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3. 12. 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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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을 나가지 못하다가 간만에 출근하고 간만에 한 겨울이 된 거리를 걸어본다.
비와 바람때문일까. 단풍은 아직 덜 익은거 같은데 은행잎은 대부분 다 떨어져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지만
색은 아직 푸른끼가 남아있다. 떨어지기 싫어했던 남아있는 옛 흔적이랄까

대극장으로 끝나면 대부분 큰 극장이고 무대도 넓고 관객석도 훌륭하다.
예술극장 대극장도 그러하다. 좋은 시설의 큰 극장

나는 이 극을 어떤극이라 상상하며 예매한것일까.
독립군 이야기라곤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은거 같은데 포스터만 보면 연예극? 같다고 할까?
아니면 부모 자식간의 그리움같은?

후자는 어느정도 맞기는 했다 ^_^;;
그렇지만 아무튼 드라마나 맬로와는 거리가 아주 먼 일제강점기때의 독립운동 이야기다
물론 내용은 허구다. 어느정도의 진실도 좀 섞여있을지 내가 이 시대 역사를 많이 알지 못하기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풍물패를 일본애들이 싫어했다는 말을 들은적은 몇번 있었다. 사람들을 잘 모으고 단합기 좋은 타악기들이 주류고 우렁찬 소리
착착 감기는 리듬(한국사람만 그럴수도 있지만) 그래서 특히 꽹가리를 특히 싫어했다던데 진위여부까지는 모르지

아무튼 정선의 어떤 사람과 딸의 독립활동 이야기지만 내용의 아귀움과 감동의 갈증이 느껴진다.
좀 막말하자면 국뽕을 이용한 티켓팔이같이 대충 껴맞춘거 같다.

과거의 독립 이야기라면 고증한 사실을 기반으로 꾸며도 수많은 위인들이 있을텐데
왜 이런 허구를 만들어낸것일까? 타국사람들이 보면 노래에 환장한 민족인줄 알것네.
(노래가 처량맞고 우울한건 그만큼 사람들이 힘들었다는것일텐데.. 판소리도 듣다보면 70%이상은 모두 슬픈내용들일뿐)

전체 스케일은 크고 웅장하지만 디테일하지 못하고 흐름이 엉성하다.
민요에 전문가가 아니라 말하기 어려움이 있지만 그 특유의 구슬프면서 독특함이 있는데 이상하게 배우들의 노래엔 그게 잘 안보인다.
딸은 국악을 전공했는지 일반 노래가 엉성하고 아버지는 서양곡(?)을 전공했는지 국악이 좀 그렇고..
(성악가나 국악가가 가요를 부르면 노래는 잘 부르지만 원래 가수가 부르는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 요상함 같은 느낌?)

사람 감정을 가지고 놀려는 그지같은 신파는 어렷을적 봤던 약장수 공연같기도 하고(할머니 손잡고 따라 구경갔던것이 조금씩 생각남)
국악과 서양노래(이럴땐 뭐라 해야 하는건지 젠장)를 섞으려면 좀 잘 섞던가 이 둘간의 이질감은.. 으~~
(서로 리듬이 달라선지, 소리의 강약이 달라선지 따로 들으면 모두 너무 좋은데
한 곳에서 연이어 국악,서양악를 들으면 뭔가 적응이 안됨)

그리고 엄청 특이한거 3.1 독립운동때의 암호명이 '삼쩜일'??????
3.1을 삼쩜일이라고 읽지 않아서 '삼쩜일'이라는 암호명을 만들었나?

바로 얼마전 요즘 학생들은 삼일절을 삼쩜일로 읽는다며 문제라는 기사가 한창 나왔었는데
극의 작가는 이걸 풍자한건가? 알수없지만 순간 황당함은..

그럼에도 저들이 노래를 할땐 가슴이 뭉클해진다.
내가 이렇게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점점 노래의 음율에 내 가슴도 녹아내린다.

큰 무대, 다소 어색한 진행과 내용이었으나 저들의 엄청난 열정과 뛰어난 연기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높지 않은 공연비, 좋은 관람이었다.

친일친미매국도들이 득세하니 반작용으로 요즘엔 이런 독립운동사 연극이 적지않게 보이는데
좀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지금시대도 좀 반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너무 큰 욕심일런지..

출연 : 이건영, 정수한, 김미수,박승일, 김기남, 최정화, 최재섭, 남현우, 채승혜, 김가람, 황준우
           김경환, 정형석, 여동훈, 최현규, 홍성민, 박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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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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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극장의 맛은 좋은 무대와 안락하고 넓은 의자, 시야를 가리지 않는 관객석의 구조 배려 등이 있다.
하지만
SP석이란게 있던데 자리가 없어서 이쪽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동식이라 적혀있을뿐 어떤지 몰랐다.
이건 그냥 간이접의식 의자를 놓은것으로 오페라를 보면 오케스트라가 무대 바로 앞 아래에 위치하는데
딱 그 위치쯤에 의자를 놓은 임시석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 중에서 맨앞 (발을 뻗으면 무대 단상이 닿을 정도), 어중간한 자리보단 맨앞을 아주 많이 선호하는 편

인기많은 연극을 선택한 비애정도로 넘길수 밖엔 없을듯 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기 많은 극인줄 전혀 몰랐다.
생각해보면 왜 이걸 예매했는지 그 이유가 떠오르지 않고 국립극장에서 본 '우리읍내'를 공연한 극단인줄도 몰랐다.

