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3. 10. 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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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드디어 시작되었지만 이날 하루는 가을 하늘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게
뜨겁고 몸이 끈적인다. 하지만 고궁도 들르고 미술관도 들르고 명절연휴는 이렇게
사람들을 보며 보내는 거지

엔트로피란 무질서한 에너지가 질서를 찾아간다고 보면 될텐데-그런가?-
이 연극의 제목만큼이나 비슷한 성향을 보이지만 그 흐름과 결말은 매우 동물적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리를 알려주는 인도자(과거의 성인들같은)가 나와도 집단의 관성은
깨지지 않고 더욱더 견고해지는 모순된 동물의 사회를 보여준다.

70분 공연이라 짧은만큼 강렬하고 자극적인 것들로 채워져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이후가
지극히 지루해진다. 결말도 뻔해지고 진행도 반복되고 단조롭기때문일까.

어찌됬던 짧기때문에 지루함이 길지 않아서 끝무렵 하품 두어번 하면 공연은 끝난다.

요즘은 이렇게 짧은 극들이 많은데 시대흐름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게 설득력 있어보이진 않는다.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익숙한 세대는 몇시간짜리 영화등은 보기 힘들어 한다던데
천만영화가 없는것도 아니고 2~3시간짜리 뮤지컬이나 유명배우가 나오는 연극은 계속 매진되는걸 보면 지금 세대가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 이런식으로 짧아지는 연극의 유행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연극같은경우
좀더 심층적으로 집요하게 집단의 성질을 파해쳤다면 훨씬 기억에 남았을텐데 요약본을 본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어차피 관객이 넘쳐나는 인기극이 아니라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것을 마음껏 표출해내도 될텐데
물론 지루하면 나같은 사람은 지루했다고 뭐라 했겠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구는것도 아니고
평생 만들어봐야 몇작품이나 만들수 있다고, 기회가 주어졌을때 하고싶은거 다 넣는거지.

난 한국 연극이 도전적이었으면 좋겠다. 미친놈 소리 들을정도의 미친 연극들
('관객모독'같은것도 좋지만 관객에게 물 뿌리는 건 좀. 예전에 정통으로 물벼락을 맞은적 있어서 ^_^;;)

아무튼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이다.
집에와서 우연히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는데
연극이나 영화나 모두 '에휴~ 나도 다르지 않는데' 라며 깊은 한숨만이 나오게 한다.

가끔씩 자신의 족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때 이런 공연 한편도 괜찮을것 같다.

출연 : 이윤상, 김산, 주인서, 한필수, 이혜진, 안호주, 한동현,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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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0. 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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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좋고 술 마시기 좋고 하늘 보기 좋은 계절
물론 연극 보기에도 좋지만 실내 공연은 더울땐 시원해서, 추울땐 따뜻하기때문에 더 좋은거 같다.
날 좋아서 시립미술관 잠시 들렀다가 산보로 적당한 위치인 광화문 네거리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으로 직행

대형 공연장은 시설 좋고 주변 좋지만 공연 가격이 비싸다.
각 지자체별로 작고 시설 좋은 공연장들을 많이 만들어 돈 없는 배우들에게 저렴하게 대관하고
주머니사정 안좋은 요즘같은 시기에 저렴하게 관람할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물적 자원이 부족할땐 이런 문화자원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언제까지 거대자본이 필요한
아이돌이나 대형영화 산업에만 신경쓰고 있을지

카르멘은 기본적으로 오페라다. 아름다운 오케스트라기반의 노래들
가수가 성악가(카르멘은 메조소프라노)들이니 이들의 노래에서 나오는 연기는 일품중 일품

다만 오페라의 단점이라면 노래에 너무 치중되어 표현연기에선 다소 어색하다고 할지
일반 연극은 반대로 연기는 최상이지만 섞여있는 노래는 섭섭할 경우가 많다.
뮤지컬(음악극)은 그냥 이도 저도 아닌거 같지만 일부에선 가슴 아리는 감동이 있다.

이 아름다운 음악들을 모두 죽여버린 연극 카르멘

카르멘같이 팜므파탈 혹은 옴므파탈 같은 소설은 흔하디 흔하다
인간들 사이에서 퍼지는 야사들 대부분이 남녀 애정에 관한 이야기들
약간 자극적으로 만들면 소설이 되는거고 아니면 사라지는거고

음악과 노래를 붙이면 오페라가 되고 뮤지컬이 되고 연극도 된다.

프로스페르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연극으로 만들었다곤 하지만 카르멘 하면 떠오르는건 역시 오페라다.
소설이나 연극이 아닌 웅장한 오케스트라위의 수많은 성악가들이 떼로 불러대는 바로 그 오페라

그런데 이 연극은 오페라의 선율은 대부분 무시되고 순수하게 연극화 한거 같다.
무대 크기에 비하여 빈약하게 설치된 시설들(시설이랄게 없이 공연할거면 더 작은 극장에서 하지)
탭댄스나 플라멩코가 많이 나오나 싶지만 생각보다 그것도 별로 많지 않고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않다. 심지어 리듬에 비하여 흥이 크게 생기지도 않는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카르멘이 매혹적이 않다는 것이다. 정렬적이지도 않다.
음악이 있지도 않고 섹시한 춤도 없다. 무엇때문에 이끌리는 걸까?
오히려 주변에 있는 여자들이 훨씬 섹시하고 아름답게 춤을 춘다.

극 제목이 주인공 이름이고 이성적으로 강력한 이끌림이 있어야 한다면 그것을 아무튼 보여 줘야 할텐데
많은게 부족하다. 그리고 발음(딕션)도 엉키고 발성도 이상하고
영화 말아톤의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고 말하는 그런 이상한 발성은 어디서 나온걸까
초반엔 순간 한숨이 나올정도였으나 중반부터는 좀 사라지는듯 보이지만
연극 '톨스토이 참회록, 안나 카레니나와의 대화'같이 격조 높은 표현은 찾아볼수가 없다.

