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19. 9. 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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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지만 그다지 기분 좋은 느낌은 없다.

이 연극을 왜 선택한것이지
예전에 그렇게 실망을 해놓고 한달만에 예매를 한 이유가 무엇일까.

'다시' 라는 말에 어떤 기대고 싶은 무엇이 있었던거같다.
('다시' 만큼이나 인간에게 허황된 기대감을 선사하는 말이 또 있을까)

같은 극장에 비슷한 출연진들
같은 무대(의자만 좀더 단촐해진것 외엔)

역시나 관객은 거의 없는 편이고 대부분 아는 사람들인거 같다.
지인들이란 관객으로 때론 엄청난 힘이 되지만
해당 배우를 지인으로 알고 있다는 것은 때로는 웃지 않아야 하는 곳에서 웃게 만든다.
오늘 이런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때가 아니었을까. 시도때도 없이 웃어대는 통에
이 사람들은 연극을 보러 온것인지 배우를 놀리러 온것인지 가늠이 안될정도였다.
(심각하게 예의 없다거나 한것은 아님)

안톤체홉의 '갈매기' 그 것 외엔 없지만 심화버젼?
각각 인물들을 좀더 세밀하게 풀어놓은것으로 보인다.
원작의 상황을 풀어낸것이라서 내용이 전반적으로 겹친다.

그런데 저번에 봤던 그 엉성한 연기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것은 기분탓일까
아무튼 전체적으로 두시간 남짓 되는 연극 치곤 치밀하지도 않고
갈매기 전체에서 단편적인 부분들의 디테일함이 좀더 들어간것으로
세부적인 면만 따오다보니 이것만 본 관객이라면 왜 이런지 더 알 수 없는 이상한 연극이 되버린다.
(이 연극을 볼 사람이라면 반드시 갈매기 원작을 어떻게든 본 후 봐야 한다.)

독립성을 지닐수 없는 이것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지난달에 봤던 입장에선
제법 괜찮은 연극 한편 본 느낌이다.

다만 두시간이란 시간은 그들의 갈등요소로 빡빡하게 채워져있는 것이 아닌
(원작은 내용만 놓고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출연자 모두의 갈등으로 가득함)
각각의 상황마다 그들간의 심리를 좀더 깊게 앞뒤 연결없이 풀어내고 있는데
이마저도 템포가 너무 느려서 지루함이 있다.

저들의 알 수 없는 몸의 표현(이건 무용도 아니고 뭐라 표현해야 할진 모르겠음)들
니나의 절규나 표현도.(검은옷 입은 한명의 여성은 니나의 내면인가?)

구차한것들 좀 잘라내고 90분정도 만들어도 될거 같지만
태생적 한계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원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론 홀로 생존할 수 없고 연속된 흐름을 가위질 해놓은것이라서
원작에 붙여넣으면 3시간짜리 지루한 연극이 되버리니
이런면서 보면 안토체홉은 극의 긴장감이 끊기지 않도록 잔가지들을 과감하게 모두 걷어낸
뛰어난 작자이다.

감독은 왜 이걸 만든거지?(소개페이지의 구차한 말들은 뭐)
관람객도 많지 않았으니 인물들의 세부적 묘사를 요구한 이도 없었을텐데
(지난달 갈매기의 원천적인 문제는 연기 자체가 별로였다. 이번도 엉성한 사람들이 없는것은 아니었음)
물론 인물들의 심리상태를 알고자 한다면 감독이 아닌 안톤체홉에게 요구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
(이미 없는 사람이니 평전등을 보며 스스로 판단해야겠지만)

아무튼 현대물로 각색한 갈매기가 아닐까 싶었던 기대는 깨졌지만
본 줄거리가 빠진, 감독 마음대로 가위질 된 파편들의 각색된(?) 갈매기 한편을 본 기분이 든다.

갈매기를 한번도 본적 없는 분이라면 비추

출연 : 주유랑, 박주리, 서람희, 김진, 김진아, 김인규, 김재윤, 김은애, 김요영,  양현규, 이하성, 남동현, 정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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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9. 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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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했음에도 연극은 멈춤이 없다.
하지만 내 우산은 이리꺾이고 저리꺾여 오늘 내일하는 것이 폭풍우 한복판에 서있는 촛불신세같다.

