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6. 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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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장마시작이라 하늘이 무겁다. 그런데 우산을 안가져오다니
평상시엔 한번 안쓰는 우산을 꼭 가지고 다녔는데 정작 필요한때에는 없다.
다행이도 집에 올때까지 비가 오진 않았지만 밖에 있을땐 계속 불안

햇살은 구름뒤로 물러나고 바람불어 시원한 기분도 들지만 다가오고 있는 습함은 답답함을 만들어내는데
이번 장마가 끝나고 한달정도 지나면 설래는 시절이 다가오겠지.

제목이 신선인데 神仙 이걸 말하는 건지 新線(new line?)을 말하는건지..
특이하게도 무용공연인데 나레이션이 짧게 있다. 여기선 새로운 선을 만들어간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면 우리가 흔히 아는 수염 허연 늙은 도사를 말하는건 아닌거 같고
신세대같은 그런 의미의 신선(지금은 잘못 사용하고 있는 신파 같은)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건가

공연을 보면 산속에 사는 늙은 도사를 뜻하는것으로 보이진 않고
세로운 줄기를 뜻하는거 같기도 하다. 물론 저들의 아름다운 춤사위가 그렇다는거다.

술을 연결시킨 한국의 춤?
포스터는 술취해 꼬장 부리는 사람처럼 보여서 코믹 공연인가 싶었다.
어떡게 이런 포스터를 기획했을까? 영화 '지구를 지켜라' 같이 포스터때문에 망할거 같은 기분이 마구잡이로 든다.
공연보다 멋진 포스터는 기본아닌가. 포스터 기획좀 잘 하자.

시작은 가끔 연극에서 보이는 암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용수들이 나와서 연습하듯 시작한다.
춤공연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뭐 기획의도까지는 궁금하지 않은 시작

아~ 강하게 빠져든다.
무엇인가 주제가 있어보이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도 않고 저들의 신선을 감상해본다.
자유분방한듯 하지만 강하게 묶여있는 팀원들의 신뢰라 해야 할지 각자의 역활에 충실해도
서로가 필요할땐 일순간에 하나가 된다.

저들의 손끝부터 발끝까지 자유롭게 흩날리는 바람 속 민들레 홀씨 같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의지가 담겨있고
또한 쾌락과 희열, 환희가 녹아 흘러 넘친다.

비극적이거나 슬픔을 담고 있는것은 아니라서 무용수들의 즐거움과 퍼커션, 가야금 연주자 들 모두 신바람에 모든것을 맏기듯
들썩거리는 기운에 나 역시 동화되지만 추임새가 익숙하지도 않고 관객 분위기는 어떤놈이 "얼름!"을 외치고 "땡!"을 안하고 혼자 집에 간것마냥
싸늘하지만 속내에선 뭔가 울컥울컥하는 아쉬운 공연이다.

어느때부턴가 한국 공연에서 추임새(관객의 호응?)가 모두 사라져가고 있는데 필요한 공연마져 사라지니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같다고 할까. 한편으로 공허함이 느껴진다.
저들은 저리도 엄청난 무대를 만들어가는데 관객은 멍~ 하니 그 어떤 호응도 없다.

관객이 쥐죽은듯 조용해야 하는 공연이 현대사회에선 대부분이긴 한데 한국 전통 공연은
무언가 서로 주고 받는게 확실해야 할거 같은 줄다리기같은 알싸함이 있다. 판소리나 민요 등 노랫가락이나 순수하게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공연은 분명히 추임새를 넣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것을 유도하기도 해서
관객이 멋쩍어하면서도 따라하게 되어 한국 전통 공연의 꽉 찬 맛을 느끼게 하는데
과거와 현대를 섞은 이런 공연은 이도저도 만들어가질 못하는 면이 있다.
철저하게 보기만 하도록 그에 맞는 리듬과 구성을 만들던가 아니면 나같이 뻘쭘해 하는 관객을 위해
이럴땐 추임새를 넣도록 강요(?)해서라도 빈곳을 채워가게 해야 하는데

노련한 국악인들은 관객과 대화도 좀 하면서 분위기도 잡아주고 서로 호흥해주고 격려해주고 그러는데
오늘같이 뛰어난 우리 한국의 무용수들은 그것이 좀 약해보인다. 어쩌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것이
한국의 현대공연예술을 휘어잡는 예술가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싶다. 

한국 리듬이 어깨를 들썩들썩거리게 하는 마력이 좀 있다보니 관객의 추임새가 더욱더 크게 느껴지긴 하지만
저 젊고 뛰어난 무용수들께서 강렬하면서 집착에 가까운 세밀한 춤사위로 나의 오감을 모두 사로 잡는다.
이토록 강렬한 형이상학적 쾌감을 느껴본적이 얼마만일까..

분명한것은 내가 한국사람이고 저들의 공연이 한국적이라서가 아니라
피땀을 흘리며 연습한 노력과 녹여내고 있는 열정과 정렬 그리고 이 순간 공연하고 있는 저들의 미래 때문일것이다.