굿닥터?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건가?싶을수도 있는데 그냥 동일 제목일뿐
안톤체홉 작 몇편을 짧막하게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희화되어 있다.
서로다른 8가지 작품인데 내용을 파고들자면 슬프거나 억울하거나 우울한것들인데
가볍게 넘기도록 설정되어 있는것은 안톤체홉을 까고 싶었던건지 자신을 알리려는 건지(이미 유명한 시기였으니 이건 아닌듯)
아니면 체홉을 더 알리고 싶어서였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느낌을 살짝 뒤트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대부분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8편 모두 그런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생일선물'같은 경우 현재 한국사회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느낌이 있기도 하고
'가정교사'는 매우 상투적이라서 알수 없는 반감마져 생겨난다.

이 극을 처음 보는거라서 '늦은 행복'의 음악극이 갑자기 튀어나오는건 뭐라해야할지, 갑자기 기분이 싸~해진다고 할까?
앞뒤 맥락이 전혀 맞지 않는 느낌으로 원작 구성도 이런건지
물론 이 한편만 보면 가슴 찌릿하고 극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계속 남는 부분으로
(사람의 연애 감정은 죽는 순간까지도 있을 수 있겠으나 연애감정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까지일까?
백세시대라곤 하지만 공원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60~70대 정도일텐데 이정도가 한계일까)
서정적이며 낭만적(로망스)인 내용을 좋아하기도 하기때문일수도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 오디션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연극 '세자매'를 좋아해서라기보단 배우의 그 설램과 환희, 기쁨이 전달되는거 같아
벅참이 밀려와 감동적이었다.

왜 한개를 뺐는지 모르겠으나 '겁탈'은 전체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어려웠던건지 공연시간이 너무 길어지는것인지
내용은 인터넷으로 대충 찾아봤지만 실제 극의 표현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전체적으로 훌륭한 연출과 진행 그리고 뛰어난 배우들로 멋지고 재미있는 연극이었다.
옴니버스식 연극들의 특징인 찾아볼수 없는 지루함. 110분이란 짧지 않는 시간이 순삭된다.
극장을 나와 길을 걸을때 남는 여운도 깊이가 적당해서 걸음걸이가 무겁거나 어둡거나 하지 않아 가볍게 맥주 한잔이 생각나게 한다.

문제는 가격인데 요즘은 모두 R석이고 그지같은 자리만 S석이다. 어느순간 이런식으로 모두 바뀌었는데
가격을 올리려는 개수작으로 보여서 좋게 보이진 않는다.

세금으로 만들어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이라면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극단일텐데 가격 접근성을 좀 좋게 하기 어려운것일까?
S석은 그지같으니 빼고 R석이 45000원인데 이러면 한 가족, 연인들이 보기에 10만원은 든다. 여기에 밥도 좀 사먹고 그러면?

국악은 저렴하게 고품질 공연이 많은데 이상하게 그 외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정도로 가격대가 올라간다.
요즘은 소극장 연극도 3만원부터 시작하려 하던데 영화 극장 가격 생각하면 이상한것은 아니지만
가계소득이 오르지 않으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요즘에 자칫 잘못 하면 영화계처럼 이런 공연문화쪽이 죽어버릴수 있다.
다양하고 멋진 극들을 많은 사람들이 즐길수 있도록 관객석이 좀더 많은 극장에서 가격은 조금 저렴하게 그런 기획이 많았으면 좋겠다.
(문화릴레이, 서울시 극단 과거 티켓 소지자 할인 같은 그지같은 할인정책 내놓지 말고 일반 가격을 낮춰주길)

출연 : 김수현, 김귀선, 정원조, 문상희, 강지원, 김영경, 이승우, 박현민,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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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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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연극극장이 많이 모여있는 혜화동을 다니다보니 이렇게 다른 곳에 위치한 곳을 가는것은 낯설다.
게다가 몸살이라니 코로나 검사는 음성인데 몸살이라니 수술전 마지막 휴일을 삭신이 쑤시게 보내야 한다는건 우울하다.
그래서 예매를 취소하지 않고 나왔는데 몸이 쑤시고 비와서 춥고 극장은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어렵다.

비가와서 그랬는지 입간판 한개 없어서 더욱더 찾기 어려웠다.

앉아있을곳도 없어서 눅눅한 나무의자에 앉았더니 축축해진 엉덩이 에휴
오늘은 뭔가 꼬이는 날인가보다.

40분부터 티켓을 받을수 있고 50분에 입장이라는데 내부에 그렇게 넓은 로비가 있는줄은 몰랐다.
미리좀 개방해서 사람들이 편히 앉아있게 하지(미리 개방했는데 내가 몰랐던걸까)

운영이 영 섭섭해서 연극이 재미 없으면 더 가중되서 까겠구나 나도 모르게 생각하게 된다.

입장할때 관계자들은 친절하고 예의바르고 조용하다. 뭘까 이 분위기는
오늘이 초연이라 긴장해서 그런것인가

제법 극장이 크다. 로비도 넓은데 극장도 제법 크다니
의자는 편하지 않았지만 소극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정도 수준이었다.

낙태는 인간의 선택권에 해당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연극이다.
물론 전체적인 내용은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했고 종교단체에서는 성폭행이라도 임신하면 절대로 낙태할수 없다며
납치하여 강제로 임신한 아기를 낳을때까지 강금하는 내용이다.