엔드게임?
추리물인가?
스릴러? 호러?
적어도 코믹이나 멜로와는 거리가 먼 제목

리플렛-전단지-도 없고(리플렛도 없이 프로그램을 별도로 파는 연극은 초대권이 많이 나갔다는 소린지)

근로자 할인으로 구입했다고 확인하기 위해 명함을 보여달라고 하질 않나..
(이 연극은 백수 할인은 없다. 연극이 부조리하다고 티켓까지 그러면 좀 이상하지 않나
가격 할인 정책중 늘 희한한 할인중 한가지가 근로자 할인?
뭘까 연극 액면 가격을 낮추긴 죽어도 싫다는 의지의 표명이란소린지)

보통 명함을 받으면 나중에 홍보 문자라도 보내기 위해 보관할텐데 돌려주는건 또 뭔지.

아무튼 적당한 자리에 앉아 약간 젖은 몸을 말리며 공연을 기다려본다.
무슨 연극인데 저 사람은 저렇게 서있는걸까?

연극은 아무일 없듯 그냥 시작한다.
혼자 분주하게 이리 저리 움직이지만 유독 높은 창문이 눈에 띈다
감옥같은 형상을 한 어두침침한 이곳은 어디일까

점점 인물들이 살아나듯 등장하지만 저들은 또 무엇인지

이 연극을 한국에서 처음 보는 한국사람이 연극이 무엇을 가르키는지 알 수 있나?
1950년대에 영국에서 초연을 했다는데 그 시대에 맞춰진 연극인가?

한명은 앉지를 못하고 한명을 서지를 못하고 볼수도 없다.
하지만 서로 그다지 보완적인 관계같아보이지도 않는다.

세상 탓을 하지만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범민의 모습만이 저들에게 보일뿐

그 외 부모가 각각의 통(쓰레기통)안에 있는데 어떤것을 상징하는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 서로의 대화엔 무엇인가를 가르키는거 같지만
막상 귀 기울리면 막상 별뜻은 없다.  클로브(Clov)는 하인같지만 햄(Hamm)과 그다지 수직적인 관계같아보이지도 않는다.
서로의 관계에 충실할뿐, 힘없는 고용인과 피고용인 같아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정작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그 요점이 다가오질 않는다.
끊임없이 궁시렁궁시렁. 불만과 합리화 만을 처음부터 끝까지 늘어놓는다.

전개가 이러다보니 집중도 안되고, 처음엔 좀 색다르다 싶었지만 금세 집중이 흐트러진다.
한국의식에 맞아보이지도 않고 초연당시의 사회상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부조리극이라 하지만 예술이란게 그 시대를 반영할수밖에 없으니
1950년대의 전쟁 직후의 모습일수 있지만 이것을 지금 그대로 표현했을경우 와닿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아무튼 가장 인상적인것은 높고 작은 창문
창문을 열고 닫는게 힘겨워 보이지만 이부분이 내 현실과 가장 가까워 보인다.

무엇인가를 접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지만 막상 보이는 세상은 극단적인 단편만을 본다.
그 좁은 면만을 보면서 꿈과 희망을 키우지만 헛된 희망이란것을 뒤늦게 깨달을 뿐이다.

그러나 이 연극이 이런면을 부각하는것도 아니다.
저 너머엔 무엇인가 있으나 클로브(Clov)를 제외하곤 모든 사람은 그 자리에서 볼수도 없고 보려하지도 않는다.
아니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게 바껴버린 것 일수도 있다.

결국 클로브는 그 곳을 나가지만 무엇이 그를 맞이할지는 알 수 없다.
이곳도 지옥이고 저곳도 지옥일경우 보통은 낯선 저곳을 가진 않을텐데

나는 아직도 궁금하다.
햄이란 사람과 그의 부모들
작은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지만 볼 수 없다
문은 있으나 나가지 못한다.

