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4. 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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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부터 내가 나이먹는 다는것을 느끼기 시작한거 같다.
허리가 아퍼서 누워있기도 하고 허벅지안쪽 신경통이 더 심해지기도 하고
병원신세도 졌고 난생 처음 119도 불러봤다.
이것때문만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공연이 죽음에 관련된것들을 본의아니게 많이 고르게 된다.
(본의 아니라는것은 크게 신경 안쓰고 포스터정도만 보고 고르는데 이러함)

이번 사자의 서 역시도 그렇다.
사람의 죽음과 저승에서의 심판(이건 좀 상투적인 설정이라 좀 달라질때가 되지 않았나)

국립극장을 오면 자꾸 국립국악원이 생각난다.
비슷해보이는데 이상하게 음향이 너무 다르다.

국립국악원은 소리의 조화가 영 별로인 반면에 국립극장은 웅장하면서 섬세함 그 자체다.
해오름, 달오름, 하늘극장 모두 뛰어난데 국립국악원의 우면당, 예악당, 풍류사랑방 모두 별로다.
왜 그럴까.

오늘은 맨앞자리라서 보는것은 조금 불편했지만 소리만큼은 일품이었다. 물론 공연도 일품이었다.

국립무용단은 원래 다(?) 하는건가? 현대무용, 한국무용 이것 저것 다 국립무용단이라고 적힌거 같던데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고전무용단 뭐 이런식이 아니 그냥 퉁쳐서 국립무용단?

과연 오늘 공연이 한국무용이었을까?란 생각도 든다.
전위적이며 추상적인 저들의 표현은 옛부터 내려온 춤이라 하기엔 너무 현대스럽고 서양스럽다.
음악도 무척 세련된것이 국악이라 하기에도 좀. 오히려 한국 장단이 중간에 무용으로 표현되는데 결이 좀 맞지 않아 어색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나는 이해하긴 어려웠다. 무용을 많이 접해본적도 없고 직관적인 표현의 형태인 무용(발레같은?)이라면
그다지 부담없겠지만 현대무용의 그 전위적 형태를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크다.
현대 예술이 전반적으로 극단적인 추상화를 극대화 하는거 같기도 하고
근본적인 원인은 내 이해력이 심각하게 달려서 그런것이겠지만 이해 안되는걸 어떡하겠나.

하지만 이렇게 난해한 부분은 1장(총 3장)에 일부분 국한된것으로 봐야 할거 같다.
2장부터는 과거를 회상하는 것인데 별다르게 이해 안될것도 없고 특이한것도 없다.
진부한 사랑 전개와 미칠듯한 외로움만이 남겨지는 암흑의 고요함같다고 할까
(연극 와일더의 '우리읍내' 같이 불꽃 튀다가 사그러들어 천천히 어두워지는 희나리 같이 식상한 전개)

70분정도의 짧은 공연이고 3장으로 의식의 바다, 상념의 바다, 고요의 바다 식으로 거창하게 적어놨지만
1장은 사후의 심판, 2장은 과거청년기, 3장은 죽음과 남겨진 자 정도로
2,3장은 망자의 일생을 이야기 하는데 1장의 비장함같은것은 느껴지지 않지만
연인들의 설렘과 마지막 죽음에 대한 절망뒤 잇는 고요함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중간쯤 살짝 졸음이..
짧은 공연이라서 졸음이 올거라곤 생각못했지만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잠도 충분히 잤는데.

그리고 표현이 일부분에선 산만하다. 많은 무용수들이 나와서 군무아닌 군무를 선보이지만
사람의 어지러움을 표현하려고 다들 저렇게 다른 표현들로 누구에게도 시선을 줄수 없도록 만드는건지
꼭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야만 했던것인지

어떤부분은 망원경을 들고 보고 싶을정도로 집중하게 만들지만 어떤부분은 하품을 참아야 한는 부분도 있고
어떤부분은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란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찰때도 있는
짧지만 다양한 감정(?)이 들게 하는 공연이었다.

이상하게 점점 무용이 좋아지고 있는데 괜찮은건지.. 올해는 서양고전음악쪽으로 좀 집중하려 했는데..
내년으로 미뤄야 하나. 한창 귀가 예민해져서 음악이 딱 좋은 해인데..

출연 : 국립무용단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4. 2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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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놈의 비가 부슬부슬 하루 종일 내리는 걸까
화려한 꽃들은 다 떨어졌지만
나무들이 본격적으로 색을 입기 시작했다. 비에도 끄떡 없는 잎들로
그렇지만 내 기분은 왜 이런지. 오늘은 걷는것이 도무지 내키질 않는다. 심지어 컴게임이 땡기기까지..

