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3. 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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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리명창의 춘향가 완창을 국립극장에서 본게 언제인가 찾아보니 2018년 4월이었다.
난생 처음 완창을 직접 들어본것이고(그 전까진 음반으로만) 장장 6시간의 공연을 처음 본것이기때문에
행복한 고행같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때를 시작으로 이후 몇년간 국립극장에서 하는 판소리 완창을 열댓번 듣게 되었지만
이렇게 한나절이나 하는 판소리는 없었다. 관객도 힘들고 창자도 힘들어서일텐데
박애리명창께서 심청가로 다시 나왔다. 기대 되지만 문제는 5시간이라는 엄청난 공연시간.

12월에 하는 판소리 완창은 여럿이 나오기도 하는데 2시간 남짓. 길어도 3시간정도인데
무엇도 빼놓는게 아쉬운듯, 풀 버전을 관객들이 충분히 감상하실 수 있는 여유로운 템포로
공연하는데. 처음에는 '어! 그 동안 듣던 것 보단 좀 템포가 느린데? 아직 목이 안풀려서
천천히 하는것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분들이 조금 빠른 템포로 진행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정도로 각 대목마다 들어있는 주제와 함의를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뛰어난 구성이었다는 생각이다.
한국에서 춘향가와 심청가가 가장 인기 있다곤 하는데, 춘향가 같은 경우는 1995년 김소희 명창의 녹음본을
무척 좋아한다. 너무 슬프기도하고해서 잘 듣게 되진 않지만 아무튼 왜 춘향가를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충분히 느낄수 있지만 심청가는 솔직히 그렇게 느끼진 못했었다. 왜냐하면 아버지를 위해 인신공양을 한다는게
한국사에서 없던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조금은 과한 설정이 아닌가 싶어서였다.
그리고 김소희 명창께서 부른 춘향가 만큼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부른 명창도 없었다.
(그 동안 몇번정도 공연과 음반을 들어봤지만 대부분은 창 특유의 뭉게지는 발음은 그 속에 빨려들지 못하게 하는
크나큰 장벽중 한가지로 나가왔다.)

그런데

오늘 나는 심청가가 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그것을 알게 된거 같다.
장장 5시간 중 한시간정도 빼면 모든시간에서 눈에 눈물이 마를 시간이 없다.
이게 이렇게 슬픈 극이었다고? 시작부터 이렇다고? 춘향가는 초반부터 3분의1까지는 꽁냥꽁냥 핑크빛 물결이라
그렇게까지 애잔하지 않은데..(이 후 부터는 너무 슬픔의 슬픔의 슬픔)
심청가는 뭘까? 애초에 가난간 심봉사에 곽씨와 결혼해 곽씨는 생고생을 하다가 힘들게 자식을 얻었지만
자식 젖 한번 못 먹이고 죽은 엄마의 이야기. 그를 너무 슬퍼하는 심봉사 이야기로 시작하니
아니슬플수가 없는 시작이다. 이것을 약간은 느린 템포로 조곤조곤 또렷하게 관객 귀에 찔러대니
가슴이 안 흔들릴수가 없다. 창이나 노래란게 그 음률에 감정을 얹어 전달하기때문에 대사만 읽는다고
그 감성이 전달되진 않으니(구전문학의 특징이라면 특징) 대사집은 판 소리를 다 들은 후 읽으면
당시의 창자의 노래가락이 함께 오버랩되서 그 감정이 잘 살아나지만 이번엔 구입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조금 후회된다. 이런 감동이라면 다시금 꺼내고 싶을때가 있을텐데 그 그림자(대본)가 없다니.

기분일까? 한시간쯤 지나서부터 박애리명창의 목소리가 달라진게 느껴진다.
좀더 뻗어나가며 고음도 전보다 날카롭게 찢어내는거 같고.
소리꾼들은 한시쯤 불러야 목이 풀린다더니 정말 그런거 같다. 처음보다 훨씬 시원스럽다.
처음엔 '생각보다 목이 달라졌는데 연습을 너무 해서 그런건가'란 생각을 했지만
그럼에도 슬픈대목이 슬픔으로 밀려오는걸 보면 평생 소리를 공부한 사람들의 내공은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수행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노래방에서 혼자 한시간 노랠 부르면 목이 쉬어서 말 하기도 어려운데 이때쯤 되야 목이 풀리다니)

심청가는 해학스러운 부분이 심청이가 죽은 후부터나 좀 나오는 약간은 특이한 구성이다.
보통 문학에서 보면 이렇게 긴 시간 애환을 쌓아가는 장르가 있나 싶을정도로 좀 심하게 뒤흔다.
무엇인가 사건의 전개가 물 흐르듯 고저가 있으면서 점차 발달하다가 폭발하듯 터지고 마무리 되게되는 그런것이 아니라
끝도 없이 계속 슬프다. 각 대목별로 마무리가 있지만 다음 대목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된것이 아무래도 예전에는 한번에 모두 부르는 공연이 아니라 각 대목만 불러왔기때문에
그 대목에서 기승전결이 모두 이뤄져야 해서 그런것이 아닌가싶다.
그러다보니 어미가 죽기 전에 심청이를 안고 말하는 독백도 미치게 슬픈데
심봉사가 장례를 치르는 상여소리부터 모든 부분이 또 그렇다.

대부분 이렇게 몇 대목이 하나의 공연 시리즈 처럼 구성되어 있어서
슬프고 슬프고 또 슬픈 그런 이상한 예술 장르가 된것이 아닐까.

각색해서 나오는 요즘 공연들을 보면 이런 반복되는 플롯을 좀 바꿔서 나오는거 같긴 하는데 이 감성이 고스란히 오는거 같진 않다.
각 단원마다 주제가 조금씩 달라져서 그런것일수도 있고 현대에 잘 적응 못하는 문학일수도 있고.

고수는 세분이 나눠서 북을 잡지만 소리는 단사람 소리꾼 박애리만이 그 자리를 지킨다.
이게 좀 묘한 감정이 드는게. 한 사람이 장장 5시간을 혼자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있자면
힘듬이 전달되어 측은함이 생겨나서 위로해주고 싶고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싶어진다.

한시간정도 지나 목이 풀리고 서너시간 지나면 목이 지쳐지는게 느껴지는데 관객이 해줄 수 있는것은
박수밖에 없다. 한 대목 한대목 끝날때마다 힘차게 박수갈채를 보내는것이 전부.
이럴때 내 박수가 저 사람을 벼랑에서 떠미는게 아닌가?란 죄책감도 생겨난다.
'좀더 힘을 내서 내게 좋은 공연을 보여줘'라는 잔인한 아우성같은 박수소리들.

한 자리에서 한번에 판소리 한바탕을 완창하는 공연은 다른 공연과는 다르게
외로롭고 힘겨운 고단함이 관객석까지 전달되어 애처로운 심정이 공연장에 가득차는 예술이다.
이래서 공연 막바지엔 특이하게도 절정의 끝을 달려간다기보단
이 고행의 끝이 보이는 환희? 희망? 같은 관객과 창자가 함께 달려가는 묘한 일체감이 느껴진다.
고진감래, 동병상련과 비슷한 감정이라고 하면 되겠지.

