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5. 1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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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은 비가 자주온다. 비를 좋아하지만 옷이 어중간한 요맘때는 춥고 우산은 거추장스럽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선 건축관련 무엇인가 제법 그럴싸하게 전시하고 있는데 보는내내
한국의 현실과의 괴리감때문인지 우울한 기분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이 곳을 다녀간 수많은 미래의 건축가들은
이것들과 같은 건물을 설계하고자 마음먹었겠지만 한국의 현실은 김수근의 대공분실(돈과 권력에 휘청)이 아닐까?
(가끔은 이 건물을 왜 철거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근래엔 다시 사용될거 같은 불안감 마져도 든다.)
아무튼 한국의 건축물은 공공기관 건물조차도 난개발스럽게 지어지고 있으니

정동세실극장 무대가 더 크지 않았던가? 왜 전보다 작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의자도 바꿨나보니 낡은 티가 팍팍 나는걸 봐선 그대로인거 같은데
무대가 좀 낮아진거 같긴 한데 아무튼 느낌이 달라졌다.

연극의 제목처럼 거의 인간이 다 되고 있다는 내용인지
무엇을 담고싶었을까? 출산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진 인간?
(출산의 고통은 야훼가 이브에게 준 징벌인데 신을 초월하게 된 인류를 뜻하나)
사라지고 있는 예술 분야?
종교를 빙자한 인간의 탐욕?
더이상 인간은 끼어들 자리가 없는 AI의 창작 세계?
법조계의 불확실성에 대한 모호한 현실?

수많은 것을 담고 있다.
그만큼 깊게 들어가려다가 대부분 끝나버린다.
극 자체도 뭔가 찝찝하게 끝난다.

인류, 특히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 육아 걱정을 대부분이 할수밖에 없을텐데
이 시대는 모든것이 해결된듯 보인다. 심지어 임신조차도 체외에서 수정시키고 비닐팩(인공자궁)속에서 키우고 출산하는 시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것은 자신의 난자와 정자라 할지라도 비닐팩에서 자라고 있는데 엄마의 어떤 숙명과 숭고함을 느낄수 있는건가?
아직 세포단계라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교감도 어느정도 태아가 커져서 약간의 움직임이라도 있어야 서로 느낀다고 착각이라도 할텐데
그러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같은게 녹은 판타지였는지도 모르겠다.

목사가 나오고 신도들, 갑자기 기도를 하는등 묘한 식상한 전개가 그려지는 상황으로
아니나 다를까 그냥 그대로 간다. 바람피고 말로 폭력을 행사하고 자신의 잘못은 하나님께 모두 전가하는
전형적으로 여자 밝히는 먹사

극중 작가(맨토라고 하던데 왜 이런 명칭이 붙은건지. 작가 세계에선 스승을 맨토라고 하나?)는 AI를 불신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며 자신을 파괴하지 말길 바라지만
빠르게 진화하는 또다른 지능을 갖은 객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극중 작가

중심적인 인물들은 대충 이러한데 이 세가지 캐릭터들이 서로 얼켜지며 파멸과 회복 그리고 희망같은
상투적인 스토리로 진행된다.

인공자궁, 사라져가는 예술분야, 신을 등에 엎고 저지르는 만행, 인공지능이 진화할수록 그에 맞춰 퇴보하는 인류
이중에 한가지만 정해서 100분간 심층적으로 분석하면 재미없었을까?

생물의 관점에서 인류의 진화는 매우 더딘편이다. 전우주적으로 보면 찰라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인공지능의 원인과 결과를 더이상 인간이 파악하기 힘들게 된 지금에서 보면
인공지능에서 인공은 의미가 없어보인다. 다만 인프라 구축 만큼은 인공이니 아직까지는 인공을 붙여주지만
이마져도 어느순간에는 저 새로운 무엇인가가 알아서 모든것을 하는 시대가 올것이다.

인간은 어쩌면 스타워즈같은 세상은 근처에도 못가고 멸망하거나 세포단위로 쪼개져 시험관속에 들어가는 신세가 될수도 있겠지

어떤 주제라도 조금만 파고들면 100분정도는 충분히 재미나게 풀어놓을수 있는 것들인데
아쉽게도 이 연극은 모든것을 담아낸만큼 그냥 다 가볍다.

인공자궁을 칼로 쨌는데 낙태가 된다는 발상도 특이하지만 그로인해 감옥에 갔는데 어느순간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먹사는 천사(?)를 만나 재혼한다고 하고
그러면 처음 시작할때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무엇이 바뀐것일까?
환경만 바뀌고 모두 해피엔딩.

인생사 새옹지마라서 모두 좋게 끝나는건지
현실은 암울한 포스트아포칼립스 같은 세상일수밖에 없기때문에 연극이라도 좀 기분좋게 끝내려했던건지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 연극에서 확실한것은 출연배우 모두 일품배우들이라 연기를 보는 재미가 뛰어나다는것
공감대가 생기려가다 말다가를 반복해서 뭉클함이 생기지는 않지만
100분이란 짧지 않은 시간, 시간 흐름이 느껴지나 지루함이 동반되지 않은 뛰어난 연극이었다.

