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9. 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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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동안 선풍기를 틀기는 해도 이불없이는 잠자기 어려울 만큼 시원했지만
낮엔 역시나 덥다. 그래서 회사 사무실이 조금 그립니다.
올해 안으로 이사가는것도 확정이라 어디로 가야 할지도 고민스럽고 회사도 고민스러운 나날이지만
토요일엔 그나마 연극 한편본다는것이 위로되지만 덥다. 미술관도 가면 좋을거 같은데....

고트(gott)? 무슨 뜻일까. 독일어로는 하나님이라 나오고 독일작가니 이 뜻이 맞겠지
연극의 전체 흐름은 백분토론과 거의 비슷한 흐름이다. 토론 형식이긴 하지만 법조계, 의료계, 종교계 각 대표하여
한명씩 나오고 변호사와 윤리위원회 위원은 각각 찬반의 진영에서 이들과 1:1로 토론을 하게 된다.
그러니 총 6번의 토론을 하게 되는것이다. 좀 길게 느껴질수 있지만 1:1 대화가 길어봐야 20분이 안되서 지루함은 없었다.

토론 주제는?
사망조력이란 것인데. 자살할 수 있도록 의사가 독약 처방을 해주고 도와줄수 있는것인가?에 대한 토론이다.
물론 사건의 주최는 건강한 78세의 한 노인이다.
부인을 잃고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도 잃어버린 기운없는 노인 그래서 스스로 죽기를 원하여
의사에게 독약처방을 원했는데 그것이 발단이 되어 이렇게 토론하게 된것으로
충분히 있을법한 내용이며 한국에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남편이나 여편을 따라 함께 동반자살하는 소재도
적지않다. 물론 평생 그리워 하며 살아가는 내용도 많지만 어느쪽이든 깊게 생각해볼만한 주제인것은 분명하다.

가끔 심심치 않게 나오는 기사중에는 스위스에서 웰다잉(존엄사)에 대한 것들을 접하게 된다.
물론 이것도 돈 없으면 안되는 엿같은 돈벌래들의 농간같아보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이제는 자신이 원할때 죽을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애초에 자살은 누구나 할 수 있기때문에 결국은 돈과 연결된 자본주의논리에 부합하는지정도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연극에서는 이런 논리보다는 윤리적 문제를 포함하여 다방면으로 논의한다.
첫번째는 법조계 입장에서 보는 조력사망의 법적 해석을 놓고 토론한다.
윤리위원회는 자살하도록 부추겨 봇물이 터졌다고 분통터져하지만 법적으론 개개인의 자율의사를 존중하고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몇몇 국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사회문제가 된적도 없다는 증거를 댄다.
그도 그럴것이 "나 죽겠소"라고 한다고 바로 독약을 처방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합당한 사유(윤리적 문제를 피하려고 꼼수피는거로밖엔 안보이지만)가 있는 사람을 충분히 고려하여 선정하고
진행한다고 한다. 그런데 스위스도 그렇고 존엄사를 선택 한다고 해서 돈이 많이 들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비싼걸까?
수억원의 돈이 왜 필요한거지? 죽을때 몸에 금이라도 씌워서 극락왕생하도록 해주나?

두번째는 의료계로 직업윤리를 내세워 자신들은 조력사망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고 한다. 그러나 연명치료는 반드시 확장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산업이 연명치료.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고 독일의 의료시스템을
모르기때문에 의학자문으로 나온 저 사람(슈페르링)이 계속해서 사람이 죽을때까지 숨을 붙여놔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솔직히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라도 더 살려고 고통속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병원에서 많이 봤기에 조금은
막힌 사고를 갖을수 있지만 그럼에도 주장하는 것에는 무엇인가 모순점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처음 알게되었다. 그리고 선서엔 임신중절용 약을 주지 않는다는
서약이 있다는것도 처음 알았다. 물론 여기엔 치명적인 약은 절대로 주지 않는다는 문구도 있고
슈페르링은 이것을 인용하지만 이러한 모순된 것들이 있었다는 것때문에 제네바 선언으로 현대에 맞게 바뀌었다고 이야기 하지만
역시 인간의 자의적 행동, 특히 자살을 반대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기때문에 엄밀하게 보면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할수밖에 없어보인다.

의료계쪽은 윤리와도 직결된 산업이기때문에 어느정도 빠져나가려 한다면 가능할수도 있어보이지만
좀더 다방면의 사례들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다소 빈약함이 보이는 아쉬운 토론이었다. 최근작품(2020년)인것을 감안한다면
유전자 복제부터 많은 윤리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어서 가장 치밀하면서 논리적으로 설득할수도 있을거 같은데
찬성하는 측 변호사(비글러)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만을 보이는데 약간의 연민마져 느껴질 정도였다.
이렇게 일방적일때 원작을 읽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진다. 물론 독일어를 모르니 못 보겠지만
원작의 늬앙스도 이럴까? 단지 사회를 살펴보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을 해대는 일방통행의 저 의원의 모습이 독일인의 모습이었을까?
궁금하지만 독일어를 지금 공부하기엔...

마지막으로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면서 예민하게 다뤄야 할 종교계 특히 기독교계이다.
종교는 보편적 윤리를 추구하는거같아보이지만 배타적이며 아집도 만만치 않다. 이것은 십계만 읽어봐도
이쪽 종교가 타 종교를 얼마나 밀어내고 있는지 느낄수 있다. 이런 것이 신부인 틸(신학전문)에게 여실히 드러난다.
자신이 주장하기 위해 내새우는 증거라는 것이 수천년, 수백년 전 백골마져 없어졌을 그 시절 그 사회에나 맞을법한 사고를 들먹인다.
그들은 현대적으로 맞지 않을것이라 이야기 하며 계속해서 자신들의 주장만을 하는데 왜일까?
종교는 왜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기엔 오늘날 과거 종교계에서 이름을 날린 사람들은 대부분 시대를 반영하기 위해
종교개혁을 했던 인물들이란것을 잊으면 안된다. 그로인하여 탄압을 받기도 하고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의 종교계는 지금 이 순간을 신의 울타속에 넣으려 하지 않고 수백년적 이야기만을 들먹인다.
이러니 현대 감각하고는 맞지 않는것이고 점차 신의 존재유무를 떠나서 종교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 아니겠는가.
이것은 종교 그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닌 그 곳에 속한 인간들의 탐욕을 반대하는것이며 그러한 사건들을 비글러는 까발린다.
하지만 종교라는것은 인간의 심연을 다루지 않던가. 틸은 어느 30세의 한 여자 사연을 이야기 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78세의 저 노인은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약을 받아먹고 죽어도 이미 살 만큼 살았지만
서른살의 한 여인은 자신의 실수로 한 사람이 죽었고 그로 인하여 매일 교회에 나와 죽고 싶어하는데 이 사람에게도 약을 줘서 죽게 하는게
맞는것이냐는 것이다. 감동적이며 순간 너무 마음이 아파왔다.
이부분에서 찬반이 많이 갈렸을것으로 생각되는 훌륭한 마무리였다고 본다.
이후 관객에게 실제 찬반투표를 했는데 미묘하게 반대쪽이 더 많은 결과가 나왔다. 연출쪽에서 의도한 것인지 작가의 의도인지까지는 모르겠다.

