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2. 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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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은 따뜻한데 비가 와서 카메라를 가지고 나갈지 그냥 나갈지 고민하다가
비오는 밖을 보니 그냥 나오게 된다.

바람도 많이 불어 우산 쓰기도 불편하지만 얇게 입고 나와도 버틸만한 춥지만 따뜻한 날이라
오랜만에 좀 걸어보기도 한다.

연극을 고를때 시놉을 읽지 않고 고른다는건 때때로 위험이 따른다.
허무맹랑한 연극이 걸릴수도 있고, 포스터 그림을 보고 예상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달라서 당혹스러울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쪽이던 그렇게 문제가 되는건 아니다. 어차피 리플렛정도의 내용만으로 연극을 판단하기엔 쉽지 않아서
어느때는 재미있으나 어느때는 덜 재미있기도 하고 뭐 그런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무척 재미있는 연극이 걸린 운좋은 날이었다.
'아들에게'라는 제목과 포스터 사진만 보면 모자간의 드라마인가 싶었다.
물론 앨리스 현 이라는 인물을 내가 몰랐기때문에라도 더욱더 그렇게 느꼈던거 같다.
이 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독립운동 얘기인가 싶어서 섣불리 선택하기 어려웠을수도 있었을것이다.
(독립운동 관련한 연극들은 많이 봤지만 볼적마다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자주적으로 독립한것이 아니었기때문이고
지금도 토착왜구들이 득세해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으니 백년전이나 지금이나라는 우울함이 오기때문이다.)

앨리스현은 어지러운 시대에 태어난 어떻게 보면 불운아라고 할수도 있지만
어떤면에서 보면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는 적당히 편한 삶도 가능했을수 있었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망상, 공상, 허상, 이상 등 무엇으로 표현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이 이루기 어려운 공산주의를 꿈꿔왔던 인물로
일제강점기로 탄압받던 민중을 보며 계급이 없는 공평한 사회를 꿈꾸려 했던것이 그다지 이상하지 않는 선택으로 보인다.

당시엔 '신여성'이라는 새로운 여성상이 나오던 시기기도 했고 마침 어느정도 공부할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비교적 깨어있는 부모에게 태어났으니 이 여성의 행동은 일본의 탄압과 힘없는 여권의 현실을 이겨내려 애썼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사람의 파란만장한 한 일생은 숙명같아보인다. 나의 이상향과 현실간의 넘어서기 어려운 벽
그것을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이룰수 있다면?
일제강점기 전에도 동학운동이 일어설만큼 민중의 삶은 미치도록 힘들었다.

서양에서는 부르주아계급들의 시민혁명이 일어난것도 계급사회로 불이익 받는것에 대한 항의가 아니었나

탄압받고 고통받으면 민중은 일어나게 되어있는것이니 난세에 영웅 한명이 태어났으나
아쉽게도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못한 한 인물인듯 싶다.
(일제 강점기때 독립운동가중 제대로 이름이 알려진 여성은 과연 누구일까?
유관순이라는 인물이 있으나 3.1운동때 1개월정도 만세운동 주도하다가 잡혀서 모진 고문으로 돌아가셨는데
이외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누가 있을까?)

문제는 이러한 인물을 연극에서 어떻게 표현하는가인데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으나 거의 모노드라마 수준으로 구성된다. 한 인물의 일대기이니 당연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만큼 심층적으로 내면을 파해치고 있어서 남다른 이해의 깊이를 선사한다.
그런만큼 대사가 빠르고 많기때문에 놓치기 쉽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고 시대 배경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더욱더 이해 안되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앨리스라는 한 여인의 삶은 자아를 찾기 위해 죽는 그 순간까지 노력한 인물로 보이며
이것은 이 인물만의 독특함이 아닌 우리 모든 인간들의 치열하게 찾으려는 주체적 삶에 대한 욕망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는거 같아서
보는동안 내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뜨거워진 눈시울이 식을줄 몰랐다.
내가 찾는 무언가, 저 여인이 찾는 이상적인 그 무언가
나도, 우리도, 그 누구도 타인의 지시대로 살길 원하지 않는다.

이 모든것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무대장치랄건 별다른게 없지만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넓은 무대를 가득 매운다.
연극에서 무대매너가 좋다고 하기엔 모호함이 있으나 아무튼 대형 극장에 어울리지 않는 횡한 무대를
배우들의 연기로 채워넣는것은 결코 쉬운 연출은 아닐것인데 이 극은 그것을 훌륭히 해낸다.
오히려 작은 극장에서 했다면 감동이 줄어들었을것이다.

훌륭한 음향도 큰 몫을 한다. 실제 연주자가 나와서 효과음부터 음악을 연주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도 그렇고 배우의 호흡을 맞출수 있어서인지 일체감이 대단히 뛰어났다.

약간 아쉬운건 반전 아닌 반전 같은? 예상됬던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놀랍거나 신선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런가보다.. 정도?
그리고 파란만장한 인생치고 그 끝은 너무 허무한 죽음?

일생을 받쳐 무언가를 만들려고 애써왔는데 김일성과 대립된 관계에 있던 박헌영을 죽이면서
같이 찍었던 사진으로 미제 스파이로 누명을 씌어 바로 처형? 물론 이게 가능한 시대였다.
남한에서는 이승만매국노가 김구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가들을 모두 죽이고 있었으니..

지금은 최고 큰 야당 대표가 자객에게 칼을 맞아 죽을뻔했는데도
증거인멸, 허위사실유포, 사건축소 하는 매국노들이 판치고 있으니 일제 강점기나 해방무렵 이념전쟁으로 피바다가 됬을때나
무엇이 다르겠냐마는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무엇이 있는곳으로 나아가야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한 인물에 미친 몰입감이 돋보이는 훌륭하고 멋진 극을 오랜만에 본거 같다.

