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악당'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4.04.05 국악 -하나되어-
  2. 2023.10.09 국악 -산전수전 토별가-
  3. 2023.07.09 국악 -꽃신 신고 훨훨-
연극.공연2024. 4. 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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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게하면 평일에도 회사원들이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는 문제인가. 휴가를 내고 마음 편히 저녁 먹고 가면 되는것?
때때로 이런 소소한 행복이 의외로 쉽지 않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오늘은 평일 그리고 공연관람이 있다. 여러모로 긴장되는데
시간을 맞춰 갈수 있을지, 공연은 재미있을지, 저녁은 어떻게 먹지 등등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고민을 하다보니 벌써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아침이다.

총 6개의 공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로의 연관성이 있어보이진 않는다.
(공연기회자는 주제를 연결했을지 모르지만 듣는 내입장에선 모르겠음)

첫번째인 뱃노래라는 국악관현악(오케스트라?) 공연인데
솔직히 좀 놀랐다. 그동안 들어왔던 서양의 오케스트라를 국악기로 재편성된 일종의 아류작같은 느낌을 받았기때문인데
왜 이렇게까지 서양악기를 따라해서 구성되야 하는지 연주를 듣는내내 납득되지 않았으며 이유도 찾지 못했다.
한국 정서에 맞도록 그동안 이어져온 것에서 조금씩 각색하면 안되는 것이었나 등 온갖 잡생각이 들었다.
서양에 대한 열등감의 산물일까 아니면 음악사가 원래 이렇게 진행되고 우리도 그 흐름을 지나가고 있는것일까

아무튼 저 많은 단원들이 어떤 특수 효과음을 내는 구성원인듯 오묘한 기분이 든다.
이와중에 튀는 팀파니(북치곤 너무 고급진 소리를 내는 북)와 더블베이스

악기 배치도 뭔가 서양 오케스트라와 비슷한거 같은데 고음은 해금, 저음은 아쟁? -.,-;;;
관악기는 저~ 뒤로 밀려있던데 대금은 음량이 크지도 않은데 왜 저렇게 뒤로 밀려있는지..

아무튼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상대적으로 거칠고 약간은 불규칙한 음들이 많이 섞인 한국 악기를
합주한다는 것은 듣는 입장이나 연주하는 입장에서도 좋은 화음을 낸다는건 쉽지 않게 느껴진다.

감상하기에 좋은 자리에 앉았는데도 산만함이 느꼈것은 왜일까

한국 관현악단에도 콘마(콘서트마스터)가 있는건가? 좀 우끼긴 하지만 단체니 중간 관리자가 필요하긴 할텐데
보통 바이올린이 콘마를 하던데 국악기에선 해금(깽깽이) 연주자가 콘마역활을 대행(?)하는거 같다.
서양시스템과 같을 필요는 없지만 아무튼 보여지는 행위는 매우 비슷하다. (저 해금 연주자가 수석이려나?)

두번째 연주는 재수굿이라는데 하늘과 땅에 일이 잘 풀리도록 해달라는 굿이라고 한다.
그 동안 봐왔던 것과는 다르게 굿 도중에 관객이 막 몰려가 돈 통에 돈을 넣는다. 앞에서 덩실 덩실 춤도 춘다.
미리 기획된 것이겠으나 순간 좀 놀랐다. 관객이 난입하는것인가? 이러다 공연 망가지는거 아닌가? 온갖 잡생각이 들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어떤 절차대로 진행되니 불안감은 사라졌다. 유지숙 예술감독은 서도소리로 유명한 분이라 황해도에서
한다는 굿을 한건지 모르지만 국악인들은 이런 여러가지를 다 해야 하는건지, 심지어 신내림받은 무당이 하는
이러한 굿판도 할줄 알아야만 생계를 유지할수 있다는것인지, 아무튼 어려운 직업군이 아닐수 없다.
신명은 나는데 전체적으로 익숙한 소리가 아니라서 그 속으로 빠져들기엔 알수 없는 벽이 느껴졌으나
서도소리 자체가 남한에서 자주 나오는 부분도 아니니

세번째 협주는 좀 난해한데.. 해금 협주곡 Verses??
Verses가 무슨 뜻인가 보니 노래,시의 구절 같은 의미라고 하고 해설을 보면 뭔가 거창하다.
하지만 들으면서 그러한 느낌을 받기엔 처음들어서 이해하기 어렵고
해금의 그 알수 없는 코맹맹이 소리때문에 더욱더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보통 악기가 오케를 뒤로 깔고 협연할땐 독주곡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만 오케를 이끌어가는 힘또한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 곡은 왠지 전혀 그런맛이 없다. 협주라기보다는 그냥 그 속에 섞여서 가끔 솔로 파트가 있는 단원 정도?
게다가 해금소리를 잘 듣다보면 여느 현악기와는 많이 다른 답답한 소리가 있다. (깽깽이,깡깡이,앵금이란 이름이 괜히 나온게 아님)

이런 악기가 수많은 악기들을 이끌수 있을리가..
게다가 현 한개로 연주하는것 치곤 화려한 테크닉이 있지도 않고 솔로 연주가 아니니
여운을 깊게 만들기도 벅차보인다.