전쟁 직후의 영국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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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8. 3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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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테니 별다는 배경지식없이 접근할수 있다.
(한국사람이 외국 작품을 접할때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듯 아마도 외국사람이 이 작품을 보면
좀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을수 있겠지만 원작에서 일부를 발췌한것이니 원작을 보면 되겠지)

조금 각색을 했겠거니 생각하고 시원한 초가을을 만긱하다가 극장에 앉아서 무대를 보니
별다른 생각이 들진 않는다. 다음달부터 판소리완창 시리즈도 시작하고(심청가는 없음)

그렇지만 혼자 목터져라 소리하는게 아닌이상
훨씬 드라마틱하고 다양하게 꾸밀수 있어서 흥미있을거란 생각이었다.

물론 중간에 걸죽한 판소리 몇대목 나올거라 생각했지만
이 모든게 큰 오산이었다.

그냥 정극이다.

국악도 없고 판소리 심청가 냄새가 전혀 안난다.
아이일때 교과서에서 봤던 소설 심청전같은 느낌으로 판소리라는 장르의 독특함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이 연극 그 자체일뿐이다.

다만 차잇점이라면 이미 모든 줄거리가 머리속에 들어있고 근래 판소리 보러 다닌다고
대사집을 통으로 여러번 읽기도 하는 통에 비교적 상세한 내용들을 알고 있는 정도랄까?
(판소리볼때 자막을 개놈들이 안틀어줘서 대사집을 안보면 알아들을수 없음)

그런데 내용이 처음부터 좀 다르다.
심청이가 아직 팔려가지도 않았는데 뺑덕이네가 나오고
(여기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뛰어난 미모를 지니고 있어서 판소리의 뺑덕어멈보단 영화 '마담뺑덕'이 생각남)

심청이의 정인도 나오고 그 정인을 좋아하는 여인도 나온다.

원작과는 제법 다르지만 현대적 시각에 맞춰서 각색됬다고 할까?
심청이는 인당수에 빠져 목숨을 버리기엔 아무래도 망설여지니 다른곳에서 공양미를 구하려 애쓰고
심학규는 다른 사람말에 홀딱 속아넘어가서 심청이를 죽음의 길로 밀어넣는다.

보는 내내 원작 심청전의 좀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계관이 약간 짜증이 났었는데
이것은 그러한것들을 부인한다. 하지만 심청이의 효심만큼은 큰 변화가 없다는게 좀 아쉬운 대목이다.
기왕에 이렇게 갈거 심청이가 몸을 팔지 않고 계속 살아갔다면 어땠을까?
원작을 너무 벗어나는것은 힘들었을까
세익스피어같은 서양의 유명작가의 작품을 각색하는 연극은 흔하게 보이지만
이렇게 국내 고전을 뒤트는건 거의 못봐서 신선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을 넣을거라면
어느정도 배경도 필요하고 서로 연결성도 필요한데 심청이의 정인은 좀 떠있는듯 하다.
결론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하여 넣은것일수 있지만 그러기엔 연결고리가 좀 빈약하고
막바지로 넘어가면서 좀 오버스러운(억지) 경향도 보인다.

긴장이 풀린탔인지 갑자기 큰소리가 날땐 정말 크게 놀라기도 하고..
(단순히 놀란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놀람과 동시에 짜증이 유발?)

심청이가 인당수로 빠져죽기 싫어하는 부분까진 부녀간의 심리묘사가 참 좋아서
현대화가 잘되고 있나싶었지만 마무리가 좀 아쉬웠으나 다르게 보면
심봉사(학규)의 마지막 행동들 역시 무거운 자괴감에 대한 표현들이 이상하게 납득이 된다.

반면 원작 심봉사는 매우 뻔뻔한 면을 보인다.
당시 사회가 그랬는지 아니면 노인 천시 문화가 있어서 그런게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으나
모녀가 남편,아버지 한명을 놓고 극진하게 대하는것을 보면 너무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내가 심청전이 나올당시를 살아보지 못했으니 알수 없고 효를 중시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따랐다면
이런 소설이 나올리 없기때문에 터무니 없는 과장, 환상, 환타지를 넣어놓은것이라 생각됨)

아무튼 그래서 이 연극은 그 어긋나보인 심청전을 어느정도 바로 잡으려는게 느껴진다.
현실의 인간다운 면모, 때론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며 뻔뻔한, 부모자식간엔 통하지 않는 대화의 장벽이
지금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 또 다른 반전(엿같은 인생이 아닐 수 없음)

원작 심청전은 심청이나 심학규나 아무튼 등장인물중 웃는 대목이 거의 없는
그냥 씁씁한 소설이다.(헤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조금더 흥겹게, 조금은 더 현실성 있게, 조금더 못되고 독하게 그리고 좀더 깊이있게
한국의 멋진 고전들이 변화되었으면 좋겠다.