너무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나는 오늘부터 국립무용단의 팬을 넘어선 사랑하기로 했다.

출연 : 장윤나, 전정아, 화용천, 송지영, 조승열, 박소영, 박수윤, 이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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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4. 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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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부터 내가 나이먹는 다는것을 느끼기 시작한거 같다.
허리가 아퍼서 누워있기도 하고 허벅지안쪽 신경통이 더 심해지기도 하고
병원신세도 졌고 난생 처음 119도 불러봤다.
이것때문만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공연이 죽음에 관련된것들을 본의아니게 많이 고르게 된다.
(본의 아니라는것은 크게 신경 안쓰고 포스터정도만 보고 고르는데 이러함)

이번 사자의 서 역시도 그렇다.
사람의 죽음과 저승에서의 심판(이건 좀 상투적인 설정이라 좀 달라질때가 되지 않았나)

국립극장을 오면 자꾸 국립국악원이 생각난다.
비슷해보이는데 이상하게 음향이 너무 다르다.

국립국악원은 소리의 조화가 영 별로인 반면에 국립극장은 웅장하면서 섬세함 그 자체다.
해오름, 달오름, 하늘극장 모두 뛰어난데 국립국악원의 우면당, 예악당, 풍류사랑방 모두 별로다.
왜 그럴까.

오늘은 맨앞자리라서 보는것은 조금 불편했지만 소리만큼은 일품이었다. 물론 공연도 일품이었다.

국립무용단은 원래 다(?) 하는건가? 현대무용, 한국무용 이것 저것 다 국립무용단이라고 적힌거 같던데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고전무용단 뭐 이런식이 아니 그냥 퉁쳐서 국립무용단?

과연 오늘 공연이 한국무용이었을까?란 생각도 든다.
전위적이며 추상적인 저들의 표현은 옛부터 내려온 춤이라 하기엔 너무 현대스럽고 서양스럽다.
음악도 무척 세련된것이 국악이라 하기에도 좀. 오히려 한국 장단이 중간에 무용으로 표현되는데 결이 좀 맞지 않아 어색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나는 이해하긴 어려웠다. 무용을 많이 접해본적도 없고 직관적인 표현의 형태인 무용(발레같은?)이라면
그다지 부담없겠지만 현대무용의 그 전위적 형태를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크다.
현대 예술이 전반적으로 극단적인 추상화를 극대화 하는거 같기도 하고
근본적인 원인은 내 이해력이 심각하게 달려서 그런것이겠지만 이해 안되는걸 어떡하겠나.

하지만 이렇게 난해한 부분은 1장(총 3장)에 일부분 국한된것으로 봐야 할거 같다.
2장부터는 과거를 회상하는 것인데 별다르게 이해 안될것도 없고 특이한것도 없다.
진부한 사랑 전개와 미칠듯한 외로움만이 남겨지는 암흑의 고요함같다고 할까
(연극 와일더의 '우리읍내' 같이 불꽃 튀다가 사그러들어 천천히 어두워지는 희나리 같이 식상한 전개)

70분정도의 짧은 공연이고 3장으로 의식의 바다, 상념의 바다, 고요의 바다 식으로 거창하게 적어놨지만
1장은 사후의 심판, 2장은 과거청년기, 3장은 죽음과 남겨진 자 정도로
2,3장은 망자의 일생을 이야기 하는데 1장의 비장함같은것은 느껴지지 않지만
연인들의 설렘과 마지막 죽음에 대한 절망뒤 잇는 고요함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중간쯤 살짝 졸음이..
짧은 공연이라서 졸음이 올거라곤 생각못했지만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잠도 충분히 잤는데.

그리고 표현이 일부분에선 산만하다. 많은 무용수들이 나와서 군무아닌 군무를 선보이지만
사람의 어지러움을 표현하려고 다들 저렇게 다른 표현들로 누구에게도 시선을 줄수 없도록 만드는건지
꼭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야만 했던것인지

어떤부분은 망원경을 들고 보고 싶을정도로 집중하게 만들지만 어떤부분은 하품을 참아야 한는 부분도 있고
어떤부분은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란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찰때도 있는
짧지만 다양한 감정(?)이 들게 하는 공연이었다.

이상하게 점점 무용이 좋아지고 있는데 괜찮은건지.. 올해는 서양고전음악쪽으로 좀 집중하려 했는데..
내년으로 미뤄야 하나. 한창 귀가 예민해져서 음악이 딱 좋은 해인데..

출연 : 국립무용단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2. 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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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날엔 어떤 마음다짐이 필요할까
전날까지 일하고 쉬는날이라고 늦잠을 잔 후에 나가는 것이 무척 어중간한 3시 공연
그런데 공연시간은 고작 한시간. 시내도 아니고 예술의 전당처럼 전시장이 있는곳도 아니다
국립극장이 덩그러니 있는 남산 주변

이곳에 오면 늘 쓸쓸한 기분이 드는데 산이 차갑고 공연이 멋졌으니
공연장을 나올땐 허무하면서 외로움이 생겨나는 것일뿐

한국에서 설은 분명 축제기간이긴 하다.
그런데 언제부터 축제였고 언제까지 축제였을까.
언제부터인가 연휴때 거리를 다니면 서성이는 외국사람들을 많이 본다.
명절인만큼 다들 가족과 보내는 것인지, 한산할뿐 축제라고 할수 없는 기간이다.

