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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0.10.17 연극 -복날은 간다-
  3. 2020.09.26 연극 -신인류-
  4. 2020.09.20 연극 -엘렉트라-
  5. 2020.09.12 연극 -무지개의 끝-
  6. 2020.09.06 연극 -안개-
  7. 2020.08.30 연극 -살고지고-
  8. 2020.08.23 연극 -생산적 장례식-
  9. 2020.08.17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10. 2020.08.08 연극 -절대 영도-
연극.공연2020. 10. 3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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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된 일인지 전날 피곤함이 몰려와 다음날까지 11시간이나 자버리는 통에
연극이 5시에 시작하여 지난주 시간때문에 제대로 못 본 서울시립미술관을 다시 가려고 했지만
그러질 못했다.

느즈막 시청에 내려서 혜화동까지 걷다가 전에 받아둔 별다방 쿠폰으로 커피 한잔 뽑아
마로니에공원에서 책읽는 호사를 한시간정도 부린다.

이 연극은 포스터가 부적같이 생겨서 굿인가? 했지만 마땅한 정보가 없다.
(굿을 공연으로 하는 경우도 있으니)
아무튼 예매처에도 마땅한 정보 한마디 없어서 궁금했는데 무대도 굿 스럽다.

왜 저런지 알 수 없는 저들의 행동 묘사 그리고 귀에 안들어오는 대사들
특히 무대에 목소리가 울려서(반사음좀 차단하는 흡음재라도 좀 붙이지) 웅얼웅얼..

아무튼 암전이 되었을때 다른 에피소드로 넘어가는것인지 아니면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건지
알 수 없을정도로 인지가 안되는 연극이다.

왜 오줌을 저렇게 집착하는 것인지
저 사람들에게 오줌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 무엇도 알 수 없다.
심지어 오줌이 소변의 그 오줌을 말하는 건지도 후반부나 되서야 알수있었다.
그 전까지는 오줌이란 동음이의어인가란 의구심도 생겼을정도였으니
연극이 표현하는 내용들이 얼마나 난해한지 알수 있다.
(난해한건지 그지같이 만든것인지는 각자의 판단으로)

집에 도착하면 정보를 좀 뒤져보려고 눈을 부라리며 쳐다봤지만 대사가 귀에 안들어오고
행동묘사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모르겠어서 나눠준 리플렛에 적혀있는걸 봐도 전혀 모르겠다.

결론은 그냥 모르겠다.
그리고 공연시간이 80분정도 되나? 왜 100분이라고 예매처엔 적혀있는걸까?
원래 100분짜린데 관객호응이 안좋아서 에피소드 한개 잘라버린건가? 짧으면 관객이 안올까봐 거짓말 한건가?
요즘은 60~70분짜리는 왠만해서 안보는 편이다. 짧기때문에 강렬할순 있지만 그렇다고
90~120분 연극들 중 잘만든 작품 빈도와 별반 다르지 않게 희박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좀더 묘사를 많이한
긴 연극이 훨씬 낫다는게 내 입장이다.(같은 연극을 좀더 길게 혹은 조금 단축할순 있지만)

결국 이렇게 그냥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연극으로 80분을 보냈다.
지금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고 앞으로도 모를거 같다.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기 어렵다면 예매처에 제발 시놉이라도 좀 써놓던가..
보고 집에와서 좀 찾아보수있게 개인 블로거나 홈피나 인터뷰따위라도 좋으니 뭐라도 좀 남겨놓자.
어떻게 포털이나 검색사이트에 내용 한줄 안나와서 무엇을 본건지 모르게 해놓을수 있는건지
(3일이 지났음에도 관평이 없다는건 관객들 모두 내용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겠지)

배우들이 엄청 아깝다고 느껴지지만
이것을 선택한것은 나의 몫이고 저들이 선택한것은 그들의 몫이겠지..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10. 1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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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긴팔 한개만 입어선 안될거 같은, 정오라도 그늘에선 춥다.

그런 완전한 가을이니 그에 걸맞게 미술관좀 들러주고 커피 마시며 얼마전에 구입한 책도 보려고 했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미술관에서 나오니 커피 마실 시간이 없어서 바로 극장으로...

연극 제목의 복날이 한 여름 '삼복더위'의 그 복이 맞다.
전체적인 내용은 재개발 들어간 동내를 배경으로
보상금을 노리고 들어온 사기꾼도 있고
그냥 사람 사는 얘기도 있고 음식이 될 뻔한 개도 나온다.

작은 몇몇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극이 전개될땐 세상의 모든 부조리가 두리뭉실하게 나오게 되는데
가족 중심적인 주제는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뻔한 줄거리라서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고, 어떻게 표현하냐에 따라서 재미 여부가 결정되는거 같다.

딸의 괴로움, 삼촌의 허황된 꿈, 엄마의 소박한 여생, 장씨의 핑크빛 미래, 개장수의 일확천금, 개의 생존전략등
각기 다른 미래를 위해 현실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주제가 각기 다르지만 저마다 행복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니
그 여정이 힘들고 고되더라도 쓰지만은 않은 웃음이 깔린다.