아무리 연극이라도 내용 자체는 대단히 폭력적이다.
종교를 빙자하여 끊임없이 아이를 낳도록 강요한다. 그들은 그 어떤 경우수도 없이 한가지 길만으로 위해 달려간다.
또한 막판엔 강간했던 전 남편을 대리고와서 서로 가정을 꾸려 살길 강요한다.
종교라는 이름을 내세워 폭력을 행사하는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아마도 인류역사에서 종교가 생겨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것일거다.

왜 종교는 인류를 구원한다면서 강요와 억압을 일삼는걸까
자비, 사랑이라면서 왜 중동은 전쟁이 난걸까

고민스럽고 예민한 주제긴 하다. 물론 강간당한후 임신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도
지금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주제를 놓고 한창 갑론을박하고 있는 중으로 아직 결론지어지지 않은 상태다.

전체적으로 뛰어나는 연극으로 두시간 가까이 되는데 중후반무렵부터 급격히 신파스러운 느낌이 강조된다.
그러면서 템포는 엄청 느려지다보니 저들의 대사는 절박한데 하품이 나올랑 말랑 한다.
특히 강간범의 긴 대사는 뭐랄까 지루함에 참기 무척 어려웠다.
마지막 한 20분정도만 한 10분정도로 줄이면 좋을거 같긴한데
이때 내가 몸살때문에 힘들었기 때문인지 연극 마무리가 지루했던건지
한번 더 보기전에는 모르겠다.

아무튼 어려운 주제를 연극으로 잘 구성한거 같다.
다들 연기력도 뛰어나서 집중과 몰입이 잘되고 발성도 과하거나 하지 않아서 거부감없는 좋은 관람이었다.

가끔 암전상황에서 쟁반을 던지는 소리때문에 놀라긴 했지만 ^_^

첫날이라 그런지 다들 지인들인듯 커튼콜이후에 아는 사람들끼리 인사들 하고 그런다.
다른 연극들의 지인들이 왔을때같이 시끄럽거나 하지않고 조용히 인사들을 한다. 참 훌륭한 예의다.
지인이 연극에 출연한다고 내용관계없이 환호한다거나 하면 짜증나는데 그런게 일절 없없다.
물론 내용 자체가 너무 무거웠기도 했으니 그럴만하지만

출연 : 김하은, 윤지언, 정성원, 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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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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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긴 연휴도 끝나고 앞으로 기댈것은 크리스마스의 설래임정도
그렇지만 근래는 돌아다녀도 돌아다니는거 같지가 않다.

언제쯤 눈이 내릴까

혜화당은 이름이 참 예쁘지만 극장은 정말 소극장
제법 불편한 의자, 좁은 무대 그래도 묘한 정감이 흐르는 곳이다.

불과 관련된 제목은 어떤 시발점, 원죄, 파멸같은 늬앙스를 풍긴다. 그래서 발화라는 폭발하는 인간을 표현하는 극인줄 알았다.
물론 시놉을 안봤기때문에 그런것이고 시놉을 봤더라면 좀 다른 생각을 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별다르지 않다. 자식이 화재로 사망하고 그 자식을 구하려다가 다친 친구
친구를 자식처럼 생각하는 죽은 자식의 아버지 그리고 그와 동업하는 치밀한 한 인물(박사장)

중반무렵까지는 뭐랄까 대충 사건 한두개 벌어지고 해피엔딩이겠구나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묘한 방향으로 흐름이 바뀐다. 스릴러 같다고 해야 하나
어느순간부터 머리속이 뒤죽박죽 혼란스러워진다.

저런 순간, 세상을 바꾸려 소리쳐봐야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사건.사고를 감안해서 장사를 구상한다?
박사장은 단순히 돈에 미친 사람일까
홍단을 친딸못지 않게 키우고 오동을 아들처럼 대해준다.
하지만 국준은 이들의 불법행위에 못 마땅해한다. 그러나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

사회규범, 선행등 수많은 갈등요소들이 엄청난 양으로 몰아친다.
연극을 보면서 생각을 해야 하고 느껴야 하며 나름 결론을 지어야 하는 바쁜 연극이었다.

다만 그 끝의 오동과 홍단의 행동이 옳은 행동인가는 아직도 모르겠다.
박사장이 불을 지른것도 아니고 예측을 했을뿐인데 사회버러지마냥 취급한다.
친딸, 친아들처럼 아껴주었는데 돌아온것은 결국 사회에 있어선 안될존재가 되버린것이다.

물론 경찰 무전을 도청해서 장의사 업을 부흥시킨것은 불법행위니 처벌받는게 이상할건 없으나
저들이 박사장을 대하는 행동은 과연 정당한것인지는 무엇이 저들을 저런 행동에 빠지게 한것일까

아마도 오동과 홍단은 화재가 난 공장이나 주택이나 미리 얘기를 해서 막았어야 하지 않았냐는 논리지만
한국사회에선 안먹히는 한가지가 안전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니 법적으로 만들어놓은 최소한만을 구축할뿐이라서
언제어디서나 안전사고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마저도 소규모회사에선 더욱더 사각지대처럼 놓여있다.

