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3. 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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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몸살로 예매한 연극도 못보고 넘어갔었는데 이번주는 다행이도 콘디션이 나름 괜찮다.
3월도 중반에 접어들어 나무들의 새싹이나 꽃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일부러 길게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한시간 가량 버스여행을 하니 따뜻한 봄햇살에
잠시나마 좋음이 기분좋게 밀려온다.
좀더 여유있게 있고 싶었지만 명동에서 혜화동까지 걸어가야 하는 입장에서 남은 두시간은 그리 많은 시간은 아니다.

인사동 갤러리를 한곳도 못들르고 그냥 걷다가 극장에 들어선다.

짧은 극이라 지루할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꽤나 불편한 의자는 언제나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이 연극이 유명한 극인지 만석이라는것은 좀 신기했다.
3일 공연하는 것이라 지인들찬스겠지만 특별히 반감생기는 경우가 한번도 없었다.

가격이 무척 저렴한것까진 좋으나 공연시간 70분은 역시나 너무 짧다.

이미 유명한 희곡이라지만 지금 한국사회랑 잘 맞는다고 해야 할까
유명한 블랙코미디들은 시대를 초월하긴 하는데 작금의 현실을 보고 있는거 같아
착잡한 심정이 사라지질 않는다.

선동하는 지배계급, 그들에게 빌붙어 사는 사람, 이들에게 농락당하는 사람

배경이 바다 한 가운데 땟목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기엔 상황이 특이하다. 우체부나 직원도 그렇고
1960년대에 나온거라 상황을 대충 맞춘건지..

보면서 좀 이해가 안되는것은 누군가 나를 잡아먹겠다는데 투표같은 규칙으로 가능한지
작가는 이런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있었을까. 부정적으로 전개되며 묘사된다.
이념, 편가르기, 모함 등 수많은 것들을 이용하여 한사람(원작에선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지식인이라 함)을 나락으로 몰고 간다.

보통 어쩔수 없을때 인간의 자기보호본능으로 현실에 대한 합리화를 하기시작하는데 이 사람 역시
상황을 되돌릴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서였을까. 자신의 죽음에 대한 합리화를 하며 마무리되간다.

그렇지만 어떤 무력적 저항도 이사람은 하질 않는데 이부분에서 조금은 이상했다. 인간이란 존재가 저리도 쉽게
생명을 타인에 의해 놓을수 있는것인가. 물론 알게 모르게 가스라이팅 당해서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한정된 시간속에서 모든것을 표현해야 하는 연극이란 장르에서의 한계였는지 '너무 쉬운데'라는 섭섭함이 드는 극이었다.

좀더 집요하게 죽음으로 몰고가도 될거 같은데 중간에 나오는 우체부는 자신의 명예는 중요하지만 한사람의 목숨은
버려져도 된다고 생각한것인지 자신만 떠나버린다.

왜 바다 한가운데 땟목이란 설정을 둔것일까
내가 누군가에게 몰리기 시작하면 세상과 내가 단절된다는 상황을 그려낸것일까
그렇다면 '바다 한 가운데서'라는 제목은 총 다섯명의 등장인물 중 죽임을 당하는 홀쭉이 단 한사람에게 비치어지는 세상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바다라는 거칠고 외롭고 두려운 세상을 나 한사람으로 국한시켜 보면 모든것이 쉽게 이해되긴 한다.
감정선이 연결되는 순간 우울함과 고독이 파도처럼 밀려올수도 있겠지만
블랙코미디 측면에서(나를 제3자로 한발짝 떨어져서) 본다면 세상을 오징어 씹든 관중입장에서 볼 수 있을법한 내용이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밝은 사회가 보이진 않는다는게 이 극의 암울함이겠지

전체적으로 집중은 잘 되지만 귀에 쏙!쏙! 박히는 대사는 아니었다. 좀 흐려진다고 해야 하나
뚱뚱이와 홀쭉이의 대사는 흐름상 연극의 전체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데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짧은 연극들의 특징인 자극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연극 한편 보고 나오는 기분은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극이었다.

출연 : 임준수, 고채승, 김도현, 이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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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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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는 눈이 엄청 오더니 이젠 바람이 분다. 조금만 온도가 더 높았더라도 시원하고 좋았을텐데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난감한 하루

이 연극은 몇해전 낭독극으로 초연했던 극인거 같다. 그때 보진 못했는데 낭독극은 뭐랄까
듣는것에만 집중해도 되는 것이라 라디오 듣는거 같기도 해서 연극의 맛이 좀 퇴색되는거 같아
특별히 땡기지 않는이상 왠만해서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장르다.