축제란게 어떤 염원을 비는 제사라는 의미인지
추석과는 다르게 설에는 아무래도 한해 잘되길 기원하는 바람이 크기때문에 어울린다.
이것을 공연으로 만들었다곤 하는데 순수하게 공연만 봤을때 이해가 되는지는 좀 다른문제이다.

팜플랫을 보면 뭔가를 기원하고 귀신도 쫓아보내고 살풀이에 온갖것들이 다 들어있다고 한다.
한시간동안 참 많은것들을 우겨넣은 기분이다.

전통도 좋은데 전통적으로 이어져내려왔었지만 지금의 민중속에 녹아있는것과 다르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공연하고 오늘같이 설연휴라면 대중이 알수 있는 대중을 위한, 현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안되는 것일까?
보는 내내 꽤나 어색한것이 언제 박수를 쳐야 할지, 추임세따위는 이미 사라진 문화이고
마당놀이란게 없어진 한국에서 저들이 저렇게 전통적 미를 추구한다고해도 관객석에서 리듬에 맞춰서
박수를 칠 사람은 이젠 없다. 차라리 누군가 옆에서 박수를 치라고 손짓 발짓을 해주던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버린 한국의 전통 공연예술은 바껴야 할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같아보인다.

이토록 고혹적인 예술문화가 이리도 어색할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론 안타깝기만 하다.

철저하게 공연에만 초점을 맞춰 기승전결을 명확하게 만들어 관객이 전체 흐름을 파악할수 있도록 해주던가
완전히 고전 그대로를 공연해서 옛것의 정취만을 충분히 만끽하도록 하던가

이번 공연은 관객을 사로잡지도 못하고 전통예술을 전달하지도 못한 이상한 공연으로 보였다.

그리고 예술의 전당과 다르게 이곳은 이것을 보면 그냥 집에 가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한시간 공연이라니. 공연도 딱 구청에서 노인들 모아놓고 효도공연하듯 순회공연하는것마냥 그냥 그러한 래퍼토리를
국립극장이라는 좀 크고 잘 갖춰놓은 곳에서 설을 기념하기위해, 축제라는 타이틀을 걸고하는 공연이라면
제대로 만들어 90분에서 120분정도는 맞춰야 돈과 시간을 들여 찾아온 관객을 위한 예의가 아닐까.
한시간 춤, 한시간정도 각 도별로 유명한 민요, 판소리 몇 대목씩만 해도 나머지 한시간은 그냥 채워질텐데
씻고 나왔다가 공연끝나고 집에 와서 다시 씻는 시간이 한시간은 더 걸리겠다 젠장.

짧막한 공연들 여럿을 묶어서 한시간정도면 인사동, 세종로, 종로 한복판에서 연휴때 거리 공연정도로 가볍게 하는 정도지
이걸 정식으로 광고해가며 할정도의 가치가 있는것인가
한정된 관객석으로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수 있는 기회도 놓치고 기껏 먼곳에서 찾아온사람들 허탈하게만 만들고
거리공연을 하면 차라리 한국의 전통이라고 하는 마당놀이문화도 어느정도 맞아떨어지는데
(나는 마당놀이 세대는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어떤 융화적 공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기분이었냐면 관광지에서 매일 공연하는 그곳의 수십분짜리 전통 춤추는 공연을 본거 같은 기분으로
(하와이같은곳에서 빤쓰만 입고 나와 타악기 두드리며 공연하는 원주민 춤같은)
한국사람이 명절에 맞춰서 한국사람을 위해 만든 공연이라곤 도무지 생각되지 않는다.

묵향같이 색다른 맛이 있는것도 아니다. 묵향도 여러번 보고 싶을 정도의 엄청난 공연은 아니지만
이번 공연보다는 훨씬 신선하고 멋진 기억에 남는다.

관객을 위한 공연이니 관객의 입장을 생각하는 한국공연이 되길 기대한다.