출연 : 강해진, 김선경, 김유민, 김은석, 남권아, 린다전, 박종현, 심완준, 이승헌
        장석환, 장시현, 정나진, 조주현, 홍은정
연주 : 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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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2. 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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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엔 감기때문에 연극보기 불편하더니 이번엔 배탈이라니
거의 나은줄 알았는데 배속에 가스가 너무 많이 생긴다. 오늘도 걷고 싶었는데
결국 제대로 걷지 못하고 바로 집에 올줄이야

내가 연극을 보기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한 30년은 된거 같다.
오늘같이 극장 차단기가 끊겨서 공연이 잠시 중단된적이 있던가?
이쪽이 직업인 사람들은 이런 경험 한두번은 다들 있다곤 하지만
의외로 관람객중에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생각보다 없다. 물론 나도 없었다.
왠만한 사람들보다 많은 관람을 하는 편이기도 하고 오랜시간 보고 있지만
난대없는 암전이라니, 결국 10분정도 연극이 중단되었는데 관객을 모두 내보낸다.
있을곳도 없는 소극장 밖, 관계자가 나오더니 차길이나 다른 업소 앞에는 있지 말아달란다.
그러면 어디에 있으란 소리지? 이럴땐 같은 건물 업소에 몇분간만 관객들이 좀 밖에 있겠다고 양해를
구하는게 맞는거같은데 관객들보고 그런곳에 있지 말라니

가끔 운영이 미숙한 연극에서 나타는 현상중 한가지가 안쪽부터 앉으라는 요구다.
안쪽은 벽, 가장자리라서 시야가 좋지 않은 제일 그지같은 자리다.
지정석이 아니기때문에 비교적 일찍와서 들어왔더니 제일 그지같은 자리를 앉으란다.
이럴거면 그냥 늦게 들어오지..
그리고 맨 앞자리를 앉지 못하게 하길래 그곳을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무대로 사용하나 싶었는데
그냥 앉히지 않았던 곳, 아마도 관객이 다리라도 뻗어서 무대에 다리가 올라올까봐 그런것인지
촬영을 한다던데 관객 머리가 보일까봐서 그런것인지
관객이 제법 많아서 좋지 않은 자리에 앉은 특히 구석에 앉은 사람들도 많은데
이럴바엔 앞줄에 앉게 하면 되는거 아니었나.

가장 특이한 행태는 배우가 관객을 등지고 앉아있는 무대 구성.
이 멍청한 구성은 뭘까.
관객에게 얼굴보여주는게 쑥쓰러웠나?
대사를 못 외워서 책상에 대본을 두고 읽었나?

사무실 파티션을 치고 연기하지 않은걸 고마워야 했을까

연기 호흡도 좀 어설프고, 무대도 엉성하다.

하지만 이런상황에서도 이 희곡이 훌륭하다는 것이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진다.
희곡 자체는 뛰어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와닿지만 전체적으로 좀 아쉬움이 큰 연극이었다.

작가가 다니던 뉴욕의 어떤 잡시사 풍경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거 같지만
전혀 그런느낌과는 다른, 어떤 긴장감같은게 느껴지질 않는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걸 보면 화려함뒤에 감춰진 인간의 냉혹함같은게 녹아있는데)

그리고 1인다역을 많은 사람들이 하다보니 느낌 자체가 깨지는 경향이 크다.
한사람이 다역을 할땐 충분히 외모를 바꾸던가 아예 다역을 전담 하는 배우를 선정하는데

제목의 인물인 글로리아와 낸(편집장)이 같은 사람이라서 연극 흐름에 대단히 방해가 된다.
조금전까지 총맞아 죽은 사람이 바로 뒤엔 커피를 나르고 있고

아무튼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인물을 묘사하기위해선 일부분은 어쩔수 없었겠지만
배역 할당에 좀 더 신경써주는게 어땠을까싶다.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한 인물의 알 수 없는 좌절로 인한 비극적 사건
그 사건을 이용한 수많은 주변 인물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을 위한 무엇인가를 꾸며낸다.
문제는 이 사건에서 글로리아라는 인물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고 왠만해선 그녀를 표현하지 않는다.

마지막 로린이 글로리아를 회상하며 말하는 대목에선 평범한 한 인물로 묘사될뿐이다.
평범한 인물이 왜 그런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지 작품에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사건을 이용한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주변 환경만을 지독하게 표현한다.
인간사회의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는데 이부분에서 이 작품의 뛰어남이 느껴지지만
훌륭한 희곡에 걸맞는 연극이 되었더라면 감동이 배가되었을텐데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데 사무실 풍경에서 배우의 등을 보여주고 대사를 말하는 구성 말곤 생각을 못했던걸까? 의도된 구성이었을까?

출연 : 박수민, 서루현, 전승연, 김경찬, 김재아, 김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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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 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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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하루였던거 같다.
목감기와 코감기가 함께와서 집밖을 나서기 힘들었지만 예매해놓은 연극이 있으니
나오지 않을수 없어서 계속되는 갈등. 미술관도 가고 싶었는데.

콧감기로 재채기, 목감기로 기침, 마스크 속에선 콧물과의 사투
안밖으로 난리가 아니다. 물론 사람들은 마스크때문에 모르겠지만

연극은 이런 소재의 전형적인 스토리를 따른다. 전체적인 흐름이 뻔하디 뻔하다보니
끊임없이 어떠한 자극을 주려는 의도가 보이지만 자극되지 않는 안타까움일까
옆자리 아저씨는 연극 보는 내내 휴대폰을 켰다가 껐다가를 반복, 왠 개똥 매너인지..
참고 보기 싫으면 그냥 나가던가. 자식이 출연하는거라면 이러진 않았을텐데
관심 없어보이는 사람들이 좌우로 포진. 초대장은 좀 봐가면서 뿌리길 권장한다.