초반에는 대학교 졸업작품전을 내가 잘못 알고 예매한것인가?란 착각마져 들 정도였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불필요하게 시설 좋은곳에서 하는 연극 같다. 그리고 110분 공연도 아니던데
뭘 그리도 화장실 미리 다녀오라고 떠드는지. 얼핏 보면 95분정도에 끝나던데

다 끝나고 속으로 '엄청 빨리 끝날걸 보면 잘 만들어진건가'라고 생각하고 커튼콜 다 끝난 후
극장 밖을 나와 좀 걸으며 시계를 보니 그제서야 100분(4시40분)이 넘어서고 있었다.

결국은 잘만들어져서 빨리 시간이 간게 아니고 그냥 길지 않은 극이었다.
20분차이로 뭘 그러냐 할 수 있지만 대략 90분정도인 극들은 못 만들어도 왠만하면 버틸만 하지만
두시간 가까이 100분이상 되는 극들은 못 만들면 어느 순간 스테미너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빨리 밖을 나가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이 연극은 자신들도 그 시간을 알았는지
오페라는 2시간 30분에서 3시간까지 되는것을 절반으로 줄여버린것이다.

집시의 삶도 마땅이 보여주는게 없고 카르멘이나 돈 호세도 디테일하게 묘사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카엘라가 이 극의 주인공처럼 극적인 히로인으로 묘사된다.

팜므파탈,옴므파탈 같은 특정 인물은 이유가 어떻든 대상의 목덜미를 부여잡는 카리스마를
표출해야 하는게 아닐까. 이런 올가미속에서 돈 호세같은 호구가 허부적거리며 침몰하는거고

소설을 읽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낭송하듯 읊조리는 대사(독백)가 많다.
오페라 노래 대사를 시처럼 읊조리게 연출한건가 그런데 그 대사를 왜 그렇게 못 읽지?
조금은 사랑스럽게 조금은 더 간절하게 좀 애원하듯 독백하면 안되나?
말로 하기 어려우면 차라리 멜로디를 섞어서 노래를 하던가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같은 발성을 연출이 원했던건지 도무지 안되서 이정도에서 퉁!친건지

음향시설 좋고, 음악 좋고, 무대 좋고, 관객석 좋은 연극이었다.

출연 : 김병희, 서지우, 최나라, 강신구, 장재호, 김신기, 최진영, 이정훈, 강득종, 성동한,
       조용의, 박혜정, 노유라, 김동지, 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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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0. 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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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어져가는 가을
한낮 태양은 어느계절을 막론하고 강렬하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근래에 들어 다시 번아웃, 과로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정부 수장이 바뀐뒤로
주 32시간에서 36시간 채용공고는 눈에띄게 사라지고 길거리 시위는 날이 갈수록 거세진다.
하지만 친일매국노 세력의 힘을 얻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아니 정부 자체가 친일매국노들인가?
눈떠보니 선진국이라는게 작년 초였는데 눈떠보니 일본.미국 식민지가 되어버린걸 보면 한국의 뿌리가 얼마나 나약한지 세삼 느끼게 된다.

아무튼 그러한 주제겠거니 싶어 보게되었는데 의외로 만석이다.
사회비판적인 연극은 생각보다 인기가 없는데 이날은 지인들을 초대하는 날인가싶었다.
(일요일 예매는 제법 자리가 많이 남아있었음)

아무튼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은 사무실을 표현한 무대
낯익은듯한 상사들과 직원들
특히 대표라는 사람의 그 넉살은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다 비슷한거 같다.

다만 비품을 훔쳐간다거나 하는건 솔직히 본적없어서 모르겠다.
볼팬같은거 쓰다가 실수로 필통에 넣은게 딸려온적은 있지만 인위적으로 가져간다?
커피나 복사지도? 버려지는 이면지는 집에서 연습장으로 쓰려고 가져온적은 있는데
프리랜서도 중간에 계약파기 했다고 비품을 가져간다? 이건 범죄 아닌가

글쎄 이런 불필요한 과장은 우울한 현실을 잠시 웃음으로 넘기자는 작가의 의도였을까 연출의 의도였을까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충분히 잘 먹히는거 같다.

하지만 나는 보는 내내 대부분을 웃을수 없었다.
대표나 임원의 태도도, 사원들의 불만도 모두 내가 겪어왔던 일들이고 겪고 있는 불합리한 것들이기때문에
연극 속 저들의 행태가 곧 나라는 착각에 빠져들어 웃기보단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슬픔을 유도하는 연극이었다면 눈물이 흘렀을지도 모른다)

어떤 배우의 수많은 손(천수)가 대표에게 법규(?)를 날리는 걸 보면 나도 저랬으면이란 간절함마져도 생긴다.

그리고 또하나의 주제가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도 꼬집는다.

이곳에 종속되어 헛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소비자들과 중개업체(플랫폼사업자)
그 속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
한국의 프리랜서들의 가장 큰 고통은 고용된 노동자로서의 법적 보호를 받아야 마땅함에도
업체와 업체간의 거래로 생각하는 현행법에 문제가 크다. 이것때문에 프리랜서들은 모든 법정 분쟁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법으로 근본적인 부분이 바껴야 함에도 아직까지 바뀌지 않고 있는것은 이들이 힘을 합치기 어려운 문제때문일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뭉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로 보인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더욱더 생겨날테고 이들은 노동자들에게
어떡게든 빨대를 꼿으로 할것이기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사건들로 터진 후에나 조금 바뀌는
시늉만 할뿐 법적으로 바뀌지 않아서 항상 반복되고 힘없는 노동자들은 고통받는다.

