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7. 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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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왜 이렇지.
일주일 내내 비가 올듯한 하늘이지만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가 지속되고 있다.
장마라고 하기에 무색할정도. 오늘도 잠시 우산을 적시는 정도에서 그친 하루였다.
하지만 이 잠깐때문에 우산을 펼쳤어야 했다는것은 큰 귀찮음이 발생한다.
좀 걸을려 했지만 한손엔 젖은 우산이 들려있으니 결국 칼국수만 먹고 들어왔는데
가게 주인이 마무리 하려고 남은 김밥 두줄 중 한줄을 내게 줬다. 그런데 의외로 맛있는 김밥
앞으론 칼국수곱배기를 시키지 말고 보통+김밥 이런식으로 먹어야 겠다. 그 동안 왜 몰랐을까..

제목만 보고 선택하면 때때로 당황스러운 연극이 걸린다.
이 연극도 그 중 한가지에 꼽히는거 같다.
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이 2024년까지 이어져오며 활동했던 큰 사건들을 다룬다.

용산참사(2009), 이태원참사(2022), 물대포로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2015), 전세사기
84학번이라고 했나? 그러면 이들은 지금 환갑이거나 충분한 기성세대라 할 나이들
그리고 그들 세대를 이어받은 다음세대들의 투쟁

이렇게 사건들을 나열해놓고 보면 당시 억압과는 다른형태의 억압이 현시대 민중을 억누르고 있다.
각종 언론을 총동원해서 쓰레기 허위사실을 난발하고 사법기관은 법치주의를 무시한 판결과 인권을 유린 하고 있다.
이런것때문에 민중이 고통받지만 이들을 감옥에 보내기엔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

저들이 저렇게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 시절과 지금 사람들이 고통받는 그것들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투쟁-
우리는, 모두 투쟁을 해서 얻은 공도 일부에게 착취당하는 역사가 오래됬었다.
우리는, 타인을 개 돼지라 하는 사람들의 모든 권력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
우리는, 항상 어려움에서 일어나려 갈망하고 노력하였다.
우리는, 너와 내가 그리고 우리가 적당한 안락함을 추구하고 누릴 수 있는 그날을 위해 투쟁 한다.
우리는, 투쟁!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는데 이런 생각이 나게 만드는 연극이다.
많은 사건들을 알릴순 있었지만 그 깊이가 좀 모자른 생각이 든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당했을법한 그 시대를 지나 용산참사, 물대포 사망사건까지
수많은 사건들이 우리 곁을 지나쳤지만 어떤것 하나 자세한 내막을 알기 어렵다. 적어도 나같은 범민이 그 속을
알아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 연극에선 그러한 것을 선보이며 관객이 좀더 깊은 통찰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면 어땠을까 싶은 섭섭함이 든다.
몇 가족이 1984년부터 2024년인 40여년동안 몇몇 큰 사건들을 모두 겪었을순 있으나
그 속에서 풍기는 깊은 고뇌와 회한이 좀 아쉽다고 할까.

배신자 일명 쁘락치는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는 모습이 한국의 현실과 꽤나 비슷할수밖에 없지만
그 표현은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모든 공연예술세계의 그것과 다름없어 식상함을 벗어나기 어렵다.

보다 깊은 통찰, 조금은 더 과격하면서 확실한 대안책, 차라리 친일매국노부터 과거 경찰 쁘락치 등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한 세력들을 하나 둘 모아서 고문하고 고통스럽게 죽이기라도 하면 최소한 기분이라도 통쾌하겠것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쪽 세계의 예술 표현은 별로 달라진게 없다.
극중에 그랬던가 한국은 600년간 민중이 뒤엎은 적이 없다고
그러면 허구세계라도 좋으니 연극속에선 좀 그러면 안되는 걸까..
약자는 계속 당하고 강자는 표면적으론 변론하며 뒤로는 개 돼지라 손가락질 하며 자신들의 배를 불리우는데 여념이 없다.

그러니 40년이 지난 지금 한국사회는 예전과 다른 형태의 탄압, 자본주의와 권력의 강한 유착으로 전세계 유례가 없는
민주주의라는 표면 아래 제2의 군주(자본)주의가 깔려 계급사회가 생겨난것이 아닌가

이런 연극은 관객을 통쾌하게 만들어주거나 확실한 정보를 알려주거나 했으면 좋겠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을 짓도록 그 힘의 원동력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강건거 불구경하듯 그땐 그랬지 라며 넘기기엔 현실이 너무 우리와 가까이 붙어있다.

출연 : 이연화, 김현종, 이은애, 김태영, 최민결, 박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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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6. 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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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장마시작이라 하늘이 무겁다. 그런데 우산을 안가져오다니
평상시엔 한번 안쓰는 우산을 꼭 가지고 다녔는데 정작 필요한때에는 없다.
다행이도 집에 올때까지 비가 오진 않았지만 밖에 있을땐 계속 불안

햇살은 구름뒤로 물러나고 바람불어 시원한 기분도 들지만 다가오고 있는 습함은 답답함을 만들어내는데
이번 장마가 끝나고 한달정도 지나면 설래는 시절이 다가오겠지.

제목이 신선인데 神仙 이걸 말하는 건지 新線(new line?)을 말하는건지..
특이하게도 무용공연인데 나레이션이 짧게 있다. 여기선 새로운 선을 만들어간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면 우리가 흔히 아는 수염 허연 늙은 도사를 말하는건 아닌거 같고
신세대같은 그런 의미의 신선(지금은 잘못 사용하고 있는 신파 같은)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건가

공연을 보면 산속에 사는 늙은 도사를 뜻하는것으로 보이진 않고
세로운 줄기를 뜻하는거 같기도 하다. 물론 저들의 아름다운 춤사위가 그렇다는거다.

술을 연결시킨 한국의 춤?
포스터는 술취해 꼬장 부리는 사람처럼 보여서 코믹 공연인가 싶었다.
어떡게 이런 포스터를 기획했을까? 영화 '지구를 지켜라' 같이 포스터때문에 망할거 같은 기분이 마구잡이로 든다.
공연보다 멋진 포스터는 기본아닌가. 포스터 기획좀 잘 하자.

