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18. 12. 2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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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런일이..

여유있는 토요일, 늘 그렇듯 전날 약간 늦게 자고, 약간 늦게 일어나
그날 해야 할것들을 한 후 밖을 나온다.

3시에 연극이 시작할거란 착각은 왜 한것일까?
이런 선입견이 생길만큼 많은 양의 연극을 본것도 아닐텐데

저번주에 이어 이번도 극장이 종로(창덕궁쪽)에 있었기때문에 인사동 겔러리들을 들러 그림을 보고 가면 되겠다싶었다.

그래서 간만에 겔러리에서 멍하게 보고 있다가 늦지 않으려고 시간을 보고 공연 시간을 확인해보니
연극은 2시, 지금 시각은 2시15분

그림에 흠뻑 빠졌다가 시간을 놓친것도 아니고 단순히 3시쯤 할거란 착각속에서 이상한 짓을 한것이다.

늦었지만 들여보내주지 않을까?
예전처럼 다음회로 변경해주지 않을까?
(다음회가 저녁 6시라서 이것도 걱정)
이대로 이번주는 땡인가?
온갖 걱정을 빠른걸음에 얹어 도착해 사정을 말하니 예매한 자리는 너무 앞자리라서
뒷자리는 가능하다고 하여 보겠다고 한뒤 조용히 입장
30여분이나 놓치고 관람 시작, 좌석은 거의 맨뒤(원래 예매한 자리는 맨 앞)

극장이 큰곳도 아니니 뒷자리라도 크게 문제 없고 원형극장형태라 시야도 대단히 좋은 극장이다.
(종로에서 혜화동을 갈때 매번 지나쳤는데 이곳에 이런 훌륭한 극장이 있는줄 몰랐음)

100분 공연에서 초반 30분이 차지하는 것은 사건의 발단정도?(중요할수도 아닐수도)
관객을 고조시키는 부분이기도 한데 보질 못해서 모르겠다.

세명의 인물이 각각의 배경을 얘기는 부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이보다 조금 전이지만)
한국식 음악극이긴 할텐데 이런 장르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많이 국악스럽지도 않고, 서양스럽지도 않고, 일반 연극(속칭 정극)스럽지도 않다.
음악극이라고 해도 국악은 특유의 슬픔같은게 깔려있어서 그런지
'지붕위 바이올린' 같이 전반적으로 침울하다.

한국만의 독창적인 장르라 해도 이상할건 없지만 음악극, 창극 뭐 이런말 말고 입에 잘 붙는 말이 없을런지..
(전통 창법과 특유의 투박하고 거칠음, 남녀 관계 없이 말도 안될정도로 강직한 기개)

30분을 못봤음에도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문제 없어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어색한 저들의 추임새나 춤들
내 나이 반백년을 눈앞에 둬서 국딩무렵 TV등에서 봤을법한 저들의 모든 행동이
언제적인지 모를정도로 까마득하게 다가온다.

여성의 창법도 특이하기도 하고(유투브에서 우연히 보게 된 국악인 채수현씨가 어떤곡을 이렇게 부르는거 같지만)
시조를 읊조리는 것도 장르로 되어 있는건가?

아무튼 모르겠다. 듣기 이상하지 않으면 된거지.. ^_^
(기회되면 이런 공연도 좀 보러다녀야 그 느낌을 알수 있을테니 보이면 일단 예매 ^_^)

이걸 보면서 영화 '서편제'가 떠오르던데(음악극 서편제도 있으나 본적 없음)
구성은 다르지만 애잔함이랄까?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끝까지 이어진다.

남녀상열지가 아닌 사람들간의 애틋한 우정같다고 할까?
내가 그러질 못해서 이해는 잘 못하지만 이성간의 우정은 동성간의 우정 이상의 멋있는 면이 있어보인다.

한국 특유의 한(恨)은 이미 어렷적부터 배경으로 깔려있으니 그 깊이는 말해봐야 입만 아프고

그런데 배우들의 노래와 음향간의 벨런스가 좀 안맞던데(너무 크거나 작거나)
연출된것인지 아닌지 노래가락이 안들릴정도로 음악이 크면 좀 그렇지 않나?

