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보기좋은때'에 해당되는 글 102건

  1. 2023.06.25 공연 -산조(散調)-
  2. 2023.06.18 연극 -쁠라테로-
  3. 2023.06.11 연극 -어느날 갑자기-
  4. 2023.05.29 연극 -밑바닥에서-
  5. 2023.05.18 연극 -4분12초-
  6. 2023.05.11 연극 -가석방-
  7. 2023.05.05 연극 -케어-
  8. 2023.04.23 연극 -가스라이트..ing-
  9. 2023.04.17 창극 -흥보 마누라 이혼소송 사건-
  10. 2023.04.12 연극 -시라노 드 베르쥬락-
연극.공연2023. 6. 25. 20:40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장마 시작이라 습기와 온도가 엄청나다.
이렇게 올 여름은 한 중간으로 접어든것일까.. 여름엔 뭉게구름을 볼수 있는 계절인데
언제부터 뭉게구름을 보기 어려워졌다. 왜일까. 기후가 바뀐걸까

산조. 느리게 시작해서 피날레는 빠른 템포로 끝을 맽는다고 한다.
긴장, 의식, 감정의 흐름같다고 할까..
폭풍전야라고 해야 할지
3막12장으로 구성되어있다고 하지만 신경써서 구분하려하면 구분되겠지만
의식의 흐름을 무우 자르듯 자를수 있겠는가. 유야무야 물 흐르듯 전향된다.

특별히 이해된다거나 의미가 보인다거나 하진 않지만
순수한 감각만을 추구하는 듯 뛰어난 시청각을 자극해준다. 그렇다고 눈을 감는 오류는 범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전통 무용이라 할 수 있을까.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것들이 융합되었더라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면 현대무용이지.. 물론 현대의 감각 표현이 현대인들에겐 더욱더 이해도를 높이는데는 큰 역활을 하겠지만
이건 또 다른것으로 추상예술처럼 공연예술 특히 현대 무용은 난해하고 이해가 안된다.
차라리 오래전의 무용들이 훨씬 직관적으로 특징을 명료하게 뽑아내어 추상예술의 극을 보여준다고 할수 있다.
(현대 예술을 추상보단 개념예술이라고도 하던데 개풀뜯어먹는 소리같다.)

언제부턴가 느껴지는 한국 무용의 극단적으로 절재된 움직을 보여주는 1막 '중용(中庸)’
물론 모르겠다.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중용'인지도 모르겠다.
중용으로 시작했으면 다음은 극단(極端)은 순리일까 여하튼 분할되어 치우침을 상징하지만 이 역시 모르겠다.
이렇게 분할되어 격화된 상태에서 다음은 순화되어 중도(中道)를 맞이하게 되니 소나타 형식 같다고 해야 할지
그러나 최 후 의 평온함을 찾아보긴 어렵다. 폭충 전야는 있을수 있지만 폭풍 후의 평온을 기대하긴 어려운데
산조도 그렇고 소나타도 그렇다. 인간사 끝자락에 평온함을 찾을수 있는 자 몇이나 되겠나..

표현이 무척이나 매끄럽고 정갈하며 고급지다. 다만 맨 앞좌석이라 저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바라볼수 없다는것이
흠이라면 흠이며 좋은 좌석은 언제나처럼 가격도 비싸지만 그마져도 구하기 어려워 공연을 보는 내내 아쉬움이 따른다.

공포영화는 사운드가 생명이라 했던가. 이 공연 역시 음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거 같다.
독특한 긴장감과 북소리 특유의 박진감(이래서 예전 군대들이 북을 놓을수 없었겠지) 그리고 한국 음악의 독특하고 미친 훅

이 모든것들이 조화로워 보이지만 역시나 좌석이 똥이었기때문에
(이런 좌석은 시야 제한석으로 저렴하게 내놔야 하는거 아닌가? 맨 앞좌석인데 무용수들의 발을 볼 수 없을정도로 무대는 높고 좌석은 낮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앞쪽 몇줄은 왠만하면 선택하지 않는것을 권장한다. 차라리 중간쯤 구석탱이가 훨씬 좋을수 있다.

하지만 음향쪽은 감동이었다. 이렇게 편향된 좌석에 앉았음에도 음악의 감동은 미친듯 밀려온다.
보통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곳의 단점중 하나가 음향 밸런스가 무너지는것인데 결코 그런것이 보이지 않는다.
국립극장 시설이 좋은것일수도 있지만 견고하고 치밀하게 제작하였다는 것으로 관객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것이다.

연이어 여러번 볼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매년 한번씩은 보고 싶어지는 공연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가슴속 깊이 자리잡거나 하는건 나의 이해력 부족으로 그 정도까지 깊게 접근하진 못한거 같아서
보는내내 아쉬움이 들었다. 새삼 국립현대미술관이 가고 싶어지는 것은 왜였을까..

출연 : 국립무용단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위시 리스트(Wish List)-  (0) 2023.08.06
국악 -꽃신 신고 훨훨-  (0) 2023.07.09
연극 -쁠라테로-  (0) 2023.06.18
연극 -어느날 갑자기-  (0) 2023.06.11
연극 -밑바닥에서-  (0) 2023.05.29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6. 18. 20:46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아~ 비가 많이 온다. 대체휴일인 내일까지 온다던데 날도 추워서
돌아다니기엔 좋지만 우산은 언제나 걸리적거린다.

쁠라테로라는 뮤지컬
벨칸토 창법의 사라지지 않는 한결같은 어색함
국내 창작극이라면서 벨칸토로 한국 발음에 그다지 맞지도 않는 이 발성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쪽 장르는 모르겠다. 학교에서 배우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이렇게 하는지
한국 고유의 창법도 있고 세계를 누비는 일반 가요도 이렇지는 않는데
같은 의미겠지만 말이 달라서 전해오는 음율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서양 음악극을 서양 언어 그대로 들으면 훨씬 매끄럽고 아름답다.
한국어 특색엔 된소리라고 하는지 거친 쇳소리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창같은 발성이
무척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쪽도 전라도 억양만 고집해서 그다지 한국색이라 하기엔 범위가 좁게 느껴진다.

