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2. 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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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꼬였다. 티켓을 교환하기 위해 갔더니 할인권이 통용안되다고 돈을 더 내란다.
티격태격해서 티켓을 받아왔지만 계속 기분이 찝찝.
집에 오자마자 확인해보니 그쪽 관계자가 착오한것이다. 젠장. 최소한 담당자에게 물어볼수 있는거 아닌가?

이렇듯 시작부터가 뭔가 엉키며 시작되었다.
오페라라는 장르가 어마어마한 예술 장르로 시작한건 아니었다. 동화같은 시시콜콜한 내용들이라고 할까?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간접적으로 어떤 식으로 당시에 표현되었는지 나옴)
아이들용이라고 할수도 있고. 노래 품은 벨칸토 창법이 그냥 노래 풍이니 그럴뿐
지금처럼 이상한 장르는 아니었을게다.(지금의 대중가요쯤으로 봐야 하나? 오페라는 연극보다 급이 더 낮았을까?)

아무튼 그러다가 점차 규모가 커지며 내용도 거대해지고 웅장해지며 서사가 남달라진다.
한국에서 제작 공연되어 살아남은것들도 대부분 아주 규모가 큰 것들이다.
문제는 한국 말에 과연 이런 창법이 어울리는 어울리냐는 것인데 한국어엔 된소리가 많아서 감미로운 멜로디에
물결처럼 붙기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어로 된 성악은 정말 웬만하면 듣기 거북스럽다.

한국어 창작 오페라? 다 좋지만 지금 판소리 가사 대부분이 한자인것 마냥 귀에 전혀 박히질 않는다.
그래서였을까? 현대 창작 오페라 치고 '찬드라'란 이번 오페라는 내용이 아주 유아틱하다.
대단히 단순한 플롯에 가사를 못 알아들어도, 혹은 모든 자막을 읽어가며 꼼꼼히 들어도
내용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식상한 사랑 이야기다.

옥황상제가 나오질 않나, 영매(무당)가 나오고, 신인데 칼에 찔려 죽질 않나 잠자고 있는데 재물인줄 알고
얼굴도 확인 안하고 바로 찔러버리는 연인과 아버지 (주인공인 아라는 애인에게 칼을 한번 찔리고
아버지에게 또 찔린다. 베일로 무당이 덮어놨다는 이유로 확인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찔러버린다.)

전체적인 내용은 솔직히 유치하기 짝이 없다.
규모는 제법 커서 작은 극장에선 올리기도 힘든 구성인데 내용은 좁쌀만하다.
원래 좀 크게 제작할거라면 서사도 그에 못지 않게 그려내던가.

내용자체가 얼마나 맥락이 없냐면
인간인 사만이 갑자기 신인 아라를 어디선가 만난다.
로미오와 줄리엣 마냥 단 몇번 보고 첫눈에 반한다. (중간에 묘하게 멜로디가 표절스러운 부분이 있음)

사티, 시바, 사만이(사만이란건 이번에 처음 알았음)를 섞어서 로미오와 줄리엣, 드라마 '도깨비'류의 짝퉁을 만들어냄

한가지만 쓰지. 처음에 왠 현대물인가? 한밤 중 달을 크게 그렸길래 흡혈귀 이야기인가? 싶기도 했다.
설마 저들이 신일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전혀 신 스럽지도 않은 그냥 깡패들 같았다.

다만 이건 분명히 오페라기때문에 그것엔 충실하게 표현된다.
한국어로 된 성악을 부르고 다들 자막은 무대 양쪽 끝에 있어서 보기도 더럽게 만들어놓고(중간 달에다가 자막 쏘면 안되나?)
서곡도 있긴 한데 어떤것을 암시하는지 잘 기억나진 않는다. (다시 보면 좀더 이해할수 있을거 같은데)

멍청한 신들과 사랑쟁이 사만과 아라
어이없게 죽임을 당했는데 사만이는 어떻게 수천년을 살게 된거지? 신의 저주인가?
보통 딸을 죽인 원수라면 지옥을 보내지 않나? 영생하게 만들어주다니
사만이가 수천년을 살 수 있던것은 좋은 일을 해서(해골을 정성것 돌봐서) 얻은 기회였는데
여기에 나온 사만이는 멀쩡한 아이들 둘을 살해하고 애인인 아라까지 죽였는데 영생을 준다고?
작가에게 영생은 고통인가? 역시 드라마 '도깨비'가 작가에겐 큰 감동이었나보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라가 환생한다. 역시 사티와 시바보단 드라마 '도깨비'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규모도 좋고 구성도 현대적인것 다 좋은데
최소한 내용도 어느정도는 좀 되야 기억에 남지 않을까
갑자기 급발진하며 끝내서 박수칠 타이밍을 알려주는건 좋지만
박수 칠 마음이 안생기니 관객들이 고요히 숨죽이고 있는것이 아니었을까?싶다.

그런데 이렇게 이상한 오페라에 이렇게 멋지고 많은 배우들을 어떻게 섭외할 수 있었을까?
무대장치, 의상을 보면 돈도 많이 들었을거 같은데.