이렇게 힘든 공연을 보고 나오면 다음 완창 공연을 또 볼 수 있을까? 란 걱정도 되지만
그럼에도 아니볼수 없게 만드는게 이런 가슴 벅찬 감동을 한번으로 끝내기엔 인생이 섭섭하니
다음 공연을 기다리지 않을수가 없다.

각종 매스컴이나 예전에 봤던 춘향가완창때는 몰랐는데 박애리명창께서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는 느낌을 받은 대목이 있다.
판소리란게 창자 의도에 따라서 각 대목에서 내용을 좀 늘리기도 하고 빼기도 하면서
분위에 맞게 조절하기때문에 같은 판소리라도 공연시간이나 창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판소리 자체가 엄청 길기도 하니 소리꾼 기억의 왜곡으로 한대목 빠뜨릴수도 있을수 있고 이것을 부드럽게 넘기는것도
소리꾼의 역량이라고 보는데 박애리명창은 이걸 용납하지 않는다. 심봉사가 맹인잔치가다가 옷을 모두 잃어버리고
한탄하는 대목이 실수로 빠진거 같은데 즉시 관객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되돌린다.
보통은 이렇게 안하고 슬쩍 넘어가기 마련인데 이렇게까지 한다니. 이 분에게 이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을까.
딸이 관객석에서 엄마의 공연을 보고 있다곤 하지만 딸이 모두 외우고 있진 않을텐데.
엄마의 완벽한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던걸까?
아니면 창을 가르쳐준 스승들에게 이렇게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걸까?
이도 아니면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일까?
자신의 실수를 되돌려 관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모습이 그러지 않은 사회에 던지는 일침같아서
다른 형태의 감동이었고 한 예술가의 인생을 이 한장면으로 상상하며 설명되는거 같았다.

구슬픈 특이한 한국의 노래들. 재즈도 흑인들 사회의 애환이 담겨있다고 하지만 남의 문화기때문에
깊이 와닿기 쉽지 않은데 내가 태어나서 평생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곳에서 녹아있는
소리 속에 담긴 정서는 어쩌면 한국사람들만이 느낄수있는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일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보는내내 외국 사람들이 이 말도 안되는 서정적 감정을 자연스럽게 체감할수 있을까.
재즈가 내 일부로 다가오지 않듯 판소리도 외국인들에겐 한국에 쏟아지는 자외선을 보호해주는 로션정도로 다가오겠지.

고된 무대라 며칠 더 해달라는 말 조차 말하기 힘든 한국만의 특이하고 고유한 공연예술이었지만
몇번이고 다시 보고싶은 너무 아름답고 훌륭한 무대였다.

소리 : 박애리
고수 : 김청만, 이태백, 전계열

-추신-
박애리 명창의 6시간 춘향가 완창 무대를 다시 보고 싶은건 욕심이지만 다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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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2.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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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공연은 봤는데 2025년엔 왜 안봤지? 2024년때 그렇게 좋은 느낌이 아니었어서 안봤나?

설연휴가 짧지만 그래도 5일이나 쉬는데 이번엔 두편밖에 예매를 할 수 없었다.
월요일은 대부분 쉬고 설 당일엔 아무래도 집에 가야 하니 예매 안했고
마지막 일은 하루정도는 쉬어야 하니 예매를 안했는데 이번엔 본가를 마지막날 가게 되서
월요일과 설 당일이 빈다. 그래서 오늘 보는 공연이 더욱더 소중하다. 물론 내일 보는 공연도 그렇다.

2024년에 본 관람기를 읽어보니 공연이 짧고 레퍼토리가 식상하다거나 한거였는데
이번 2026년은 구성이 분명히 다르다. 공연시간도 90분 남짓으로 길어졌다.

그런데 특이한것은 설은 음력 1월1일이기때문에 그믐이다. 그런데 왜 보름달을 바닥에 둔것일까?
우끼게도 첫번째 공연이 강강술래. 설에 하는건 좀 이상한거 아닌가?
더욱더 충격은 강강술래 노래를 1970년대 라디오 소리같은 오래전에 녹음된 음악을 튼다는것이다.
1972년 처음 공연예술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때 녹음된 소리인가? 왜 설에 강강술래를 하고
오래된 녹음본을 트는 이유가 뭘까? 이상한 녹음본을 틀거면 그 배경이라도 설명을 하던가
처음 녹음됬던 것이라거나 어떤 명창의 끝내주는 노래라거나
정원대보름도 원래 큰 명절이었다고 하니 강강술래를 한거 같은데. 엄동설한에 강강술래를?

공연이 시작하는데 그 어떤 안내 텍스트 하나 없다. 뭐 이렇게 공연이 엉성할까.

황당해서였을까. 강강술래는 관객들이 함께하기 좋은 공연인데
그누구도 리듬에 맞춰서 박수 치는 사람 한명 없다.

다음은 분위기 난감함 살풀이춤. 소복같은거 입은 분들의 묘한 춤들
역시 음향이 개판이다. 국립극장은 음향만큼은 웬만해서 좋은데 이렇게 거슬렸던적이 있던가.
공연장은 너무 덥고 정신이 너무 산만해져서 공연에 집중이 안된다.

선비들 춤 같은(학을 형상화 한거 같기도 하고)것도 나오지만 예전부터 의문점이
선비들이 이런 춤을 추며 놀았을까?이다.

유두(검무)에서 조금 기대가 됬었다. 현대 음악으로 컬레보레이션 한거 같은
좀 쌘 리듬이 뒷받침되는 검무라서 기대를 하다가 말아버린다.
도데체 음향감독이 누구길래 이딴식으로 흥을 다 죽여버리는걸까?
이런 리듬과 춤이라면 가슴을 울릴정도의 공연장내에 귀가 아플수도 있을정도로 음악이 가득차야 하는데
멋진춤을 확실하게 받쳐줘는 음악이 없어서 다 망쳐버린 기분이다. 간만에 새로운 시도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무척 아깝다.

그리고 아쉬웠던게 바로 장고춤. 이거 뭐지? 장고가 무슨 애들 가지고 노는 장난감 같은 소리가 나는 이유는 뭘까?
촤~ 소리와 덩~ 하는 소리는 오간데없이 그냥 첵!첵! 거리는 이상한 소리만 난다.
음향 밸런스도 맞지 않아서(이건 또 소리를 왜 그렇게 키운거지? 엿같은 음향설정 젠장)
장고춤은 리듬악기와 화려한 춤이 돋보이기때문에 인기 많은 품목인데 장고 소리가 개판이고
배경음악은 더럽게 커서 즐길수가 없다. 이 훌륭한 공연을 왜 이렇게 망쳐놓는것인지.
어떤놈이 초짜 음향감독을 대려와 앉혀놓은건지?

남자들이 북을 들고 나와 춤추며 북을 치는데 쓸모없는 음향이 사라지니 흥이 살아난다.
모든 사람들이 흥겨워 하고 좋아하는것에서 완전 다른 모습을 본다.
여기 온 모든 관객은 이런 분위기를 원했던듯 박수와 환호로 공연장이 공연장스러워보인다.

