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10. 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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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나 가을, 봄 무렵엔 가족 영화, 연극, 행사들이 많이 나오고
그에 맞는 내용들의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시기라서 이상할거 없는 현상이다.

이러한 시기적 잇점을 타고 나오면 보통은 최루성 신파가 많아지는데
소재를 보면 돈, 자식, 엄마(아빠아님)의 모성애, 노인성 치매, 고부갈등, 세대갈등
이런것들 잘 엮어서 사람들 눈물샘을 자극하는 별볼일 없는 연극들이 많은데
이 연극이 딱 그것에 부합한다.

다른나라는 각국의 특정 시즌에 맞춰서 이렇게 눈물샘을 인위적으로 자극하는 공연들이 많이 생기나?

외국영화나 외국 작품 연극같은것을 봐도 슬플 상황때문에 슬프지만 강제로 슬픔을 주입하듯 전개하는경우는 기억에 없는거 같은데
(일본건 좀 지루하게 늘리긴 하는데 얘네는 생각보다 담백함)

우리나라가 격동적인 시대를 겪으면서 한이 맺혀 그 응어리를 풀기 위해 이런것들이 파편적으로 삐져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시집살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나? 조선시대엔 여성들의 억압이 좀 쌨었으니 고생을 많이 했다는데 고려때도 그랬나? 그 이전시대는?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땐 신여성이 유행하기도 했다지만 한국전쟁같이 국가단위 전쟁이 발발하면
여성인권이 땅에 떨어지기때문에 1950년대에 다시 쇠퇴됬겠지
그러한 시대의 끝부분에 매달린 정도의 이야기로 보면 되려나.

일단 강해옥(할머니)은 젊은 나이에 홀로되서 자식 둘을 키우기 위해 수많은 고생을 해왔다고 한다.
며느리 이지영도 그다지 넉넉한 형편의 가정은 아닌 외동딸 느낌으로 결혼 후에도
강해옥씨가 자식의 월급같은 모든 경제권을 쥐고 놔주질 않는다. 죽는 순간까지.
이런것도 참 말같지 않은 상황인데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이런 집이 없으리란 법은 없다.

여기서 이지영의 자식을 없는 형편에 유학을 보냈다. 우낀건 자식이 공부를 못해 제적되고 비자만료로 쫓겨왔다는것
그런데 부모는 전혀 모르고 있다. 돈 많은 집에서 도피성 유학을 보낸다는건 봤어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집에서 유학을 보냈더니 자식이 공부를 안해서 제적된다고?
이부분에서 자식을 꽤나 개차반으로 키운것으로 보이고 또한 이지영은 왜 이렇게 자식에 목숨을 걸고 있었던가?
보통 이렇게 한쪽에 몰입하는이유는 다른쪽에 엄청난 불만족이 쌓일때 생겨나는 심리현상인데
부부생활이 안좋아서 어긋난 모성애를 보이는것일지도 모르겠다.
상황상 대충 그렇게 이해하려고 노력할뿐이다.

강해옥씨의 딸 김태리는 강해옥씨의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로를 쪽쪽 빨아먹고 있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듯 싶었는데 가수 나르샤라고 함)

남편은 가정적인게 보이려고 대리운전도 하고 나중엔 경비일도 하는데
그러면 그전엔 무슨 일을 한거지? 대기업 다니다가 사업한다고 관뒀지만 집도 돈도 모두 날려먹었다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집는 누구거지? 강해옥씨가 해준건가?

전체적으로 자식 둘과 며느리가 강해옥씨 목에 빨대꼿고 피 빨고 있었던거 아닌가?
그러면서 못살겠다는 등 힘들다는 둥 시집살이 어렵다는 등 푸념을 늘어놓고 울고 불고
관객들 눈물샘에 바늘을 콕콕 찌르듯 억지로 자극한다.

그래서 이 연극의 주제가 어머니의 사랑인지 여자의 고단한 삶인지, 아내는 계속 참는 삶이어야 하는건지
뭔지 모르겠다. 그냥 아내이자 며느리이자 엄마인 이지영(이태란)씨는 계속 괴롭고 슬프고 한탄스럽고 외롭고 쓸쓸하다.

마지막에 돈을 유산으로 넘겨줘서 그럴까 집안에 수많은 것들이 해결된다.
20대 손주에겐 건물을 넘겨준다. (이건 손주가 망하라는거 아닌가?)
남편은 경비일을 하고(일류대나온 인재라면서?), 아내는 전업주부인듯?, 딸은 아파트 물려받고 재혼
아들은 결혼-유학중 만난 사이-해서 자식을 낳고 대학을 다닌다?

작가의 판타지였을까?
뜬구름같이 내용이 꽤나 난잡하다. 어머니 강해옥씨가 자식들을 위해 엄청난 고생을 했다는 등
기성세대 어머님들 감성만 자극하는 전형적인 참 그렇고 그런 시대착오적인 상투잡는 연극같았다.

배우들은 다들 엄청난 분들이라 누구하나 빠지는게 없지만
음향은 왜 그따위로 셋팅했는지 처음엔 TV 드라마 보는거 같이 투박한 스피커에서 울리는 대사소리.
국립극장 음향이 좋은 곳인데 뭔가 문제있는 엔지어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냥 TV 단편 드라마 한편 같은 연극.
연극과 TV,영화의 연기는 달라야 하는구나를 알려주는 연극이었다.

소극장 연극들중 참 명품들이 많은데 왜 이런 연극에 이리도 많은 관객이 몰릴까?