젊은 세대에게 직면한 일들이니 모든 젊은 세대들이 나왔으면 하지만 왜인지 이들은 의외로 잘 안나온다.
아르바이트, 경력을 쌓기위해 낮은 대우와 부당한 대우에 직면한 세대임에도 이들이 거리로 나오질 못한다.
눈 떴으면 좋겠다. 여가부 폐지한다고 해서 표를 줬는데 폐지 안한다면 당연히 거리로 나와서 공약을 지키라고 항의해야 한다.
업주가 횡포를 부린다면 법을 바꿔달라고 거리로 나와서 입법부에 항의해야 한다.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와서 직접 바꿔야 한다. 이건 투표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대의민주주의는 예전같이 정보통신이 빈약했을때나 있던것이니 직접민주주의로 가는 그 발판을 우리 젊은 세대가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온것이다.

이 연극은 한국의 노동자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학스럽고 날카롭게 꼬집는다.

나 역시 앞으로 20년은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처지라서 관망할수 없지만
요즘 병원도 다니고해서 회사를 관두기 적절한 시기기때문에 지금 다니는 회사조직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졌지만
그런만큼 다른 부담도 생겼기때문에 '인간의 스트레스는 항상 연이을수밖에 없나'란 상념에 자주 빠지곤 한다.

실랄하게 사회를 비판하지만 많은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것은 아직 이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수도
있기때문에 아직은 희망의 끈을 놓을필요까지는 없어보인다. 희망이 현실이 되기위해서는 사람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할테고
그 주축은 젊은 세대가, 뒤에서 물신양면으로 지원은 기성세대가 하며 조금은 더 괜찮은 한국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도 생겨난다.

그런데 묘한 마무리는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그 끝은 얼마전에 본 '꽃신 신고 훨훨'이란 상여소리 관련된 공연이 스친다.
인간이란 유기체는, 지구상의 모든 유기물은 왜 생겨난것일까.
부폐, 분해되기 쉬워서 백년이면 흔적 마져 사라지는 없다시피한 존재인데 무엇때문에 무기물들 사이에서 튀어나온거걸까

너무 짧게 생겼다가 사라져서 관측이 안되는 암흑물질이 바로 순간의 열정으로 사라져가는 인간이 아닐까

너무 슬퍼서 웃을수 없고, 10년이 지나도 웃을수 없을거 같은 훌륭한 연극이었다.

출연 : 강혜련, 김수아, 김선호, 박세정, 양나영, 임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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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9. 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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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예쁜 계절이 오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해서 이런점은 좋고 안좋은것은 사람이 조급해진다는 것이겠지.
올 겨울은 어떠려나.. 내년 봄엔 어디로 이사를 해야 할까

오늘 하루는 저 넓은 하늘을 만끽해본다.

미술관은 날짜를 잘못 봐서 실패, 혜화동까지 걷다가 커피숍에서 책 몇장읽으니 연극시간이 다되어
터벅 터벅 극장 관객석에 앉는다. 지정석이었기때문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정해진 자리에 앉으면 된다.

그런데 만석이다. 이렇게 관객이 많을만한 연극인지는 모르겠지만
근래에 한시간 남짓되는 짧은 연극들 천지에서 사람들의 이벤트용으로 어느정도 괜찮아보인다.
지난주같이 너무 이상하지도 않고 주제도 누구나 생각봄직하기때문에 어려움도 없다.

연극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수 있는 좋은 연극인데 다르게 보면 그 만큼 식상함이 있다는 의미일수 있다.

전쟁을 알리기 위한 사진작가와 글작가(총칭 종군기자라 하나?), 출판사 뭐 기본적인 설정은 그러하다.

예전에도 논쟁이 한창이었던 기아에 숨이 멎으려는 아이와 그 옆에서 기다리는 독수리
그 장면을 찍는 사진 작가. 하지만 이 작가는 결국 자살하고 만다.

가끔은 나도 모순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곤 한다. 이러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참혹한 사진들을 있는 그대로 찍어 배포하는 어떤 사명감과 인간의 감정으론 구출을 먼저했어야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어느쪽이던 인류애가 없다면 할 수 없는 일들로 나같으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자리를 피했겠지.

이 연극은 이러한 상황도 표출하지만 왜 이들은 전쟁터로 카메라를 지고 떠날수 밖에 없는것인지
숙명같은 주제를 말하고 있다. 해야 되는일, 나 말고도 할 사람들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일
이것으로 일반적인 생활을 꿈꾸는 이들과의 묘한 갈등과 대립 그리고 연결될 수 없는 각자가 추구하는 삶들 속의 오해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극한 상황이 아닌 일상이라도 흔하게 발생한다.
꼭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어떤 사명감이 아니라 나의 단순한 삶 속에서도 상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나만의 지켜야 할 무엇이 있다.
이것들은 수많은 갈등을 유발시킨다. 그렇더라도 나는 그 길을 갈수밖에 없다. 아니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길을 떠날수밖에 없다.

아마도 어쩌면 모든것을 포기할 수 있는것은 자식이 유일할수 있을것이다. 자신의 삶을 이어갈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라서
잠시 자신의 길을 멈출수 있는 것일거다. 언제가 나의 자식이 내가 가던 길을 가고 있을테니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자식이 없다면 더욱더 그럴 수 있다. 세라가 결혼 하자마자 잘못된 판단이란 사실을 깨닫고
바로 종군기자생활로 돌아갈수 밖에 없었던 자신만의 숙명을 따라가듯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삶의 의지가 있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그 길을 가도록 스스로에게 의무감을 부여하고 지키기 위해 뇌에 각인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이럼에도 인간세상의 많은것이 발전할 수 있었던것은 놀라지 않을수 없다.

