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3. 3. 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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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죽 페스티벌의 좋은점은 극의 내용을 떠나서
일품 연기를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기때문에 지루한 내용이라도 돈 아깝단 생각을 덜 들게 한다.

이번주엔 이거다 싶은게 없던차에 무죽페스티벌이 예매처에 있는걸 보고 당분간은
뭐볼지 걱정 안해도 되겠다싶었지만 가급적 90분 이하의 연극은 안보기 위해
이 작품은 안보려 했지만 마땅한게 없었다.

연극 전개는 매우 단순한듯 하면서도
오묘한 긴장감이 지속된다.

재미있는것인지 아닌지 엇갈리기도 하고 내용도 이해될듯 말듯하고

만사 귀찮은듯 생각하면 두 사람의 세력 다툼와 그 위의 또 다른 거부하기 힘든 세력
이들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지속되지만
당시 영국의 시대 배경이 그랬었는지(1957년) 기존세력과 신진세력간의 다툼같기도 하고
단순히 오늘날의 조직문화에서 흔히 발생하는 이단아가 있는 단체의 냉정함을 말하는건지

아무튼 전체적인 내용은 알듯 말듯 모르겠다.

짧게 하는 연극 페스티벌에서 화려한 무대를 원할순 없지만 제목이 덤 웨이터인데
꽤나 없어보이는 무대와 한국이 덤 웨이터를 사용하는 나라도 아니니
좀더 디테일한 상황설명과 무대 디자인이 필요한게 아니었나싶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해석으로서 극복해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보는 사람들입에서 "연극은 역시 어려워"라는 말이 나오고만다.
이런말이 일반공연예술에서 나오면 안되도록 사람들 눈높이에 맞춰 해석하여 무대에 올려야 하는것이 아닐까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안나오는 이유가 한국사람의 문학적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양문화에 맞게 번역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일명 구글번역) 라는 말이 있다.
또한 반대로 서양문화가 한국에 들어와도 호응을 못 받는것은 전적으로 그것을 선보이는 사람들이
한국문화에 맞도록 녹여내질 못해서일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연극은 좀 실패한 느낌이 든다.
아무리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라도 관객이 이해할수 없다면 외면받는것이고
그로인하여 3명의 관객을 잃었기때문이다.

그리고 연극은 한국사회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공연예술분야이다.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싼 일부 뮤지컬이나 내한공연도 아니고 가끔은 충분히 접할수 있는 정도임에도
영화에 비해서 관객수는 너무 적다.
혹자는 코로나때문이라고 하지만 내가 거의 30여년 전부터 연극을 봐오고 있는 입장에서 연극계는 항상 썰렁했다.
심지어 나를 포함해서 관객이 3명뿐인 연극도 두어번 경험이 있을 정도다.

이것은 구글 번역같은 맞지 않는 번역을 한 외국 작품들도 큰 문제지만
더럽게 짧게 그리고 자극적으로만 만드는 연극들도 너무 많아졌기때문이다.
접하기 쉽지 않은만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올텐데 딸랑 한시간(어떤건 40분짜리도 있음)

인터미션이 있어야 할 정도로 긴 연극은 바라지도 않는다. 인간적으로 90분 이상은 맞추자.
한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이다. 원작이 한시간짜리면 살좀 붙여서 30분정도 더 하자
이것이 어렵다면 돈 준고 사거 보는 사람이 없도록 지인들만 모아서 공연하자

출연 : 이진샘, 허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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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보고 가끔 먹으러 들었었는데 없어졌다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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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2. 2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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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지러운 회사와 심난한 봄 등 여러가지가 겹쳐서
안정된 기분을 갖기가 어렵다.
어쩌면 다시 실직상태가 될수도 있어서일까? 평일에 미술관을 갈수 있다는것은 꿀맛인데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이런 산만한 기분과는 다른 연극
건축설계사 김수근 설계사무실에서 설계된 남영동 대공분실과 이곳에서 고문받다가 돌아가신 박종철 열사

내용은 오묘하다.
현재, 고문받던 과거, 건물을 설계하던 더 오래된 과거

이렇게 3가지 시간이 번갈아 진행되면서 그 당시 고통 받던 이들과 남겨진자들의 슬픔을 표현한다.
당시 대표적인 고문한 경찰 놈 이근안은 목사라며 아직도 고문 받던 사람들을 조롱하다가 목사직을 박탈당하기도 했는데
죄의식을 갖고 있지는 않아보인다. 오래전 조선시대였다면 받았던 고문을 고스란히 되돌려줬을까?

아무튼 이 3곳의 서로 다르면서 연결된 공간을 보여준다.
고문받던 시간과 그 시간을 회상하는 현재의 시간

문제는 바로 대공분실을 설계한 자에 대한 것인데 당시엔 사무실에 여러설계자들이 있었다고 해서
김수근이 직접 설계하지 않았을거라고 주장도 한다. 그렇다고해서 김수근 이름을 걸고 설계하는데
고문실을 설계한것의 문제점이 사라질수 있을까. 당시엔 정부의 개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거나
정부에 반한 일을 해서 고문실로 끌려가 고문을 받거나 둘중 하가지였을거다.
(김중업은 정권과 싸워 결국 해외로 쫒겨났다)

당시에 대가리가 친일매국노였으니 반공몰이를 한건 이해하겠는데
지금도 정부에 친일매국노, 토착왜구놈들이 잔뜩 들어가 있는것인지 난대없는 21세기에 반공몰이를 하고 있다.
어메이징한 코리아가 아닐수 없는 대목이랄까..