출현 : 박정수, 이태란, 정찬, 나르샤, 정대성, 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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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9. 2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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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생, 갱신 이런류의 다시 한다는 의미의 갱
그런데 갱년기의 갱자도 같은 한자라일거란 생각은 못했다. 새로워진다는 의미도 있으니 그런가보다하면 되겠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은 좀 특이한 점이 몇가지 있다.
첫번째로 좌석 번호가 없다. 충분히 있을법한 신식 건뭉의 구조인데 없다. 그래서 선착순이라 일찍가서 기다려야 한다.
두번째로 티켓을 받으면 극장 입구(지하)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줄을 서게 만든다. 이게 다 좌석 번호가 없기때문인데
줄 서는걸 극장주인이 좋아하나?
일찍 가지 않아도 자리가 천천히 차서 정중앙 앞자리를 앉을게 아니라면 왠만해서 시간에 구애받진 않는데
아무튼 규모에 비하면 별로인 시스템이다.

그리고 의자도 접이식같은 간이의자 비스므리한 철재의자다. 그렇게 불편한건 아니지만 아무튼 별로
좌우로 엄청 길어서 관객석을 중앙무대를 기준으로 무대 앞뒤로 쪼개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늘이 그렇다.
참 싫어하는 구조다. 배우들의 뒷통수를 보며 대사를 듣는건 언제 봐도 적응이 안되고 별로다.

이것때문인지 관객들의 프라이버시때문에 빈무대 촬영 안되고 커튼콜도 촬영이 안된다고 한다.
뭐 사진 찍었는데 그 뒤 어두컴컴한곳에 귀신들처럼 관객들이 사진에 배경으로 깔리는것도 좀 무섭긴 하다.
구조적인 단점이기도 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습도를 맞춰주는 공조기(항온항습)가 가동되는데 가습기가 초음파 가습기같이 물 분자를 뿌린다.
그래서 그곳과 가깝기라도 하면 안경쓴 나로서는 치명적일수 있다.
이런 후진 공조시스템을 본다는건 참. 보통은 완전 기화된 공기로 습기를 맞추는데

또한 생수기가 설치 되어 있지 않다. 자판기에서 물을 사먹어야 한다. 오늘같이 습한날은 짧은 거리라도 잠시 땀이 나서
물 한모금 정도 생각나는데 마실수가 없다. 자판기 물은 다 먹기도 모하고 버리기도 그렇고 가방에 넣고 다니자니 번잡스럽다.

시설좋은 낙후된 소극장 같은 느낌이랄까?

다시 연극으로 돌아와서
초중반까지는 세대간의 인식과 표현과 시대의 차이를 말하는 것인줄 알았다.
아버지(천태)와 딸(금옥), 딸(금옥)의 딸(피영), 그리고 할아버지(천태)와 손녀(피영)

아버지는 딸을 고아원에 맏겼다는 설정 같아보인다.
일터에서 팔 한쪽을 잃고 키우기 막막해서 좋은 집에 입양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고아원에 보낸거 같다.
부모로서 자식을 책임지기 어렵다고 판단이 된다면 차선책을 택할수도 있긴 하지만
이때 자식이 받는 불안감, 고통, 괴로움, 외로움 같은 감정도 크기때문에 서로간의 갈등의 깊이는 큰듯 싶으면서도
산재보상으로 돈을 받은 아버지는 딸에게 모두 주고 딸에게 보호를 받는 처지가 되지만
손녀는 못마땅하다. 엄마가 그동안 큰 고통을 받고 살아왔다는 거 같음.(남편에게 폭행을 받았다는 설정같음)

두 세대간의 골은 매우 깊어보이는데 왜 깊은지는 모르겠다.

할아버지때문에 엄마가 남편의 폭행을 견딘것도 아니고 엄밀히 따지만 딸인 피영때문에 엄마가 모두 참고 인내한것인데
보면서도 답답하다고 할까? 하지만 중간에 낀 엄마는 아버지에게도 딸에게도 화 한번 제대로 못내며
참고 사는 모습에서 너무 마음이 아파왔다.
아버지는 이미 병을 얻었고 딸은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만을 전달하며 엄마의 살을 파먹는다.
(살모사도 아니고 자식을 먹고 부모를 먹고. 이런 문학적 표현을 잘 쓰나? 등골브레이커는 좀 유행이지만)

어쩌면 부모는 자식에게 먹히는 존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처럼 약간은 극단적으로 꾸며놓은 연극을 보며
착잡하고 답답하고 뭉클함 때문에 온간 감정을 모두 토해내는 피영에게는 상대적으로 별다른 연민이나 감정이
이입되거나 동화되는 것은 없었다. 할아버지는 이시대의 전형적인 노령층의 안좋은면을 모두 지니고 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선 사랑하는 딸이 있다. 물론 이것도 과거(치매)의 산물이고 현재를 살아갈순 없는 상태기때문에
그렇게 측은하거나 암울하거나 허무하거나 한것 또한 별로 없었다. 발음이 썩 좋지 않은 설정때문에 알아듣기도 쉽지 않았고.
노인들의 현실을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표현하면 허무주의에 빠져들수 있는 위험성이 있긴 한데
이 연극에선 그런점 역시 표현되지는 않는다.
(왜 싯달타가 노병사를 깨달았는지 그리고 출가했는지 암수술이라는 절망에 찬 기분으로 다인실 병실에 누워있어보면
직접적으로 모든것을 느낄수 있다. 내가 이 허무주의에서 빠져나오는데 거의 2년이란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도 완전한건 아니다.)

여기서 갱년기에 대해 은연 중 계속 비추는데 왜 일까? 여성에게 갱년기는 새로운 삶을 뜻하는걸까?
그럴순 있겠지. 근 40년간의 굴래에서 벗어날수 있고 한편으론 생물학적 여성성을 벗어던지는것일수도 있으니
하지만 이것이 어떤 시작을 알리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가 아니라 갱년기를 겪을수 없기때문일텐데
이건 젊은 여자들도 크게 다를거 같진 않다.