아무튼 어색한 발성, 들리지 않는 가사들(이제 초연이라면 자막을 넣던가 발음에 신경을 좀 쓰던가)

전체적으로 음악극 치곤 엄청 산만하다. 감정의 고조도 한국식 신판를 독하게 넣어놔서 곰팡내 물씬풍기는 해묵은 신작같다.
이게 어느정도 심하냐면 총 공연시간 2시간 중 지리하게 끌며 감정에 호소하는 부분을 걷어 내면 1시간정도로 끝난 분량으로 보일정도다.

흥한 음악극과 비교하는건 무리가 있지만 이런극들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음악과 춤, 공연으로 충만하게 홀리지만
이 극은 뮤지컬이라면서 깊은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기 어려우니 일반 연극처럼 대사로 슬픔을 만들려 애쓴다.
그럴거면 그냥 연극을 하면 되는데 곧죽어도 뮤지컬이란 타이틀을 잃고 싶진 않았는지
노래는 많이 하지만 감정 전달이 너무 안되던데 음향 밸런스가 엉망이라서 더욱더 그럴수도 있다.

무대와 관객 전체 크기가 소극장보단 크지만 왠만한 무대들보단 작은 규모인 세실 극장은 마이크따위가 없어도 끝까지 잘 들린다.

이런곳을 마이크를 사용했을때 발생하는 현상이 관객이 무대 코앞에 있는데 스피커는 좌우측 허공에 달려있으니
배우의 위치와 소리의 위치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잘 생각해봐라.
요즘은 1층은 모두 R석이라고 돈에 눈먼놈들이 하는짓 이전에는 R석을 앞쪽이 아닌 관객석 중앙쯤 작은 부위에 있었다.

배우들이 마이크를 착용하고 좌우 스피커에서 소리가 났을때 위치의 이질감이 큰데 그 이질감이 적은 부분을 감안한 좌석이 R석이다.
아마도 세실극장 크기에서 R석이라면 중앙 거의 맨 뒷좌석쯤 될것이다.
그 외에는 배우의 위치와 소리의 위치에 큰 이질감을 느낄 좌석들인데
이곳에서 소리를 빵빵하게 어떤 배우가 말하는지 찾아야 할정도로 전혀 파악안되는 그지같은 연출을 해댔다.

전체 흐름은 노래와 춤으로 상황을 표현할 능력이 안되니 그지같은 한국식 신파로 채워넣고
배우들 위치를 알수없게 만드는 마법같은 음향
여럿이 각기 다른 가사로 노래를 부를때 누구의 가사도 안들린다.
물론 이부분은 듣는 청중도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집중해도 알아듣기 힘든것은
과도한 스피커 음량과 맞지 않는 믹싱때문으로밖엔 설명이 안된다.
도떼기시장에서도 한사람에게 집중하면 그 사람의 말소리를 알아들을수 있는게 인간 청력의 뛰어남인데
이걸 전기적으로 증폭하고 뭔가 조작질을 하면서 믹싱하면 인간도 구분해내기 어려운 잡음으로 변한다.

전체 줄거리는 국내 창작극인데 왜 스페인 역사에서 비롯된 비극을 다루는건지
모티브를 스페인 역사에서 찾아서 스페인이 배경일순 있지만 한국에서도 충분히 비슷한 사례가 많으니
한국을 배경으로 엮으면 될텐데 그러면 좀 불안했을까. 비밀경찰이나 뿌락치들은 일제강점기때나 군부쿠테타 세력들이
즐겨 사용하던것이니 한국 배경으로 나오면 제작자들에게 좋을게 없을수도??

마리아는 이 와중에도 아버지의 명예를 망칠까봐 방어한답시고
사실을 유포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신부와 의사를 협박한다.
이부분은 정말 한국의 그지같은 기득권층을 그대로 묘사한거 같다. 배경은 스페인인데 한국 같다고 해야 할지
신파나 어느순간 그냥 끝내버리는 구성도 한국식 같고(좋은 쪽은 아님)

재미있으려 하면 지루하게 끌어가서 기분 망치는 것이 한두번이 아닌
음악극에서 기대하는 묘한 감성적(?) 해피엔딩은 어려워보인다.

그리고 돈키(donky)라 하지 말고 나귀라 하자. 멀정한 (당)나귀라는 한국말이 있는데
순간 돈키라는 다른 동물이 있는줄 착각할뻔. (이때부터 계속 외국 작품인줄 알았음)

좋은 무대, 좋은 시설, 좋은 작품들을 저렴하게 관람할수 있도록 국립극장들에서 많이 해주길 기대함

출연 : 신의정, 한지상, 소정화, 나하나, 이지수, 박두호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악 -꽃신 신고 훨훨-  (0) 2023.07.09
공연 -산조(散調)-  (0) 2023.06.25
연극 -어느날 갑자기-  (0) 2023.06.11
연극 -밑바닥에서-  (0) 2023.05.29
연극 -4분12초-  (0) 2023.05.18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6. 11. 21:08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다음주 토요일이 부처님오신날인데 왜 벌써부터 도로를 모두 막고 큰 인형들을 준비하는건지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 순간 날짜를 잘못알아서 대체휴일이 다다음주 월요일이 아니라 다음주 월요일인가
날짜를 다시보고 또 다시 봤다.

그러고 보면 시간은 유수보다 빠르게 지나가는지 벌써 5월도 막바지.

요즘은 간절기가 가까워져서 피곤하여 연극을 좀 쉴까도 생각보다가
근래 취미라곤 이것 말곤 있지도 않아서 예매를 했다. 물론 90분 이상되는것을 주로 고른다.
(90분 이하 공연은 연속으로 두편을 볼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게 시간이 맞는경우는 없기때문에
왠만하면 안보게 되는거 같음)

공포물중 귀신나오는건 무서워하지만 그외의 것들은 특별한 거부감이 없고
이 극이 공포스럽단 늬앙스를 풍기지만 그럴리 없을거 같아서 예매

그런데 무대와 관객석의 일체감이 너무 없다. 약간은 삐딱하게 무대를 본다고 할까
거기에 배우들은 정작 무대의 한쪽 끝에서 연기를 한다. 그래서 나는 중간쯤 앉았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중간이 아니었다. 왜 이렇게 불편한 설정을 했는지..
기차 벽이나 기차 다른 편 의자들을 그렇게 많이 세팅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이런 요소들때문에 엄청 불편하게 관람하게 될거란 생각을 감독은 못한것일까

거기다가 객석은 또 얼마나 불편한지.. 앞자리와 내자리 사이에 신발이 들어가지 않을정도의
간격밖에 안된다. 예전 정육면체 상자에 앉아보던 연극도 이것보단 넓었던거 같은데
의자는 불편하고 앞뒤 간격은 최악. 이제 이런 시설은 좀 뜯어고쳐질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불편함때문에 관객들이 오히려 떠나갈뿐이니 이런 극장은 개선하던가 폐쇄하던가 하자.