저들의 노래는 아직 이런 장르가 익숙하지 않아서 귀에 잘 들어오진 않는다.
까놓고 말하면 그리 감동적인 노랫가락은 아니다. ^_^;;
(심청가,춘향가들의 수많은 대목들이 훨씬 감동적임)

이건 취향문제일수 있고 상황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것이기도 하니 좀더 봐보면 달라지겠지
(20여년전 들었을땐 감흥없이 지나쳤던 노래가 근래에 다시 들으니 뭉클하게 다가오기도 하다보니
예술은 섣불리 외면할수가 없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이 연극은 자막이 나온다.
일반 대사엔 안나오고 노래만 나오는데 판소리같은 특이한 창법으로 알아듣기 힘든것도 아닌데
자막이 나와준다. 어찌나 고맙던지(특성상 큰 도움은 안되지만 자막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함)
그러나 자막은 좌우 끝에 있고 배우는 무대 중앙에 있어서 자막을 보면 배우를 볼 수 없다.
황당한 자막도 있던데 시조같은 자막으로 한자의 음을 한글로 적어서 보여준다.
뜻을 괄호안에 넣은것도 아니고
이건 자막이 있어도 자막이 아닌건데 하기 싫은것을 한것인지 아니면 처음 시도하다보니 미숙한것인지
(작년에도 공연했다던데 작년엔 자막이 없었나?)

처음이면 내년엔 좀더 좋아지길 바라며 작년과 같다면 다음엔 좀더 관객을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자막은 배우 뒷편 어둡게, 한자는 약간의 해석도 덧붙여)

한국것이고 한국사람이라도 어색할만큼 멀어졌을수도 있는 장르니만큼
이런 특수한 공간 이외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극장가(?)에서도 이런 공연을 많이 기획해주시길 기대해본다.
30분 못 봤으나 올해 다시 보긴 좀 그러니 내년에 꼭 다시 해주기도 바라며.. ^_^

두명이 젓대 명인들얘기라 계속 관련 얘기가 나와서 생각난것이지만
오래전 젓대(대금)가 배우고 싶어서(대금은 커서 내 취향은 아니고 작은 중,소금) 구입 후 잠시 연습한적이 있었는데
악보보기 힘들어 포기.. 흑흑흑
우끼게도 지금 다시 시작하면 예전보단 좀더 잘 할 수 있을거 같은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다음주는 기다리던 '안숙선의 심청가' (혼자 하는게 아니라 하니 보다 드라마틱할거 같음 ^_^)

출연 : 안이호,이상화,정윤형,조정규,하윤주,조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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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2. 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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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혜화동이 아닌곳에서 본적 있던가?
대형 음악극(뮤지컬)은 혜화동엔 극장이 몇 없고 서울 전역에 듬성듬성 있으니 그런곳을 가게 되지만
(그렇다고 혜화동에 소극장이 어마어마하게 많은것도 아니고 이곳은 밥집과 술집만 엄청 많은 대형 유흥가일뿐)

아무튼 이번은 종로
바로 옆은 미술관이 즐비한 경복궁
공연은 5시

그래서 낮엔 국립현대미술관을 들러서 이것저건 구경하다가 극장을 들어서니
소극장은 어디나 다 비슷한것인지 케케묵은 냄새, 좋으려다 만 객석 의자
어중간하게 가까운 무대(소극장은 언제나 느끼지만 아주 가깝지도 않고 아주 멀지도 않다. 그러나 적당하지 않다.)

연극이 시작되고 이상한 한 사람이 무대에서 무슨 말을 한다.
뭐지 저사람은?
왜 저렇게 연기를 책읽듯 하지?
표정 몸짓등은 또 왜 저러지?

