 아닐수 없다. 작가, 감독, 배우들은 그 부분에 빠져들어 자아를 버리기도 하겠지만
버린다고 해서 사라지는것도 아니고 그 속에서 표현되는 배역들이 자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작가는 모든것을 창작하는 입장이니 작가의 분신, 도플갱어 같은것들 아니겠나.
작품 속 인물들과 다중인격자처럼 대척하는것은 새롭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으며 표현이나 구성이 참신하지도 않다.
그냥 오래전에 있는것들 짜맞추기 한듯한 구성들일뿐이다.

전체적인 전개는 그러한데..
배우들의 묘사력이나 표현, 감정 표출 등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이 연극의 9할은 배우분들이 모두 이뤄낸 성과로 보일정도인데 배우 한명 한명이 엄청난 매력을 뽐내면서도
누구하나 이상하게 튀지 않는 조화로움 또한 박수치지 않을수 없다.
다들 특정 대목에선 폭발하지만 절제할땐 쥐죽은듯 억제하는것은 관객으로서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아무리 그래도 주된 줄거리가 특별하진 않기때문에 지구력이 필요한 시점이 오긴 한다.
중간부터 대략 한 30분정도는 도념작가의 감정상태가 격정적으로 요동치는 부분인데 관객입장에선 심박이 가장 고요할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좀 하품도 나오고 조금 지루함도 느껴지고 신경통도 오고(이상하게 재미없는 부분에선 꼭 신경통이 옴) 

연극보고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 연극은 내용보다는 보는 맛이 훨씬 강렬하고 일품인 연극이었다.
식상한 내용을 배우들이 온몸을 이용해 관객 멱살을 움켜쥐고 끌고 가는 연극이랄까?
그래서 배우들이 움켜쥔 손을 잠시 놓는 부분에선 여지없이 졸음이 밀려오는 약간의 섭섭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다음에 또 하게 되면 불교라는 색보다 한국적인 색이 강한 연극이니 꼭 보길 권함.

그런데 포스터는 왜 일본연극으로 착각하게 만들었을까?(일본연극인줄 알았네)
연출이 일본을 동경하는 사람인가?
원작 함세덕의 '동승'은 지극히 한국적 느낌의 불교색채를 다루고 있는거 아니었나?
(불교적 윤회와 업을 독하게 변질시켜 이용해먹는것은 한국말고 없을거 같음)

출연 : 지춘성, 이강민, 고용선, 정주호, 곽성은, 정홍구, 김신효, 조성윤, 서유덕, 조영규
심완준, 조의진, 윤슬기, 홍지인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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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7. 2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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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묵은 오래된 냄새.. 이곳이 생긴지는 얼마나 되었을까. 1976년에 생겼다고 하는데
폐관도 여러번 거쳐왔고 지금은 정동극장이 운영하고 있어서 정동극장 세실이다.
연극 예술의 부흥을 이끌었던 역사 깊은 곳이었다는데 그리고 지금은 창작ing라고 해서
새롭고 창의적인 연극을 발굴 육성 공연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연극 품질은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았다.

수많은 작가와 감독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극장에 올리고자 할테고 그중엔 옥이 반드시 있을텐데
어떤기준에서 선발되는지 모르겠다.

이번것도 단 90분 공연임에도 이렇게 지루할수가 없었다. 4명의 여자가 서로 관계라는것에 얽혀있지만
자신들의 삶에 저들이 껴드는걸 철저히 거부한다. 표면적으론 섞인듯보이지만 결론적으론 누구 하다도
어느쪽도 녹아들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서로 각자의 생각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장하면서 연극은 끝나버리는데
술마시는걸 혹은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 물론 현실 외면의 일환으로 이용된다.
다이어트를 미친듯이 하는 사람. 보통 무엇엔가 몰입하는경우는 대부분은 그 외 어떤것에서 도피하려는 경우가 크다.
이 사람 저 사람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현실을 전혀 만족하지 못하기도 하고
바텐더가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니었는지 일반 사무직 일자리를 얻어서 한달만에 그만두고 외국으로 도피하는 사람 등

제각각인 4명의 동떨어진 이야기들로 모두 여성이지만 여성으로서 차별이나 뭐 그런 페미니즘적 요소는 없다.
단지 주변 환경의 불만족을 제3자로 하여금 어느정도 풀고자 했지만 그 어떤것도 그렇게 해결되는것은 없었다.

가장 이해 안되는 것은 유도는 왜 했고 갑자기 자살은 또 왜 한것일까?
체육 특기생으로 들어가기 위해 잠시 유도를 했다는건지 아니면 고등때까지 선수출신이었다는건지
대학을 가지 못한 선수출신인 한 여성이 수년간 일반 사무직에서 일을 잘 했는지 대리까지 승진도 하고
그럭저럭 커튼속(자신만의 세계?)에 터를 잡고 다이어트에 빠져 살아간다. 왜?????????????????????????????
도데체 이 여자의 정체는 무엇인가?

