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제목을 헷갈리게 앤 패디먼 작품과 똑같이 했을까?
어떠한 이유에서든 제목을 같게하면 연극을 보려하는 사람들은 헷갈릴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한다는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으로 보이진 않는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의 삶을 이야기 하는것인가?싶었지만
생각보다 그런 내용은 극중 김수영(정신상담사)과 송예은(송해원의 동생)이 그 부분을 담당한다.
주인공이자 서재의 주인인 현성주(남편)와 송해원(아내)은 이런부분과는 다른 부분을 이야기 한다.
(송해원이 나오는 것은 회상 일부와 현성주가 만들어낸 상상속의 인물임)
이미 식어버린 서로의 감정. (식었다기보다는 풀지 못해 엉킬대로 엉켜버려 더이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
헤어진 상태에서 송해원이 자살을 했다는건지 사고사인지도 솔직히 불분명하다.
자살과 사고사는 감정의 상처 크기에서 다른 느낌을 줄텐데 작가는 크게 개여치 않은거 같다.
단지 현성주의 감정상태에서 집중하도록 모든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래서 동생의 아픔이나 정신상담사의 감정상태는 오히려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크다.
김수영의 누나도 자살을 했다는데 현성주는 짜증난다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후벼판다. 저 친구가 곁에 있는 이유를
분명히 직시하고 있음에도. 이런점에선 우리들의 흔한 인간의 감정을 직설적이면서 멋지게 표현하지만
이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고통은 나몰라라 해버리게 되버리는 세상의 중심에 나 밖에 없는듯한
주변은 아랑곳하지 않는듯한 이기적 성향의 인물로 표현된다.
개인적이기도 하고 이타적이기도 하고 이기적이기도 한것이 인간이고
성주라는 인물은 이 모든것을 조금은 강하게 묘사되어 연극이니 그러겠지라고 넘긴다기보다는
관객인 내 감정은 너무 자기방어적인데 라는 기분이 훨씬 앞섰다. 그러니 성주의 모든 말들은
매우 논리적으로 대하는거 같지만 이 모든것은 무엇인가로부터 감추려는듯한 행동으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극의 전체적인 흐름은 그렇게 신선하거나 새롭다거나 한것은 없다.
단지 대사들이 논리정연하다보니 이런것이 맞는 사람은 대사에 집중하게 되고
감정에 좀더 치우친 관객이라면 조는 경우가 생기는것일거다. (조는 사람도 제법 있어보임)
흐름자체는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는듯(적어도 스릴러가 아닌이상)한 한 사람
그 감춰진 감정을 토해냄으로 봄에 눈녹듯 모든것이 해결되는 참 별볼일 없는 전개인데
장장 3시간동안 단 한 순간도 나는 저들에게서 시선을 놓을수 없었다.
일단 대사에 집중을 안하고 놓치게 되면 바로 잠이 올거 같은 긴장되는 흐름속에서
대화 주제 역시 논리적이면서도 주제를 놓치 않고 치밀하고 깊게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는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점은 한 순간에 모든 해결이 되 버렸다는 어이없는 상황이란것인데
그게 그렇게 바로 정점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었는가?다. 호흡도 가다듬고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게 아니라
2시간50분동안 평지를 숨가쁘게 걷다가 1분만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까지 가서 9분동안 계단으로 설렁설렁 내려온 기분이랄까?
이 마지막 1분이 없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성주가 계속해서 벽을 허물지 않고 꽁꽁 싸매고 그대로 남들앞에서 멀쩡한듯 있다가
그냥 끝나버리는것은 이상했을까?
우리의 현실에서는 보통 그러지 않나? 한번 엉켜 더이상 풀수 없게 되면 그대로 방치해버리지 않나?
특이하지만 이렇게 깔꼼(?)하게 모든게 해결되는 연극은 꽤나 남는게 없다.
3시간가량을 미친듯 집중했는데 극장을 나올때는 이리도 홀가분하고 텅빈 감정으로 나오다니..(이게 좋은건지 그렇지 않은건지)
아무튼 기회되면 꼭 한번 보시길 권하고 싶다. (시작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함)
그리고 제목처럼 '서재 결혼 시키기'는 원작 앤패디먼 작품을 읽어보는게 나을거 같은 기분이다.
(이 연극의 서재결혼시키기는 글쎄 뭐 그다지)
나도 적당히 큰 내 서재 하나 갖고 싶다. 그러면 지금보다 책을 훨씬 많이 샀을텐데..(읽는건 싫어함)
출연 : 이강우, 김희연, 정세환, 한수림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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