이런식으로 각 분야에서 찬반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며 깊게 파헤진다.
그래서 연극을 보고 있는것인지 백분토론 객석에 앉아있는것인지 헷갈릴정도로 내용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심하게 집중하면 기운빠지는데 생각보단 스트레스요인은 적었는지 극장을 나올때 기운없단 느낌은 없었지만
배우와 다르게 관객입장에선 저들의 대화 모두를 들어서 생각하고 정리해야 하기때문에 대사량이 엄청 많으면
잊혀지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내용이 엉키는 느낌이 있다. 이것은 한번정도 더 보면 머리속이 한결 개운해지겠지만
다른 한편으론 더 버겁게 다가올 기대감(?) 물씬 풍기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그렇지만 모두 매진..
다음 공연을 기약할수밖엔 없겠지..

비글러 변호사의 비중이 대단히 높은데 왜 깐쪽깐쪽거리는 캐릭터로 설정된것일까?
유튜브같은곳에서 좀 찾아보면 그런 캐릭터는 보이지 않던데..(나온지 얼마 안되서 전체가 올라온건 없음)

전회차 모두 매진이라 추천하고 싶어도 할수 없다니.. 에휴

출연 : 예수정, 신현종, 이상직, 김중기, 최광일, 유병훈, 오일영, 구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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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8. 3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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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또 오고 말았구나. 다시 찾아오는 계절들..
나이 먹으며 좀 무뎌지길 바라는데 도무지 바뀌질 않는다.
좀 둔감해질법도 되지 않았나? 불필요한 감정소모 이젠 힘들고 귀찮고 버겁다.
특히나 자율신경처럼 내가 어쩌지 못하는 감정변화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혜화동은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무슨 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코로나로 연이어 경고문자들을 난발하면서 아이들은 코로나 걸려도 된다는 건지.
아직도 뾰족한 치료제는 없다는거 같던데.
그럼에도 아이들은 너무 맑게 즐겁다. 부러워해야 하는데 걱정이 되다니

이번 연극이 못지 않게 뭔가 씁쓸함이 남는다.
첫번째는 돈의 노예들이 국토를 더럽히는 것이고
둘째는 직업윤리인지 의식인지 이기주의인지 무엇인지 그 중간에 묘하게 껴있는 저널리즘의 모순적 행태를 꼬집는다.

저널리즘은 오래전부터 이런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독수리 옆 굶주린 아이 사진 같은것
죽어가는 사람을 구해야 하는것인지 사진을 찍어 세계에 알리면 국가 차원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알려 멈추게 한다든지
아무튼 한쪽에 손들어주기 어려운 주제를 가져왔다.

이 두가지의 주제를 놓고 100분간 잘 끌어가지만
스케일을 크게 만들어놓은거 같아 연극 특징의 작은 공간에서의 치밀성이 떨어진다.
무대 또한 상황을 최대한 설명하기 위한 소품들이 다량 등장하지만 역시나 맞지 않아보인다.
내가 봤을때 이건 연극용이 아니라 영화를 염두하고 쓴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다.

스릴러, 서스펜스, 추리, 심리물 같은 스케일 큰 영화 혹은 다회 드라마등에 어울릴거 같기도 한데
전체적으로 보면 다큐 스릴러 정도지만 범위 자체가 넓고 연극에서 국가를 이동하는 경우는 극히 없는데
여기선 과감히 다른나라를 가서 취재를 하기도 하고 현지인들의 반응도 살핀다.
물론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만 예전에 뉴스에서 본거 같은 느낌이라 약간의 공감이 된다고 할까

그리고 땅을 임대해서 각종 산업폐기물을 파묻는다는 뉴스도 종종 본거 같다.
극중 쓰레기 산이 된다는 소리를 듣는다. 원제 '235개의 고원'은 조선일보 2019년 기사가 나왔던것이
모티브가 되었던것인지 다른 정보를 찾은것인지
연극의 결론마냥 수많은 쓰레기 산들이 지금은 처리되고 있기는 한것인가..
가시화되었으니 세금으로 처리하고 있겠지. 그 범죄자 놈들은 어디에선가 또 등쳐먹을생각만 하고 있을텐데

얼필 보면 이런 사회문제를 다루는듯 보이지만 결국은 저널리즘에 대한 문제를 꼬집는거 같다.
특히나 요즘같이 대부분의 언론들이 돈에 환장한 쓰레기라 전국에 흩어진 수많은 쓰레기 산은
각 지역에 퍼져있는 지역 언론들을 말하고 있는것이 아닐까라는 약간은 과장된 상상도 해본다.
왜라이트가 판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왜라이트 똥구멍을 빨아주고만 있는 형국이니 언론을 쓰레기들이라 해도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아쉬움이라면 극장이 크지 않은데 왜 그렇게 목청들이 좋은지 배경 효과음도 제법 크게 설정하고
대사를 너무 크게 질러서인가 전달력이 좀 떨어진다. (소리를 크게 지르며 딕션을 좋게 한다는건 참 어려운일인듯)
요즘 들어 귀에 꽂히는 대사를 듣기 어려워져서. 내 청각이 안좋아졌나라는 의심도 품어보지만
그 외의 것은 적당히 잘 들린다.

왜 이렇게 소리를 지르게 연출하였는지 모르지만 조금은 더 집중할수 있고 감정선이 깨지거나 끊어지지 않도록
대사가 잘 들어오게 지시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연기의 어색함을 찾아볼수 없는 베테랑들 배우분들이던데

그리고 왜 인지는 모르겠다. 약간 연세가 있는, 60을 바라보고 계신 분들은 귀가 안들리는지 연극 공연중인데도 대화를 한다.
시작전에 관련해서 안내를 좀 해주던가. 지인들만 모아놓고 공연하는 날을 따로 잡던가 했으면 좋겠다.
연극에 집중하고 있는데 뭘 그렇게 부스럭 거리며 꺼내는지, 가끔 왜 말을 해대는지. 추임세를 넣는건가?
안내만 제대로 해주면 관객매너는 분명히 잘 지킬테니 시작전에 주의사항등을 항상 꼼꼼히 얘기해서 갈쳐주자.
귀찮다고 대충 넘기면 연극 관객은 점점 더 사라질뿐이다.