시조를 표현하기에 좋은 악기였을까. 저들의 선봉에 설 수 있는 악기였을까?

우리가 보통 협연을 할때 보면 바이올린은 있지만 비올라는 상대적으로 적다.
소프라노는 많지만 있지만 메조나 알토 협연은 상대적으로 적다.
테너는 많지만 바리톤, 베이스는 적다.
오보애는 협주가 있지만 바순 협주를 본적있는가? (찾아보면 있긴 있음)

이런 현상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것이다.

먹어들어가는 이 소극적인 소리는 사람의 심묘함을 표현하기에 뛰어날수 있을지 몰라도
대중들 앞에서 용기있고 호소력깊게 연설할수 있는 소리는 아니다.

네번째는 3중 협주곡 舞散饗(무산향)
아쟁, 가야금, 대금과 국악관현악단
모두 솔로일때 뛰어난 악기들이긴 한데
잘 모르겠다.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기엔 독주할때를 제외하곤 그냥 국악관현악단의 일원으로 섞여든다.
음량이 좀더 크기때문에 저들의 연주를 골라낼순 있지만 산조를 대편성으로 만들면 산만해지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냥 솔로 파트에서 가야금은 참~ 매력적인 악기란 생각이 드는 정도와
해금보다 아쟁의 협주곡이 좀 생기면 훨씬 매력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게 한다.
아쟁의 연주 테크닉이 비약적으로 화려해져야 하겠지만.....

다섯번때는 호적 풍류 협주곡
아~ 내가 개인적으로 태평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트럼펫같이 쭉! 뻗는 소리도 아니고
음량이 작은것도 아니다보니 왠만해서는 너무 튄다고 할까?
이 악기는 특이하게도 관악기(금관악기라 해야 하나?)에 대금처럼 청이 있는것도 아닌데
소리가 매우 거칠다. 옹알옹알 하듯 말려드는 소리도 특이하지만 내 취향은 분명히 아닌 음색을 지녔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다.

대편성 곡을 이끄는데는 그 우월성이 탁월하단 생각이 든다.
원래 꽹가리가 그 역활을 하는거 아니었나?싶을정도로 훌륭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관악기류가 뻗는 소리에 좋기때문이기도 하지만 편곡이 극적으로 무척 잘 되서 사람들로 하여금
환호성을 자아내게한다.

아마도 한국의 색이 지워지지 않으면서도 협주곡으로서의 솔로 매력과 대편성곡의 웅장함을 잘 표현한 곡으로 생각된다.

모든 협주곡들이 이렇게 화려할 필요는 없지만 일단 대중의 관심을 받기위해선 어느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가야금,아쟁,거문고의 산조 협주곡 時節風流(시절풍류)인데
산조는 독주가 제일 잘 어울리는 곡으로 생각은 되지만
현악기 삼중주도 아니고 이들 뒤엔 국악관현악단이 있는 협주곡 형태라 특이하다.
서양악기 현악기 삼중주 오케 협연곡이 뭐가 있을까?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베토벤 3중 협주곡이 있는데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그리고 오케스트라(유튜브에 나와있으니 보면 됨)
일단 피아노가 다중주에 끼게되면 오케스트라는 좀 의미 없어지는거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훌륭하다.

삼중주도 아니고 협주라고 하기엔 솔로가 삼등분되니 좀 섭섭하고
가야금이 가장 돋보이고 개인적으로 거문고를 좋아하지만 아쟁도 훌륭하다.
이들 개개인 모두 뛰어난 기량을 펼친다만 역시 관현악 협주라면 이들의 전체 조화를 보지 않을순 없다.

결론은 잘 모르겠다.
귀명창이라했던가 듣는 관객 또한 그 능력이 되야 감동도 올라갈텐데..
서양 오케스트라와 느낌이 달라서인지 이런 구조가 아직은 낯설기때문인지
아무래도 좀더 자주 들어봐야 할듯싶다.
올해는 서양 오케를 좀더 집중해서 관람을 할까싶었는데 국악 오케도 관심이 많이 가는 계기가 되었다.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0. 9.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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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에서 공연을 할때 특히 오늘같이 낮 공연일경우에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미술전 한편 보고 갈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공연은 비싸서 보기 어렵다.
마침 현대한국화전을 하고 있어서 기분 좋게 들렀는데 그림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고
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품들도 있고 지나치게 하는 작품도 있지만
문제는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 구입하긴 어려울수 있어도 외국 작가 작품들 돈내고만 보지 말고
한국 작품들, 팔기 위해 전시하는거 한자리에 모아놓은 이런 전시회는 발품을 덜고 많은 그림을 볼 수 있으니
관심을 갖어보는것도 괜찮아 보인다.