내용이나 전개는 생각보다 식상하지만 늘 생각하던 주제였기 때문에 무언가 반가움이 있는 연극이었다.
두시간 남짓 되고 식상한 주제라도 지루함 없이 끝까지 집중이 잘 된것은 훌륭한 배우들과 연출의 노고에서 비롯된 것일거다.
자리가 좀 불편하지만 소극장의 종특일수 있지만 연우소극장은 관객석이 사각형생김세에 두면을 관객석으로 사용하기때문에
아무래도 일반적으로 정면에 배우가 있는 구조보단 불편함이 있었다.

아무튼 연극을 볼때 연극을 보고 있다는 기분좋은 느낌을 받게하는 좋은 연극이다.

그런데 다른면 관객석은 엄청 촘촘히 관객을 앉혔던데 초대권석인가? 좀 심하게 붙여놨던데..

출연 : 정윤경, 이승헌, 이종무, 김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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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3. 9. 1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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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극을 보는거 같지만 두달도 되지 않았다.
이번 두달은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겪었고 앞으로도 좀더 남았지만
그럼에도 연극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연극 보는걸 좋아기때문이고 휴일인 지금 즐길만한게
미술관 아니면 연극정도밖에 없기때문이다. 무엇인가 새로운것을 해보려 계획해보지만
아직 새로 무언가 한다는것은 조심스럽다.

아르코 극장은 전체적으로 좋은 극장인데 왜 이렇게 연출을 한것인가.
방향이 없다. 아니 없는것처럼 꾸며졌다.
엄밀히 따지면 3방향의 시점이 존재하지만 어느쪽도 별볼일 없이 벽을 보고 있는듯한 구성이다.
답답하다.

그리고 자막은 극장 가장 높은 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걸 설치한 놈은 관객의 목은 아랑곳 하지 않았던것일까)

기본적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무시한 자기들의 자위하는 연극처럼 느껴진다.

관객을 바로 옆에 두고 목청이 쉬도록 소리를 지른다.
그것도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이곳 저곳에서 질러댄다.
하지만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경우는 극히 드믈다. 왜냐면 나는 총 3면의 시야중 한곳을 바라보고
무대는 총 4곳이었기때문에 배우들이 시야에 들어오는 확률은 25%에 불과했기때문이다.

입체감따위는 개나 줘버린 어지러운 구성이다.
배우들을 좀 보려고 몸을 돌리면 다른 관객이 있어서 민망하기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다.
어쩌면 연출은 관객이 귀로 듣기만을 바랬을지 모르겠다. 이럴거면 차라리 낭독극을 하던가.

수어는 수화를 말하는거겠지? 그런데 연극도중에 한번도 못봤는데 누가 했다는 걸까.. 누군가 했겠지
누구에게 했을까.. 왜 했을까..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지른것이 청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였을까

상황이 이렇게 난잡하다보니 집중이 전혀 안된다. 내용 자체도 그다지 깊지 않은데 산만하기까지 해서
졸음이 밀려온다. 배우들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대도 졸음이 밀려온다.
하지만 졸진 않았다. 조는 사람들을 봤을뿐이다.

왜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의 목소리를 낭비하도록 구성되었을까
끝무렵에는 목에 무리가 왔는지 힘이 풀리는 소리마져 들려온다.
(배우들은 목소리 관리도 잘하고 아껴야 하는데 이렇게 낭비하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아무튼 무슨 내용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중간까지는 죽은 개를 찾기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애썼던거 같은데
나중엔 개가 주인을 생각하는거 같기도 하고

솔직하게 말하면 전혀 관심 가지 않는 대화들의 연속일뿐이었다.

그런데 퀴어는 뭔소릴까? 극중 누군가 LGBT중 한가지였나?

좋은 극장에 훌륭한 배우들이던데 안타깝다. 어쩌면 이해 못한 내가 안타까운것일지도..

그런데 우낀것은 110분이란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는 것
초반 설명하는데만 20~30분을 사용했으니 그럴지도..

한국 작품인데 왜 다들 외국 이름들이지? 한국 작품이면 한국이름 쓰면 안되는건가
모두 외국 이름이라 원작이 외국것인가해서 찾아볼까했더니 한국거였나보다.
2017년 초연때는 80분 작품? 늘어난 시간을 초반 설명으로 다 사용한건가
그만큼 관객들이 혼란스러웠다는것일지도 모르겠다.

연극 보는것 자체가 취미인 사람들이야 가끔은 이런 독특한것을 보는 맛도 괜찮은데
큰맘먹고 연극이란 장르는 즐겨보려고 온 사람들에겐? 글쎄 어떤 인식을 심어줄지....

그나저나 문화릴레이 할인을 해주길래 기존에 봤던 해당 티켓을 들고 갔더니 도장을 찍어준다.(관련 티켓은 적지않은편)
고작 20% 할인 해주면서 엿같은 생색을 내다니(고등학생도 아닌 대학생들은 40%나 할인해주는데)
같은거로 여러번 할인혜택을 받은 사람이 있었을까. 그러면 좀 안되나.. 4만원씩이나 하는거 고작 8천원 할인해주는건데
남들이 보면 한 50%는 할인해주는줄 알것네 에휴.

출연 : 최승미, 최순진, 조경란, 전박찬, 이리, 박수진, 박경구,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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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3. 8. 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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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7월이다. 올 초가 엊그제같은데 이제는 여름휴가와 연말을 바라보는 시기라니
장마가 한창이지만 잠시 뜨겁고 습하다 그래서 선풍기 틀고 잤더니 비염이 생겨 훌쩍인다.
나는 왜 선풍기 바람따위에 비염걱정을 해야 하는걸까

위시 리스트, 받거나 사고 싶은것들. 각종 행사때 서로 주고 받는 선물같은 류라는데
어느때부턴가 선물보단 행동, 바람 같은것으로 바뀐거 같다.
연극에서는 먹고 싶은것, 사고 싶은것들을 적는다. 하지만 제목과는 다르게 그 비중이 높지 않다.
그리고 큰 의미도 갖지 않아 보인다. 원작도 그런것인지 감독이 각색한건지 모르지만
희곡을 다 쓰고 제목을 그냥 적은것 마냥 스쳐지나갈뿐이다.