출연 : 성홍일, 김성미, 이길우, 양승한, 장명갑, 이예주, 이창수, 강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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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8.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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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난주까지만해도 너무 덥고 휴대폰도 고장나서
여름휴가를 집에서만 보낼수밖에 없었는데.. 왜 팥빙수 한번 안먹은걸까? 미술관은 전화기가 고장나도 갈수 있는거 아니었나?
게으름의 끝판왕.
오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집주인은 연말까지 집을 비워달라하고 회사는 오늘 내일 한다.
별볼인 없는 몸둥아리, 마음편히 둘곳조차 없다는 생각에 무엇을 해도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올 연말까지 공연 예매를 해놨는데..

난 명동에 이렇게 좋은 극장이 있는줄 몰랐다. 그 자리에 은행이 있었던 자리같은데 언제부터 국립예술극장이 생겨난거지?
국가가 사서 극장을 만들었나? 좋기는 한데 그 비싼 곳에 왜? 나중에 돈받아먹고 헐값에 팔아넘기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극장 분위기는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고 그냥 좀 나이먹은 극장같다. 요즘 만드는 공연장은 앞뒤 거리가 여유있고 의자도 좀더 좋은거 같은데
여기는 나무의자에 앞뒤 거리도 널널하지 않고 앞사람 머리에 걸리지 않도록 의자를 교차해서 배치하지도 않았다.
전형적인 구닥다리 공연장. 정동극장 딱 그 정도 느낌인데 음향은 무척 좋단 느낌이다.
입체감있고 산만하지 않다. 해설자는 마이크로 설명하는지 스피커소리같지 않게 그냥 목소리 같기도 하지만 작지 않고 잘 들리는것이
남산국립극장처럼 제법 괜찮은 음향을 갖추고 있다.

문제라면 연극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것일까? 김말봉이란 신여성 작가의 표상같이 묘사해놓은 이 극은
허구인지 다큐인지 장르가 좀 모호하다. 김말봉작가의 3작품을 해설자 두분이서 설명을 하며 진행한다.
해설이 필요한 항목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요약해서 3작품을 공연하기때문인거 같다.

음악극이라 하기엔 극 한편이 끝날때마다 연관이 있는 노래 한곡씩 나오는 정도니 부족함이 많다.

연극일까? 연극형식의 다큐일까?
아무튼 보는내내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았다. 통속소설이란게 대중소설일뿐이고 이때부터 생겨난 새로운 장르도 아닌듯 하고
치정극으론 판소리중에 춘향가도 못지 않은 내용 아닌가? 이렇게 절절한 연애소설이 또 있을런지.. 부분적으론 야하기도 하고

아무튼 이분의 3편 소설은 당시의 신여성을 대변하는듯 보인다. 일제강점기때 나타난 신여성의 상징을 표현한다.
당당하면서 자기의 의지를 꺽지 않고 남자에 구속되지 않으면서 자립하려 애쓰는
김말봉이란 한 작가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이무렵 서양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와서 생겨난 현상일것이다.
그러나 연극은 은연중 이분을 선구자 처럼 묘사하려고 애쓰는 기운이 느껴진다. 내가 잘 모르는 분이니 선구자같은 인물일수 있으나
인터넷으로 좀 뒤져봐도 특별히 그런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아무튼 '그네'라는 노래는 좋아하는 곡인데 이분의 시라는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학창시절 배운 노래니 그때 알았겠지만 인물에 대해서 가르쳐주진 않았으니)

해설가 두명이 분위기도 올리고 그러는데
전체적으로 템포가 좀 느러지는 경향과 세편의 작품도 함축해서 그런지 그렇게 강렬한 인상도 아니고
중간 중간 나오는 김말봉선생도 그다지 비중있어보이지도 않는것이 전체 흐름상 특별한 내용을 담고있어보이지도 않는다.
생애 공창제도를 없애는데 힘썼다는 정도가 기억에 남는데 찾아보니 한국전쟁 이후 다시 생겨났지만
더이상 없애기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작가생활에 열중한거 같다. 그러니 맽음이 좀 엉성한 업적이랄까?

통속소설가라고 비난 받았다는 내용도 없다. 제목만 보면 왠지 욕먹으면서 커나갔을거 같은 일종의 성장드라마같아보이지만..
영화 '음란서생'같이 당시 엄청난 비판과 비난을 받았지만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다거나 하는것이 없으니
제목의 늬앙스와는 많이 다른 전개가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3편의 김말봉선생의 작품 모두가
비슷한 느낌의 남자는 쉣인 신여성시대를 대변하듯 나오니 비슷한 느낌이다. 이러니 당연히 지루해질수밖에..
이후 한국전쟁을 지나 5공화국 무렵 여권은 다시 급락하였다가 요즘들어 다시 회복(?)하고 있어보여서
이 연극이 극장에 올라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지루함이 사라지진 않는다.

해설자 두명이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지만 잠시잠깐일뿐
불이 일어나진 않았다. 끝까지 김말봉이 지양하던 순수귀신(純粹鬼神)극 한편 본 느낌이다.

제목처럼 좀더 자극적이면서 좀더 거칠고 더럽고 치사하고 역겹게 그러면서 억지로라도 좋으니 눈물 떨어지게
그렇게 탈바꿈되긴 어려울까.. 명색이 '통속소설이 어때서'인데 뭐가 이렇게 매끄럽기만 한걸일까...

극장처럼 젊잖기 그지없는 연극이었다.
그래도 다음에 또 공연하면 또 보러가야지..... ^_^

출연 : 남명렬, 김영선, 김정우, 이한희, 신정은, 이진철, 김하진, 임윤호, 이태희, 김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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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8. 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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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며칠전만해도 하늘에서 가을이 비치더니 오늘은 목에 땀줄기가 마르질 않는다.
기분탓일까. 그래도 가을이 느껴진다. 기분탓이겠지

화전가란게 뭔가 했는데 일종의 꽃구경? 꽃나들 같은것인듯 싶다. 벚꽃 한창일때 꽃구경하듯
연극상 시대배경이 6.25 한국전쟁 발발 2개월 전쯤이라 하는데
솔직히 대사를 알아듣기가 너무 어려웠다. 이건 좀 나중에 얘기 하고
아무튼 모든 여성들의 남편, 아들들은 모두 독립군 등으로 돌아가시거나 감옥에 있는거 같다.
1950년 4월무렵이면 남북(미국,소련)이 일단은 쪼개져 있을때인데 그럼에도 사람들의 왕래는 어느정도 가능했다던데
한국전쟁 발발직전이니 아무래도 많이 삼엄해졌겠지