피날레는 고무. 여성들의 5-7고무는 화려하면서 흥겹고 아름답다.
엄청난 에너지로 압도당하고 마무리 역시 깔끔하게 암전되며 막을 내린다.
북의 특성과 안무의 화려함이 잘 어우러진 훌륭한 무대였다.

개판 일보직전인 음향과 설명 한자 없이 시작해버리는 진행연출(여러가지 공연을 섞은건데 자막으로 제목이라도 보여주면 안되나?)
설에 강강술래를 하는 특이한 공연 구성 그리고 더워서 옷을 벗어도 늘어지는 환경.
설이니 1년의 염원을 모두 담으려 한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찰떡같은 구성은 아닌거 같다.
그리고 무대도 작게 느껴지는것이 좀 답답함도 있었는데
내년엔 축제라는 제목에 걸맞게 가장 큰 극장인 해오름에서 하길 기대해본다.

그나저나 유두(검무)는 가슴을 후려치는 제대로 된 사운드를 깔고서 다시 보고 싶은데 언제나 또 볼수 있을런지.

출연 : 국립무용단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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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2. 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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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선보이는 토크쇼형식의 판소리 공연으로 사뭇 기대가 되긴 했는데
아무래도 진행이 매끄러운 TV토크쇼에 익숙해져있으니 조금은 거칠게 느껴진다.
시범적으로 한번 진행하는것인지 구체적으로 알순 내부 사정을 알순 없지만
계속 정규 편성을 하게 된다면 점차 좋아질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대화라는것만 놓고 봤을때이고

두 출연자 모두 이쪽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분들로 공연의 품질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분명히 의자에서 일어날때는 힘겨워 하는 모습이 역력한데
소리를 시작하면 그 힘겹던 모습은 오간데 없이 젊은이들 못지 않는 엄청난 파워가 뿜어져 나온다.
이것이 공연예술가들의 힘일까? 이들에게 무대와 관객은 생명이나 다름없어보였다.

김일구명창께서는 아쟁같은 악기도 출중한 능력의 지니고 계셔서
악기 연주를 하면서 관객과 은연중 밀땅을 하시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은 오랜 시간 노력한 자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같이 보였다.

적벽가, 심청가 한대목과 민요 그리고 마지막에 창극 춘향전의 한 대목을 부부께서 함께 공연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부분은 무척 인상깊고 감동적이었다.

판소리와는 다르게 창극은 연기의 비중이 높은 공연인데 나무꾼역을 맏은 김영자명창께서는
완전 다른 사람처럼 젊은 현역 배우 못지 않은 역동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이몽룡 역인 김일구 명창께서는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눌때는 부부의 대화가 좀 서먹서먹 하던데
창극에서는 어쩜 그리도 찰떡같은지. 평생 광대의 인생을 살아온 한 부부의 결정체를 보는 기분이어서
공연 막바지에 깊은 울림을 선사한 공연이었다.

좀 아쉽다면 두분 연세가 연로하시니 앉았다 일어났다 할때 힘겨워하는 모습에 나도 힘들다고 할지
꼭 바닥에 앉아야만 공연이 가능한건지. 테이블위에서 아쟁연주를 한다거 하는건 불가능 한것일까
아니면 바닥에서 일어날때 전동의자같은것으로 연주자가 힘들지 않게 일어날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장치를
고민하면 충분히 가능할것도 같지만 아직 한국에서 예술인에 대한 이런 배려까지 생각할 여력은 없는거 같다.

그리고 관객들의 추임세는 흥을 돋우니 좋지만 바로 옆에서 추임세를 큰소리로 질르듯 넣을땐
옆에 앉은 나로서는 대단히 거슬릴수밖에 없다.
좀 작게 추임세를 넣어도 다 들릴텐데 비명을 지르듯 큰소리를 내면 좀 그렇지 않을까.

이부분을 우리 마당놀이 문화에서 어느정도 해결해야 할 숙제같은 부분으로 보인다.
분명 관객과 소통의 한 부분으로 괜찮을수 있지만 현대 공연 구조는 이게 좀 맞아보이진 않는다.
(추임세를 넣는 분들은 아무래도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아보이는데
이런 분들은 좀 앞자리에 배정할수 있도록해서 공연하는 분들도 신나고 일반 관객도 놀라지 않는 구성이 어려울까?고민이 된다.)

이틀간 공연인데 왜 다른 구성으로 만들었을까?
평일 공연을 보기 위해 일반인이 두번이나 시간을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다회 공연을 하더라도 레퍼토리는 같게 하는것이 기본중의 기본이다.
무슨 판소리 축제로 매일 매일 다른 인물이 나와서 다른 공연을 하는것도 아니고
같은 명창이 나오는데 다른 구성을 만든다는것은 어이없는 것이다. 이것은 힘들게 시간내서 보러온 사람을
반쪽만 보고 가는거 같은 찝찝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이상한 구성은 좀 지양했으면 좋겠다.
왜 국악은 이런 형태로 자주 공연기획을 하는지

이번 계기를 통해 예술인들의 진솔한 얘기도 들어보고 공연도 보고
이런 무대는 국립극장보다는 국립국악원의 풍류사랑방 같은곳이 딱 적절한 무대인거 같은데
(국립극장 하늘극장은 토크쇼를 하기엔 좀)
이번 한번으로 끝내지 말고 계속 정기적으로 하는 공연이길 기대해본다.

소리 : 김영자, 김일구
고수 : 김태영
사회 : 유은선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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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1. 1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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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 무슨 호러인가 싶다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은 슬픔? 따뜻함? 감동?
자신의 몸을 내놓는다는것은 쉽지 않은일이다.
의학드라마에선 반드시 한대목을 차지하는게 장기 이식에 대한 갈등

전체 내용은 한 청년이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가 되었다는것과
24시간 후에 몇사람에 장기가 기증되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전체 흐름은 그 동안 봐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다소 식상한 줄거리다.
그 끝도 뻔하게 다 보이는 것이고 팜플렛, 리플렛 혹은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그 내용 이상도 이하도 없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1인극이다. 나는 1인극이라길래 모노드라마인줄 알았다. 완전한 착오.
1인극은 맞는데 수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사망자, 엄마, 아빠, 의사 여럿,간호사, 애인 등 얼추 열댓명은 되는거 같다.
이 모든 사람을 한사람이 다 연기한다. 왜?
모든 사람의 특징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면서 왜?
모든것을 혼자서 하면 감동이 배가 되나? 왜?
왜 혼자서 다 하고 있지?

이렇게 한사람만이 나와서 여러사람 역할을 하는 공연이 한국에도 존재한다. 바로 판소리
판소리는 소리하는 사람 한명이 모든 내용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구사하면서 극을 이끌어간다.
살벌하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공연예술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연극은 무엇을 위해서 저렇게 고행길을 가고 있는것일까?

모노드라마는 한사람의 인생이야기라서 대사량이 많아도 내용의 흐름이 일관되니 무리라고 생각되진 않아보이는데
한사람이 이 사람 저사람 상황, 배경, 인물 설명등이 별도로 다 붙는다.
그래서 나래이션이 엄청 많고 대사가 빠르다.(외국은 어떤가 싶어서 찾아보니 프랑스에서 한 연극은 1분남짓 되는 정도밖에 없었지만
빠르게 대사를 치진 않는데.. 프랑스에서는 두세시간 공연인가?)