총 7장으로 짧막한 소제목들로 이루어져있지만 그다지 와닿진 않는데
불필요해 보일정도로 모두 연결된 한공간과 이어진 시간대일뿐.
(소제목이 들어가려면 전체 흐름을 깨지 않는 한도에서 일정 수준의 독립적인 면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차라리 코믹하거나 단백하게 구성되어있으나 생각할수록 슬프게 만들거나
미친척하고 신파로 도배를 하거나..(못 우는 사람은 신파같은거라도 보며 울면 좀 풀릴수도)

무대라도 좀 허름한 집처럼 꾸며주지, 너무 섭섭하다.
흔한 브라운관 TV와 서랍장 한개라도 좀 놔두던가

말과 연기로만 풀기에도 전체적으로 좀 빈약하고 비주얼로 풀기에도 섭섭해서였을까..
오버액션들로 빈곳을 채워가려하지만 연극에서 오버액션은 과유불급의 전형일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한다.

목감기, 코감기로 예민해져있어서 멀쩡하고 훌륭한 연극을 제대로 관람 못했을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숨만 적당히 조절해도 연극에 집중할수 있다. 암전때 콧물 닦으면 되고
목이 간질간질해서 기침이 나와도 크게 문제될정도는 아니고
다만 요즘은 극장 온도가 따뜻하거나 푸근하지 않고 쌀쌀하게 셋팅하던데
배우들이 조명으로 뜨거울까봐 일부러 그렇게 해놓는건가? 겉옷을 벗을수가 없다.
근래 모든 극장들이 추워서 겉옷을 벗고 본적이 한번도 없다. 오히려 실내임에도 겉옷을 입고 봐야
괜찮은 체온을 유지할수 있을정도였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식상한 줄거나와 전개, 이것들을 전형적으로 풀거가는 씁쓸한 연출
전체적으로 특별한 감동을 찾아볼수 없지만 독립영화나 김상수영화처럼 간이 되지 않은 슴슴한 음식을 먹듯
풀어놨더라면 좀더 특색있었을까.. 아마도 극장을 나와 집에 올때까지도 계속 곱씹을순 있었겠지..

걷고 싶은 하루였는데. 그지같은 코감기때문에 걷지도 못하고, 함박눈 내리던 그 짧은 순간엔
미친 졸음이 밀려와 눈떠보니 길가는 다 녹고 지붕에만 하얀 흔적이 남아있는 쓸쓸한 초봄이다.
(눈내릴때 카메라로 동내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으려 했는데 한번을 못하네 에휴)

출연 : 종애화, 서진, 이유진, 박선혜, 김예림, 오혜진, 유지안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 2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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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이렇게 많이 내리는 눈을 본적 있던가? 그것도 하루 종일
날이 따뜻해서 내리는 족족 녹아내려 온세상이 하얗게 되는 것을 보긴 어려웠지만
눈 내리는것을 멍하니 바라만 봐도 기분 좋은 날이다.

그렇지만 걷는것이 쉽지는 않아서 조금은 뒤뚱 뒤뚱

이 연극의 공연시간은 200분. 3시간이 넘는데
아르코 소극장은 의자가 별로다. 엉덩이가 아플것을 예상한건지 방석 한장이 더 깔려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맨 앞자리여서 다리는 쭉 뻗을수 있는 행운 아닌 행운

무슨 내용일까.
초반 에메가 나올땐 한 어머니의 모성애에 관한 내용인가?싶다가도
조금 지나니 1차세계대전이야기인가?
조금 더 지나니 황당한 유토피아같은 망상의 땅(?)을 만들기도 하고
2차세계대전(유대인 학살)도 나온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때 등 이 연극의 배경은 총 8대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150년 이상은 되지 않을까싶다.

현대부터 조선시대 어떤 왕, 임진왜란 같은 배경으로 만들고 외국사람보고 보라하면 이해하기 어려운것처럼
어느시대인지 한국사람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지는 않을거 같다.

그러다보니 시대를 왔다갔다 루와 뒤퐁텔은 어떤 가족의 역사를 따라가지만 순간 순간 놓칠때가 많다.
그리고 그 시대는 그랬는지 무아와드는 그런것을 봤는지 모르지만 난무하는 온갖 치정극들
극을 전개하는데 불필요할정도로 많은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부분적으로 졸리움이 급격히 밀려오는 구간도 있다.
하지만 이런것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정도로 시간가는줄 모르고 보게 된다.

배경도 계속 바뀌고 등장인물들도 워낙 많아서 대규모로 제작된 영화 한편 본거같은 기분이 들정도인데
결론은 사랑이야기라서 마무리가 조금은 뻔하다는게 약간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그 뻔한 사랑이야기를 이토록 길게 지루함 없이 돌아오는것이 신기할따름이다.

오늘 처음 봤기때문에 내용 이해에 큰 어려움이 있어서 집에 오자마자 다시 한번 줄거리를 찾아봤다.
물론 작가에 대해서도 찾아봤다. 어떠한 이유때문에 이런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전체적으로 제법 다크하다. 사랑같은 허울로 어느정도 마무리되더라도 어두침침한 디스토피아를 보는듯 그려진다.
백년이 넘는 긴 시간, 이 가족의 일대기는 어둡기만 하다.

