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11. 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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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을 지나고 있는데 기온이 아직 높아서 두꺼운 겉옷을 입기엔 힘들다.
이맘때 원래 이정도 기온이었나. 요즘 날씨 변화가 너무 급변해서인지 감을 잡기 어렵다.

조금 후엔 비도 온다고 하는데 오늘 정권퇴진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걱정이다.

포스터만 보면 연극 '적로' 같이 어떤 유명한 인물의 일대기인줄 알았다.
아무래도 제목이 퉁소소리니 퉁소를 잘 부는 사람이겠거니 해서 포스터를 전부터 봤지만
넘기고 있었는데 오늘 하는 연극중 꼿히는게 없어서 넘길까하다가 예매하게 되었는데
극장 주변에 노인들 집회도 엄청 크게 하고 있어서 큰소리가 난다.
집회하는 곳이 아닌 다른곳으로 스피커를 돌려놓고 소리지르면 제재 해야 하는거 아닌가?
요즘 보면 경찰들의 행태가 너무 엿같다. 한국의 삼권 대부분이 얼마나 개판인지
그리고 15년이란 제법 적지 않아보이는 시간으로는 뼛속까지 섞은 것들을 도려내기엔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을 알게 된다.
결국 그때 제대로 걷어내질 못해서 더욱더 발광들을 하지만 어떤 정부도 제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후진국으로 되돌아갈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노인들의 부족한 복지라도 그나마 대부분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때 만들어진건데 뭐가 그렇게 싫을까?

아무튼 엄청 소란스러운 광화문이지만 극장내부엔 차음이 엄청 잘 되서 쾌적하다.
정동세실극장은 약간씩 외부 시위소리가 들릴때가 있었는데 여긴 그런게 아예 없다. 역시 세종문화회관!

최척전을 약간 각색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전체적인 장르는 코미디인지 인생드라마인지 멜로인지 약간은 부정확하지만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2시간 공연임에도 지루함이 느껴질 틈은 없다.
만남, 전쟁, 고난(일본, 뷔엣남, 중국 등) 그리고 나머지 여정
전체적으로 한가족의 일대기인데 중간에 임진왜란, 정유재란때문에 고통받는 조선의 가정을 그리고 있다.

다만 우연의 우연이 이가족에게만 엄청 겹친다고 할까?
수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이산가족이 되어 영영 만나지 못하는 등 당시엔 난리도 아니었을텐데
유독 이 최척과 옥영, 이 가족만은 고생을 하지만 묘하게 잘 풀린다. 물론 소설이니 그럴것이다.
허구의 관용으로 넘겨야 할지.. 아무튼 전체적인 흐름은 현대 공연 예술과는 좀 다른 우연의 산물들이다.
심청가 같다고 할런지. 무엇을 해도 적당히 풀려서 고비를 넘어간다고 할까. 수궁가의 토선생 같다고 해야 할까
이보다도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흐름이 억지같다는 느낌도 제법 들었다.
아들 등 뒤에 큰 빨간 점은 나중에 아들이란것을 알 수 있는 증표정도 이외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난 이 점이 어떤 신화적 요소로 작용하는줄 알았더만 적어도 이 극에선 별 의미없이 딱한번만 사용된다.
아빠인 최척이나 아내인 옥영 등에 같은 빨간 점이 있다는것도 아니고 왜 빨간점일까? 점 세개도 아니고

부부가 생이별을 했다가 우여곡절끝에 만나는 장면엔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조연들의 뛰어난 코믹연기는 분위기 전환용으론 훌륭한 역할을 해주는데 뛰어난 연출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시대 소설들이 다 그랬을까? 적절한 해피엔딩
짧게 요약하면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다. 헤어졌다가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다시 만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황혼기에 희나리같이 저물어 가는 노부부 그리고 죽음

재미 있지만 이 소설이 그렇게 가벼운 내용이었을까?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으로 내용을 좀 뒤져보면
어느정도 부부는 잘 풀린 케이스였다. 물론 시작부터 이 둘은 남다르게 뛰어난 지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똑똑하니 잘 풀린것이다? 대부분은 전쟁통에 다 죽어나고있는데 어떤 이유였을까

이런면에선 당시에 무엇을 중시여기고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는것이
한국은 조선시대나 현대나 지향점이 크게 바뀐것이 없는 별볼일 없는 나라일수도 있겠단 생각들기도 한다.
(한반도가 지리적으로나 기후적으로나 역동적인 나라일수밖에 없을텐데 이게 인간의 철학적 관점에서 지향점이 바뀔수 없다는건지)

아무튼 그래서 내용이 너무 가볍고 남거나 생각해본다거나 할건 없다.
우연에 우연에 우연이 겹쳐가며 모든 환란이 요리조리 피해져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산신령이나 신 따위가 나타나서 금두꺼비를 주고 도깨비 방망이로 살려준다거나 하는 장면따위는 결코 없다.
이들도 분명 힘겹게 생존하는거로 말들은 하지만 그러한 부분은 보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가벼운 코미디 멜로 정도로만 느껴지게 되는것이다. 극장을 나올때 잔여물이 남지 않는것도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웃고 울고 연극이 끝나면 개운한 느낌으로 가볍게 극장을 나올 수 있는 연극
그런데 극장을 나오자 마자 정권 퇴진 운동을 코앞에서 하는 현실과 맞닥뜨린다.
한쪽에선 공산당빨갱이를 죽여야 한다고 외쳐대고
(이건 집회가 아니라 인종차별로 처벌대상 아닌가? 일본놈들이 한국인을 대놓고 차별하는것과 뭐가 다르지?)
다른 한쪽에선 범죄자 집단인 대통령 가족들을 처벌하라고 시위하고 있다.
(여론조작, 주가조작, 각종 땅투기 증거가 모두 나와도 무혐의로 넘기는 나라에서 사람들이 가만히 있으면 손가락질 하는 북한보다 나을게 뭐가 있는거지?)

한국이 매국노세력으로부터 2차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와중이라 가볍게 볼수 있는 훌륭한 연극임에도 내 속이 콩알만해서 조금은 야속하게 느껴진다.

가족들 모두(남녀노소) 함께 봐도 손색없고 재미있는 멋진 연극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할수 있는 훌륭한 무대 연출
잘 만들어진 다시 보고 싶어지는 연극이었다.

그런데 여성들 발성이 내지르듯 크게 뱉는건 왜 그러지? 요즘 유행인가?
남자들은 전체적으로 뮤지컬 톤 같긴 한데 여자들은 뭔가 리듬이 좀 다르다고 해야 하나?
과한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임진왜란 무련엔 여자들의 목청이 좋았던 시기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중성적인 톤에 강하게 뱉어내듯한 발성이 아직까진 귀에 익숙하지 않은거 같다.
그렇지만 대사가 명확하게 잘 들려서 흐름을 놓치지않아 좋은거 같긴한데 상황에 맞는 톤인지까지는 아직도...

출연 : 이호재, 정새별, 박영민, 장연익, 강신구 외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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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