연극은 조촐하게 두명이서 끊임없는 대화로 이뤄진다. 하지만 전체적인 대화의 난이도는 높은편으로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대충 물 흐르는 대로 두면 되지만 기차 안에서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기분이 들뿐
내가 그 대화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물론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것 또한 재미있지만
아무래도 연극은 동화되었을때 그 감동의 크기가 남다르기때문에 겉핥는 느낌이 들면 쉽게 잊혀진다.

그리고 어느순간부터 어떤식으로 진행될것인지 대략 예상이 되었는데
문제는 그 어느 시점에 갑자기 감정상태가 폭발해버려서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가 하늘로 날아가버린 느낌이 든다. 닭 쫓던개 지붕쳐다본다랄까

그래서 저 배우의 행동은 예상되었으나 내 감정선은 예상밖의 상태가 되버리고 만다.
방금 시작한것마냥 멍~ 해져서 그동안 봐왔던건 뭘까 싶다.

왜 이렇게 급발진 하는것인지, 긴장을 천천히 고조시키며 최고조에서 폭풍우처럼 몰아쳐야 하는데

이렇게 감정선이 끊어진 이유중 하나가 어느정도 나이대가 있는 중노년 세대 몇분이
내용 신경 안쓰고 웃어대고 자꾸 말을 해대는 통에 내 감정선이 깨졌을수도 있지만
연극을 보면서 이런경우는 흔하기때문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음에도 모두 잃어버린 감정을 추수리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좀 아쉽다. 일상에서 오는 불안과 파생되는 공포들을 충분히 여유롭게 풀어가며
긴장감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는데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성향인듯한 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것인지
배우겸 극작가인데 교수과 견해가 다르다고 앙심을 품게 되었다?
개인간의 사소한 계약도 상대를 죽일만큼 중대한 계약으로 생각한다? 물론 정신의학적으로 있을수 있지만
그것을 조금은 쉽게 풀어냈더라면 관객입장에 공포의 요소로 충분히 다가왔을탠데
너무 급하게 꺼버린듯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대구에서 부산까지의 사건은 더욱더 납득도 안되고 말도 안되보인다. 이런건 과감히 잘라버렸으면 좋겠는데.
그 좁은 소극장에서 실제 화약총을 쏜다는건 마지막 피날래로 짜증이 순간 넘쳐난다.(불필요하게 놀라는걸 너무 싫어함)
임산부, 노약자는 이렇게 큰 소리가 갑자기 나면 큰일 날수도 있는데 왜 이런 무리수를 둔것일까

중후반까지면 제법 흥미진진하고 묘한 긴장감을 억누르며 잘 관람하고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끝날줄은 몰랐다.

연극이 모두 끝나고 선물을 추첨과 그냥 막 나눠줬는데
난 끝날때까지 몰랐다. 저 배우께서 가수 장나라씨의 아버지란것을
그래서 딸이 싸인한 우산을 준다길래 속으로 '딸이 싸인한것을 왜 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싸인이 장나라씨란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두손 번쩍 들어서 받아왔을텐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장나라 음반도 가지고 있는데.. ^_^)

그리고 관객중 어느분은 연세가 83세던데-최연장자로 큰 선물받으심-
나도 그때까지 연극보러다녀도 괜찮을라나.. ^_^

출연 : 주호성, 정재연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연 -산조(散調)-  (0) 2023.06.25
연극 -쁠라테로-  (0) 2023.06.18
연극 -밑바닥에서-  (0) 2023.05.29
연극 -4분12초-  (0) 2023.05.18
연극 -가석방-  (0) 2023.05.11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5. 29. 20:17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가볍질 않다. 그래서 토요일마다 들르던 집회현장도 안가본지
1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바람 시원하고 하늘 맑은데 여름이 되려나 기분이 별로라니

나이 먹으면 엉덩이에 살이 빠져서 오래 앉아있질 못한다더니
근래 부쩍 오래 앉아있기 힘들다. 이건 아무래도 엉덩에 살이 빠져서보단 상반시에 살이 붙어서겠지만
앉아있기 힘들다는건 연극을 보는것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라서 이 취미도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다.

이 연극은 몇년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 연극이다.
미리 알고 있었던것은 아니고 연극이 시작한지 10여분 흐르니 어렴풋 기억나기 시작해서 점차 명확해진다.
그렇다고해서 세세한 모든 것이 기억나는것은 아니다. 개략적인 느낌정도만

노동자는 아무리 애쓰고 노력을 해도 생존에 위협이 될 정도로 먹고 사는게 힘들다.
한때 귀족이었던 사람도 있고 매춘부 같은 여자도 있고
주구장창 할말들이 많은 사람들이나 입을 다물고 살아간다.

밑바닥인생보다 저들의 뒷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들은 왜 저곳을 떠날수 없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탓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순례자는 사람들에게 바람만 넣고 사라졌는데 생각해보면 이 사람은 죽음이야 말로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보인다.
시베리아로 떠나라고 하기도 하고 배우에겐 병을 무료로 고쳐주는 곳이 있다고 희망만 줄뿐 어딘지 알려주지도 않는다.
결국 좌절하여 자살을 하게 된다. 폐병으로 고통받는 여자가 살고 싶어해도 죽음이 평안을 줄것이란 소리만 해댄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건물주는 신앙을 앞세워 악행을 정당화하는 위선적 태도를 보인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많은 신들의 싸움,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민중으로 보인다.
인간세상에서 신이란 권력자를 말하는 거겠지만 그 사이에서 이용만 당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민중은
그 누구도 돌보는 이 없이 죽어갈뿐이다.

이 작품이 1902년에 초연되었다고 하는데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의 한국도 크게 다름이 없다.
권력자들은 어떻게든 민중들의 목에 빨대를 꼿아 피을 빨고 버려진다.
이들은 언론이라는 매체를 통해 눈과 귀를 막고 자신들의 악행을 정당화한다.