지난주에 봤던 연극 '굿 피플'이 생각난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그래서 자신도 돈이 없는데 집에서 돈을 보내라고 하니 친구에게 넋두리 하면서 돈을 보내고
술마시고 취해서 투정부리며 괴롭힌것일까?
그런데 친구가 죽으니 그 소중함이 그때서야 알게 되어 참회하는것은 무엇일까? 너무 상투적이고 식상한 전개다.

이 모든것이 술주정같은 90분의 연속이었다. 무슨말을 하는지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데
무엇하나 머리속에 꼿히는 대사가 없다. 배우들의 대사전달력이 안좋은게 아니라
상황의 감정이 다가오지 오지 못하니 한귀로 흘러버린다.

그래서 지금 기억에 남는 '커튼'이란 연극은 무대장치라곤 커튼밖에 없던 연극으로밖엔 남는게 없다.

창작ing. 우리 사회에서 창작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조금은 파급력있고 조금은 저항적인, 예술이 현실을 따라가면 그게 무슨 예술인가 썩은 고인물이지.
뭔지 알기 어려운 이상한 춤사위 따위를 보이지 말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게 차라리 지금 한국에선 신선할수 있다.
뭔가 있어보이도록 겉멋만 잔뜩 들어있는 그런 극들 말고 진솔된 사회의 일환이 되는 혹은 어떤 지향점을 지시하는..

난 이렇게 오래되고 케케묵었지만 좋은 극장이 좋다. 좋아하는 극장이 오래도록 남을 수 있도록
좋은 공연을 선별하는 선봉에 세실이 있어주길 기대해본다.

출연 : 백소정, 신윤지, 박은호, 강윤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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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1. 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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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이더냐.. 연극을 보러 나온게
은행나무들은 이미 색을 바꿔 입은지 오래라 바닥엔 낙엽이 흥건하고 눈이 훤해서 좋다.

여름과 가을 어느쪽이 보는것에 더 좋을까..
봄과 겨울은 햇살도 따갑고 랭랭하다고 할까. 그래서 보는것이 꼭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늦봄이라면 그나마 봐줄만 하지만

집도 계약을 했겠다. 이 핑계로 바로 예매를 했지만 잘한것인지, 이사를 위해 아직도 할일이 많은데..

길거리에 붙어있는 '더 드레서' 포스터만 봐서는 옷을 챙겨주는 직업군인줄은 몰랐다.
그냥 의상 관련된 어떤 사람의 일대기인가?싶었고 크게 신경쓰지 않은 연극이었다.
유명배우를 내세워 값 비싼 연극에 이미 만석일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기분이 홀가분해서였을까? 볼 마음이 없던 연극이었는데 다시 보이니 바로 예매를 했다.
그것도 평일 할인이 있어서 평일 저녁 7시30분것을

시립미술관에서 수십분정도 그림을 좀 보다가 극장에 들어서니 감회가 새롭다.
고작해야 한달 못 봤는데 이렇게 설래일줄이야

안경도 새로 맞춰서 멀리있는것도 잘 보인다.
(멀리있는것만 잘보이고 노안이라 가까이있는건 더 안보임)
그런데 커튼콜때 사진을 찍지 말란다. 무대 커튼을 내리고 배우들만 인사하면 찍어도 될텐데
굳이 못찍게 한다. 왜 일까? 커튼을 쳐놓으면 무대도 않보여서 문제없을텐데.. 사람들이 기념으로 티켓과 함께 사진찍는 맛도 있는것인데
왜 못찍게 하는걸까? 이미 영상같은거 지들이 찍어서 올려놓고서 뭣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다.

무대를 보니 문듯 약간은 오래된듯한 무대 장치들을 좋아하는거 같다.
고풍스러우면서도 곰팡내 살짝 날것도 같고 먼지도 어느정도 있을거 같지만 잘 닦여있을법한 그런 배경
하지만 이런 무대를 배경으로 하는 연극, 음악극 등은 가격이 대부분은 비싸서 자주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아무튼 극이 시작되고 단장겸 늙은 주인공 배우와 그의 시중도 들면서 의상을 담당하는 드레서(노먼) 한명, 부인 이 외
이 극단의 구성원들이 나온다. 약간은 맛이 갈듯한 늙은 배우, 혼인신고도 못한 부인 등

그런데 이 전개가 묘하다. 작가의 경험에 나온 작품이라고 하는데
늙은 배우는 자신의 욕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듯 보인다. 탐욕스럽다고 해야 할지 고집스럽다고 해야 할지
부인은 오랜시간 함께 연기를 했음에도 늙은 배우의 욕심(기사 작위를 위해)때문에 혼인신고를 못했다고 하고
드레서에겐 잘해주는듯 하지만 거의 시종부리듯 부릴뿐이다.
배우 제푸리에게도 배역이 바꼈음에도 돈을 절대로 올려주려 하지 않는다.
무대감독인 맷지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척한지 오래되었고
옥슨비는 자신의 작품을 봐달라고 하지만 한번도 보질 않는다.