신기하다. 예매 티켓을 받고 극장 입구를 들어서는데 관계자가 티켓 예매처를 또 확인 한다.
그럴거면 처음에 티켓은 왜 준거지? 그리고 좌석도 고르라고 하는데 요즘은 예매처에서 좌석을 선택할수 있게 하는데
아직 동국소극장은 그런게 안되있는지 흔히 볼 수 없는 특이한 경험 아닌 경험이었다.

60만초가 며칠인가 계산해보니 대충 7일
자신의 남은 시간을 팔기 전에 심사숙고하라는 의미로 주어진 시간이라는데
한국의 예전 드라마에서 '4주후에 봅시다'의 이혼 전, 생각할 기간보다는 훨씬 짧은 시간이다.

살인을 하고 무기수로 있는것보단 죄인이 아닌 상태의 며칠만 남겨두고 40여년을 판다?
수명을 파는 영화  '인타임'을 본거 같은데 근래에 '패러다이스'라는 독일 영화도 새로 나온거 같다.
작가가 이것들에 꼿혔을까.

수명을 사고 판다라는 생각은 어디서 나올걸까
수명이란 것을 인도할수 있다면 복제도 충분히 가능한것이나 마찬가진데 사고 팔기만 할 생각을 하다니
좀 막혀있는 사고를 보는거 같은 답답한 설정이다.

아무튼 이 연극의 배경은 수명을 사고 파는 세상이고 무기수가 자신의 수명을 팔려고 하는데
매수자, 중개인 그리고 도박에 미친 매수자의 딸 이렇게 네명의 이야기지만
그다지 색다르거나 흥미롭지 않은 주제에 불필요한 반전 등 온갖것들을 집어넣은 섞어찌개 같은 느낌의 연극이다.

윤리문제로 한 사람의 수명 전체를 매수하려는 유명 가수가 있고, 이 가수는 희귀한 병에 걸려 앞으로 1년밖엔 못 산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문제를 풀어놓을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흘러갈것이라 예상했는데
총든 이상한 사람(딸)이 들어오고(총이 있길래 경찰인줄 알았음)
생명 윤리는 오간곳 없이 갑자기 과거 살인의 누명에 관한것으로 흘러버린다.

동성애, 스릴러, 생명경시, 물질만능주의 등 엄마가 딸을 살인자로서 고발하겠다는 의지는 또 어디서 나오는걸까..

모든 사건 사고들이 맥락도 없고 이 여자는 자신의 엄마를 왜 저렇게 싫어하는지도 모르겠고
퇴학당했다고 나오는데 그 곳이 군인지 경찰인지 어렴풋 지나가는 저들의 학창시절에 벌어진 사건인데
딸은 전혀 자기절제를 못하는 망나니나 다름없는 존재로 자기 엄마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병으로 머리를 쳐서 죽인다.
그런데 친구가 모든걸 뒤집어써버리고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데 뭔가 우끼다. 사랑일까.
늬앙스로 보면 이 친구는 사랑같아보인다. 사랑에 눈이 멀면 어리석은 짓도 한다고 하니 그냥 넘기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이 중구난방에 무엇하나 또렷하게 맽는것이 없고 주제 또한 흐릿한 아이의 의식흐름같이 산만하다.

난 아직도 이해안되는게 저 딸은 왜 엄마를 그토록 싫어하는걸까..
중개인은 왜 나서서 총을 맞은걸까..

맥락도 없고 이것 저것 붙여놓은거 같은 이 극을 쓴 작가는 무엇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걸까
그냥 사회에 불만이 많고 엄마와 사이가 안좋은 자신의 처지를 써내려간건가..
정말 모르겠다.

출연 : 이채, 이혜연, 한수영, 박인선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4. 1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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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연극 관람기를 쓸땐 항상 그날 기분도 함께 적을까..
아무래도 그날 상태에 따라 보는 느낌이 달라져서도 있을태고 일기처럼 쓰기도 하니 이러겠지

이렇게 더워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더이상은 헤드폰이 쉽지 않게 느껴지지만
연극이 끝난 이후엔 걷기 좋고 바람 괜찮게 불어 세상구경이 좋은 날이었지만 아쉽게도 다리 아프고 허리도 별로라
오래 걷진 못하고 들어오고 말았지만 여운이 좀 있고 생각을 좀 해야 할거 같은 연극이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조금은 어렵다.

내가 낭독극은 라디오를 듣는 기분이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데
이 연극이 낭독극이란걸 오늘 처음 알았다. 꼼꼼히 읽지 않고 포스터와 제목만 보다보니 그런거지만
선호하지 않는다고해도 보면 충분히 몰입되기때문에 거부할 이유는 결코 없다.

