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9.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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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틀전까지만 해도 너무 더워서 하루에 세번은 샤워를 했어야 했는데
어제밤부터 갑자기 추워지더니 오늘은 반팔이 어색할지경이다.
오전에 들른 미술관을 나와서 좀 거니는데 갑자기 오한으로 온몸에 땀이 흠뻑
찬바람에 땀이 마르니 엄청 추우면서도 땀이 멈추질 않는다.
갑자기 왜 이럴까? 몸살이라 하기엔 좀 다르고 코로나가 이렇게 갑자기 오진 않을텐데 미술관에서 마신 물이 잘못됬나?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걷는것을 포기하고 광화문에서 혜화동까지 버스를 타고 갈수밖에 없었다.
연극을 못 볼만큼 힘들진 않았으나 땀이 좀 흥건해져서 신경쓰였으나
다행인지 무엇인지 혜화동에 도착할무렵엔 몸살기운이 싹 사라졌다. 왜일까. 왜 이럴까?

아르코극장에 들어가 천천히 기다리며 곰곰히 생각을 해보지만 날씨도 너무 이상하고 내 몸도 너무 이상하다.
밖에선 여자들이 무슨내용인지 잘 모르겠는 시위를 하고 있다.(패미니스트들인거 같은데 주장하는것을 쉽게 풀어써주지)
이런 시위를 촬영 할 마음은 없지만 '촬영 금지'란 팻말을 들고 있던데 이게 정당한 요구인지를 모르겠다
시위는 주장하는것을 널리 퍼트리기위함도 있을텐데 '촬영금지'라서 퍼트리는것을 방지하다니. 단순한 행사도 아니고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공개하며 악용(?)하는건 못하는거 아닌가?)

자신들만의 행사를 할거라면 거리를 막지말고 돈내고 대여해서 대규모로 하시길 권한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씨알도 안먹힐텐데 왜 나왔지? 한동안 엄청 조용하더니 뭔가 먹힐수 있는 가능성을 봤을까?

문자로 공연시간이 80분에서 75분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젠장
그런데 예매처엔 90분이라고 아직도 적혀있다. 짧은건 왠만해서는 예매하지 않는데 그것도 4만원이나 하는것을

몸 콘디션은 메롱하지만 공연시간이 조금 짧아졌더라도 재미있으면 기분이라도 좋아지겠지란 기대감으로 자리에 앉았다.

연극이 시작되었는데 난대없이 설치된 카메라에 대고 뭐라 뭐라 배우가 말을 한다. 인터뷰하는거 같기도 하고

서로 다른 두 사람의 혜화동 산책에 대한 각기 다른 이야기가 흐른다.
여자는 고양일 잃어버려 계속 찾아다니고
남자는 전에 같이 다니던 친구가 알려준 무엇이더라 아무튼 뭔가를 찾아다닌다.

둘다 귀신인가?싶기도 한것이 고양이가 집나간지 2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찾으러 다닌다는건 사람처럼 정착하는 동물로 착각하고 있는건가?
남자의 산책은 무엇인가 현물을 찾아다닌다기보단 자아에 대한 어떤 불안감의 원인을 찾아다니는거 같이 보이긴 하지만
둘다 끝까지 무엇을 찾아낸거 같아보이지도 않고 조용히 전자지도에서 사라지는것으로 맺음이 된다.

내용 전개자체가 대단히 지루하고 무엇을 말하는지 통상적인 행동을 보이지도 않는다.
플래시백을 한다손 치더라도 저들의 대화는 그다지 납득되지 않고 무엇보다도 이상한건
왜 같이 다니는지를 모르겠다. 서로의 지향점이 다르고 표현방법또한 다르고 취향 역시 달라서
친구가 되기엔 무리가 있는 저 두 사람이 왜 붙어있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전혀 풀리지 않기때문에
나중에 남은 한명이 무엇을 찾아 혜화동을 헤매고 있는지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지 끝은 없더라도 과정이란게
들어와야 하는데 그것 자체가 없다.
보통은 생선 중간토막 혹은 대가리만 꺼내놔서 답답한데 이 연극은 비린내만 풍길뿐 실체는 어디에도 없다.

혜화동 거리의 풍경사진은 프로젝터로 표시한다손 치더라도 나머지 나래이션은 직접 하면 안되는걸까?
쉽게 쉽게 가려는, 이번만 대충 때우고 넘어가겠다는 작품처럼 나태함이 물씬 풍긴다.
배우들이 충분히 움직이고 생각을 보여주고 관객에게 어필하면 산책할때마다 생각날법도 한 내용인듯 하지만
전체 구성도 그렇고 표현도 그렇고 전개도 그렇다.

그래서 엄청 지루하고 쓸모없는 기교나 부려대는 재미없는 독립영화를 보는 기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처음엔 그래도 어떻게 흘러가나 기대감으로 참을수 있지만
75분짜리가 너무 지루해서 연신 하품에 몸을 비꼬고 어떤사람은 휴대폰을 쳐보고 있기도 했다.
의자는 또 왜 이렇게 쓰레기 같은지 엉덩이 뼈가 다 아프다. (전에는 방석을 한장 더 깔았는데 오늘은 이게 없다보니 더 개판)

작가가 자아도취에 빠져있었나? 이런식으로 만들면 관객들이 기립박수라도 칠거라 생각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조금은 짜증나고 돈이 아깝단 생각이 강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연극을 4만원이나 받을 생각을 했을까..
최소한 예매처에 공연시간이라도 제대로 적어라.
(이렇게 짧을줄 알았으면 왠만해서 난 예매 안했을테니)

출연 : 윤정로, 정지인, 노기용, 김성대, 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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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9. 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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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시작되었다. 추석연휴때라면 저녁에는 싸늘해야 하는데 아직도 덥다.
9월에 열대야도 있다고 하니 지구가 더워지긴 했나본데 북쪽으로 이사해야 할까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변강쇠.옹녀 이렇게 표현되는건가?
포스터를 봐도 그렇고 한국사회에서 변강쇠, 옹녀의 이미지는 코미디언에 가까운 캐릭터이다.
전례된 내용의 변강쇠는 동내 양아치 같은 존재랄까? 물론 섹스를 좋아하고 잘(?)했는지 여자들도 많이 따른거 같다.
다만 영화나 기타 매체에서 변강쇠는 오직 섹스에만 몰빵한 단순한 캐릭터에 오줌발(?) 미친 그런정도?