강박장애가 있는 오빠(딘)와 돌봐주는 여동생(탐신)
탐신은 아직 미성년자 같고 오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같아보이지만 구체적으로 명시되진 않는다.
하지만 희곡 자체가 청소년들 복지의 사각지대를 표현한다고 하니 저들중 적어도 탐신은 미성년자로 보인다.

영국은 장애자 복지가 좋을까. 한국에서 장애자가 일을 안하고 먹고 사는것은 궁핍한 생활 그 자체일텐데
'코스코스'라는 이상한 죽같은걸 먹는것을 보면 아마도 이곳의 복지 역시 별반 달라보이진 않았다.

나보다 형편이 훨씬 안좋아보이는 저 남매를 보며 내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것에대한
동질감을 느낄수밖에 없었다. 저들이 적고 있는 위시리스트 역시 내게도 존재한다.
나 또한 하루 일정시간만큼은 반드시 일을 해야 하고 이것을 못할경우 사회복지가 좋은것은 아니기때문에
다른 생존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저들은 노동력 상실로 복지 혜택을 받았지만 그것이 좌절되자 탐신이 곧바로 일자리를 구한다.
그로 인하여 오빠는 홀로남게 되니 강박장애로 더욱더 괴로워 한다.
악순환의 연속으로 한 가족의 삶은 무너지는것이 혹은 이미 무너진 가정으로 묘사된다.
대학은 꿈도 못 꾸고 일자리는 제로아워(일한 시간만큼만 주고 안정된 자리도 아님)계약으로 하루 하루 연연하게 된다.
(제로아워라고 표현하지 않지만 찾아보면 그렇게 나온다. 요즘도 그럴지 모르지만 얼마전까지 한국의 중노동 시장에서
아침마다 "누구누구 몇명" 승합차에 몇명 태워가는 일회용 일자리와 비슷한 시스템인거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제법 오래된건데 '제로아워'라는 말은 생소한것을 보면 국가간 시스템을 일반적으론 얼마나 모르고 사는것인지)

아무튼 그렇게 고단한 일상속에서 이들의 삶은 삶이 아닌게 된다. 어차피 회사라는 조직에서 한 인간은 기계 부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취급을 받는데
이 가족의 삶은 짧막한 휴식조차 용납안되는 쳇바퀴속에서 고통받는 시간을 지낸다.

더욱더 비극적인것은 중간 중간에 약간의 사건 아닌 사건들이 발생하지만 그 무엇도 이들의 삶을 바꿔놓을수 없다는 것이고
저들의 세계는, 우리의 세계는 아무런 일 없듯 그대로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수십년전, 수백년 전에는 상상조차 안될 정도로 엉망이었을까란 생각을 해보면 그것도 그렇지 않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이 표현하고 실행할수 있는 그 상태, 진화되지 않는,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는 그대로를 계속 반복할뿐이다.

탐신의 미래가 나의 미래고 우리의 미래일수 있기때문에 이 희곡은 많은 상상을 자아내도록하는 멋지고 훌륭한 극이지만
암울하고 눅눅한 미래만이 상상되어 뒷맛이 산뜻하지 않은 섭섭함만이 남는다.
어차피 밝은 미래가 오기 쉽지 않다면, 극 속에서만큼은 해피엔딩으로 끝내주면 안되는 거였을까..

쥐구멍에 볕 들면 쥐들은 다른 구멍으로 이사가야겠지만 그렇더라도 볕 드는 상상 한번쯤은 해도 되는거 아닐까

출연 : 이정현, 송현섭, 차준규, 지남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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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6. 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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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시작이라 습기와 온도가 엄청나다.
이렇게 올 여름은 한 중간으로 접어든것일까.. 여름엔 뭉게구름을 볼수 있는 계절인데
언제부터 뭉게구름을 보기 어려워졌다. 왜일까. 기후가 바뀐걸까

산조. 느리게 시작해서 피날레는 빠른 템포로 끝을 맽는다고 한다.
긴장, 의식, 감정의 흐름같다고 할까..
폭풍전야라고 해야 할지
3막12장으로 구성되어있다고 하지만 신경써서 구분하려하면 구분되겠지만
의식의 흐름을 무우 자르듯 자를수 있겠는가. 유야무야 물 흐르듯 전향된다.

특별히 이해된다거나 의미가 보인다거나 하진 않지만
순수한 감각만을 추구하는 듯 뛰어난 시청각을 자극해준다. 그렇다고 눈을 감는 오류는 범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전통 무용이라 할 수 있을까.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것들이 융합되었더라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면 현대무용이지.. 물론 현대의 감각 표현이 현대인들에겐 더욱더 이해도를 높이는데는 큰 역활을 하겠지만
이건 또 다른것으로 추상예술처럼 공연예술 특히 현대 무용은 난해하고 이해가 안된다.
차라리 오래전의 무용들이 훨씬 직관적으로 특징을 명료하게 뽑아내어 추상예술의 극을 보여준다고 할수 있다.
(현대 예술을 추상보단 개념예술이라고도 하던데 개풀뜯어먹는 소리같다.)