출연 : 이경민, 차현지, 강성미, 이엘리사, 엄태준, 조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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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8. 2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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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극장이 이렇게 자리가 불편했던가?
발을 반듯하게 놓을수조차 없다. 이정도면 연극을 떠나 자리때문이라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없을거 같은데
하루빨리 관객석을 넓혀야 할거 같다.
(일부러 통로쪽 앞자리에 앉았음에도 너무 불편하였음)

제목이나 포스터에서 풍기듯 일단 한국극은 아니다.

보는 내내 봤던연극인데, 뭐였더라.. 한참을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지만
아무튼 분명히 봤던 연극이다.(집에와서 봤던걸 뒤져보니 2017년5월에 봤던 카를로 골도니의 '여관집 여주인')

내용 자체는 원작과 거의 변화는 없다.
약간 더 코믹스럽게 각색되었다는것? 그리고 키스(뽀뽀?) 장면이 좀 있다는 정도?

그렇지만 무대도 예전에 비하면 빈약하고
조명은 엉망, 스팟을 쓸거면 좀 넓을걸 쓰던가 좁아도 너무 좁아서 딱 얼굴정도 빛을 쏜다.
그래서 조명이나 배우나 서로 자리를 제대로 못 잡아서 어둡게 연기하는 배우들이 처량.
특히 이 스팟이 가끔씩 관객석으로 돌아가는 통에 순간 화이트아웃도 각오해야 한다 -.,-;;
이럴바엔 좀 넓은 조명을 쳐서 배우들이 넓게 무대를 쓰는게 나을뻔했는데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조명이 없는 어두침침한 곳에서 연기를 하고
(일주밖에 안해서 그런지 운영이 좀 어설픔)

인트로때 음악을 끄지도 않아서 배우 말소리가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전체적인 흐름은 봐볼만 한데 관객석이 안좋아도 너무 안좋아서 추천도 못할정도다.
(오늘은 사람이 거의 없었기때문에 다리를 옆으로 뻗을수라도 있지만-쩍벌남- 사람 조금만 많아도 으~ 상상만 해도 끔찍)

많은 문학작품에서 느껴지듯 이성에게 끌리는 이유는 단순히 외모만은 분명히 아니다.
첫인상은 외모일지 몰라도 그 관심의 지속의 힘은 내면에서 나오는 표현에 따라 부여되는 것으로
이 요소는 엑스트라와 주인공으로 나뉘어 진다.

이 연극의 주인공 역시 이점에서 다르지 않다.
뛰어난 외모와 알맞는 상황 그리고 대처능력등 이러한 많은 것들이 어우러져 많은 남성들의 관심을 독차지한다.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고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수 있지만
다른점이라 한다면 이 여관 여주인은 그것을 내심 즐기며 우월감같은게 있다는것(현실도 그러겠지만 내면을 볼순 없으니)
그리고 사회적 불이익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것
이런것은 작가가 활동하던 그 사회를 반영하는거 같다.

여권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려는 시점일수도 있지만 이 작품이 나온것은 1750년대였으니
아직은 거리가 먼 시기로 보이나 힘은 언제나 싸이클이란게 있으니 요맘때 잠시 나아졌을지도 모르겠다.
(한국도 내가 청소년기쯤인가? 언제부터 갑자기 TV드라마에서 여자들의 말투가 간결하며 힘을 넣은 남자같은 말투로
바뀌던 시기가 있다. 예전의 신여성이라 하면 서양 문물과 함께 여성성을 부각시며 남성성과 대등하려 했다면
근래는 여성 남성 자체를 부정한 동등한 인간상을 그려가고 있는거 같다-가끔 여성우월주의로 잘못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이 시기 귀족들의 허세, 굴욕의 대상, 이빨빠진 호랑이 신세로 표현된다.
돈주고 후작(공작 아랫등급)을 살 수 있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수 있다는것은
조선시대 족보와 하위관료를 돈주고 사서 양반이 된다는것과는 차원이 다를수 있다.
(고관대작을 돈주고 산다는 소리나 다름없는건데 쟤들은 봉건주의사회일텐데 작위를 돈주고 사면 영토도 받는건가?)