단지 바보역이었을뿐이다. 그것을 나는 몰랐던것이다. -.,-;;;

이 내용의 원작은 두 남자의 우정에 관한 심리묘사라던데

연극을 보면 과연 두 남자의 연결성이 강조된다거나 이둘간의 심리묘사등은 잘 모르겠다.

시작은 주인과 종 관계라는 배경을 토대로 서로 오랜시간 이어진 우정이 있는거 같긴 한데
막상 현실에선 서로간의 연결성이 부각되진 않는다.

현해주 신한촌에 대한 동경이 서로 같다고 나오지만 이것 역시 광우라는 사람은 그다지 갈망하는거 같아보이지도 않는다.
동물들을 마음대로 키울수 있는 곳 정도로 인식하는 정도랄까?

반면 두일은 그곳에 대한 이상향이 강하게 반영된다.
그곳을 가기 위해 강한 생리적 욕구마져도 거부할정도인데
막상 광우는 동물에게만 마음이 있을뿐이고 곤충 한마리때문에 사람을 죽인다는 설정은 황당해 보이기까지 한다.

아무런 문제가 없던 이 두사람에게 이런 황당한 사건으로 인해 비극적 결말을 만들어 낸다는게
흐름상 납득하기가 어렵다. 그전 소가 추울거 같아 불을 피웠다가 불이 나서 소들을 모두
죽였다는 말이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인다.

탁탁 끊기는 내용상의 흐름이 두시간에 가까운 공연 내내 이어지다보니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읽기가 쉽지 않다.

저들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인지
두 남자들간의 유대감인지
각각의 여행중 잠시 겪는 고난인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게
광우의 아버지가 기부를 많이했다고 해서 신한촌을 가는것인데 돈을 왜 벌고 있는것인지가 도무지 이해 안된다.
기부를 많이 했고 유언장에 어떤 사람을 만나라고 했으면 일단 가서 그 사람을 만나고 돈을 벌어도 그곳에서 벌면 되는것인데
특정 액수를 미리 벌어서 들고 가라는 유언이 있는것도 아닌데 이해 안되는 설정이 아닐 수 없으나
특별한 부연 설명등은 없다.

원작이 어떤지 몰라도 광우가 어떤 계기로 사람을 죽인다는 설정은 그리 좋아보이지도 않는다.
바보라도 벌래잡겠다고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일수 있는것인지
원작에 이런 내용이 있는것인지, 각색한 사람이 이런 기사를 본적 있는것인지, 단순한 상상인지 몰라도
공연에서 이러한 설정은 선입견을 만들수 있다는 생각이라 왠만해서 사람 목숨을 상대로 할땐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원작이 그렇더라도 시대에 맞춰 일정부분은 수정해야 맞다고 본다.

이런저런 생각에선 꽤나 이상한 연극인거 같지만
모든 배우들의 연기력은 대단하다.
어쩌면 내용이 좀 이상해도 졸음이 안생겼던 이유는 바로 이들의 연기력이 대단히 멋졌기때문이란 생각도 든다.

캐릭터 하나 하나 생동감 있고 활력 넘치는데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색채를 잃지 않아서 한사람 한사람 대사에 자연스럽게 집중되어
두시간 가까운 시간이 개개인의 다양한 삶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조금 특이한 내용이라 연극 전체는 기억에 남음이 적으나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는 많은 것이 뒤바뀜되는 기분이다.

각 인물들의 배경을 좀더 강조해도(목적은 모두 같은 일확천금이지만) 더 재미있었을거 같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출연 : 전강우, 여승재, 이혜경, 주민중, 이준우, 한호성, 김병수, 김지홍, 이아진, 채명주, 이웅희, 권휘안, 정진영, 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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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2. 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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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사이에 한파경고 문구가 손전화기에 채워진다.
날씨 예측은 예전부터 할수 없었지만 과거 기억조차 모호하게 만드는 근래를 보면
오래전 정보가 취약했던 시기엔 어땠을지, 이 모든게 신의 조화라고 하면 믿지 않을수 있었을까

혜화동을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까지 1키로미터도 안되는 거리를 걷는것이 추워서 힘들다니
추위를 안탔던것은 기억이 날까 말까 한 시기까지 넘어야 하니 나는 언제나 추위를 많이 탔던거 같다.