아~ 오페라 보고 싶다.

출연 : 윤정난, 김동원, 신성기, 정승기, 원유대, 김원, 성승민
그 외 : 서울필오케, 위너오페라합창단, 한울어린이합창단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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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1. 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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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그 자체인 혜화당. 관객석도 그렇게 많지 않고 무대도 그리 크지 않다.
앞뒤로 좀 길고 좌우로 짧은 형태라서 배우들에게 집중하기 좋은 잇점이 있는 곳이다.
요즘은 단독 공연보단 이런 연극제 형식으로 여러편을 계속 하고 있던데 작은 극장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는건지 모르지만 아무튼 일반 극단이 대관하고 연극 올리긴 어려워서 그러겠거니 생각한다.

무대는 조촐하고 배경은 프로젝터로 이미지를 투사하는 정도로 마무리 된다.
그런데 영상이 아닌 단순히 회화형식의 이미지라서 연극의 보조수단으로 잘 활용되었다는 생각이다.
보통 프로젝터를 쓰면 동영상을 꼭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지 이상한 영상을 틀고 그러는데
점점 이런 다양화된 미디어들이 자리를 제대로 잡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한다.(대형 극장일수록 훨씬 다체로움)

콜필드를 세명이 나눠서 진행하는데 한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멀티 배역으로 극중 인물들을 모두 표현한다.
그 만큼 등장인물들이 매우 많은 연극인데 다섯명이 적절히 잘 분배되어 이질감이나 어색함, 헷갈림 같은것도 없고
홀든과 그 외의 인물들이 확실히 구분된다. 인물들이 많기때문에 홀든이 말하는 인물이 누구였더라?라는
생각이 가끔 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론 성장형드라마 같은 사회비판적인 드라마로 아직까지 물이 덜든 영혼들-학생들-의
심리를 뛰어나게 묘사하고 있다.
물론 대사는 직설적이긴 한데 조금은 아쉽다. 좀더 거친 표현들이었을거 같은데
감정과 언어가 일치되는 기분이 들려다가 만다고 할까? 나이가 적을수록 이와같은 현상이 두드러 지지만
연극에서 표현을 조금은 절제한 기분이 든다.

무척 어렵게 읽은 책 중 버지니아울프의 '세월'(이건 번역을 너무 똥망으로 해놔서 어려웠음) 같은 기분이 든다.
표현은 거친 청소년들이지만 막상 그들의 감정은 잔잔히 흐르는 큰 강물의 한부분 같다고 해야 하나.
어디론가 계속 흘러가는 듯. 왜 이 소설이 생각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러했다.

홀든이 겪고 있는 부조리(?)들이 현실이고 그것을 알아가며 어른이라는 허울을 쓰게 되는것인데
셀린저는 아마도 이 허울을 쓰고 싶지 않았는지 이 후 조용한 마을에게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아마도 홀든의 굳은살이 생기지 않았던 감정을 이어가고자 했는지모르겠지만
예술가들의 여생을 보면 조용한 곳에서 할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들의 삶이 그렇게 특이한것도 아닌것으로 보인다. 태어나길 예민하게 태어났으니 번화가에서 벌어지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 하지만 결코 그것들에 대해 누구도 말하지 않는 공간

이 연극에서 다섯명의 배우들은 이러한 현실들으로 반영하기 위해 애쓰고 충분히 전달받게 된다.
극적 요소, 특히 표현은 좀 다를지 몰라도 말 하려는 것은 충분히 와닿는다.

성장드라마란게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경험의 집약체다보니
공감대가 안생길순 없다. 그만큼 식상할수 있는 위험성도 있었지만 100분이라는 짧지 않은시간,
하필 몸살까지 생겨서 관람하기 어려운 상태였음에도 집중하는데 큰 지장 없는 흡입력까지 갖춘
멋진 연극이었다. 몸 콘디션만 좋았더라도 훨씬 큰 감동이 왔을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다만 연극 진행중에 관람객 일부는 뭔가를 먹고 계속 메신저를 열고서 대화를 하는 등
꽤나 개같은 짓들을 하고 있었지만 연극 관계자 중 누구도 제재하지 않는 운영은 좀 그랬다.
소극장 사정상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애는 써야 하지 않을까?
 
출연 : 박인옥, 윤정아, 정연주, 민사빈, 박하린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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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6. 1. 1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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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좀 무거운 주제였는데 오늘도 본의아니게 묵직한 연극을 고르게되었다.
무슨 내용인지 알진 못하고 예매했어서 연이어 주제가 쉽지 않은 연극이
골라지는 경우가 흔하진 않지만 어제와는 많이 다른 느낌의 연극이었다.

일단 황당한 1인다역 극이 아니라 확실하게 1일 1역에 충실한 일반 연극이다.

장르는 이런걸 SF라고 해야 하나? 심리추리물이라 해야 하나?
일단 배경은 일부 기억을 지울수 있는 시대이다. 일부의 시간만 무로 만든다?
다른 기억으로 채워넣는것도 아니고 완전히 소거하는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코마상태(혼수상태)인 사람들을 치료하는 가상세계
이와 비슷한 영화로 2020년에 나온 '코마(Koma)'라는 것이 있지만 좀 다르다고 볼 수도 있고
배경을 컴퓨터로 만들었냐?정도지만 아무튼 그러한 배경이다.