변강쇠전의 옹녀는 청상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남편들이 모두 죽는다.
그지같은 말중에 "남편 잡아먹는 년"이란 말이 이런곳에서 나온 것일텐데 이제는 살아져야 할 말들이지만
우수갯소리로 지나가듯 말하는 것은 아직도 남아있는거 같다. (현대극에선 완전히 없어져야 될 말같은데)

아무튼 창극은 옹녀의 등장부터 시작한다. 물론 남편들이 죽어난다. 여차저차한 사연으로 몇명이 죽고
동내 남자들이 가만두질 않았는데 그러다보니 이들도 다 죽어나서 월경촌이 과부촌이 되기직전 그녀는 마을에서 쫓겨난다.
여기까지 옹녀의 바탕이 되는 고난이 나오는데 이상하게 너무 서글펐다. 저 여자의 바람은 한사람과 백년해로하겠다는 대단하지 않은것인데
그게 안되서 결국 저지경까지 몰린것 아닌가. 아마도 죽은 남자들만이 저 여자의 순수성을 이해줄수 있었을것이다.
옹녀의 노랫가락이 너무 슬펐지만 장르가 코미디인지라 눈시울을 닦아낼수밖에 없었다. 한국 노랫가락들이 전반적으로
너무 슬프기도해서 가슴속 깊이 끌어내는 비극으로 만들어도 가능할법한데
'눈물없인 볼 수 없는 옹녀전' 뭐 이런? 언젠가 볼수 있으려나.. ^_^

그렇게 유량민이 되어 어디론가 떠나가다 변강쇠를 만난다.
변강쇠는 동내양아치마냥 놀고 먹고 여자들과 하룻밤 정을 통하고 또 다른곳 가서 그렇게 놀고 먹는다.
어떻게 돈도 안벌고 그럴수 있는지 조선후기땐 지금 한국보다 복지가 좋았던건지 여자들이 먹여살린건지 아무튼 부러운 능력이다.
옹녀와 변강쇠가 만나 부부의 정을 통할땐 온천지가 요동치내마내 하지만 영화같이 웃긴 장면들이 묘사되진 않는다.
(천지가 흔들리고 땅이 갈라지고 오줌싸면 태양을 식히고)

아무튼 전례되는 내용도 그렇고 이들은 분명 남다른 성기를 지니고 있었던지 그 묘사들이 기묘하다.
하지만 알아들을수 없다. 어느시절 말인지 한문인지 뭔지 자막을 봐도 모르겠다. 은유인거 같긴 한데 단어의 표면적 의미도 모르겠으니
이게 말장난인지 학술적 용어인지 뭔지.. 전라도 사람들은 알아듣나? 나만 못알아듣고 있는건가?

이렇게 물고 빨고를 어느정도 그러다가(얼마나 그런건지 모르지만 짧은 시간은 아닌거 같은데 이 사람들은 밥 안먹고도 가능한건가?)
마을로 내려가 정착하려고 했으나 양아치인 변강쇠가 일을 할턱이 없지 않은가.
결국 옹녀만 뼈빠지게 일을 하며 변강쇠를 먹여살리다가 결국은 지리산 어디론가 들어간다. 변강쇠전은 유량민들의 고단함을 표현하기도한다지만
이 극에서는 그러한 것이 표현되지 않는다. 게으른 한 사람과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 사람을 먹여살리기 위한 한 사람
그렇지만 그 게으른 변강쇠도 옹녀말을 안듣는것은 아니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라도 조금은 하려 했으니.

원작은 변강쇠가 저주를 내려서 옹녀가 재혼도 못하다가 힘들게 풀렸다곤 하지만
이 극은 전체적으로 둘의 사랑만큼은 애틋하게 표현된다. 변강쇠는 죽어서도 옹녀를 그리워 하고 옹녀는 변강쇠가 죽을때까지도 온갖노력을 하고
변강쇠가 죽어서도 장승들을 죽여가며 변강쇠를 되찾으려 애쓴다. 죽은 사람을 살릴수 없지만
적당한 해피엔딩으로 코미디 장르에 맞도록 그럭저럭 각색되어있다. 일반적인 코미디장르가 그러하듯 다 보고 나면
남는게 별로 없다. 해학적인 블랙코미디는 좀 다르겠지만 아무튼 그냥 남는거 없는게 코미디란 장르다. 스트레스 해소는 되었을라나..

사람들마다 취향이란게 있으니 이 극의 표현을 놓고 뭐라 하긴 그런데
전체적으로 말장난들의 연속이다. 그로인한 웃음이 나오는것은 좋지만 아쉬움이라면 해학적인 블랙코미디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는것이다.
요즘 다시 부활한 개그콘서트란걸 보면 시대를 반영한 정치.사회풍자는 오간데 없이 상대방 외모비하로 웃겨먹는 코미디의 기술 중 가장 천박함만이 보여서 못보겠던데
이 작품도 그런 느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10년전에 만들고 시대상을 반영하며 바뀌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울궈먹고 또 울궈먹고 또 울궈먹으니 그런것이겠지만
과연 변강쇠전이란게 처음 나왔을때 단순히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대중예술로 탄생했을까?란 생각은 한번쯤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아보인다.

그리고 항상 느끼는 거지만 한국의 전통 창 발성은 떼창에 과연 어울리는가?이다.
특히 국악기를 서양악기들마냥 세팅하고 마치 오페라를 연상시키듯
떼창을 하려면 오페라나 대형뮤치컬들 처럼 화음을 좀 맞추고 나눠서 전체가 하나처럼 들리면서도 복잡함이 섞인 심정을 표현하면 좋지만
그런것은 없다. 혼자 부르는건 심금을 울려서 사람 미치만드는데 떼창은 정신산만하고 시끄러워 소음처럼 다가온다.
좋은 청력에 절대음감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이 이런 음악을 들으면 미쳐버릴지도 모를일이다.
떼창때만큼은 발성을 좀 현대적으로 바꾸고 음을 좀 나눠서 화성(和聲)이란걸 좀 셋팅하면 어떨까 싶다.
솔직히 떼창때는 짧은 시간이라도 너무 힘들었다.

국악의 고질적으로 섭섭했던것은
고작 10년된 따끈따끈한 신작인데 자막을 보지 않으면 문장 한개도 제대로 듣기어렵다는 것이다.
옹녀는 북쪽 사람인데 왜 전라도 사투리를 써대고 있냐?
단어들도 좀 현대적으로 만들고 딕션좋게 만들어 자막을 안보고 배우들의 표정을 보며 바로 알아들을수 있으면 좋겠지만
머나먼 미래의 얘기다. 어쩌면 구글 통역기를 켜놓고 듣는 시대가 먼저 올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때쯤이면 한국악은 사라지고 유물로나 남아있겠지. 적어도 지금처럼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정도라면
그리고 자막은 좀 중앙에 넣어라.. 눈 사시되게 무대 밖 양쪽에 넣지 말고.
사이코페스도 아니고 왜 관객에게 이런고통을 주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무대 밖 양쪽 모니터에 자막을 쳐까는걸 보면 욕이 안나올수가 없다.

그런데 옹녀의 소리는 왜 그렇게 슬펐을까.
그냥 너무 슬펐다.
가을엔 마냥 즐거운 그런것을 봐야 할까보다.