아무튼 그 낭독극을 왜 일반 연극으로 만들게 되었을까
비주얼적으로 어느정도 구성을 하면 괜찮을것이라 생각했던것일까

배경은 조선초 고려말 고려를 지키려던 몇몇의 신하들과 도망가는 신세를 그리고 있는데
특이한것은 화전민의 촌장이 훨씬 기품있게 그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둔한 학자인가 싶었지만
일반 화전민일뿐이다. 사람의 가치는 삶과 깨달음에서 비롯되는 것이겠지만 표현의 투박함마져 사라지는것은 아닌데
이 극에서는 그러한 것이 전혀 표현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공연 내내 어색함이 크다.
영화 '동막골'을 연극으로 만든거 같은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 할지
하지만 영화와는 다르게 심심하게 진행되고 박진감 역시 그다지 없다.
음악과 효과음등은 실제로 연주를하는데 오페라처럼 무대와 관객석사이에있는데
북을 너무 크게 쳐서 배우들 대사가 잘 안들린다. 밸런스가 영 별로였다. 유독 북소리를 크게 설정한것은 박진감이나 긴장감을 키우기 위해서였겠지만 그다지.
그리고 강원도 사투리를 넣었는데 단어만으론 뜻을 몰라도 전체 흐름상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으나
문제는 강원도 사투리가 섞이므로 대사가 귀에 꼿히는 맛이 매우 떨어진다. 디션이 안좋다고 해야 할까
이럴바엔 강원도 억양으로 하고 대사는 서울에서 하는거니 서울 말로 하면 되는게 아니었나
왠지 불필요한 아집의 산물같은 기분이 든다. 이럴거면 전오륜은 왜 사투리를 안쓰는 것인지

그리고 사건의 전개가 너무 진부하다. 외지인과의 사랑 그로인한 질투와 시기심으로 발생하는 사건들
이 뻔한 흐름마져도 표현의 색다름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하품은 안나오지만 집중할만한 요소가 없다.

제목이 왜 화전일까. 갈대밭에 불을 내서 모두 잡았기때문일까? 저들이 화전민이라?
전체적으로 내용이 웃기지도 못하고 슬프지도 않고, 괴롭거나 아쉽거나 절망스럽다거나 안타깝지도 않다.
고려말, 조선초 한도끝도 없이 먼 과거 이야기 같다. 마치 호랑이 담배 피던 이상한 시절같은 이야기

현대 옷을 입고 나왔길래 시기가 현댄줄 알았는데 600여년전일줄은, 관료는 선그라스를 끼고 나온다. 그것도 한밤중에

약간은 황당한 시대배경에 특색없는 전개와 감동없는 앤딩
차라리 사랑 풍만한 그 시대의 멜로를 만들지.

그리고 예전에도 오늘과 같은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출연자가 박수갈채를 느끼며 한명 한명이 천천히 인사를 한다.
24명 모두가 각자 인사를 하며 모두 자신이 주연인냥 뿌뜻한 표정을 지어낸다.
제발 뭉태기로 함께 인사하자. 커튼콜을 무슨 10분동안이나 쳐하고 있냐.
모두들 수고했으니 관객도 수고하라는건지

출연 : 신현종, 김성일, 조은경, 윤슬기, 경미, 김구택, 이경성, 한동훈, 홍상용, 김보라, 이해성, 송현섭, 신욱, 이형주
이해온, 박정인, 이홍재, 박현민, 김태양, 민정오, 김강민, 성종원, 양재범, 정영재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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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완연한 봄이었다.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고 걸어도 전혀 추운 느낌이 없는,
기운빠진 겨울이자 먼 발치에서 손 흔들며 달려오는 어느 봄
이런 날은 오래 걸어도 힘든 느낌이 적어서 연극 전 후에 계속 걷긴 했지만
혜화동에서 집(신사동)까지 걸어오는게 그렇게 어려운일이 아님에도 차마 그렇겐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오랜만에 쓸쓸함이 급격히 밀려와서였을까

아르코 대극장은 그래도 관객석이 좋은 편인데 소극장은 너무 허접하다.
엉덩이 아프고 자세도 매우 안좋은 불편한 의자. 어디서 이딴걸 구해온걸까.
이런곳이 돈을 많이 벌순 없겠지만 관객석은 그래도 좀 좋게 해줬으면 좋겠다.

테디인형을 달고 있는 아버지(대디)
종횡무진 뛰어다녀서 런(run)이라고 한건지

정작 아빠는 뛰어다니지 않는다. 테디 데디와 뛰어다니는 딸들?