출연 : 강해진, 강현우, 김선경, 김유민, 김정은, 서창호, 성여진, 안병찬, 양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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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5. 1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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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미친듯 불어 기분 좋지만 무겁기만 한 하늘
이러다가 비 내려 폭풍우라도 되면 우산으로 버틸수 있으려나 걱정하며
시청에서부터 걷다가 우산 한번 뒤집히니 그냥 그렇다.

그런데 왜 우산이 뒤집히면 좀 챵피할까? 내가 뒤집힌것도 아닌데. 우산과 나를 동일시 하나?

혜화동에 도착하니 마로니에공원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있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관객이 없으니 너무 안쓰럽다. 멋진 곡을 부르지만 청중이 없으니 공연을 하는건지 리허설을 하는건지..
이렇게 비오면 공연을 취소하거나 다음주로 연기하면 안되는건가?
안타까움에 눈을 다른곳으로 돌릴수가 없다.

그리고 석가탄신일이 15일인데 도로를 모두 막고 행사를 하는것은 왜일까
15일이 쉬는날로 정해놓은것은 그때 행사를 하기위함 아닌가? 왜 토요일에 하는거지?
그러면 석가탄신일을 휴일로 지정하지나 말던가 이날을 휴일로 지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아닌 또다른 존재들이 사람을 보는 관점에 대해 논하는 연극
총 세가지의 존재들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인간을 바라본다.

첫번째는 신
하지만 이들은 인간사회를 철저하게 관망 할뿐 그 어떤것도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규칙은 그러한데 노아의 방주때 대홍수도 신의 개입이었고 살인범이 사고 당하도록 하는 저 젊은 신도 개입을 한다.

신은 왜 인간을 만들었지?

장난감도 아니고 관여하여 유토피아로 이끄는것도 아니다. 심지어 불안정한 존재로 만들어놔서
오래 살지도 못하고 노쇠하여 죽게 만들어놨다. 판타지 장르에 나오는 요정들처럼 불멸하게 만들고
번식은 극도로 적게 하게 만들면 분쟁이 사라지지 않나?

애초에 신이 인간을 만든 자체가 피곤한 참견을 한건데 개입하지 말라니.. 이것에 대해
우리 관객은 어떤 시선으로 저들-신-을 바라봐야 하는걸까

두번째는 바퀴벌레들의 시선
해설자는 동반자들의 시선이라 하는데 어떻게 동반자관계가 성립할까?
이들에게 인간은 파괴자일뿐이다. 터미네이터(종말자)? 프레데터(포식자)? 같은 일방적으로 가해 하는 존재이다.

인간이 바퀴를 멸종을 못 시켜서 공존하는것은 아니라 생각하는것은 나만의 착각?
생태계 꼭지에 있다는것은 피라미드가 무너지지 않도록 아랫쪽도 지켜봐야 할 의무가 따르기때문에
적당히(?) 죽여서 큰 피해 없이 개체수를 조절(학살)하며 공존할뿐으로 생각한다.
그러니 저들이 보는 인간은 공존이 아닌 회피의 대상일뿐이다. 물론 인간이 버린 음식물을 먹고 살기때문에
어떤면에서 보면 공존이라 할 수 있지만 바퀴의 생존력이 높은것은 잡식성으로 많은 것을 먹을수 있어서
자연에서라고 생존에 큰 어려움이 있는것은 아니다. 다만 박쥐같은 천적에서 보호받을수 있는 건축물을 공유해서
공생, 공존이라 하면 완전 틀린말은 아니지만 동반 생물로 보기엔 바퀴의 상황이 너무 안좋다.

상황이 이렇게 불리하기때문에 저들은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할 뿐이다. 그리고 그다지 인간을 이길수 있는
능력이 보이는면도 없다.

마지막으로 경쟁관계라는 외계인
여기서는 인간이 바퀴벌레 취급당하며 일순간에 절멸한다.
요즘 한참 인기인 드라마 '삼체'에서의 외계인이 지구인을 벌레취급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당연한 결과인가?

이 세가지의 존재는 인간사회가 점차 계급사회로 가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것이 아닐까..
(혹자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많은 사회가 자본을 기반으로 한 계급사회라고 함)

아무튼 적절히 코믹스러워 부담없다는 점은 좋지만
인간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기에는 너무 단편적인 것들로 빠르게 넘어가서
기억에 남는것은 그다지 없고 단순히 웃긴 연극이란 느낌 정도만 남는다.