관료의 힘이 없는사회는 상인들의 힘이 강하다는것이고 이 연극 역시 상인의 파워가 가장 막강하게 나온다.
물론 여주인은 돈에 이끌리지 않는다.(말이 여관이지 지금으로 치면 호텔주인이니 돈에 휘둘릴 이유가 없어보임)
특이하게도 상인의 힘이 강할땐 화류계여성들의 힘 또한 강해지게 묘사되는 특징도 있다.

세상의 문물을 보고자 하며 떠나는 여주인.
멋지기도 하지만 문밖세상은 어땠을지 모르겠다.

중국과 인도를 잇는 실크로드는 그 길을 만들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수많은 넋이 연결시켜준곳이 그곳이라면
지금의 여권은 연극 속 여관 여주인같은 사람들의 '노고의 산물'일거나
하지만 우리는 이 사람의 이후 결말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실크로드에서 죽어 사라진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 안하듯
문밖을 나선 여관집 여주인을 우리는 기억하지 않는다.

이 연극은 이래서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고 어떤 여자가 말했듯 저 여주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문밖을 나섰겠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는것 이래서 문학이란 장르는 잘못 빠져들면 망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해버릴수도 있지만
먹고사는데 지장없다면 나는 그 늪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빠져들수가 없지

문밖의 세상은 정말 기대이상의 무엇이 펼쳐져 있을까?
미란돌리나(여관여주인)는 그것을 찾았을까?

몇일전 읽은 알함브라(어빙작)도 그렇고 자꾸 다른 세상이 땡긴다. 에휴.

출연 : 김유송, 한재욱, 전성욱, 박예헌, 김미정, 정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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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19. 8. 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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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을 읽지 않았어도 연극내에서 기본은 설명해준다.
하지만 부연 설명이 부족하고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인물들의 심리상태는
많이 나오지 않으니 아무래도 읽어보는게 좋아보지만..

초반엔 기본적인 부연설명도 없기때문에 당황스럽다.

'베니스의상인'이란 희곡과 이 연극과의 관계는 특별히 없지만 극중 토론의 주제인 선악의 발단이
샤일록이란 인물의 행동에서 비롯된것이니 해당 희곡을 알면 좋고 아니어도 그냥 그렇다.

초연은 작년 같긴 한데
김늘메라는 코미디언이 출연하여 웃음포인트를 많이 넣은건지(각색?)
아니면 작년에도 같은 구성이었는지, 주제와는 걸맞지 않게 제법 많이 웃을수 있다.
(웃음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크게 애쓰진 않아서 억지스러운 느낌도 거의 없음)

그리고 TV에서 나오는 사람을 정극에서 보게 되면 표현이 매체마다 달라서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이사람은 제법 잘한다. 애초에 연극을 했던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인지도 높은 저 코미디언은 연극무대에
모두 녹아있다.(요즘은 연극무대에 TV 배우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던데 유행인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지, 행동에 따라서 그 사람을 악인 선인이라 규정지을수 있는가를 놓고
몇몇이 토론한다. 하지만 그 토론의 내용은 그다지 깊어보이진 않는다.
(등장인물이 여섯명이고 심리에 대한 전문가들이나 다름없는 배우들인데 그와 반면 대화의 내용은 가볍다)
어쩌면 너무 가볍게 다룬다고 할까...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왜냐하면 토론의 내용보단 저들의 부수적인 대립관계가
괜찮게 구성되어 있기때문이다.