시작은 가끔 연극에서 보이는 암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용수들이 나와서 연습하듯 시작한다.
춤공연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뭐 기획의도까지는 궁금하지 않은 시작

아~ 강하게 빠져든다.
무엇인가 주제가 있어보이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도 않고 저들의 신선을 감상해본다.
자유분방한듯 하지만 강하게 묶여있는 팀원들의 신뢰라 해야 할지 각자의 역활에 충실해도
서로가 필요할땐 일순간에 하나가 된다.

저들의 손끝부터 발끝까지 자유롭게 흩날리는 바람 속 민들레 홀씨 같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의지가 담겨있고
또한 쾌락과 희열, 환희가 녹아 흘러 넘친다.

비극적이거나 슬픔을 담고 있는것은 아니라서 무용수들의 즐거움과 퍼커션, 가야금 연주자 들 모두 신바람에 모든것을 맏기듯
들썩거리는 기운에 나 역시 동화되지만 추임새가 익숙하지도 않고 관객 분위기는 어떤놈이 "얼름!"을 외치고 "땡!"을 안하고 혼자 집에 간것마냥
싸늘하지만 속내에선 뭔가 울컥울컥하는 아쉬운 공연이다.

어느때부턴가 한국 공연에서 추임새(관객의 호응?)가 모두 사라져가고 있는데 필요한 공연마져 사라지니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같다고 할까. 한편으로 공허함이 느껴진다.
저들은 저리도 엄청난 무대를 만들어가는데 관객은 멍~ 하니 그 어떤 호응도 없다.

관객이 쥐죽은듯 조용해야 하는 공연이 현대사회에선 대부분이긴 한데 한국 전통 공연은
무언가 서로 주고 받는게 확실해야 할거 같은 줄다리기같은 알싸함이 있다. 판소리나 민요 등 노랫가락이나 순수하게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공연은 분명히 추임새를 넣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것을 유도하기도 해서
관객이 멋쩍어하면서도 따라하게 되어 한국 전통 공연의 꽉 찬 맛을 느끼게 하는데
과거와 현대를 섞은 이런 공연은 이도저도 만들어가질 못하는 면이 있다.
철저하게 보기만 하도록 그에 맞는 리듬과 구성을 만들던가 아니면 나같이 뻘쭘해 하는 관객을 위해
이럴땐 추임새를 넣도록 강요(?)해서라도 빈곳을 채워가게 해야 하는데

노련한 국악인들은 관객과 대화도 좀 하면서 분위기도 잡아주고 서로 호흥해주고 격려해주고 그러는데
오늘같이 뛰어난 우리 한국의 무용수들은 그것이 좀 약해보인다. 어쩌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것이
한국의 현대공연예술을 휘어잡는 예술가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싶다. 

한국 리듬이 어깨를 들썩들썩거리게 하는 마력이 좀 있다보니 관객의 추임새가 더욱더 크게 느껴지긴 하지만
저 젊고 뛰어난 무용수들께서 강렬하면서 집착에 가까운 세밀한 춤사위로 나의 오감을 모두 사로 잡는다.
이토록 강렬한 형이상학적 쾌감을 느껴본적이 얼마만일까..

분명한것은 내가 한국사람이고 저들의 공연이 한국적이라서가 아니라
피땀을 흘리며 연습한 노력과 녹여내고 있는 열정과 정렬 그리고 이 순간 공연하고 있는 저들의 미래 때문일것이다.

너무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나는 오늘부터 국립무용단의 팬을 넘어선 사랑하기로 했다.

출연 : 장윤나, 전정아, 화용천, 송지영, 조승열, 박소영, 박수윤, 이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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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6. 2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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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컴퓨터 날씨에는 분명 쾌청으로 나오는데 비가 오다니
왜 이럴까 한참을 고민하다 지역을 보니 이상한 어느 적도 지역으로 되어있는것이 아닌가
서울로 바꾸니 바로 비가 내린다. 적도의 어느 바닷가는 오늘 맑음이었겠지

내가 발레를 본적 있던가? 현대무용은 어찌저찌하다보면 가뭄에 콩나듯 보게되고
한국무용은 몇해전부터 일부러 좀 찾아보는 편이긴 한데
발레는 기억에 없다. 그 특유의 쫄쫄이도 좀 그렇고 발가락도 아파보이고 발레리나(노)들이 마른 장작같아보이기도 하는 등
아무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기보다는 고행같아보여서 눈이 그렇게 편한 장르는 아니다.
(생각해보니 가끔씩 짤막하게 흐르듯 본거 같긴함)

그래도 올해는 한국 고전만큼정도는 서양고전도 좀 인위적으로 접해보다는 생각으로 찾아보다가
그나마 현대적(?)으로 보이는 이것을 선택했지만 그럼에도 장르자체가 신경쓰임은 어쩔수 없는거 같다.

발레축제라던데... 두 작품 모두 현대공연예술 같은 느낌이 강하다.
간간히 발레에서 볼 수 있는 느낌은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통상적인 그것들과는 너무 다르다.
국악을 현대화 한다면서 이도저도 아닌 이상하게 만든것과 비슷한 느낌이려나? 현대무용도 아니고 고전무용도 아닌 그런

우아함은 상대적으로 적고 현대한국사회에 맞게 역동적이며 전체적인 아름다움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있는 느낌이다.
무용은 문외한이기때문이기도 하지만 표현양식이 너무 추상적으로만 달리면 누군들 이해할수 있을까
현대미술도 그지같은 개념미술이니 뭔 헛소리하면서 개똥철학이나 늘어놓고 전위예술도 그다지 납득되지 않는다.
냉정하게 보자면 자신만 아는 자신만의 방법대로 표현하고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니 말로 구차하게 설명하는 그런 모양세다.
(예술가라면 대중들이 이해할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춰서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는것이 예술가의 직업의식 아니었을까
그속에서 엄청난 괴리감과 자괴감, 좌절감 그리고 비관이 태어나고 사라지면서 훌륭한 작품들로 승화되는거겠지)

오늘 두 작품 모두 발레축제에 현대무용을 들고 나온거 같은?
국악축제에 송가인(국악인출신)이 나와 트롯을 부르는거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축제땐 신작도 발표하고 인기있는것도 나오고 뭐 그런거라서 잘못되었다고말하는것은 아니고
포스터의 그것을 상상했다가 뭔가 뒷통수를 맞은거 같은 뻘쭘한 기분이 좀 들어서 투덜거리는 것이다.