이 가족중에는 남편이 북으로 넘어간 사람도 있다고 하고
815해방후에 이승만정권이 친일매국노들을 다시 고용해서 북으로 올라간 독립군도 있다고 하지만
그때문인지 무엇때문이 명확해보이진 않는다.
3개월후면 출소할 자식도 있는걸 봐서는 공산당원 어쩌구 저쩌구 하는것이 연관된거 같기도 하고

어머니의 환갑을 위해 친척들이 모두 모인다. 자식 몇에 며느리 등 9명정도?
그 중엔 아직까지 주종관계 같은 할멈도 있고 그의 자식도 있다.
시대가 그러진 않지만 몸이 익숙한 상태라 그런지 누가봐도 하녀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저런 자매들끼리도 이야기 하고 가족들간의 있을법한 시시콜콜한 내용부터 어릴적부터 맺혀있던 갈등도 있다.
특별히 풀리진 않는다. 혈족들의 가장 큰 문제라면 이런 갈등요소가 풀리진 않고 계속 이어진다는것(화풀이 소재같다고 할까)

며느리는 있으나 며느리의 남편은 죽어 없다. 또다른 며느리는 임신을 했는데 남편은 감옥에 있어서 출소를 앞두고 있고

해방 직후 잘못된 이념전쟁으로 가족이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남아있는 여자들만의 세상속에서 표현된다.

이게 아픈 우리의 과거이자 현실이다.(친일매국노가 득세한 지금처럼 어지러웠던적이 한국전쟁 전후 말고 또 있었을까)

이들이 각자의 누군가들을 찾아갈순 없다. 그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유지하는게
더욱더 암울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경상도 사투리를 너무 쌔게 써서 그런지 딕션이 너무 안좋다.
그러다보니 살짝 살짝 흘리는 고뇌와 고통과 슬픔을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분명히 한숨이 섞여있는거 같은데 왜 이럴까? 먼산을 함께 보고 싶은데 내 눈엔 먼산이 보이지 않는다.
억양의 느낌만으로 파악하는것은 개략적인 분위정도랄까?
아기들이 주변에서 웃으면 따라 웃고 숙연해지면 울음을 터뜨리는것 처럼
나도 세밀한 통증을 집어낼수가 없다. 이 답답함이 2시간 내내 지속된다.
마지막에 연출도 인사하러 나왔는데 정말 물어보고 싶었다. 왜 이렇게 발음도 안좋은 사투리를 막 썼냐고...

내가 경상도말을 많이 모르는것도 이유겠지만 또렷했다면 명색이 한국사람인데 어느정도는 충분히 알아듣지 않았겠나..

이런와중에도 크게 웃는 이들은 모두 친인척들인가?(오늘이 그런 날이인지 지인들 같은 반응들)

희곡자체는 뛰어난 느낌이 강렬하게 든다. 소극장에 적당하고 앞자리가 잘 어울리는 그런 연극
다음에도 공연하면 꼭 다시 보고싶은 연극.
물결속에 섞인 눈물을 좀 알아차릴려면 희곡도 좀 읽어봐야 할거 같은 멋진 연극이었다.

출연 : 한떨기, 윤혜미, 이근우, 허보미, 황채하, 김한비, 김봄란, 오지영, 최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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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8. 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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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점점 가벼워진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몸도 가볍게 느껴지고
하지만 아직 많이 뜨거워 에어컨 빵빵한 회사가 그립다. 공휴일이자 휴가 시작인 오늘인데
말복도 어제였지만 아직 삼계탕을 못 먹었다. 있을수 없는 일이지만 왠지 삼계탕을 먹으면
그 동안의 다이어트가 실패로 돌아갈거 같아서 일단 참아본다.

파더레스가 애비없는 자식이란 뜻인가? 극중 학교 선생으로 나오는 '플라토노프' 란 제목도 있다.
'제목 없는 희곡' 이란 말도 있다. 원작은 7시간 가량 된다고 하는데
흐름을 보면 각 장 별로 2시간정도는 충분히 끌고 갈법한 매력이 있다.
조금은 야하지만 어느정도 절제해놨는데 체홉이 19살때 썼다고 하는데 그 시대에 성년이 막 된 청년의 세계엔
이런 난잡함이 많이 보였던걸까? 아니면 사회의 불만때문에 악의적으로 사회를 과장하고 부정적으로 그려낸것일까

전체적으로 이 곳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은 매우 부정적으로 그려진다.
결혼한지 얼마 안된 부인이 과거 남자와 바람을 피고 성교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풍토랄까
다르게보면 약간은 냉정하게 보는 인간 사회일수 있다. 오히려 한국은 엄숙주의(Rigorism)라고 해야 할지
불필요할정도로 경계와 절제를 하고 지적질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유분방해보이도록 그려지지도 않는다. 약간은 퇴폐적인 늬앙스가 풍기는데
이것이 연출의 의도인지 체홉의 의도인지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궁금함이 커진다.

등장인물들은 매우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전체적으론 형태만 다를 성적 판타지들을 만들어간다.
눈에 띄는 이상한 행위가 있다곤 할 수 없지만 은연중 비추는 욕망의 표현양식은 각기 다른 모습을 띈다.
원작은 3배정도 더 긴 분량인데 그렇다고 더 노골적이며 적나라하게 저들의 세계를 그려갔을까

그 중엔 주인공같기도 한 학교 선생(플라토노프)이 있는데 모든 여자를 건든다고 할까
이 시대엔 이정도는 무마되는 시대였던거 같긴한데 현대 감각과는 확실히 다른 면이 있다.
그리고 모든 인물들은 어떤 굴곡이 있어보이지만 나타나진 않는다.
현대사회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안나정도랄까? 돈도 신경쓰면서 사랑과 약간의 야망도 있어보이는
연극상으론 플라토노프와 비슷한 질나쁜 캐릭터처럼 묘사되지만 제일 인간답고 신경 쓰이는 인물이다.

전제적으로 훌륭하고 지루함없이 뛰어한 전개를 보여주기때문에 아무꺼리낌 없이 볼수 있었다.
다만 체홉 작품을 공연시간 길이에 비하여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훌륭하게 연출되고 공연하지만
다른작품 같은 배우라는것은 뭐랄까. 캐릭터가 오버랩된다고 할까.
아예 극장과 극단이 다르면 예전에 봤던 배우라도 겹치는 느낌이 덜한데
여기는 늘 같은 곳, 같은 극장, 배우들의 절반 이상은 이전 연극에서 봤던 사람들 그리고 시대도 비슷하고(작가가 같으니)
감독도 같으니 더욱더 뭔가 겹치는 느낌이 든다. 

