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5. 11. 1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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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3층을 예약을 했지만 의외로 좋을수도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과
너무 멀어서 잘 안보일거 같은 걱정의 양감이 복잡하게 섞여서 어지러웠는데
막상 3층 맨 끝 좌석에 앉았더니 이런 좌석을 팔다니 싶은 시야 제한까지 오는 엿같은 좌석이었다.

무대 앞쪽은 아예 안보이는데 어떻게 이런 좌석을 팔수 있지? 보통 시야제약이 있는 곳은
좌우 일부분이 안보인다거나 하는거지 중앙 앞무대가 안보이다니..
그리고 앞뒤 폭이 너무 좁아서 발을 꺽어야 할정도였다. 국립국악원 극장이 이렇게 쓰레기라니..
요즘 소극장도 이것보단 넓은것이다.

그러나 3층이라 그런지 여럿이 나와서 보이는 군무용은 그 형태를 모두 볼 수 있어서
1층 앞쪽에 앉는것보단 훨씬 그 의도나 형태의 웅장함 등을 감상하는것에는 이득이 있었다.
군무가 많은 공연일수록 3층까지는 좀 오버고 1층 중간쯤을 공략하거나
티켓이 없다면 3층 중앙을 선택하면 그나마 후회는 덜 할거 같다.
(움직임이 없는 소편성 연주 무대는 다 소용없이 앞자리가 최고)
그리고 3층은 의외로 음질이 좀 괜찮은 느낌이었다. 음악감독이 달라진건지 기존의 후진 음향은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뭐 엄청나게 좋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키는것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용을 좀 보자면..
전체적인 줄거리는 영화 '방자전'마냥 뭉클함은 있지만 그냥 아류작의 느낌이다.
난대없이 향단이가 이몽룡을 좋아한다거나..(그네 타다가 실수로 이몽룡과 뽀뽀해서? 뭐 그럴수도)
더욱더 황당한건 춘향이와 한창 사랑을 하는데 변학도가 나타나 짝사랑을 한다?
이 무슨 개풀뜯어먹는 설정인가? 졸지에 치정극이 되버렸다.
삼각관계도 모자라서 스토커물을 만들어놓다니..
게다가 초기엔 무슨 무속인 같은 사람이 나와서 이러저러 군무를 펼친다. 뭘까....

변학도가 탐관오리기때문에 암행어사에게 잡히긴 했는데 만약에 변학도가 탐관오리까진 아니었다면
이몽룡이 춘향이를 되찾을수 있었을까?
당시의 법률상 변학도가 춘향이에게 대했던 행동들은 그다지 위법하지 않았다고한다.
고을 사또로서 백성들을 돌보지 않고 주색잡기만을 탐했다고 하니 내용이 완성되는것이지만 말이다.
변사또가 여색을 밝히는지 판소리에서는 크게 모르겠지만 내용 흐름상 알맞는 설정과 괜찮은 표현들이 마음에 든다.
조금 야할수도 있긴 하지만 충분히 괜찮은 정돈데
변학도 복부에 근육으로 왕자가 딱! 불필요하게 과한 설정 아닌가
무관이고 이몽룡을 시기할정도의 젊은이로 나오기때문에 저런 설정일수 있지만
꽤나 불필요한 장면 같다. 그냥 일반 사또 옷을 입고 있으면 될것을 웃통을 왜 까는지..

그리고 마지막 장이 '불타는 동헌' 이라길래 이몽룡이 춘향이를 구출하고 뜨거운 사랑을 하나?싶었는데
정말 불을 낸다? 이게 뭔 일인지..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모두 소복을 입고 나와서 뭔가 기분이 섬뜩했다.
불에 타죽은 기생들의 영혼같기도 하고
이몽룡과 춘향이 결혼예복을 입고 있지만 저들이 살아있는건지 죽은 귀신들의 원한같은것인지 난감한 설정이었지만
그래도 춘향전이 해피엔딩이니 다른 사람들은 다 타죽었더라도 이 둘은 살아서 결혼했다고 생각하고 싶다.

십장가 대목 같이 춘향이가 맞는 장면이 있는데 아~ 이부분에선 정말 눈물을 찔끔 나온다.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슬펐는지. 맞을때 춘향이의 아픈듯하며 절규하든 무너지는 그 장면에서
내 감정마져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이 춤공연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처음 맞을때 그 순간 춘향이의 모습(표현)일것이다.
내가 이 공연을 다시 보게 된다면(웬만하면 보려고 할것임) 바로 이 장면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거 같다.

한서린 현실과 절망,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의 연속. 이 모든 시간이 이 한장면에 모두 녹아든거 같다.