대부분은 문학적 허용 정도로 넘어간다지만 이해하기 납득되지 않는것도 있다. 루는 왜 이런것을 찾는것인지
왜 그렇게 삐딱해졌던것인지 어디서부터 시작된 불신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뇌속에 뼈다귀라니.. 그것도 다른 사람의 뼈가? 무슨 판타지 SF물도 아니고

연극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으니 대충 넘기긴 하지만 재미 없었다면 이러한 모든것들은 큰 가시가 되어 가슴에 꼿힐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용 전체는 그다지 신선함도 없는데 3시간30분이 순삭된 이유는 무엇일까.
연출의 힘일까. 작가의 힘일까.
다음에 또 하면 반드시 봐봐야겠다.
사라진 3시간 30분의 미스터리를 풀기위하여

출연 : 정아미, 김용준, 오일영, 신용진, 한상훈, 김민선, 현은영, 박시유, 이지혜, 강선영, 임이랑, 김신영
  홍성호, 김서아, 김용식, 손예리, 윤수민, 손필재, 황비홍, 강지연, 한소진, 최호현, 오륜, 조성준, 이현지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 1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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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이렇게 눈이 왔을까? 어제 잠자기 전까지 안온거 같은데
무엇에 쫓기듯 갑자기 엄청난 졸음이 와서 잠들었다가 일어나 밖을 나오니
온세상이 하얗다. 아쉽다. 저들이 내려올때 깨어있어야 했는데

정동세실극장에서 하는 공연들은 저렴하면서도 전체적으로 품질이 높다.
극장도 크고 좌석도 소극장보단 훨씬 좋고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다.
장르가 음악극(뮤지컬)인데 음향이 똥망이다.
극이 시작되고 처음 배우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는데 깜짝 놀랐다. 80년대 라디오 소리만도 못한 그지같은 음향은 무엇일까

음향전문가가 없나? 음악극은 음악이 생명일텐데 이렇게 구린 음향으로 공연한다고?
꼭 이것만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대사 전달력이 완전 폭망 수준같다.
이런 큰 극장의 시설이 낡았더라도 어느정도 수준은 유지할텐데 세팅의 문제인지 설비의 원천적인 문제인지..

게다가 이 극은 총체적으로 구성의 엉망이 돋보인다.
좌우 한 60인치정도 되는 모니터에 시를 읽으라고 표기한다. 폰트는 작고 모니터가 큰 무대 좌우에 있어서
목이 아프다. 물론 이건 내가 맨 앞쪽에 자리하고 있었기때문으로 조금 뒤에 있는 사람들은 덜 했을것이다.

구성이 엉망이라 하는것은 무대만큼 크게 뒷면에 프로젝터로 스크린에 영상을 쏜다는 것이다.
이곳에 시를 쏘면 보기도 좋고 읽기도 편할텐데 
좌우 작은 모니터에 글자를 뿌리면 관객이 대충 읽겠지라고 생각한것은 도데체 어떤 머저리의 생각일까

그렇다면 중앙 큰 스크리는 어떤 용도?
13 후르츠케이크 제목에서 조금 엿볼수 있는 13개의 LGBT 관련한 역사적 사건들을 옴니버스식으로 진행하는데
그 역사적 배경을 영화처럼 스크린에 쏘고 있다.
이럴거면 영화를 만들지 왜 연극을 만드는 걸까? 이런것에서 연출의 게으름이 보인다.
장르가 공연이면 철저하게 공연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표현하기 귀찮으니 스크린에 대충 그림들을 쏘고
엿같은 나래이션으로 모든걸 채워간다. 나래이션 역시 그지같은 남녀 목소리를 합쳐놔서 SF영화의 중성적의 이상한 소리로 읽어댄다.
제발 그냥 사람목소리를 좀 써라. 레인보우 빛을 섞으면 흰색이 나온다는걸 모르냐..
왜 어울리지도 않는 회색 목소리를 만드는지 도무지 이해할수 없다.

모든 내용을 이렇게 영상으로 떼운 후에 배우들이 나와서 갑자기 노래를 한다.
그것도 해당 인물의 나라 언어로.. 물론 자막은 없다. 그 전에 나온 시를 가사로 했을텐데 순간 읽고 외울리도 만무하고
음악극에서 노래가 상황에 맞게 전달하는 대사가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연출이 모를리 없을텐데
아니면 연출은 모든 언어를 알고 있어서 지혼자 감동을 쳐받고 눈물 흘렸던가

대형스크린은 사건 개요를 설명할때만 사용하라도 주최측에서 압박이라도 준것인지

아름다운 선율과 상황에 맞는 노래들일텐데 알아들을 수 없다. 시를 한번읽고 그 의미를 단번에 이해하고 가수가 노래할때
되세김질 하며 공연에 접목시킬 능력도 없다. 그래서 전혀 공감이 안된다.
외국어 모르는 사람이 외국어로 된 뮤지컬 보고 감동을 받길 바라는 건지

너무 오만한 구성이 아닐 수 없다.

이 좋은 극장. 저렇게 열정적이며 아름다운 배우들, 노래 솜씨는 또 얼마나 멋있고 감미로운가.
훌륭한 이 모든 것들이 연출하나 잘못 만나 쓰레기통에 들어가는거 같아 보는내내 마음이 아파온다.

주제가 LGBT라 해도 분명한것은 인간의 사랑과 삶에 관한 이야기라서 간접적으로 감동이 희미하게라도 전달되는데
저들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내게 전달되었더라면 얼마나 가슴 절절했을지 아직도 아쉬움을 지울수가 없다.

관계자들 자기 위주가 아닌 관객 위주로 고민해주길 부탁한다. 제발
그리고 왠만하면 프로젝터와 녹음된 나래이션 따위는 쓰지 말고. 이럴거면 영화를 보지 뭐하러 공연을 보나

내년에는 LGBT를 떠나 가슴 뭉클해지는 저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느껴보길 기대해본다.