특히 이번 연극의 대사는 그 시대이고 배경은 현대같이 각색되어 그려진다.
(그 시대 대사가 어땠을까.. 러시아는 독일, 영국 문학과는 또 다를텐데.)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 해서 대사들을 현대화 한게 아니라
멋진 슈트를 입혀놓고 대사는 중세시대 세익스피어 원작을 읊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오~ 쭐리엣~" 어쩌구 저쩌구 이딴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귀와 눈이 서로 따로 논다고 할까? 각각의 인물은 너무 매력적이지만 이질감 또한 크다.
차라리 그 시대를 그대로 그려넣던가 대사를 현대적으로 각색하던가
과거와 현대 두 시대를 섞어서 이상한 꿀꿀이 죽이 된 기분이다.

그리고 내용이 너무 점핑한다고 할지.. 7시간이나 되는 긴 내용을 140분정도로 줄여놨으니 그러겠지만
너무 듬성듬성 나무토막 마냥 잘라놓은거 같이 노래방에서 간주점프를 한거 같은 기분이 든다.
좀더 긴밀하고 내밀하게 그리고 끈적거리면서도 끊임없는 밀땅이 있을거 같은데
결과만 툭!툭! 내던져지는거 같아서 좀 딱딱해진다.

왜  Fatherless(아빠없음?)란 제목이 붙은걸까? 플라토노프만 특이한것도 아니고
이 극은 모두 각각 특이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체홉이 제목을 안붙인('제목 없는 희곡') 이유가 이것때문 아니었을까
어떤것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성을 표현하기 위해, 체홉 자신의 세계를 제3자가 가늠할 수 없도록 말이다. 너무 거창한가?
이나이때는 중2병이 아직 없어지지 않을때긴 한데..

19살에 어떻게 이런 희곡을 쓸수 있는건지? 피카소도 청소년때 구상화 실력이 이미 만랩이긴 했지만
희곡은 자아를 버리고 제3자의 눈으로 세계를 봐야 하는거 아닌가? 젊었을땐 이런 시각을 갖는다는게 쉽지 않을거 같은데.
원작 텍스트가 궁금해지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약간은 중2병스러운 하렘장르같은(일본 애니에 보면 모든 여자가 자신을 좋아하는?) 냄새도 풍기지만

재미있고 코딱지 만큼 야함. 그러니 문닫기전에 보길 추천함

출연 : 주현주, 김원경, 진민범, 김세윤, 정유림, 박준홍, 박장용, 성가인, 나신영, 정승현, 강누리, 김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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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8. 1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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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탓일까. 입추가 지나서일까? 습도가 조금은 누그러든거 같은데
아직은 8월초, 휴가 피크는 다음주까지 이어질테니 아직 여름기세가 꺾였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겠지
그래서 연극시간을 왠만하면 맞춰서 나왔다. 더위먹지 않으려고

사이클? 윤회같은 늬앙스긴 한데
피에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지만 정작 내용이 그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마리아가 예수의 죽음을 슬퍼하는 피에타 조각, 그림 등에서 어떻게 이런 호러물을 떠올렸다는 것일까.

종교적 색채 또한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하나님게 기도한다고 기독교적 색채가 있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고
기독교에서 이런 귀신같은게 있지도 않을뿐더러 이것은 토테미즘, 샤머니즘적 성향이 훨씬 강한
지극히 동양적 사고에서 기인한것으로 밖엔 보여지지 않는다. 이러한것을 왜 피에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것일까
작가의 의도를 명확히 알수 없지만
윤회 또는 카르마(업보)라고 해야 할지, 스스로 지은 죄가 연이어 다음세대까지 이어져간다.
그렇지만 인간의 지극히 당연한 생존본능을 외면했다고 해야 할지 무시한다고 할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나
그 어떤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그냥 그런 한국식 저렴한 호러물 스럽다.

남량특선으로 좀 무섭게 만들던가 아니면 예수와 마리아의 모자 간의 갈등을 좀 깊이 묘사하면 느낌이 달랐을까
그냥 인간의 생존 본능에 치우친 그렇고 그런 삼류 내용을 한시간 딱 맞춘 짧디 짧은 연극으로 표현한다.

뭔가 의무적으로 뽑아냈어야 하는 작품이었을까.

전체적으로 엉성하고 별다른 감동도 없다.
짧은 시간 공연이라면 자극적이면서 강렬하게 구성해서 기억에 좀 남도록 설정하는데
이 연극은 강렬하지도 않고 계절특성상 호러물이라 하기에도 질이 떨어지고 내용의 깊이또한 별볼일 없다.

좀더 깊이 생각해보더라도 귀찮아서 대충 표면적인것만 어떻게든 떼워보겠다는 느낌만 강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뭔가 좀 어설픈데 연출이 의도하는대로 표현못할 배우들이 아님에도 뭔가 어색함이 있다는것은
연출진들의 게으름이 간접적으로 엿보인다.

왜 저랬을까?

오늘은 다들 지인들이 많이 온듯한 기분이긴 한데( 연극이 재미있다는 소문을 듣고 온 관람객으로는 결코 보이지 않음)
다들 이상행동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분명히 웃기엔 무리가 있는 장면에서 단지 표현이 좀 그렇다고 웃는 이들이 있었다는것은
객석을 채워야 해서 지인이라고 무조건 부른다는게 과연 연극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의문을 품게 만들게 한다.
(전체 맹락과 관계 없는 순간적인 표현만 놓고 반응한다는 것은 코미디도 아니고 옳바른 관람인것인가)

전체적인 흐름은 이처럼 뭔가 엉성하고 납득되지 않으며 이것저것 섞어놓았지만 내용이 들어오지 않는 연극이었다.

한시간짜리 연극이라면 그리고 여름이고 조금은 괴기스럽게 만들려고 했다면 충분히 가능했을거 같은데
이도저도 아닌 극이 되어 아쉬움이 컸다. 여름용으로 딱 적당한 주제였는데....

출연 : 최지은, 이영숙, 황지훈, 윤상호, 전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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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8. 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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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뜨겁다. 이정도면 한낮을 버틴다는게 쉽지는 않은데.
다행이도 서울에는 수많은 미술관이 있다. 정동극장 바로 옆에는 가정법원(?)이 있고 시립미술관이 있다.
하지만 미술관은 썰렁. 3주는 지나야 새로운 전시를 한다는데 이렇게 오래도록 비어두다니 그래도 시원해서 용서

정동극장은 세실극장도 그렇고 그냥 낡은 티 팍팍나는 극장이다.
동내 할아버니 할머니들 모아놓고 약팔이 장수들이 공연할법한 그런 분위기. 그래서 좋다. 약간은 좁지만 아늑한기분이 든다.