별주부전, 수궁전, 토끼전라고들 하는데 판소리는 수궁가지만 토별가라고 각색한 창극이다.
전체 내용은 크게 바뀐것은 없고 좀더 해학스럽고 현실을 약간은 풍적로 묘사했다는게
판소리와는 좀 다르긴 한데 현대어로 바꾸고 어쩌구 저쩌구 프로그램에 적혀있길래 좋은 현상이라 생각했지만
그다지 바껴있는거 같진 않고 내용을 각색하면서 현대어로 대본작업을 한정도로 보인다.
결론은 아이들이 보긴 어려운 고어와 한자들 투성이의 창극인데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아이들용은 별도로 만들고 그러던데 부모들은 왜 이걸 아이들에게 보여주려 한것일까
뒤에 앉은 어린놈이 의자를 발로 툭툭 치고 기본적인 관람예의도 가르치지 않는 그 아이의 부모놈과 꽤나 잘 맞는 조합이 아닐수 없다.

제발 아이들이 보기 어려운것은 경고문구라도 좀 넣고 아이는 아이들 석을 별도로 마련해라
중간 중간 섞어놔서 시끄럽거나 산만해서 타인들 관람 방해하지 못하게
그리고 제목만 보고 아이들이 봐도 되겠거니라는 어리석은 부모가 되지 말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풍자와 해학에서 빠질수 없는 약간은 노골적인 대사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흔한 욕한마디 없다. 그래서 심심하고 산만하고 시끄럽기만 하다.
내용에 임팩트가 없이 떼창만 드럽게 많이하는데 어쩜 그렇게 소란스러운지

각색도 뭔가 어설픈데 구성까지 이상해서 무척 섭섭한 극이다.
국악은 오랜시간 수련의 결과들이라 웬만하면 실망하기 어려운데 실망스럽다.

국악에서 제일 특이한게 떼창, 민요든 뭐든 떼창이 서양과 같은 화음이 아니라
그냥 서로들 같은 음으로 불러댄다. 음량을 높이기 위해도 아니고 피날레 다같이 합창도 아니고
아무튼 국악의 합창은 항상 납득이 되지 않고 듣는것도 무척 거북스럽다.
(후렴구만 합창하고 각 대목은 한사람씩 하는 것을 말하는게 아님)

음향감독은 귀를 먹은것일까, 난청인가.
사람들의 노랫소리보다 음악 소리가 더 크다
다들 목청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고 악기 소리는 이보다 소리가 더 크고

국립국악원은 국립극장과 비슷하면서도 음향쪽 설정이 늘 엉성하다.
왜 같은 국악인데 이렇게 다른것인지..

그지같이 소리만 크게 하지 말고 조화를 좀 찾자. 떼창도 좋고 다 좋으니
가사를 들을 수 있게. 관계자들 너만 들린다고 다가 아니다. 관객의 귀에 쏙쏙 잘들려야지

노래 자막이 나오는건 좋으나 무대 양옆 맨 끝의 모니터에 나온다.
이걸 보라는걸까? 무대 감독이란놈은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국악은 대부분 국가에서 지원하는것이니 대충 하면서 돈만 받으면 땡이란 건지

배우들과 아주 가까운곳에 자막 넣어서 머리를 돌리지 않으면서도 가사를 이해하고 듣고 보고 싶도록
셋팅 하고 싶은 충동이 안생기나

이런 그지같은 세팅들을 해놓고 아이들은 왜 받은걸까
난청생기고 두통오기 딱 좋은 구성

좀 관객입장에서 생각하자. 요즘 한국 경제를 말아먹으려고 온갖짓거리들 하고 있는데
이중에 한국 문화가 없을거 같냐?
국악 지원금 줄이면 순식간에 사라질 풍전등화같은 존재라는걸 알고 있다면 안주하지 말고
공연예술로서 대중성을 잃지 않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 해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존립이 위협받지 않도록
경쟁력을 갖췄으면 좋겠다.