스크루지영감같다고 할까? 비슷한점이라면 자신의 일에 혹독하고 냉정하다는 것
다른점이라면 죽을때가 되니 사람들이 용서를 해주기 원하며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노먼은 왜 이 노인에게 이토록 헌신 하게 되었을까? 당시엔 전쟁중이라 일자리가 없어서 매달렸을지도 모르겠는데
십몇년동안이나 그토록 충실할수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거의 로드 매니저나 다름없어보이긴 하지만 지금 시대도 아니고

그런데 그것도 한번의 계기로 모든것이 뒤집혀버린다. 이와같이 둘간의 관계는 서로의 신의나 애정보다는 주종에 가까웠다는 것으로밖엔
보이지 않는 반전이 좀 있는 연극이다.
보는 내내 어쩌면 드레서가 저 배우를 죽이지 않을까?란 상상을 하며 보게 되었지만 예상은 맞지 않았으나
그 끝의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는 기분이었다.

인간으로 자신의 노고를 전혀 알아주지 않았던 한 늙은 배우, 죽어버려 원망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린 허탈함
이정도면 인생이 송두리채 날라간듯한 공허함에 빠지지 않을까.

늙은 배우와 드레서간의 묘한 연결고리의 긴장을 보다보면 시간가는줄 모르게 된다. 오히려 좀 짧다고 느껴질정도다.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도 좀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란 생각도 들었지만 이정도선에서 끝맺음해서 멋진 극이 된것일지도 모르겠다.
포스터에서 나타나는 그 무엇과는 내용이 좀 달라서 약간은 섭섭한 마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짜임세 탄탄하며 틈이 없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공연도중에 어떤 남자가 궁시렁궁시렁 거리는데도 안전요원 하나 오지 않아서 관람에 큰 방해가 된 일이 생겼다.
하지만 여성관계자 한명 와서 말을 할뿐이었다. 대형 극장이고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면 안전요원이 와서 지켜야 하는거 아닌가?
그 사람이 미친척 하고 소리라도 지르며 공연을 망치면 어떻게 보상을 하려고, 이 사람이 떠드는 통에 두번이나 맥락을 잃어 난감했지만
극장 관계자라곤 힘 없어 보이는 여성 한명뿐이었다. 안전사고는 다 이렇게 안이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좀 신경쓰자~

출연 : 송승환, 김다현, 양소민, 송영재, 이주원, 임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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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8. 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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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뜨겁다. 이정도면 한낮을 버틴다는게 쉽지는 않은데.
다행이도 서울에는 수많은 미술관이 있다. 정동극장 바로 옆에는 가정법원(?)이 있고 시립미술관이 있다.
하지만 미술관은 썰렁. 3주는 지나야 새로운 전시를 한다는데 이렇게 오래도록 비어두다니 그래도 시원해서 용서

정동극장은 세실극장도 그렇고 그냥 낡은 티 팍팍나는 극장이다.
동내 할아버니 할머니들 모아놓고 약팔이 장수들이 공연할법한 그런 분위기. 그래서 좋다. 약간은 좁지만 아늑한기분이 든다.

사진을 못찍게 한다. 공연중도 아닌데 커튼콜때 배우들도 못찍게 한다.
보통 이렇게 하는건 뭔가 감추겠다는 의도인데 이럴거면 커튼을 쳐놓고 있다가 극이 끝났을때 커튼 내려오고
배우들만 찍어도 되는데 그정도마져 없다. 그래서 불안했다.

유료미술관도 그렇고 공연도 그렇고 이정도까지 사진을 못 찍게한다는 것은 똥냄새가 물씬 풍긴다.
제대로 된 그림이 거의 없어서 볼게 없거나 공연이 개판이거나, 저작권에 문제가 있거나 등
(관객이 마주보고 앉도록 설정된곳에선 관객 프라이버시차원에서 못 찍게 하는것이 충분히 납득이 됨. 이런 구조의 관객석이 싫을뿐)
혹시나 화원 사진이 나오면 안되서 그런건가?싶어 구글 검색을 하니. 씨브럴. 이미 기자들이 다 찍어서 쳐 올려놨다.
전체는 아니고 일부분만 나오고 있지만(이번것이 아닌 작년것인데 작은 소품마져 같은걸 봐서는 어느 창고에 잘 모셔뒀던걸까)

그래.. 음악극은 음악 한대목으로 모든것이 녹아내리지 않던가..
시작은 똥같은 기분이라도 가슴 녹는 노래 한자락 나온다면 모든게 사라지겠지 라며 보기 시작하는데..
첫장부터 개판이다. 어떻게 뮤지컬이란 이름을 달고 나와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를 알아들을수가 없냐
이 뮤지컬에서 노래는 경음악이었을까? 발라드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봐라 웅얼웅얼거리는지
귀에 칼같이 꼿히는 가사들 그러나 감미롭고 슬프고 어리석고 좌절 환희 모든것을 녹여낸다.
이것은 그 상황은 정확하게 전달해서 관객이 공감하고 감명받도록 하는 예술인데 빙신들같이 노래를 웅엉거린다.
하지만 결코 배우들의 문제로 보이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음향에 대한 이해가 똥인 사람이 셋팅을 했거나 정동극장 음향이 똥이거나여서
모두 망가뜨린 결과로밖엔 볼 수 없다. 멜로디도 그렇게 귀에 꼿히진 않는다만 가사와 상황과의 결속력, 공감대만 형성할수 있다면
왠만해서 감동받는 분야가 음악극의 특징인데 이 연극은 전혀 그러질 못한다.