출연 : 전호준, 조은체, 모지민, 전성혜, 이형동, 유영승, 최재훈, 김건우, 김성현, 임한빈, 박선주
           안솔지, 이동주, 이승준,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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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3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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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치곤 너무 따듯해서 기운이 없는건지 회사일이 막바지라 정신 없어 피곤한건지
집밖을 나오기 귀찮은 기분이 든다. 미술관을 들렀다가 서점가서 책한권 사고
연극을 보려했지만 모든 계획은 무산되고 연극만 보기 위한 직행

무겁지 않은 카메라 한개 짊어지는게 이토록 귀찮게 느껴져, 작은 가방 하나만 걸치고 나온 포근한 하루

'컬렉션'포스터를 보면 스릴러? 추리극? 같은 기분이 들지만 내용은 그냥 드라마
네명의 인물들은 각기 다르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격조 높다고까지는 어렵지만, 처한 상황과는 다른 납득되지 않을정도로 정갈하고 말끔한 대화들을 한다.

자신의 와이프, 애인(동성애)이 외도를 했는데 그 상대자들은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영국의 허세 중 하나일수도 있겠지만 무슨 일이 발생할거 같은 위태로움도 끊임없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네명중 두명은 은근히 상황을 즐기는듯 보이고 나머지 둘은 권위적이면서 치졸하게 상대방을 옥죄어 온다.
모두 연결고리가 섞여있어 보이지만 물과 기름처럼 보이지 않는 벽을 치고 있어서
대화가 무미건조하고 심심하며 뜬구름잡듯 허공을 향해 외쳐대는거 같아 80분연극치곤 지루함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작가 핀터가 어떤것을 보이려 했던걸까. 칼을 쥐고 있는 자들(빌,스텔라)에게 놀아나는 부류(해리,제임스)를 그리고 싶었던건지
귄위적인 사회 형태(해리, 제임스)와 그 힘에 눌려있는 자아를 표현하고 싶었던건지

컬렉션에서 만난(?) 빌과 스텔라는 어떤 모의를 했는지 모르지만 이들은 위험하고 위태로운 유희를 즐기고 있어보인다.

그러나 연극은 그것을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해주지 못한다.
네명의 심리묘사가 어둡고 침침 무대와 잘 들리지 않는 발성으로 모두 뭉개진다.

가끔 대사 전달이 엉망인 공연들이 있다. 웅얼웅얼거리는 말들
하지만 관계자들은 모든 내용이 머리속에 있으니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냥 무대에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명주실같은 보일듯 말듯한 미세한 묘사들을 관객은 느낄 수 없게된다.
숨소리, 시선, 발성, 표정, 작은떨림, 망설임 등

그래서 대형 극일수록 액션이 크고 발성은 오버스러울정도로 질러대고 대사는 단조롭고 직선적인것이 아닌가
어차피 정교함따위는 관객에게 보이지도 않으니말이다.

이극은 인물들을 표현하기엔 많은것이 사라진거 같아서
배우와 거리가 가까운 소극장에서 하면 재미있을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감정전달이 막혀있다는것은 결국 망했다는것이지만(나올때 관객의 멍~한 반응이 직접적으로 느껴지기도 함)
무대도 좋고 극장 시설도 훌륭하다. 그래서였을까 관객은 참 많았다. 이런 감정은 아쉽다고 표현해야 하는건가?

특정 독립영화들처럼 특별한 결론을 만들어내지 않기때문에 관객입장에서 고민하려한다면 다양하게 화두를 만들어낼수 있어서
집에와서 아쉬움을 찾기위해 이것저것 자료를 보지만 역시 별다른 내용은 없다. 모든 내용의 시작과 끝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 있으면서도
배우들 심리의 호기심을 이끌어낸다는것이 이 극의 특징같고 나 또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봤기때문에 그러한 해석들은
충분히 설득력있어보인다. 감정표현에 집중해서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더라면
간결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는 극이었을텐데 아쉬움이 적지 않은 극이었다.

내년에도 다시 공연한다면 또 좋겠다.
오늘은 거의 앞자리였지만 다음엔 완전 앞자리에 앉아 인물들의 땀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땀나는 연극은 아님 ^_^;;)

그런데 서울시극단 연극도 문화릴레이티켓인가?

출연 : 강신구, 정원조, 최나라, 김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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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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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을 나오는데 물방울 한두개가 떨어져 바로 다시 들어가 우산을 들고 나왔지만
더이상 비가 오지 않아서 후회스럽다가도 버스안에서 창밖을 보니 눈인지 빈지 구분이 안되는
무언가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할때는 우산을 잘 가져온건가? 싶었지만
버스에서 내릴땐 파란 하늘이 절반 이상, 햇살 쨍쨍하고 청명함 그 자체였다.
그래서 작은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자그마한 우산은 한번도 펼쳐보질 못한채 그대로 집까지 왔다.

안톤체홉은 무척 많은 작품을 썼나보다.(다작한 작가라곤 하던데)
대형 작품들은 어느정도 추려지지만 이런 자잘한 것들은 알듯 말듯 새롭다.

지난번 굿닥터와 더불어 이번 단편집들 역시 짧은 것들의 특성답게 임팩트가 있다.
깊이가 좀 부족할순 있지만 지루함 자체를 찾아볼수 없어서 보는 내내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아홉편이나 단편을 붙여놔서 2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조금은 아쉬움마져 느껴진다.
생각보다 지인들만 많이온거 같던데 사람들이 많아 봐도 좋을법한 연극이었지만 광고를 안한건지
4일만 공연하기때문에 입소문 날 시간이 없었는지

좀 일찍 도착을 했는데 매표소엔 사람이 없다. 닫혀있는 극장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배우들 막바지 연습이라도
하고 있을까봐 문도 못열고 있다가 다시 매표소쪽을 보니 한시간전부터 카페를 운영하니 들어오라는
문구가 보여 용기내어 들어가보니 정말 술을 주는 카페가 열려있다. -.,-;

관람중에 취하면 집중을 못할까봐 술을 먹진 않았는데 약한술도 아닌 보드카를 줘도 되는건가?
가짜술은 아닐텐데.. 아무튼 시작전 극장 상황이 이러하니
긴강을 풀기 위한 명상에는 무척 방해받는 느낌이었다. (술집에서 혼자 눈감고 있는 기분이랄까? ^_^;;)
하지만 친구들하고 같이 왔다면 이런 분위기는 무척 좋은 기억이 될법 하다. 게다가 술까지 주니

첫번째로는 '대소동'이란 극인데 이상하게 산만하다. 내가 너무 가만히 있었는지 기분을 좀 업 시켜놨어야 했을까
아무튼 시작부터 에너지 최고조의 배우들이 하늘을 뚤을기세로 덤벼든다.
관객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이텐션으로 시작하면 금세 감정이 지쳐버릴거 같다.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저러는걸까. 나도 순식간에 지쳐버리듯 피로해지는것이 느껴진다.
다행인것은 이 극이 무척 짧다는것. 피곤해지기전에 끝나버린다.