총 3막으로 각 막마다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는 특이한 연극
리플랫이나 홈페이지만 보면 약간은 구식 형태같지만 진행은 결코 그러지 않는다.

오히려 세편의 옴니버스 연극을 본거나 다름없다.
물론 서로 연결되어 있기때문에 느낌은 연속된 한편을 본 기분이 충분하지만 배경 전환은 그러하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데 약간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저 여자는 왜 죽을생각을 한거지? 동내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했는지 모두들 그녀를 구하려고
고기(?)를 고아서 살리려 한다. 죽을 생각을 했다는건 단순한 사고나 그런것은 아닌거 같고
성폭행같이 지우기 힘든 상처를 입은것인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그러한거 같아보이지만
구체적인 묘사는 없다. (내가 놓쳤나?)
아무튼 한생명으로 또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인간의 선악이 섞인 카오스(혼돈)의 아이러니 한 상황속에서
어찌됬던 이렇게 저들의 연극무대가 끝이 난다.
이때 인사하고 그러길래 순간 다른팀이 나와서 두번째 극을 하는건가? 착각을 했다.
1막 코튼콜때 박수를 쳤어야 했을까? 박수치는게 왠지 매끄러웠을거 같긴 한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고 저 여자는 왜 저러고, 저사람들에게 저 여자는 어떤 존재였는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생선 몸통은 사라지고 꼬리만 먹은 느낌이랄까..
이 기분은 연극이 끝날때까지 해소되진 않았다.

2막은 1막의 극단연극이 끝난 후 배우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낭독극이 아닌 일반 극으로 구성된다.
이후부턴 끝날때까지 계속 일반적인 연극이다. 엄밀히 보면 1막 낭독극도 여느 낭독극과는 다르게, 연기를 충분히 많이 한다.
단지 대본을 손에 들고 있는정도가 낭독극의 형태라고 한다면 그럴뿐이다.

아무튼 조명 꺼진 무대에 모인 배우들의 껄렁껄렁한 이야기들도 이부분은 어떤 공감대 형성보단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기분이 들어서 그다지 공감도 안되고 재미도 덜하고 기분도 별로였다.
무대 뒷 이야기도 충분히 흥미롭게 잘 살릴수 있을텐데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엿듣는듯 구성한것은 좀 아쉽다.

마지막 3막
1,2막은 단순한 큐브 의자 몇개로 무대 장치가 끝이라서 그냥 그랬는데 3막은 무대가 확 바뀐다.
제법 잘 꾸며진 무대, 며칠 안하는 연극치곤 매우 훌륭하다.
그런데 소극장임에도 무대가 너무 뒷쪽에 있는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는데
특정 장면에서 모녀가 광분하는 부분이 몇 있는데 좀 떨어져 있어서 그런가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서
이래서 뒤로 무대를 밀어놓은건가?생각해보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멀다.

멀어서였을까 왜 였을까 딕션이 좀..
귀에 콕콕 박히는 대사전달이 필요한 부분 같은데 무대는 뒤로 밀려있고 음향은 그다지인거 같아서
좀 울린다고 해야 할지 그래서 모녀가 흥분했을때 대사 전달이 상당히 미흡했다. 관객과 떨어져서 그런것인지
무대가 소리를 너무 반사시키는것인지, 딸의 발음은 약간은 말려들어가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감정을 끌어올리는데는 지장없었지만 세세한 딸과 어머니의 심정을 모두 받아드리기엔 약간은 아쉬웠다.

아무튼 신파같이 조금 끌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저들의 감정선에 동화된 기분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하지만 귀 기울려 듣다보면 분명히 결이 다름에도 우리내 부모님들 심정이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이상하게도 계속해서 나의 부모가 오버랩되면서 슬픔과 쓸쓸함이 동반되는 묘한 연극이었다.

두시간 연극으로 짧지 않은데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던것은 3막이 서로 다른 상황 전개때문에
40분 연극 3편을 본거나 다름없어서일거다.

그런데 어머니의 존재 의미는 자식 때문이란 말이었나?
내가 너고 네가 나이니 존재란게 인간같이 비효율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유기체에겐
그다지 의미 없어서 깊이 생각할만한 무엇도 없지만
어머니를 닮지 않은 딸, 딸과 닮지 않은 예쁜 어머니의 연기를 참 인상적이던데

이 극단이 인간미 풍기는 연극을 만들면 가슴 절절한 멋진 극이 나올거 같아서 오늘부터 팬이 되야겠다.

출연 : 김하리, 장하란, 나종민, 구자승, 하지웅, 조주현, 이정근, 채승혜,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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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