가끔은 전위적 표현들도 좀 나오긴 하는데 그렇게 대수롭진 않고
주변인물들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좀 간결하다고 해야 하나 한 사람의 손이 완전히 망가졌는데
그것을 옆에서 목도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 치고는 너무 담담했다. 자신들만의 신념은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의 인식을 대변하는 역할일텐데 그에 반해 큰 갈등이 없다는게 요즘 세대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나타낸것인지 어려운 삶을 나타낸건지 작가가 귀찮았던건지

전체적으로 많은 것들이 일반적이지 않게 과장되고 강렬하게 표현되지만 처음 말한대로
세대간 인식과 표현의 차이, 시대적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세대간 갈등 이런것은 아닌
이 가정만의 독특한(흔하지 않은?)은 사건과 쉽게 볼 수 없는 감정표현들 그리고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연극이지만
엄마(금옥)의 삶이 인간적이며 서글프고 고통스럽게 보이지만 한편으론 가장 아름답게 보인 연극이었다.

출연 : 강혜련, 공상아, 곽영현, 김은희, 이주협, 조하석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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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8. 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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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생(更生)의 뜻이 무엇일까? 초기화 된 삶일까? 아니면 사회에 순기능 하도록 변화되는것을 말할까?
한문 뜻 자체만으론 다시 시작하는 삶정도 외엔 별 뜻도 안보인다.
인간 사회에서 사용되니 좋은쪽으로 시작하길 바라는 염원이 좀 있는 정도랄까?

트로이카. 세명으로 구성된 팀.  결국 새로운 삶은 시작하는 셋으로 구성된 팀을 말하는것일수도
혹은 그렇게 되길 바라는 작가의 심정? 일제강점기시절이니 일본 경찰의 마음일까?

독립군하곤 전혀 관계 없는 내용이다. 배경을 왜 이때로 삼았는지조차 솔직히 납득되지 않는다.
시대 특성상 욱일기(전범기)를 걸어놨지만
현대물로 해도 이상할건 없는데. 탈옥을 시켜야 하니 그 시절에 가능할거라 생각했던걸까?
내통하면 지금인들 불가능할까.

그리고 목사가 들어올것을 어찌 알고서 박기만(사업가)은 미리 들어와 있던걸까?

전체적으로 흐름이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단 몇시간정도의 상황이라 개연성까지 따지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흐름의 자연스러움이 있어야 하는데 감옥이라고 대뜸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면
이건 누가 봐도 사기꾼이 아니던가. 최소한 첩자, 비밀경찰? 그런데 아니고서야

목사와 젊은이는 또 왜? 상황설정에 대한 부연 설명이 거의 없는 생선 중간토막만 있는데
그마져도 장르가 블랙코미디라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다.

배경하고 전혀 맞지 않는 흐름때문에 뭔가 씁쓸하고
시사풍자를 하려면 제대로 무엇인가 멱살을 부여잡고 까내려가던가
블랙코미디라고 안웃긴 코미디란 뜻은 아니지 않은가? 화끈하고 제대로 웃겨서 기억에 좀 남게라도 해주던가.

전체적으로 그냥 씁쓸한 극이다.
당시엔 독립군 팔아먹는 저런 사기꾼도 많았을텐데
종교 팔아먹는 사기꾼도 많았을텐데
유학생인척 흉내내며 사기치는 놈도 많았을텐데
이들이 대부분 나라를 좀먹듯 팔아먹으며 죄책감도 없었을텐데.

그리고 75분이 아니라 65분 남짓 될까 말까? 짧아도 너무 짧고 내용도 너무 부족하다.
뭔가 살좀 붙이면 작가가 의도한 어떤 함의를 좀 볼수 있을법 한데 왜 이렇게 미친듯 잘라낸것인지.
(유튜브에 작가 인터뷰로 작품해설이 있지만 온갖것을 붙여놨을까봐 보기 겁나서 보지 않음)
좀 넉넉히 붙여봐야 90분에서 100분인데. 간질 간질 재채가 나올듯 말듯 섭섭했다.

그런데 체홉축전이라며 7편을 두달간 하는데 정작 체홉 작품은 한작품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좀더 넣어주지.

출연 : 한창훈, 박재영, 이강원, 정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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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8. 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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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은 세금으로 지어졌고 서울시 예산(세금)으로 매년 근500억정도씩 지원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섣불리 관람하기 어려운 공연들을 주로 한다. 참 개같다.

오이디푸스? 운명에 대항하려 하지만 점점 빠져드는 인간 사고의 본능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미친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들 보면 대부분 인간적이면서 생각보다 별볼일 없는 가십거리 정도의 내용들이 일색인데
(신인데 번식을 하고 서로 이권을 위해 죽이고 죽고 살점이나 피가 되 살아나고. 지가 무슨 플라나리아인가?)

아무튼 심연 깊숙히 들어있는 호기심, 탐욕, 시기, 증오, 번뇌 그리고 인내 수많은 인간 내면의 세계를 함축적으로
멋지게 구성되어 있는 작품이다. 기원전 작품이긴 한데 이때의 감각으론 어떤 느낌의 작품이었을지.
하지만 적어도 신을 깊이 경배하고 신탁에 대한 믿음 또한 절실했던것으로 예상은 된다.
기원전이면 500여년전 작품이니 거의 청동기시대나 다름없는(철기시대지만) 시기라서 지역에 따라선
원시사회같은 곳도 즐비했던 까마득한 옛날 옛적의 이야기로 이점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이상할건 없어보인다.