다음 '방앗간에서'는 뭔가 앞뒤 맥락이 좀 있어야 할거 같은데 어딘가 많이 부족해보인다.
원작이 이렇게 생선 중간토막같은 극인지 아니면 이 연극에서 짧게 각색한것인지. 쓰다만 습작인가?

아무튼 내용이 많이 빈약해서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가 조금은 난감하다.
아무래도 체홉 단편집을 사서 봐야 겠다.

'폴렌카'
이건 뭘까? 일단 출연배우의 근육이 너무 우람하다. 옷을 입었는데도 전문 운동선수인냥 울퉁불퉁 튀어나온 근육들이
해당 역할에 맞는 배우인지가 좀. 연기를 못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근육이 큰건지 뭔지 아무튼 둔한 움직임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
이 극의 피날레는 마지막 무렵 폴렌카가 대학생을 만나겠다는 당연한 대답을 할때 독특한 충격과 반전 느낌을 받는다.
짜증나면서도 이해되는 저 둘간의 행동들
짧으면서도 모든것을 담아낸 명작으로 보이는 훌륭한 극이었지만 역시 둔한 움직임은 거슬린다.

'집에서'는 교육에 대한 어떤 감정과 현실을 반영하는거 같다.
어느시대나 자식의 교육은 항상 어려운거 같다. 힘으로 밀어붙일수만은 없는 자식이라는 독특한 관계속에서
어떤 표현을 해야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수 있을지 과거나 지금이나 항상 고민되는 문제를
멋지게 표현한 극이었다.

'아내' 이 극은 러시아의 당시 상황이 안나카레니나(톨스토이) 처럼 불륜이 만연화 되었던
시기에 맞는 사회풍조를 그려낸거 같다. 지금 시대와 코드가 맞는걸까

'사냥군' 이 극에서 꽃 한송이를 총에 꼿을때 순간 내 감정이 터져버렸다. 왜 그렇게 슬펐을까..
저 여인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거 같아서 짧게나마 복받칠뻔했다. 하지만 계속된 슬픈여운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것은 한겨울이라 그러겠지. 이 극은 전체적으로 좀 슬펐다. 그리고 외롭게 했다.

'적들' 아~ 운명의 장난같다고 해야 할지 수많은 나날중 이런 날이 겹치다니..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지만(아인슈타인) 인간은 작품속 인물들에게 이와 같이 지독한 장난을 한다.
두 남자가 겪을 감정들은 죽을만큼 잔인한 시간들로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의 긴장을 놓을수가 없는 멋진 단편극이었다.
약간은 현대화가 되면 더욱더 독한 운명으로 보여질수도?(대사가 너무 고풍스럽다고 해야 하나)

'숫양과 아기씨'는 무슨 내용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상류사회를 풍자했다곤 하는데
난대없이 무료승차권을 준다는 뭐지. 적지 않은 돈을 번다고 중간에 대사도 나오는거 같은데
그 돈은 어떤 사정에서 다 써버리고 없다는건지
늙은 상류층은 저 여자를 가지고 장난치는거로 보이긴 하는데 마지막에 여자가 기겁해야 할만한 사건은 없었던거 같은데
여자는 엄청난 좌절을 하는듯한 오버 하지만 왜 저러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 극으로
키가 될만한 무엇이 부족했던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인데 당시 남자가 가정에서의 위치가 저랬나
안톤체홉의 작품속에서 남자는 무능력, 무기력한 존재처럼 나오는경우가 심심치 않지만
연극에선 왜 저렇게 저 극적으로 표현하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뭐 그냥 저래야 싶나 싶다.
내용상으론 학교 선생의 위신은 충분히 높아보이고 멋지게 그렸지만 부모는 자식이라는 거부할수 없는 볼모로
자신의 모든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시대나 지금이나 미래나 달라지지 않을거 같은 부모 자식간의 관계
때문에 생겨나는 부모들의 굴욕적 모습들

전체적으로 자잘하지만 한방이 있는 극들이 많아서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조금은 더 좋은 극장에서 약간은 더 신경쓴 무대(박스 몇개로 해결하기에는 좀 무대의 아쉬움이 있었음)에서 볼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연 : 김단, 이강민, 주일석, 최강해, 차한결, 김해연, 한동규,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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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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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 따뜻한 미술관에서 서성이기 좋은 계절
하지만 걸을땐 부스러진 낙엽만큼이나 쓸쓸해진다.

아랫목에서 귤 까먹으며 드라마같은걸 보면 좋은 휴일이 될런지

안똔체홉 극장에선 회원제로 운영하며 안똔체홉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금액도 높지 않은 편
가끔은 이렇게 다른 연극도 한다.
극장 의자가 편하고 좋고 체홉 연구회같은곳인지 많은 자료들도 판매하지만
아무튼 인터넷 예매처에서 가끔 올라오는 이런 작품을 보는것은 좋으나
체홉작품을 뺀 다른 작품 몇편을 봤었으나 특별한 감흥을 받아본적은 없는거 같다.