김수근과 그 일파는 당시 정부에 부역하는것으로 정했을것이다.
그런 엄혹한 시대에 승승장구할수 있다는것은 지극히 당연하게도 그 정부에 빌붙었다고밖에 더 있을까
한국에서 친일매국노들은 계속 잘 살고, 독립운동가는 폐지로 생활을 연연한다는 말이 비단
일제강점기만의 일은 아닐것이다. 지금도 군부 쿠테타 세력에게 빌붙어 부를 축적한놈들이 있어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각종 비리가 도무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원인이 된다.
이렇게 부역한 놈들이 하는 말이 꼭 있다. "그당시 나도 고통스러웠다.", "어쩔수 없었으니 이해해달라"
개소리중 이런 개소리도 없다. 반한 행동을 해서 고문받으란 소리가 아니다.
하지만 부역해서 부를 축적한 새끼가 자신이 쌓았던 부를 내려놓는것도 아니고
무엇 하나 놓으려 하지 않으면서 지금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뱉어내는 엿같은 말들
김수근도 별반 다르지 않는다. 그리고 연극도 그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래서
연극을 보는 내내 모든 시공간이 먹먹해진다.
그 어떤곳도 마음 놓을수 없다.
눈을 감아버리고 싶고, 이상하게 저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연극이 끝나고 나선형 계단을 걸어올라갈수 있도록 했는데 아르코극장도 김수근의 작품이고
나선형 계단을 좋아했다고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렇게 빛이 간접적으로 들어오는 건축물을 특히 답답해 한다.
그리고 쉴수 없는 나선형 계단은 고문하는것과 같다고 생각된다. 거기에 계단 소리까지
연극을 보고 난 후라서 더욱더 계단 소리가 공포스럽다.
(벽돌 건축물이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타지만 저소득층의 수많은 고통소리도 함께 묻히는 건축물 아닌가? 왜 좋아한건지..)

아르코 미술관도 그렇고 왜 이렇게 답답하게 건물을 지었을까? 싶었는데
모르겠다. 김수근 이 사람은 이런 음침한 환경을 좋아한것일지도

아무튼 친일매국노 쿠테타 세력에게 부역한 한 건축가, 그 곳에서 고통받던 민주투사, 그들을 봐왔던 사람들

조금은 불편하고 무겁지만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다음 소희'가 한국 사회에 이슈가 되길 바라듯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 많은 부조리의 종식을 기대해본다.

출연 : 전국향, 손성호, 이종무, 이가을, 김시유, 최지환, 송현섭, 송지나, 유지훈, 박양지, 전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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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2. 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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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옷을 입고 다니기엔 아직 이른가.. 춥지만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제법 괜찮다.
장시간 걷기엔 역시 춥지만

이 극장은 지난주와 더불어 두번째인데 어색함 없이 낡은 티가 나서 좋다.
하지만 이번은 왠지 객석 의자가 그다지 편하지 않게 느껴지는것은 슬슬 단점들이 보인다는거겠지
그럼에도 혜화동의 왠만한 소극장에 비하면 월등히 좋은 곳이다.

극의 전반적인 흐름은 꽤나 식상하다.
별다르게 새련된 느낌도 없고 내용이나 구성의 신선함 역시 별로 없다.
전체적으로 극장처럼 연극도 낡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냥 저냥 좋은 배우들의 명품연기를 감상하면 되겠다싶었지만
역시나 구성의 낡음에서 오는 익숙함은 약간의 지루함을 없앨수는 없나보다.
그래도 저렇게 다들 각각의 사연과 개성으로 노후를 지내는거겠지라는, 지는 석양처럼 외롭지 않게 바라본다.

내가 저들의 나이가 되어보지 못했기때문에 저들의 심정을 모두 이해할수는 없다.
그럼에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중 한가지가 사람의 늙음과는 관계없이 로맨스를 꿈꾼다는 것이고
외로움을 연인에게서 달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연극은 이것을 주된 내용으로 진행된다.

내 처지를 보면 충분히 이해되야 할것도 같지만 혼자이면서도 특별히 외롭다는 감정이 크지 않는 지금의 나로서는
잘은 모르겠다. 오히려 혈기왕성할때가 지금보다는 훨씬 외로움을 많이 탔던거 같다.
그래서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외로움을 안타게 되는가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연극은 정 반대의 경우를 표현한다.
연극이니 한가지의 주제만을 부각시키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 안될것도 없어보이지만 아무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아~
마지막의 반전은 순간 울컥해진다.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기때문에 놀랄만한 사건은 아닌데
치매로 모든 시간을 잃어버린 남자노인을 보며 휠체어에서 우는 여자노인의 장면은
엄청난 슬픔에 휩싸여 감정을 추스리는게 너무 힘든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리고 휠체어를 밀어달라며 체념하는.. 아~ 지금 다시 생각해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상하다. 왜 수많은 장면중에서 그 장면이 그렇게도 강한 슬픔으로 다가올까..
단 몇분간의 절망같은 엔딩을 본거같다. 하지만 노인들 특유의 여유롭게 대처하는 지혜라고 해야 할지.

일본 애니매이션중 '건버스터'라는 것이 있는데
엔딩에서 모든 감동을 만드는다는 이야기가 있을정도로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다가 엔딩에서 감동으로 눈물 찔끔하게 만드는데
이 연극이 그렇다. 전체적으로 무덤덤한 나와는 멀찌감치 떨어진 내용같았는데
막판에 모든것이 뒤집혀져 훌륭하고 멋진 연극으로 마무리 된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요한 붉은 노을같은 연극이었다.

출연 : 정현, 원미원, 공호석, 심우창, 나종은, 김연재, 이혜연, 홍광표, 최재경, 송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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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