노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가사를 알아들을수 없으니 저 사람의 감정상태가 도데체 무엇인지 지금은 왜 저러는지 알수가 없다.
그리고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발성이 이상하다. 초짜들이 뮤지컬배우들 발성을 귀로 듣고 따라하는거 같이 감정선이 전혀 살아나질 않는다.
100%그렇다는것은 아니고 전반적으로 그러했다. 뮤지컬이나 오페라가 어려운게(배우들이 하는 말임) 노래만 부르거나 연기만 하면 좋겠는데
노래도 잘 불러야 하면서 감정연기까지 같이 해야해서 유독 더 어렵다고들 한다.
그도 그럴것이 기타를 연습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기타치며 노래부르는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거기에 표정까지 붙여야 하고
주변사람과의 시선도 맞춰야 하며 관객의 반응도 살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복잡한 공연은 가급적 연령대가 있는 사람과 합작해서 같이 해서 서로 상보하면서 극의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우기는 입장인데 젊은이들끼리 모여 풋내만이 진동한다. 물론 내용 특성상 신선함도 전혀 없다. 차라리 완전한 창작물이면 그나마 좋았을것인데
도데체 그 이상한 발성은 어디서 배운걸까.. 늙은이 같은 발성.. 지금 생각해도 너무 이상하다.
(뮤지컬에서 늙은이 역활을 해도 그런 기교만 가득한 노래는 안하는데)

노래가 이해안되서 고아원이란것도 조금 지나서야 알게 되었을 정도니 뭐 말다한거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비밀의 화원이 90%고 10%정도는 배경이 고아원이고 성장드라마 같은 정도를 엮어놨다.
원작 비밀의 화원도 성장드라마 비스므리한데 배경도 성장드라마라니

다 끝나고 깜짝 놀랐는데 커튼콜때 기립박수들을 친다.
배우들의 열창이 끝났을때 박수한번 안치던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누가 벌떡 일어나며 선동했나?
누군가 선동하지않고선 이보다 훨씬 뛰어난 음악극도 기립박수가 잘 안나오는데..
나도모르게 내 입에서 순간 '억!' 소리가 나오다니 뭔가 좀 챵피한 기분도 들었다. 왜였을까? 다들 가족은 아니었을텐데

공연홍보와 배우 모두에게 좋은 커튼콜 사진조차 못찍게 하는 공연은
공연이 엉망이거나 라이센스에 문제가 있거나 꼴같지 않게 권위적인것이다.
그러니 볼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다른 훌륭한 음악극(뮤지컬)들이 많으니 그것을 보기 권함.
7만원이면 제법 큰돈인데 에휴

최소한 초연이 아니라면 음향도 좀 신경써주시길. 연주하는 분들과 음밸런스도 영..

출연 : 금조, 김서환, 박선영, 송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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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전시2021. 1. 2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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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52주미술관프로젝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선 각종 공연도 하고 갤러리도 있고 지하에는 이순신, 한글 박물관도 있다.

문화의 거리이고 광장으로도 훌륭한 곳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비는 너무 비싸다.


홈페이지 바로가기 →서울세종문화회관←, →지도 보기←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11. 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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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엔 회사 일도 많고 이런 저런일도 많고 연말이고 해서
마음이 차분해지질 않는다.
이럴땐 공연을 보며 좀 차분해지길 원하기도 하지만 나만의 욕심이겠지

극장에 앉아서 시작하기를 기다리는데 오늘따라 더욱더 의자가 불편하다. 몸 콘디션이 엉망은 아니지만
아무튼 불편한 의자에 앉아있는것은 기분이 좋지 않다.

조금 후 사회가 나와서 전반적인 설명을 하고 바로 시작하는데 역시나 어렵다.
그전에 대본을 두어번 읽어본적이 있어서 개략적으로 이해 할 수 있지만 그정도에 그친다.
한글이 만들어지고 배포된지 수백년이 지났음에도 한국사회에서 한문은 언제나 가득차있다.

별주부가 물위로 나오자 마자 1막이 끝났는데 이상할정도 짧다.
한 45분정도? 해설이 포함된 시간이니 한 30분만에 중간 쉬는 시간이 온것이다.
왜? 김수연명창 몸이 안좋은가.
두번째 역시 얼추 비슷한 시간만에 끝이 나버렸다. 역시 해설시간 빼면 공연시간은 35분정도일까?
이후 토끼가 수궁에서 살아나와 육지에서도 몇몇 사건 이후 여생을 잘 보냈다는 마무리까지 하니 6시정도에 끝이 났다.