춘향전을 보면 전체 6시간이라고 볼때 1시간정도만 춘향이가 좀 행복할뿐 이후 부터는 고난의 연속이다.
금세 헤어지고 괴로워하는데 바로 변학도가 부임하니 그때부터는 학대, 폭력 등으로 괴롭히니
춘향이가 아무리 성품이 뛰어나더라도 어디 버티겠는가.. 그럼에도 이몽룡은 유유자적 여유롭게 다니니..
뭐 공부하느라 애썼겠지만.. 아무튼 춘향이가 겪었던 고통에 비할수 있겠는가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춘향전은 해피엔딩으로 봐야 맞겠지만 나는 좀 인정하고싶지 않다.

여기에 향단이까지 저렇게 시기질투로 저러고 있고..(근데 막판엔 왜 불이 났을까?)

그렇게 저렇게 끝났는데.. 3층에 가장자리라 보는데 엄청 엿같았지만
어렵지 않은 설정으로 크게 난해하거나 하지 않은 어쩌면 너무 직설적인 표현의 무용극이었지만
일반 창극으로 하면 차라리 나을정도로 춤과는 거리가 먼 표현들이 중간중간 껴있다는것이
좀 아쉽다면 아쉬웠다. 무용으로 모든것을 표현하기엔 부족했던것일까.

원전 그대로 그것을 기반으로 만들면 안됬던걸까?
차라리 영화 '방자전'처럼 어!? 혹시 저럴수도? 라는 기분이 들정도로 제대로 각색을 하던가..
이도저도 아닌 줄거리는 좀 그랬지만 훌륭한 안무와 무용가들, 뛰어난 음악 덕분에
보는 재미는 제법 괜찮았다. 무용을 좀더 다채롭게 손보던가 무용창극처럼 대사를 좀 넣어서
대사까먹은 연기를 보는듯한 이상한 광경이 나오지 않기를 다음 공연땐 기대해본다.

그리고 제발 잘 보이지 않는 3층 양끝 좌석은 팔지 말자.. 기분 엿같았다.

출연 : 국립국안원 무용단, 창작악단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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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1. 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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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무용을 전혀 이해못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공연을 본다는 것이 맞는지 때로는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계속 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역시 어렵다.
프로그램을 1층에서 나눠주는데 있는지를 몰라서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로 보게 되었다.
국립극장 예매 페이지에도 상세한 설명은 없었기때문에 더욱더 모르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크게 불안하거나 불편한 기분은 없었다. 무용이란게 무엇인가를 예술로서 형상화하는 것이니
보면 알겠지라는 막연한 오만함과 나태함 그리고 더 이상 무엇인가 할 수도 없었기때문에
편안하게 받아드리자는 심정으로 보기 시작

총 세명의 안무가가 각 한편씩 총 세편으로 구성된것이고 서로 연관성은 없어보인다.
처음은 죽 페스(Festival of Dance & Goodbye)인데 필멸의 존재로서
수많은 철학자, 예술가들이 논한 바로 그 장르 죽음에 관한것이다.
이 작품에서 전재는 사후에 무엇인가 있다는것인지 단순히 망자를 위한 장례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준것인지
무용을 보면서는 전혀 알 수 없다. 사람이 생을 다한다는 것이 축제가 되려면 사후 세계가 있어야 하는데
동서양을 불문하고 모두 있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문제는 누구도 갔다가 온 사람이 없다는것이고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또다른 세계로의 탐험이 낭만적인 서사는 아닐거라는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떠나가는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사이에서 축제보다는 한국처럼 상여소리 같이
값지게 보내주고 남겨진 자들은 그 시간만큼은 충분히 슬퍼해주는 것이 상황상 가장 적합한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입장에서 이번 무용은 확실이 이해하기 어려웠고 무엇을 나타내고자 하는지 무용의 무지함으로서
거의 와닿는것은 없었다.(주제 특성상 꺼져가는 한 인간의 희노애락이나 남겨진 자들의 숙명같은 무엇도 크게 느껴지진 않았음)

단지 저들의 무용속에서 힘겨움같은것과 막판엔 정말 축제같은 분위기긴 했는데
나는 이것이 어떤 생명의 탄생과 고난의 과정을 지나 해탈같은 흐름의 순환이 아닌가란 느낌을 받았다.
생명의 순환의 의미로서 축제라고 한다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무용이었다고 보여진다.