해결되지 않는 사회 부조리가 그냥 그렇게 언제나 그렇듯 뒤끝없이 깨끗한 마무리를 해놔서
극장을 나올때도 먹먹함 느낌따위는 없다.

가볍게 보기엔 신경쓰이는 부분도 있지만 무겁게 풀고있지 않아서
누가 봐도 제법 괜찮은 연극으로 보인다.(막판에 좀 쌘 부분이 있어서 좀 걸리긴 함)

배우들간의 호흡도 좋고 흐름도 질질 끈다거나 허둥지둥 순식간에 사라지는것도 없이
적당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균형감을 유지하며 진행하다보니
'끝날 무렵 끝나겠구나' 그 끝이 느껴진다고 해서 지루함을 찾아볼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약간의 간질간질한 긴장감을 유지하니
과집중으로 생겨나는 스트레스도 없고 집중력도 흐트러지지 않아서 재미있게 본
뛰어난 배우들과 잘 짜여진 구성으로 가볍지만 버려지지 않는 좋은 연극을 봤다.

복날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저 개처럼
사람들은 저마다 한고비 한고비 넘어가며 살아가고 있겠지...

출연 : 이봉근, 한미선, 이성근, 이대범, 유현정, 임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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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9. 2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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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로 이 연극은 취소가 되었었다.
그래서 그 시간에 다른것을 봤지만 그날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아서 그날 무엇을 봤는지 모르겠다.
다시 공연한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이미 다른것을 예매해놓은 상태였기때문에 볼 수 없었으나
막상 예매했던 그 연극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취소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아서 다시 이 연극을 예매하였다.

이 연극과 연이 되려나? 이번에 취소되었던 연극도 보고 싶었는데 그것은 다음에 볼 기회가 오겠지

아무튼 그렇게 되어 보게 된 연극 '신인류'
시놉을 안봤으니 무슨 내용인지 알턱이 없었다.

오래전 할복자살을 신봉하던 미시마유키오도 나오고
(이놈은 막상 할복을 하려고 칼로 자신의 배를 찔렀으나 너무 아파서 엄청 지랄 하며 고통스럽게 죽었다던데)
내가 모르는 두가지의 사건이 더 나온다.(뉴스에서 얼핏 봤던 내용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정작 이게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겠다.
과거와 현재? 미래? 아무튼 뒤죽박죽의 시간
왔다갔다하며 그들의 과거를 설명하지만 정작 사건의 해결을 위해 엄마를 죽인 살인자의 신문은 별 내용이 없다.

단지 살인자는 나머지 주변인들(경찰들)이 잊고 있었던 과거를 들쳐내는 일종의 도구로만 이용되었다는 것

어떤 계기로 자신이 감춰놨던 과거가 까발려지는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연극은 그 과정이
너무 엉성하다. 살인자는 별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생쑈를 하며 괴로워한다.
막상 살인자는 시작할때부터 끝날때까지 죽은 고목같이 무덤덤히 저들을 지켜보고 있을뿐이다.

뭐지?

무엇을 보라는 건지 모르겠다.

저들이 괴로워하고 갈등하는것은 이해 하겠는데 왜? 갑자기? 조울증이 있나?
스스로 그럴것이라면 감춰있는 상태가 아니었을텐데, 극의 전개를 봐도 완전히 감춰져 있어보이진 않았지만
고조되는 그 결정적 사건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프로파일러는 또 왜?

간간히 자잘한 웃음도 주지만 주된 맥이 짚히질 않아서 웃긴 장면에서도 가볍질 않다.

내용과는 다른 문제로 특정장면에서는 침을 엄청 튀던데 ^_^;;;
이러면 맨 앞줄은 앉지 않도록 유도해야 하는거 아닌가? 어차피 만석이 될것도 아닌데
앞자리부터 앉으라 해서 무심결에 앉았지만 불안하고 좌석의 특성상 불편했다.
(코로나 시국이니 침이 많이 튈거 같으면 맨 앞자리는 비어둬보자)

12명이나 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누구 하나 나무랄곳이 없지만
내용이 너무 사방으로 튀다보니 헷갈리고 배경이 일본 1970년대부터 2008년 아키하바라 사건(가토 도모히로)도
나오던데 뭐랄까? 이 사건은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비정규직이 받던 박해같은것을 토로하던 사람이었지만
연극 내용은 정신이상자처럼 묘사된다.(실제 그랬더라도 이런식으로 그려내는건 좀 문제 있어보인다)
2007년 어머미 살해사건(쿠리타 쿄헤이)도 이 학생이 중학생때와는 다르게 고등학교때는 소심한 학생으로 바뀌고
고3때는 학교를 거의 나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연극에선 이러한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고 단순한 사이코패스로만 묘사된다.
갑자기 소심하게 바뀌고 학교를 나가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면 괴롭힘을 당한다거나 따돌림을 당한다고 생각해도 되는데
이런 심리묘사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이 모든 사건들은 형사를 위해 병풍으로 깔릴뿐이다.
일본에서 한때 자살하는게 유행이었던때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때는 아니다.(하여튼 별 그지깽깽이같은데 다 유행)
어쩌면 형사의 자식이야말로 사이코패스기질이 다분했던게 아니었을까
그들(학생둘)의 자살은 이유 없이 해맑게 죽음을 택한다. 나머지 한명은 환생을 원했던것을 봐서 현생에 무엇인가
문제있었을거라 추론해보지만 그에대한 설명은 없다.

