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2. 6. 25. 23:23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아~ 연극은 영화보다 접근장벽이 높은 편이다.
영화처럼 반복해서 볼 수 있는것도 아니고 내용의 난해함이나 표현의 한계도 크기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보다 비싸면서 공연시간이 한시간도 안된다면 과연 볼 사람이 있을까?
짧고 강렬하게 만드는건 심사하여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 품목에서나 그러한것이지
쫓기지 않는다면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적당한 시간을 할애한 적당한 구성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 연극은 출품해서 입상하기 위한 작품처럼 현미경으로 극도로 좁은 구간만 집중 탐구하듯
만들어져서 보는 내내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든다.

내용이 산만하지 않으면서도 집중되지 않는다. 그래서 연이어 하품이 밀려온다.

줄거리 자체는 인간 내면의 심층을 다루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인간은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한다'라는 명제(?)를 놓고 보면 특별히 이해되지 않을것도 없다.

그러나 저들이 왜 다락방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는지 무엇이 저들을 저 속으로 가두게 되었는지는
어렴풋 이해되지만 그 이외 대부분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내용 전개를 물 흐르듯 두면 될것을 이리 저리 꼬아놓는것은 그것을 표현할 능력이 없거나 겉멋 든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추잡한 기술이다. 특이한 저 등장인물들은 무엇인지. 왜 야누스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지
인간의 양면성을 보이기 위함인가. 그냥 주인공 그 자체가 이미 자기보호를 위한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그 주변을 저렇게 그려넣을 필요가 있는것인가

이런식의 표현도 좋고 저런식의 표현도 좋은데
50분만에 끝나버린 연극, 대충 딴청 잠시 부리면 어느순간 배우들이 열폭하게 되는 시간이 오고
그 이후 바로 끝나버린다.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끝나버린다.
심층적으로 예리하면서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할 내용들인데
망나니 칼로 토막내듯 막 잘라내서 디테일이 전혀 살아나질 않는다.

이런 현상은 공연시간은 너무 짧고 담아야 할 내용은 많을때 나타나는 흔하디 흔한 재미없는 상황이다.
차라리 좀더 길게 제작할 능력이 안된다면 극단적으로 시간을 확대해서
좁은 영역만 현미경관찰을 하듯 파헤쳤으면 어땠을까 싶다.

배우들의 미친열연에도 불구하도 이도저도 아닌 허무함만이 오는
그리고 관객입장도 생각해서 공연시간은 좀더 늘리던가 아예 두어편을 붙여서 공연해줬으면 좋았을것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연극이다.

출연 : 선종남, 이상희, 장이주, 임요한, 방종혁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6. 18. 22:52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파수꾼-
두편의 연극을 이어서 하는 단막극으로 되어 있다.
옴니버스형식은 서로 약간씩은 연결되어 있지만 이것은 각각 다른 연극이다.

파수꾼이란게 엄청 낯익지만 마땅히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내용은 대단히 익숙하다.

기존 체제의 연속성과 당위성, 유지하기 위한 불합리성
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괴리, 그로 인한 고통, 그것을 이용한 기득권층

이 희곡이 나온지 반백년이나 지났고 비슷한 내용들이 없었던것도 아니라서
신선함은 전혀 느낄수 없었다. 그냥 짧고 시끄럽게-북치는 소리때문에- 봤을뿐

그나마 엔딩에서 비참한 심정으로 북을 치며 조명이 꺼져갈때의 여운은 제법 괜찮았다.
이 연극의 하일라이트라 해야 하나? 그러기엔 너무 끝부분인데..