도착했으나 시간이 남아서 작은 미술관에서 개인전 구경좀 하다가 혜화당 소극장을 들어섰는데
이곳은 언제나 독특한 구조의 소극장이다.

연극용 무대로 만들진 않은거 같지만
아무튼 표가 매진이라는데 내 옆자리는 앉은 사람이 없는 관계로 비교적 편하게 관람을 할수 있었다.

분홍분홍한 때깔?

라플레시아를 검색해보면 사람만한 꽃이 나와서 놀란다.
냄새가 고약한 꽃으로 다큐같은곳에서 보긴 했지만 실제로 맡아본적은 없다.

이 연극이 이 꽃이름을 택한것은 꽃의 크기보단 이 꽃이 풍기는 고기 썪은 냄새때문일거란 추측을 해본다.

답답한 초중반
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 내용
제목은 기억 안나지만 분명히 전에 봤던 연극이다.

지금은 '신의 직장'이란 연극으로 근 2년 전에 봤던 것을 찾았지만
그 당시 썼던 관람기를 읽어보면 표현의 단조로움이 좀 보인다고 적었으나
이번엔 그와 반대로 너무 많은 표현을 하려 한거 같다고 해야 할지

너무 복잡한 맛이 있으나 다행이도 심심하거나 졸립진 않다.

전개도 빠르고 배우분들의 연기나 호흡도 좋다.

그런데 신입사원(구진남)이 너무 어리버리하게 표현된다.
우유부단함을 넘어서는 캐릭터로 어떻게 보면 민폐캐릭터로 보일정도이다.

내용 흐름상 어느정도 답답함은 있는게 좋겠지만 그 한계선을 넘은거 같아서
주제에서 이탈하는듯한 기분이 든다.

연출이 예전연극보다 좀더 강하게 표현하려한 의지(?)가 담긴것인지 모르지만
어느정도 먹힌거 같긴 한데 주인공(이런연극에서 주인공이란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음)의 특색이 많이 달라지면 아무래도

점점 더 짙어지는 그들의 얼굴 모양세는 괜찮음 표현인거 같다.
사회의 어떤 규정, 그것을 거부, 회피하는 기득권층들과 그것들을 고발하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들

2년전에도 그랬고 10년전에도 그랬고 10년 후에도 그럴것이다

언제나 양갈래에서 고민할테고 어느쪽을 선택하던 그 순간 어떤 색채가 입혀질것이다.
지우고 새로 입힐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왠만하면 짙어지는 방향으로 흐르다가 끝나겠지

90분이란 시간이 금세 사라질만큼 구성은 괜찮지만 좀 산만할수 있고
뜬금없어보이는 부분도 좀 있다.

인간의 탐욕,갈등,정의...등의 주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데 아마도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채(조명,무대등)때문이 아닐까 싶다.
탐욕같은것은 인물의 시선같은 예민한것들로 처리하는게 깊이있게 박히는데
주변이 너무 화려하다보니 배우들의 액션이 상대적으로 너무 커져야 하고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감각이 둔해진다. 둔탁해진 오감은 기억을 더디게 만들어 남는것이 없게 될뿐이다.

배우들의 그 독특한 특색들을 생각하면 생각나지만 연극의 주제가 잊혀진다면 이 연극은 성공한것인가? 실패한것인가?
개인적인 취향 문제일수 있지만 이렇게 화려(?)한 연극을 보면 연극보단 쇼를 보고 있는 기분 역시 지워지지 않는다.

근래엔 색이 진한 연극들이 많은거 같은데
그런것이 우연히 골라진것인지 유행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다.

독립영화같이 우리 인생같은 무채색 배경에 살짝 물한방울 떨어져 퍼지는 미세한 너울정도의 연극이면 될거 같은데
좀처럼 안걸린다.

출연 : 허준, 김영호, 이가을, 김신영, 남태관, 이승민, 서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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