아무튼 대사가 많고 빠른 나레이션, 이 사람 저 사람 약간의 특징정도 표현되기때문에 조금만 놓쳐도 저 사람이 누군가 싶다.

그러니 내용이 지루해지고 감동은 감쇄하고 집중은 잘 안된다.
프로젝터과 다양한 조명들로 심플하면서도 극적으로 멋지게 표현되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론 그렇게 극적이진 않다. 배우만 엄청나게 문주하다.

처음 연극이 시작할때 조명이 서서히 심장소리에 맞춰서 리듬감 있게 꺼지는 부분에선 엄청 신선했지만
연극의 감동은 이부분이 거의 끝이었다. 이후부터는 상황설명하랴. 인물 바꾸랴. 부산스럽고 책상위에는 올라가는데
저게 파도를 타는건지 자동차를 타는건지 병원 침대인지 무엇인지 정신없다.
외국에선 1인극을 했더라도 각색을 해서 한두명정도 더 투입해서 주된 인물 둘셋정도만 주연배우가 하고
나머지 자잘한 인물들은 다른 한두명이 커버하면 안되었나?
왜 저렇게 무리하게 혼자서 다 이끌어 가야 했을까? 감정 변화가 극적으로 바뀌지 않는이상 이놈이 저놈 같고 저놈이 이놈같을뿐인데

상황이 이러니 연극이 딱! 끝났을때 와~ 저 배우 엄청나네~ 라는 감정 외에
정작 이 연극이 표현하려던 주된 내용은 오간데없이 사라진다.
24시간동안 꺼져가는 한 생명이 다른 여러사람들의 신이 되어가는 과정은 맛볼수가 없다.

이 연극은 원래 배우만을 돋보이게 만들려고 제작된 연극이라면 어느정도 성공한거 같고
장기 이식에 대한 각 상황의 인물들을 심리묘사로 서사를 이끌어가는것이라면 완전 실패한거 같다.

작가는 혹은 편집가는 배우를 돋보이도록 만든 연극은 아닐거라 생각하는데.
적어도 프랑스에서 공연한것 유튜브에서 몇분정도 되는걸 봤을때의 느낌은 그렇다.
뭐 그렇다. 4명이서 시간 바꿔가며 공연하니 다른 배우들 것도 보고 싶지만
다른 배우것은 엄청 훌륭한 감동이 온다면 이것또한 엿같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싶어 보지 않는게 나을거 같단 생각이다.

왜 무대가 전혀 안보이는데 입장 후 사진을 못 찍게 하는거지? 커튼콜은 또 왜?
어차피 무대는 프로젝터로 다 표현하고 있는데.. 무대장치가 너무 없어서 관객이 안들까봐 그러는건가?
(연극은 무대장치 한개 없이 조명 딸랑 한개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할수 장르인데)

극장에 들어서는데 암막을 친것마냥 깜깜한데 그걸 못찍게 한다는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셀카도 안된단다?
도데체 왜 이렇게 또라이 컨셉을 잡는건지..

출연 : 김지현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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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1. 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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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하남에 있다는 것은 서울에서 하는 평일 저녁 공연을 보기쉽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다.
오후 7시 30분 공연이고 서울 중간쯤 위치한 남산의 공연장 하지만 하남에서는 2시간이상 걸린다.
그럼에도 이렇게 계속 본다는건 갈땐 괴로워도 공연이 끝나고 나올땐 흐믓하기때문이겠지

2025년 마지막 날의 공연이니 조금더 기대됬다.
저들은 프로기때문에 특별한 날이라고 공연이 더 좋다거나 하면 안되지만
아무튼 관객입장에서 기대하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어질더질'의 뜻이 소리꾼들이 이제 지쳤으니 그만하고자 할때 하는 말이라는데
실제로 들어본 기억은 없다. 마무리를 위해 이쯤에서 2025년 국립창극단 공연은 끝이란 소린지
2025년까지만 창극단 단원생활을 하는(정년퇴임 두명, 자발 퇴사 두명)사람들의 끝이 있어서 하는 소린지
(이 공연을 이번만 한것은 아닐테니 그냥 한해를 마무리 한다는 의미로 보면 될듯)

한국에서 국립이 운영하는 극단은 몇개나 되는걸까? 인원수도 제법 많아보이는데
각 지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예술단체를 모두 포함하면 제법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
특히나 한국에서 국악은 인기가 무척 없기때문에 국가가 운영하지 않으면
진작에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오늘 정년 퇴임을 맞는 두명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선생으로서 예능인으로서 나머지 생을 지금과 같이 살아갈수 있는걸까?
그렇다고 정년을 늦추자니 젊은 세대들의 자리가 없어지고.. 참 난감하다.
당사자들은 더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는데. 강제로 나가야 한다니..
(외국은 일본정도 그 외 나라에는 법으로 강제한다기 보단 연금 수령년도와 연계와 강제 퇴사 금지정도)

아무튼 공연은 사랑, 운명, 해학, 악, 비극 큰 주제를 놓고 여기에 해당됬던 창극들의 한 대목들을
발취해서 공연을 한다. 그래서 제법 가짓수가 된다. 이중에 내가 본건 몇편 안되는거 같다.
창극단이 이렇게 많은 공연들을 하는지도 몰랐지만 목록을 보면 관심이 가는 창극이라 하면
만신 정도가 좀 보고 싶다는 정도랄까..(2026년도 하려나.)

창극 갈라쇼같이 주제에 맞는 부분들을 선보이는데 시상도 한다.
물론 어느정도는 쇼의 형식정도로 보이는 수준으로 별 신경은 안쓰이지만
시상식 구조를 선호하지 않다보니 마지막에 떠나는 이들에게 공로패정도 주는건 그거려니 하겠는데
(내 돈내고 완전 타인이 상받는걸 왜 봐야 하는지 이해를 못함. 상을 내게 준다해도 입장료를 낸다그러면 안갈듯)
주제마다 시상식과 해설자가 나와서 일일히 호명하는 등 불필요한 일들을 전체 공연시간의 절반가량이나 할애 한다.

이런 구조였다면 나는 6만원이 받는 이 공연을 보진 않았을것이다.
보아하니 관객들도 다들 동종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주류인듯 보이기도 한데
동내 잔체에 시간과 돈 내가면서 이래야 하나 싶은 감정이 들기도 했다.
전에 관람 한적있어서 있던 공연들은 중간 토막만 선보여도 맥락을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것들은 상황을 알 수 없다. 게다가 창극이니 느낌도 달라서 해당 공연을 보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더 난감할거다.
그래서 갈라쇼같은건 많이 유명해진 넘버들이 주로 나오는게 아니겠나. 그래야 관객들도 함께 즐길수 있으니
내가 이들 공연을 거의 보지 못했기때문에 앞뒤를 상상으로 만들어가며 5분정도 되는 중간토막을 봐야 했다.