여기엔 NPC(게임 진행을 위한 보조 캐릭터로 Non-Player Character의 약자) 셋과 연구원 셋이 나온다.
첫 알파테스트(개발 완료 후 최종 시험을 내부적으로 하는 시험, 베타테스트는 공개하여 대상자을 상대로 시험-출시 최종 버전-)를
하게 되는데 여기엔 연구소장이 직접 가상세계에 뛰어든다.
여기까지는 SF물인가?싶었다. 그런데 시스템이 이상 동작을 하고 이러저러 소장이 예상한대로 진행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것에 흥미를 느낀 소장은 시험을 멈추지 않고 진행한다.
(저예산 SF물들의 비슷한 플롯일까? 신선함은 크게 없다.)

현실에선 조수1,2 두명이 분주하게 움직이는거 같지만 실제론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냥 대화속에서 배경설명을 곁들일뿐 소장이 그 안에서 죽던 살던 밖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시스템을 이렇게 설계하진 않을텐데 가상세계를 시험적으로 들어간 사람이 완전한 통제권을
지니고 있다는것은 자살하겠다는 심사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이런건 문학적 허용쯤으로 넘겨보자.

코마상태인 사람을 치료하기 위함이라고해서 개개인의 기억 정보들이 들어가 있는거 같은데
기억소거 시스템과 연결되어 데이터를 가져오는 구조였나보다.
(알파시험에서 메인데이터를 날릴수 있기때문에 보통 더미 데이터만 사용하지 이렇게 연결하진 않음)

가상세계의 시스템은 데이터를 로딩하다가 뭔가 문제가 발생하고 예상과 다른 어떤 데이터가 불러와진 후
무엇인가 세팅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NPC1,2,3가 그에 맞도록 설정되어 해결해나간다는 구성이다.
초반이 좀 지나면 어떤식으로 흐르겠구나~라는게 그려지는데(이런 예상의 절반은 틀림)
그 예상에 크게 벗어남 없이 흘러간다. 약간의 소소한 반전같은게 좀 있는정도?
나는 혹시 조수2의 누나 기억이 잘못 로딩되어 코마상태인 누나의 기억속을 파헤치는건가?란
생각도 했었지만 역시나 원래 생각대로 진행된다.

인간의 경험적 기억과 그의 연속성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 빈자리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
이것까지는 그려내고 있진 않아보인다. 그냥 소장의 과거를 다시 꺼낼뿐.
소장이 자신의 기억 일부를 지운것은 그 만의 이유가 있었을텐데
이 시스템은 그걸 모두 되살려놓는다. 무엇일까? 기억 소거가 증가하면서 코마도 같이 증가했다는 대사가 있는데
기억 일부가 소실 되었더라면 그의 연쇄적 반응으로 뇌의 다른 기능들이 폐쇄되어 코마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일까?

뇌 과학에 대해 잘 모르기때문에 어떤 이론을 근거로 이런 결과에 도출하는지까지는 모르겠다.
물론 설명해준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울테고 기억도 안될것이다.
연극의 흐름역시도 결과와는 거리감이 있다.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것이 너무 힘들어서 기억을 소거한것까지는
저 사람의 결정이니 존중하는데 도데체 왜 기억을 살려내야 했냐는것이다.
코마상태인 사람들이 이런 가상세계에서 미션을 수행하며 자신의 트라우마같은 기억을 다시 되살린다면
코마상태가 아니라 거의 가사상태가 되다가 사망하는거 아닌가?

미션 클리어라는 것이 어떤의미였을까? 과연 이 AI는 인간에게 어떤것을 선택하도록 한 것일까?
죽음? 회생? 좌절? 희망? 의지?

뇌 과학에 대한 지식이 미천해서 저들의 흐름은 SF물 같이 좀 허황된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SF물의 허무함 같은거랄까?) 프로젝터를 활용해서 어려운 특수(?)환경도 표현하려고 하긴 했는데
뭔가 훨씬 더 다양하면서 그럴싸한 배경을 영상으로 설정할 수 있을거 같은데 단조로운 설정이 아니었나싶다.

그리고 무대가 중간에 있고 무대를 둘러싸고 양쪽에 관객석이 있는데
제발 이렇겐 하지 말자. 이러면 배우가 관객을 등지게 된다.
충분히 큰 극장이지 않은가? 마음껏 뛰어다닐수도 있고, 관객을 많이 앉혀도 불편함 없는 좋은 극장이니
확실히 관객을 주시할 수 있고, 관객도 배우의 얼굴과 대사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주제를 곱씹다보면 묵직할수 있지만 너무 처지지 않도록 코믹함도 어색하지 않게 잘 섞여있어서
힘들지 않고 무겁거나 불편함을 덜 느끼도록
그러면서도 천천히 여유있게 생각할 수 있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출연 : 김정, 신윤지, 김정화, 신정원, 김별, 류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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