그에 반해 배경으로 깔리던 사건들은 모두 사회문제에 얽혀있는듯 보여지는 것으로
(연극에선 그런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비중있고 깊게 다룰 필요성이 있었지만 수박 겉 핥기같이 정작 맛을 전혀 못본 기분이다.

이렇게 서로 상황이 완전히 다른데 두명의 경찰들은 서로들 자신들의 과거를 억지로 얽매여놓다보니
이게뭔가..싶다.

자신의 부모가 할복신봉자의 소설작품을 좋아하면 안되는 것인가? 그것이 문제되는것인가싶은 기분도 들고
내가 이때의 일본을 이해 못해서 드는 의문일수도 있다.

아무튼 편하게 흐르듯 이해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주변 배경을 이해하는 무엇이 있어야 하는것일까.

그럼에도 다채로운 설정으로 보는 시간이 지루하진 않는 묘하게 괜찮은 연극이었다. 다만 동국소극장 좌석이 안좋다보니
무죽페스티벌의 최대 적은 엉망인 관객석이 아닌가싶다.

지루함은 적고 연기도 뛰어나서 보는 맛이 괜찮으나
맨 앞자리는 비추(배우의 침을 맞을수 있음)
무대 좌우를 넓게 사용하는 극이니 되도록 중간정도를 추천함

출연 : 장탁현,홍성춘,정소영,이승훈,홍석빈,김주연,김수정,박주용,백창엽,손수민,김태호,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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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9. 2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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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렉트라?
고전을 아는것도 아니니 사전 지식이 전혀 없다.
하지만 트로이목마는 사람들이 좀 알거 같긴 한데
(나도 트로이목마만 알뿐 전후 내용은 전혀 모름)

아무튼 이 연극은 그 때 배경이고 소포클레스가 기원전5세기에 쓴 고전을 넘어선 고대 작품이라고 나온다.

고대작품이지만 21세기 지금에서도 손색없게 각색되어 무대에 오르긴 했는데
관련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관람에 있어 좀 힘든감이 있다.
한국 고대도 아니고 그리스 신화라니..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척 많은데 나는 TV 만화정도만 봤을뿐)

소극장치곤 많은 인원이 나오는 연극인데 다들 연기도 훌륭하고
엘렉트라 희곡을 몰라도 전체적으로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때문에
갑갑한 느낌이 초반에 잠시 드는 것 외엔 연극에 몰입하는것에 별다른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이런 설계는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구성이라 할 수 있지만
연극이 조금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 연극은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를 유지하여 지루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다들 저마다 맡은 역에 충실히 임하고 누구 하나 건성으로 대하는 사람이 없는것도 괜찮은 매력으로 다가온다.
(배우가 많으면 한두사람은 대충하기도 하는데 이 연극은 전혀 그러지 않음)

비극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사건이 발생한 후 사건의 원인을 보이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기도해서 내용을 파악하는데는 좋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고요함과 사건당시 그리고 이후 모두 리듬이 너무 평탄하다고 해야 할지...
긴장감이 도통 생겨나질 않는다. 갱느와르 처럼 눅눅함만이 보여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시대라면 인간의 육체적 강인함도 한창 돋보여야 할텐데 영화 300만큼의 현란함은 힘들더라도
대부분의 상황을 너무 말로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전체적인 느낌이 그냥 순탄한,
이미 결론지어진 그 끝을 향해 잔잔하게 흘러가는 배를 보는 느낌
(배우들의 표정은 비장함이 느끼지만 내 눈의 눈꺼풀은 하염없이 무거워진다.)

이런 극을 대형으로 만들어 휘황찬란하게 꾸며도 볼만하겠지만
소극장연극의 매력은 느끼고 생각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좋은 구성이긴 하지만 깊은곳은 좀더 어둡게, 강한곳은 좀더 철저하게꾸며
80분 남짓 되는 길지 않은 시간을 집중하게 만들어줬으면 더 좋지 않은가란
섭섭함 조금 남는 훌륭한 연극이다.