체홉 연극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해야 할지. 일종의 반작용같은것인가?
아니면 배우들의 기분전환을 위한 연극일까

짧은 연극을 선호하진 않으나(단막극 페스티벌 같은류는 좋아하고 한번에 여러편 볼수 있는걸 특히 좋아함)
편안한 의자, 넓은 공간은 마음에 들지만 요즘 빈대가 유행(?)하는데 잘 청소되었길 기대하며 앉아본다.

소박하게 시작하는 장래식장 편의점
장래식장에 있는 편의점은 배달도 해주는줄은 몰랐다.(연극에 국한된 설정인가?)
똑부러지는 부점장, 약간은 어버버하지만 밝은 종업원(아르바이트) 그리고 약간 느슨해 보이는 점장

그 외에는 양념같다고 해야 할지..

정작 모든 굵직한 사건은 이 셋에서 발생하는데 정작 상주와 그 친척이 한번 지나가면
모든 이슈를 끌어가버린다. 분위기쇄신같다고 해야 할지,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전체적으로 지극히 상투적인 줄거리라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진 않으나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연극이랄까

행운을 위해 희망, 믿음, 사랑을 짓밟는 어리석음을 나는 습관적으로 행하다가
이런 연극 한편 보게 되면 행운도 가끔은 좋지만 일상에 대한 즐거움이 더 필요하다는걸 깨달게 한다.

그러나 깜빡이는 전등이나 조폭 삼촌등 소원성취 초도 그렇고 전체 맥락에서 어떤 의미가 있어보이지도 않고
괜히 맥을 끊는거 같다가도 분위기 전환해서 지루함을 없앤거 같기도 하고
공연시간이 70분짜리 짧은 극이라서 분위기 전환할만한것도 없는 연극인데 왜 이렇게 중간에 신을 전환하는지 모르겠다.

저 셋들의 각기 다른 삶을 맥주와 터진 오징어를 씹으며 사건 사고를 만들어 갔다면 70분이 그다지 짧다고 느껴지진 않았을거 같지만
상주나 삼촌이나 편의점 셋 모두 무엇인가 부족하게 끝나버린 느낌이다.
작가가 더이상 쓸 내용이 없어서 그런것은 아닐텐데 아무튼 뭔가 상당히 섭섭하다.

소소히 재미가 있다가 툭! 끝나버린 연극
그래도 가끔은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가벼운 연극 한편도 나쁘진 않겠지.

출연 : 노영신, 진민혁, 염인섭, 조희제, 이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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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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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을 나가지 못하다가 간만에 출근하고 간만에 한 겨울이 된 거리를 걸어본다.
비와 바람때문일까. 단풍은 아직 덜 익은거 같은데 은행잎은 대부분 다 떨어져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지만
색은 아직 푸른끼가 남아있다. 떨어지기 싫어했던 남아있는 옛 흔적이랄까

대극장으로 끝나면 대부분 큰 극장이고 무대도 넓고 관객석도 훌륭하다.
예술극장 대극장도 그러하다. 좋은 시설의 큰 극장

나는 이 극을 어떤극이라 상상하며 예매한것일까.
독립군 이야기라곤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은거 같은데 포스터만 보면 연예극? 같다고 할까?
아니면 부모 자식간의 그리움같은?

후자는 어느정도 맞기는 했다 ^_^;;
그렇지만 아무튼 드라마나 맬로와는 거리가 아주 먼 일제강점기때의 독립운동 이야기다
물론 내용은 허구다. 어느정도의 진실도 좀 섞여있을지 내가 이 시대 역사를 많이 알지 못하기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풍물패를 일본애들이 싫어했다는 말을 들은적은 몇번 있었다. 사람들을 잘 모으고 단합기 좋은 타악기들이 주류고 우렁찬 소리
착착 감기는 리듬(한국사람만 그럴수도 있지만) 그래서 특히 꽹가리를 특히 싫어했다던데 진위여부까지는 모르지

아무튼 정선의 어떤 사람과 딸의 독립활동 이야기지만 내용의 아귀움과 감동의 갈증이 느껴진다.
좀 막말하자면 국뽕을 이용한 티켓팔이같이 대충 껴맞춘거 같다.

과거의 독립 이야기라면 고증한 사실을 기반으로 꾸며도 수많은 위인들이 있을텐데
왜 이런 허구를 만들어낸것일까? 타국사람들이 보면 노래에 환장한 민족인줄 알것네.
(노래가 처량맞고 우울한건 그만큼 사람들이 힘들었다는것일텐데.. 판소리도 듣다보면 70%이상은 모두 슬픈내용들일뿐)

전체 스케일은 크고 웅장하지만 디테일하지 못하고 흐름이 엉성하다.
민요에 전문가가 아니라 말하기 어려움이 있지만 그 특유의 구슬프면서 독특함이 있는데 이상하게 배우들의 노래엔 그게 잘 안보인다.
딸은 국악을 전공했는지 일반 노래가 엉성하고 아버지는 서양곡(?)을 전공했는지 국악이 좀 그렇고..
(성악가나 국악가가 가요를 부르면 노래는 잘 부르지만 원래 가수가 부르는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 요상함 같은 느낌?)

사람 감정을 가지고 놀려는 그지같은 신파는 어렷을적 봤던 약장수 공연같기도 하고(할머니 손잡고 따라 구경갔던것이 조금씩 생각남)
국악과 서양노래(이럴땐 뭐라 해야 하는건지 젠장)를 섞으려면 좀 잘 섞던가 이 둘간의 이질감은.. 으~~
(서로 리듬이 달라선지, 소리의 강약이 달라선지 따로 들으면 모두 너무 좋은데
한 곳에서 연이어 국악,서양악를 들으면 뭔가 적응이 안됨)

그리고 엄청 특이한거 3.1 독립운동때의 암호명이 '삼쩜일'??????
3.1을 삼쩜일이라고 읽지 않아서 '삼쩜일'이라는 암호명을 만들었나?