출연 : 이소연,최호성,김차경,우지용,김금미,이영태,나윤영,이광복,윤충일 외 국립창극단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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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8.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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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난주까지만해도 너무 덥고 휴대폰도 고장나서
여름휴가를 집에서만 보낼수밖에 없었는데.. 왜 팥빙수 한번 안먹은걸까? 미술관은 전화기가 고장나도 갈수 있는거 아니었나?
게으름의 끝판왕.
오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집주인은 연말까지 집을 비워달라하고 회사는 오늘 내일 한다.
별볼인 없는 몸둥아리, 마음편히 둘곳조차 없다는 생각에 무엇을 해도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올 연말까지 공연 예매를 해놨는데..

난 명동에 이렇게 좋은 극장이 있는줄 몰랐다. 그 자리에 은행이 있었던 자리같은데 언제부터 국립예술극장이 생겨난거지?
국가가 사서 극장을 만들었나? 좋기는 한데 그 비싼 곳에 왜? 나중에 돈받아먹고 헐값에 팔아넘기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극장 분위기는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고 그냥 좀 나이먹은 극장같다. 요즘 만드는 공연장은 앞뒤 거리가 여유있고 의자도 좀더 좋은거 같은데
여기는 나무의자에 앞뒤 거리도 널널하지 않고 앞사람 머리에 걸리지 않도록 의자를 교차해서 배치하지도 않았다.
전형적인 구닥다리 공연장. 정동극장 딱 그 정도 느낌인데 음향은 무척 좋단 느낌이다.
입체감있고 산만하지 않다. 해설자는 마이크로 설명하는지 스피커소리같지 않게 그냥 목소리 같기도 하지만 작지 않고 잘 들리는것이
남산국립극장처럼 제법 괜찮은 음향을 갖추고 있다.

문제라면 연극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것일까? 김말봉이란 신여성 작가의 표상같이 묘사해놓은 이 극은
허구인지 다큐인지 장르가 좀 모호하다. 김말봉작가의 3작품을 해설자 두분이서 설명을 하며 진행한다.
해설이 필요한 항목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요약해서 3작품을 공연하기때문인거 같다.

음악극이라 하기엔 극 한편이 끝날때마다 연관이 있는 노래 한곡씩 나오는 정도니 부족함이 많다.

연극일까? 연극형식의 다큐일까?
아무튼 보는내내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았다. 통속소설이란게 대중소설일뿐이고 이때부터 생겨난 새로운 장르도 아닌듯 하고
치정극으론 판소리중에 춘향가도 못지 않은 내용 아닌가? 이렇게 절절한 연애소설이 또 있을런지.. 부분적으론 야하기도 하고

아무튼 이분의 3편 소설은 당시의 신여성을 대변하는듯 보인다. 일제강점기때 나타난 신여성의 상징을 표현한다.
당당하면서 자기의 의지를 꺽지 않고 남자에 구속되지 않으면서 자립하려 애쓰는
김말봉이란 한 작가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이무렵 서양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와서 생겨난 현상일것이다.
그러나 연극은 은연중 이분을 선구자 처럼 묘사하려고 애쓰는 기운이 느껴진다. 내가 잘 모르는 분이니 선구자같은 인물일수 있으나
인터넷으로 좀 뒤져봐도 특별히 그런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아무튼 '그네'라는 노래는 좋아하는 곡인데 이분의 시라는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학창시절 배운 노래니 그때 알았겠지만 인물에 대해서 가르쳐주진 않았으니)

해설가 두명이 분위기도 올리고 그러는데
전체적으로 템포가 좀 느러지는 경향과 세편의 작품도 함축해서 그런지 그렇게 강렬한 인상도 아니고
중간 중간 나오는 김말봉선생도 그다지 비중있어보이지도 않는것이 전체 흐름상 특별한 내용을 담고있어보이지도 않는다.
생애 공창제도를 없애는데 힘썼다는 정도가 기억에 남는데 찾아보니 한국전쟁 이후 다시 생겨났지만
더이상 없애기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작가생활에 열중한거 같다. 그러니 맽음이 좀 엉성한 업적이랄까?

통속소설가라고 비난 받았다는 내용도 없다. 제목만 보면 왠지 욕먹으면서 커나갔을거 같은 일종의 성장드라마같아보이지만..
영화 '음란서생'같이 당시 엄청난 비판과 비난을 받았지만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다거나 하는것이 없으니
제목의 늬앙스와는 많이 다른 전개가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3편의 김말봉선생의 작품 모두가
비슷한 느낌의 남자는 쉣인 신여성시대를 대변하듯 나오니 비슷한 느낌이다. 이러니 당연히 지루해질수밖에..
이후 한국전쟁을 지나 5공화국 무렵 여권은 다시 급락하였다가 요즘들어 다시 회복(?)하고 있어보여서
이 연극이 극장에 올라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지루함이 사라지진 않는다.

해설자 두명이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지만 잠시잠깐일뿐
불이 일어나진 않았다. 끝까지 김말봉이 지양하던 순수귀신(純粹鬼神)극 한편 본 느낌이다.

제목처럼 좀더 자극적이면서 좀더 거칠고 더럽고 치사하고 역겹게 그러면서 억지로라도 좋으니 눈물 떨어지게
그렇게 탈바꿈되긴 어려울까.. 명색이 '통속소설이 어때서'인데 뭐가 이렇게 매끄럽기만 한걸일까...

극장처럼 젊잖기 그지없는 연극이었다.
그래도 다음에 또 공연하면 또 보러가야지..... ^_^

출연 : 남명렬, 김영선, 김정우, 이한희, 신정은, 이진철, 김하진, 임윤호, 이태희, 김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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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6. 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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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장마시작이라 하늘이 무겁다. 그런데 우산을 안가져오다니
평상시엔 한번 안쓰는 우산을 꼭 가지고 다녔는데 정작 필요한때에는 없다.
다행이도 집에 올때까지 비가 오진 않았지만 밖에 있을땐 계속 불안

햇살은 구름뒤로 물러나고 바람불어 시원한 기분도 들지만 다가오고 있는 습함은 답답함을 만들어내는데
이번 장마가 끝나고 한달정도 지나면 설래는 시절이 다가오겠지.

제목이 신선인데 神仙 이걸 말하는 건지 新線(new line?)을 말하는건지..
특이하게도 무용공연인데 나레이션이 짧게 있다. 여기선 새로운 선을 만들어간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면 우리가 흔히 아는 수염 허연 늙은 도사를 말하는건 아닌거 같고
신세대같은 그런 의미의 신선(지금은 잘못 사용하고 있는 신파 같은)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건가

공연을 보면 산속에 사는 늙은 도사를 뜻하는것으로 보이진 않고
세로운 줄기를 뜻하는거 같기도 하다. 물론 저들의 아름다운 춤사위가 그렇다는거다.

술을 연결시킨 한국의 춤?
포스터는 술취해 꼬장 부리는 사람처럼 보여서 코믹 공연인가 싶었다.
어떡게 이런 포스터를 기획했을까? 영화 '지구를 지켜라' 같이 포스터때문에 망할거 같은 기분이 마구잡이로 든다.
공연보다 멋진 포스터는 기본아닌가. 포스터 기획좀 잘 하자.