다만..
저들의 춤사위는 무엇인가 엉성한 기분이 든다.
한국사회에서 아이돌의 칼 군무를 너무 당연시하는 문화때문에 그런것일까..
몇시간전에 만나서 합을 맞춘 전문가들 마냥 각각은 뛰어난데 조화롭지 않다고 해야 할까..
거친 야생 세계 같다고 해야 하나... 매끄럽지 않다.

아직 내가 초짜라 저들의 깊음을 이해못하는것이겠지..
앞으로 좀더 보곤 싶은데 서양 고전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오케,오페라 한번 보는데 30만원돈는 좀 너무 한거 아닌가?
고전음악적금이라도 열댓개정도는 들어놔야 1년은 넘길거 같은데.. 젠장..
보고 싶은 오페라들도 너무 많이 해서 예약 충동이 손가락 끝을 떨리게 한다.

한국이 이렇게 잘 사는 나라가 되서 1층 대부분을 R석으로 해놓고 20~30만원을 붙여놔도
몇석 안남는 부유한 나라가 되었다니 역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에휴..

출연(올리브) : 알렉산드르 세이칼리예프, 서보권, 김현수, 정종웅, 이승아, 윤오성, 이준원, 강주신, 김민수, 도하련, 함도
출연(황폐한 땅) : 류형수, 김유식, 이소정, 최예림, 김평화, 안지원, 이현수, 최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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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6. 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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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엔 비가 제법 많이 내려서일까 아침에 일어나기 무척 어렵던데
결국 일찍 일어나 미술관을 가려다가 다시 침대에 누워 한시간정도 잠시 자고 일어나니 12시 무렵
씻고 시청까지 버스타고 나가 혜화동까지 걷는데 아직은 습하지 않는 초여름이라 시원하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기분마져 가볍다. 그러나 등엔 땀으로 미끌미끌(내 땀에 기름기가 많은가)

시간이 잘 맞아서 바로 아르코 극장을 들어서니 시원하고 조용하다. 그리고 사람들의 긴장이 느껴진다.

새들의 무덤?
새가 뜻하는게 무엇인지 미리 알았더라만 나는 이걸 예매할 수 있었을까?
세월호를 생각하면 나는 아직도 조금은 트라우마같은게 있다.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지인이 있는것도 아닌데
매스컴에서 무차별적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통에 아직도 침몰하는 배 유리창에서 많은 사람들의 손이 보이는 장면이
기억속에 또렷히 자리잡고있다. 그래서 영화, 다큐, 연극 등을 가급적 피하게 된다.
그때 그 무서움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계속 회피하며 살고 있다.

이쯤되면 새들의 무덤에서 새가 뜻하는게 무엇인지 눈치 챘을텐데
피하고 싶었던 세월호참사에 대한 공연을 보게 됬었지만 큰 후회는 없다.
그런데 초반 내용의 새섬이란게 실제로 있는건가? 이때까지만 해도 약간은 무속신앙에 대한 내용인가싶었다.
강렬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굵직하게 만들어놔서 주제가 바뀔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중후반까지만 해도 그랬다. 한국 현대사에 수많은 문제점들 중 잘 알려진 소재들을 주로 사용해서
(미싱사는 전태일열사를 보여주는것인지 모르겠음)
잡스럽게 많은걸 그냥 우겨넣은 별볼일 없는 연극이구나 싶었다.

한가지 사건만으로도 장편영화가 나올 내용들인데 줄줄이 사탕마냥 소재가 전환될때도 별 사유없이
갑자기 바뀐다. 제법 부유하게 잘 살았을거 같은 주인공이 갑자기 무임금 노동자가 되다니
선장으로 평생 먹고 살거 같은 사람이 갑자기 공장 사장 그것도 서울에서
여기서 배운 미싱일로 미싱 사장이 된 주인공, 전체 흐름이 보잘것 없이 흘러간다.
억지로 사건들을 엮기 위해 만들어낸 나약하고 허술한 실타래같다.
(2020이 초연인거 같은데 이렇게 허술한 연극을 또 하다니. 제발 국가적 사건을 소재로한 공연은 좀 잘 선정해줬으면)

아무튼 여기에서 쌍둥이 딸을 낳고 이중 한명이 세월호 참사때 변을 당한다.

집안에 장애자 자식 한명이 있으면 나머지 자식들은 모두 소외당해서 외로워 삐딱해지거나 거칠어지거나 아무튼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진다고 했던가? 나머지 한명의 딸은 나오지 않는다. 극중 내용은 한명이 변을 당한것처럼 묘사되던데
전날 딸이 시위한다고 하니 아버지는 하지 말라고 자신이 항의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이후 내용은 없이 넘어가는 허술함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이 불이익을 받을까봐 하지 말라고하겠지. 나역시 내 자식이(있다면) 그런다면 걱정되서 고민될거 같다.

아무튼 그렇게 가족은 망가져갔다. 나중에는 어느정도 안정화 된거 같이 보이긴 하는데
힘들어하는것도 아니고 심리적으로 안정화된 아버지에게 나타난 죽은 딸 도손이가 과거 수많은 사건들을 일일히 다시 보여준다.
힘들고 어려웠던 그리고 딸이 사고 당해 힘들어했던 모든 시간을..
연극이니까 그럴수 있다고 하지만 이정도 되면 딸이 아니라 아버지를 괴롭히려고 작정한게 아닐까 싶다.
아버지는 그래도 딸이라고 모두 안아준다. 그리고 다시 그리워 한다.

뭘까 이 전개는..
군사정권부터 이어저온 수많은 사건 사고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들이 모두
엿같은 쓰레기 정부때문에 발생한것이란걸 말하고 싶었던걸까
그러지 않고서 이렇게 많은 사건들을 불필요하게 다 나열할 필요가 있었던건지 모르겠다.