언제부턴가 느껴지는 한국 무용의 극단적으로 절재된 움직을 보여주는 1막 '중용(中庸)’
물론 모르겠다.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중용'인지도 모르겠다.
중용으로 시작했으면 다음은 극단(極端)은 순리일까 여하튼 분할되어 치우침을 상징하지만 이 역시 모르겠다.
이렇게 분할되어 격화된 상태에서 다음은 순화되어 중도(中道)를 맞이하게 되니 소나타 형식 같다고 해야 할지
그러나 최 후 의 평온함을 찾아보긴 어렵다. 폭충 전야는 있을수 있지만 폭풍 후의 평온을 기대하긴 어려운데
산조도 그렇고 소나타도 그렇다. 인간사 끝자락에 평온함을 찾을수 있는 자 몇이나 되겠나..

표현이 무척이나 매끄럽고 정갈하며 고급지다. 다만 맨 앞좌석이라 저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바라볼수 없다는것이
흠이라면 흠이며 좋은 좌석은 언제나처럼 가격도 비싸지만 그마져도 구하기 어려워 공연을 보는 내내 아쉬움이 따른다.

공포영화는 사운드가 생명이라 했던가. 이 공연 역시 음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거 같다.
독특한 긴장감과 북소리 특유의 박진감(이래서 예전 군대들이 북을 놓을수 없었겠지) 그리고 한국 음악의 독특하고 미친 훅

이 모든것들이 조화로워 보이지만 역시나 좌석이 똥이었기때문에
(이런 좌석은 시야 제한석으로 저렴하게 내놔야 하는거 아닌가? 맨 앞좌석인데 무용수들의 발을 볼 수 없을정도로 무대는 높고 좌석은 낮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앞쪽 몇줄은 왠만하면 선택하지 않는것을 권장한다. 차라리 중간쯤 구석탱이가 훨씬 좋을수 있다.

하지만 음향쪽은 감동이었다. 이렇게 편향된 좌석에 앉았음에도 음악의 감동은 미친듯 밀려온다.
보통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곳의 단점중 하나가 음향 밸런스가 무너지는것인데 결코 그런것이 보이지 않는다.
국립극장 시설이 좋은것일수도 있지만 견고하고 치밀하게 제작하였다는 것으로 관객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것이다.

연이어 여러번 볼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매년 한번씩은 보고 싶어지는 공연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가슴속 깊이 자리잡거나 하는건 나의 이해력 부족으로 그 정도까지 깊게 접근하진 못한거 같아서
보는내내 아쉬움이 들었다. 새삼 국립현대미술관이 가고 싶어지는 것은 왜였을까..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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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6. 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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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비가 많이 온다. 대체휴일인 내일까지 온다던데 날도 추워서
돌아다니기엔 좋지만 우산은 언제나 걸리적거린다.

쁠라테로라는 뮤지컬
벨칸토 창법의 사라지지 않는 한결같은 어색함
국내 창작극이라면서 벨칸토로 한국 발음에 그다지 맞지도 않는 이 발성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쪽 장르는 모르겠다. 학교에서 배우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이렇게 하는지
한국 고유의 창법도 있고 세계를 누비는 일반 가요도 이렇지는 않는데
같은 의미겠지만 말이 달라서 전해오는 음율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서양 음악극을 서양 언어 그대로 들으면 훨씬 매끄럽고 아름답다.
한국어 특색엔 된소리라고 하는지 거친 쇳소리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창같은 발성이
무척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쪽도 전라도 억양만 고집해서 그다지 한국색이라 하기엔 범위가 좁게 느껴진다.

아무튼 어색한 발성, 들리지 않는 가사들(이제 초연이라면 자막을 넣던가 발음에 신경을 좀 쓰던가)

전체적으로 음악극 치곤 엄청 산만하다. 감정의 고조도 한국식 신판를 독하게 넣어놔서 곰팡내 물씬풍기는 해묵은 신작같다.
이게 어느정도 심하냐면 총 공연시간 2시간 중 지리하게 끌며 감정에 호소하는 부분을 걷어 내면 1시간정도로 끝난 분량으로 보일정도다.

흥한 음악극과 비교하는건 무리가 있지만 이런극들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음악과 춤, 공연으로 충만하게 홀리지만
이 극은 뮤지컬이라면서 깊은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기 어려우니 일반 연극처럼 대사로 슬픔을 만들려 애쓴다.
그럴거면 그냥 연극을 하면 되는데 곧죽어도 뮤지컬이란 타이틀을 잃고 싶진 않았는지
노래는 많이 하지만 감정 전달이 너무 안되던데 음향 밸런스가 엉망이라서 더욱더 그럴수도 있다.

무대와 관객 전체 크기가 소극장보단 크지만 왠만한 무대들보단 작은 규모인 세실 극장은 마이크따위가 없어도 끝까지 잘 들린다.

이런곳을 마이크를 사용했을때 발생하는 현상이 관객이 무대 코앞에 있는데 스피커는 좌우측 허공에 달려있으니
배우의 위치와 소리의 위치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잘 생각해봐라.
요즘은 1층은 모두 R석이라고 돈에 눈먼놈들이 하는짓 이전에는 R석을 앞쪽이 아닌 관객석 중앙쯤 작은 부위에 있었다.

배우들이 마이크를 착용하고 좌우 스피커에서 소리가 났을때 위치의 이질감이 큰데 그 이질감이 적은 부분을 감안한 좌석이 R석이다.
아마도 세실극장 크기에서 R석이라면 중앙 거의 맨 뒷좌석쯤 될것이다.
그 외에는 배우의 위치와 소리의 위치에 큰 이질감을 느낄 좌석들인데
이곳에서 소리를 빵빵하게 어떤 배우가 말하는지 찾아야 할정도로 전혀 파악안되는 그지같은 연출을 해댔다.