낯익은 얼굴도 있던데 다른 연극에서 봤던 기억이겠지만
어느 연극에서 봤는지는 생각나지 않는것은 모른다는거겠지 ^_^;;

출연 : 강지완,김시아,문수아,손현지,송흥진,심안나,안창현,엄태준,윤주희,정다정,조혜선,최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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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들고 나갈까 생각했지만 기상청 날씨엔 오후에 비가 안온다 하여
연극 끝나면 좀 걸을려고 이슬비를 맞고 버스 타러 간다.
지하철을 타서 혜화동에 내리면 비를 거의 안맞을텐데 막힌 느낌이 싫다.

가끔인가? 딱 한번인가?
무지개 끝을 본적이 있다. 끝을 보려면 땅이 평평해야 하니 서울에선 안되고
평야지대? 그런데 난 어떻게 본거지? 아무튼 한번인지 두번인지 본 기억이 있다.

그 끝을 가볼순 없었지만 보물(?)이 묻혀있다는 헛소문도 있고..
(과거 어떤 미친놈이 무지개 끝 위치에 실제로 보물을 숨겨놓고 죽을때 사람들에게 말했던게 아닐까?)

아무튼 그 끝은 가볼수도 없고 손에 닿지도 않는다. 물론 위치를 기억했다가 가봐야 아무것도 없겠지.
이 연극의 제목이기도 한 아무것도 없는 그 끝에서 무엇인가 찾으려는 인간을 그려내지는 않는다.
극중 영화감독의 시나리오 내용의 일부로 나오지만 연극 흐름에서 무지개를 상징하는 것을 엿보긴 어렵다.

죽음에 대한 허탈함인지 죽은자를 놓고 자기 편할대로 해석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말하려는건지
아니면 상대방의 말을 전혀 귀담아두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이 진실인냥 떠들어대는
인간들의 고유한 이기심을 보여주려 한것인지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보인다.

시간을 초월해서 과거로 현재로 왔다갔다 하지도 않고 공간을 이동하는것도 없다.
단촐하게 아버지 기일에 맞춰 가족들이 모이고 그 속에서 가족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런 그림은 자식이 둘셋이상인 가족들에게 흔하게 볼수 있는 산만함정도인데
서로들 말하고 서로들 주장하고 끼리 끼리 모여 각자 다른곳을 쳐다본다.
익숙한 풍경이기때문에 시끄러운와중에도 편안함이 느껴지는것은 내 집도 마찬가지라서.

아무튼 이 모든게 다 그냥 저냥 그렇다.

마음에 걸리는것이 있다면 예비 아버지의 무릎 꿇는 장면? 그것도 아내의 어리석음때문에..
이런건 좀 상황에 맞지 않아보이긴 하지만(통상적인 상황을 벗어나는 비참함이 있음)
억지스럽지 않은 자잘한 웃음도 있어서 제법 괜찮은 연극이었다.

마지막엔 모든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도 될텐데...
무지개끝엔 상상한것과 다르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듯 서로들 이야기 하지만
극의 끝엔 모든 것이 만사형통
참 지겹도록 지겨운 마지막 설정이다.

연극이 끝난 후 무대에 설치한 작품들은 감상해도 된다고 하던데
무엇을 보라는거지? 오브제라 하기에도 좀 그렇고
사물에 대한 형식을 깨려고 한다면 기존의 고정관념을 지울수 있는 무엇이 필요하지만
리모콘을 휴대전화기로 사용한다고 해서 그 목적물의 관념이 바뀔수 없는 특수목적에 의해 탄생한것인데
무슨 뻘짓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밀대로 쓰면서 수제비를 해먹던가
쓰레기통을 의자처럼 쓰려면 눕혀놓던가.. 전체적으로 소품 구성이 엉성하다.

제사상에 음식이 아닌 꽃을 놓는건 좋은데 그걸 음식으로 여기지 말고
꽃 그 자체로 설정하고 고인은 꽃향을 흠향하는 것으로 설정했다면 괜찮았을거 같은데..
(꽃이라는 고유한 특성은 변함없지만 귀신 태도의 관념변화정도)

신선함도 없고 개성도 없어보여서 그냥 저냥 별 감흥은 생겨나지 않았다.
불필요한 생각만 가중시켰을뿐이다.(초반엔 연극을 보는데 엄청난 방해요소가 되었음)

이렇게 산만하면서도 익숙하고 약간은 발랄한 드라마 한편 보고 나왔더니
빗방울이 더 두꺼워졌다. 제장 내가 왠만해서 기상청을 욕하진 않는데 오늘은 조금 화가 난다.
(새벽엔 오전부터 안온다더니 오전엔 오후부터 안온다고 하고 오후엔 소나기로 금세 멈출것처럼 나오고 에휴)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걸어다니려했는데... 아쉽다.

출연 : 백은경, 조주경, 공재민, 백선우, 박수연,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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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9. 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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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녹색이 완연한 여름같은 초가을이지만 태풍이 연이어 오는 통에 계속 하늘엔 구름이 가득차있고
코로나 2.5단계로 조용한 주말 그러나 한숨이 여기저기서 들리는듯 하다.