연말에 자신들만의 잔치를 왜 비싼돈 주고 보러왔나 싶은 생각이 조금은 들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왜 이런 공연이 6만원이란 적지 않은 돈을 받는걸까?라는 생각도 했다.
차라리 100%초대권으로 관계자들만 초청해서 시상식 하고 관련한 짤막한 관계 공연하는 형식으로 하지.
그리고 유튜브같은곳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면 다 같이 즐기는게 아니겠나.

내년에도 또 같은 공연을 할거라면 시상과 관련된 맨트는 전체 포함해서 10분이내로 끊자.
2시간 공연이라며 1시간을 시상관련으로 영상시청과 해설자 이야기가 차지하는데
이럴바에 공연시간은 1시간 먼저 하고 이후 1시간 시상식(볼 사람만 보는거로) 이런식으로 하던가
그리고 이렇게 길게 시상 할거면 관람료는 받지 말자.
자신들의 잔치에 엄한 사람들 주머니 털지 말고 그냥 초대권으로 알아서들 하던지 하시고
완창판소리 공연같이 이 가격-너무 저렴-에 봐도 되나 싶은 공연도 있지만 이번같은 공연은 돈 아까워 본전생각이 날정도였다.

그런데 '송년음악회'라고 하지 말고 '송년창극회'라고 하면 안됬나? 창극도 음악이긴 하지만
극에 가까운 것을 놓고 왜 '음악회'라고 붙인걸까?
엄연히 설명이 있었음에도 나는 왜 판소리 유명한 대목들, 단가 같은것을 들을거라 기대는 또 왜했을까? 에휴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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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2. 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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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의자가 이렇게 푹신했던가? 그런데 하필이면 한쪽이 죽은듯한 느낌의 푹신함이다.
로비에 있는 소파가 백만배는 더 좋아서 잠이 솔솔 왔지만 시간이 되어 잠을 더 잘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쉽지만 관객석에 앉아 잠을 깨고 있는데 기울어진 느낌의 쿠션이라니.

태풍이라고 하길래 태풍이 갖는 상징성 같이 몰아붙이는 무엇이 있는것인가 했다가
세익스피어 작품이라길래. 내가 이 사람 희곡은 거의다 봤는데 왜 기억이 안날까? 싶었다.

공연이 시작되는데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은것이 잘못이었을까?
실제 악기 연주자 둘이 나와 효과음을 내는데 북소리가 너무 커서 귀에 통증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마이크같은거 다 설치했을텐데 사이드에서 하고 소리 크기는 스피커로 하면 안되는 거였을까.
아무튼 이런 충격음에 귀가 아픈 사람은 앞쪽 자리는 꼭 피하긴 권한다.(이미 끝나서 소용없지만)

공연을 보는 내내 분명히 아는 내용인데.. 어디서 본걸까? 계속 궁금했다.
세익스피어 작품들을 본건 시간이 좀 됬으니 잊어서 기억이 안나는건지
영화로 봤던가? 연극인가? 아무튼 답답함과 내용때문에 크게 감동같은건 받기 어려웠다.

일단 세익스피어 작품 중 뭐랄까? 참 고민스럽지 않은 작품이다.
특별히 고뇌하는것도 없고. '한여름밤의 꿈'같이 동화같은 내용이라고 해야 할지...
대문호의 작품이라지만 내겐 그다지였던 작품이었다.(책이나 연극 모두 별로)

뭔가 심오함이 들어있는 작품이었을까? 자의식 반영이라고 나오기도 하고 당시 유럽인들을 비아냥거린다는
식의 해석도 있는데 막상 읽어보면 블랙코미디같은 기분은 별로 들지 않는다.
그냥 말년에 쓴 가십거리정도의 작품으로밖엔..(중편정도의 다른것들에 비하면 비교적 내용도 짧음)

작품이란것이 작자 본인을 투영하는 면이 있기때문에 자의식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다는것엔
별다른 이견이 있지는 않다만 아무튼 읽을때, 볼때의 느낌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연극 전체는 다소 코믹스럽게 구성되어져 있다. 요즘 신작이라고 생각하면 장르를 코미디로 봐도 될법하다.
인트로에서 모든 배우들이 나와 목을 풀고 연습을 하면서 분위기를 부드럽고 개방적으로 만들며 시작되는것을
보더라도 일단 관객의 장벽을 좀 허물어야 웃음도 나오는 법이니 그런거 같았다.
(코미디 장르에 관객들 긴장감을 풀기위해 많이 사용되는 방법임)

구성이 바뀐것은 크게 없더라도 멀티배우도 없는데 칼리반 같은경우는 모양을 좀 무섭거나 흉하게 해도 되는게 아니었나?
나머지는 모두 사람이고 마법을 써봐야 아이들용도 아닌데 특수효과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에 적절하게 사운드와 효과음 등으로 표현되지만 그럼에도 별다른 공감이나 긴장감이 생기진 않는 그럭적럭인 연극

국립극단 배우분들의 연기력은 두말하면 입아프겠지만 왜 이런 뭔가 심심한 작품을 왜 선택했을까?
세익스피어의 막강한 희곡들이 널려있는데.
각색이라 하는지 알수 없지만 고전도 아니고 현대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재해석한것도 아니고
어중띤 느낌이 강했다. 아예 1600년대 느낌 물씬 풍기도록 제대로 고전으로 나가던가..
(이러면 비용이 올라가서 그렇게까진 안한것인가?)

좋은 배우, 좋은 무대, 좋은 시설 모든것이 완벽했는데 딱 한가지 작품이 빈약했던 하루였다.
근데 나는 왜 이 작품을 기억 못했을까? 아무런 감동이 없었나?

출연 : 예수정, 구도균, 김나진, 김은우, 문예주, 박윤희, 성근창, 윤성원, 이강호, 이경민, 하재성, 홍선우, 황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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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2. 22.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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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는 근래엔 좀 뜸했다.
이유는 아무래도 좀 길고 가사가 한문 그자체인경우가 많아서 어렵기도 하고
몇시간동안 창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좀 안쓰럽고 나도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국립극장은 음향이나 무대는 훌륭하지만 의자는 별로기때문에 서너시간 동연을 본다는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오늘 공연은 3시간 공연이었는데 특이한것은 중간에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것.
3시간 공연인데 쉬는시간이 없다고? 주로 관객은 노인층이 많은데?

판소리 공연 문화가 특별히 쉬는 시간이란게 주어지는 공연은 아니다.
한국의 마당놀이란게 화장실가고 싶으면 그냥 다녀오면 된다.
이런점이 아무래도 서양 공연예술과는 많이 다르긴 하다. 조선시대에 무대라는게 특별히 있던것도 아니었고
실내악도 아닌 고관대작들 혹은 부자들이 초정하면 마당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듣고 즐겼던 문화니
(영화 '서편제'를 보면 소리꾼은 돈있는 양반이 불러오지만 모든 사람이 다 듣도록 열어둔다)

일반적인 무대공연이 익숙한 나로서는 3시간은 그냥 참는 시간이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을 다녀오는거 같다. 물론 한시간마다 해설자가 나와서 해설을 하는데 그때 잠시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별다르게 시간을 정해두진 않고 이때 다녀오라고 해설시간엔 관객석도 불을 환하게 켜둔게 아닐까싶다.