사진을 못찍게 한다. 공연중도 아닌데 커튼콜때 배우들도 못찍게 한다.
보통 이렇게 하는건 뭔가 감추겠다는 의도인데 이럴거면 커튼을 쳐놓고 있다가 극이 끝났을때 커튼 내려오고
배우들만 찍어도 되는데 그정도마져 없다. 그래서 불안했다.

유료미술관도 그렇고 공연도 그렇고 이정도까지 사진을 못 찍게한다는 것은 똥냄새가 물씬 풍긴다.
제대로 된 그림이 거의 없어서 볼게 없거나 공연이 개판이거나, 저작권에 문제가 있거나 등
(관객이 마주보고 앉도록 설정된곳에선 관객 프라이버시차원에서 못 찍게 하는것이 충분히 납득이 됨. 이런 구조의 관객석이 싫을뿐)
혹시나 화원 사진이 나오면 안되서 그런건가?싶어 구글 검색을 하니. 씨브럴. 이미 기자들이 다 찍어서 쳐 올려놨다.
전체는 아니고 일부분만 나오고 있지만(이번것이 아닌 작년것인데 작은 소품마져 같은걸 봐서는 어느 창고에 잘 모셔뒀던걸까)

그래.. 음악극은 음악 한대목으로 모든것이 녹아내리지 않던가..
시작은 똥같은 기분이라도 가슴 녹는 노래 한자락 나온다면 모든게 사라지겠지 라며 보기 시작하는데..
첫장부터 개판이다. 어떻게 뮤지컬이란 이름을 달고 나와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를 알아들을수가 없냐
이 뮤지컬에서 노래는 경음악이었을까? 발라드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봐라 웅얼웅얼거리는지
귀에 칼같이 꼿히는 가사들 그러나 감미롭고 슬프고 어리석고 좌절 환희 모든것을 녹여낸다.
이것은 그 상황은 정확하게 전달해서 관객이 공감하고 감명받도록 하는 예술인데 빙신들같이 노래를 웅엉거린다.
하지만 결코 배우들의 문제로 보이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음향에 대한 이해가 똥인 사람이 셋팅을 했거나 정동극장 음향이 똥이거나여서
모두 망가뜨린 결과로밖엔 볼 수 없다. 멜로디도 그렇게 귀에 꼿히진 않는다만 가사와 상황과의 결속력, 공감대만 형성할수 있다면
왠만해서 감동받는 분야가 음악극의 특징인데 이 연극은 전혀 그러질 못한다.

노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가사를 알아들을수 없으니 저 사람의 감정상태가 도데체 무엇인지 지금은 왜 저러는지 알수가 없다.
그리고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발성이 이상하다. 초짜들이 뮤지컬배우들 발성을 귀로 듣고 따라하는거 같이 감정선이 전혀 살아나질 않는다.
100%그렇다는것은 아니고 전반적으로 그러했다. 뮤지컬이나 오페라가 어려운게(배우들이 하는 말임) 노래만 부르거나 연기만 하면 좋겠는데
노래도 잘 불러야 하면서 감정연기까지 같이 해야해서 유독 더 어렵다고들 한다.
그도 그럴것이 기타를 연습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기타치며 노래부르는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거기에 표정까지 붙여야 하고
주변사람과의 시선도 맞춰야 하며 관객의 반응도 살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복잡한 공연은 가급적 연령대가 있는 사람과 합작해서 같이 해서 서로 상보하면서 극의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우기는 입장인데 젊은이들끼리 모여 풋내만이 진동한다. 물론 내용 특성상 신선함도 전혀 없다. 차라리 완전한 창작물이면 그나마 좋았을것인데
도데체 그 이상한 발성은 어디서 배운걸까.. 늙은이 같은 발성.. 지금 생각해도 너무 이상하다.
(뮤지컬에서 늙은이 역활을 해도 그런 기교만 가득한 노래는 안하는데)

노래가 이해안되서 고아원이란것도 조금 지나서야 알게 되었을 정도니 뭐 말다한거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비밀의 화원이 90%고 10%정도는 배경이 고아원이고 성장드라마 같은 정도를 엮어놨다.
원작 비밀의 화원도 성장드라마 비스므리한데 배경도 성장드라마라니

다 끝나고 깜짝 놀랐는데 커튼콜때 기립박수들을 친다.
배우들의 열창이 끝났을때 박수한번 안치던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누가 벌떡 일어나며 선동했나?
누군가 선동하지않고선 이보다 훨씬 뛰어난 음악극도 기립박수가 잘 안나오는데..
나도모르게 내 입에서 순간 '억!' 소리가 나오다니 뭔가 좀 챵피한 기분도 들었다. 왜였을까? 다들 가족은 아니었을텐데

공연홍보와 배우 모두에게 좋은 커튼콜 사진조차 못찍게 하는 공연은
공연이 엉망이거나 라이센스에 문제가 있거나 꼴같지 않게 권위적인것이다.
그러니 볼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다른 훌륭한 음악극(뮤지컬)들이 많으니 그것을 보기 권함.
7만원이면 제법 큰돈인데 에휴

최소한 초연이 아니라면 음향도 좀 신경써주시길. 연주하는 분들과 음밸런스도 영..

출연 : 금조, 김서환, 박선영, 송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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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7. 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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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은 뭔가 안좋은 날인가?
어떻게 30분씩 두번 폭우가 내리는 그 시간에만 내가 밖에 있어서 홀딱 젖게 만드는 걸까..
삐끗한 목이 낫는 추세였는데 칼국수 먹다가 도로 엄청 아파지고(목아플땐 숙이고 먹는건 쥐약)

비에 젖으며 걷다보면 하늘이 파랗게 바뀐다. 동남아지역을 가본적 없지만 이러지 않을까..
내리는 비를 손으로 받아보면 미지근한, 완연한 여름이다.

숲귀신이 무슨 의미일까
말 그대로 숲에 있는 귀신을 말하는건지 귀신같은 몰골로 숲에서 살고 있어서 붙여진 별명인지
뭐가 됬던 숲귀신은 생각보다 제목에 비해 비중이 커보이지 않는 특이한 극이다.

전체적으로 안똔체홉극장에서 하는 연극치곤 좀 엉성한거 같기도 하고
진행이 그렇게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고 호흡이 끊기는 기분도 간간히 든다.

찾아보니 이곳에서 2014년에 올렸던데 이 후 처음인가? 아니면 맴버가 좀 바꼈나?
난대없는 노래들(리듬이 안맞는다고 해야 할지 흐름이 끊긴다고 할까)

19세기땐 러시아 귀족들이 알게모르게 바람을 많이 폈다는 일종의 유행?
귀족사회에서 이런일은 어느때나 비일비재했던게 아닐지

그렇다고 부부가 같이 있는데 대놓고 고백을 할수 있는건가? 이 시대는 이러했나?
아니면 과거의 유산들의 병폐를 보이기 위함이었을까..
귀족들, 당시의 부유층을 구시대의 폐물취급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안톤체홉 작품들이 민주주의로 넘어가기 전, 프랑스 혁명같이 패러다임이 바뀌려 할때의 전환을 보는거 같다.
그래서 대부분 낡고 오래된것들은 그대로 사라지게, 다시 일어나지 않고 무너지게 두는 경향들이 있는데
이 작품도 다르게 느껴지진 않는다.