배다른 두 딸들이 서로다른 이유로 아빠를 찾는 내용인데
문제는 각 딸들의 시선에 맞춰서 두번 반복한다는 것이다. 타임루프물은 아니고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같이 인물의 시선별로 시간이 반복된다.

이게 옴니버스 영화 여러편을 보는 느낌과는 다르게
그냥 두번 반복되는듯 지루함이 보인다. 왜 이렇게 해야했을까

물론 두 딸인 윤서와 니나는 같은 아버지를 가졌음에도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때문에
환경에 따른 두 가지 시선을 보여준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긴 한데
동일한 사건을 놓고 서로 다른 심정을 동시에 표현해도 되고 서로의 갈등요소로서도 나쁘지 않은 소재임에도
불필요하게 두번 반복하는 구조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이래서 중복되는 내용들이 많아지고
시간은 길어져서 전개가 느리지 않음에도 지루하게 느껴진다.

도입부에서 분명 둘은 어느정도의 갈등 요소를 보이다가 서로 섞이는 듯한 늬앙스를 풍기는데
결론이 그렇게 되지 않겠냐는 복선같은 냄새라서 끝도 그다지 궁금증이 생겨나진 않았다.

그리고 이건 단순한 기분인데 자주 뛰어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렇게 뛰어다는걸 어디서 봤던가.
뛰어다니는 연출이 별다른건 아니라서 다 비슷해보일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리도 기시감이 드는것은 왜일까
갑자기 떠오른 연극 한편. 얼마전에 봤던 '아들에게'라는 이곳의 대극장에서 한 연극이 떠오른다.
연극에서 뛰어다니는게 흔한 설정은 아니지만 왜 이렇게 이 연극의 뛰어다니는 장면하고 비슷한 기분이 드는지
그냥 그분이 그럴뿐이다. 두 연극 모두 많이 뛰어다는 연극이라서 같은 기분이 들었을지도.

필리핀이라 하면 한국에서는 꽤나 인식이 좋진 않다. 한국 범죄자들이 숨어드는 곳, 청부살인, 부패한 정부 등
연극역시 그렇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한때 문제됬던 현지 처 같은 사생아 관련한 문제들
극중 인물인 니나가 그러한 인물인데 아버지는 니나의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보통 사생아를 코피노라 한다는데 이건 현지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생긴 자식을 말한다.
이렇게 아예 기억도 못하는 설정은 뭘까. 게다가 아버지는 같은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물론 윤서와 한살 차이가 나는걸 봐서는 오래전 필리핀에 갔을때 만났던 사람인지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지만
휴대폰으로 메세지를 주고 받기도 했는데 모른다? 무엇인가 설정에서 오류가 생긴것인지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그냥 이곳 저곳 많이 돌아다니고 다들 친절한듯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아버지도 좋지 않은 일을 했다는것인지
정작 연극에서는 이게 전혀 중요하지 않아보인다. 왜 필리핀 딸은 이렇게 모르고 살아왔는지
그 딸은 왜 아버지를 찾아보려 하지도 않았는지. 그러면서 왜 문자로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

연극의 끝은 델마와 루이스 아류작처럼 그냥 둘이 떠난다. 델마와 루이스는 친구였는데 그리고 그 끝은?
이들은 자매로 어디론가 그냥 떠난다. 물론 필리핀의 어딘가로 간다. 세계는 넓지만
니나는 아직 출생신고조차되지 않았으니 다른 나라로 갈수는 없었겠지
필리핀은 출생신고가 안된 아이의 교육은 어떻게 되는걸까?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를 익혔다고 하는데
기분 교육 지식이 없는 문맹인 수준이었을 니나가 다른 나라 언어를 단순히 외워서 익힐수 있다면 언어의 천재가 아니었을까
(니나 엄마가 나중에 아빠가 한국으로 대려갈것을 대비해서 한국어 교육을 시켰나?)

숨가쁘게 뭔가를 주저리 주저리 설명하는데 솔직히 남는 말들은 극히 없다.
산만하게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관객에서 설명을 하니 어지럽기만 하고
귀 기울려도 막상 그다지 들을만한 내용도 없다.
엄마나 남자 두명이 독특한(?) 춤을 추며 대화 하는게 내입장에선 연극으로서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아직도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연출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환경이나 배경,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사춘기 소녀 둘의 치기어린 외출 또는 가출정도?

주제를 좀 명확하게하고 그에 맞게 설정을 맞췄으면 좋으려만
리드미컬한 엄마만이 기억에 남을뿐인 연극이다.

출연 : 이동규, 서이주, 강희만, 김병춘, 진민혁, 이주환, 조경미, 한소진, 이시향, 박인옥, 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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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