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3. 7. 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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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평일에 공연을 본다는건 쉽지 않다.
7시30분 공연인데 회사 반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볼 수 없을만큼 회사가 먼곳에 있다니 에휴
게다가 오늘의 주제는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상여소리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주제도 그렇고 지금 내 처지도 별로인 하루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입장해서 기다리는데 국립극장과 느낌이 비슷하다. 하지만 무대가 높지 않아서
적어도 출연자들의 발을 못보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거 같아 안심아닌 안심이 된다. 물론 이번도 맨 앞자리

요즘은 노안이 와서 안경을 새로 맞추는것도 좀 그러다보니 버티고 있어서 가까운곳과 먼곳이 잘 안보인다. 그래서
맨 앞자리가 가장 좋은거 같다.(맨 앞자리를 늘 선호함) 오페라망원경이라도 사야하는건가.

이 공연은 내용 만큼이나 서글픈 제목을 지녔다. 순전히 제목만 보고 꼭 봐야겠다 싶었던 공연
아련하고 후회스럽고 슬픈 제목..

남자는 꽃신 신을 나이쯤 무슨 생각을 할까
여자는 꽃신 신을 무렵 무슨 생각을 할까

사람으로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밤잠 못잘때가 꽃신 신을날(결혼)이 아닐까
이후부터 일반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수많은 걱정과 고생, 고뇌, 고통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고단한 삶의 마지막을 보낸다.

이 제목은 그 고단함을 저승가는 길이라도 가볍고 홀가분하게 그리고 그때 그 기분으로 가시길 기원해주는거 같다.

지금 세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기때문에 부모로서의 짐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께서는 아파서 앓아누우셨을때 항상 '아이고 어머니'라며 할머니의 어머니를 찾아셨다.
어머니를 찾을만큼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힘드신 삶을 살아오셨으리라.
돌아가시고 안계신데 처음 혼인할때 신으신 꽃신을 신고 홀가분하게 가셨길 보고싶은 그리움을 담아 기원해본다.

외국도 다 비슷한건지 타국의 장례문화를 본적 없어서 모르지만
한국은 산사람을 위로하고 죽은자의 미련을 벗게 해주는 품격 높은 장례를 보여준다.

이토록 격조있으면서도 무겁지 않고 그러면서도 경박스럽지 않은 장례가 또 있을까
내가 상여를 본것은 아마도 나의 할머니 상여가 마지막이었을거다. 당시엔 지금처럼 병원에서 치루는 장례는 없었기때문에
집에서 모든 장례를 끝마치고 장지까지 몇백미터정도 상여로 모셨던거 같은데
그때 소리하는 분도 계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 이렇게 잊혀지는거겠지.

각 지역마다 장례가 조금씩 다를텐데, 이 공연은 지역마다 장례에 나오는 소리와 공연을 선사한다.
어느지역은 품바같은 사람들이 나와서 슬픈 분위기를 돌려놓기도 하고

판소리 대목도 나오고 단가도 나온다.

전체 구성은 서도소리로 시작해서 경기도를 지나 진도 다시래기(?)로 맽음된다.
전체 80분정도의 길지 않은 공연인데 한곡 한곡 끝날때마다 각기 다른 색채로 지루할틈이 없고
약간은 기분전환도 되는 것들이 중간에 들어가 있어서 한국의 희노애락을 장례에 담는 기분마져드는 공연이었다.

그러나 국립극장(해오름)과 무척 비슷한 느낌이지만 음향은 좀 후진듯하다.
거의 비슷한 맨앞 왼쪽에 앉아있었는데 국립극장과는 다르게 약간은 먹은 소리와
과할정도로 큰 소리는 극장 크기에 비하면 좀 심하다 싶을정도다.

국악을 위한 극장 아니었나? 왜 이러지? 창자들의 갈고 닦은 견고한 소리를 듣기엔 많이 부족해보이고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악기들과의 조화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꽹과리와 징만 살살 치며 하는 회심곡이 훨씬 품격있게 느껴진다.

다시래기를 볼때는 진도에서는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흐름에는 뭔가 맥을 끊는 느낌도 든다.
(예전에는 지역을 돌며 공연하면서 약팔는 공연단체가 있었는데 그런 느낌같이 좀 붕떠이는듯) 

무대의 깊이가 엄청나던데 꼭 그렇게 안쪽에서 시작을 해야 했을까란 아쉬움도 따른다.
최대한 앞쪽에서 관객과 눈을 좀 맞춰주지..
소극장 공연을 많이 보다보니 이런점에서 특히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이토록 슬프며 점잖고 격조을 갖춰서 품격있게 죽은자를 위로하고 산자를 다독이는 장례문화가 있었다는것은
한국의 큰 유산이지만 병원에서 인스턴트화되어 모두 사라지고 있는것을 보고 있자면
자본의 논리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사라져가는 문화들이 상여소리만큼이나 서글프고 처량하고 애처로워진다.

꽃신을 처음 신던, 설래이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 없다면, 후회없이 훨훨 날아가시길....