시원스럽지만 두툼한 목소리가 매력적인데 애원성이 좋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창이 툭!툭! 끊기는 느낌이 강한것은 몸 콘디션이 안좋아서 그런건지 원래 수궁가의 특정 대목이 그런건지
여러번 본것이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색하다.

소리하는 사람들은 평생동안 다섯개의 판소리중 몇가지를 완창할까?

표현의 무게 무거워지고 깊어질무렵엔 목이 망가지고 몸이 쇠하여 더이상 못하게 되는것은 아닐까?

아무튼 자막이 없어서 이해하기 힘든 판소리라는 것을 듣기 위해 애쓴 나도 고생이고
어려운 판소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겠다는 일념으로 평생을 닦는 소리꾼들도 고생이란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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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10. 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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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상반기에 예정되었던 판소리 4편이 모두 취소 되고
하반기 첫 공연도 취소되어 이후 3편도 모두 취소되려나 싶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성세를 보여
취소되지 않고 다행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올해 처음 보는 판소리 공연이다.

심청가를 그 동안 몇번은 본거 같다 그런데 4시간을 한적이 있었던가? 아무튼 이번은 4시간 공연이다.

심청가는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부분을 넘어서면 그 다음부터는 내용이 거의 후반부라서 크게 지루함이 없는데
초중반부까지는 한문을 많이 알아야 하니 창자의 발음이 또박 또박해도 이해못할 내용들이 많다.

그렇지만 전라도억양에 판소리 특유의 발음까지 섞이니 심청가 대본을 두세번을 읽었음에도 대사가 귀에 들어올리없다.

이번은 왠일로 무대가 바꼈지면만 무대에 돈을 쓴 흔적은 볼 수 없다.
관객과는 불필요하게 멀고 4시간 공연을 보기엔 의자가 너무 저질이다.

그리고 역시나 자막은 어디에도 볼 수 없다.
말을 이해 못하겠다는 하소연이 주변에서 들여온다.

언제봐도 공연의 세부적인 기획은 그지같다. 그냥 저렴하게 볼뿐 모든 불편함은 관객이 감수해야 한다.

이번엔 코로나로 듬성듬성 앉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빈틈이 많다.
몇일전에 더 좋은 자리가 있나싶어서 예매를 눌렀더니 예매할수 있는 자리는 없던데
한칸씩 띄어 앉으니 자리가 널널하고 좋긴 하지만
이렇게 빈자리가 많이 있다면 관객을 좀 모아서 앉히게 하는 센스가 저들에겐 없는걸까?
관객이 모여있으면 공연하는 사람도 시선처리하기 좋을텐데
부채꼴 모양의 관객석이라 한 구역만 줄어들어도 서로 좋을텐데, 노인들은 앞쪽 빈자리에 좀 앉히고

아무튼 운영은 고지식한것을 넘어서서 좀 멍청해보인다.

그나저나 김영자명창의 소리는 정말 뛰어나다.
특유의 못알아먹겠는 발음은 좀 그렇지만 아니리에서 돋보이는 연기력이 일품이다.
몇시간을 노래 부르면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거의 안나올텐데 처음과 크게 다름 없는 힘을 선보이는데
69세라는게 믿겨지지 않을정도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뿜어내니 오히려 내가 힘에 부치는 느낌이 든다.

시작한지 한시간이 지났는대로 목이 안풀렸다고 하소연하실정도니
과연 후반부에 소리는 확실히 다르다.
오랜 기간 수많은 공연과 연습으로 다져진 기개를 느낄수 있으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들으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판소리는 한문이 많이 나오기때문에 이런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워서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계속 이대로 진행됬다간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질거 같다.

4시간동안 대장정의 끝이 났음에도 김영자명창께서는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조용히 관객을 향해 인사하고
들어가신다. 그것으로 이 훌륭한 무대는 끝이 났는데 품격있는 고수의 마무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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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1. 2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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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연을 보며 내가 국악에 대해 아는것이 너무 없는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된다.

명색이 한국사람이고 한국에 살고 있는데 한국 전통 공연이 이리도 생소할줄 몰랐다.

우연히 혜화동에서 보게 된 공연을 계기로 국립극장에서 하는 판소리는 가급적 보고 있지만
기반지식을 떠나 가사 하나 하나의 의미를 이해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였으나
조금씩 조금씩 넘어가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약간의 안도가 생기고 있는데

오늘 본 공연은 무엇일까

시작은 새해 맞이의 '맞이'인지 아무튼 굿으로 시작한다.
굿이란게 마을단위 공동체의 연례행사이자 잔치(파티) 하지만 내가 이해하긴 어렵다.
영화에서나 봤을뿐 실제를 본적도 없고 저들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멍하니 보는듯 넘길수밖에 없지만
언제나 그렇듯 리듬과 박자는 알게모르게 몸에 배어있다보니 자연스럽다.