시작은 가끔 연극에서 보이는 암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용수들이 나와서 연습하듯 시작한다.
춤공연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뭐 기획의도까지는 궁금하지 않은 시작

아~ 강하게 빠져든다.
무엇인가 주제가 있어보이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도 않고 저들의 신선을 감상해본다.
자유분방한듯 하지만 강하게 묶여있는 팀원들의 신뢰라 해야 할지 각자의 역활에 충실해도
서로가 필요할땐 일순간에 하나가 된다.

저들의 손끝부터 발끝까지 자유롭게 흩날리는 바람 속 민들레 홀씨 같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의지가 담겨있고
또한 쾌락과 희열, 환희가 녹아 흘러 넘친다.

비극적이거나 슬픔을 담고 있는것은 아니라서 무용수들의 즐거움과 퍼커션, 가야금 연주자 들 모두 신바람에 모든것을 맏기듯
들썩거리는 기운에 나 역시 동화되지만 추임새가 익숙하지도 않고 관객 분위기는 어떤놈이 "얼름!"을 외치고 "땡!"을 안하고 혼자 집에 간것마냥
싸늘하지만 속내에선 뭔가 울컥울컥하는 아쉬운 공연이다.

어느때부턴가 한국 공연에서 추임새(관객의 호응?)가 모두 사라져가고 있는데 필요한 공연마져 사라지니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같다고 할까. 한편으로 공허함이 느껴진다.
저들은 저리도 엄청난 무대를 만들어가는데 관객은 멍~ 하니 그 어떤 호응도 없다.

관객이 쥐죽은듯 조용해야 하는 공연이 현대사회에선 대부분이긴 한데 한국 전통 공연은
무언가 서로 주고 받는게 확실해야 할거 같은 줄다리기같은 알싸함이 있다. 판소리나 민요 등 노랫가락이나 순수하게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공연은 분명히 추임새를 넣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것을 유도하기도 해서
관객이 멋쩍어하면서도 따라하게 되어 한국 전통 공연의 꽉 찬 맛을 느끼게 하는데
과거와 현대를 섞은 이런 공연은 이도저도 만들어가질 못하는 면이 있다.
철저하게 보기만 하도록 그에 맞는 리듬과 구성을 만들던가 아니면 나같이 뻘쭘해 하는 관객을 위해
이럴땐 추임새를 넣도록 강요(?)해서라도 빈곳을 채워가게 해야 하는데

노련한 국악인들은 관객과 대화도 좀 하면서 분위기도 잡아주고 서로 호흥해주고 격려해주고 그러는데
오늘같이 뛰어난 우리 한국의 무용수들은 그것이 좀 약해보인다. 어쩌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것이
한국의 현대공연예술을 휘어잡는 예술가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싶다. 

한국 리듬이 어깨를 들썩들썩거리게 하는 마력이 좀 있다보니 관객의 추임새가 더욱더 크게 느껴지긴 하지만
저 젊고 뛰어난 무용수들께서 강렬하면서 집착에 가까운 세밀한 춤사위로 나의 오감을 모두 사로 잡는다.
이토록 강렬한 형이상학적 쾌감을 느껴본적이 얼마만일까..

분명한것은 내가 한국사람이고 저들의 공연이 한국적이라서가 아니라
피땀을 흘리며 연습한 노력과 녹여내고 있는 열정과 정렬 그리고 이 순간 공연하고 있는 저들의 미래 때문일것이다.

너무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나는 오늘부터 국립무용단의 팬을 넘어선 사랑하기로 했다.

출연 : 장윤나, 전정아, 화용천, 송지영, 조승열, 박소영, 박수윤, 이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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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6. 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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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엔 비가 제법 많이 내려서일까 아침에 일어나기 무척 어렵던데
결국 일찍 일어나 미술관을 가려다가 다시 침대에 누워 한시간정도 잠시 자고 일어나니 12시 무렵
씻고 시청까지 버스타고 나가 혜화동까지 걷는데 아직은 습하지 않는 초여름이라 시원하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기분마져 가볍다. 그러나 등엔 땀으로 미끌미끌(내 땀에 기름기가 많은가)

시간이 잘 맞아서 바로 아르코 극장을 들어서니 시원하고 조용하다. 그리고 사람들의 긴장이 느껴진다.

새들의 무덤?
새가 뜻하는게 무엇인지 미리 알았더라만 나는 이걸 예매할 수 있었을까?
세월호를 생각하면 나는 아직도 조금은 트라우마같은게 있다.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지인이 있는것도 아닌데
매스컴에서 무차별적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통에 아직도 침몰하는 배 유리창에서 많은 사람들의 손이 보이는 장면이
기억속에 또렷히 자리잡고있다. 그래서 영화, 다큐, 연극 등을 가급적 피하게 된다.
그때 그 무서움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계속 회피하며 살고 있다.

이쯤되면 새들의 무덤에서 새가 뜻하는게 무엇인지 눈치 챘을텐데
피하고 싶었던 세월호참사에 대한 공연을 보게 됬었지만 큰 후회는 없다.
그런데 초반 내용의 새섬이란게 실제로 있는건가? 이때까지만 해도 약간은 무속신앙에 대한 내용인가싶었다.
강렬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굵직하게 만들어놔서 주제가 바뀔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중후반까지만 해도 그랬다. 한국 현대사에 수많은 문제점들 중 잘 알려진 소재들을 주로 사용해서
(미싱사는 전태일열사를 보여주는것인지 모르겠음)
잡스럽게 많은걸 그냥 우겨넣은 별볼일 없는 연극이구나 싶었다.

한가지 사건만으로도 장편영화가 나올 내용들인데 줄줄이 사탕마냥 소재가 전환될때도 별 사유없이
갑자기 바뀐다. 제법 부유하게 잘 살았을거 같은 주인공이 갑자기 무임금 노동자가 되다니
선장으로 평생 먹고 살거 같은 사람이 갑자기 공장 사장 그것도 서울에서
여기서 배운 미싱일로 미싱 사장이 된 주인공, 전체 흐름이 보잘것 없이 흘러간다.
억지로 사건들을 엮기 위해 만들어낸 나약하고 허술한 실타래같다.
(2020이 초연인거 같은데 이렇게 허술한 연극을 또 하다니. 제발 국가적 사건을 소재로한 공연은 좀 잘 선정해줬으면)

아무튼 여기에서 쌍둥이 딸을 낳고 이중 한명이 세월호 참사때 변을 당한다.

집안에 장애자 자식 한명이 있으면 나머지 자식들은 모두 소외당해서 외로워 삐딱해지거나 거칠어지거나 아무튼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진다고 했던가? 나머지 한명의 딸은 나오지 않는다. 극중 내용은 한명이 변을 당한것처럼 묘사되던데
전날 딸이 시위한다고 하니 아버지는 하지 말라고 자신이 항의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이후 내용은 없이 넘어가는 허술함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이 불이익을 받을까봐 하지 말라고하겠지. 나역시 내 자식이(있다면) 그런다면 걱정되서 고민될거 같다.