이것을 고려를 세우고 삼국을 통일한 왕 중의 왕이었던 배우 최수종께서 맡았다?
내가 이걸 왜 예매했는지 지금은 까먹었다. 왜 했을까? 일종의 오기였을까? 국민배우 최수종을 보고 싶었을까?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의 산물로 소극장 연극을 포기하고 예매를 했겠지.
(정말 보고 싶은 배우때문에 구입하는 경우도 가끔 있음)

고전 연극은 발성이 좀 특이하다. 왜 일까? 한국 고전은 별로 그런게 없는 편인데(고전이라고 무조건 판소리 하는건 아니니)
다들 배에 힘 빡! 주고 우럴차게 그리고 쭉! 뻗는 소리를 내기때문에 왠만한 극장에선 마이크따위는 필요가 없다.
그래서 세종문화회관M씨어터는 그냥 해도 될 정도의 중급 크기에 불과하지만
다들 특이하게 마이크를 사용한다. 그런데 우낀건 단 한사람을 제외하곤 마이크따위는 필요없을거 같은 발성이다.
직접적으로 말해서 최수종 단 사람을 위해 배우 전체가 마이크를 차고 있는거 같은 생각이 들정도
최수종의 발성은 솔직히 별로였다. 평생 연기를 했고 최고의 배우기때문에 특정 연기는 최고수준일수도 있겠지만
카메라 없이 제법 떨어져서 연기하는 무대에선 그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무대 배우들의 몸짓들은 평상시엔 불필요해보이는 행동들같아보이지만 이게 없으면 저 배우의 심정을 알길이 없다.
그 만큼 무대와 관객은 매우 멀디 멀다. 그래서 각각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들이 배우마다 다르고
그게 잘 먹히는 배우는 유명해지고 그게 잘 안되는 배우는 배우 생활이 순탄하진 않을거다.
(TV나 영화 배우만 했던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전혀 감이 없는거 같음. 대학시절엔 정극을 많이 하지 않았나?)

오이디푸스 내용 자체가 한사람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둘러 쌓는 구조긴 하지만
최수종을 위해 모든 배우들이 떠받드는 것 처럼 보인다. 심지어 특이하게도 귀신처럼 따라 붙어서 상황을 설명하는
코러스가 있다? 원래 있나? 싶어서 다른곳도 찾아봤으나 다른 공연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처음엔 죽은 영혼이 붙어다니는줄 알았음)
심지어 효과음향까지? 영화인줄(연극에 왠 효과음-피아노소리지만 멜로디가 아님 극적 효과용 효과음-)
이때문에 극적 효과는 더 있지만 그 판(감정)을 깨는 것은 역시 그 한사람 뿐이었다.

그래서 오이디푸스 다른 공연들도 그런가 싶어서 외국 공연들을 몇편 찾아봤으나
이렇게 드라마틱한 움직이는 배경(프로젝터로 배경을 투사하는데 배우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함 같았음)을
영화처럼 사용하는 연극은 단 한편도 없었다.
그만큼 무슨 영화를 보듯, TV 드라마를 보듯 관객의 상상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영상을 활용한 최대한의 특수 효과를 낸다.

그렇게 크지 않은 극장에서 많은 것을 우겨넣어 고급지고 비싼 공연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어느정도 성공한게 아닐까? 좀 더 큰 극장이었다면 OP(오케핏)에 연주자들도 섭외해서 더 웅장하게 꾸몄을지도 모르겠다.
출연진도 화려하지만 군계일학 같은 존재로 돋보이는 연기력을 선보인 이오카스테(임강희)는
계속해서 집중할수밖에 없어서 어느 공연이든 연기를 잘 하면 시선이 갈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딕션 끝내주고 무대에 특화된 연기와 일관성, 호흡, 매너 등) 어쩌면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동일한 톤으로 잘 구성되어 있었다. 단 한 사람을 빼놓고 말이다.

이럴거면 일반 현대 극을 하지. 왜 고전을 하겠다고. 그 덕에 티켓값은 더럽게 비싸지고.

최수종 팬이라면 이분이 출연한 날짜를 선택하시고
'난 오이디푸스 제대로 된걸 보고 싶다'면 양준모, 임강희 두분이 출연한 것을 선택하는게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선택일듯 싶다.
(보통 인지도 높은 배우와 더블 캐스팅 된 배우는 왠만해서 훨~~~씬 무대연기가 뛰어남.
인지도 높은 배우는 티켓값 비싸게 받겠다는 기획사의 의도일뿐 연극 품질과는 큰 관계도 없음, 오히려 별로인경우가 대부분임)

발성은 평생 TV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던 분이니 그럴수 있지만
무대를 뛰어다닐때 제발 흐느적 거리지좀 말고 손짓 발짓 표정 주변 사람들에게 좀 배우자.
순간 풋!이란 소리가 나올뻔해서 너무 놀랐었다.
자신이 다른 배우들과 뭔가 다르다는걸 모니터링 안하나? 에휴.

아무튼 얼굴마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성비가 한참 떨어진다는 진리를 되뇌여야 한다.

출연 : 최수종, 임강희, 임병근, 남명렬, 최수형, 박정자, 황성대, 임정욱, 김동현
코러스 : 이충곤, 소나영, 박범규, 손창성, 오태린, 이건영, 박서영, 강윤재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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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6. 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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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굿이라는 무속신앙이나 관련 문화가 거의 사라진건 언제부터였을까?
지난 정부에서 무속신앙에 목매는 모습을 보여주고 세금으로 굿판을 벌린다거나 하는 의혹이 있을정도라서
이미지가 오히려 안좋아지는 상황이 한국의 전통 신앙들인다.
(무속신앙은 일제강점기에 한국내에 있던 다양한 이름들을 이것 하나로 합쳤다고 함)

굿이란게 일종의 동내 행사일도 있고 동내의 역사가 길어질수록 다양한 형태로 생겨날수 있는것들이니
종류도 많지만 대표적으로 망자를 기리는 뜻에서 그리고 저승갈때 이승에서 싸였던 원한같은거을
모두 털어놓고 가볍게 떠나시라는 고인에 대한 예우같기도 하지만 장례문화란건 엄밀히 말하면
살아있는 자들을 위로 하기 위함이 아니던가.

그 중에 진도 씻김굿이 유명한것인지 진도에만 씻김굿이 있는건지
제목은 씻김굿이지만 막상 공연은 진도씻김굿이다.