출연 : 국립무용단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 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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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만해도 날이 너무 추웠으나 오늘을 풀린다고 하던데
역시나 춥다. 하지만 이게 겨울의 모습 아닌가. 오히려 그 전이 너무 더웠을뿐

국립극장은 집하고 가깝지만 추워서 멀게 느껴진다. 그래도 설래임이 있다.
인지도 높은 배우들. 모든 배우들이 만랩을 오래전에 찍은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배우들. 최고 극장

그런데 짜증난다. 커튼콜때 사진 찍을수 없단다. 인터넷에 보면 이미 사진들이 널려있는데
찍지 말란다. 이런 분들 사진 한컷 찍는게 그렇게 아까운것인가? 그지같이 엿같은 정책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본것 같으면서도 안본 연극
안봤을때도 무슨내용인지 모르겠고 봐도 무슨내용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떤 느낌은 다가온다. 고도라는 존재는 인간의 미련같은것으로 봐도 될듯 싶고
그것을 놓기 무척 어려워 매일 매일 미련을 둔다. 미세한 희망을 소년이 그날 그날 끝무렵 뿌리고 가면
이들(고고, 디디)은 다음날도 어김없이 기다리게 된다.
인간의 기대감이 섞인 미련한 미련을 보는거 같지 않은가.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답고 그에 맞게 어리석은.
물론 이것도 다 스스로의 명분이 있어야 하는것일텐데 이것을 고고와 디디가 상호작용을 하며 만들어간다.
이들의 대화는 동문서답하는것 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내 자신을 합리화 할때 거부하는 자아와 용인하는 자아가
상충되어 서로 말도 안되는 것으로 싸우듯, 이들의 행동은 내 자신속 나를 보는듯 싶다.

여기 돌멩이 한개 던져 파동을 만드는 사건으로 포조와 럭키가 나오는데 이들의 존재는 또 무엇일까
난대없다. 작가의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들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사회부조리도 아닌 연극 자체가 부조리극이라니. 정보를 찾아봐도 연극자체가 상호 모순된 형태를 갖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모던 예술의 한 형태라는데.
예술이란게 미학 만을 추구하는것도 아니고 작가 자신을 알리기 위한 처절함 속에서 탄생하는 사회와 다소 모순된 형태도 띄기때문에
이상한 장르가 나오지 말란법은 없다만 작자 본인도 설명하기 힘들다면 피카소가 가자미 눈같이 한쪽으로 몰아서 그린것처럼
이 작품 역시 그럴수도 있어보인다. 인간(작가)의 욕망과 의식의 흐름에서 용인과 거부의 자아가 충돌하며 탄생한
또 다른 괴물일수 있다. 그러나 이런 표현의 최대 단점은 그 외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직감적으로 오는 느낌정도일뿐 정의내리기 어렵다. 작가가 노벨상을 받아서 유명해진 작품일수도 있으나
오묘한 느낌을 주는것이 특이한 경험을 할수 있다는 것이긴 한데, 전반적으로 매우 졸린 연극이다.
모호한 만큼 감정의 동요도 좀 특이해서일까? 두시간이 넘는 긴 연극인데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럭키(박정자)가 말을 하기 시작할땐 너무 놀랐다. 저렇게 멋지게 연기를 할수 있다고?
연결성을 찾기 어려운 저 독특한 대사들을 저렇게 멋지고 몰입감 있게 연기한다고?
전체시간에서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이 한대목 만으로도 이분이 나오는 이 연극을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제법 큰 충격이었고 강렬해서 오늘부터 박정자 배우의 팬이 되기로 했다.
이분이 나오는 연극은 대부분 매진되어 보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왠만하면 봐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고와 디디는 연세때문일까 대사가 귀에 쏙쏙 꼿히는 맛이 없다.
연기력이야 어찌됬던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분들이니 숨만 쉬어도 감동인데
작가가 다른 여러 그림을 섞어놓은거 같은 이런 연극에서 대사 전달력이 미흡하다는 것은 섭섭할수밖에 없다.

연극은 전체적으로 졸립지만 그래도 멋진 배우분들의 연기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둬도 좋은 극이었다.

그런데 달오름극장 관객의자가 이렇게 후졌었나? 앞뒤거리도 짧고

출연 : 신구, 박근형, 박정자, 김학철, 김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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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 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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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만 해도 겨울이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따뜻했는데
어제부터는 겨울이 겨울같다. 하지만 눈을 보진 못했다. 이번 겨울엔 눈이 적은가?
이제 12월도 열흘밖에 안남았는데

묵향. 전부터 강렬한 포스터를 보면서 항상 보고 싶었지만, 공연한지는 제법 오래되었지만
한번도 보질 못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예매를 성공했다.
국립극장이 엄청 크고 하루만 공연하는 것도 아닌데도 막상 예매하려고 좌석을 보면
대부분 마음에 들지 않는 좌석만 남아있다. 엄청 일찍 예매를 하는데도 이렇다는것은 초대장이 난발됬다는건가?
국악쪽이 초대권을 좀 난발하는 기분이 들지만 왠만하면 국악만큼은 순수하게 티켓을 다 판매쪽으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좋은 자리를 지인 찬스로 날려버리면 나같이 예매처에서 구입하는 사람들은 점차 구입욕구가 사라진다.)

맨 앞자리에서 바로 뒷자리
그러나 하필 머리가 아주 큰분이 앞에 앉아계시니 조금은 아쉬움이 생긴다. 특히 앞쪽은 줄간 높이차가 적어서
더욱더 앞사람의 상태(?)가 신경쓰이지만 어쩔수는 없다.