이 연극의 문제는, 적어도 아르코 대극장에서 공연한 이번 공연의 문제는
이런 내용의 흐름이나 주제, 소재같은게 아니다.
배우들의 딕션이 세상 이렇게 엿같을수가 있을까.
거의 대부분을 알아듣기 아주 어려웠다. 보통 감독은 관객 자리에 앉아서 대사 전달력을 판단하고 수정하지 않나?
이렇게 엉망인데 그대로 공연할수가 있다는게 놀랍다. 극장이 울려서 그럴수도 있는데 그러면 마이크를 착용하던가..
가곡은 왜 그렇게 목소리가 갈라지는지..(전날 과음을 했나? 아니면 담배를 피나?) 이럴거면 그냥 감미로운 가요를 부르지

쓸때없는 멋이나 잔뜩 부리고 단락이 끝날때마다 기분 잡치게 물방울소리같은 이상한 춤사위로 퇴장하고
(내용에 따라 좀 달리 하던가..)

이런 공연이 돈벌이가 되겠냐만은 한국의 슬픈 현대사를 놓고 이렇게 난잡하게 만들어내는건 좀 지양해줬으면 좋겠다.
최소한 대형 극장에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출연 : 서동갑, 손성호, 김현, 장재호, 곽지숙, 김시영, 심민섭, 홍철희, 김형준, 김다임, 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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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6. 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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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완전 여름 같다. 오전에는 회사 일때문에 잠시 현장 나가서 일했더니
몸이 끈적끈적, 몸은 피곤, 다리도 아프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기분은 더럽
이럴때일수록 연극을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해야지.

신촌으로 2호선 타고 일주 시작
길다. 딱 끝에서 끝까지 가는 거리고 오랜만에 한번에 한시간정도 가는 거리를 가니
다시한번 지하철은 심심한 운송수단이란걸 느끼게 된다.

일이 잘 안풀려서 초기 계획대로는 안됬지만 그래도 적당한 시간에 극장에 도착하고
약간 쉬었다가 들어가니 내가 좋아하는 원형 극장. 어딜 앉아도 무대가 잘보일거 같다.
(꼭 그렇지는 않으니 가급적 중간자리를 구입하시길)

죽은 남자의 휴대폰?
장르가 코미디인가? 스릴러? 추리물?
MSG 넣듯 미세하게 조금씩 들어가 있다.
서양문화권의 사회풍자적인 블랙코미디 같기도 하다.

문제는 주인공의 행태가 상식적이니 못하다. 타인의 휴대폰에 온 전화를 받는것은 상황에 따라서 그럴수 있지만
왜 갖고가지? 저나라(미국) 경찰들은 저 여자를 조사하지 않나? 휴대폰을 가져가는데?
가족들은 의심하지 않나? 여자친구는? 죽기전에 휴대폰을 준다고?
불법 매매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모든 연결선이 있는 중요한 휴대폰을?
다른 사람들은 이 여자를 후계자쯤으로 생각했나? 죽을줄 미리 알고서?

시작부터 맥락없다. 남자가 죽었는데도 너무나 뻗뻗한 연기
어쩜 그리도 표정이 무표정 그 자체인지.. TV탈렌트를 꿈꾸고 있는 사람인가?
그래서 액션을 거의 없앤건가? 나머지분들은 연기력이 좋던데 왜 이 분이?
아무튼 개연성없는 흐름과 맥을 탁탁 끊는 연기력

작가는 약간은 페미(여성우월주의)성향이 좀 있는 사람이라고 하고 모든 작품에서 소외된 여성이 부각된다는데
도데체 어디에서 저 여자(진)가 소외받는 여성인가? 자기 멋대로 하는 자유분방한 사람으로밖엔 안보인다.
게다가 며칠만에 양다리까지. 분위기상으론 드와이트(남자)가 더 외면받는 삶을 살고 있었던거 같은데

그리고 진은 총맞아 죽었던거 아니었나? 환생한건가? 심청인가?

새벽에 일어나서 일을 하니 조금 피곤한덕에 살짝 살짝 코딱지만큼 순간 순간 두어번 졸긴 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내 시선을 못잡는것도 큰 부분을 차지하기때문에 외적 환경때문만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짧지 않은 연극이지만 지루하거나 한것도 아니어서 형편없는것도 분명히 아니지만
문제는 잘 봤다 라는 감동을 찾을수 없기때문이랄까

전체적인 전개에서 갸우뚱거리다보니 충분히 웃긴장면이 그냥 지나치게 된다.
이런부분은 무척 아쉽다.
어차피 창작할게 아니라면 충분히 웃고 가볍게 볼수도 있는 국내산도 많을테니 불필요하게 외화낭비하지 말고
한국산을 애용해주심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리고 배역은 그 사람 느낌에 맞게 특히 주인공이라면 색채가 배우와 잘 맞도록 선정해주는것이 어땠을런지

출연 : 정현아, 이상홍, 이주희, 김빛나, 유승락, 이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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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6. 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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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고 날은 엄청 깨끗
햇빛도 강렬해서 낮엔 여름같더니 해가 저무는 저녁엔 선선
밤인 지금은 아직까지 확실한 봄
그러나 대낮엔 몸이 끈적여서 돌아다니기 좀 힘든 시기가 된건 맞는거 같다.
월급날인데 월급은 안들어오고.. 관두란 소린가? 관두란 말 한마디만 하면 바로 관둘텐데

한시간도 안되는 연극
도데체 이게 무슨 내용인가싶어 오자마자 찾아보는데 제목을 키보드로 치는 자판(러시아어)을 몰라서
정보를 찾기 엄청 어려웠다.
종이 한장짜리 초단편인가?싶기는 한데 이걸 한시간짜리로 만든것도 어찌보면 용하다고 할 수 있어보인다.

대부분이 숨소리만으로 채워진다.
그리고 그지같은 라벨의 볼레로
내가 볼레로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한시간동안 처음부터 끝도 아니고 특정구간만 반복한다.
'음악좀 꺼라~ 개놈아~'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이것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배우들의 미세한 디테일을 보기에 엄청난 방해가 된다.
(주변에서 아무도 말 안하나? 음악좀 끄라고..)

그래서 유튜브에서 공연한걸 찾아보니 전혀 그러지 않고 그냥 덤덤한 사무실에서
대화를 할뿐이다. 저 배우들처럼 오버액션도 전혀 없다. 물론 음악따위도 없다.