국악인이지만 무당같은 분이 나와서 각각 설명을 해준다.
국립국악원 특유의 후진 음향으로 무슨 소린지 잘 들리지도 않고해서 그냥 보는데
순서는 소가망석-손굿쳐올리기-제석굿-넋올리기-희설-씻김-고풀이-길닦음-액막음 순으로 진행된다지만
역시 모르겠다. 고유한 한국어일텐데 대부분 형용사라서 어느정도 제목을 추정할순 있지만
제목가지고 내용을 추정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중엔 관객의 소원성취도 있다곤 하지만 막상 공연 내용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전혀모르겠다.
옛 사람들의 속담처럼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다'같이 저들의 공연은 가십거리정도로 보면 되는것인지

망자를 위한 공연이라면 전에 '꽃신 신고 훨훨'이 개인적으론 훨씬 감동적이고 감명깊었는데.
굿은 아무래도 너무 멀리 떨어져버린 옛 문화로 전락한게아닌가 싶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시주(?)도 하는걸 봐선 나만 모를뿐 한국사회에선 아직까지 깊게 박혀있는 문화일수 있단 생각도 든다.

그런데 굿도 국악에 속하는걸까?
서양클래식 음악들 중 상당수가 종교음악들이기때문에 굿 또한 국악으로 보는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어렵다.
자막은 무대 좌우 끝 모니터에 나와서 보기도 불편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도 없다.
해설집을 파는것도 아닌데 판소리같이 해설집을 팔거나 링크를 걸어놔서 볼수 있게 한다거나
나같은 문외한이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줘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한국의 1/3은 천주교기독교, 1/5은 불교, 절반이 무교인데 분포가 이러면 굿을 모르지 않을까?
생각보다 점 보러 다니는 분들이 많은것을 감안하면 나같이 완전히 모르는 사람은 의외로 드믈려나.

민속공연을 본다는 생각으로 보기는 했지만 보고 난 후 특별히 기억에 남는것이 없다는것도
국악공연 중엔 드믄현상인데 아무래도 내용을 이해못하고 관련 문화를 접하지 못했기때문이겠지만
그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 국립국악원도 한몫 하고 있는게 아닐까싶다.
(자막은 제발 무대 중앙에 넣자. 자막보면을 공연이 안보이고 공연하는걸 보면 무슨말인지를 모른다.)

국악기획자들이 왜 이렇도 공연에 대해 나태하고 오만한지를 도무지 모르겠다.
막상 공연하고 있는 저들은 어떻게든 국악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쉼없이 뛰어다니고 있는데.

-출연-
주무 : 유하영
조무: 지선화, 양혜인, 오혜원, 조현정, 장지원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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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6. 1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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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간 서로 다른 구성으로 된 공연 산조. 그렇지만 나는 하루만 예약을 했다.
집도 멀고 회사에서 바로 가는것도 쉽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토요일 혹은 일요일 삼일치를 한번에 하는 구성은 어렵겠지..

마지막 공연을 예약해서 그 구성은
흩어진 기억들 : 가야금, 하프, 장구
잔상 : 가야금, 거문고, 아쟁
이웃이 되어주세요 : 가야금, 장구
우도, 검 : 거문고, 장구
검은산조 : 아쟁, 대금, 대아쟁, 타악
이렇게 다섯가지로 구성됬다.

산조는 리듬악기(북, 장구, 꽹가리 등)에 장단을 맞춰서 연주자가 즉흥적일수도 있고 화려하게 연주하는 기법이라고 하지만
상대적인 장르로 정악이 있지만 이것을 모르니 산조(특히 대금) 음반을 수십년간 가지고 있으면서 차이를 모른다.

보통 서양 클래식은 주된 멜로디와 리듬이 있고 변주되면서 각 막을 형성하며 피날레로 달려가는데
산조도 비슷한 구성으로 어느 정점으로 가고 있는거 같지만 그것이 명확해보이진 않는다.
이것은 내가 국악을 들으면서도 집중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의미는 몰라도 흐름만큼은 들어와야 하지만
묘하게 반복되는 공통된 리듬와 멜로리들. 이것들이 항상같아보이면서도 막상 기억되진 않아 어렵다.

공연 첫번째에선 생소하게 하프가 나온다. 하프와 가야금? 비슷할거 같으면서도 다르 음색
이 팀 이름이 1247로 12현 가야금과 47현 하프라고 하는데
가야금은 음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기때문에 12현이라고 해도 고정된 하프와는 다른거 아닌가?
음색과 연주기법이 달라서 2중주로서 면모는 훌륭한데 하프의 현란한 연주를 보진 못해서 조금은 아쉽다.
(국악 공연이니 하프가 주가 되는건 이상할수 있으려나?) 하프 자체 독주곡을 한곡도 들어본적이 없어서 무엇을 기대할수 있겠냐만
듀엣이라면 그래도 주거나 받거니가 좀 되면 좋았을텐데.
아무튼 국내 악기의 투박하며 거친 소리과 하프의 똥!똥! 거리는 특이한 소리.
뭐 제목처럼 흩어진 기억이 연상되기엔 한번만 들어선 알수 없었지만 연주시간동은 괜찮은 감성에 빠져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했던건 '우도, 검'이란 작품인데 사람을 암흑속으로 끌어당기는거 같다.
거문고 특유의 어두운 색감때문인지 연주의 독특함때문인지 난생 처음 들어보는 연주기법으로 거문고의 특징의 한면을
최대한 살린 대단히 이상하면서 멋지고 난해하면서 끌림이 강렬한 그런 연주를 보여준다.
장구 역시 리듬감있게 받춰주는것이 이질감없이 녹아져서 어느곳에 집중을 해도 편중되거나 어색함이 없다.
이 곡은 어떤 영감으로 만든것일까? 이 분의 독주회를 보고 싶은데 가능한건지. 어떤 생각으로 작곡했는지도 듣고 싶어지는 곡이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고 궁금해지는 계기였다.