공연 시작
레퍼토리는 2016년 브로셔를 보니 같은거 같다. 심지어 사진도 똑같다. 1년에 한번하는건데 왠만하면
포스터정도는 좀 새로 만들면 안되는건지..(2023년 브로셔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어서 2016년으로 대처)

공연순서는
서무, 매화, 난초, 국화, 오죽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무

각각의 주제가 있다고 하지만 춤과 음악만 듣고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 수 있을까
언어의 한계일수도 있긴 한데 아무튼 저들의 몸놀림은 나에게 넘치도록 충분한 감동을 주지만
그것을 설명하려고 말로 혹은 글로 표현하려하면 바로 막힐수밖에 없다.
형상화되어있으나 글로서 표현한다는게 어려운 예술분야라서일까
어떠한 표현에서 미학을 찾은 분야를 글로 표현하려는것 자체가 인간의 오만일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그럴싸하게
그로인하여 사람들이 더 볼수 있도록 하는 어떤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내 짧은 어휘로는 불가능

그러나 절재된 저들의 움직임이 가슴속 무언가를 자꾸만 건드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눈시울의 뜨거워짐이 느껴진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모르지만 흐트러짐 없는 선의 곡선은 아이돌 가수들의 안무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속에 서 있는거 같다.
요즘 춤들도 훌륭하고 멋있지만 이들의 춤은 기품과 고급짐이 흘러넘친다. 공연을 보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일제 강점기때 어떤 일본인이 기방에서 어떤 기생의 춤에 흠뻑 빠져들어 그 춤을 보기 위해 기방을 자주 찾았다고 하는 말이 있던데
그때 그들의 춤은 지금 저들의 춤과 많이 다르지 않을까. 음향도 그렇고 무대도 다르고 의상역시 그 시대에는
아무리 비단으로 아름답게 만들었어도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초라했을텐데도 식민지 기방에서 기녀의 전통 춤에 빠져들었다면
지금 내가 받고 있는 감동을 그 시대에도 그 이전 시대에도 고스란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했다는것인지

힘을 뺀듯 하나 기개가 넘치고 인형같이 무정해보이지만 한없이 깊은 애환이 보인다.
발걸음은 구름 위를 사뿐사뿐 걷듯 무게가 느껴지지 않고 손은 봄바람에 흐날리는 버드나무 가지같아
무엇이 사람이고 무엇이 자연인지, 자연과 인간의 하나됨을 보여준다.

이런것들이 한국 정서일까. 있는듯 없는듯 하지만 애끓는 감정을 삭히는..

겉모습과 속마음을 한번에 보는거 같아서 혼란스러우면서도 뭉클해지는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하지만 딱 한시간 공연. 너무 짧은거 아닌가? 먼곳에서 이것 한편 보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한시간에 끝내버리다니

이런 멋진 공연을 날이면 날마다 볼 수 있는것도 아니니 2시간정도 되는 공연으로 재탄생해주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내년엔 올해보다 좋은 자리를 예매할수 있기를

출연 : 국립무용단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6. 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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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시작이라 습기와 온도가 엄청나다.
이렇게 올 여름은 한 중간으로 접어든것일까.. 여름엔 뭉게구름을 볼수 있는 계절인데
언제부터 뭉게구름을 보기 어려워졌다. 왜일까. 기후가 바뀐걸까

산조. 느리게 시작해서 피날레는 빠른 템포로 끝을 맽는다고 한다.
긴장, 의식, 감정의 흐름같다고 할까..
폭풍전야라고 해야 할지
3막12장으로 구성되어있다고 하지만 신경써서 구분하려하면 구분되겠지만
의식의 흐름을 무우 자르듯 자를수 있겠는가. 유야무야 물 흐르듯 전향된다.

특별히 이해된다거나 의미가 보인다거나 하진 않지만
순수한 감각만을 추구하는 듯 뛰어난 시청각을 자극해준다. 그렇다고 눈을 감는 오류는 범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전통 무용이라 할 수 있을까.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것들이 융합되었더라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면 현대무용이지.. 물론 현대의 감각 표현이 현대인들에겐 더욱더 이해도를 높이는데는 큰 역활을 하겠지만
이건 또 다른것으로 추상예술처럼 공연예술 특히 현대 무용은 난해하고 이해가 안된다.
차라리 오래전의 무용들이 훨씬 직관적으로 특징을 명료하게 뽑아내어 추상예술의 극을 보여준다고 할수 있다.
(현대 예술을 추상보단 개념예술이라고도 하던데 개풀뜯어먹는 소리같다.)

언제부턴가 느껴지는 한국 무용의 극단적으로 절재된 움직을 보여주는 1막 '중용(中庸)’
물론 모르겠다.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중용'인지도 모르겠다.
중용으로 시작했으면 다음은 극단(極端)은 순리일까 여하튼 분할되어 치우침을 상징하지만 이 역시 모르겠다.
이렇게 분할되어 격화된 상태에서 다음은 순화되어 중도(中道)를 맞이하게 되니 소나타 형식 같다고 해야 할지
그러나 최 후 의 평온함을 찾아보긴 어렵다. 폭충 전야는 있을수 있지만 폭풍 후의 평온을 기대하긴 어려운데
산조도 그렇고 소나타도 그렇다. 인간사 끝자락에 평온함을 찾을수 있는 자 몇이나 되겠나..