그리고 3루불이 왜 돈다발로 바뀐것일까..
각색을 하려면 공무원들의 뒷돈 문화가 만연화 된것만 풍자하면 되지
여기에 한국 비리공무원을 붙여놓은 느낌이라서 헛웃음정도만..

너무 짧은 내용을 너무 길게 늘려놔서 한시간도 안되는 시간동안 졸기도 하고 몸도 비틀어본다.
차라리 단편을 두세편 모아서 하던가 하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사회의 심층적인 무엇을 건들거나 뒷배경이 필요한 그런것도 아닌 단순히 표면에 보이는 그대로
그 시대에 체홉이 보여주려 했던 사회를 담백하게 표현한 내용을 가지고
온갖 생 난리 부르스를 한거 같은 기분이다. (스모그는 왜 그리도 많이 쓰는지)

그런데 이 극단의 느낌이 뭔가 힘이 느껴진다. 이 극은 뭐 그냥 저냥 좀 껌늘리듯 쓸때없이 늘려놔서 시간 아까운 기분이 들었지만
일반적인 희곡은 매우 뛰어날거 같은 기대감

아무튼 당시에 만연화된 공무원들의 부조리를 있는 그대로 그냥 그렇게 표현한 내용이니
리플렛처럼 뭔가 있는냥 기대해봐야 아무것도 없으니 기대 하지 않는게 좋아보이는 연극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단편 서너개 합쳐놓으면 훨씬 좋았을거 같은데 왜 이런짓을 해놓은건지 이해가 안된다.
(유튜브에서 찾아보면 짧은건 7분, 살을 막 붙여놓은 영화도 20분 미만인 극임)
그래서 쓸 내용도 솔직히 없다.

출연 : 엄지용, 임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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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5.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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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잠자는데 지장없는 지금을 누릴수밖에 없는걸까? 조용한 에어컨을 하나 장만할까
오늘은 봄의 산뜻함과 여름의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날이었다.
어제 오늘 하늘은 무거웠지만 정작 비는 한방울도 내리지 않아서 봄 치곤 습도가 높게 느껴지던데
그럼에도 햇살만 없으면 아직은 선선하다.

벌써 몇년째일까
주말에는 어김없이 집회를 한다. 태극기를 모독하는 집회도 있고(제발 이스라엘 국기는 좀 들지 마라 쪽팔리다)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못하게 온갖 꼼수를 부려 서울역으로 밀려나 집회를 하기도 하고
(박원순 시장시절에 북한냄새 물씬나는 금색세종대왕상좀 경복궁안에 넣고 광화문 광장 중간에 구멍낸거 없애주길 바랬는데
정상적인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힘을 줘도 왜 빙신마냥 뭐하나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공청회만 더럽게 많이 하다가 쫓겨나듯 밀려나는걸까)

이렇게 정신 없는 날이었는데 혜화동에서는 길을 막고 행사를 한다.
마로니에공원에서는 국악 어쩌구 저쩌구, 아르코극장 앞에선 또 뭐 어쩌구 저쩌구
대학로 차도를 막고 그곳에서는 또 어쩌구 저쩌구 노래를 부른다.
모두 다 스피커 빵빵하게.. 서로 거리가 50미터나 되려나. 보통 이런건 공연이 아니라 소음공해라 부르는게 맞아보인다.
행사를 하려면 일단 스피커 음량부터 좀 조절하면서 서로 피해 안가게 해야지.
왜 공무원도 멍청해지는거 같은지. 너무 운영을 잘해서 잘나 보이면 짤릴수 있으니 윗선 따라하는건가?

아무튼 4대문 안이 온통 북새통이었다.

그런데 연극은?
뭔가 불안한 포스터 사진
보통 이런류는 정신병적이고 전위적인? 뭐 그런 독특함이 넘쳐나는데
시작부터 뭔가 불길하다.
난대없이 매일 지켜봤다니
여기서 지켜봤다는것은 스토커라기 보단 감시의 눈길이다.
'저놈이 나쁜짓 하지 않을까'라는 정도?같다.
왜냐하면 이 작품을 쓴 이유가 당시 이민법이 바뀌고 선거로 나라가 어지러웠다나

그리고 이쪽 나라들은 외국으로부터 난민이 엄청나게 들어오는 나라기도 한가보다.
한국이나 일본은 외국 난민을 거의 받지 않기때문에 이에 관련된 사회문제가 거의 없는 편이지만
유럽등은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가 될 정도로 각 국들의 고심이 큰 사항들이다.

그것을 다뤘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 극은 완전히 다르다.
한국에서 불법체류자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도 주지않고 각종 폭행과 차별 등으로 심심치 않게 기사로 등장하는데
비슷한 문제로 보인다. 다만 다른것은 대외 명분상 불법적 행위는 아닌거 같이 대한다.

강제로 친구를 하게 만들고 강제로 무엇인가 함께 하고, 강제로 어딘가 간다. 물론 친구라는 관계로
그러니 대외적으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둘의 관계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한명은 공무원이고 다른 한명은 불법체류자라는 것
이 관계는 연극이 시작하자마다 드러나는데 이부분에서 어떤 사고가 날까싶어 조마조마한 긴장감이 흐르지만
숨는자(아랫집남자, 불법체류자)와 법의 칼자루를 쥐어준 찾는자(윗집남자, 공무원)의 수직적 관계속의 팽팽한 긴장감보다는
숨는자의 비굴함과 차별에 순응하는 모습이 부여진다.

인간은 나이먹을수록 보수주의가 된다고 한다. 이것은 그 동안 가져왔던것을 지켜야 하니 그런것이겠거니 하지만
이들(불법체류자부부)은 마땅히 가진것도 없어보이는데, 병원에서 환자 수발드는 직이라도 얻을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남자와
당장이라도 다른곳으로 가자고 하는 여자. 누구의 편에 손을 들어줄수 없는 내 기분은 슬슬 나도
보수주의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일까.