작가는 돈만 치중하는 그릇된 사회를 말하고 싶었던걸까
아니면 이런 사회를 바꿀수 있는 것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해답은 어렵지 않지만 어렵지 않은 그 답을 실천하는 것이 이토록 오래걸린다는 것을 신이 인간을 만들때 알고 있었을까

출연 : 문호진, 박연하, 이정엽, 장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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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같이 짧지 않은 추석연휴에 미술관은 사람이 너무 많으니 공립미술관으로 아쉬움을 달래더라도
연극 3편정도 봐줘야 하는데 회사 일도 좀 해야 할것이 있어서 두편으로 마무리 되는것이 너무 아쉽다.
비도 미친듯 와서 카메라도 안가져왔더니 손이 심심

난 이 연극의 제목이 '기획2팀'이란것을 연극이 끝난 후에나 알았다.
연극내내 기획2팀 배경으로 나오길래 그냥 전체 흐름상 타 부서는 필요없겠거니 했는데
제목이 '기획2팀'일줄은.. ^_^
(연출가전 <기획2팀>이라고 저장해놔서 순수하게 두번째 팀이 출품한것인줄 알았음 -.,-;)

시놉을 시작전에는 안보지만 제목을 잊은적은 있어도 안본적은 없을텐데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제목하고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어보이기때문이다. 어쩌면 좌천부서일수도 있는 늬앙스를 풍긴 대목이 있지만
그것마져도 전체흐름을 바꿔놓진 않는다.

보통 이렇게 특정 공간이 제목일경우, 그 곳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일들을 시시콜콜하게 엿보는 재미가 있는데
뭐랄까? 이 연극은 한국 회사라는 공간 전체를 놓고 비판하는 거 같다.
블랙코미디라고하기엔 표현되는 수위가 너무 낮지만 대충 그러한 냄새는 풍긴다.

회사라는 시스템을 까고 싶었을까? 인턴들의 애환을 짚고자 했을까? 낙하산인사의 실태를 보여주고 싶었나
회사라는 이기적인 집단(구성원은 왠만해서 이기적이지 않으나 이익집단이란 특수성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의 형태를
보여주는거 같지만 개개인의 위치와 부조리, 애환, 어리석음, 나태함 등 넣을수 있는것은 다 넣은듯 보이나
관객을 웃기기 위한 노력도 보이지만 피식 할정도에서 그친다.
그리고 결정적 문제는 연기력이 그다지............

부장 한사람만 돋보인다고 해야 할지..
과장은 온갖 역경을 다 겪고 올라온 설정인데 반해 특유의 거친고 강인한 느낌이 없다. 그냥 곱디 고운 예쁜 여자일뿐

작가가 회사를 잘 모르는것일수도 있는데 회사 중축의 위치에 있는 존재가 바로 대리다.
일이 가장 많고 신입사원들에 비해 업무능력이 뛰어나며 스테미너가 좋은 젊은 나이이기때문에
실무 최전방에 있고 야근도 가장 많이 하는 힘든 역활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는 대리가 가장 게으르다. 얼핏보면 부장쯤 되보인다. 그래서 과장이 야근을 하고 있는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캐릭터 설정을 저렇게 한것은 납득하기에 약한면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MZ세대라며 비아냥거리는 것이 없다는 것. 젊은 세대를 손가락질 하는 형태는 매번 다양한데
이번엔 MZ라며 온갖걸 붙여서 비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게 꼴보기 싫었는데 다행이도 이 연극은 그런것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세대 갈라치기를 해서 서로 싸움질 하게 하는것이 목적인 세력에게 농락당하는것인지
과거 모든 시대에도 같은현상이 생겨 세대간 싸움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젊은 세대를 불필요하게 싸잡아 비난해대는건
사회 전체를 놓고 봐도 좋을게 없어 없어보인다.

연극 전개가 매우 직선적이며 수평적으로, 연극을 이해하는데 회사생활을 좀 했던 사람이라면 문제 없을거고
회사생활을 전혀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다른 매체를 통해(드라마, 영화등) 간접적으로 봤을 그런 것들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쉽게 쉽게 진행되는것은 사회비판적 성향을 지니고 있는것들이 갖아야 할 미덕일까? 악덕일까?

70분 연극이니 그제 봤던 연극처럼 그냥 보다보면 금세 끝난다.
회사 생활은 저렇고 인턴은 항상 어렵다고 하지만
(인턴생활이 어려운건 흔히들 말하는 좋은 회사-대기업, 조건이 좋아 들어가기 힘든 회사 등-에나 해당될텐데)
내가 다니던, 다니는 회사는 이력서 내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경우 왠만하면 채용되는 회사였기때문에
인턴들의 고통을 알 수 없다는게 아쉽지만 회사 구조는 전체적으로 비슷하니
누구나 거부감 없이 관람할 수 있을거 같다.

다만 재미를 추구할것이면 콤믹요소를 훨씬 더 첨가해서 제대로 웃을수 있게 해주던가
사회를 비판하고 싶다면 좀더 냉철한 시선으로 표현했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아마추어 공연이 아닌이상 프로 다운 연기력은 좀 받쳐주시길..

출연 : 정기연, 안도영, 김내리, 김정민, 김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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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0. 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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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드디어 시작되었지만 이날 하루는 가을 하늘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게
뜨겁고 몸이 끈적인다. 하지만 고궁도 들르고 미술관도 들르고 명절연휴는 이렇게
사람들을 보며 보내는 거지

엔트로피란 무질서한 에너지가 질서를 찾아간다고 보면 될텐데-그런가?-
이 연극의 제목만큼이나 비슷한 성향을 보이지만 그 흐름과 결말은 매우 동물적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리를 알려주는 인도자(과거의 성인들같은)가 나와도 집단의 관성은
깨지지 않고 더욱더 견고해지는 모순된 동물의 사회를 보여준다.