표현이 무척이나 매끄럽고 정갈하며 고급지다. 다만 맨 앞좌석이라 저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바라볼수 없다는것이
흠이라면 흠이며 좋은 좌석은 언제나처럼 가격도 비싸지만 그마져도 구하기 어려워 공연을 보는 내내 아쉬움이 따른다.

공포영화는 사운드가 생명이라 했던가. 이 공연 역시 음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거 같다.
독특한 긴장감과 북소리 특유의 박진감(이래서 예전 군대들이 북을 놓을수 없었겠지) 그리고 한국 음악의 독특하고 미친 훅

이 모든것들이 조화로워 보이지만 역시나 좌석이 똥이었기때문에
(이런 좌석은 시야 제한석으로 저렴하게 내놔야 하는거 아닌가? 맨 앞좌석인데 무용수들의 발을 볼 수 없을정도로 무대는 높고 좌석은 낮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앞쪽 몇줄은 왠만하면 선택하지 않는것을 권장한다. 차라리 중간쯤 구석탱이가 훨씬 좋을수 있다.

하지만 음향쪽은 감동이었다. 이렇게 편향된 좌석에 앉았음에도 음악의 감동은 미친듯 밀려온다.
보통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곳의 단점중 하나가 음향 밸런스가 무너지는것인데 결코 그런것이 보이지 않는다.
국립극장 시설이 좋은것일수도 있지만 견고하고 치밀하게 제작하였다는 것으로 관객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것이다.

연이어 여러번 볼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매년 한번씩은 보고 싶어지는 공연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가슴속 깊이 자리잡거나 하는건 나의 이해력 부족으로 그 정도까지 깊게 접근하진 못한거 같아서
보는내내 아쉬움이 들었다. 새삼 국립현대미술관이 가고 싶어지는 것은 왜였을까..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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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 2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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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지만 그다지 연휴같은 느낌도 들지 않고 엄청 춥다.
하지만 설날 무렵 하는 이 공연은 기다려진다. 비록 이번이 두번째 보는거지만. ^_^

흥겹고 아름다우며 멋있다.
그러나 조금 짧다. 한 70분정도 되는 공연이던가? 이정도면 짧은거 아닌가

총 7가지로 구성된 무용 공연인데 말로 표현하기 참 어려운 면이 있다.
이상할정도로 움직임을 절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저런 춤을 오래전 조선시대에 추었다고?
사람들이 추기엔 쉽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엔 또 너무 고급스럽지 않은가..

현대에 맞춰 새롭게 탄생한 것들이 대부분이겠으나 그 뼈대는 오래전부터 내려온것들일텐데
일제강점기시대에 무엇이 끊겼는지 저들과 알 수 없는 두터운 벽이 느껴진다.

지금시대와 그전시대를 무엇이 갈라놓았길래 저들의 저 고귀함이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 걸까

하지만 빠져들기 시작하면 가슴깊숙한 곳에서 독특한 감동이 올라와 벅참 마져느껴진다. 그러나
이 감정이 어디에서 기인한것인지 알수 없기때문에 답답함도 함께 다가온다.

한국 고유의 무용은 인간 원초적인 무엇을 건드는지
조용한 움직임들이 무한한 깊이를 선사하지만 상상을 허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만 하는 욕심쟁이같다.

쉽다고 말하기엔 무엇인지 모르겠고 어렵다고 말하기엔 벅찬 감동을 억누를수 없으니
다음 공연을 묵묵히 기다리는수밖에...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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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3. 1. 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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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연휴가 아닌 토요일과 일요일이라는것은 묘한 섭섭함이 앞선다.
대체휴일이 있는것도 아니고

큰 극장에서 티켓 파워 있는 배우들이 나오는 공연은 왠만해서는 잘 안보게 되지만
신구선생께서 연세도 많으시니 이럴때 아니면 더이상 못 볼수도 있어서
보게 되었지만 별다른 기대가 되는 연극은 아니었다.

포스터에서 풍기는 시시콜콜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전개
하지만 극장은 거의 만석으로 관객이 가득차있다.

소극장 연극은 항상 썰렁한데 인지도 높은 배우들의 파워는
연극 내용과는 관계가 없어보여 씁쓸함만이 남는다.

중후반부터 극단적이고 짜증나는 신파.
일순간에 모든것이 해결되고 평화가 찾아온다.

어쩜 이리도 곰팡내 물씬 풍기는 내용을 선택하셨을까..
차라리 고전 연극을 하시지..

아무튼 연극은 중반까지만 담백하다가 막판엔 그냥 나와버리고 싶을정도로
짜증과 한숨만이 나오는 꽤나 형편없는 연극이다.