바로 얼마전 요즘 학생들은 삼일절을 삼쩜일로 읽는다며 문제라는 기사가 한창 나왔었는데
극의 작가는 이걸 풍자한건가? 알수없지만 순간 황당함은..

그럼에도 저들이 노래를 할땐 가슴이 뭉클해진다.
내가 이렇게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점점 노래의 음율에 내 가슴도 녹아내린다.

큰 무대, 다소 어색한 진행과 내용이었으나 저들의 엄청난 열정과 뛰어난 연기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높지 않은 공연비, 좋은 관람이었다.

친일친미매국도들이 득세하니 반작용으로 요즘엔 이런 독립운동사 연극이 적지않게 보이는데
좀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지금시대도 좀 반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너무 큰 욕심일런지..

출연 : 이건영, 정수한, 김미수,박승일, 김기남, 최정화, 최재섭, 남현우, 채승혜, 김가람, 황준우
           김경환, 정형석, 여동훈, 최현규, 홍성민, 박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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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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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극장의 맛은 좋은 무대와 안락하고 넓은 의자, 시야를 가리지 않는 관객석의 구조 배려 등이 있다.
하지만
SP석이란게 있던데 자리가 없어서 이쪽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동식이라 적혀있을뿐 어떤지 몰랐다.
이건 그냥 간이접의식 의자를 놓은것으로 오페라를 보면 오케스트라가 무대 바로 앞 아래에 위치하는데
딱 그 위치쯤에 의자를 놓은 임시석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 중에서 맨앞 (발을 뻗으면 무대 단상이 닿을 정도), 어중간한 자리보단 맨앞을 아주 많이 선호하는 편

인기많은 연극을 선택한 비애정도로 넘길수 밖엔 없을듯 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기 많은 극인줄 전혀 몰랐다.
생각해보면 왜 이걸 예매했는지 그 이유가 떠오르지 않고 국립극장에서 본 '우리읍내'를 공연한 극단인줄도 몰랐다.

굿닥터?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건가?싶을수도 있는데 그냥 동일 제목일뿐
안톤체홉 작 몇편을 짧막하게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희화되어 있다.
서로다른 8가지 작품인데 내용을 파고들자면 슬프거나 억울하거나 우울한것들인데
가볍게 넘기도록 설정되어 있는것은 안톤체홉을 까고 싶었던건지 자신을 알리려는 건지(이미 유명한 시기였으니 이건 아닌듯)
아니면 체홉을 더 알리고 싶어서였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느낌을 살짝 뒤트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대부분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8편 모두 그런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생일선물'같은 경우 현재 한국사회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느낌이 있기도 하고
'가정교사'는 매우 상투적이라서 알수 없는 반감마져 생겨난다.

이 극을 처음 보는거라서 '늦은 행복'의 음악극이 갑자기 튀어나오는건 뭐라해야할지, 갑자기 기분이 싸~해진다고 할까?
앞뒤 맥락이 전혀 맞지 않는 느낌으로 원작 구성도 이런건지
물론 이 한편만 보면 가슴 찌릿하고 극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계속 남는 부분으로
(사람의 연애 감정은 죽는 순간까지도 있을 수 있겠으나 연애감정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까지일까?
백세시대라곤 하지만 공원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60~70대 정도일텐데 이정도가 한계일까)
서정적이며 낭만적(로망스)인 내용을 좋아하기도 하기때문일수도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 오디션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연극 '세자매'를 좋아해서라기보단 배우의 그 설램과 환희, 기쁨이 전달되는거 같아
벅참이 밀려와 감동적이었다.

왜 한개를 뺐는지 모르겠으나 '겁탈'은 전체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어려웠던건지 공연시간이 너무 길어지는것인지
내용은 인터넷으로 대충 찾아봤지만 실제 극의 표현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전체적으로 훌륭한 연출과 진행 그리고 뛰어난 배우들로 멋지고 재미있는 연극이었다.
옴니버스식 연극들의 특징인 찾아볼수 없는 지루함. 110분이란 짧지 않는 시간이 순삭된다.
극장을 나와 길을 걸을때 남는 여운도 깊이가 적당해서 걸음걸이가 무겁거나 어둡거나 하지 않아 가볍게 맥주 한잔이 생각나게 한다.

문제는 가격인데 요즘은 모두 R석이고 그지같은 자리만 S석이다. 어느순간 이런식으로 모두 바뀌었는데
가격을 올리려는 개수작으로 보여서 좋게 보이진 않는다.

세금으로 만들어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이라면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극단일텐데 가격 접근성을 좀 좋게 하기 어려운것일까?
S석은 그지같으니 빼고 R석이 45000원인데 이러면 한 가족, 연인들이 보기에 10만원은 든다. 여기에 밥도 좀 사먹고 그러면?

국악은 저렴하게 고품질 공연이 많은데 이상하게 그 외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정도로 가격대가 올라간다.
요즘은 소극장 연극도 3만원부터 시작하려 하던데 영화 극장 가격 생각하면 이상한것은 아니지만
가계소득이 오르지 않으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요즘에 자칫 잘못 하면 영화계처럼 이런 공연문화쪽이 죽어버릴수 있다.
다양하고 멋진 극들을 많은 사람들이 즐길수 있도록 관객석이 좀더 많은 극장에서 가격은 조금 저렴하게 그런 기획이 많았으면 좋겠다.
(문화릴레이, 서울시 극단 과거 티켓 소지자 할인 같은 그지같은 할인정책 내놓지 말고 일반 가격을 낮춰주길)

출연 : 김수현, 김귀선, 정원조, 문상희, 강지원, 김영경, 이승우, 박현민,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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