모두 다른 개성이 있지만 결론은 힘든 삶을 탈피할 수 없는 현실

무엇도 바껴지지 않는다. 인류가 멸망하기 직전에는 바뀌려나..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적나란하게 보여준다. 귀를 열고 눈을 떠야한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그래야 한다.

뭐 느낌적 느낌은 대략 이러한데 연극은 전체적으로 좁디좁은 소극장에서 하는것이니
비좁다는 느낌이 강하다. 빈곤의 틀속이라 하더라도 각 캐릭터를 살리기엔 아쉬울정도로 좁다.
연극에 비하여 너무 넓은 무대도 짜증나지만 약간은 공간이 더 컸으면, 무대장치가 좀더 그럴싸했으면이란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간간히 연기가 좀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 출연진이 워낙 많아서 그럴수 있지만
그래도 레벨을 비슷하게 맞춰주는것이 관객과의 호흡이 끊기지 않는것일텐데
불쑥 불쑥 ????????? 저사람 뭔가 튀는데 ?????????????? 순간 호흡이 모두 깨진다.

전체적으론 훌륭한 연극이지만 긴 연극 집중해서 보다가 흐름이 깨지면
갑자기 찾아오는 하품을 막을수 없으니
조금 더 가다듬길 기대해본다.

또 언제 볼수 있으려나.. 지난번에 본게 2018년이던데

출연 : 김주연, 김단율, 권지현, 김유신정, 현종우, 김지수, 유서진, 정채희, 전희원, 정소영, 이승훈, 서신우, 장탁현, 김태호, 정주호, 황지훈, 이치호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쁠라테로-  (0) 2023.06.18
연극 -어느날 갑자기-  (0) 2023.06.11
연극 -4분12초-  (0) 2023.05.18
연극 -가석방-  (0) 2023.05.11
연극 -케어-  (0) 2023.05.05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5. 18. 20:22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비온뒤는 아직 너무 추워서 감기까지 생길 지경이다.
기분이 계속 좋지 않은 상태라 무엇을 해도 신경은 다른곳에 쏠려있다.
그래도 연극이나 그림을 볼때는 그 속에 머무는듯 하여 잡생각이 많이 줄어든다.

이 극장이 동숭아트센터 였는데 입에도 붙지 않는 이런 그지깽깽이 같은 이상한 이름으로 왜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소극장과 대극장 두 곳이 있었는데 한곳으로 통합한건가
작은 소극장들을 많이 만들어서 연극인들이 저렴하게 대관할수 있게 해주지

전체 무대는 좀 이상하다. 중간에 사각형 권투 링 처럼 되어 있고 앞뒤로 관객석이 서로 마주보게 되어 있다.

이렇게 배우들의 시선이 분산되면 배우들의 동선이 너무 넓어져 관객입장에선 엄청 쉣인 구조인데
(전면에 있는 관객들을 보며 연기할 경우 내쪽에 있는 관객들은 배우들 등판만 보게 되는 그지같은 상황이 벌어짐)
그래서 어쩔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왠만해서 한쪽을 향하게 설정하는데 어이없는 무대설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배우들이 저쪽면 관객을 위해, 이쪽면 관객을 위해 분주하다. 에휴..

무대는 권투 링처럼 생겨, 항상 두명만이 그 위로 올라와 서로 대립되는 언쟁을 한다.
특히 다이(어머니)는 모든 대화에서 빠짐 없다는걸 보면, 어느나라나 모성애는 부성애를 뛰어넘는거 같다.
대사량이 무척 많지만 그렇다고 복잡하지는 않아서 배우와 감정을 이어가는데는 지장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태도, 주변인물들의 반응 등 심리묘사가 매우 세밀하다. 그렇지만 이 연극을 심리스릴러라고 하는데
스릴러인가 싶긴 하지만(이미 벌어진 일이고 전체 흐름에서 엄청난 긴장감이 있다거나 하진 않음)
아무튼 서로간의 갈등요소를 순수하게 대화로만 냉정하게 풀어내는것이 연극을 보고 있는 나를 확실하게 각인시켜준다.

너무 많은것들을 대사로만 풀어내어 피로감도 조금 있기는 하지만
상황에 비하여 절제된 행동을 대변하기위해선 어쩔수 없는 것일수도 있으리란 생각이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모할정도로 강렬한 집착과 잘못된 편견 등으로 인하여 피해보는 사람들간의 갈등요소들의
많은것들이 잘 조합되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느낌도 많지 않지만
결말에는 결국 돈 있는 놈들만 잘 된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마무리 되는 섭섭함이 남는다.
(영국에도 한국과 같은 부조리가 있나? 이런 예술세계에서만큼은 강렬하게 처단하면 안되나)

그리고 자식 잭이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된 성 인식을 하고 있어서 카라가 더욱더 괴로워 하는지 구체적인 상황설정이 아쉽다.
(인터넷상에서 계속 퍼지는 자신에 대한 괴로움이 압도적으로 크겠지만)
중반까지 영상에서 입을 가렸다? 막았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한참을 생각했고 성폭행이었다면
영상에서 어느정도 그때의 감정이 표출되었을텐데 그것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다?
이런부분에서 무엇인가 좀 누락된 정보가 있어보인다. 13세 관람가라서 편집한것인지 원작에도 개략적으로만 서술된건지

이빨 한두개가 빠져있는거 같은 찝찝함이 약간 남지만
전체적으로는 무척 훌륭한 연극이고 배우들 역시 모두 뛰어나다.
관객석을 앞뒤로 쪼개놓은 이상한 짓만 아니면 더 좋았을것인데 아쉽다.

출연 : 곽지숙, 남수현, 성근찬, 박수빈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어느날 갑자기-  (0) 2023.06.11
연극 -밑바닥에서-  (0) 2023.05.29
연극 -가석방-  (0) 2023.05.11
연극 -케어-  (0) 2023.05.05
연주회 -일이관지-  (0) 2023.04.30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5. 11. 20:26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봄이니 비가 오는건 좋은데 왕창 내린후 개는것도 아니고 이틀간이나 내린다니
이틀동안 두편의 연극은 모두 눅눅하겠지만 기분만은 시원하다.