제목만 보고 예매를 한건데
안개가 떠올려지는 이미지라면 암흑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희망이 그마나 있는 곳 같기도 하다.
비록 방향을 잡을순 없지만 걸어갈순 있는 때문인데 어떤쪽이던 한치 앞이 불안한것은 마찬가지

연극 '안개' 내용은 내가 생각하고 그것과는 좀 다르게 진행된다.
사건에 대해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극적인 요소로서 그것을 막는 세력도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흐름은 스릴러같은 뻔한 전개를 보여주는데 뻔해도 너무 뻔하다.

실화였다는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는데
문제는 내가 이 사건을 모른다는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래소 연극을 보는 동안 도데체 무슨 사건을 놓고 전개되는 것인가?였다.
아주 잠깐 살인사건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만 전혀 급박해보이지도 않고
사건이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스릴러와는 거리가 먼 연극같다.
그냥 부패한 공권력을 보여주고 싶어하는듯 보였지만 내용 흐름도 주제가 명확하지 않고
염상사 사건에 집중하도록 되어 있는 구성도 아니기때문에 기억에 남는건 나쁜 경찰과 군인 정도?
감독의 의도가 이것은 아닐거란 생각이지만 알수 없다.

조금전 나무위키에서 해당 사건을 찾아보고서 이런 사건이 있다는걸 알았지만
아쉽게도 이 연극과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일 사건을 놓고 펼쳐놨지만 반전같지 않은 반전도 만들어 놓고
어떤 사건을 기반으로 저 집단이 더럽다고 말하려면 그 사건을 제대로 표현해야 하는것은 당연한것인데
계속 부패한 경찰, 군인들만 나오고 그들은 열심히 자기합리화를 하고있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변들만 듣나 나온 기분이 든다.

무대 구성 좋고 배경 전환도 훌륭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나무랄곳 없지만
내용의 흐름이 산만할뿐 건질게 없어서 그냥 멍한 기분이다.

처음과 끝에 나래이터가 특정사건과 관계 없다고 누차 강조하던데
강조하지 않아도 관계 없어보일뿐(누가 항의라도 했나? 아니면 관계 있길 기대하고 있어서 강조하는건가?)
같은 사건을 칠판에 붙여놓은것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배우가 11명이나 나온 간만에 제법 규모있는 연극이었는데
강렬하게 남는 이 섭섭함은 무엇일까.

그런데 감독은 뭘 보여주고 싶었던거지?

출연 : 신정훈, 장문규, 양권석, 김성현, 조정윤, 배상규, 송경아, 정양직, 정희수, 김승빈, 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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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8. 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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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때 비오고 집에 올때 비오고
막상 혜화동에서 광화문까지 걸을땐 비가 안온다. 심지어 파란 하늘마져 보았다.
시청까지 걸어갈걸 그랬나? 오늘은 커피 한잔도 못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기존에 예매한것이 공연취소되어 쉴까 다른걸 고를까? 고민하다가
올초에 너무 많이 못봐서 바로 찾는데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게 없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여름 휴가철로 배우들도 좀 쉬는거겠지)

그래도 리스트를 몇번 반복해서 보니 한개 들어온다. '살고지고'
포스터를 보면 그 내용이 훤히 들어나다보니 꼭! 이거다 싶은 생각은 들지않는다.
공연시간도 70분..
이건 너무 짧지 않은가? 집앞에 나가는것도 아니고 혜화동 주민이 아니고서 시간내서 나오는건데
요즘은 영화도 2시간 이상짜리가 엄청 많아지고 있는데 이상하게 연극은 더 짧아진다.
한국에서 연극이란 공연문화가 보편화되지 어려운 이유는 대형음악극처럼 뭔가 있어보이는 허울도 없고
영화처럼 접근성이 좋은것도 아닌 묘한 장벽이 있다. 심지어 관객석 의자도 대부분은 안좋다.
(관객석 의자가 예전엔 정말 안좋은 곳도 많았는데 요즘은 나아졌으나 다른 일반 공연장들에 비하면 초라함)

공연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템포가 제법 빠르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서로 연결성도 별로 없어서
중간에 조금은 졸아도 될거 같지만 졸만큼 지루한 부분은 별로 없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뛰어나서
몰입감도 좋고 한평생 지나온 세월을 한시간만에 얘기 하는거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만 말해도 부족한 시간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족한 시간임에도 신파로 넘어가버린다. 끝부분 10분정도는 그냥 잘라버리고
그 시대의 고부간 갈등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그리고 해학적으로 표현해줬더라면
나름대로 기분 좋게 그리고 약간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극장 밖을 나올수 있었을텐데
막판을 신파로 만들어버리는 통에 모든 감정선이 무너져버린다.
(이런 기분이 생각보다 더러움. 기대치가 허물어짐)

초중반부터 대충은 예상되는 전개였기때문에 그렇게 마무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얼마전 본 영화 '반도'의 엿같은 신파때문에 짜증이 왕창 났었는데 이것마져 이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
그러니 관객이 몇 없었던거겠지..