언제부터 홀로그램 아닌 홀로그램이라며 프로젝터로 돌아가신 분들의 영상을 틀어준다.
40주년이다보니 완창판소리에 출연한 모든 분들을 보여주는듯 싶다.
특이한것은 내가 알고 있는 분들이 제법 있다는 것인데 판소리를 들은게 몇년 안되는데
어떻게 알고 있는것인지는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알게모르게 TV에 나왔었기때문에 알고 있는것일텐데
조금은 특이한 기분이었다.

공연은 한분당 30분정도씩 총 6분의 명창들께서 나오시고 고수는 두분이 맏으셨는데

김영자 '수궁가' 중 '토끼 배 가르는데 ~ 세상 나오는데'
조소녀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 대목'
성준숙 '적벽가' 중 '적벽강 불 지르는데 ~ 장승타령'
유영애 '심청가' 중 '추월만정 ~ 황성 올라가는데'
정순임 '흥보가' 중 '제비 강남 가는데 ~ 박 타는 대목'
김일구 '적벽가' 중 '동남풍 비는데 ~ 자룡 활 쏘는데'

이런 레퍼토리였다. 이중엔 정순임 명창께서 올해 여든다섯이란 연세가 믿기지 않을정도로의 열정 그자체를
선보여서 보는 내내 감탄에 마지않았다. 젊은 사람 못지 않은 파워와 오랜 공연에서 익혀진 노련미까지

오늘은 40주년 기념 공연이므로 원로 명창분들만 나오셨기때문에
분위기가 무거우면서도 기분좋은 그리고 멋있고 아름다운 인생의 한장르를 보는거 같아서
소리보다는 예술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된거 같아 눈물이 조금씩 조금씩 흘러나오는걸 닦느라 신경좀 쓰였다.

개인적으론 사람들이 은퇴란것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힘들어서 쉴 지언정 자신이 평생 해왔던것을 일어서기도 힘들어하는 석양의 끝 자락일지라도
소년, 소녀가 무대에 처음 오르듯 한껏 긴장된 심정으로 공연해주시는 저들처럼
다른 모든이들도 그 끝까지 처음의 설램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던 시간으로

너무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끝에 다같이 모여서 인사해주셨으면 사진이라도 한컷 찍었을텐데 그런 커튼콜이 없다는게 아쉬웠던 진행이었다.

소리 : 김영자, 조소녀, 성준숙, 유영애, 정순임, 김일구
고수 : 조용안, 이태백
해설 : 김성녀, 최동현, 유은선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1. 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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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무용을 전혀 이해못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공연을 본다는 것이 맞는지 때로는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계속 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역시 어렵다.
프로그램을 1층에서 나눠주는데 있는지를 몰라서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로 보게 되었다.
국립극장 예매 페이지에도 상세한 설명은 없었기때문에 더욱더 모르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크게 불안하거나 불편한 기분은 없었다. 무용이란게 무엇인가를 예술로서 형상화하는 것이니
보면 알겠지라는 막연한 오만함과 나태함 그리고 더 이상 무엇인가 할 수도 없었기때문에
편안하게 받아드리자는 심정으로 보기 시작

총 세명의 안무가가 각 한편씩 총 세편으로 구성된것이고 서로 연관성은 없어보인다.
처음은 죽 페스(Festival of Dance & Goodbye)인데 필멸의 존재로서
수많은 철학자, 예술가들이 논한 바로 그 장르 죽음에 관한것이다.
이 작품에서 전재는 사후에 무엇인가 있다는것인지 단순히 망자를 위한 장례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준것인지
무용을 보면서는 전혀 알 수 없다. 사람이 생을 다한다는 것이 축제가 되려면 사후 세계가 있어야 하는데
동서양을 불문하고 모두 있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문제는 누구도 갔다가 온 사람이 없다는것이고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또다른 세계로의 탐험이 낭만적인 서사는 아닐거라는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떠나가는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사이에서 축제보다는 한국처럼 상여소리 같이
값지게 보내주고 남겨진 자들은 그 시간만큼은 충분히 슬퍼해주는 것이 상황상 가장 적합한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입장에서 이번 무용은 확실이 이해하기 어려웠고 무엇을 나타내고자 하는지 무용의 무지함으로서
거의 와닿는것은 없었다.(주제 특성상 꺼져가는 한 인간의 희노애락이나 남겨진 자들의 숙명같은 무엇도 크게 느껴지진 않았음)

단지 저들의 무용속에서 힘겨움같은것과 막판엔 정말 축제같은 분위기긴 했는데
나는 이것이 어떤 생명의 탄생과 고난의 과정을 지나 해탈같은 흐름의 순환이 아닌가란 느낌을 받았다.
생명의 순환의 의미로서 축제라고 한다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무용이었다고 보여진다.

두번째는 옷(Beneath the cloth)인데 시작할땐 신선한 물속의 묘사에 놀랐었다.
옷걸이가 낚시 바늘이었는지는 몰랐지만 아무튼 해초같은 그 풍경은 상상을 너무 자극해서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다.
그 이후부터는 잘 모르겠다. 수많은 옷들. 그것을 고르고 있는 어떤 존재들. 상호 연계가 되지 않아보이긴 하는데
주제가 단순해서 표현이 더욱더 난해한것일까. 시간이 흐르고 저들은 끊임없이 갈망하고 무엇엔가 쫓기듯 괴로워하기도 하고
웬지 기뻐했던 기억은 나질 않는걸 봐서는 옷이라는것은 나를 가리고 변화하는 용도로서 남에게 나를 감추기 위함이니
그것에 대한 허무함 등을 표현한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것들을 잡아내면 훨씬 좋은 관람이 될 수 있었겠는데
사전 지식이 없이 보는것은 역시 힘들다. 장이 바뀔때마다 한줄정도씩 자막을 넣어주면 안되는 거였을까?

마지막은 너머(Beyond) 인데 가장 난해하고 가장 전위적이었던거 같다.
제목부터가 저 너머에 무엇이 있다는 것인지 수많은 복선들을 내포하는 제목이라서
희망도 있을수 있지만 절망또한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우주같은 제목이다보니
표현또한 이해하기 무척 어려웠다. 이 작품이 오히려 페스티벌 같이 보였는데 훨씬 다채로운 넓은 설정때문에
무엇을 해도 크게 어긋남이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어두운면부터 시작해서 쾌락의 정점까지 올려놔도 되서
곱씹어 생각하면 그 범주내에 있었던 훌륭한 작품같은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것은 내 멋대로 생각한 것일뿐 정소연 안무가의 의도와는 많이 벗어났을것으로 본다.
그리고 기분탓인데 여성으로서의 상징성도 많이 표현된거 같기는 한데 꼭집어 말하기는 어렵고
느낌적 느낌이라고 할지 아무튼 생물학적인 여자로의 묘사가 좀 들어간듯해서
보면서 약간의 벽이랄까? 내가 남자라서 느끼는 어색함이랄까? 뭔가 아무튼 이질적인 기분이 좀 들긴 했다.