제목에서 모든것을 보여주는듯 전체 흐름이 예상되될거 같았지만
실상 내용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원작 제목은 '어둠속의 빛'이라 나오고 영화 '우나기'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영화 우나기는 오래전에 봤던 영화인데 전체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장어가 나온다는 정도만 기억난다.
(장어가 일본어로 우나기니 당연한건가?)

흐름은 가석방된 한 인물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연극이지만
일본 특유의 냄새가 너무 풍긴다는게 조금은 거리감으로 다가온다.
아무래도 한국 풍토에서 나온 작품이 아닌이상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을 지울수 없는데
특히 모든 행동들이 사실적인듯 싶으면서도 좀 과장된거 같기도 하고
일본 영화를 보면 정적인것은 너무 정적인반면 격동적일땐 상식 이상으로 격하게 표현된다.
그것이 실제와 거의 유사할지라도 흔한 상황은 아니기때문에 어색함으로 다가오는걸텐데

국내 창작품이나 중국이나 서양 예술은 이질감이 덜한반면 유독 일본 예술은 좀 다르게 다가온다.
유달리 인간의 잔인성을 잘 묘사한다고 할지 그래서 더 무섭다고 해야 하나
섬나라 특유의 집요함이 좀 있을순 있는데 이게 예술로 표현되면 때때로 어렵고 거북스럽게 다가온다.

AI나 사실적 묘사가 주류가 되면서 '불쾌한 골짜기'(너무 인간같아서 생겨나는 거부감?)라는 표현이 많이 부각되고 있긴 한데
왠지 사이코패스(공감력 부족)라는 약간은 먼세상 사람같은 인물의 묘사가 진실같아서 불편해진다고 해야 할지

한국에서 사이코패스를 표현할땐 차갑고 냉정하며 무심하고 자기중심적으로 표현하면서 선을 긋는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 사이코패스의 묘사는 내면속에서 불타오르는 분노와 자기 합리화를 강렬하면서 차갑고 노련하게 이끌어간다.

특히 어항속 물고기들에게 감정을 표출할때는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와 생명경시에 대한 인물의 성향을 극단적으로 묘사되어
연극임에도 순간 순간 공포감이 밀려든다. 예상컨데 이 공포감은 나만의 감정은 아니었을것이다.

이렇듯 흐르는 전체 요소들은 묘하게도 가성방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이끄는 이상한 결론으로 감정선이 도달된다.
작가의 의도가 그런것인지 알수 없고, 영화 우나기의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는 상황에서
연극의 끝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에 대한 시선보다는 가석방된 범죄자 모두에게 화살을 겨누는듯하다.

표현자체가 극적인대다가 등장하는 인물 모두 흔하지 않은 문제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매우 암울한 세계 속에서 표현되는 암울한 일상을 그려내고 있으니
결론이 좋을수 없다는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특히 텐지로(주연)의 모든 행동은
칼을 품고 있는 그 무엇과도 같아보임에도 불구하고 곁에서 집요하게 행복을 찾으려 애쓰는 토요코
그 옆에서 스토킹과 부부 사이를 이간질을 하는 히누마, 불륜의 진위여부를 알수 없는 업체 사장 등
전체적으로 블라맹크의 회화처럼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 세상을 표현한다.

그래서 매우 훌륭한 연극 한편을 봤음에도 기분이 개운하거나 흡족하기보단..
불필요한 색안경을 쓴 느낌이다.
예전 영화 '우나기'를 봤을땐 이런 느낌이 들진 않았던거 같은데 내가 잘못 이해 하고 있는것일까.

출연 : 강성해, 윤상호, 원완규, 최지은, 이규태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밑바닥에서-  (0) 2023.05.29
연극 -4분12초-  (0) 2023.05.18
연극 -케어-  (0) 2023.05.05
연주회 -일이관지-  (0) 2023.04.30
연극 -가스라이트..ing-  (0) 2023.04.23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5. 5. 23:55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비오는 하루
싸늘함보다 차가운 시원함이 있어야 봄일텐데 패딩이 어울리는 추운 하루다.
아르코미술관에서 전시하는것들 대부분은 난해해서 무엇인도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봄에 오는 비는 쾌쾌함이 씻기는 기분이 든다.

연극에서 SF(과학소설)내용을 다루는것은 표현의 한계로 쉽지않다.
하지만 '맨 프롬 어스'같은 영화는 미친 몰입감과 특별한 효과없는 일상의 배경에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연극은 이정도가 한계일수 있다. 이 이상 욕심을 부렸다간
오히려 영화 우뢰매같이 전혀 SF스럽지 않은 유치함만이 가득차게 된다.

오직 말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냉혹한 연극 속 SF 세계
이런 악조건임에도 특이하게 SF 연극제를 한다. 그것도 벌써 8회라고 하는데 SF연극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연극제는 잘 모르겠다.

5월까지 계속 이어지던데 짧은것이 대부분이라 그다지 관심이 쏠리지는 않는다.
(짧은 연극을 두편보면 그것도 나름 좋은데 서로 시간대를 맞추는게
아니라서 하루에 연이어 두편을 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행운일수밖에 없다.)

케어 Care 뭔가 관리받는다는 것이고
이 연극은 신체를 통채로 복제해서 필요한 장기를 꺼내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전체적으로 소재는 매우 식상하고 영화 '아일랜드'가 2005년에 나왔으니 해묵은 소재의 대표격인데
이것이 SF연극제에 나왔다는것은 이쪽도 소재가 슬슬 고갈되고 있다는 의미일수 있다.
(영화조차도 이젠 멀티버스로 안되는걸 막 만들어내고 있는 형편이니 연극쪽은 더 암울하겠지)

결국은 신체 일부를 떼어내기 위해 복제된 인간을 그냥 죽여버리는 전근대방식의 복제를
연극은 말하고 있는데, 근래엔 해당 부위만 복제하거나 재생하도록 연구하고 있지 영화 아일랜드처럼 사람을 통으로 복제해서
일부 장기만 적출하고 나머지는 죽여버리는, 샥스핀때문에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통은 버리는 그런 무모한 짓은 지양하는것이
현대의학기술들이다. 그러다보니 전개 자체도 식상하게 진행된다. 차라리 AI 로봇이 인권(영화 아이로봇, 매트릭스)을 요구하는게
차라리 현실적 미래같이 느껴지지만, 이 극은 아쉽게도 미래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미래 스럽지가 않다.