그리고 적어도 새로운 창극이라면 전국 팔도 사투리좀 넣고.
어떻게 아직도 전라도 사투리만 넣고 창극을 만드는지 에휴

출연 : 아주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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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7. 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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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평일에 공연을 본다는건 쉽지 않다.
7시30분 공연인데 회사 반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볼 수 없을만큼 회사가 먼곳에 있다니 에휴
게다가 오늘의 주제는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상여소리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주제도 그렇고 지금 내 처지도 별로인 하루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입장해서 기다리는데 국립극장과 느낌이 비슷하다. 하지만 무대가 높지 않아서
적어도 출연자들의 발을 못보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거 같아 안심아닌 안심이 된다. 물론 이번도 맨 앞자리

요즘은 노안이 와서 안경을 새로 맞추는것도 좀 그러다보니 버티고 있어서 가까운곳과 먼곳이 잘 안보인다. 그래서
맨 앞자리가 가장 좋은거 같다.(맨 앞자리를 늘 선호함) 오페라망원경이라도 사야하는건가.

이 공연은 내용 만큼이나 서글픈 제목을 지녔다. 순전히 제목만 보고 꼭 봐야겠다 싶었던 공연
아련하고 후회스럽고 슬픈 제목..

남자는 꽃신 신을 나이쯤 무슨 생각을 할까
여자는 꽃신 신을 무렵 무슨 생각을 할까

사람으로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밤잠 못잘때가 꽃신 신을날(결혼)이 아닐까
이후부터 일반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수많은 걱정과 고생, 고뇌, 고통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고단한 삶의 마지막을 보낸다.

이 제목은 그 고단함을 저승가는 길이라도 가볍고 홀가분하게 그리고 그때 그 기분으로 가시길 기원해주는거 같다.

지금 세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기때문에 부모로서의 짐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께서는 아파서 앓아누우셨을때 항상 '아이고 어머니'라며 할머니의 어머니를 찾아셨다.
어머니를 찾을만큼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힘드신 삶을 살아오셨으리라.
돌아가시고 안계신데 처음 혼인할때 신으신 꽃신을 신고 홀가분하게 가셨길 보고싶은 그리움을 담아 기원해본다.

외국도 다 비슷한건지 타국의 장례문화를 본적 없어서 모르지만
한국은 산사람을 위로하고 죽은자의 미련을 벗게 해주는 품격 높은 장례를 보여준다.

이토록 격조있으면서도 무겁지 않고 그러면서도 경박스럽지 않은 장례가 또 있을까
내가 상여를 본것은 아마도 나의 할머니 상여가 마지막이었을거다. 당시엔 지금처럼 병원에서 치루는 장례는 없었기때문에
집에서 모든 장례를 끝마치고 장지까지 몇백미터정도 상여로 모셨던거 같은데
그때 소리하는 분도 계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 이렇게 잊혀지는거겠지.

각 지역마다 장례가 조금씩 다를텐데, 이 공연은 지역마다 장례에 나오는 소리와 공연을 선사한다.
어느지역은 품바같은 사람들이 나와서 슬픈 분위기를 돌려놓기도 하고

판소리 대목도 나오고 단가도 나온다.

전체 구성은 서도소리로 시작해서 경기도를 지나 진도 다시래기(?)로 맽음된다.
전체 80분정도의 길지 않은 공연인데 한곡 한곡 끝날때마다 각기 다른 색채로 지루할틈이 없고
약간은 기분전환도 되는 것들이 중간에 들어가 있어서 한국의 희노애락을 장례에 담는 기분마져드는 공연이었다.

그러나 국립극장(해오름)과 무척 비슷한 느낌이지만 음향은 좀 후진듯하다.
거의 비슷한 맨앞 왼쪽에 앉아있었는데 국립극장과는 다르게 약간은 먹은 소리와
과할정도로 큰 소리는 극장 크기에 비하면 좀 심하다 싶을정도다.

국악을 위한 극장 아니었나? 왜 이러지? 창자들의 갈고 닦은 견고한 소리를 듣기엔 많이 부족해보이고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악기들과의 조화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꽹과리와 징만 살살 치며 하는 회심곡이 훨씬 품격있게 느껴진다.

다시래기를 볼때는 진도에서는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흐름에는 뭔가 맥을 끊는 느낌도 든다.
(예전에는 지역을 돌며 공연하면서 약팔는 공연단체가 있었는데 그런 느낌같이 좀 붕떠이는듯) 

무대의 깊이가 엄청나던데 꼭 그렇게 안쪽에서 시작을 해야 했을까란 아쉬움도 따른다.
최대한 앞쪽에서 관객과 눈을 좀 맞춰주지..
소극장 공연을 많이 보다보니 이런점에서 특히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이토록 슬프며 점잖고 격조을 갖춰서 품격있게 죽은자를 위로하고 산자를 다독이는 장례문화가 있었다는것은
한국의 큰 유산이지만 병원에서 인스턴트화되어 모두 사라지고 있는것을 보고 있자면
자본의 논리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사라져가는 문화들이 상여소리만큼이나 서글프고 처량하고 애처로워진다.

꽃신을 처음 신던, 설래이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 없다면, 후회없이 훨훨 날아가시길....

출연 : 아주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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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