넓고 훌륭한 무대, 각종 뛰어난 장치들, 안락한 관객석, 명품 배우분들 이 모든 것이 아까운 연극이었다.

억지로 눈물 짜내는 저질 신파는 이제 좀 적당히 해주자..

바로 옆 하늘극장에서는 안숙선 명창께서 연말 판소리를 하고 계실것을 생각하니 더욱더 연극에 아쉬움이 남는다.

출연 : 신구, 손병호, 이시강, 김성철, 배현아, 조성국, 황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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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초가을인지 모르겠지만 오늘만큼은 한여름이라 불러주고 싶다.

오랜만에 작지않은 극장에서 연극을 보는건데 국립극장 구석에 달오름극장이 있는줄은 오늘 처음알았다.
해오름이나 하늘극장은 몇번 가봤지만, 위치는 구석이고 겉모양은 낡아지만 무대는 훌륭하다.

좋은 무대, 좋은 소리, 괜찮은 객석, 시원한 공간

이런 큰극장에선 좋은 무대를 보고 싶고, 넓은 공간인 만큼 다양한 무대연출을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작은 소극장에서 하면 훨씬 재미있을 연극을 쓸대없이 큰 극장에서 관객들 주머니를 터는구나란 생각이 든다.

등장인물들간의 뛰어난 심리묘사, 긴장감있다거나 흥미롭거나 전개를 예측할수 없다거나 할만한
요소를 느낄수 없다. 뻔하게 보이는 흐름으로 누구가 결말이 지극히 어떨것인지 모를수 없는 구조
하지만 소극장에서 배우들의 미세한 표현들마져 볼 수 있었다면
그 상황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상상을 해본다.
물론 이 극장은 매우 크고 멀어서 비교적 좋은 위치에 앉았음에도 인물들의 순간 순간의 감정변화를
읽을수 없다. 심지어 독백인지 대화인지 전환도 그지같아서 초반엔 '아들 앞에서 왜 저러지?'라고
순간 착각마져 들 정도였다. 물론 이 부분은 끝날때까지 헷갈렸다. 한두마디 대사를 들으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조명이 어두워지는 것 외엔 저 사람의 말의 시작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쓸모없는 허영의 극치다. 그냥 나와서 관객을 보고 가볍게 그리고 진지하게 독백을 하고 자리로 돌아가면 될것을
함께 밥을 먹으면서 갑자기 혼자 떠든다. 관객을 보지도 않는다. 마주앉은 대상을 보고 말을 한다.
그런데 독백이다. 배우의 표정은 멀어서 잘 안보이기때문에 아련한 눈빛으로 허공을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배우들 자신은 그런식으로 표현했겠지만 관객인 나는 큰 무대에서 허우적거리는
저들의 큰 몸짓마져도 제대로 볼수가 없다. 왜 음악극 배우들이 오버액션을 하는지 이 사람들도 알텐데
이들의 행동과 상황은 망원경을 필요로 하게 만든다.

내게 창녀라는것은 영화 노는계집 '창'정도 말곤 사실 아는게 없다.
저 사람이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이나 창밖에서 그 들을 쳐다보는 감정이라거나
아쉽지만 무엇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저들의 감정선이 크게 와닿지 못한다.
하지만 저들의 대화가 지루하다고 느낀다면 내가 모르는 세계기때문에 나의 잘못일까?
내용의 중요한 흐름은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외로움에서 시작되는 보편적인 내용이기때문에
감정선이 단절되면 안될거 같지만 도무지 연결되지 않았다. (딴세상 사람들 같다고 해야하나)

그냥그저 저 사람이 저 여자와 함께 했으니 그의 아버지와 저 여자는 서로 연결되긴 어렵겠지 정도의
시시콜콜한 삼류 소설같은 곳에서나 나올법한 허구정도로고 멀리 던져버린다.
세상은 넓고 사람들도 많으니 이 줄거리와 비슷한 실제가 없을리 없겠지만 아무튼 흔하지 않아서
서로 운명적 연결고리가 있더라도 그것은 내게 허구로만 다가온다.

그냥 돈이 좀 아깝다.
왜 유명한 배우들은 작은 소극장에서 안하지?
가끔 잊혀져가는 배우들은 나오던데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소극장 연극을 하면 나같은 사람은 티켓을 못 구해서 한편도 못보려나?

갑자기 오래전애 소극장에서 이선희 콘서트를 본게 행운이었나싶은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보통 프리뷰로 보면 홍보차원에서라도 커튼콜 사진을 찍을수 있게 하지 않나?
왜 못찍게 하는거지? 내가 눈치못챈 비밀이 있었나? 젠장
그림전시회에서 사진 못 찍게 하는건 볼게 너무 없어서 가성비가 똥일때 못 찍게 하는데 얘도?

출연 : 이원종, 안유진, 구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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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5. 1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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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끝나고, 정부도 바뀌고, 회사 일도 많아지고
올해는 환경 변화는 많은데 막상 내 자신의 변화는 없다.