그냥 이렇게 시작을 한다.

아이와 어른 한명이 틈틈히 나와 흥을 돋우지만 잘 보이진 않는다.

'미얄할미'라는 탈춤도 나오나 역시 처음 본것이라 저들의 요구를 받아드리기가 너무 어렵다.
탈춤은 테레비에서조차 거의 본적 없어서 훨씬 어렵던데 이런것은 도데체 어디서 찾아 봐야 하는걸까?

'동래학춤'???????
학춤이 이런거구나.........랄뿐이다.
특별한 감흥은 없다.

조선시대때 선비들이 몸풀려고 이런걸 췄나보다싶은 생각정도일뿐 아름답거나 곱다거나 그런건 없다.
심지어 한국 고유의 에너지도 잘 못 느끼겠던데 여러번 보면 그 맛을 느낄 수 있을런지
(시조의 음율과도 좀 거리가 있는거 같은데 한번보고 판단하기 어려움)

여기까지 공연을 보면 어떤 느낌이냐면...
외국 관광지 가서 관광객들을 위한 그 나라 전통 공연을 보며 의미 없는 박수를 치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무심결에 의무적으로 치는 박수, 두껍고 높은 벽을 느끼는 소외감

하지만 이것은 초입에 기분이 덜 풀려 생긴 현상일수도 있다.

'부채춤'
테레비에서 참 많이 본 장르지만 실제론 거의 본적이 없다.
제대로 된 무대, 조명, 의상, 실력을 갖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 기분을 잊을수가 없다.

교태라고 해야 하나? 아~ 저래서 저들을 기인이라 하는구나......
관능적이진 않은데 이상하게 야한거 같기도 하고 저들에서 눈을 뗄수가 없다.

의상이 눈에 강하게 띄지만 대조적으로 저들의 미세한 동작들이 모든신경을 자극한다.

부채춤? 이런 느낌은 왜 테레비에선 전달이 안되는걸까? 아이들이 색동옷 입고 나와 귀엽게 춤추는 정도따위만 생각했었는데
묘한 야함을 이렇게 보여줄줄은....

이런건 한국무용의 현대화라고 해야 맞을까
판소리 춘향전의 몽룡과 춘향이 한창 서로 붙어있을때 부르는 한대목인 '사랑가'인데
이것을 춤으로 표현한것이지만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어서 저들의 표현 하나 하나 한걸음 한걸음 모두 들어온다.
이후 춘향이의 고난이 시작되는것을 알고 있으니 저들의 사랑놀음이 측은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서로 좋아하는 애뜻함이 깊게 느껴진다. 나도 저런 사랑을 했었을까?

기억속에 있는 '장고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붉은 한복, 장고가 흔들리지 않게 동여맨 끈
다들 마른 몸들이라 장고가 상대적으로 커보이지만 그 누구도 장고에 끌려다니진 않는다.

이렇게 격조있고 절도 있는 춤이었던가?

장고도 단순한 북인데 허리춤에 동여맨 여성들이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그 모습에선
북은 오간곳 없이 아름다운 군무의 소도구로 변한다. 외국에서도 이렇게 리듬악기를 몸에 매고 춤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있던가
볼수록 매력적이고 악기들과 한몸이 된 저 기인들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렇게 강한 리듬을 곁에 둬도 심장에 무리없나?

'소고춤'은 여자들만 추는것인줄 알았는데 남자들의 강력한 파워를 뿜어낸다.
소고(작은북?)의 힘은 크지 않지만 리듬악기들이 그렇듯
춤을 돋구기 위한것으로 춤을 추기 위해선 멜로디보단 리듬이 더 필요한것일지도 모르겠다.

'기복의 삼북'??
아이일때부터 테레비에서 북 여러개 놓고 북 치며 춤추는걸 보면 '한개로 하면 안되나?'라는 의문이 들긴 했는데
오늘이라고 그 의문이 풀리진 않았다. 다만 춤을 자유롭게 추기 위해선 북이 한곳에만 있으면 좀 다양한 모션을 만들순 없을거 같다는 정도가 남는다.

북 세개를 놓고 계속 북을 치는 힘든 무용인데 모두들 몸이 가냘프다.
이쪽 세계가 그런것일까. 삐쩍 마른 사람들이 북 세개를 다루는 솜씨는 남부럽지 않으나
그럼에도 다들 마른 몸은 꽤나 신경쓰인다.(공연은 힘이 넘치는데 공연자가 힘없어보이면 이상하게 부조화같은 기분이 듬)

장고춤도 그렇고 남자들은 전혀 안그런데 여자들은 무슨 발레리나도 아니고 어쩜 그리도 말라있는것인지
한복은 몸의 라인이 드러나질 않아서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하던데
이들은 모두 면봉같은 몸들이란게 단번에 들어난다.(공연을 보는 내내 신경쓰임)

장고춤, 소고춤, 삼북도 그렇고 보면
외국에서 리듬악기류들은 대부분 전쟁 최면(?), 훈련용들이던데 한국은 아닌가?
농경사회에서 농사용은 멜로디(민요)를 이용하니 이런 북춤류를 사용하긴 어려울텐데
도데체 이 장르의 용도는 무엇일까

그리고 모두 삐쩍 마른 여자들뿐이다(소고춤은 강한 남자들)
기방문화가 있기때문에 이런 공연예술을 모두 여자가 차지했다고 하기에도 좀 그렇다.
(북을 기방에서 공연했다간..)