이렇게 총 세편이 100분동안 공연되는데 암전 상태가 좀 길어서 긴장감이 깨지는것은 좀 아쉽기도 하고(인터미션은 없음)
각각의 연계성이 없다보니 생각의 틀 혹은 준비상태 역시 리셋되어야 하기때문에
공연이 시작되도 다시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다지 좋은 구성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 공연을 한국무용이라 하는건지는 모르겠다.
그냥 현대무용이라 하면 안되는건가? 한국 정서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것일수 있지만 그것을 골라내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적어도 내가 춤을 엄청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이상 연결점을 자연스럽게 느낀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현대무용공연도 내게는 난해함의 연속인 일종의 실패담이지만 뭐 계속 보면 무엇인가 팍! 오는 기분이 들겠지.
안오면 말고.

출연 : 국립무용단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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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1. 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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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공연은 집회가 있어서 안하는거겠지.
덕분에 쉬는 일요일도 나오게 만드는 세실극장
이상하게 이곳에서 하는 연극들은 웬만하면 다 보고 싶다. 결과가 어떻든

요즘은 연극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는지 좌석이 점점 뒤로 밀려나는 기분이든다.
제법 일찍 예매한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자리는 늘 없다. 아주 운좋은거 아니면 희박하다.
그래도 볼 수 있으면 그걸로 된거 아니겠나.

내가 좋아하는 호텔로비 배경. 하지만 카페같은 분위기의 로비. 난 폭신한 소파가 놓인 로비 배경이 좋은데
브라운톤의 약간은 어둡고 조용하지만 적막함과는 거리가 있고 약간은 사람들이 있는
대충 카페같은 로비에서 어떤 칠십이 넘은 소설가 윤숙(백현주)이 무화과에 대한 불만을 프론트 직원에게 항의하면서 시작한다.
무화과는 물러도 맛있는 과일(과일이라 해야 하나?)이긴 하지만 아무튼 여지것 먹어보지 못했어서
기대를 했다는 소설가는 어떻게 이게 물러서 안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까?

글쓰는 사람들 특유의 집요함이랄까? 꼬투리 잡듯 프론트 직원을 괴롭히는듯 보이지만
약간은 웃기기도 해서 동화되지않고 웃음으로 지나갈수 있었다. (프론트 직원과 교감되는 순간 짜증으로 바뀔지도)

그런데 나이 칠십이 넘은 여성이 결혼을 안하면 이상한것일까?
당시를 생각하면 그때는 수근거렸을지 몰라도 지금시대에 그게 특이하게 받아드릴것은 없을거 같은데
젋은 여성은 신기해 하는거 같다. '비혼주의자'란 말도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나 또한 결혼을 안했지만
결혼을 안하는것은 그냥 안한거지 비혼주의 뭐 이딴 유치한 발상에서 시작된것은 아닌데
오히려 결혼을 하는것이 그 동안 없던것에서 무엇인가 만들어가는 것이니 확고한 신념같은게 필요할텐데
그러면 '결혼주의자'란 말이 오히려 타당한거 아닌가? 아마도 비혼주의자란 말은 결혼한 사람들이 미혼인 사람들이 부러워
시샘하며 만들어낸 단어가 아닐까싶다. 태어날때부터 미혼이고 그냥 그대로인데 비혼주의는 무슨

이 소설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며 자신이 마무리하고자하는 소설을 마무리 하려 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소설 속 인물의 주최가 누군지는 모르겠다. 물론 특성상 소설가 본인이겠지.
전체 흐름상 큰 의미는 없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분량이 적지 않아서
궁금함을 뒤로 밀어버리기엔 좀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이 호텔에서 청소일을 아주 오랫동안 했다는데 그 후엔 다른일을 한건가?(소설로 먹고사는것은 아닌듯 싶음)
어쩌면 성주신이나 지박령같은 존재인가? 호텔에서 일을 하다가 죽어서 그곳에서 남아있는.
일단 배경은 좀 이러한데 매끄럽게 납득되는 설명은 없기때문에 그러려니 하며 넘길수 밖에 없으나
크게 거슬리거나 하진 않고 소설가 본인의 이야기들도 제법 나오기때문에 궁금한정도이다.

비혼으로 살길 원하는 젊은 여자 김(백소정)과 이 사람을 무척 사랑하는 친구 윤(경지은)
이들의 관계는 동성애일수도 아닐수도 있는데 사람이 결혼을 하면 가정에 충실하게되지만
미혼일경우엔 친구와 나에게 충실하게 되기때문에 이런 관계는 어떤 상황이던 특별하거나 특이하지 않다.
나도 그래왔고 다른 미혼자들 모두가 그럴것이기때문이지만 끊임없이 갈등은 한다.
수많은것을 홀로 선택해야 한다는 고독감이 24시간 따라다니기때문인데 이것도 어느순간엔 무시가 가능하다.

그리고 소설가는 자신이 결혼을 안한이유는 책임지기 싫어서라고 한다.
역시 충분히 납득이 되는 심정이다. 무엇을 선택하던 그 길에선 잃는것과 얻는것이 공평하게 분배되기때문에
책임이라는 것을 잃게되면 홀가분함을 얻을수 있고
고독이란것이 버리고 가정이란것을 얻게되면 딱 그만큼의 중압감과 책임도 함께 따라오니말이다.

교인(류경인)은 그것을 정확하게 바꿨다. 아니 바뀌었다.
어머니로서의 삶이 사라졌지만 자식의 그리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버린 본의 아니게 바뀐 삶.

우리는 이런 세상을 살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시간속의 갈래란것은 어떤것을 놓고 다른것을 잡는 행위의 연속이므로
소설가처럼 미완성 상태에서 완성을 위한 행보는 아름다운 저녁 노을같은 끝을 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일것이다.

연극이 전체적으로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거칠거나 과격하지 않고 소설가는 끝까지 차분함을 잃지도 않는다. (작가 기억속엔 이런 안정된 모습의 노인이 있었나보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관객에게 웃음도 선사하는데 이 웃음이 인위적이지 않는 생활에서 나올법한 소박한 웃음들로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지 않는 좋은 요소로 작용한다.

내가 좋아하는 배경과 분위기, 따뜻한 대사들, 가슴절절한 감정변화들, 다양한 소재가 지루하지 않게 연결되어
집중하면서도 피로하지 않은 벽난로 앞에서 사람들과 오손도손 이야기 하듯 추운날 잘 어울리는 연극이었다.
약간은 강한 부분도 있었지만 오래 남지 않도록 배경전환 기술도 뛰어나고 멋졌다.

그런데 왜 밤에 무화과를 먹는거지? 생각해보니 왜 제목이 이런건지 모르겠네..
그리고 자막이 외국인이 미국말을 하는걸 영어 자막으로 올리면 자막을 보라는걸까?
보통 자막은 관객이 볼수 있는 언어로 번역되어 표기되는 것을 자막이라 하지않나?
특이한건지 실수인지 뭔지 모르겠다. 특히 마지막에 화를 내며 뭐라뭐라 할때 뭐라뭐라 한건지 못 알아들으면
좀 섭섭하지 않나? 아무튼 그러하다.