SF적 요소를 충분히 가미할수도 있고 종교적 색채를 넣을수도 있었는데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엔 너무 짧고 단순함으로 인해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시간이 너무 짧다.
60분 연극이라니.. 이정도면 3곳의 시선이 아니라 한곳의 시선만 표현해도 짧은 시간인데

거창하게 시작해서 마지막은 소박하게 맽음하는것은 뭔가 소재와 구성의 쪼들림때문이 아닐런지

처음 신편에서 기대감이 세번째 침략자에서 허무하게 사그러든다고 해야 할거 같다.

출연 : 문호진, 류진현, 최은경, 이성민, 권혜빈, 유경민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5. 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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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이면 아직은 시원해야 하지 않나. 왜 이렇게 덥지?
그나마 습도라도 조금 낮아서 다행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걷는것조차 힘겹게 느낄뻔한 더운 봄의 하루였다.

산울림 소극장을 와본적이 없는거 같은데
(윤석화배우께서 공연할때 보고자 했지만 늘 매진이었고 신촌이라 좀 어색하기도 하고 ^^)
주변에 대형미술관이 있을법하지만 모르겠다. 이곳에서 한때는 술도 참 많이 마셨었는데
지금은 그냥 다른곳 같아서 뭐가 있는지 궁금하지도 않고 그냥 어색할 뿐이다.
그래도 신촌만 벗어나면 길들이 한가해서 조용히 산보하기엔 좋은데
외국에서 한국 인기가 엄청 높아졌을까 외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이 보인다.
명동은 한국인이 오히려 적어서 간판만 한국어가 아니면 중국, 일본 등 다른나라라고 해도 믿을거 같다.
(전 정부가 선진국 만들어놔서인지 한류때문인지 예산 다 깎였음에도 다이아몬드를 일반 기압에서 만들어낸
기술력 때문인지.. 아무튼 신기하다.)

내가 좋아하는 극장 스타일이 부채꼴모양인데 그래야 어느곳에 앉아도 시선이 무대를 향하게 되서 보기 편하기때문이다.
이곳이 딱 그런 스타일이고 아담한 소극장 그 자체로 이런곳에서 모노드라마를 보면 너무 재미있을테지만
오늘은 2인극

적당히 잘 꾸며진 무대, 편한 관객 의자와 배치 
뛰어난 배우들.
그리고 각각의 장(막?)마다 새롭게 이어지는 긴장감

전체적인 흐름에서 특별하거나 신선함은 기대할수 없었다. 그러나 둘의 보이지 않는 벽
늙을수록 초라해지는 자신을 향한 보호본능처럼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거부감
그것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는 젊은 세대와의 갈등은 어느정도 중간쯤 위치한 나로서는
양쪽 모두의 심적 상황이 명확하게 와닿는거 같아서 순간 순간 양쪽 모두에 공감대가 만들어진다. 루즈 그리고 리사 모두에게

이러면서도 역시나 전체적인 전개에서 새로움을 느낄수 없어 무대 설정만큼이나 나이먹어 보이는
연극이다. 한 1800~1900년 초중반무렵 나온 근현대쯤의 곰팡내나는 정도?
더 오래됬으면 고전(클래식) 대우라도 받았을텐데 그렇지도 않은 뻔하디 뻔한 흐름으로
뻔에 뻔자인 엔딩

연극을 보면서 분명히 다른 상황인 영화 '은교'가 떠오른것은 왜였을까.
살아온 시간으로 체면치레한답시고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해 답답한 추상적 표현만을 해대는
지식인계층의 노인류들의 허세를 표현하다가 가슴 두드리며 양쪽 모두 답답함을 토로하는
그러다가 서로 갈길을 가지만 한편으론 똥싸고 닦지 않고 나온것 마냥 뒤끝 더러운 기분

모든것을 일거에 해소시켜버리고 끝내는 어이없는 상황을 만들지 않아서 좋았지만
1996년작이면 비교적 최근인데 반짝거림을 잘 못느끼는것은 내가 오래 살았지만
철이 없어서 오래산것을 인지못해서인지, 이 작품이 그냥 그래서인지

희곡자체는 특별함이 없어서 식상해질수 있지만
배우의 연기가 90%이상을 끌어올려 흥미롭게 만드는 연극이었다.

그런데...
루스는 정말 자신의 과거사를 소설로 만든 리사에게 분노한 것일까
아니면 병들고 시들해진 자신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던것은 아니었을까
타인들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자신의 의지와 자신만의 표현 방법으로 먹고 살았기때문에 리사에게 화를 낸다는것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증오한다는 것이나 다름없을텐데 정작 리사를 가르칠땐 자신의 모습을 가르쳤고
리사역시 배운것 그대로 선생과 자신을 위했을텐데
물론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고 싶은 욕구는 당연히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존경심같은게 사라지는것은 아니니
(스승을 발 아래 두려고 이기려 하는 제자가 있으려나?)
리사의 순수성이 그다지 위선같아보이지 않아서
마굴리스가 노인 작가를 보는 자세는 무엇이었을까 사믓 궁금해진다.

출연 : 정윤경, 이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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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