과거부터 전해오는 리듬과 멜로디를 거부하지도 않았는데 현대적이면서 뛰어난 작품이 나올수 있다는것은
한국악기의 아쉬운 한계점을 아득히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로 다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짧은 시간이나마 흥분되는 시간이었다.

'이웃이 되어 주세요' 라는 제목의 작품은 무엇을 의미 하는걸까?
가야금 소리를 받아달라는 의미였는지 감미롭고 가벼운 리듬에서 경쾌하게 넘어가지만 결코 소홀하지 않으며 기품을 잃지도 않는
실내악의 고급짐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후한 멋과 고혹적인 선율, 미소를 담아 연주하는 연주자.
기다렸다는 듯 장구소리와 합쳐지는 소리들은 편안하게 몰입할수 있도록 묘한 세계로 인도한다.

이번에 나온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과거로부터 전해져온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진 않는다.
저마다 독창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해서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창작한 무대로 악기만 전통악기일뿐
음악적 생각은 현대감각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적 감성을 적극적으로 받아 들여진 작품들의 멋진 무대였다.

아쉬운건 역시 삼일간 공연 중 하루정도밖엔 못 본다는 현실과
각 예술가들의 연주를 짧게만 들어서 그들의 생각도 좀 전해들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런것이 좀 아쉬웠다.
아무래도 독주회때나 가야 가능할텐데 한국에서 국악 독주회는 예매를 어디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으니 원.
(국립국악원을 대관하는데 예매는 다른곳에서 하는건 좀 이상한거 아닌가? 예매처 링크가 있는것도 아니고)

-출연-
1247 : 주보라, 이기화, 박지혁
잔상 : 이승희, 최현정, 박필구
이웃이 되어 주세요 : 박경소, 정하나
우도, 검 : 허윤정, 남창동
검은산조 : 배호영, 조봉국, 허준혁, 김법식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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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6. 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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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양떼목장의 혈투라고 정했을까? 생각보다 일방적이고 종속적이었는데.

시작이 뭔가 좀 특이하다. 두 청년은 TV를 보고 있는거 같고, 한 사람(아버지)은 연극 중반까지 컴퓨터게임만을 한다.
이 두 청년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내용은 지금 시대를 대변하는데 저들의 주축인 청년들일까? TV를 보며 끊임없이 과자를 먹고 있는
그것이 인생에 전부인듯 살고 있는, 하지만 어떤 존재들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인간사회를 창조한 신일지도?

얼룩말이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사건이 있었는데 작가는 그 사건속에서 한국의 현실을 어떻게 본것일까?
얼룩말 입장에서는 단순히 울타리를 넘어 길따라 이리 저리 돌아다닌것 밖엔 안되는 큰 사건이 아니었는데.
(주민들은 좀 놀랐겠지만 맹수란 이미지도 아니라서 살짝 피하면 되는 정도)

그리고 제목처럼 양떼가 나온다. 순하고 개량되어 털이 끊임없이 자라는 양, 또하나 야생양도 나온다.

우리를 탈출한 말이 양과 대화를 하고 양은 말의 말에 동화되어 자신도 안락한 지금의 삶 대신
약간은 힘들것이 예상되지만 자유의 삶을 택한다. 자유로운 삶? 이것은 왠지 풍요로움와 안정됨과는 거리가 있게 그려지는데
현실에 안주하는것이 자유와는 거리가 있는것인가?

우리안에는 가짜 양인 검은양이 있다. 왜 이 양은 이렇게 그려졌는지 모르지만
양 탈을 쓴 사람으로 양들과 함께 살면서 안정된 삶을 영위한다. 그러나 이렇게 탈출하려는 양들을 잡아서 죽이거나
설득한다. 왜? 아마도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칠거 같았기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수단을 가리지 않고 막아왔던것으로 보이는데 자유를 위해 떠나는 양의 말에 다시금 현혹되어
양탈을 벗고 자유를 택한다. 영화 메트릭스의 파란알약과 빨간알약의 선택과 같다.
아버지(양농장 주인같음)라는 사람은 동물보호협회에 잡히긴 하는데. 이것도 상황은 잘 이해되 않는다.
왜? 동물을 학대한것도 없는데. 아마도 탈출한 양의 털이 숨쉬기 힘들정도로 계속 자라나서 죽기 직전에
이들이 털을 깍아 구해줬는데 이 이유로 아버지를 잡은것으로 보이지만 개연성이 조금은 부족하다.

검은양은 흥청망청 살아보기도 하고 일을 열심히 해보기도 하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는데
반복되는 실패는 시련만 깊어지며 힘이 빠지는데 이부분에서 어찌나 슬프던지.
단순히 이러한 극적 요소는 넘길 수 있지만 한국에서 청년들이 처한 처지, 내 주변에서 좌절하는 사람들
온갖 수많은것들이 떠오르면서 먹먹해지고 호흡이 가팔라지는게 꽤나 참기 쉽지 않았던 한 부분이었다.
결국은 현실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버지의 안정된 삶으로 스스로 들어가 검은 양털을 뒤집어쓰고 목에는 밧줄을 동여맨다.

지금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고 구하다가 지쳐서 '쉬었음'이란 짧은 한마디 내던지는것으로
외면하려는 슬픔이 현실처럼 표현되어 다시금 목이 메여진다. 