전체 흐름은 노래와 춤으로 상황을 표현할 능력이 안되니 그지같은 한국식 신파로 채워넣고
배우들 위치를 알수없게 만드는 마법같은 음향
여럿이 각기 다른 가사로 노래를 부를때 누구의 가사도 안들린다.
물론 이부분은 듣는 청중도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집중해도 알아듣기 힘든것은
과도한 스피커 음량과 맞지 않는 믹싱때문으로밖엔 설명이 안된다.
도떼기시장에서도 한사람에게 집중하면 그 사람의 말소리를 알아들을수 있는게 인간 청력의 뛰어남인데
이걸 전기적으로 증폭하고 뭔가 조작질을 하면서 믹싱하면 인간도 구분해내기 어려운 잡음으로 변한다.

전체 줄거리는 국내 창작극인데 왜 스페인 역사에서 비롯된 비극을 다루는건지
모티브를 스페인 역사에서 찾아서 스페인이 배경일순 있지만 한국에서도 충분히 비슷한 사례가 많으니
한국을 배경으로 엮으면 될텐데 그러면 좀 불안했을까. 비밀경찰이나 뿌락치들은 일제강점기때나 군부쿠테타 세력들이
즐겨 사용하던것이니 한국 배경으로 나오면 제작자들에게 좋을게 없을수도??

마리아는 이 와중에도 아버지의 명예를 망칠까봐 방어한답시고
사실을 유포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신부와 의사를 협박한다.
이부분은 정말 한국의 그지같은 기득권층을 그대로 묘사한거 같다. 배경은 스페인인데 한국 같다고 해야 할지
신파나 어느순간 그냥 끝내버리는 구성도 한국식 같고(좋은 쪽은 아님)

재미있으려 하면 지루하게 끌어가서 기분 망치는 것이 한두번이 아닌
음악극에서 기대하는 묘한 감성적(?) 해피엔딩은 어려워보인다.

그리고 돈키(donky)라 하지 말고 나귀라 하자. 멀정한 (당)나귀라는 한국말이 있는데
순간 돈키라는 다른 동물이 있는줄 착각할뻔. (이때부터 계속 외국 작품인줄 알았음)

좋은 무대, 좋은 시설, 좋은 작품들을 저렴하게 관람할수 있도록 국립극장들에서 많이 해주길 기대함

출연 : 신의정, 한지상, 소정화, 나하나, 이지수, 박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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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6. 1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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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토요일이 부처님오신날인데 왜 벌써부터 도로를 모두 막고 큰 인형들을 준비하는건지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 순간 날짜를 잘못알아서 대체휴일이 다다음주 월요일이 아니라 다음주 월요일인가
날짜를 다시보고 또 다시 봤다.

그러고 보면 시간은 유수보다 빠르게 지나가는지 벌써 5월도 막바지.

요즘은 간절기가 가까워져서 피곤하여 연극을 좀 쉴까도 생각보다가
근래 취미라곤 이것 말곤 있지도 않아서 예매를 했다. 물론 90분 이상되는것을 주로 고른다.
(90분 이하 공연은 연속으로 두편을 볼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게 시간이 맞는경우는 없기때문에
왠만하면 안보게 되는거 같음)

공포물중 귀신나오는건 무서워하지만 그외의 것들은 특별한 거부감이 없고
이 극이 공포스럽단 늬앙스를 풍기지만 그럴리 없을거 같아서 예매

그런데 무대와 관객석의 일체감이 너무 없다. 약간은 삐딱하게 무대를 본다고 할까
거기에 배우들은 정작 무대의 한쪽 끝에서 연기를 한다. 그래서 나는 중간쯤 앉았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중간이 아니었다. 왜 이렇게 불편한 설정을 했는지..
기차 벽이나 기차 다른 편 의자들을 그렇게 많이 세팅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이런 요소들때문에 엄청 불편하게 관람하게 될거란 생각을 감독은 못한것일까

거기다가 객석은 또 얼마나 불편한지.. 앞자리와 내자리 사이에 신발이 들어가지 않을정도의
간격밖에 안된다. 예전 정육면체 상자에 앉아보던 연극도 이것보단 넓었던거 같은데
의자는 불편하고 앞뒤 간격은 최악. 이제 이런 시설은 좀 뜯어고쳐질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불편함때문에 관객들이 오히려 떠나갈뿐이니 이런 극장은 개선하던가 폐쇄하던가 하자.

연극은 조촐하게 두명이서 끊임없는 대화로 이뤄진다. 하지만 전체적인 대화의 난이도는 높은편으로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대충 물 흐르는 대로 두면 되지만 기차 안에서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기분이 들뿐
내가 그 대화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물론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것 또한 재미있지만
아무래도 연극은 동화되었을때 그 감동의 크기가 남다르기때문에 겉핥는 느낌이 들면 쉽게 잊혀진다.

그리고 어느순간부터 어떤식으로 진행될것인지 대략 예상이 되었는데
문제는 그 어느 시점에 갑자기 감정상태가 폭발해버려서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가 하늘로 날아가버린 느낌이 든다. 닭 쫓던개 지붕쳐다본다랄까

그래서 저 배우의 행동은 예상되었으나 내 감정선은 예상밖의 상태가 되버리고 만다.
방금 시작한것마냥 멍~ 해져서 그동안 봐왔던건 뭘까 싶다.