아무튼 그렇게 가족은 망가져갔다. 나중에는 어느정도 안정화 된거 같이 보이긴 하는데
힘들어하는것도 아니고 심리적으로 안정화된 아버지에게 나타난 죽은 딸 도손이가 과거 수많은 사건들을 일일히 다시 보여준다.
힘들고 어려웠던 그리고 딸이 사고 당해 힘들어했던 모든 시간을..
연극이니까 그럴수 있다고 하지만 이정도 되면 딸이 아니라 아버지를 괴롭히려고 작정한게 아닐까 싶다.
아버지는 그래도 딸이라고 모두 안아준다. 그리고 다시 그리워 한다.

뭘까 이 전개는..
군사정권부터 이어저온 수많은 사건 사고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들이 모두
엿같은 쓰레기 정부때문에 발생한것이란걸 말하고 싶었던걸까
그러지 않고서 이렇게 많은 사건들을 불필요하게 다 나열할 필요가 있었던건지 모르겠다.

이 연극의 문제는, 적어도 아르코 대극장에서 공연한 이번 공연의 문제는
이런 내용의 흐름이나 주제, 소재같은게 아니다.
배우들의 딕션이 세상 이렇게 엿같을수가 있을까.
거의 대부분을 알아듣기 아주 어려웠다. 보통 감독은 관객 자리에 앉아서 대사 전달력을 판단하고 수정하지 않나?
이렇게 엉망인데 그대로 공연할수가 있다는게 놀랍다. 극장이 울려서 그럴수도 있는데 그러면 마이크를 착용하던가..
가곡은 왜 그렇게 목소리가 갈라지는지..(전날 과음을 했나? 아니면 담배를 피나?) 이럴거면 그냥 감미로운 가요를 부르지

쓸때없는 멋이나 잔뜩 부리고 단락이 끝날때마다 기분 잡치게 물방울소리같은 이상한 춤사위로 퇴장하고
(내용에 따라 좀 달리 하던가..)

이런 공연이 돈벌이가 되겠냐만은 한국의 슬픈 현대사를 놓고 이렇게 난잡하게 만들어내는건 좀 지양해줬으면 좋겠다.
최소한 대형 극장에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출연 : 서동갑, 손성호, 김현, 장재호, 곽지숙, 김시영, 심민섭, 홍철희, 김형준, 김다임, 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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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5. 1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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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은 비가 자주온다. 비를 좋아하지만 옷이 어중간한 요맘때는 춥고 우산은 거추장스럽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선 건축관련 무엇인가 제법 그럴싸하게 전시하고 있는데 보는내내
한국의 현실과의 괴리감때문인지 우울한 기분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이 곳을 다녀간 수많은 미래의 건축가들은
이것들과 같은 건물을 설계하고자 마음먹었겠지만 한국의 현실은 김수근의 대공분실(돈과 권력에 휘청)이 아닐까?
(가끔은 이 건물을 왜 철거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근래엔 다시 사용될거 같은 불안감 마져도 든다.)
아무튼 한국의 건축물은 공공기관 건물조차도 난개발스럽게 지어지고 있으니

정동세실극장 무대가 더 크지 않았던가? 왜 전보다 작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의자도 바꿨나보니 낡은 티가 팍팍 나는걸 봐선 그대로인거 같은데
무대가 좀 낮아진거 같긴 한데 아무튼 느낌이 달라졌다.

연극의 제목처럼 거의 인간이 다 되고 있다는 내용인지
무엇을 담고싶었을까? 출산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진 인간?
(출산의 고통은 야훼가 이브에게 준 징벌인데 신을 초월하게 된 인류를 뜻하나)
사라지고 있는 예술 분야?
종교를 빙자한 인간의 탐욕?
더이상 인간은 끼어들 자리가 없는 AI의 창작 세계?
법조계의 불확실성에 대한 모호한 현실?

수많은 것을 담고 있다.
그만큼 깊게 들어가려다가 대부분 끝나버린다.
극 자체도 뭔가 찝찝하게 끝난다.

인류, 특히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 육아 걱정을 대부분이 할수밖에 없을텐데
이 시대는 모든것이 해결된듯 보인다. 심지어 임신조차도 체외에서 수정시키고 비닐팩(인공자궁)속에서 키우고 출산하는 시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것은 자신의 난자와 정자라 할지라도 비닐팩에서 자라고 있는데 엄마의 어떤 숙명과 숭고함을 느낄수 있는건가?
아직 세포단계라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교감도 어느정도 태아가 커져서 약간의 움직임이라도 있어야 서로 느낀다고 착각이라도 할텐데
그러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같은게 녹은 판타지였는지도 모르겠다.

목사가 나오고 신도들, 갑자기 기도를 하는등 묘한 식상한 전개가 그려지는 상황으로
아니나 다를까 그냥 그대로 간다. 바람피고 말로 폭력을 행사하고 자신의 잘못은 하나님께 모두 전가하는
전형적으로 여자 밝히는 먹사

극중 작가(맨토라고 하던데 왜 이런 명칭이 붙은건지. 작가 세계에선 스승을 맨토라고 하나?)는 AI를 불신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며 자신을 파괴하지 말길 바라지만
빠르게 진화하는 또다른 지능을 갖은 객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극중 작가

중심적인 인물들은 대충 이러한데 이 세가지 캐릭터들이 서로 얼켜지며 파멸과 회복 그리고 희망같은
상투적인 스토리로 진행된다.

인공자궁, 사라져가는 예술분야, 신을 등에 엎고 저지르는 만행, 인공지능이 진화할수록 그에 맞춰 퇴보하는 인류
이중에 한가지만 정해서 100분간 심층적으로 분석하면 재미없었을까?

생물의 관점에서 인류의 진화는 매우 더딘편이다. 전우주적으로 보면 찰라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인공지능의 원인과 결과를 더이상 인간이 파악하기 힘들게 된 지금에서 보면
인공지능에서 인공은 의미가 없어보인다. 다만 인프라 구축 만큼은 인공이니 아직까지는 인공을 붙여주지만
이마져도 어느순간에는 저 새로운 무엇인가가 알아서 모든것을 하는 시대가 올것이다.

인간은 어쩌면 스타워즈같은 세상은 근처에도 못가고 멸망하거나 세포단위로 쪼개져 시험관속에 들어가는 신세가 될수도 있겠지

어떤 주제라도 조금만 파고들면 100분정도는 충분히 재미나게 풀어놓을수 있는 것들인데
아쉽게도 이 연극은 모든것을 담아낸만큼 그냥 다 가볍다.

인공자궁을 칼로 쨌는데 낙태가 된다는 발상도 특이하지만 그로인해 감옥에 갔는데 어느순간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먹사는 천사(?)를 만나 재혼한다고 하고
그러면 처음 시작할때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무엇이 바뀐것일까?
환경만 바뀌고 모두 해피엔딩.