70분 공연이라 짧은만큼 강렬하고 자극적인 것들로 채워져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이후가
지극히 지루해진다. 결말도 뻔해지고 진행도 반복되고 단조롭기때문일까.

어찌됬던 짧기때문에 지루함이 길지 않아서 끝무렵 하품 두어번 하면 공연은 끝난다.

요즘은 이렇게 짧은 극들이 많은데 시대흐름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게 설득력 있어보이진 않는다.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익숙한 세대는 몇시간짜리 영화등은 보기 힘들어 한다던데
천만영화가 없는것도 아니고 2~3시간짜리 뮤지컬이나 유명배우가 나오는 연극은 계속 매진되는걸 보면 지금 세대가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 이런식으로 짧아지는 연극의 유행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연극같은경우
좀더 심층적으로 집요하게 집단의 성질을 파해쳤다면 훨씬 기억에 남았을텐데 요약본을 본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어차피 관객이 넘쳐나는 인기극이 아니라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것을 마음껏 표출해내도 될텐데
물론 지루하면 나같은 사람은 지루했다고 뭐라 했겠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구는것도 아니고
평생 만들어봐야 몇작품이나 만들수 있다고, 기회가 주어졌을때 하고싶은거 다 넣는거지.

난 한국 연극이 도전적이었으면 좋겠다. 미친놈 소리 들을정도의 미친 연극들
('관객모독'같은것도 좋지만 관객에게 물 뿌리는 건 좀. 예전에 정통으로 물벼락을 맞은적 있어서 ^_^;;)

아무튼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이다.
집에와서 우연히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는데
연극이나 영화나 모두 '에휴~ 나도 다르지 않는데' 라며 깊은 한숨만이 나오게 한다.

가끔씩 자신의 족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때 이런 공연 한편도 괜찮을것 같다.

출연 : 이윤상, 김산, 주인서, 한필수, 이혜진, 안호주, 한동현,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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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0. 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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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좋고 술 마시기 좋고 하늘 보기 좋은 계절
물론 연극 보기에도 좋지만 실내 공연은 더울땐 시원해서, 추울땐 따뜻하기때문에 더 좋은거 같다.
날 좋아서 시립미술관 잠시 들렀다가 산보로 적당한 위치인 광화문 네거리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으로 직행

대형 공연장은 시설 좋고 주변 좋지만 공연 가격이 비싸다.
각 지자체별로 작고 시설 좋은 공연장들을 많이 만들어 돈 없는 배우들에게 저렴하게 대관하고
주머니사정 안좋은 요즘같은 시기에 저렴하게 관람할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물적 자원이 부족할땐 이런 문화자원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언제까지 거대자본이 필요한
아이돌이나 대형영화 산업에만 신경쓰고 있을지

카르멘은 기본적으로 오페라다. 아름다운 오케스트라기반의 노래들
가수가 성악가(카르멘은 메조소프라노)들이니 이들의 노래에서 나오는 연기는 일품중 일품

다만 오페라의 단점이라면 노래에 너무 치중되어 표현연기에선 다소 어색하다고 할지
일반 연극은 반대로 연기는 최상이지만 섞여있는 노래는 섭섭할 경우가 많다.
뮤지컬(음악극)은 그냥 이도 저도 아닌거 같지만 일부에선 가슴 아리는 감동이 있다.

이 아름다운 음악들을 모두 죽여버린 연극 카르멘

카르멘같이 팜므파탈 혹은 옴므파탈 같은 소설은 흔하디 흔하다
인간들 사이에서 퍼지는 야사들 대부분이 남녀 애정에 관한 이야기들
약간 자극적으로 만들면 소설이 되는거고 아니면 사라지는거고

음악과 노래를 붙이면 오페라가 되고 뮤지컬이 되고 연극도 된다.

프로스페르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연극으로 만들었다곤 하지만 카르멘 하면 떠오르는건 역시 오페라다.
소설이나 연극이 아닌 웅장한 오케스트라위의 수많은 성악가들이 떼로 불러대는 바로 그 오페라

그런데 이 연극은 오페라의 선율은 대부분 무시되고 순수하게 연극화 한거 같다.
무대 크기에 비하여 빈약하게 설치된 시설들(시설이랄게 없이 공연할거면 더 작은 극장에서 하지)
탭댄스나 플라멩코가 많이 나오나 싶지만 생각보다 그것도 별로 많지 않고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않다. 심지어 리듬에 비하여 흥이 크게 생기지도 않는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카르멘이 매혹적이 않다는 것이다. 정렬적이지도 않다.
음악이 있지도 않고 섹시한 춤도 없다. 무엇때문에 이끌리는 걸까?
오히려 주변에 있는 여자들이 훨씬 섹시하고 아름답게 춤을 춘다.

극 제목이 주인공 이름이고 이성적으로 강력한 이끌림이 있어야 한다면 그것을 아무튼 보여 줘야 할텐데
많은게 부족하다. 그리고 발음(딕션)도 엉키고 발성도 이상하고
영화 말아톤의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고 말하는 그런 이상한 발성은 어디서 나온걸까
초반엔 순간 한숨이 나올정도였으나 중반부터는 좀 사라지는듯 보이지만
연극 '톨스토이 참회록, 안나 카레니나와의 대화'같이 격조 높은 표현은 찾아볼수가 없다.