왜 이렇게 급발진 하는것인지, 긴장을 천천히 고조시키며 최고조에서 폭풍우처럼 몰아쳐야 하는데

이렇게 감정선이 끊어진 이유중 하나가 어느정도 나이대가 있는 중노년 세대 몇분이
내용 신경 안쓰고 웃어대고 자꾸 말을 해대는 통에 내 감정선이 깨졌을수도 있지만
연극을 보면서 이런경우는 흔하기때문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음에도 모두 잃어버린 감정을 추수리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좀 아쉽다. 일상에서 오는 불안과 파생되는 공포들을 충분히 여유롭게 풀어가며
긴장감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는데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성향인듯한 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것인지
배우겸 극작가인데 교수과 견해가 다르다고 앙심을 품게 되었다?
개인간의 사소한 계약도 상대를 죽일만큼 중대한 계약으로 생각한다? 물론 정신의학적으로 있을수 있지만
그것을 조금은 쉽게 풀어냈더라면 관객입장에 공포의 요소로 충분히 다가왔을탠데
너무 급하게 꺼버린듯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대구에서 부산까지의 사건은 더욱더 납득도 안되고 말도 안되보인다. 이런건 과감히 잘라버렸으면 좋겠는데.
그 좁은 소극장에서 실제 화약총을 쏜다는건 마지막 피날래로 짜증이 순간 넘쳐난다.(불필요하게 놀라는걸 너무 싫어함)
임산부, 노약자는 이렇게 큰 소리가 갑자기 나면 큰일 날수도 있는데 왜 이런 무리수를 둔것일까

중후반까지면 제법 흥미진진하고 묘한 긴장감을 억누르며 잘 관람하고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끝날줄은 몰랐다.

연극이 모두 끝나고 선물을 추첨과 그냥 막 나눠줬는데
난 끝날때까지 몰랐다. 저 배우께서 가수 장나라씨의 아버지란것을
그래서 딸이 싸인한 우산을 준다길래 속으로 '딸이 싸인한것을 왜 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싸인이 장나라씨란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두손 번쩍 들어서 받아왔을텐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장나라 음반도 가지고 있는데.. ^_^)

그리고 관객중 어느분은 연세가 83세던데-최연장자로 큰 선물받으심-
나도 그때까지 연극보러다녀도 괜찮을라나.. ^_^

출연 : 주호성, 정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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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5.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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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가볍질 않다. 그래서 토요일마다 들르던 집회현장도 안가본지
1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바람 시원하고 하늘 맑은데 여름이 되려나 기분이 별로라니

나이 먹으면 엉덩이에 살이 빠져서 오래 앉아있질 못한다더니
근래 부쩍 오래 앉아있기 힘들다. 이건 아무래도 엉덩에 살이 빠져서보단 상반시에 살이 붙어서겠지만
앉아있기 힘들다는건 연극을 보는것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라서 이 취미도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다.

이 연극은 몇년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 연극이다.
미리 알고 있었던것은 아니고 연극이 시작한지 10여분 흐르니 어렴풋 기억나기 시작해서 점차 명확해진다.
그렇다고해서 세세한 모든 것이 기억나는것은 아니다. 개략적인 느낌정도만

노동자는 아무리 애쓰고 노력을 해도 생존에 위협이 될 정도로 먹고 사는게 힘들다.
한때 귀족이었던 사람도 있고 매춘부 같은 여자도 있고
주구장창 할말들이 많은 사람들이나 입을 다물고 살아간다.

밑바닥인생보다 저들의 뒷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들은 왜 저곳을 떠날수 없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탓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순례자는 사람들에게 바람만 넣고 사라졌는데 생각해보면 이 사람은 죽음이야 말로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보인다.
시베리아로 떠나라고 하기도 하고 배우에겐 병을 무료로 고쳐주는 곳이 있다고 희망만 줄뿐 어딘지 알려주지도 않는다.
결국 좌절하여 자살을 하게 된다. 폐병으로 고통받는 여자가 살고 싶어해도 죽음이 평안을 줄것이란 소리만 해댄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건물주는 신앙을 앞세워 악행을 정당화하는 위선적 태도를 보인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많은 신들의 싸움,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민중으로 보인다.
인간세상에서 신이란 권력자를 말하는 거겠지만 그 사이에서 이용만 당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민중은
그 누구도 돌보는 이 없이 죽어갈뿐이다.

이 작품이 1902년에 초연되었다고 하는데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의 한국도 크게 다름이 없다.
권력자들은 어떻게든 민중들의 목에 빨대를 꼿아 피을 빨고 버려진다.
이들은 언론이라는 매체를 통해 눈과 귀를 막고 자신들의 악행을 정당화한다.

모두 다른 개성이 있지만 결론은 힘든 삶을 탈피할 수 없는 현실

무엇도 바껴지지 않는다. 인류가 멸망하기 직전에는 바뀌려나..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적나란하게 보여준다. 귀를 열고 눈을 떠야한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그래야 한다.

뭐 느낌적 느낌은 대략 이러한데 연극은 전체적으로 좁디좁은 소극장에서 하는것이니
비좁다는 느낌이 강하다. 빈곤의 틀속이라 하더라도 각 캐릭터를 살리기엔 아쉬울정도로 좁다.
연극에 비하여 너무 넓은 무대도 짜증나지만 약간은 공간이 더 컸으면, 무대장치가 좀더 그럴싸했으면이란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간간히 연기가 좀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 출연진이 워낙 많아서 그럴수 있지만
그래도 레벨을 비슷하게 맞춰주는것이 관객과의 호흡이 끊기지 않는것일텐데
불쑥 불쑥 ????????? 저사람 뭔가 튀는데 ?????????????? 순간 호흡이 모두 깨진다.

전체적으론 훌륭한 연극이지만 긴 연극 집중해서 보다가 흐름이 깨지면
갑자기 찾아오는 하품을 막을수 없으니
조금 더 가다듬길 기대해본다.

또 언제 볼수 있으려나.. 지난번에 본게 2018년이던데

출연 : 김주연, 김단율, 권지현, 김유신정, 현종우, 김지수, 유서진, 정채희, 전희원, 정소영, 이승훈, 서신우, 장탁현, 김태호, 정주호, 황지훈, 이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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