인생사 새옹지마라서 모두 좋게 끝나는건지
현실은 암울한 포스트아포칼립스 같은 세상일수밖에 없기때문에 연극이라도 좀 기분좋게 끝내려했던건지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 연극에서 확실한것은 출연배우 모두 일품배우들이라 연기를 보는 재미가 뛰어나다는것
공감대가 생기려가다 말다가를 반복해서 뭉클함이 생기지는 않지만
100분이란 짧지 않은 시간, 시간 흐름이 느껴지나 지루함이 동반되지 않은 뛰어난 연극이었다.

출연 : 강해진, 강현우, 김선경, 김유민, 김정은, 서창호, 성여진, 안병찬, 양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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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5. 1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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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미친듯 불어 기분 좋지만 무겁기만 한 하늘
이러다가 비 내려 폭풍우라도 되면 우산으로 버틸수 있으려나 걱정하며
시청에서부터 걷다가 우산 한번 뒤집히니 그냥 그렇다.

그런데 왜 우산이 뒤집히면 좀 챵피할까? 내가 뒤집힌것도 아닌데. 우산과 나를 동일시 하나?

혜화동에 도착하니 마로니에공원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있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관객이 없으니 너무 안쓰럽다. 멋진 곡을 부르지만 청중이 없으니 공연을 하는건지 리허설을 하는건지..
이렇게 비오면 공연을 취소하거나 다음주로 연기하면 안되는건가?
안타까움에 눈을 다른곳으로 돌릴수가 없다.

그리고 석가탄신일이 15일인데 도로를 모두 막고 행사를 하는것은 왜일까
15일이 쉬는날로 정해놓은것은 그때 행사를 하기위함 아닌가? 왜 토요일에 하는거지?
그러면 석가탄신일을 휴일로 지정하지나 말던가 이날을 휴일로 지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아닌 또다른 존재들이 사람을 보는 관점에 대해 논하는 연극
총 세가지의 존재들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인간을 바라본다.

첫번째는 신
하지만 이들은 인간사회를 철저하게 관망 할뿐 그 어떤것도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규칙은 그러한데 노아의 방주때 대홍수도 신의 개입이었고 살인범이 사고 당하도록 하는 저 젊은 신도 개입을 한다.

신은 왜 인간을 만들었지?

장난감도 아니고 관여하여 유토피아로 이끄는것도 아니다. 심지어 불안정한 존재로 만들어놔서
오래 살지도 못하고 노쇠하여 죽게 만들어놨다. 판타지 장르에 나오는 요정들처럼 불멸하게 만들고
번식은 극도로 적게 하게 만들면 분쟁이 사라지지 않나?

애초에 신이 인간을 만든 자체가 피곤한 참견을 한건데 개입하지 말라니.. 이것에 대해
우리 관객은 어떤 시선으로 저들-신-을 바라봐야 하는걸까

두번째는 바퀴벌레들의 시선
해설자는 동반자들의 시선이라 하는데 어떻게 동반자관계가 성립할까?
이들에게 인간은 파괴자일뿐이다. 터미네이터(종말자)? 프레데터(포식자)? 같은 일방적으로 가해 하는 존재이다.

인간이 바퀴를 멸종을 못 시켜서 공존하는것은 아니라 생각하는것은 나만의 착각?
생태계 꼭지에 있다는것은 피라미드가 무너지지 않도록 아랫쪽도 지켜봐야 할 의무가 따르기때문에
적당히(?) 죽여서 큰 피해 없이 개체수를 조절(학살)하며 공존할뿐으로 생각한다.
그러니 저들이 보는 인간은 공존이 아닌 회피의 대상일뿐이다. 물론 인간이 버린 음식물을 먹고 살기때문에
어떤면에서 보면 공존이라 할 수 있지만 바퀴의 생존력이 높은것은 잡식성으로 많은 것을 먹을수 있어서
자연에서라고 생존에 큰 어려움이 있는것은 아니다. 다만 박쥐같은 천적에서 보호받을수 있는 건축물을 공유해서
공생, 공존이라 하면 완전 틀린말은 아니지만 동반 생물로 보기엔 바퀴의 상황이 너무 안좋다.

상황이 이렇게 불리하기때문에 저들은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할 뿐이다. 그리고 그다지 인간을 이길수 있는
능력이 보이는면도 없다.

마지막으로 경쟁관계라는 외계인
여기서는 인간이 바퀴벌레 취급당하며 일순간에 절멸한다.
요즘 한참 인기인 드라마 '삼체'에서의 외계인이 지구인을 벌레취급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당연한 결과인가?

이 세가지의 존재는 인간사회가 점차 계급사회로 가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것이 아닐까..
(혹자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많은 사회가 자본을 기반으로 한 계급사회라고 함)

아무튼 적절히 코믹스러워 부담없다는 점은 좋지만
인간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기에는 너무 단편적인 것들로 빠르게 넘어가서
기억에 남는것은 그다지 없고 단순히 웃긴 연극이란 느낌 정도만 남는다.

SF적 요소를 충분히 가미할수도 있고 종교적 색채를 넣을수도 있었는데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엔 너무 짧고 단순함으로 인해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시간이 너무 짧다.
60분 연극이라니.. 이정도면 3곳의 시선이 아니라 한곳의 시선만 표현해도 짧은 시간인데

거창하게 시작해서 마지막은 소박하게 맽음하는것은 뭔가 소재와 구성의 쪼들림때문이 아닐런지

처음 신편에서 기대감이 세번째 침략자에서 허무하게 사그러든다고 해야 할거 같다.

출연 : 문호진, 류진현, 최은경, 이성민, 권혜빈, 유경민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4. 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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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부터 내가 나이먹는 다는것을 느끼기 시작한거 같다.
허리가 아퍼서 누워있기도 하고 허벅지안쪽 신경통이 더 심해지기도 하고
병원신세도 졌고 난생 처음 119도 불러봤다.
이것때문만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공연이 죽음에 관련된것들을 본의아니게 많이 고르게 된다.
(본의 아니라는것은 크게 신경 안쓰고 포스터정도만 보고 고르는데 이러함)

이번 사자의 서 역시도 그렇다.
사람의 죽음과 저승에서의 심판(이건 좀 상투적인 설정이라 좀 달라질때가 되지 않았나)

국립극장을 오면 자꾸 국립국악원이 생각난다.
비슷해보이는데 이상하게 음향이 너무 다르다.

국립국악원은 소리의 조화가 영 별로인 반면에 국립극장은 웅장하면서 섬세함 그 자체다.
해오름, 달오름, 하늘극장 모두 뛰어난데 국립국악원의 우면당, 예악당, 풍류사랑방 모두 별로다.
왜 그럴까.

오늘은 맨앞자리라서 보는것은 조금 불편했지만 소리만큼은 일품이었다. 물론 공연도 일품이었다.

국립무용단은 원래 다(?) 하는건가? 현대무용, 한국무용 이것 저것 다 국립무용단이라고 적힌거 같던데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고전무용단 뭐 이런식이 아니 그냥 퉁쳐서 국립무용단?