초반에는 대학교 졸업작품전을 내가 잘못 알고 예매한것인가?란 착각마져 들 정도였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불필요하게 시설 좋은곳에서 하는 연극 같다. 그리고 110분 공연도 아니던데
뭘 그리도 화장실 미리 다녀오라고 떠드는지. 얼핏 보면 95분정도에 끝나던데

다 끝나고 속으로 '엄청 빨리 끝날걸 보면 잘 만들어진건가'라고 생각하고 커튼콜 다 끝난 후
극장 밖을 나와 좀 걸으며 시계를 보니 그제서야 100분(4시40분)이 넘어서고 있었다.

결국은 잘만들어져서 빨리 시간이 간게 아니고 그냥 길지 않은 극이었다.
20분차이로 뭘 그러냐 할 수 있지만 대략 90분정도인 극들은 못 만들어도 왠만하면 버틸만 하지만
두시간 가까이 100분이상 되는 극들은 못 만들면 어느 순간 스테미너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빨리 밖을 나가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이 연극은 자신들도 그 시간을 알았는지
오페라는 2시간 30분에서 3시간까지 되는것을 절반으로 줄여버린것이다.

집시의 삶도 마땅이 보여주는게 없고 카르멘이나 돈 호세도 디테일하게 묘사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카엘라가 이 극의 주인공처럼 극적인 히로인으로 묘사된다.

팜므파탈,옴므파탈 같은 특정 인물은 이유가 어떻든 대상의 목덜미를 부여잡는 카리스마를
표출해야 하는게 아닐까. 이런 올가미속에서 돈 호세같은 호구가 허부적거리며 침몰하는거고

소설을 읽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낭송하듯 읊조리는 대사(독백)가 많다.
오페라 노래 대사를 시처럼 읊조리게 연출한건가 그런데 그 대사를 왜 그렇게 못 읽지?
조금은 사랑스럽게 조금은 더 간절하게 좀 애원하듯 독백하면 안되나?
말로 하기 어려우면 차라리 멜로디를 섞어서 노래를 하던가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같은 발성을 연출이 원했던건지 도무지 안되서 이정도에서 퉁!친건지

음향시설 좋고, 음악 좋고, 무대 좋고, 관객석 좋은 연극이었다.

출연 : 김병희, 서지우, 최나라, 강신구, 장재호, 김신기, 최진영, 이정훈, 강득종, 성동한,
       조용의, 박혜정, 노유라, 김동지, 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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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0. 9.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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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에서 공연을 할때 특히 오늘같이 낮 공연일경우에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미술전 한편 보고 갈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공연은 비싸서 보기 어렵다.
마침 현대한국화전을 하고 있어서 기분 좋게 들렀는데 그림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고
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품들도 있고 지나치게 하는 작품도 있지만
문제는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 구입하긴 어려울수 있어도 외국 작가 작품들 돈내고만 보지 말고
한국 작품들, 팔기 위해 전시하는거 한자리에 모아놓은 이런 전시회는 발품을 덜고 많은 그림을 볼 수 있으니
관심을 갖어보는것도 괜찮아 보인다.

별주부전, 수궁전, 토끼전라고들 하는데 판소리는 수궁가지만 토별가라고 각색한 창극이다.
전체 내용은 크게 바뀐것은 없고 좀더 해학스럽고 현실을 약간은 풍적로 묘사했다는게
판소리와는 좀 다르긴 한데 현대어로 바꾸고 어쩌구 저쩌구 프로그램에 적혀있길래 좋은 현상이라 생각했지만
그다지 바껴있는거 같진 않고 내용을 각색하면서 현대어로 대본작업을 한정도로 보인다.
결론은 아이들이 보긴 어려운 고어와 한자들 투성이의 창극인데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아이들용은 별도로 만들고 그러던데 부모들은 왜 이걸 아이들에게 보여주려 한것일까
뒤에 앉은 어린놈이 의자를 발로 툭툭 치고 기본적인 관람예의도 가르치지 않는 그 아이의 부모놈과 꽤나 잘 맞는 조합이 아닐수 없다.

제발 아이들이 보기 어려운것은 경고문구라도 좀 넣고 아이는 아이들 석을 별도로 마련해라
중간 중간 섞어놔서 시끄럽거나 산만해서 타인들 관람 방해하지 못하게
그리고 제목만 보고 아이들이 봐도 되겠거니라는 어리석은 부모가 되지 말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풍자와 해학에서 빠질수 없는 약간은 노골적인 대사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흔한 욕한마디 없다. 그래서 심심하고 산만하고 시끄럽기만 하다.
내용에 임팩트가 없이 떼창만 드럽게 많이하는데 어쩜 그렇게 소란스러운지

각색도 뭔가 어설픈데 구성까지 이상해서 무척 섭섭한 극이다.
국악은 오랜시간 수련의 결과들이라 웬만하면 실망하기 어려운데 실망스럽다.

국악에서 제일 특이한게 떼창, 민요든 뭐든 떼창이 서양과 같은 화음이 아니라
그냥 서로들 같은 음으로 불러댄다. 음량을 높이기 위해도 아니고 피날레 다같이 합창도 아니고
아무튼 국악의 합창은 항상 납득이 되지 않고 듣는것도 무척 거북스럽다.
(후렴구만 합창하고 각 대목은 한사람씩 하는 것을 말하는게 아님)

음향감독은 귀를 먹은것일까, 난청인가.
사람들의 노랫소리보다 음악 소리가 더 크다
다들 목청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고 악기 소리는 이보다 소리가 더 크고

국립국악원은 국립극장과 비슷하면서도 음향쪽 설정이 늘 엉성하다.
왜 같은 국악인데 이렇게 다른것인지..