영화같은거 보면 왕 앞에서 공연하긴 하던데 그것이 내려왔다는것도 너무 제한적으로 보이고
유랑하며 공연하던 극단들이 탄생한 예술 장르였는지 모르겠지만 이 모든것들이 기분 좋고 경쾌하다.

마지막인 '풍물의 향연'
상쇠에 맞춰 수많은 악기들이 움직인다.
이 장르는 농악이라 해야 할지 뭐라 해야 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태평소(날라리) 멜로디 한개 이 외 모두 리듬악기들로 이뤄져있지만
그렇다고 리듬이 복잡하지 않으며 에너지에 끊김은 볼 수 없다.

저들의 모든 기운이 한국의 기운인가 싶기도 하고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끼가 가득한 나라인가?싶은 착각 마져 든다.
농경사회에 맞춰진 풍물이라도 조금은 과할정도로 강력한것은 넓은 대지를 밟았었기때문인지

땅이 이상한건지 한국사람만의 독특한 유전자가 있는건지 여하튼 좀 이상하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연극이 보고 싶었던 하루였는데 공연장을 나올때는
벅찬 감동과 내 삶이 너무 정적인건가?란 회한아닌 회한에 착잡해진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공연은 가급적 모두 봐보고 싶다.
내가 저 에너지 속에 있을수 없다면 한발치 떨어진 곳에 있으면 되겠지.. ^_^

추석에도 할테고 내년 설에도 할테니 기회 되면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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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12. 2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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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판소리 완창'으로 8편의 끝이 났다
그럼과 동시에 처음으로 판소리 다섯마당을 다 들은 날이기도 하다.

춘향전이 가장 많았고 심청전, 놀부가, 적벽가등 2년동안 채워졌지만 수궁가(별주부전)는
한편도 없었다. 왜 일까? 없어질 판소리중 한가지인가?

대사집을 읽어보면 소리꾼들이 하기 싫어할거 같은 기분이 든다.

일단 한시등 한문이 많아도 너무 많다.
현재 많이 쓰이는 한자도 아니기때문에 관중도 이해가 안되고
아마 모르긴 몰라도 창자중 그 한자들을 모두 외워 쓸수 있는 사람도 극히 없을것이다.

한자를 많이 쓴다는 것은 표의문자 특성상 음 하나 하나에 뜻이 들어있기때문에
간결하다는 것인데 이것때문일까? 시조 같은 음율이 대단히 많다. 물론 한시도 많다.

이러한것이 소리꾼과 관객이 멀리하게 되는 요인이 아닌가 싶다

그로 인하여 2년동안 단 한번 오늘 안숙선명창의 제자 3명이 분창을 하였는데
가사 특성상 한시간남짓 되는 분량도 가사를 잊어버리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쪽 계통이 제자라 해도 그들은 이미 베테랑)

이번 가사집은 해석도 똥같이 되어 있어서(한문 열개중 한개정도만 해석을 달고 나머지는 한문으로만 적혀있음)
읽어도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 모두 해석을 달아놨다면 본문보다 해설이 많았을게다.

조선 후기무렵 나왔다고 해설자가 말하던데 대사 자체가 자왈 뭐라 뭐라 뭐라.. 하듯 대화를 하는것 봐서는
다른것들과는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가사집을 보면 중국 문헌을 읽은 느낌도 들고

아무튼 동물을 의인화 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해설자는 당시 부폐한 사회를 비판한다고 하지만 동물들이 서로 자리 다툼을 하는걸 봐선
파벌싸움이 좀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용왕의 어리석음등을 보면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것을 빗대어 표현하는것인가 싶기도 하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지탄의 대상이 될까봐 동물들을?)

아무튼 이 작품은 다른 판소리들에 비하여 손을 봐서 현대 감각에 맞게 대사를 바꾸지 않으면
적벽가와 함께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되고 아이들 동화책의 우화로만 남게 될거 같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이후 판소리의 내용이 바뀐적이 있던가?

사람들의 언어는 계속 바뀌고 있는데 전통예술들은 조선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게 제대로된 현상인가? 보통 이러면 사장되지 않나. 이미 식물인간처럼 소생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다른 음악과 컬레버레이션이나 해서 튀어보이려 할뿐

안숙선명창을 포함해서 총 4명이서 나눠 하는데 4명은 조금 많다.
그리고 안숙성 명창은 토끼가 육지에 올라온 마지막 몇분정도만 할뿐인데
(이럴거면 최소한 포스터엔 제자 3명도 함께 찍던가..)