두번째는 옷(Beneath the cloth)인데 시작할땐 신선한 물속의 묘사에 놀랐었다.
옷걸이가 낚시 바늘이었는지는 몰랐지만 아무튼 해초같은 그 풍경은 상상을 너무 자극해서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다.
그 이후부터는 잘 모르겠다. 수많은 옷들. 그것을 고르고 있는 어떤 존재들. 상호 연계가 되지 않아보이긴 하는데
주제가 단순해서 표현이 더욱더 난해한것일까. 시간이 흐르고 저들은 끊임없이 갈망하고 무엇엔가 쫓기듯 괴로워하기도 하고
웬지 기뻐했던 기억은 나질 않는걸 봐서는 옷이라는것은 나를 가리고 변화하는 용도로서 남에게 나를 감추기 위함이니
그것에 대한 허무함 등을 표현한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것들을 잡아내면 훨씬 좋은 관람이 될 수 있었겠는데
사전 지식이 없이 보는것은 역시 힘들다. 장이 바뀔때마다 한줄정도씩 자막을 넣어주면 안되는 거였을까?

마지막은 너머(Beyond) 인데 가장 난해하고 가장 전위적이었던거 같다.
제목부터가 저 너머에 무엇이 있다는 것인지 수많은 복선들을 내포하는 제목이라서
희망도 있을수 있지만 절망또한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우주같은 제목이다보니
표현또한 이해하기 무척 어려웠다. 이 작품이 오히려 페스티벌 같이 보였는데 훨씬 다채로운 넓은 설정때문에
무엇을 해도 크게 어긋남이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어두운면부터 시작해서 쾌락의 정점까지 올려놔도 되서
곱씹어 생각하면 그 범주내에 있었던 훌륭한 작품같은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것은 내 멋대로 생각한 것일뿐 정소연 안무가의 의도와는 많이 벗어났을것으로 본다.
그리고 기분탓인데 여성으로서의 상징성도 많이 표현된거 같기는 한데 꼭집어 말하기는 어렵고
느낌적 느낌이라고 할지 아무튼 생물학적인 여자로의 묘사가 좀 들어간듯해서
보면서 약간의 벽이랄까? 내가 남자라서 느끼는 어색함이랄까? 뭔가 아무튼 이질적인 기분이 좀 들긴 했다.

이렇게 총 세편이 100분동안 공연되는데 암전 상태가 좀 길어서 긴장감이 깨지는것은 좀 아쉽기도 하고(인터미션은 없음)
각각의 연계성이 없다보니 생각의 틀 혹은 준비상태 역시 리셋되어야 하기때문에
공연이 시작되도 다시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다지 좋은 구성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 공연을 한국무용이라 하는건지는 모르겠다.
그냥 현대무용이라 하면 안되는건가? 한국 정서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것일수 있지만 그것을 골라내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적어도 내가 춤을 엄청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이상 연결점을 자연스럽게 느낀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현대무용공연도 내게는 난해함의 연속인 일종의 실패담이지만 뭐 계속 보면 무엇인가 팍! 오는 기분이 들겠지.
안오면 말고.

출연 : 국립무용단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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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1. 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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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공연은 집회가 있어서 안하는거겠지.
덕분에 쉬는 일요일도 나오게 만드는 세실극장
이상하게 이곳에서 하는 연극들은 웬만하면 다 보고 싶다. 결과가 어떻든

요즘은 연극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는지 좌석이 점점 뒤로 밀려나는 기분이든다.
제법 일찍 예매한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자리는 늘 없다. 아주 운좋은거 아니면 희박하다.
그래도 볼 수 있으면 그걸로 된거 아니겠나.

내가 좋아하는 호텔로비 배경. 하지만 카페같은 분위기의 로비. 난 폭신한 소파가 놓인 로비 배경이 좋은데
브라운톤의 약간은 어둡고 조용하지만 적막함과는 거리가 있고 약간은 사람들이 있는
대충 카페같은 로비에서 어떤 칠십이 넘은 소설가 윤숙(백현주)이 무화과에 대한 불만을 프론트 직원에게 항의하면서 시작한다.
무화과는 물러도 맛있는 과일(과일이라 해야 하나?)이긴 하지만 아무튼 여지것 먹어보지 못했어서
기대를 했다는 소설가는 어떻게 이게 물러서 안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까?