선과 악은 무대의 배경같은것이고 저들의 말장난, 말싸움, 외줄타듯 위태위태한 감정선은
호기심과 기대심 가득하게 바꿔 다가온다. 이것이 이 연극의 큰 매력이 아닐까

어느정도냐면 비염때문에 아침에 먹은 항히스타민제때문에 졸리워서
잠시 시간나는 틈에 아르코 미술관 가서 1~2분 졸정도였는데
연극이 시작할때부터 끝날때가지 계속 집중하게 만들어 밀려오는 졸음을 잠시 잊을수 있을정도였다.
(밤에 잠을 좀 못자고 그때문에 비염이 심해져서 항히스타민제를 먹었더니 졸음이 겹쳐서 덤비는 상태)

다만 75분정도의 짧은 연극이었기때문에 이렇게 잠을 잊을수 있었던것도 큰몫을 차지했겠지만
(요즘 60분짜리 연극들도 많던데 연극이 저물고 있는건가? 말이 한시간이지 이정도를 놓고
돈을 내고 봐야 할만한 공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데.. 차라리 길거리 공연을 보는게 낫지)

대화에 깊이가 있진 않으나 저들의 위태로운 감정선의 맛이 좋아서
마치 싸움을 한발뒤에서 구경하고 있는듯한 기분도 들수 있다.
물론 치고박고 하는게 아닌 논리을 앞세운 말싸움.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웃긴 헤프닝까지 덤으로

가볍에 물흐르듯 보기엔 좋다.
그리 생각을 깊이 할만하지도 않으며 그런 화두를 던지지도 않는다.

선악을 규정짓는 사회의 오랜 역사등 많은것을 생각하려면 힘들겠지만
이 연극은 어느정도 선을 넘어서진 않으니, 나 역시도 그 선을 넘으며까지 고민할필요는 없다.
어차피 내가 선을 긋는다고 해서 그어지는 것도 아니니

아~ 그런데 연극 중간 중간에 베니스의 상인 실제 연극과 극중 배우들을 겹쳐놓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것이지? 미묘하게 겹치는거 같기도 하고 동떨어져 있어보이기도 하고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이상하진 않는데, 문제는 이게 앞뒤와 연결되어 있는가?이다. 연결성이 없는거 같기도 하고 있는거 같기도 하고
약먹고 해롱거리고 있어서 제대로 못 찾고 있는것일수도있지만 좀 의아스러운 면이다.

마지막에도 좀 억지스럽게 끝내버리는 경향도 있고
(75분이 아니라 90분정도로 기획하고 마무리를 좀더 세련되게 해주면 좋을거 같은데)

815광복절에 가볍게 본 연극 한편
그리고 12시간이나 잠을 자버려 황금같은 여름휴가의 한 덩어리가 사라진 지금 왜 또 졸립지...

출연 : 김진곤, 공찬호, 김현정, 최서진, 석소연, 김늘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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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8. 1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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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렛에도 아무런 내용이 없고 예매처에도 아무런 내용이 없다.
포스터도 단순하고
그런데 나는 왜 이 연극을 예매한것일까?
'틀린그림찾기'에 줄이 그어진것때문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틀리다고 생각하고 있던것이 실제론 그러지 않았다는 것?

별다른 내용의 언급은 없다.

실제 내용에 비하여 구차하게 말들이 많은것보단 백배는 나은 선택일수 있다.
특히나 이 연극은 전체적인 흐름 자체가 말이 안되기때문에 아주 가볍게 접근할수 있는 구조로 구성되어
보는데 부담이 없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부담(?)스럽다.
맨 앞에 앉아서 오랜만에 배우들이 침 튈까봐 걱정도 해보고.

일주일 공연중 끝자락이라 그런지 다들 호흡도 좋고 연기도 젊어보이는것 치곤 노련하고 정렬적이다.

내용 자체가 가볍기도 해서 흥겹게 볼수 있어서 좋긴 한데
줄거리라고 하기엔 좀 그런
아무튼 흐름이 좀 산으로 가는거 같기도 하고
아무리 코믹극이라 할지라도 뼈대는 있어야 하는데 너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한다고 할까

제목대로 흘러가는거 같지만 이것은 전체의 10%정도? 그 외 사건들은 그다지 연관성 없는 심지어 연결성도
특별히 없는 내용들이다. 가운데 선을 하나 그어놓고 잔가지들을 굵직굵직하게 그려넣으면 덜 허전했을거 같은데

그리고 한창 웃으려고 분위기가 고조되다가 갑자기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져 모든 분위를 지하로 파고들게 한다.
완급조절이 좀 이상해서 제대로 웃지도 못하고(전반적으론 웃긴 연극임) 그렇다고 제대로 사회에 대한 속상함을 느낄 결흘도 없다.