제발 마무리는 좀 심플하게, 어차피 삶이란게 다그렇고 그렇듯 마무리가 간결해야 관객은 좀더 여운이 곱씹을텐데
중후반까진 좋았는데 끝맛을 영 엉망으로 만들어놓는다.
(마무리만 잘되도 중간의 허술함은 어느정도 무마되는데)

두 배우간 연결은 좋기는 한데 호흡이 약간씩 끊기는듯,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그런데 실제로 시어머니와 며느리간 대화가 이정도까지 되나?
서로 주거니 받거니 때때로 말다툼도 있지만 결국은 친구사이나 다름없던데 이러면 고부갈등 없다고 봐도 되는거 아닌가

마무리 빼고 참 괜찮은 연극이라 더욱더 마무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논외로 연극을 예매하려고 인터넷 주요예매처에서 리스트를 검색하다보면
코로나로 다시금 공연이 취소되고 미술관 박물관들이 폐쇄하고 있다
연극은 소극장이고 유명한 극이 아닌이상 관객은 언제나 절반 이하(많아봐야 수십명정도?)
헌데 근래에 다시 늘어난 황당한 할인정책도 많다. 수많은 할인중 내게(일반인) 걸리는건 없고 대학생은 50%할인을 하는건 짜증이 난다.
초중고(청소년)등학생들에게 대폭 할인하는것이 별 느낌이 없는데 대학생은 거의 영화극장 비용수준으로 할인을 한다.
결국 일반 성인은 포기하겠다는 소릴까? 그럴거라면 학생 전용 연극이라 하던가..
일반인이 무슨 호구도 아니고 두배를 내고 보라하게.. 그 어떤 우대조건도 없으면서..
그러면서 관객이 없어서 걱정이란다. 망하기 일보직전이란다.
여지것 안망하고 버티는게 신기한거 아닌가? 제발 할인을 하더라도 나머지 사람이 불쾌하지 않게 할인 정책을 만들어라
아예 할인 자체를 하지 말던가. 어차피 관객도 많지 않은데 2만원이나 3만원이나 관객수는 별반 차이 없을거다.
왜 불필요한 불쾌감을 만들어 찾지 않게 만드는지.. 그러면서 신세한탄이나 하고.. 머저리같은놈들..

출연 : 오인순, 김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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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8. 2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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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쪽에선 태풍이 올라오는데 가을장마같은것이 폭우를 쏟아내는 반나절
하필 이때 나와서 하반신이 모두 젖어버리고 신발속은 이미 한강이려나.
30분만 늦게 나왔어도 괜찮았을 하루였는데 땀도 안나고..

코로나때문인지 국공립 모든 미술관을 세번째 폐관해버렸다.
(예술의전당은 그럼에도 계속 개관하고 있었는데 이곳마져)

연극을 고르는것은 은근 스트레스면서도 그만큼의 기대감이 생겨난다.
이번 극도 알고서 선택한것이 아니었기때문에 스트레스와 기대감이 공종하였지만
장례식이란 배경은 내용이 보이는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장례식 배경으로 하면 과거 회상형 추억팔이 정도?)

역설적인 제목
장례식은 산자를 위한 행사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정도 잘 맞아떨어진다.
그들만의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 발동하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

그런데 이 연극에선 귀신(망자)도 나온다.
나와서 관객이 궁금하지 않도록 모든 내용을 풀어놓는다.
도데체 이 귀신은 왜 나와서 연극을 재미없게 만드는것일까?

배경은 대충 이러하고 과거 회상하는것부터 시작하니 별반 다르지 않은 구성을 지닌다.
왜 사람이 죽으면 꼭 그 과거를 돌이키려 하는걸까?
죽음과 더불어 바로 새로운 시작으로 연결하면 안되나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아무튼 과거를 돌려보니 그 과거란건 그냥 지리한 과거다.
물론 발단의 계기는 필요하기때문에 과거를 회기해야겠지만
이부분이 너무 길어서 정작 마무리가 간결하게 끝나버린다.

한 절반의 절반으로 줄여도 전체 흐름을 보면 전혀 문제 없을거 같은데
이 시절 별다른 사건이나 추억꺼리도 없다.
짝사랑으로 망가졌다는 한놈과 ('첫사랑으로 망가졌다'도 아니고 짝사랑으로도 망가지나? 짝사랑은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가 가장 적절하게 표한거 같던데)
또 다른놈은 수컷들의 경쟁심인가? 그동안 몰랐던 심장이 갑자기 뛰기 시작한다는등

뭔가 뒷얘기가 있을법한 사건을 만들어놓은것도 아니다.
그냥 '나 너 좋아'라는 사건 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스토커가 장례식장 깽판치는 연극이다.

멜로라면 현재 유행하는 감성을 적절하게 녹이던가, 스릴러라면 인간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야 하던가
어떤 장르로 봐도 어중간하다.