어젠가 그젠가 국립극장 홍보메일이 왔길래 뭐 있나 보니 판소리가 껴있다.
하지만 코로나때문에 자리도 별로 없고 그나마도 안좋은 자리만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때문에
별 생각없었지만 예매처를 한번 들어가보니 제법 좋은 자리가 남아있던데 기존 예매자가 취소를 했던것인가?
아무튼 잠시 고민에 빠진다. 다음달 초까지는 공부할게 많아서 공연 보는것은 좀 쉬려고 했는데
좋은 자리와 판소리중 좀 특이한 적벽가를 하니 예매하고 만다.

2020년 10월에 본게 마지막이었으니 1년반만에 보는 판소리. 그렇다고 그전에 많이 본것도 아니다.
판소리 공연을 본게 몇년 안되고 볼 곳이 많은것도 아니니 분기별 행사정도

판소리 적벽가는 소재가 삼국지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도원결의 한 후 재갈량과 합세하여
관우와 조조와의 관계, 장판 전투, 적벽 대전까지 제법 긴 내용을 다룬다.
그런것 치고는 2시간30분정도(자르지 않으면 한 3시간30분정도 되려나)

소설을 보면 흥미진진하지만 단조로운 플롯에 비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좀 어지럽고 조잡스럽지만
재미있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판소리의 적벽가는 이런 소설과는 느낌이 너무 다르다.
세력간의 치열한 싸움과는 거리 멀어도 너무 멀다. 특히 적벽대전에서 박살난 조조는 군사들의 조롱거리처럼
다뤄진다. 호칭만 승상일뿐 다같이 죽어가는 처지라 그런지 친구처럼 대하며 농담을 주고 받는다.
소설이 상류층의 시각으로 쓰여졌다면, 판소리 적벽가는 졸병들의 시각에서 쓰였다고 해야 할까?
물론 이것은 일부에서 그렇다는 것일뿐, 대부분 삼국지의 주역들이 등장하기때문에 판소리라고
완전히 다르게 해석한것은 아니다. 몇몇 부분에서만 졸병들의 애환을 다룬것으로 소설에는 이런 얘기는 당연히 없다.

손오공 고전 소설을 원작에 가깝게 만든것은(구전을 모아서 만든것들) 전개가 단조롭고 화려하지 않지만
이후에 나온것들은 없던것들이 달라붙으면서 화려해지고 조잡해지고 난잡해졌듯
적벽가도 비슷한 현상으로 봐도 될법 하다.(한국에 먹힐듯하게 각색하고 첨삭해서)
그래서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하다. 물론 대부분이 한문을 그대로 읽어대는 대사때문에
반드시 해설이 적힌 대사집은 읽어봐야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할수 있으니 이부분은 참고 바란다.

간만에 자리에 앉았으나 여전히 불편한 좌석.. 이런 그지같은 자리에서 두세시간을 관람해야 하다니.
그리고 무대와 엄청 먼거리.. 이번엔 운이 좋아서 맨 앞자리였으나 소리꾼의 표정들이 잘 안보일정도로 멀다

성준숙 명창께서는 올해 여든이 다 되셨다고 해서인지 대사를 자주 까먹으신다.
그럴수도 있지만 수십년 한 프로치고는 대처 능력이 좀 아쉽다고 할까
리듬이 너무 많이 깨지는 느낌이라 해야 할지
판소리 완창을 언제까지 외워서만 해야 하는건지.. 저 노인이 받을, 수많은 소리꾼들이 받을 스트레스들
과학 기술이 발달되었으니 뒤에 쥐처럼 숨어 대사를 불러주지 말고
무선 마이크와 이어폰등을 이용해 또렷하게 불러주자. 아니면 프롬프터를 이용해서 주던가

책 한권이나 되는 대사에 모노드라마처럼 한사람의 일대기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느낌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데 대사를 까먹지 않는게 이상한거 아닌가

과거의 환경에서 어쩔수 없었던 이런 고문에 가까운 공연예술도 현대에 맞게 좀 편리하게 바꿔줄 필요도 있어보인다.

그리고 대본을 사서 판소리 할때 함께 보라는 엿같은 말을 하지 말고 자막을 틀어줘라
이런 사소한 편의기능조차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망하지 않는것을 보면 밑빠진 독에 얼마 많은 세금을
쳐박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체감되는거 같다. 관객이 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종사자들의 환경도 좋아질텐데
단지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단 한가지 말곤 없다.
서울에 무수히 많은 공연장들중 남산에 특어박혀있는 극장 한곳에서만..
이곳 대관료 보다 저렴한곳이 널려있을텐데 각 구별로 돌아가면서 할 수도 있는거고
때로는 거리공연으로 판소리 완창을 할 수도 있는것인데 유독 이곳에서만 한다. 접근성 똥이고 젊은이들 없는 이곳에서

인생 끝자락에 있는 한 소리꾼의 잃어가는 대사들을 보고 있자니
이쪽도 얼마 안남은것인지 착잡하고 쓸쓸한 고독이 밀려오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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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