과연 오늘 공연이 한국무용이었을까?란 생각도 든다.
전위적이며 추상적인 저들의 표현은 옛부터 내려온 춤이라 하기엔 너무 현대스럽고 서양스럽다.
음악도 무척 세련된것이 국악이라 하기에도 좀. 오히려 한국 장단이 중간에 무용으로 표현되는데 결이 좀 맞지 않아 어색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나는 이해하긴 어려웠다. 무용을 많이 접해본적도 없고 직관적인 표현의 형태인 무용(발레같은?)이라면
그다지 부담없겠지만 현대무용의 그 전위적 형태를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크다.
현대 예술이 전반적으로 극단적인 추상화를 극대화 하는거 같기도 하고
근본적인 원인은 내 이해력이 심각하게 달려서 그런것이겠지만 이해 안되는걸 어떡하겠나.

하지만 이렇게 난해한 부분은 1장(총 3장)에 일부분 국한된것으로 봐야 할거 같다.
2장부터는 과거를 회상하는 것인데 별다르게 이해 안될것도 없고 특이한것도 없다.
진부한 사랑 전개와 미칠듯한 외로움만이 남겨지는 암흑의 고요함같다고 할까
(연극 와일더의 '우리읍내' 같이 불꽃 튀다가 사그러들어 천천히 어두워지는 희나리 같이 식상한 전개)

70분정도의 짧은 공연이고 3장으로 의식의 바다, 상념의 바다, 고요의 바다 식으로 거창하게 적어놨지만
1장은 사후의 심판, 2장은 과거청년기, 3장은 죽음과 남겨진 자 정도로
2,3장은 망자의 일생을 이야기 하는데 1장의 비장함같은것은 느껴지지 않지만
연인들의 설렘과 마지막 죽음에 대한 절망뒤 잇는 고요함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중간쯤 살짝 졸음이..
짧은 공연이라서 졸음이 올거라곤 생각못했지만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잠도 충분히 잤는데.

그리고 표현이 일부분에선 산만하다. 많은 무용수들이 나와서 군무아닌 군무를 선보이지만
사람의 어지러움을 표현하려고 다들 저렇게 다른 표현들로 누구에게도 시선을 줄수 없도록 만드는건지
꼭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야만 했던것인지

어떤부분은 망원경을 들고 보고 싶을정도로 집중하게 만들지만 어떤부분은 하품을 참아야 한는 부분도 있고
어떤부분은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란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찰때도 있는
짧지만 다양한 감정(?)이 들게 하는 공연이었다.

이상하게 점점 무용이 좋아지고 있는데 괜찮은건지.. 올해는 서양고전음악쪽으로 좀 집중하려 했는데..
내년으로 미뤄야 하나. 한창 귀가 예민해져서 음악이 딱 좋은 해인데..

출연 : 국립무용단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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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는 연극이 엄청 보고싶을때가 있다. 왠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럴때가 있는데
이번주가 그때였지만 막상 서울에서 하는 연극중 마땅히 손가는게 없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보려다가 국악쪽엔 뭐가 있을지 찾다보니 매주 하는 공연 '토요명품'이 보여서
미술관도 들러서 볼겸 해서 예매

하지만 연극이 아니라는 아쉬움때문인지 미련이 계속 남는다.

버스를 타고 국립국악원을 가서 기다리는데 햇살 좋은 완연한 봄
햇볕을 맞으며 눈 감고 있으면 세상 편하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서 의자에 누워 잠 잘순 없었다.

극장에 앉으니 국립이라 시설은 대단히 좋지만 생각보단 소극장 정도의 무대 크기
무대장치랄것도 없는 조촐함. 여러팀이 나와서 공연하니 단독 공연의 무대 세팅같은건 없겠지만
'너무 없는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총 7팀의 무대인데 80분 공연으로 대략 10여분남짓한 공연들이다.
이 10분중에도 바닥에 돗자리 깔고, 다들 자리 세팅 하고 악기 만지고 하다보면 5~8분정도 되려나?

이렇게 여러팀이 나와서 짧게 공연해도 되는것인지
민요 3곡 하고 들어간 팀이 있는데 딱 그정도 길이다.
관광지 가서 관광객들 상대로 공연하는 짧으면서 강렬한 몇가지 빠르게 보여주고 끝내는 허무한 그런 공연같다.

기억에 남거나 감동따위는 별로 없고 감정의 고저를 고려한것인지 안한것인지
피리합주, 생(황)소(금) 병주, 기악합주,가야금병창,살풀이춤,경기민요,소고춤
이런 순으로 공연이 나왔는데 특정 주제를 두고 흐르는 공연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니 다들 따로 논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암전시간이 그렇게 길었는지
암전시간이 기니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기도 하고
공연중 휴대전화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데 그 어떤 스태프도 제지하지 않는다.
소리났던것은 아니지만 환한 휴대폰 화면이 눈에 거슬림에도 수많던 안내원들은 다 어디간건지

무대밖의 좌우 끝에 있는 모니터에서 그지같은 자막이 나오고.
도데체 이걸 보라고 있는건지.. 무대 중앙 예인들 뒷쪽 놀고 있는 벽에 한글과 영어 자막을 쏴주면
공연도 보면서 자막도 쉽게 보고 훨씬 편할텐데 고개를 계속 돌려 보는 외국인들에게 왠지 미안함이 드는건 나뿐인가

특이하게도 외국인이 제법 많았는데 이렇게 맥락없는 공연들을 보는게 과연 한국 문화를 알수 있는 계기가 될런지도 모르겠다.
어떤 줄거리, 시대적 배경 등 왜 저들이 저렇게 구성지게 때론 흥겹게, 격동적인지 그것을 알면
뭔가 와닿을게 있을수도 있겠지만 한국사람인 나도 90%이상을 이해를 못하는게 한국 국악인데
외국인들이 이해하길 바라는건 애초에 말도 안되는거겠지.

난 오늘에서야 한국악기는 합주보단 독주에 좋은 악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같은 악기 여러대는 음이 흐트러져서 음율보다는 잡음(노이즈)처럼 변질된다는것을
피리합주(첫공연)를 들으며 처음 느꼈다. 왜 그럴까 곰곰히 귀 기울려 듣다보니 악기 소리 자체가 너무 탁해서 섞기 힘든게
아닐까란 나만의 결론에 도달했다.
목소리가 대단히 거친(허스키)사람들이 같은 음정으로 함께 합창을 하게 된다면의 같은 상황이될까?

아무튼 너무 거칠고 투박한 소리는 많은것을 느끼게 해주지만
한개 더, 또 한개 더 섞이다보면 결국 노이즈가 되는거 같다. 음정을 알아듣기 힘들정도의 소음처럼

공연들을 각기 놓고 생각하면 절반정도는 좋고 절반정도는 모르겠다정도
평생 노력하는 분들의 공연이니 명품, 명작, 명연기, 명연주 그 어떤 최고의 단어를 붙여놔도 부족하겠지만
집에와서 저녁을 먹고 잠시 잠을 잤다가 일어난 지금 기억에 남는것은 특별히 없다.
딱 그만큼 아쉬운 공연이었다.