사람이 바뀔적마다 그 느낌이 모두 달라서 새로운 것을 듣는 신선함이 있지만
그만큼 연결성에서 조금은 생소해지는 기분이다.

그리고 이렇게 분창을 하게 되면 싫어도 실력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데
(비교를 한다는게 의미 없으나 비교가 될수밖에 없음)
관객에게도 그렇고 참여자들에게도 그렇고 과연 이게 좋은것인가?

차라리 2일정도 기획으로 절반씩 나눠 하는것을 어떨런지
왜 꼭 몇시간내 한자리에서 모두 끝내야 한다는건지 이렇게 예술가를
특별한 이유없이 혹사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

흥겹게 잠시 놀다 갈 수 있도록 기획하는것이 좋을텐데
판소리 완창은 소리꾼에게 이상한 미안함이 든다.

2019년 판소리 완창은 맽음 하였지만 귀에 전혀 안들어오는것을
어떠한 배려도 없이 생으로 들어야 하는 엿같은 기획을 언제까지 들어야 할까...
외국인들도 종종 보이던데 이들에겐 그냥 웅얼웅얼 아기들 옹아리같은 멜로디로만 들리지 않았으려나

내년엔 무대도 좀 바꾸고
지저분한 천정도 좀 가려놓고
무대를 관객쪽에 좀 더 가깝게 하고
자막도 좀 달자.... 월급만 받아쳐먹지 말고

그리고 오늘 2020년 상반기 판소리 완창도 예매하였는데 예매하면서 기분이 좀 더러워진다.
누가 나오고 무엇을 부를건지 전혀 없다.
뭐지?
'니들이 판소리를 아냐? 그냥 주는대로 쳐먹어라'라는건가?
위기의식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세금만 쳐먹는 기획자 놈들. 에이

분창 안숙선, 이선희, 남상일, 서정민
고수 김청만, 조용수, 조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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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19. 11. 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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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가는 이번이 두번째인가?
포스터를 보고 소리 김일구 명창은 젊은 분인줄 알았는데 실물을 보니 백발 노인

판소리란게 몇시간동안 쉼 없이 노래와 연기를 하는건데 아무리 평생 했다 하더라도
노인이라면 쉽지 않을텐데 노익장을 발휘한다.

그런데 해설자께서 김일구명창의 목에 핏대가 설때등 이상한 소리를 한다.
소리하는 사람들중 목에 굵은 핏대 안서는 사람 있었나 싶은데(남녀모두)
왜 이런 불필요한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다. 그만큼 내세울게 없다는 소린지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초기 몇십분정도는 목이 덜 풀렸는지 소리가 답답하다.
이건 거의 대부분의 소리꾼에서 나타난다.
서양음악처럼 무대 뒤에서 목을 풀고 나오기엔 너무 긴시간을 공연해야 하니 무리하지 않는건가
그래서인지 항상 초반엔 좀 그렇다.(내 귀에 솜뭉치 끼고 듣는거 같음)

이분의 목에선 대금의 청 소리를 들을순 없었다. 남창들만의 특유의 쇳소리를 좋아하는데 없다니
그럼에도 낮은 저음으로 깔리는 그 묵직함은 무척 매력적이다. 하지만 절정의 맛이 좀 덜하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판소리의 터무니 없이 넓은 대역을 원하는 장르와는 좀 다른 목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가 이 분 역시 퍼포먼스가 많이 발달하고 멋지다.
연극 그 자체를 보여주는 뛰어난 표현력이 있어서
소리는 연기를 뒷받침 하기 위한 수단처럼 느껴질정도다.

또한 리듬을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내가 끌려갔다 밀렸다 하는 숨막힘이 지속된다.

오랜 노력의 산물이겠지만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맛이랄까?
같은 곡을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색을 입혀 선사하니 항상 신선하게 느껴지지만
판소리가 다섯이야기밖에 없다는것의 섭섭함은 지워지질 않는다.
(현대물로 새로 만들어서 발표회같은걸 열면 안되나? 2시간정도로)

오늘도 여지없다.
이 낡고 오래된 예술은 아직도 그 태를 벗지 못하여 노랫가사가 귀에 들어오질 못한다.
당연한거겠지. 한문들이 즐비하니 음만 들려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런데 그 음조차도 잘 안들린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한국말로 잘 들릴수록 사람들의 호응도는 급격히 상승한다.

하지만 오늘도 이 극장에서 자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추임세를 하는 사람들은 적지 않았지만 역시나 대다수는 상황의 감정조차도 찾지 못하는것이 아닌가싶다.

외국 노래를 들을때 감미로운 음정은 들리나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모른다면
수박 겉핥기식 답답함이 깔리는데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같은 답답함을 안고 집에가지 않았을런지

판소리의 가장 큰문제는 한문이 너무 많다는 것
이것을 바꿔줄 소리꾼 어디 없으려나..

녹음이나 기록 보관용 촬영같은건 할거 같은데 이런건 어디서 다시 볼 수 있는것일까
설마 녹음을 안하는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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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