불안하다. 윗집부부(공무원)와 아랫집부부(불법체류자) 이들의 4가지 연결선이 모두 불안하다.
언제 어느순간 누군가 고무줄을 놓을것만 같은 기분이 끝나기 직전까지 이어져
100분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서 조금더 길게 더 많은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중간 중간 뭔가 템포를 잃어버리는 구간들이 있고
감정이 폭발한다기보단 폭주하는 구간도 있어서 보는데 조금은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윗집남자는 무엇을 원하는지 솔직히 지금도 모르겠다. 아랫집남자를 장난감처럼 생각하는거 같긴 한데
아마도 고위직 공무원이 아닌이상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곳을 찾다가 아랫집 남자의 완벽한 약점을 찾은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 심정을 알기는 어렵다.
이것때문에 이민법이 바뀐날 바로 축하하겠다고 덤벼들었으니 말이다.
(이민법이 바뀌기 전엔 감시자의 눈이었다가 이민법이 바뀌니 포식자의 눈으로 바뀐것인가)

조금 이해한되는 부분이라면
아랫집부부는 도데체 어느나라에서 어떤 고통을 겪었길래 지금 저정도 수순으로 만족하려고 저러는걸까
제법 학식있는 학자였다면 난민이라도 어느정도 해당국에서 받아주지 않나?
윗집부부는 또 왜 저렇게 서로 어긋나 있던것일까. 둘만의 어떤 사건이 있지 않고서는
스페인 사람들은 백년해로해야하는 불문율같은게 있나? 저정도면 헤어져도 벌써 헤어졌을거 같은데
마직막엔 이 윗집 부부만 헤피엔딩을 갖는다.
힘있는 자만이 승자일수밖에 없는게 현실이겠지만 공연예술분야만큼은 속 시원하게 조져놓으면 안되는것인지

아랫집 부부를 대변하는 것은 이 시대의 대다수를 보여주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가자지구처럼 전체 땅의 극히 일부만이 고통받는것을 표현한것일까.

이런 주제의 공연을 보면 왠만해서 생각나는 두 나라가 있다.
서점에 인종차별인 혐한코너가 버젓이 있는 일본놈들이나
(이거 국제법 위반 아닌가? 인종차별등 걸리는거로 알고 있는데. 한국이 소송걸수 없는건가)
매일 매일 틈만나면 미사일 쏴대서 사람들 죽이는 이스라엘놈들이나
(이 새끼들은 지들이 죽은 숫자 만큼 다른 나라 사람들을 똑같은 숫자로 죽일작정이 아니고서)
왜 UN같은곳에서 조용히 있는거지?

출연 : 오정민, 노윤정, 고병택, 황윤희, 이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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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5. 1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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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 하기엔 좀 그렇지만 반팔이 잘 어울리는 하루였다. 바로 엊그제만해도 비가 와서 엄청 추웠는데
비대신 햇살 가득하니 이렇게 맑은 날이 될줄이야. 그래서 길가엔 사람들로 넘쳐나는데 표정이 밝은것만은 아니다.

카메라가 아쉬운 하루였다.

연극 제목이 뭔가 좀 이상하긴 하다. 멀리서 돌아온다니
프랑스 작품이고 2003년 작이라서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은 따끈따끈한 신제품이라 할까
이쪽 동내 영화 작품들을 많이 본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포그가 깔린듯한 눅눅함이 느껴지는데
연극도 그럴줄은 몰랐다. 물론 이 연극이 프랑스 작품인줄도 모르고 예매한것이라서 다른 기대를 하긴 했었지만 아쉽다.
(프랑스 작품이란것을 미리 알았다면 망설였을지도 모름. 영화는 돌려보거나 천천히 볼수라도 있는데
연극은 그게 안되서 흐릿함을 극복하면서 볼만큼 숙련되지 못했기때문?)

처음부터 플래쉬백같은 느낌 강렬하게 시작하지만 연극이 끝날때까지 그 장면이 어떤것을 표현한것인지 모르겠다.

가족 네명의 이야기. 그런데 어머니만 동떨어져있다.
죽은자였을까? 갑자기 혼자 훌쩍 떠나버렸다고하는데 죽었다는 표현인지
정말 어디론가 떠나버렸다는것인지 프랑스에서의 이와 같은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전달되지 않는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죽었거나 떠났거나 어느쪽이라도 남겨진 가족들의 생활에 대한 불안감 같은것은 비슷할거 같다.
어떤의미에서보면 하루아침에 사라진것은 둘다 같은 현상이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비움을 알렸으니 실종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전개가 극을 이해하는데 어떤 장점이 있는지 모르겠는것
남겨진 가족 세명은 어머니의 빈자리때문에 불화가 생겨난다. 보통 불화가 생겨난다는것은 죽음같은 소멸보다는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
단순 이별정도로 보면 저들의 태도가 조금은 납득이 된다. '나를 두고 떠나버린 엄마?'
죽은 이를 두곤 원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믈거 같고 이것은 프랑스라고 달라보이지 않기때문에 집나간 엄마라고 보는게 맞아보인다.

약간 납득이 안되는것은 엄마는 계속 그 주변에서 회상을 하는것 처럼 섞여있다.
물론 이들과 서로 소통되진 않고 단지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시선을 보낼뿐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혼령인줄 생각하고 어머니가 죽은 상황으로 봤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쪽이 맞는지 모르겠다.

어머니는 어느순간 떠나버렸다? 그리고 남겨진 자식들은 떠난 어머니를 원망아닌 원망같은것을 하고
남편은 자식들때문이었는지 별다른 동요는 없어보이지만 평온해보이지 않았다.

이게 도데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서 집에 오자마자 검색을 해보지만 20년이나 된 극 치고은 한국에서는 정보가 거의 없는편
구성원들의 심리묘사가 뛰어나다고 하는데
낭독극으로 나왔다고 하는 이것을 일반 극으로 만들어놔서였는지 관객이 상상해야 될 부분에서 상상이 잘 안된다.

리플렛에 보면 여자, 어머니, 딸의 전형적인 형태의 틀을 깬다고 하는데 도데체 언제 어떻게 무엇을 깼다는 소릴까
프랑스 여자들은 조선 후기나 중세시대의 여자같이 어떤 소유물 같이 살고 있나?
내가 보기엔 어떤 이유에서든 그녀는 떠났고 그로 인해 남겨진 자들은 불안해 한다. 물론 어머니로서의 형태는 아버지가 대신하게 된다정도?