시대에 변화가 생길때 예술 분야에선 그 특징이 두드런진다.
과거것을 어떻게든 부여잡으려는 계층과 새로운것이 진리 이데아 인냥 그것을 도입하려는 계층
대부분 기득권층과 박해받던 신진세력간의 싸움으로 세력이 나뉘고 전체적인 행태도 비슷하다.

러시아역사를 모르지만 이후 공산주의인지 사회주의인지 아무튼 북한이나 중국과는 또다른 형태로 기초가 생겨나고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한국도 민주주의는 맞는데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 많고
거리에는 군복을 입은 늙은사람들이 군가를 부르며 빨갱이를 죽이자는 구호를 외쳐댄다.
(이정도면 반국가 세력 아닌가? 군복입고 사람들을 겁박하는건지)

여기서 좀 의아스러운것은 숲귀신(의사, 흐루쇼프)이란 존재의 의미이다.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도 아니고
자연주의자인가? 의사인데 숲속에서 나무를 심으며 살고 있다는것은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것인가

아무튼 이 사람은 제목과는 다르게 부각되지 않는 인물로 보인다. 전체적인 흐름에서도 그렇게 필요한 인물이었나싶다.
오히려 처남(이고르)이 흐름상 중추적인 역활을 한다. 집안의 모든 재무를 책임졌던 사람으로 보이는데
신기한것은 조카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했어야 하는것이다. 무엇때문에 집안에 필요한 모든 돈을 벌고 조카에게 물려준 땅을
구입하기 위한 빚마져도 갚아줘야 했던건지 납득이 안되고 그로 인해 마지막에 자살을 하게 되는데 소냐의 아버지가 땅을 팔려고하니
배신감과 엘레나를 사랑하지만 유부녀니 어쩌지 못하는 처지를 비관하여 자살한것이겠으나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여권이 대단히 떨어져있는 뭐랄까 멍청한 소유물처럼 그려진다고할까.(여자는 시종 아니면 거의 성적 소유물같음)
그에 반하여 남자는 진취적이며 너그럽고 관대하게 그려진다. 세자매에서 보여줬던 무기력한 남자들과는 다르다
아직은 세대변화가 무르익지 못한때였을까...

어떤 변화의 직전 모습인지는 모르지만 해학스러움도 좀 있고, 약간은 편협스러움도 있으나
3시에 시작해서 6시에 끝났음에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는것은 안똔체홉의 위대함보다
배우들과 모든 관계자들의 노력때문이었을거다.

다음에는 목이 삐지 않은 콘디션 좋은 상태에서 다시 보길 기대해본다.

출연 : 이강원, 이음, 김미리내, 조환, 염인섭, 박장용, 정정자, 김원경, 김세윤, 서준호, 조희제, 나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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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7.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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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장마인가
비가 많이 올땐 어마어마하게 오고 안올때도 하늘은 흐리기만 하다. 다행이도 바람이 제법 불어준다.
눅눅하고 끈적이지만 장마덕분에 미치도록 덥단 느낌은 아니다. 이것도 이번주면 끝이려나..

제목이 '당연한 바깥'이라길래 뭔가 외톨이 이야긴가싶었다.
나 역시 외톨이에서 벗어나지 않은 사람이라 제목만 보고 약간의 동지의식이 발동했을까
뭐 아무튼 대충 그런 내용인줄 알았다.
극장을 들어가는데 아~ 한숨이, 도데체 무대를 왜 이렇게
관객이 보기 힘들다고 그렇게 관람기를 써도(보는이는 거의 없음) 꼭 이렇게 튀는 사람들이 있다.

도데체 왜

이렇게 무대를 만들면 뭔가 있어보이나?
오히려 배우들 뒷통수를 보며 대사를 듣게 되서 쉣이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납득못하는 연극인들
극장 구조가 이모양인것도 아니고
관객을 찢어놓고 서로 관객들끼리 마주봐야 안정감을 느끼는 변태감독인가
제발 빙신짓좀 하지 말자.
각 인물들간의 심리적 간극을 넓히기 위해서 무대를 엄청 길게 하는것은 그럴수 있지만 이게 뭔짓이던가.

연극은 대단히 뛰어나다. 탈북 브로커와 연계된 사람들간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적절하고 심층적으로 잘 묘사하여
상황에 맞는 뛰어난 스릴감, 몸에 힘이들어가는 긴장감 등이 아지랭이마냥 살짝 살짝 괴롭히는 맛이 대단히 뛰어난 작품이다.

초반에는 뭘까? 북풍같은 남북관련 공작 스릴러물인가?싶었는데
한국에서 살고 있는 실향민들이 수십년 이상을 지나 각자의 터전에서 살고 있으나 한국을 미친놈들이 찢어놔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도록(천륜을 이렇게 강제로 찢어놓는 쓰레기 국가가 세계에 얼마나 될지)해서
가슴에 한을 품고 돌아가시게 만드는 생각할수록 엿같은 나라가 한국일것이다. (이런 나라인데 선진국이라고? 풋!)
아직도 남북교류하겠다고 하면 공산당 빨갱이 멸공 외쳐대는 이상한 사람들도 득실거리고
(전세계에 공산주의를 실현한 나라가 있나? 돈에 미쳐 날뛰는 나라만 득실거리는게 지구인데, 이상주의자들인가? 망상가들인가?)

이런처지에 놓인 한국은 관련된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존재하고 통일되기 전까지는 계속 될것이다.
우리는 진지하게 삶의 끝자락에 놓인 이들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과는 큰 연이 없어서 느낌이 없겠지만
한국전쟁당시에 찢겨 흩어진 수많은 사람들은 한평생 가슴 한구석에 큰 상처들을 안고 살아갈텐데 그 상처를 보듬어야 할 책임이 지금 세대들에게 있다.
통일을 하자는것이 아니라(하면 좋지만 상황상) 이분들의 여생만큼은 남쪽이던 북쪽이던 다른 쪽이던 아무튼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수있도록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남북한 모두의 합의가 되야 하는것인데 엿같은 정부가 들어오면 어떻게든 이것을 이용하려고만해서
개성공단 멈추고, 확성기 다시 설치하는 병신짓을 하고, 전쟁이 발발하라고 고사를 지내며 세계에 나가 분탕질을 하고 있다.
이런 새끼들을 입국을 못하게 해야 하는데. 평생 비행기 속에서만 살게 하던가. 아니면 술과 고가품 가방을 뜯어먹다가 뒈지게 하던가.