어떤부분에선 현실일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동물을 복제하고 있는데 연극처럼 기억을 넣지는 못하고
특정 나이의 신체로 만들수 없다는 정도일뿐 완벽히 동일한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는 객체를 복제한다.
(이런다고 이것이 같은 객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그들은 그런 짓을 하고 있음)

이것들이 생명윤리에 어긋나는지는 나는 모르겠다. 신체장기만을 복제하는건 괜찮고 전체를 복제해서 일부만 쓰고 나머지는 폐기하는건 안된다?
지극히 자아보호본능이 있는 생명체 관점에보면 어느쪽이던 윤리에 어긋남은 없어보이지만 후자는 불필요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니
자본은 결코 그쪽으로 흐르지 않을것이고 누군가 나를 살려내기 위해 나를 복제하여 어떤 부위만 적출하고 나머지는 폐기한다고 하면
나는 '생명윤리에 어긋나기때문에 안된다.' 라고 말할 자신 또한 없다.

이런류의 소설의 특징은 먹히지도 않는 윤리를 들이댄다는 것인데
당장 내가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건 정당한 방위권 행사로 인간사회에서 많은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생존을 위한 복제분야는 억제하기에는 그 한계를 가지고 있을수 밖에 없다.
일종의 채식주의자들이 시위하는것과 비슷한 맹락으로 아무리 주장해도 내 세계가 사라지게 생겼는데 귀에 들어올리 없지 않은가.

또한 이 연극은 말로 풀기보단 다소 관객에게 상상을 유도하지만 전체적으론
비주얼적으로 무엇인가 만들어져야 극이 좀더 완성되어질거 같은 공백들이 존재한다.
영화로는 이미 나와있는거나 다름없기때문에(심지어 영화 '마녀'도 일부분은 비슷한 느낌이 있음)
별다른 기대감이 생겨나는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마지막 커튼콜 이후에 연출께서 디스토피아적으로 꾸몄다고 하는데 누구에게 디스토피아라는 것일까..
적어도 인간에겐 유토피아 아닌가?
새로운 생명체에겐 새로 탄생했기때문에 디스토피아가 아닌 짧은 생일텐데.. 짧아도 너무 짧고 상대적으로 지능이 너무 높다는게
그들이 직면한 큰 문제긴 하지만 조선시대까지 인간의 평균수명이 40~50년이라고 그 시대를 디스토피아로 보진 않으니
어떤관점에서 디스토피아라 하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약간은 감정선을 늘려서 끄는 경향이 있어서 80분도 안되는 짧은 연극치곤 가끔은 지루함마져 느껴질때도 있다.

그렇지만 극단의 배우분들 연기는 너무 훌륭하다. 서로 호흡도 좋고
검증된 과거 희곡이나 신선함 품품 풍기는 희곡을 올리면 시너지가 엄청날듯한 극단이 아닐수 없어 차기작이 기대된다.

출연 : 김서원, 정남주, 곽지유, 김도형, 김예연, 신요셉, 한유진, 오탕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4분12초-  (0) 2023.05.18
연극 -가석방-  (0) 2023.05.11
연주회 -일이관지-  (0) 2023.04.30
연극 -가스라이트..ing-  (0) 2023.04.23
창극 -흥보 마누라 이혼소송 사건-  (0) 2023.04.17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4. 23. 23:11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몸무게가 줄지 않는다.
그다지 많이 먹는것도 아니고 군것질은 아예 하지도 않는데 왜 이럴까..
늙어서는 에너지를 저장해야만 젊은이들과 비슷하게 살아갈수 있다는 조물주의 배려인가

어느순간부터 가스라이팅이란 단어가 많이 들려서 정신의학쪽에서 정의된 전문용어를
어떤 비판가가 써서 유행된건가?했다. 갑자기 너무 유행이 되기도 했고 수많은 곳에서 공공연하게 사용하니
정식 용어겠거니 했었는데 이 어원이 되는 연극을 오늘 보게 된것이다.

그리고 이 희곡이 나온지가 80년이나 된 1938년이라는 것과 가스라이팅이란 말은 죽은 말이 되었다가
도널드트럼프 대선시절 비판하기 위해 다시 사용되면서 유행되었다고 위키에 나온는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기득권층이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수많은 매체를 이용하는 오래된 방법이다.
각종 매체를 단속하고 모두 형사처벌해야하지만 단속해야 할 주체가 그 일부이니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각종 젠더갈등, 세대별 갈등, 지역갈등, 상호 불신등, 심지어 노조까지도 갈라치기한다. 이것도 세금받아쳐먹는놈들이)

이 단어의 어원이 이 연극인줄은 몰랐고 누군가 가스라이팅 당하는 현실 비판적 연극인줄 알고 예매하게 되었는데
현상이 비슷하기때문에 단어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면 다르게 생각할것은 없다.
시대와 배경이 좀 어색하지만 그것역시 문제 될만한것도 아니다.

이런류를 보면 항상 느끼게 되는것이 있는데, 사기를 치려면 남을 현혹시키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며 무엇에 약한지 어떻게 구술려야 하는지 등 모든 정보가 있어도 표현을 알맞게 하지 못하면 안되기때문이다.
거짓말 잘하는 아이들이 지능이 높다고 했던가? 다르게 생각하면 사람을 현혹시키는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최고 지능을 지닌 사람들로 생각될때가 많다.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기때문에 주의해야겠지만 부러운 능력이다.

전체 흐름은 단어가 깔고 있는 의미를 알고 있기때문에 스릴러같은 전개와는 다르게 전혀 그렇지 와닿지는 않는다는 것과
가끔 너무 큰 액션들때문에 놀라게 되는데 좁은 공간에서 미친듯한 큰 괴성으로 대사를 해야 하는것인지

시작부터 고저가 너무 극단적이라 보는동안 놀랄지 않으려고 긴장을 놓을수가 없어서
2시간의 공연이 지루하지 않지만 극장을 나올땐 제법 힘이 빠진 느낌이 드는데
극은 해피엔딩처럼 보이나 관객인 나는 결코 해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착잡하다고 해야 맞는거 같다.