이 플롯에서 별다른 기존 개념이 바뀐것은 없다. 한국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홀아비 가정? 한국과 다른것이라면 가정이 똘똘 뭉친다기보다는
하기 싫은것을 더 안하려 한다는 정도랄까. 이런걸 보면 엄마가 딸에게 강요한다기보단 이 가정에서는 엄마의 입김이 엄청 쌨다는 정도로 보인다.
작가 집안의 엄마 힘이 막강했던 가정에서 자라났던게 아닌가? 피아노도 빡쎄게 가르치고 이것이 되물림 되고
이런건 한국사회에선 대부분의 가정에서 행해지고 있는 보편화 된 폭력중 한가지라서 대수롭게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부분에서 각국의 문화차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피날레부분에선 가족들이 떠나버린 집에 어머니가 돌아오는데 이건 처음 시작때와 같은 부분이라
처음과 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회상(플래시백) 부분이란것인지.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그러하긴 한데
정작 문제는 작가가 관객에게 보여주고싶어했던것은 가족들의 심리변화였을까
나(작가)의 심리변화였을까

전체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고 그다지 호기심이 생기는 주제도 아니었다.
어떤 소설을 보면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은 어떤 어머니가 갑자기 이혼을 하고 혼자살았던
내용이 떠오른다. 이 사람은 단지 혼자 살기 위해 이혼한것뿐이라 혼자서 평생을 살았다.
재산 문제로 찾아온 딸과 손녀, 서로간의 대화는 간결하게 마무리 되었지만 다시 만나게 되어
몇번의 왕래가 있었다. 그리고 말 없이 떠나버린 노인이 된 어머니
혼자가 아닐때 혼자가 될때 찾아오는 두려움때문인지 아무튼 이런 장면이 생각난다.

복잡하지 않게 흐르는대로 보면 되지만 그러기엔 꽤나 졸린 연극이었다.

피날레에 찾아온 그 여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프랑스 사람들은 왜 이런 눅눅한 문학을 좋아하는걸까..

출연 : 채연정, 한인수, 이하정, 안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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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5. 1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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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은 비가 자주온다. 비를 좋아하지만 옷이 어중간한 요맘때는 춥고 우산은 거추장스럽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선 건축관련 무엇인가 제법 그럴싸하게 전시하고 있는데 보는내내
한국의 현실과의 괴리감때문인지 우울한 기분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이 곳을 다녀간 수많은 미래의 건축가들은
이것들과 같은 건물을 설계하고자 마음먹었겠지만 한국의 현실은 김수근의 대공분실(돈과 권력에 휘청)이 아닐까?
(가끔은 이 건물을 왜 철거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근래엔 다시 사용될거 같은 불안감 마져도 든다.)
아무튼 한국의 건축물은 공공기관 건물조차도 난개발스럽게 지어지고 있으니

정동세실극장 무대가 더 크지 않았던가? 왜 전보다 작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의자도 바꿨나보니 낡은 티가 팍팍 나는걸 봐선 그대로인거 같은데
무대가 좀 낮아진거 같긴 한데 아무튼 느낌이 달라졌다.

연극의 제목처럼 거의 인간이 다 되고 있다는 내용인지
무엇을 담고싶었을까? 출산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진 인간?
(출산의 고통은 야훼가 이브에게 준 징벌인데 신을 초월하게 된 인류를 뜻하나)
사라지고 있는 예술 분야?
종교를 빙자한 인간의 탐욕?
더이상 인간은 끼어들 자리가 없는 AI의 창작 세계?
법조계의 불확실성에 대한 모호한 현실?

수많은 것을 담고 있다.
그만큼 깊게 들어가려다가 대부분 끝나버린다.
극 자체도 뭔가 찝찝하게 끝난다.

인류, 특히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 육아 걱정을 대부분이 할수밖에 없을텐데
이 시대는 모든것이 해결된듯 보인다. 심지어 임신조차도 체외에서 수정시키고 비닐팩(인공자궁)속에서 키우고 출산하는 시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것은 자신의 난자와 정자라 할지라도 비닐팩에서 자라고 있는데 엄마의 어떤 숙명과 숭고함을 느낄수 있는건가?
아직 세포단계라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교감도 어느정도 태아가 커져서 약간의 움직임이라도 있어야 서로 느낀다고 착각이라도 할텐데
그러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같은게 녹은 판타지였는지도 모르겠다.

목사가 나오고 신도들, 갑자기 기도를 하는등 묘한 식상한 전개가 그려지는 상황으로
아니나 다를까 그냥 그대로 간다. 바람피고 말로 폭력을 행사하고 자신의 잘못은 하나님께 모두 전가하는
전형적으로 여자 밝히는 먹사

극중 작가(맨토라고 하던데 왜 이런 명칭이 붙은건지. 작가 세계에선 스승을 맨토라고 하나?)는 AI를 불신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며 자신을 파괴하지 말길 바라지만
빠르게 진화하는 또다른 지능을 갖은 객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극중 작가

중심적인 인물들은 대충 이러한데 이 세가지 캐릭터들이 서로 얼켜지며 파멸과 회복 그리고 희망같은
상투적인 스토리로 진행된다.

인공자궁, 사라져가는 예술분야, 신을 등에 엎고 저지르는 만행, 인공지능이 진화할수록 그에 맞춰 퇴보하는 인류
이중에 한가지만 정해서 100분간 심층적으로 분석하면 재미없었을까?

생물의 관점에서 인류의 진화는 매우 더딘편이다. 전우주적으로 보면 찰라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인공지능의 원인과 결과를 더이상 인간이 파악하기 힘들게 된 지금에서 보면
인공지능에서 인공은 의미가 없어보인다. 다만 인프라 구축 만큼은 인공이니 아직까지는 인공을 붙여주지만
이마져도 어느순간에는 저 새로운 무엇인가가 알아서 모든것을 하는 시대가 올것이다.