그지같이 소리만 크게 하지 말고 조화를 좀 찾자. 떼창도 좋고 다 좋으니
가사를 들을 수 있게. 관계자들 너만 들린다고 다가 아니다. 관객의 귀에 쏙쏙 잘들려야지

노래 자막이 나오는건 좋으나 무대 양옆 맨 끝의 모니터에 나온다.
이걸 보라는걸까? 무대 감독이란놈은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국악은 대부분 국가에서 지원하는것이니 대충 하면서 돈만 받으면 땡이란 건지

배우들과 아주 가까운곳에 자막 넣어서 머리를 돌리지 않으면서도 가사를 이해하고 듣고 보고 싶도록
셋팅 하고 싶은 충동이 안생기나

이런 그지같은 세팅들을 해놓고 아이들은 왜 받은걸까
난청생기고 두통오기 딱 좋은 구성

좀 관객입장에서 생각하자. 요즘 한국 경제를 말아먹으려고 온갖짓거리들 하고 있는데
이중에 한국 문화가 없을거 같냐?
국악 지원금 줄이면 순식간에 사라질 풍전등화같은 존재라는걸 알고 있다면 안주하지 말고
공연예술로서 대중성을 잃지 않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 해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존립이 위협받지 않도록
경쟁력을 갖췄으면 좋겠다.

그리고 적어도 새로운 창극이라면 전국 팔도 사투리좀 넣고.
어떻게 아직도 전라도 사투리만 넣고 창극을 만드는지 에휴

출연 : 아주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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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7. 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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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평일에 공연을 본다는건 쉽지 않다.
7시30분 공연인데 회사 반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볼 수 없을만큼 회사가 먼곳에 있다니 에휴
게다가 오늘의 주제는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상여소리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주제도 그렇고 지금 내 처지도 별로인 하루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입장해서 기다리는데 국립극장과 느낌이 비슷하다. 하지만 무대가 높지 않아서
적어도 출연자들의 발을 못보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거 같아 안심아닌 안심이 된다. 물론 이번도 맨 앞자리

요즘은 노안이 와서 안경을 새로 맞추는것도 좀 그러다보니 버티고 있어서 가까운곳과 먼곳이 잘 안보인다. 그래서
맨 앞자리가 가장 좋은거 같다.(맨 앞자리를 늘 선호함) 오페라망원경이라도 사야하는건가.

이 공연은 내용 만큼이나 서글픈 제목을 지녔다. 순전히 제목만 보고 꼭 봐야겠다 싶었던 공연
아련하고 후회스럽고 슬픈 제목..

남자는 꽃신 신을 나이쯤 무슨 생각을 할까
여자는 꽃신 신을 무렵 무슨 생각을 할까

사람으로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밤잠 못잘때가 꽃신 신을날(결혼)이 아닐까
이후부터 일반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수많은 걱정과 고생, 고뇌, 고통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고단한 삶의 마지막을 보낸다.

이 제목은 그 고단함을 저승가는 길이라도 가볍고 홀가분하게 그리고 그때 그 기분으로 가시길 기원해주는거 같다.

지금 세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기때문에 부모로서의 짐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께서는 아파서 앓아누우셨을때 항상 '아이고 어머니'라며 할머니의 어머니를 찾아셨다.
어머니를 찾을만큼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힘드신 삶을 살아오셨으리라.
돌아가시고 안계신데 처음 혼인할때 신으신 꽃신을 신고 홀가분하게 가셨길 보고싶은 그리움을 담아 기원해본다.

외국도 다 비슷한건지 타국의 장례문화를 본적 없어서 모르지만
한국은 산사람을 위로하고 죽은자의 미련을 벗게 해주는 품격 높은 장례를 보여준다.

이토록 격조있으면서도 무겁지 않고 그러면서도 경박스럽지 않은 장례가 또 있을까
내가 상여를 본것은 아마도 나의 할머니 상여가 마지막이었을거다. 당시엔 지금처럼 병원에서 치루는 장례는 없었기때문에
집에서 모든 장례를 끝마치고 장지까지 몇백미터정도 상여로 모셨던거 같은데
그때 소리하는 분도 계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 이렇게 잊혀지는거겠지.

각 지역마다 장례가 조금씩 다를텐데, 이 공연은 지역마다 장례에 나오는 소리와 공연을 선사한다.
어느지역은 품바같은 사람들이 나와서 슬픈 분위기를 돌려놓기도 하고

판소리 대목도 나오고 단가도 나온다.

전체 구성은 서도소리로 시작해서 경기도를 지나 진도 다시래기(?)로 맽음된다.
전체 80분정도의 길지 않은 공연인데 한곡 한곡 끝날때마다 각기 다른 색채로 지루할틈이 없고
약간은 기분전환도 되는 것들이 중간에 들어가 있어서 한국의 희노애락을 장례에 담는 기분마져드는 공연이었다.

그러나 국립극장(해오름)과 무척 비슷한 느낌이지만 음향은 좀 후진듯하다.
거의 비슷한 맨앞 왼쪽에 앉아있었는데 국립극장과는 다르게 약간은 먹은 소리와
과할정도로 큰 소리는 극장 크기에 비하면 좀 심하다 싶을정도다.