배우들간의 호흡이나 연기는 너무 좋은데(무죽페스티벌의 특징이랄지.. 연극 품질이 너무 좋음)
템포가 어느부분은 너무 느리고 또 어느부분은 너무 함축적으로 지나가버린다.
첫장이라 해야할지 1막이라 해야 할지, 그 부분이 거의 연극의 절반을 먹는데 은근히 지루하다.
템포도 엄청 느리고 상황설명도 무언가 빠진듯 공허하다.

중후반에 나오는 수사관때문에 공백을 채워주긴 하는데 마지못해 채워넣는듯한 느낌으로 자연스럽질 않다.
내용 전개상 대충 그러할것이라는 예상은 하게되나 윗층에서 남편이 보석을 뒤질때 발소리는 들리는데
아랫층에서 수사관과 부인이 소리지르며 대화하는건 윗층에서는 안들리는것일까
그리고 무슨 집이 윗층 아랫층 사이가 수십분의 시간이나 필요한것인지..
(윗층에서 움직이는 발소리가 들린다면 한참 떨어진 곳도 아닌데)

전체적으로 배경에 대한 상황설명이 미흡해서 구성의 견고함이 깨져버린다.
원작이 그런것인지 유튜브에 1940년에 나온 영화를 볼수 있던데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고민될정도로
내용자체가 편하지 않고 소재자체도 흥미롭지 않아서일텐데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초점을 두고 대사전달에 모든 역량을 투입했으면 어땠을까싶다.

그리고 극장이 워낙 좁으니 왠만하면 환경에 맞춰서 소리지르는건 가급적 다른 표현방법을 찾아서
각 인물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출연 : 박상협, 전세기, 김달님, 변나라, 조은진, 류승주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4. 17. 00:31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서울 시청쪽 극장인 정동세실극장을 가는데 서울시립미술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을
가지 않는것도 참 오랜만이다. 오래도록 매주 구입했던 복권도 까먹어 구입못한걸 봐서는
요 며칠간은 정신줄을 놓고 있는거 같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해야겠지만 한편으론 찝찝

창극? 음악극(뮤지컬, 오페라류같이 벨칸토 창법으로 하는 류)들중 판소리로 하는것이라서
한국사람들의 접근성 만큼은 좋겠다란 막연한 생각을 했지만 이건 나중에 말해보도록 하고
일단 흥보가는 몰라도 흥보이야기를 모르는 한국사람은 극히 드믈기때문에 내용측면에서도 그렇고
현대에 맞게 살을 붙여서 이해하기 쉽고 편하게 관람이 가능하다는 큰 잇점이 있다.

전통이란게 문헌으로만 넘어오는게 아니라 생활 곳곳에 섞여 자신도 모르게 습득 되는 수많은 것들이니
제비다리 고쳐서 박씨 물고와 은혜를 갚고 대충 형동생 사이좋게 지냈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쯤은
아이때부터 봐왔던 것들로 사회문화 전반적으로 깊숙히 자리잡고 있으니 어떻게 각색을 해도 문제되지 않지만
너무 흔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놓냐에 따라서 익숙함에서 오는 지독한 지루함이 올 수도 있다.

이 연극은 이것을 적당히 풀어내는거 같긴 하다.
다른 판소리의 대목을 따와 알맞게 각색도하고..(십장가 대목은 춘향가의 슬픈 상황이 떠올라서 더 슬프다.)
제비 노정기도 멋지게 잘 표현한다. 하지만 무슨 소린지는 그들과 전공자들만 알겠지..

그런데 흥보 마누라의 이름이 '강옥진'이라고 나온다!? 이게 무슨 말이지
물론 흥보는 이름인데 마누라는 이름이 없이 등장한다. 놀부 역시 놀부 마누라라고 나올뿐이다.
흥보가에서 흥보마누라의 비중이 크지 않고 주된 내용은 형제간의 문제라서 자식들도 이름없이 나온다.
놀부 마누라 역시 주걱으로 뺨을 때리는 충격적인 역할이 있지만 역시 이름이 없다.

엄밀히 따져서 흥보가 전체에서 놀부와 흥보 말고는 이름이 없다. 누구 씨 또는 직책 정도일뿐

그런데 이 극에서는 마누라의 비중이 대단히 높기때문인지 이름을 공개하고 만다. 이때부터 무엇인가 트러지는데
후반부 모든 판결이 된 이후 약간의 시간동안 이름도 없이 살아온 서러움을 표출하며 이름을 계속 말하지만
이전까지의 모든 감동이 일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모든것이 퇴색되버려 잊혀지는 느낌이다.

요즘 한창 말 많은 '흑인 인어공주' 같이 불필요한것을 우겨넣은 느낌으로 모든 흥을 깨버린다.
차라리 이러한 서러움을 넣고 싶었다면 처음 재판장에게 '나의 이름은 흥보 마누라가 아니라 강옥진이니 강옥진으로 불러달라'라고
선포하고 그로인한 모든 부당한 대우를 현대적 시각으로 녹여내어 흥보를 압박하던가..
모든 판결과 결말이 다 끝나고 숨을 고르려는 찰라에 갑자기 "나의 이름은 강옥진~~~!"이러면 응??????

여건 신장운동 연극을 보러온건 아닌데

이걸로 10분정도를 지리하게 이어간다. 이전까지 강옥진(흥보 마누라)씨가 주장한 것들은 어느정도 수용가능하고
자식이 수십명이라거나 외도해서 낳은 자식이라거나 제비는 강옥진씨의 은혜를 갚기위함이었다거나 등의 것들은
연극에서 허용되는 왜곡 또는 각색 정도로 감안하고 충분히 수용하며 즐길수 있지만
모든 흥보가의 내용을 버리고 여권운동만을 남겨두면 연극 제목 자체가 '흥보 마누라 이혼소송 사건'이라고 붙이면 안되고
'강옥진의 여권 신장 운동' 이라 해야 된다.
이건 본질 자체가 뒤집어지는 것으로 애초에 흥보가에 붙여서는 안되는 내용으로 사회 풍자, 저항, 항의, 투쟁을 하고자 하면
독립된 내용으로 흥보가는 일부분만 차(인)용하는 수준으로 전개되어야 하지만 소설인 흥보가를 붙여봐야 아무런 설득력을 지니지
못할테니 이마져도 쉽사리 붙이기 어려워 진다. 그런데 이 연극은 모든 흐름을 무시하고 이 대목을 과감하게 붙여버렸다.