출연 : 경지은, 김의태, 남동진, 류경인, 백소정, 백현주, 송민규, 양대은, 이미라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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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5. 11. 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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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춤이란게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이럴려면 다른 나라의 춤들 역시 고려해봐야 할텐데
이쪽으론 워낙 문외한이기때문에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난감할때가 많다.
특히 현대무용은 난해하기 이를때없다. 과거로 넘어갈수록 추화상가 덜되었다고 해야 할지
그래서 직관적이라 할수 있지만 한국춤은 처용무같은걸 봐도 도통 모르겠는걸 봐서는
한국춤은 오래전부터 이미 크게 발전되어있던게 아닐까란 생각도 해본다.

한국의 전통 춤 축제라곤 하지만 극장에서 하는 춤 공연인데. 국립극장 앞 넓은 광장도 있으니
이런곳에서 대대적으로 공연 해도 좋을듯한 가을이지만 고정된 공간에서 일방적인 시선을 줄수밖에 없는
극장 공연은 한국춤과는 무엇인가 맞지 않는 기분이 든다.

그 내면은 알 수 없지만 춤에 사용되는 음악은 멜로디보단 리듬이 강하고 한국 리듬악기는 강렬함때문인지
어떤 리액션(추임새)이 필요할거 같은데 의자에 앉아 일방적인 관람형태로는 그게 참 어렵다.
노동요라고 하나? 노동할때 부르는 노래로 민요같은것들인데 이런것도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고된일을 좀 잊으며 노동 효율도 올리는 리듬도 곁들이 등 대부분이 이러하다. 심지어 상여소리도 그렇고

이번 축제에 나온것 중 몸이 들썩이지 않는것이라고 하면 첫번째였던 '신태평무'정도
태평무는 아무래도 폼세가 일반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장르는 아닌거 같고
나라의 안녕을 위한것이니 궁중무용의 형태여서 관객은 마음편히 보면 된다. 각각의 춤사위는
나름 다 상징하는 바가 있겠으나 이것은 내가 공부를 안해서 아쉽지만 더 깊이 더 감동적으로 볼 순 없었다.

그리고 복개춤은 굿의 형태지만 관람용으로 잘 편집된듯 싶어서 역시 엉덩이가 들썩인다거나 하진 않았다.
기복적인 요소가 있다지만 그 상징성까지는 알아듣기 힘들정도로 한국에서 굿은 많이 사라져가고 있는거 같다.

나머지들이 문제인데 강렬하고 끌어내는듯한 리듬들과 춤사위
관객들은 박수로 리듬을 맞추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할정도의 흡입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일방적인 이러한 무대의 공연예술로 바뀐 지금의 문화에서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관객들의 처지는 난감하다.
한국사람의 흥이 많다고 하는데 이런 문화때문에 흥이 많아진건지 흥이 많아서 이런문화가 만들어진건지
지금은 흥이 사라진건지..(현대 음악 콘서트에서 열광이 남다른걸 봐선 형태만 바뀐거 같음)

전통춤, 전통 무대 예술 분야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난제는 바로 마당놀이로 발전한 이 문화를 어떻게하면
현대적 극장에 맞게 각색할것이냐 또는 모든 극장을 마당놀이 극장처럼 만들것이냐에 달려있다.
아마도 후자는 어려울테니 각색해서 앉은 상태에서 박수정도로 해결하도록 노력하지 않을까?
대중가수들의 콘서트 공연처럼 국악도 모두 뛰면서 놀수 있는 그런 공연은 쉽지 않을거 같다.

이 숙제가 풀리면 한국의 전통공연예술을 르네상스가 찾아올것이고 아니면 희나리처럼 지리하게 이어가다가 사그러들겠지

보통 축제라 하면 굴직한 주제 혹은 슬로건을 놓고 거기서 파생되는 공연을 펼친다. 헌데 이번은 분명 축제라고 걸어놨지만
느낌은 춤 경연대회같이 보인다. 그래서 서로 장르의 연계성이 없다보니 다음 팀 다음 팀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좀 나태해진다고 할까?
다음 공연이 기다려진다기보다는 관광지에서 하루 종일 공연하며 관광객들 시선을 끄는 공연같이 보인다.
이런 공연의 특징이나 문제점은 지금 보는 공연이 다음 공연의 궁금증을 발생하지 않는다는것에 있다.
그래서 중간 한개만 보고 극장을 나온다고 해도 전혀 아쉬움이 안생길거 같은 식상한 흐름같은 기분이 든다는것이다.
물론 각각의 공연은 더할나이 없이 훌륭하고 멋지고 아름답다. 하지만 호기심, 궁금증을 자아내기엔 부족하다.

다음부터는 무엇인가 굴직한 주제 한가지를 놓고 각 지역 무용단들이 해당 주제에 맞는 춤들을 가져와서
서로 흐름에 맞게 설정해서 전체 줄거리가 놓고 시작부터 끝까지 어떠한 이야기 한편 보고 나오는 기분을
전해주는 방향의 구성이 되기를 내년엔 기대해보고 싶어진다.

이번 공연에서 특이했던게 천안시립무용단의 덧배기춤이란건데 현대무용과 접목된듯한 화려면서도
처량한 그리고 밝지만 그레이한 춤에서 묘한 희노애락같은게 느껴진다. 동서양 컬레보레이션인지
원래 한국 전통 무용에 이런 묘사들이 있는지 짧은 설명문구만 봐서는 알 수 없지만 무척 신선하기도 했고
낱설기도 했다. 전통이란것이 곰팡내 나는 그대로를 앞으로 계속 그대로 하라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바뀌고 바뀌면서
과거와 현대 그리고 미래까지 이어져 가는것이니 저들의 도전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이틀간 공연하고 겹치는 공연이 없기때문에 4시간 축제 공연이라 해도 되지만
아쉽게도 두번째날 것은 티켓을 구매 못해서 볼순 없었다. 하루에 모두 해달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한 이주 정도 나눠서 두번정도 공연하면 안됬던건지 아쉬움이 생긴다.
회사를 다니는 입장에서 거리도 있고 끝나면 피곤함도 있어서 티켓이 있더라도 이틀 연속 보기에도 쉽지 않기때문에
한주에 한편씩 볼 수 있고 같은 공연을 두번 이상 하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으니
전통춤의 저변을 확대하는데도 좋아보이지만 어찌된일인지 전통 공연은 하루 딱 한번씩만을 할 뿐이다.
어떤 정책이 있는건지 이유는 알 수 없다. 국립국악원에서도 그렇고 국립극장에서도 그렇고 다른 대형 극장들도 그러하다.
반면 서양 고전은 웬만해서 한번에 끝나진 않는다. (연주 리사이틀 같은 경우 혼자 하기때문에 단 1회 공연이 많긴 함)

이런 훌륭한 공연이 단돈 만원이니 티켓 구하기가 얼마나 어렵겠는가?
이마저도 할인 혜택이 들어가면 몇천원 수준이고 여기에 자동차까지 있으면 주차료 5천원을 할인해주는데 이러면 무료나 다름없다.
너무 많은 횟수를 하는건 무용가들도 힘들테니 장르 특성상 두번정도라도 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좋은 공연을
좋은 극장에서 안락하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좀더 주길 기대해본다.
(1회 공연으로 끝나는건 기획자나 무용가 입장에서도 너무 아쉽지 않나?)

출연 : 국립무용단, 남도국악원, 경기도무용단, 대전시립무용단, 천안시립무용단, 인천시립무용단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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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