체제를 지키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이 정당하지 않아도 될까?란 의문은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주제로 한국의 바로 전 정부(문재인)와 이번 정부(윤석열)간의 차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고통받은 사람들이 즐비하지만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처리되야 한다며 참고 인내하는 전정부
개소리 집어치우고 내 마음대로 할거야라는 이번 정부

하지만 어느상황이던 고통받는것은 힘없는 사람들 뿐이다. 어차피 기득권층은 어떤 짓을 해도 보호받는다.
한국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받쳤음에도 차별받는 나라니 당연한 결과일까 (현충원을 가면 바로 보임)

아무튼 어떤 것이든 해결되지 못한다. 그냥 일부는 그것으로 고통을 받고
일부는 그것으로 혜택을 받을뿐
이 연극은 그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식상하다.

출연 : 최태식, 정채윤, 전혜린, 김주영

-개인의 책임-
이 연극은 뭐랄까? 난해하다.
불쾌하기도 한거 같고 아닌거 같기도 한거 같고

내용 자체는 남녀간의 흔한 인생 갈등이다. 다 큰 성인들이니 성장통이라 하기엔 그렇지만
아무튼 임신, 결혼 같은 어디에서나 볼법한(실제론 그렇게 흔하진 않음) 소재들이다.

문제는 이것을 풀어내는 방법인데
다른 연극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거 같지만 보는 내내 저들과 나(관객)와의 거리감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연극과 관객은 엄밀히 따져서 독립된 객체들이기때문에 타자 입장일뿐이지만 연극 속으로 들어가는
무엇인가 있다. 그런데 이 연극은 그것이 전혀 없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관객을 배척할수 있는지도 신기하지만
내가 저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관음증이 걸릴거 같은 불쾌감이 밀려올정도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서로 다투는 연인의 대화를 엿듣는 내 모습을 보는거 같은 기분좋지 않은 상황이다.
객석에 앉아서 저들을 보고 있자니 민망하여 일어나 극장을 나가고 싶은 기분은 오랜만에 느껴본다.

감독이 의도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기 힘든 연극이라서
몰입이 무척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한시간정도에 끝난다는 것

소재나 전개는 독립단편영화를 보는듯, 여성 배우의 극중의 짜증은 현실감이 엄청나던데
특이한 경험으로 넘기자.

출연 : 이의현, 강수현, 김민태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사랑 셋_이바겸 단막프로젝트-  (0) 2022.07.02
연극 -다락_굽은 얼굴-  (0) 2022.06.25
판소리완창_성준숙의 적벽가_동초제  (0) 2022.05.14
연극 -하이타이-  (0) 2022.05.08
연극 -추석-  (0) 2022.03.26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5. 14. 23:58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도 끝나고, 정부도 바뀌고, 회사 일도 많아지고
올해는 환경 변화는 많은데 막상 내 자신의 변화는 없다.

어젠가 그젠가 국립극장 홍보메일이 왔길래 뭐 있나 보니 판소리가 껴있다.
하지만 코로나때문에 자리도 별로 없고 그나마도 안좋은 자리만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때문에
별 생각없었지만 예매처를 한번 들어가보니 제법 좋은 자리가 남아있던데 기존 예매자가 취소를 했던것인가?
아무튼 잠시 고민에 빠진다. 다음달 초까지는 공부할게 많아서 공연 보는것은 좀 쉬려고 했는데
좋은 자리와 판소리중 좀 특이한 적벽가를 하니 예매하고 만다.

2020년 10월에 본게 마지막이었으니 1년반만에 보는 판소리. 그렇다고 그전에 많이 본것도 아니다.
판소리 공연을 본게 몇년 안되고 볼 곳이 많은것도 아니니 분기별 행사정도

판소리 적벽가는 소재가 삼국지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도원결의 한 후 재갈량과 합세하여
관우와 조조와의 관계, 장판 전투, 적벽 대전까지 제법 긴 내용을 다룬다.
그런것 치고는 2시간30분정도(자르지 않으면 한 3시간30분정도 되려나)