여성의 이름대신 성만 말한다거나 모아무개의 마누라 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도 맞지 않는 이런 황당한
상황을 붙인것은 흥보가 등 모든 판소리의 등장인물에 이름을 붙이겠다는 의지일까

너무 어이없는 끝부분때문에 멍해진 지저분한 느낌은 지금까지도 지워지질 않는다.

그리고 모든 배우들이 젊은 분들이라 발음이 확실히 좋지만 사용하는 문장들, 특히 창의 문장들은
현대어가 아닌것들도 있기때문에 알아듣기 어렵지만 역시나 자막이 없다.
고증한다고 뒤쪽 벽에 대사를 표기해주며 그것을 창으로 선보이니
가사를 모두 보고 들을수 있어서 한결 좋지만 그 외 것들은 전혀 자막이 없다.

판소리 처럼 소리꾼이 임의로 붙이고 빼는것도 아닌데 자막좀 넣어주면 안되는 것일까
기왕이면 외국사람들을 위해서 외국어도 좀 넣어주면 더 좋겠지만 이러한 배려는 없다.

그리고 옆에서 악기로 극에 필요한 음악을 실제로 연주하기때문에 극과 음악의 합이 좋긴 한데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배우들의 대사 전달에 상당히 방해가 된다.
연극을 보러 왔는데 음악소리때문에 대사가 잘 안들리면 문제가 아니겠나.
(모든 내용을 다 외우고 있는 사람들이 모니터링 하면 이런 밸런스 문제가 발생함)

작자 미상인 흥보가에서 마누라 이름이 없어서 마누라가 서럽다고는 할 수 있는데
강옥진이란 이름은 실제 근거가 있는 이름인지, 도데체 어디서 나온 이름인지..
대충 지어낸 이름이면 오히려 전통문화를 죽이는 개짓일텐데(찾아봐도 마땅히 나오는 곳도 없고)
아무튼 이부분은 내용 전체에 녹여내는 것으로 재조정되기를 기대하며 다시 볼수 있길 바라본다.

이런 극은 혼자보는것보단 여럿이 모여 보면 좋을텐데
다음에 또 하면 식구들이나 친구들을 좀 모아볼까 ^_^

출연 : 김율희, 한진수, 전태원, 이재현, 김보람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4. 12. 22:16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안똔체홉 작품은 이 극장에서 저렴하고 안락하게 항상 관람할 수 있다.
이렇게 한 작자의 이름을 걸고 그 사람의 희곡을 주로 공연한다는건 관객입장에선
한 작가의 작품을 계속 보고 싶을때 큰 위력을 발휘한다.
물론 이 극장에서 한 사람의 작품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에도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관객석 앞 무대가 하얀막으로 닫혀있다.
협소한 무대를 보여주기 창피했던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앉아있으면 답답한 기분이 들어
눈을 감고 있어야만 했다. 그런데 내 다리가 짧아진걸까 의자가 무척 높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크고 쿠션좋은 의자지만 자세가 무척 불편했다. 전에는 안그랬던거 같은데 뭐가 바뀐걸까
여전이 안깨끗해보이는 폭신한 의자 

영화 '시라노 연예 조작단'인가?가 떠오른다. 그 영화도 제목은 이 작품에서 따왔다고 하고
대충 일부분 비슷한 내용 스럽기도 하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런 내용의 연극 영화는 널려있다. 고백할 수 없어서 죽쒀서 남주는 그런 내용

그런데 17세기 여자들의 위상은 형편없었을텐데.. 백작(드기슈)이 그렇게 예의바를수 있을까?
(과거 서양의 여자 위상은 대부분이 일종의 소유물로 취급받았었기때문에 20세기초 서양에서 여권신장운동이 퍼진건데)

힘과 돈이 있는 백작이라면 강제라도 취하려 했을텐데..

아무튼 시라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심각한 열등감이 있다고 나오지만 왜 그런지는 알 수 없다.
코 얘기를 한다고 칼부터 꺼내는건 시정잡배 아닌가? 흐름은 그러하지만 원작을 읽어보진 않아서
시라노의 내면을 깊게 볼수는 없다. 유쾌하게 표현하지만 조금 깊게 생각하면 정신병적 증상들이 많이 보인다.

17세기 프랑스는 그래도 됬던것인지
작가 에드몽의 강한 열등감이 작품으로 표출된거겠지만 이러한 전개는 수많은 영화에서도 봤기때문에
식상한다. 1897년에 나온 희곡이니 식상하지 않은게 이상한거지만 아무튼 신선하거나 세련됨이 보이진 않는다.

연극 전체의 분위기는 영화 아마데우스와 무척 비슷하다. (뮤지컬 아마데우스를 본적은 없음)
발성이나 표현등 많은 것들이 이 영화와 매우 흡사하고 아마데우스라는 뮤지컬도 이 극장에서 같이 공연하며
배우들이 일부 겹치기도 했기때문에 비슷하게 맞춰진건지 모르지만 아무튼 영화가 겹친다는건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다.

영화가 워낙 뛰어나게 사기 치기도 했고, 너무 재미있다보니 다른 것에서 이렇게 잘 만들어진 것의 냄새가 풍긴다는건
아류작같은 기분이 나기때문인데 영화 시라노도 시대별로 찾아놨으니 봐보면 어느것이 원조인지 알수 있을거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1984년작이고 내가 찾은 시라노는 1950년작, 1990년작, 2021년작이니..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협소한 극장을 커버하더라도
너무 작은 무대는 분주하게 움직일수록 소극장의 답답함이 보이는건 어쩔수 없으니
좀더 큰 무대에서(너무 크면 배우들이 잘 안보이니 대학로에 있는 것들중 좀 큰 곳)
무대장치도 좀 더 잘 만들어진곳에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전체적으로 밝고 이상하고 납득안되고(시대적 배경같은?) 특이하지만
무척 재미있고 신나고 슬픈 2시간30분(쉬는시간포함)이 짧게 느껴지지 않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출연 : 조환, 염인섭, 조경미, 조희제, 신우혁, 김미리내, 최성우, 박준홍, 최장천 외 많음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