그 다음이 좀 이해가 잘 안되긴 하는데. 우리를 박차고 나온 얼룩말 세로는 잡혔지만
고친 우리는 기존과 다름없는 허술한 울타리일뿐이라 언제든지 다시 탈출 할수 있는 용기는 있었지만
그런다고 달라질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자신의 부모들을 떠올린다.
세렝게티 초원을 갈순 없다. 기껏해야 도로를 떠돌다가 마취총을 맞고 끌려올것이다.
무엇도 바뀔 수 없는 현실에 아버지(?)를 찾는다. 여기서 아버지는 포수다. 안락사 시키는 역할인지까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들은 짧은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 죽을수 있도록 총을 두고 가는데
왜 얼룩말 세로의 죽은 부모들이 아버지를 총으로 쏘는건지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일종의 원한이라고 해도 이미 없어진 존재들인데

씁쓸한 현실속에서 어떠한 희망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근래에 본 어떤 연극보다도 멋진 연극이었다.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비극으로 맽음되는 현실들.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의 끝은 왠만해서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복권당첨 확률만큼이나 희박한 성공스토리가 내게 올거란 기대를 하는 어리석은 대중에게 외치는거 같았다.
'너의 미래는 똥 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만에 하나 바꾸려 한다면 적극적으로 투표를 하라~' 라고
(선거 시즌이었기때문에 이 생각이 든것임)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 떠오르긴 하지만
한국사회에 맞고 좀 더 깊게 헤아리고 제법 좋은 구성으로 몰입력이 뛰어나고
현실을 극적이며 신선한 구성들로 오랜시간 기억될 훌륭한 연극이었다.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었으니 다음에 하면 꼭들 보시길

출연 : 정나무, 박수빈, 이승훈, 최지현, 권효은, 이주형, 김원태, 정연종, 김효영, 김민석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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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5. 3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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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족 드라마 한편 본거 같다.
예매 티켓을 받을때 무더운날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는게 운영에서 조금 섭섭했다고 할까?
(날이 추웠으면 더 짜증이 났을까? 지정석인데 막상 예매할땐 좌석을 선정할수 없는것도 좀)

작은 소극장, 너무 작은 무대에 아기자기하게 많은것을 우겨넣은 모습이
옛 생각도 나고.(예전엔 무대가 작어도 이렇게 많은것을 넣으려 했던거 같은데 요즘은 너무 간소화 되서)
소극장 특성상 관객석이 좁지만 계단식이라 뒤로가면 많이 높은 그런곳
그래도 관객을 위한 배려였을까? 두꺼운 쿠션이 깔려있어서 그렇게 불편한것은 아니었다.

연극의 배경은 오래된 팬션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식구들이 다 모였을때 생기는 에피소드들인데
막상 팬션 리모델링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시피한다. (엔딩에 살짝?나오지만 그냥 끝내기 위함정도?)
서로 불만을 주장하면서 싸우다가 해결하고 뭐 그런 내용일거라 생각했는데
이 예상은 벗어나고 서로 시작부터 끝까지 우애는 계속 좋다.
그런데 왜? 노인이 온걸까? 가족간 불화가 있는것도 아닌데. 이렇게 좋은 가정에서 더 좋게 해주려고?
(부자집에 복권번호 알려주려는 것과 다름 없을거 같은데)

그래서 극적인 긴장감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장르가 완전 코미디도 아니라서 무작정 우끼고 보겠다는것도 아니니
웃음이 엄청난것도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뭔가 있으려다가 없는? 재채기가 나오려다 만 느낌? 그래서 시원하고 개운한 기분이 조금은 부족하다.
확실하게 웃겨주건가. 가슴 뭉클하며 따뜻하게 나올수 있게 해주던가.

우애가 좋아서 별 갈등이 없는 집에서 생겨나는 소소한 일들
(자식의 진로, 솔로가 된 부모를 걱정하는 자식들, 오래도록 솔로였던 사람의 국제결혼 그리고 파혼)
2남2녀의 소소한 생활을 90분동안 담아낸다. 시간으로 보면 이틀인가?

경제적으로도 다들 어려워보이는 집은 없어보인다. 그러면 뭐가 문제일까?
우리는 무엇을 느껴야 하는거지? 그냥 적당히 잘 사는 집에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의 그리움을 함께 느껴야 하는걸까?

아마도 가장 큰 사건은 막내의 파혼일텐데 이것도 순식간에 마무리된다?

큰 생각없이 드라마 '전원일기' 혹은 '대추 나무 사랑 걸렸네' 같은 거 한편 본 느낌 같다.
자잘한 웃음과 내 주변을 잠시 생각해보는 정도로 극장을 나오면 강렬한 태양빛 속에 연극의 기억은 말라버린다.

가볍게 별부담없이 보기에 괜찮은 주제와 내용이다.
오늘은 가족단위로 많이들 오셨던데 가족이 보기에도 딱 적당한 연극이다.
(너무 살벌한 사건이나 선정적이거나 너무 어려운 내용은 다양한 연령층이 섞인 가족이 보기엔 어려움이 있음)

이런 연극은 극장이 약간 더 크고(무대가 조금 더 커서 팬션 느낌이 더 들었으면) 관객석 또한 노인도 편히 앉아서 볼 수 있는 그런 극장이면
딱 알맞는 연극인데 이점은 약간의 아쉬울수 있다.
(요즘 새로 생기는 좋은 시설의 극장들은 비싸고 돈되는 연극들만 하려고 들어서)

출연 : 최용민, 신박석, 조지훈, 이유선, 신예온, 허정호, 김주은, Lesina Alina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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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5. 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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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어려운 연극을 접하게 되는거 같다.
대사가 너무 많고 불필요한 상황설명이 너무 많다.
저 사람이 지금 누구인지 왜 두명인데 일지는 모두 '환'인지
분명히 환과 욱이 얘기 하고 있는거 같은데 비관적인 욱과 희망적인 환
하지만 막판엔 한명만 남은것인가? 아니면 죽은 사후인가?

스토리 전개가 어렵고 대사량이 많은 반면 귀담아 들을 내용이 잘 없다보니 흘리게 되는데
이러다가 중요한 내용들을 모두 함께 흘려보낸 느낌이다.