인간은 어쩌면 스타워즈같은 세상은 근처에도 못가고 멸망하거나 세포단위로 쪼개져 시험관속에 들어가는 신세가 될수도 있겠지

어떤 주제라도 조금만 파고들면 100분정도는 충분히 재미나게 풀어놓을수 있는 것들인데
아쉽게도 이 연극은 모든것을 담아낸만큼 그냥 다 가볍다.

인공자궁을 칼로 쨌는데 낙태가 된다는 발상도 특이하지만 그로인해 감옥에 갔는데 어느순간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먹사는 천사(?)를 만나 재혼한다고 하고
그러면 처음 시작할때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무엇이 바뀐것일까?
환경만 바뀌고 모두 해피엔딩.

인생사 새옹지마라서 모두 좋게 끝나는건지
현실은 암울한 포스트아포칼립스 같은 세상일수밖에 없기때문에 연극이라도 좀 기분좋게 끝내려했던건지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 연극에서 확실한것은 출연배우 모두 일품배우들이라 연기를 보는 재미가 뛰어나다는것
공감대가 생기려가다 말다가를 반복해서 뭉클함이 생기지는 않지만
100분이란 짧지 않은 시간, 시간 흐름이 느껴지나 지루함이 동반되지 않은 뛰어난 연극이었다.

출연 : 강해진, 강현우, 김선경, 김유민, 김정은, 서창호, 성여진, 안병찬, 양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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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5. 1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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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미친듯 불어 기분 좋지만 무겁기만 한 하늘
이러다가 비 내려 폭풍우라도 되면 우산으로 버틸수 있으려나 걱정하며
시청에서부터 걷다가 우산 한번 뒤집히니 그냥 그렇다.

그런데 왜 우산이 뒤집히면 좀 챵피할까? 내가 뒤집힌것도 아닌데. 우산과 나를 동일시 하나?

혜화동에 도착하니 마로니에공원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있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관객이 없으니 너무 안쓰럽다. 멋진 곡을 부르지만 청중이 없으니 공연을 하는건지 리허설을 하는건지..
이렇게 비오면 공연을 취소하거나 다음주로 연기하면 안되는건가?
안타까움에 눈을 다른곳으로 돌릴수가 없다.

그리고 석가탄신일이 15일인데 도로를 모두 막고 행사를 하는것은 왜일까
15일이 쉬는날로 정해놓은것은 그때 행사를 하기위함 아닌가? 왜 토요일에 하는거지?
그러면 석가탄신일을 휴일로 지정하지나 말던가 이날을 휴일로 지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아닌 또다른 존재들이 사람을 보는 관점에 대해 논하는 연극
총 세가지의 존재들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인간을 바라본다.

첫번째는 신
하지만 이들은 인간사회를 철저하게 관망 할뿐 그 어떤것도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규칙은 그러한데 노아의 방주때 대홍수도 신의 개입이었고 살인범이 사고 당하도록 하는 저 젊은 신도 개입을 한다.

신은 왜 인간을 만들었지?

장난감도 아니고 관여하여 유토피아로 이끄는것도 아니다. 심지어 불안정한 존재로 만들어놔서
오래 살지도 못하고 노쇠하여 죽게 만들어놨다. 판타지 장르에 나오는 요정들처럼 불멸하게 만들고
번식은 극도로 적게 하게 만들면 분쟁이 사라지지 않나?

애초에 신이 인간을 만든 자체가 피곤한 참견을 한건데 개입하지 말라니.. 이것에 대해
우리 관객은 어떤 시선으로 저들-신-을 바라봐야 하는걸까

두번째는 바퀴벌레들의 시선
해설자는 동반자들의 시선이라 하는데 어떻게 동반자관계가 성립할까?
이들에게 인간은 파괴자일뿐이다. 터미네이터(종말자)? 프레데터(포식자)? 같은 일방적으로 가해 하는 존재이다.

인간이 바퀴를 멸종을 못 시켜서 공존하는것은 아니라 생각하는것은 나만의 착각?
생태계 꼭지에 있다는것은 피라미드가 무너지지 않도록 아랫쪽도 지켜봐야 할 의무가 따르기때문에
적당히(?) 죽여서 큰 피해 없이 개체수를 조절(학살)하며 공존할뿐으로 생각한다.
그러니 저들이 보는 인간은 공존이 아닌 회피의 대상일뿐이다. 물론 인간이 버린 음식물을 먹고 살기때문에
어떤면에서 보면 공존이라 할 수 있지만 바퀴의 생존력이 높은것은 잡식성으로 많은 것을 먹을수 있어서
자연에서라고 생존에 큰 어려움이 있는것은 아니다. 다만 박쥐같은 천적에서 보호받을수 있는 건축물을 공유해서
공생, 공존이라 하면 완전 틀린말은 아니지만 동반 생물로 보기엔 바퀴의 상황이 너무 안좋다.

상황이 이렇게 불리하기때문에 저들은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할 뿐이다. 그리고 그다지 인간을 이길수 있는
능력이 보이는면도 없다.

마지막으로 경쟁관계라는 외계인
여기서는 인간이 바퀴벌레 취급당하며 일순간에 절멸한다.
요즘 한참 인기인 드라마 '삼체'에서의 외계인이 지구인을 벌레취급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당연한 결과인가?

이 세가지의 존재는 인간사회가 점차 계급사회로 가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것이 아닐까..
(혹자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많은 사회가 자본을 기반으로 한 계급사회라고 함)

아무튼 적절히 코믹스러워 부담없다는 점은 좋지만
인간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기에는 너무 단편적인 것들로 빠르게 넘어가서
기억에 남는것은 그다지 없고 단순히 웃긴 연극이란 느낌 정도만 남는다.

SF적 요소를 충분히 가미할수도 있고 종교적 색채를 넣을수도 있었는데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엔 너무 짧고 단순함으로 인해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시간이 너무 짧다.
60분 연극이라니.. 이정도면 3곳의 시선이 아니라 한곳의 시선만 표현해도 짧은 시간인데

거창하게 시작해서 마지막은 소박하게 맽음하는것은 뭔가 소재와 구성의 쪼들림때문이 아닐런지

처음 신편에서 기대감이 세번째 침략자에서 허무하게 사그러든다고 해야 할거 같다.

출연 : 문호진, 류진현, 최은경, 이성민, 권혜빈, 유경민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