출연 : 아주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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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6. 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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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시작이라 습기와 온도가 엄청나다.
이렇게 올 여름은 한 중간으로 접어든것일까.. 여름엔 뭉게구름을 볼수 있는 계절인데
언제부터 뭉게구름을 보기 어려워졌다. 왜일까. 기후가 바뀐걸까

산조. 느리게 시작해서 피날레는 빠른 템포로 끝을 맽는다고 한다.
긴장, 의식, 감정의 흐름같다고 할까..
폭풍전야라고 해야 할지
3막12장으로 구성되어있다고 하지만 신경써서 구분하려하면 구분되겠지만
의식의 흐름을 무우 자르듯 자를수 있겠는가. 유야무야 물 흐르듯 전향된다.

특별히 이해된다거나 의미가 보인다거나 하진 않지만
순수한 감각만을 추구하는 듯 뛰어난 시청각을 자극해준다. 그렇다고 눈을 감는 오류는 범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전통 무용이라 할 수 있을까.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것들이 융합되었더라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면 현대무용이지.. 물론 현대의 감각 표현이 현대인들에겐 더욱더 이해도를 높이는데는 큰 역활을 하겠지만
이건 또 다른것으로 추상예술처럼 공연예술 특히 현대 무용은 난해하고 이해가 안된다.
차라리 오래전의 무용들이 훨씬 직관적으로 특징을 명료하게 뽑아내어 추상예술의 극을 보여준다고 할수 있다.
(현대 예술을 추상보단 개념예술이라고도 하던데 개풀뜯어먹는 소리같다.)

언제부턴가 느껴지는 한국 무용의 극단적으로 절재된 움직을 보여주는 1막 '중용(中庸)’
물론 모르겠다.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중용'인지도 모르겠다.
중용으로 시작했으면 다음은 극단(極端)은 순리일까 여하튼 분할되어 치우침을 상징하지만 이 역시 모르겠다.
이렇게 분할되어 격화된 상태에서 다음은 순화되어 중도(中道)를 맞이하게 되니 소나타 형식 같다고 해야 할지
그러나 최 후 의 평온함을 찾아보긴 어렵다. 폭충 전야는 있을수 있지만 폭풍 후의 평온을 기대하긴 어려운데
산조도 그렇고 소나타도 그렇다. 인간사 끝자락에 평온함을 찾을수 있는 자 몇이나 되겠나..

표현이 무척이나 매끄럽고 정갈하며 고급지다. 다만 맨 앞좌석이라 저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바라볼수 없다는것이
흠이라면 흠이며 좋은 좌석은 언제나처럼 가격도 비싸지만 그마져도 구하기 어려워 공연을 보는 내내 아쉬움이 따른다.

공포영화는 사운드가 생명이라 했던가. 이 공연 역시 음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거 같다.
독특한 긴장감과 북소리 특유의 박진감(이래서 예전 군대들이 북을 놓을수 없었겠지) 그리고 한국 음악의 독특하고 미친 훅

이 모든것들이 조화로워 보이지만 역시나 좌석이 똥이었기때문에
(이런 좌석은 시야 제한석으로 저렴하게 내놔야 하는거 아닌가? 맨 앞좌석인데 무용수들의 발을 볼 수 없을정도로 무대는 높고 좌석은 낮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앞쪽 몇줄은 왠만하면 선택하지 않는것을 권장한다. 차라리 중간쯤 구석탱이가 훨씬 좋을수 있다.

하지만 음향쪽은 감동이었다. 이렇게 편향된 좌석에 앉았음에도 음악의 감동은 미친듯 밀려온다.
보통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곳의 단점중 하나가 음향 밸런스가 무너지는것인데 결코 그런것이 보이지 않는다.
국립극장 시설이 좋은것일수도 있지만 견고하고 치밀하게 제작하였다는 것으로 관객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것이다.

연이어 여러번 볼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매년 한번씩은 보고 싶어지는 공연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가슴속 깊이 자리잡거나 하는건 나의 이해력 부족으로 그 정도까지 깊게 접근하진 못한거 같아서
보는내내 아쉬움이 들었다. 새삼 국립현대미술관이 가고 싶어지는 것은 왜였을까..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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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전시2023. 6. 1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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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작품이 많이 나왔다고 하지만
사진 못 찍게 할때 알아봤다. '습작 천지겠군'이란 불길함
아니나 다를까.. 습작이 절반 이상

대부분 작은 그림들을 기~일~게 늘려놔서 서울시립미술관(SeMA) 3층 전체를 쓰는데
알차게 배치해놓으면 한층이면 끝날 정도의 작품수이고

사진을 못 찍게도하지만 찍고 싶은 기분이 드는 그림 한점 찾기 어렵다.
오히려 천경자작가 전시회가 훨씬 보는 맛이 있으니 반드시 함께 보시길..

왠만하면 습작은 한벽에 병렬로 전시하자. 없는거 있는것 마냥 늘어뜨려놓지 말고

아무리 별볼일 없는 전시회라도 외국에서 건너온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가급적 보시길 권함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