글쓰는 사람들 특유의 집요함이랄까? 꼬투리 잡듯 프론트 직원을 괴롭히는듯 보이지만
약간은 웃기기도 해서 동화되지않고 웃음으로 지나갈수 있었다. (프론트 직원과 교감되는 순간 짜증으로 바뀔지도)

그런데 나이 칠십이 넘은 여성이 결혼을 안하면 이상한것일까?
당시를 생각하면 그때는 수근거렸을지 몰라도 지금시대에 그게 특이하게 받아드릴것은 없을거 같은데
젋은 여성은 신기해 하는거 같다. '비혼주의자'란 말도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나 또한 결혼을 안했지만
결혼을 안하는것은 그냥 안한거지 비혼주의 뭐 이딴 유치한 발상에서 시작된것은 아닌데
오히려 결혼을 하는것이 그 동안 없던것에서 무엇인가 만들어가는 것이니 확고한 신념같은게 필요할텐데
그러면 '결혼주의자'란 말이 오히려 타당한거 아닌가? 아마도 비혼주의자란 말은 결혼한 사람들이 미혼인 사람들이 부러워
시샘하며 만들어낸 단어가 아닐까싶다. 태어날때부터 미혼이고 그냥 그대로인데 비혼주의는 무슨

이 소설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며 자신이 마무리하고자하는 소설을 마무리 하려 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소설 속 인물의 주최가 누군지는 모르겠다. 물론 특성상 소설가 본인이겠지.
전체 흐름상 큰 의미는 없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분량이 적지 않아서
궁금함을 뒤로 밀어버리기엔 좀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이 호텔에서 청소일을 아주 오랫동안 했다는데 그 후엔 다른일을 한건가?(소설로 먹고사는것은 아닌듯 싶음)
어쩌면 성주신이나 지박령같은 존재인가? 호텔에서 일을 하다가 죽어서 그곳에서 남아있는.
일단 배경은 좀 이러한데 매끄럽게 납득되는 설명은 없기때문에 그러려니 하며 넘길수 밖에 없으나
크게 거슬리거나 하진 않고 소설가 본인의 이야기들도 제법 나오기때문에 궁금한정도이다.

비혼으로 살길 원하는 젊은 여자 김(백소정)과 이 사람을 무척 사랑하는 친구 윤(경지은)
이들의 관계는 동성애일수도 아닐수도 있는데 사람이 결혼을 하면 가정에 충실하게되지만
미혼일경우엔 친구와 나에게 충실하게 되기때문에 이런 관계는 어떤 상황이던 특별하거나 특이하지 않다.
나도 그래왔고 다른 미혼자들 모두가 그럴것이기때문이지만 끊임없이 갈등은 한다.
수많은것을 홀로 선택해야 한다는 고독감이 24시간 따라다니기때문인데 이것도 어느순간엔 무시가 가능하다.

그리고 소설가는 자신이 결혼을 안한이유는 책임지기 싫어서라고 한다.
역시 충분히 납득이 되는 심정이다. 무엇을 선택하던 그 길에선 잃는것과 얻는것이 공평하게 분배되기때문에
책임이라는 것을 잃게되면 홀가분함을 얻을수 있고
고독이란것이 버리고 가정이란것을 얻게되면 딱 그만큼의 중압감과 책임도 함께 따라오니말이다.

교인(류경인)은 그것을 정확하게 바꿨다. 아니 바뀌었다.
어머니로서의 삶이 사라졌지만 자식의 그리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버린 본의 아니게 바뀐 삶.

우리는 이런 세상을 살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시간속의 갈래란것은 어떤것을 놓고 다른것을 잡는 행위의 연속이므로
소설가처럼 미완성 상태에서 완성을 위한 행보는 아름다운 저녁 노을같은 끝을 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일것이다.

연극이 전체적으로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거칠거나 과격하지 않고 소설가는 끝까지 차분함을 잃지도 않는다. (작가 기억속엔 이런 안정된 모습의 노인이 있었나보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관객에게 웃음도 선사하는데 이 웃음이 인위적이지 않는 생활에서 나올법한 소박한 웃음들로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지 않는 좋은 요소로 작용한다.

내가 좋아하는 배경과 분위기, 따뜻한 대사들, 가슴절절한 감정변화들, 다양한 소재가 지루하지 않게 연결되어
집중하면서도 피로하지 않은 벽난로 앞에서 사람들과 오손도손 이야기 하듯 추운날 잘 어울리는 연극이었다.
약간은 강한 부분도 있었지만 오래 남지 않도록 배경전환 기술도 뛰어나고 멋졌다.

그런데 왜 밤에 무화과를 먹는거지? 생각해보니 왜 제목이 이런건지 모르겠네..
그리고 자막이 외국인이 미국말을 하는걸 영어 자막으로 올리면 자막을 보라는걸까?
보통 자막은 관객이 볼수 있는 언어로 번역되어 표기되는 것을 자막이라 하지않나?
특이한건지 실수인지 뭔지 모르겠다. 특히 마지막에 화를 내며 뭐라뭐라 할때 뭐라뭐라 한건지 못 알아들으면
좀 섭섭하지 않나? 아무튼 그러하다.

출연 : 경지은, 김의태, 남동진, 류경인, 백소정, 백현주, 송민규, 양대은, 이미라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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