소설을 보면 흥미진진하지만 단조로운 플롯에 비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좀 어지럽고 조잡스럽지만
재미있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판소리의 적벽가는 이런 소설과는 느낌이 너무 다르다.
세력간의 치열한 싸움과는 거리 멀어도 너무 멀다. 특히 적벽대전에서 박살난 조조는 군사들의 조롱거리처럼
다뤄진다. 호칭만 승상일뿐 다같이 죽어가는 처지라 그런지 친구처럼 대하며 농담을 주고 받는다.
소설이 상류층의 시각으로 쓰여졌다면, 판소리 적벽가는 졸병들의 시각에서 쓰였다고 해야 할까?
물론 이것은 일부에서 그렇다는 것일뿐, 대부분 삼국지의 주역들이 등장하기때문에 판소리라고
완전히 다르게 해석한것은 아니다. 몇몇 부분에서만 졸병들의 애환을 다룬것으로 소설에는 이런 얘기는 당연히 없다.

손오공 고전 소설을 원작에 가깝게 만든것은(구전을 모아서 만든것들) 전개가 단조롭고 화려하지 않지만
이후에 나온것들은 없던것들이 달라붙으면서 화려해지고 조잡해지고 난잡해졌듯
적벽가도 비슷한 현상으로 봐도 될법 하다.(한국에 먹힐듯하게 각색하고 첨삭해서)
그래서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하다. 물론 대부분이 한문을 그대로 읽어대는 대사때문에
반드시 해설이 적힌 대사집은 읽어봐야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할수 있으니 이부분은 참고 바란다.

간만에 자리에 앉았으나 여전히 불편한 좌석.. 이런 그지같은 자리에서 두세시간을 관람해야 하다니.
그리고 무대와 엄청 먼거리.. 이번엔 운이 좋아서 맨 앞자리였으나 소리꾼의 표정들이 잘 안보일정도로 멀다

성준숙 명창께서는 올해 여든이 다 되셨다고 해서인지 대사를 자주 까먹으신다.
그럴수도 있지만 수십년 한 프로치고는 대처 능력이 좀 아쉽다고 할까
리듬이 너무 많이 깨지는 느낌이라 해야 할지
판소리 완창을 언제까지 외워서만 해야 하는건지.. 저 노인이 받을, 수많은 소리꾼들이 받을 스트레스들
과학 기술이 발달되었으니 뒤에 쥐처럼 숨어 대사를 불러주지 말고
무선 마이크와 이어폰등을 이용해 또렷하게 불러주자. 아니면 프롬프터를 이용해서 주던가

책 한권이나 되는 대사에 모노드라마처럼 한사람의 일대기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느낌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데 대사를 까먹지 않는게 이상한거 아닌가

과거의 환경에서 어쩔수 없었던 이런 고문에 가까운 공연예술도 현대에 맞게 좀 편리하게 바꿔줄 필요도 있어보인다.

그리고 대본을 사서 판소리 할때 함께 보라는 엿같은 말을 하지 말고 자막을 틀어줘라
이런 사소한 편의기능조차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망하지 않는것을 보면 밑빠진 독에 얼마 많은 세금을
쳐박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체감되는거 같다. 관객이 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종사자들의 환경도 좋아질텐데
단지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단 한가지 말곤 없다.
서울에 무수히 많은 공연장들중 남산에 특어박혀있는 극장 한곳에서만..
이곳 대관료 보다 저렴한곳이 널려있을텐데 각 구별로 돌아가면서 할 수도 있는거고
때로는 거리공연으로 판소리 완창을 할 수도 있는것인데 유독 이곳에서만 한다. 접근성 똥이고 젊은이들 없는 이곳에서

인생 끝자락에 있는 한 소리꾼의 잃어가는 대사들을 보고 있자니
이쪽도 얼마 안남은것인지 착잡하고 쓸쓸한 고독이 밀려오는거 같다.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다락_굽은 얼굴-  (0) 2022.06.25
연극 -파수꾼, 개인의 책임-  (0) 2022.06.18
연극 -하이타이-  (0) 2022.05.08
연극 -추석-  (0) 2022.03.26
연극 -세자매, 죽음의 파티-  (0) 2022.03.20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