가끔 아주 가끔 집중하게 되지만 90% 이상은 흘린다.
모노드라마가 아닌데 그렇게 많은 부연설명들을 해대야 했을까? 눈감고 들어도 되는 라디오 드라마도 아니고
요즘 유행인지 이렇게 상황 설명을 과할정도로 많이 붙이는 연극들이 있는데
작가의 의도를 전혀 모르겠다.
원래 다인극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가 인원을 축소하면서 관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지문까지 모두 읽게 하는건지
몰라도 될 배경까지 다 들어오니 심각할정도로 피로해지는데 이런식으로 두시간을 진행한다.
절반은 지문. 입을 막아버리고 싶다.

그리고 제발 가운데 무대를 놓고 좌우로 객석을 찢어놓지좀 말자
가끔 우연히 앞사람과 눈이 맞아버리면 매우 어색해지는데 뻘쭘한 기분때문에 한동안 대사가 귀에 안들어온다.
그래야 될 상황도 전혀 없는데 뭘 좀 있어보이겠다고 이 지랄로 무대를 셋팅 하는지
대극장의 무대가 크니 무대 위에 관객석을 만들어놓은것이다.
엄연히 좋은 관객석이 있음에도 엉덩이 아픈 간이의자. 두시간 공연
이 무슨 빙신같은 연출이란 말인가?
이런 구성이면 소극장에서 하면 딱인 구성이다. 이런 대극장이 아니라 딱 소극장용 연극
소극장 대관이 안되서 대극장을 어쩔수 없이 쓴건지 알수 없지만 낭비도 이런 낭비가 있을까?

아무튼 전체적으로 난해하지 않은데 난해해진 이상한 연극을 불편한 의자에서 시야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무대를 연신 고개를 돌려가며 보고 나온거 같다.
집중하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대사 한마다 기억나질 않는다.
그래서 뭐라 쓸 말이 도무지 생각나질 않는다.

제발 무대는 일반적인 형태를 쓰자 아니면 아예 가운데가 찢어진 극장을 섭외하던가.
그리고 불필요한 말들은 좀 빼자. 집중 안되고 산만하다.
단 두명 나오는데 어쩜 이리도 정신이 없는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노고 그리고 큰 대형 극장이 너무 아깝기만 한 연극이었다.

출연 : 강희제, 백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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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5. 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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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을 2024년에 봤었는데 예매하고 오늘 극장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때까지 몰랐다.
채승혜배우께서 관객들 안내하며 분위기을 올리고 있었는데 제목 늬앙스와는 다르게
장르가 코미디인가? 그런데 왜 제목이 철학적이지?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극이 시작되고 한 5분정도 지났을까? 응? 본거 같은데? 설마?
조금 더 지나니 확실히 본것이고 모든것이 조금씩 기억나기 시작하는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1부진행중 2부나 3부가 생각난것은 아니다. 물론 2부가 진행되고 있는데 3부가 떠오른것 또한 아니다.
진행되는 중에 봤던거였구나. 라는 정도만 생각날뿐 엄마역으로 나온 배우의 목소리가 성우같은데
처음 듣는 느낌이었다.(내용은 기억나지만 배우의 느낌은 모두 잊어버렸던거 같음.)

한번 보고서 오랜세월 기억에 남는 연극은 흔한것이 아니니 별로 이상한 현상은 아니지만
제목만으로 한참을 기대했던 내가 조금 부끄러워졌다고 할까?

총 3부작으로 되어 있고 과거, 현재,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현재이고
엄마의 과거, 딸의 현재, 엄마와 딸의 현재 이런 구성이다.

이걸 가족 연극이라 해야 할지 자기성찰극이라 해야 할지
물론 코미디는 결코 아니고 그렇게 웃긴 부분이 있는것도 아니다.
엄마와 딸, 현재의 엄마가 된 과거의 엄마의 일대기 같은?
제목과 같이 왜 당시에 없어질수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이야기.

여기서 보면 딸과 엄마 이야기 같지만 전체적으로 순수한 엄마이야기다.
엄밀히따져서 딸은 없다. 딸이 엄마에게 있었다면 항암치료를 했겠지만 끝까지 그러지 않는다.
남겨진 자에 대한 예의정도만 보일뿐인데.
2부는 연극단원들끼리 1부 과거 엄마의 내용으로 만든 연극에 대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서
1부는 3부를 뒷받침 해주지만 2부는 왜 있는지까지는 모르겠다.
있어서 나쁠것 없을정도로 지루하지 않고 충분히 재미있고 흐름상 어색함 또한 없다.
단지 필요성한 부분까지는 아닌거 같을뿐이다.
(1부에 붙어서 몇분정도 연극이 끝난 후 에필로그처럼 붙었으면)

2024년에 봤을때의 사진 처럼 무대장치도 같고 배우의 연기도 크게 다르지 않은 기분이 든다.
배우도 같다. 심지어 연극 소개페이지도 대동소이하다. ^_^;

그때는 어땠을까? 당시 관람기를 읽어보면 지금과는 다르게 뭔가 이해하는데 약간은 어려움이 있었다.
오늘은 상대적으로 안그랬는데 집중력이 좋았던건지(2년만에?) 조금 부연설명이 추가 된건지

그때는(2024년) 어머니와 딸, 내 어머니가 떠올랐다고 관람기에 적어놨지만
묘하게도 이번에는 전혀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딸 덕분에 자기성찰의 기회를 찾았고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미래를 좀더 풍요로운 심정으로 지낼 수 있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어쩌면 자식들만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부모들에게 말하고자 했던것일지도.
왜 내가 없지 않고 지금 이렇게 있을수밖에 없는것인지. 이것은 내 자식때문이 아니라
나의 기억의 연속성때문이란것. 물론 내 마음대로의 해석이다.

다음에 또 공연하면 그땐 봤던것이라는 기억이 나겠지만
신경안쓰고 예매버튼을 누를거 같은 다시 보고싶어지는 연극이었다.

출연 : 구자승, 조주현, 나종민, 장하란, 하지웅, 김하리, 김태우, 이정근, 채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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