이러한 현실을 적절하게 녹여내면서도 지루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맞닥뜨리게 만드는 잘 만들어진 연극이다.

무대가 너무 길고 가끔 배우들 뒷통수를 보고 있어야 하고, 때로는 아예 무대 밖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포기하며 연극을 봐야 하는
엿같음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짜임세있게 잘 만들어져 짧지 않은 공연전체가 끊김없이 집중하며 생각하고 의도한 웃음코드에 적절히 웃을수 있는
그러나 생각해야 했고 나와 우리를 바라볼수밖에 없었던 가볍지 않은 훌륭한 연극이었다.

다음엔 제발 무대를 이딴식으론 만들지 않길 바란다.
처음 들어서자마자 나도 모르게 내입에서 나오는 탄식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아~~~~

기회되면 꼭들 보시길. 자리는 가운데가 좋고 앞에서 두세칸 뒤가 목이 덜 아플거 같음

출연 : 강지은, 공상아, 김효진, 우범진, 장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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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7. 1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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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직 장마전선이 아래쪽에 있는데 이렇게 습하고 덥다니
장마전선이 아랫쪽에 있을땐 그나마 습도라도 낮아서 땀나도 걸을만 한데
하지도 지난지 20일가량 되어 낮이 미약하게나마 짧아지고 있지만 제법 만만치 않은 날이다.
걷고싶고 미술관에도 가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일사,열사에 헛것을 볼까 두려워 포기하게 만다는 날

3가지 에피소드의 연극이고 서로 연관성은 없어보인다.
죽음 특히 자살에 관한 것이라 감독겸 작가겸 배우께서 나와 설명한다.

이때까지만해도 전체적으로 오늘은 좀 무겁게 끝나겠구나싶었다.
연극으로 무겁게 만들면 한없이 무거울수 있어서 조금은 걱정되며 기대됬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장르가 코미디? 스릴러? 뭐 그렇다.

첫번째장은 전체적으로 흐름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모녀가 자살사이트를 각각 열어서 운영하다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죽이려한다거나
아빠때문에 이런 사이트를 운영해서 죽이려 했다는 건지
소고기 먹으로 가려할때까지는 단막극으로 풍자적 요소들도 적절히 섞여서 괜찮았는데

이 시대의 소외받는 자들의 한숨이 묻어나오는 느낌이 생기려다가 이상한 스릴러를 가장한 코믹으로
바뀌는 통에 많은 감정이 사라졌지만 그때문인지 무거운 주제가 훌훌 털려나간 기분이었다.
그리고 두 여자배우 모두 꽤나 안정적이며 배역에 맞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덕에
크게 거부감 없이 넘겼지만 뒷끝에 남는 약간은 찝찝함은 어쩔수 없는거 같다.

두번째장은 인간의 양면성을, 어찌보면 내면에서 나오는 지저분함을 보여준다.
물론 첫번째장과 같은 코미디를 버리지 않는다. 왜 이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코미디를 버리기 아까워하는거 같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했던가
바로 전까지만해도 형동생하며 아품을 쓰다듬어주고 자살하려는 사람을 막고
이해하려 서로 애를 쓴다. 허튼 웃음으로 소주를 넘기는데 이때까지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이는 생활밀착형 드라마같다.
그래서 미세한 미소가 입가에 담겨지려는 찰라에 갑자기 일확천금이란 이상한 일이 생기며
서로 으르렁거리며 손에 칼을 쥐고 이새끼 저새끼
돈도 있어본 사람들이나 그 무서움을 알고 주의하며 경계하지 일반 서민에게 들어오는 큰돈은 어느순간에 모두 털리고만다.
고기도 먹어본놈이 안다고 타협도 없고 전략적 제휴따위도 없다. 무조건 너는 나쁜놈 나는 좋은놈
이들에게서 돈을 빼앗으면 언제그랬냐듯 따뜻한 이웃이 된다. 서민이 이런 관리 노하우를 배울수는 없을것이다.
아마도 99.99%이상은 평생 그럴것이다. 이번장에서는 이것을 과장되지 않는 면을 보여준다.
(과장같지만 눈앞에 수십억이 있다면 연극속 저들보다 더 심하지 않았을까?)

마지막장은 아~ 1~2장에 나온 네명의 배우가 나란히 앞을 보고 이야기 한다.
물론 자살에 대해서는 아니고 당황스럽게 이행시, 삼행시같은걸..
자살동호회 회원(금방 죽을텐데 회원이라고 하는게 맞는 표현인가)들인데
자살 동기 따윈 크게 중요하지 않고 웃고 떠들며 알수없는 환상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거 같이보인다. 딱 한명을 빼놓곤
그 딱 한명을 시인이 무척 좋아하는데 그 캐릭터에 나도 무척 반했다. ^_^;;;

스릴러에 반전도 있고 다소 엽기스럽기도하다. 어떻게 보면 여름에 걸맞는 공포물 스럽기도 하다.
그 싸~함. 극 속에 동화되기 시작하면 뭔가 섬뜩한 기운이 몸을 휘돌지만
이부분까지 냉정하게 살리지는 않는거 같다.

작가의 작품을 여러편 본건 아니라서 전체적인 풍이 이런지 어떤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관객을 웃기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는 작가인거 같다. 적어도 이 작품에선 그런것이 보인다.
다만 템포가 끊기는 기분이 들어서 웃음이 나오려다가 말다가, 재채기가 나올듯 말듯 터질듯 말듯한 그 막혀있는 느낌

두팀이 하는데 이 팀은 오늘이 초연이라 하니 자잘한 실수도 있고 대사 연결도 조금은 매끄럽지 않고
제발 음악소리의 양은 좀 작게.. 게딱지 만한 소극장에서 뭔 소리를 그렇게 크게.
명색이 자살이야긴데 왜 레퀴엠을 계속 틀어대는지.
(자살과 레퀴엠은 뭔가 좀 안어울리지 않나? 그것도 코미디 비스므리한 장르에서)

극장내부를 좀더 춥게하면 더 싸~함을 느낄수도 있을거 같긴 한데
이럴려면 일단 관객이 제대로 웃게 만드는게 선행되야 개운한 연극이 되겠지 ^_^
여름이니 조금더 가볍고 경쾌하게 그리고 괴랄하게 변모하길 바라며
다음에 또 보고싶은 연극이었다.
배우들을 코앞에서 볼수 있는 작은 극장이니 많이들 보러 가시길..
(극장이 완전 시원하진 않지만 덥지도 않음)

출연 : 맹봉학, 이훈국, 문채영, 서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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