그런데 왜 커튼콜이 없이 그냥 불을 켜버리고 공연을 끝내버리는걸까?
마지막에 모두들 나와서 다함께 인사하며 서로 박수치고 끝나면 안되나 다들 고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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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2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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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니 사람들의 옷차람이 무척 가볍게 보이는데 막상 나는 아직도 겨울인가
내 모습이 보이진 않지만 이상하게 우중충한 기분이 든다. 기분좋은 햇살과 어젠 봄비가 와서 공기도 상쾌한데
왜 난 아직도 회색일까.

이 연극이 왜 퀴어 연극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퀴어 연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의 성적 취향을 내가 알아야 할 필요가 없기때문이고
그들시선에선 내가(이성애자) 이상한 사람일수도 있으니 서로 무관심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래서 불필요하게 그들 시선을 부각시키는듯한 이런 장르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재미있게 만든것도 거의 없고

아무튼 이 연극은 퀴어란다. 그래서 레인보우 컬러가 포스터에 들어가지만
극중의 저 동성애자들에겐 그 어떤 사회적 편견이나 어려움도 없다.
그냥 자기들 인생을 살아간다. 동성애자로서 고뇌나 괴로움은 없다.
그리고 재은이라는 극중 인물은 윤경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한다.(중학생? 고등학생때였나?)
상황상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다.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을 한다는것은
이성에게는 전혀 호감이 없고 동성에게만 느낀다는 것인데 이제 막 2차 성징기가 끝난 시점이라서
성정체성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할 나이쯤에 '동성을 좋아하는거 같아'도 아니고 동성을 사겨본적도 없이
'나 레즈비언이야'라고 말한다고? 2000년에 태어났으니 2차성징이 빨리 와서 이미 동성애자로서의 확고함을 가진
성조숙증 인물인가?

생각해보면 꽤나 내용이 어색하다. 페미스트와 동성애는 또 다른 내용이고
'퀴어부부'라는 표현을 하는데 부부는 남녀 두가지 성만 존재하니 가지수로는 이성부부와 동성부부만 존재할뿐
퀴어가 지시하고 있는 여러부류의 성정체성, 성지향성과는 좀 맥락이 다르다.
그래서 퀴어부부가 아니라 단순히 동성부부라고 하면 그뿐이다.
(퀴어부부라고 하면 뭔가 있어보이나? 퀴어란게 좋은 의미도 아닌데)

그리고 입양을 한다. 정자 은행등을 이용해서 직접 낳자고 말하지만 세상엔 아이가 많아서 입양이 좋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것일까? 한국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데, 아프리카 난민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것도 아니다.
작가에게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아이를 키우기 무척어렵고 고됬다고 하지만
정작 입양할때 아이의 나이는 4살
왠지 아이가 눈치를 보며 부부의 말을 잘 들었을거 같은 상황 아닌가?

연극 자체는 전반적으론 재미 있다.
레즈비언의 애환은 눈꼽만치도 없고 사회에서 보내는 차별적 시선 역시 전혀 없다.
신기하다. 동성애자를 받아주는 보육시설이라.. 그것도 혼인신고거절까지 받은 동성부부인데 한국이 이렇게 차별없는 나라였다니
이들이 낙천적이라 그런게 아니라 연극에서 전혀 그러한 것을 다루지 않는다.
분명히 한국은 이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있는 나라임에도 이 연극은 그 어떠한 것도 표현되지 않는다.
내용전개가 이러니 저들이 단지 동성일뿐 이성으로 바꿔도 내용이 전혀 다르질 않는다.

조금 일찍 서로를 좋아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고백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는 낳기 싫으나 키우곤 싶으니 입양을 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서 헤어지고 아이를 위해 가끔 볼뿐 각자 재혼을 한것도 아니고
자신들의 삶을 99살 까지 할뿐이다. 퀴어니 동성애니 하는 것들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들을 다룬다.
그러니 이게 퀴어(성소주자?)에 대한 연극이라고 보일리가...

퀴어를 빙자한, 좀 튀어보이기 위한 순단으로 이용될뿐 단순한 인생이야기일뿐이다.

이런 연극이 일반 연극과 다른것은 뽀뽀 씬이 좀 많다는 것 정도?
이해할수 없지만 이런 성소수자 연극일수록 이런 씬이 많이 나오는데 왜일까..
자신들의 사랑관에 대해 차별적 시선을 보이지 말라면서 왜 이들의 연극은 성적묘사가 조금더 노골적일까?
물론 이 연극은 노골적이라고 해봐야 뽀뽀하는 장면 두어번 나오는거 말곤 없는정도지만
연극을 적지 않게 보는 입장에서 이정도도 다른 연극에서는 흔히 볼순 없기때문에 제법 어색하게 다가온다.
동성이 뽀뽀하는게 어색한게 아니라 연극이라는 실제 현장에서 타인들이 서로 뽀뽀하는걸 집중해서 봐야 하는 내 자신이 어색하다.

그리고 딸랑 3명 나오는 연극인데 이 넓고 좋은 극장을 대관해준 이유는 무엇일까
큰 무대가 어울리는 연극도 아니고

무대도 맨 앞구역 관객석과 그 뒤 구역 관객석 중간에도 만들어놔서
저들이 연기할때 보이지도 않고 보려하면 목이 아플정도다
정동세실에서는 이렇게 할 수 없었을텐데.. 여기는 왜 이런 뻘짓을 한건지..
이런건 관객을 우롱하는짓 아닌가? 왜 가끔 이런 개같은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넓은 무대에서 연극을 하면 무대 전체를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고 협박이라도 하는건지
쓸모없이 왔다리 갔다리 해서 고작 가족 3명 나오는 연극인데 꽤나 피곤하게 만드는 설정이 아닐수 없다.

작은 규모면 관객들이 집중할수 있게 작게 세팅해서 그 속에서 열연을 펼치자.
괜시리 옆이 허전하다고 왔다갔다 산만하게 그러지 말고

그리고 예매할땐 절대로 D,E,F열은 사지 말길 권한다. 이곳에 앉으면 배우들이 뒷통수에서 연기 하는 꼴을 보게 될것이다.
예전에도 이런 연극이 있었던거 같아 무척 불쾌했었는데..
예매처에서 이런 사실을 말해줬더라면 결코 이딴 좌석을 예매하진 않았을텐데..
앞좌석과의 높이차도 없어서 앞사람 머리통으로 시야제한석이 되니 완전 맨 앞자리가 아니고서는
이 열들은 선택하지 않길 권하고 싶다.

퀴어니 동성애니 뭐니 이딴거 아니고 그냥 사랑하는 사람들 연극이니 포스터 보고 낚이지 마시길
(극중 인물들이 동성애 커플은 맞음)
대학로 소극장에서 오랜기간 하는 많은 사랑연극이 훨씬 감동적이고 가격 저렴하니 그런것을 추천함.

그리고 절대로 좌석 D,E,F열은 사지 마시길 권함.

출연 : 백소정, 경지은, 박은호, 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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