상주의 감정이 최고조일때의 발성이 엉망이라고 해야하는지 이상하다고 해야 하는지
사람이 격분하게 되면 톤이 바뀔수 있지만 이건 너무 인위적인 티가 난다고 하면 잘못 된것일까

그리고 소극장에서 소리를 지르면 소리가 벽에 사정없이 튕기면서 대사를 알아들을수 없을정도로 뭉게지고
자극적으로 귀청을 울리다보니 짜증이 날 수 있는데
이들은 이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갑자기 큰 소리를 내치다가 속삭이듯 작은 소리를 뱉는다.
인물의 묘사가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 그 첫번째는 대사 전달력 아닌가?

과거 회상형이 대부분 그러하듯 전체적으로 지루한 느낌은 적다.
다만 소리지른다거나 발성이 바뀐다거나 하는 어색함과 전체 내용이 좀 별볼일 없다는 정도
맛있는 냄새 물씬 풍기는 맹맛 음식을 먹은 기분이다.

노래방에서 한곡 전체를 모두 다 부르기도 하는데 이때 관객은 박수를 쳐야 하는걸까?
만약 그러길 바랬다면 박수치도록 유도를 해줬으면 좋겠다.
엄청 흥겨운 노래를 온갖 율동과 함께 부르는데 박수를 치며 함께 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중간에 갑자기 어떤 사건이 발생해서 끊겨버리기때문에 그러면 안되는건지 기분이 불안해진다.
아무런 사건도 없었고 리듬에 맞춰 박수를 관객도 없었다.
하지만 관객과 함께해도 무리 없는 부분이었다.

재미 있는것 같으면서도 아닌거 같지만 연극이란 장르를 느끼기엔 충분함이 있다고 해야 할지...

출연 : 이초아, 권순별, 김태현, 유일한, 박우열, 어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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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8. 1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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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언제쯤 끝나는 거지?
장마 끝! 가을 시작인가? 입추도 지났고 말복도 끝나고 처서가 다음주. 이렇게 가을이 오나보다.

코로나때문인지 손이 가는 연극이 잘 없다. 장르가 다양하지도 않고 꼭 보고 싶은것도 없다
그러나 파릇파릇해 보이는?
그냥 봐도 성장 드라마 같은
이제는 기대감이 없는(성장드라마는 성장하고 있을때 봐야..)

간소한 무대(20일공연 치곤 무대가 상당히 없음)
내 의자만 그랬는지 삐걱 삐걱 ^_^;;

그러고 보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람들을 한칸 띄어서 배정해야 하는거 같은데
이곳은 그냥 붙여놓는다.

아무튼 연극은 시작되는데....
기대감이 사그러 든다.
식상한 발단
뻔한 전개
지겨운 결말

선후배라는 관계가 유치원, 초등정도까지는 1년의 차이가 클수 있지만
중등교육 이상부터는 점차 줄며 20살 이후부턴 의미 없지 않나?
심지어 이들은 과도 다르고 우낀것은 연극도 올려보질 못했던 연극동?

제일 특이한것은 특정인이 마음에 든다고 그 사람을 연극부에 끌고와서 바로 얼마후 연극 주인공으로?

전체적으로 내용 자체가 너무 식상하고 별로 맞지도 않고 배경도 엉성하다.

허술해도 보는 재미가 있으면 좋은데, 왠지 희노애락의 리듬이 안맞는다고 해야 할지?
웃는것 조차 편하게 싯점을 잡기 어렵다.

배경 전환도 생뚱맞고 다양하지만 무대는 아무것도 없어서 모든것을 상상해야 한다.
한이틀 하고 내리는 연극도 아닌데 이렇게 없어도 되는건지..

연출역 정도는 약간 더 나이가 있는 사람이 배역을 맡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젊은 혈기로 맨땅에 헤딩하는게 한때의 추억이지만 그 길을 인도하는 것은 분명 과거 죽은 이들의 발자취거나
조금은 사회물을 먹은 중년이 될듯한 사람들일텐데
이들에겐 어설픈 자신들 말곤 아무도 없다
그 외 등장하는 모든 기성세대(부모들, 동아리폐쇄경고장을 보내는 관리 세대)을 이들을 괴롭히는 괴물로 표현될뿐이다.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했던가
이게 한국사회의 현주소일지도 모르겠다.
신세대와 구세대간의 좁혀지지 않는 거리, 배척, 외면
그러면서도 서로가 유령손을 내밀고 있지는 않을런지...

이 연극이 참 재미없다고 느낀것은 식상한 소재의 성장드라마라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벽을 두르고 있으나 이 벽을 당사자들과 함께 깨려 하지 않고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만 자위를 하려는 것에 있는데 답답함이 밀려온다.
희곡의 관용일까? 오만일까? 모든 사건이 일순간에 해결되는 어리석음마져 보태며 맺는다.