국악을 위한 극장 아니었나? 왜 이러지? 창자들의 갈고 닦은 견고한 소리를 듣기엔 많이 부족해보이고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악기들과의 조화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꽹과리와 징만 살살 치며 하는 회심곡이 훨씬 품격있게 느껴진다.

다시래기를 볼때는 진도에서는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흐름에는 뭔가 맥을 끊는 느낌도 든다.
(예전에는 지역을 돌며 공연하면서 약팔는 공연단체가 있었는데 그런 느낌같이 좀 붕떠이는듯) 

무대의 깊이가 엄청나던데 꼭 그렇게 안쪽에서 시작을 해야 했을까란 아쉬움도 따른다.
최대한 앞쪽에서 관객과 눈을 좀 맞춰주지..
소극장 공연을 많이 보다보니 이런점에서 특히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이토록 슬프며 점잖고 격조을 갖춰서 품격있게 죽은자를 위로하고 산자를 다독이는 장례문화가 있었다는것은
한국의 큰 유산이지만 병원에서 인스턴트화되어 모두 사라지고 있는것을 보고 있자면
자본의 논리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사라져가는 문화들이 상여소리만큼이나 서글프고 처량하고 애처로워진다.

꽃신을 처음 신던, 설래이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 없다면, 후회없이 훨훨 날아가시길....

출연 : 아주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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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6. 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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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시작이라 습기와 온도가 엄청나다.
이렇게 올 여름은 한 중간으로 접어든것일까.. 여름엔 뭉게구름을 볼수 있는 계절인데
언제부터 뭉게구름을 보기 어려워졌다. 왜일까. 기후가 바뀐걸까

산조. 느리게 시작해서 피날레는 빠른 템포로 끝을 맽는다고 한다.
긴장, 의식, 감정의 흐름같다고 할까..
폭풍전야라고 해야 할지
3막12장으로 구성되어있다고 하지만 신경써서 구분하려하면 구분되겠지만
의식의 흐름을 무우 자르듯 자를수 있겠는가. 유야무야 물 흐르듯 전향된다.

특별히 이해된다거나 의미가 보인다거나 하진 않지만
순수한 감각만을 추구하는 듯 뛰어난 시청각을 자극해준다. 그렇다고 눈을 감는 오류는 범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전통 무용이라 할 수 있을까.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것들이 융합되었더라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면 현대무용이지.. 물론 현대의 감각 표현이 현대인들에겐 더욱더 이해도를 높이는데는 큰 역활을 하겠지만
이건 또 다른것으로 추상예술처럼 공연예술 특히 현대 무용은 난해하고 이해가 안된다.
차라리 오래전의 무용들이 훨씬 직관적으로 특징을 명료하게 뽑아내어 추상예술의 극을 보여준다고 할수 있다.
(현대 예술을 추상보단 개념예술이라고도 하던데 개풀뜯어먹는 소리같다.)

언제부턴가 느껴지는 한국 무용의 극단적으로 절재된 움직을 보여주는 1막 '중용(中庸)’
물론 모르겠다.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중용'인지도 모르겠다.
중용으로 시작했으면 다음은 극단(極端)은 순리일까 여하튼 분할되어 치우침을 상징하지만 이 역시 모르겠다.
이렇게 분할되어 격화된 상태에서 다음은 순화되어 중도(中道)를 맞이하게 되니 소나타 형식 같다고 해야 할지
그러나 최 후 의 평온함을 찾아보긴 어렵다. 폭충 전야는 있을수 있지만 폭풍 후의 평온을 기대하긴 어려운데
산조도 그렇고 소나타도 그렇다. 인간사 끝자락에 평온함을 찾을수 있는 자 몇이나 되겠나..

표현이 무척이나 매끄럽고 정갈하며 고급지다. 다만 맨 앞좌석이라 저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바라볼수 없다는것이
흠이라면 흠이며 좋은 좌석은 언제나처럼 가격도 비싸지만 그마져도 구하기 어려워 공연을 보는 내내 아쉬움이 따른다.

공포영화는 사운드가 생명이라 했던가. 이 공연 역시 음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거 같다.
독특한 긴장감과 북소리 특유의 박진감(이래서 예전 군대들이 북을 놓을수 없었겠지) 그리고 한국 음악의 독특하고 미친 훅

이 모든것들이 조화로워 보이지만 역시나 좌석이 똥이었기때문에
(이런 좌석은 시야 제한석으로 저렴하게 내놔야 하는거 아닌가? 맨 앞좌석인데 무용수들의 발을 볼 수 없을정도로 무대는 높고 좌석은 낮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앞쪽 몇줄은 왠만하면 선택하지 않는것을 권장한다. 차라리 중간쯤 구석탱이가 훨씬 좋을수 있다.

하지만 음향쪽은 감동이었다. 이렇게 편향된 좌석에 앉았음에도 음악의 감동은 미친듯 밀려온다.
보통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곳의 단점중 하나가 음향 밸런스가 무너지는것인데 결코 그런것이 보이지 않는다.
국립극장 시설이 좋은것일수도 있지만 견고하고 치밀하게 제작하였다는 것으로 관객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것이다.

연이어 여러번 볼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매년 한번씩은 보고 싶어지는 공연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가슴속 깊이 자리잡거나 하는건 나의 이해력 부족으로 그 정도까지 깊게 접근하진 못한거 같아서
보는내내 아쉬움이 들었다. 새삼 국립현대미술관이 가고 싶어지는 것은 왜였을까..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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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