젊음의 신선함은 어디에도 없다.
(독립영화 처럼 연극도 소재가 신선하면 구성이 좀 그래도 재미난데...)

그런데 왜 사람들이 많지?
일부는 가족같긴 하지만(왜 가족들은 그렇게 기운충천해지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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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8. 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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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몇날 며칠 내리니 곳곳에서 사고들이 발생한다.
이때문인지 코로나 바이러스는 주춤하는 듯 하지만 날 좋아지고 가을 오면 다시 기승을 부리겠지

이번주는 마땅히 땡기는 연극이 없어서 믿고 보는 무죽 페스티벌을 선택했다.

신발보다 작은 앞뒤공간으로 발을 벌리거나 오므리고 있어야 하는 불편한 좌석
(공간이 없는것도 아닌데 좌석좀 리모델링 할 수 없나? 이런곳에서 한두번 보면 왠만해서 연극 보기 싫어질거 같은데)

시놉을 보지 않고 보다보니 극장에 앉아있는동안 어떤 내용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극이 시작되었지만 시작 후 십여분동안은 한 여자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지루함이 느껴진다.
왜 저러지? 무엇인가 좀 빨리 시작해야 하지 않나? 도입부가 너무 긴데?라는?

번호표가 빨간색인걸 봐선 사형수 같은 죄수 한명이 나와 논리적인 척 하며 대화를 이끈다.

학교선생들이 그다지 논리적이라 생각한적은 없지만 극중 인물은 매우 치밀한듯 앞뒤를 채워간다.
이러한 복잡한 생각은 사이코패스에 가까울까? 피해망상에 가까울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려고 끊임없이 토로하지만 알수없는 부분들의 공백이 느껴진다.

그리고 등장하는 또 한명, 남편. 하지만 이 사람은 죽은 아이의 친부가 아니다?

묘한 배경인데..

살인자와 어머니. 여기까진 납득이 되는데 의붓아버지? 하지만 나쁜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
원작이 일본이니 그곳에선 흔한 일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뭔가 숨겨진 내용이 있어보이진 않는다.
죽은 아이는 마약을 했었다는 말도 나오고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다는 등 이 가정은
그다지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아버지는 나름 최선을 다하는것으로 보이는 반면
초반에는 어머니가 오히려 좀 외면하는듯 보였다.

보는 내내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남는데
이 살인자 학교 선생은 도데체 저 아이를 왜 죽인거지?
대사가 워낙 많고 빠르다 보니 내가 놓쳤을수도 있긴 한데 그래도 중요한 부분이라 귀에 들어왔어야 하는데
살인한 후 행동들은 기억에 남지만 정작 죽일때의 심리가 기억에 없다. 그래서 기분이 허하다.
알맹이가 빠져있다고 해야 할지..

다만 살인자의 내면에 감춰진 환경은 어느정도 설명이 되지만 이런것도 이후 결과에 맞춰진것이랄까
한 인간의 연속된 시간속에서 인과관계를 표현하기엔 내용이 많이 부족하다. 좀더 많은 것들이 뒷받침 되야 할텐데 그런게 보이질 않는다.
원작에는 있는것인지 한정된 시간으로 모든것을 표현해야되서 빠진건지 모르지만 초반에 생겨나는 궁금증이 후반부에 해소되는 느낌은 적다.

개과천선까진 아니고 바닥이 드러나니 순식간에 무너지는 살인자의 모습은 사람의 심리가 실제로 그런것인지
소설속 허상의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이것 역시 사건의 해결아닌 해결로 삼류드라마의 마무리를 보는거 같다.

전체적인 내용은 고정된 시야가 갖는 부작용이랄까?
한국사회에서도 이런점이 크게 문제시 되곤 있는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종교던 교육이던 생활이던 흑백, 좌우, 선악 수많은 것들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려하지만 과연 이렇게
나뉠수 있는 세계인가? 조금은 느리지만 서로의 주장을 충분히 받아드리며 설득하며 만들어졌던 사회 였을텐데
일제강점기, 친일매국노의 반공사상세뇌, 종교의 배타주의 등 많은 것들이 한세기나 이어져왔기때문에
지금의 혼란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의 원작자는 일본인인데 한국이라고 크게 달라보이지 않은 씁쓸한 뒷맛은 지금의 한국사회가 일본사회와 비슷하다는것인지.

연극속의 배우들의 표현은 대단히 친철하고 세밀하며 상세하다.
간간히 소음에 가까울정도로 큰 소리를 지르지만(내 귀가 예민하지 않을텐데 큰소리는 좀 거부감이 듬)
이들의 모든 표현은 사실같은 섬뜩함이 있다. 살인자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가 싸늘하고 냉정한 연기.
초침의 날카로움이 시간을 가르듯 저들의 예리한 연기로 잘려나간 전율이 내게 다가온다.

조금은 편한 좌석에서 다시 보고 싶어지는 연극인데 언제 볼 수 있을지..

출연 : 윤상호, 서삼석, 류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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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