왜 이렇게 갈팡질팡 한것인지, 작가가 한사람이 아닌 공동창작이라고 해놓은걸 봐선
배우들 서로들 협의하고 합의보며 만들어진거 같지만 그래서 그런것인지 내용의 공허함이 느껴지고
감정선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울땐 좀 울게 냅두고, 웃길땐 충분히 웃을수 있도록 시간을 좀 주고)

그래도 이런 연극을 일주일만 하고 끝내기엔 좀 아쉬운데
거대한 규모도 아니니 거친 부분은 좀 다듬질 해서(개인적으론 슬프장면이 되도록 거의 없었으면 좋겠음)
또 무대에 올라오길 기대해본다.

공연예술은 기본이 재미(슬프던 기쁘던 분노하던 관계 없음)있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 연극은 많은것을 가지고 있어보인다.

예술가들의 이상한 고집, 사회문제를 꼭 넣어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게 이 연극에서도 보인다.
사회문제를 넣더라도 가볍게 취부하거나 미친듯 깊게 파고 들거나 관객이 분노하게 만들거나
둘중 한가지 길을 택해야지, 많은것들을 잡탕처럼 넣으려고만하는 고집이 보인다.
(이 연극에서도 서너가지 이상은 그냥 보임)
부디 자신이 예술가라서 사회비판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비판해야 할것은 철저하게 비판하고, 그렇지 않은것은 철저하게 외면하길 바란다.

어중간한것은 그 무엇도 남지 않는다. 심지어 관객의 기억에서고 쉽게 사라질수밖에 없다.

출연 : 최승호, 한윤구, 채영은, 정준환, 한선구, 이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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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8. 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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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너무 뜨거운 여름 한낮에 이렇게 황당한 '갈매기'를 볼줄은 생각못했다.
(사실 내가 갈매기를 예매한지도 잊고 있었음)

전에 봤던 '갈매기'도 좀 실망이 있었는데 이번을 생각하면 그때 작품이 훨씬 명품이다.

등장인물들의 배경을 잘라냈는지 거의 없어서 안톤체홉의 갈매기를 보고 있다는것을 안것은 초중반이 지난후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다.(죽은 갈매기를 봤을때부터 확신이 든거 같은데 막상 갈매기도 아니라서)

이번까지 해봐야 두번밖에 보지 않았고 대본을 읽어본것도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지만
꼬르쟈(뜨레블레프)의 연기가 너무 심심하고 전위예술하듯 이상한 퍼포먼스들도 나온다.

기존 갈매기에 어떤 각색을 주어 자신만의 색을 갖고 싶은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지만
내겐 헛짓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 의도를 파악할수가 없기때문이다.

있는 그대로만라도 제대로 만들면 많은 사람들의 연결된 끈들의 묘사가 일품일거 같은데
뭘 그렇게 구차스럽게 주렁주렁 매달아놨는지

안톤체홉 작품을 많이 본건 아니지만 이 사람 작품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인간사를 약간 과장해서 흥미있게 표현하여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것도 어느정도 극단이 받춰줘야 가능한것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각 인물들의 배경설명을 넣기 싫다면(초반부가 막 잘려나간 기분이 듬) 그에 맞게 설정을 좀 바꾸던가
정작 흐름은 기존대로 나가니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저러는지 '갈매기'를 본적 없는 사람들은 어리둥절 할거다.
이걸 보기 앞서 1편이 더 있어야 될거 같은(프리퀄?) 강렬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이상한 연극

두어명을 빼면 톤 조절은 왜 그렇게 안되는지
어떤사람은 너무 질러대고 어떤사람은 모기소리를 내고
나같은 일반인이 대본을 읽는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음향은 또 왜 그런지
대사가 안들린다.

이런건 관객석 기준으로 배우들의 말소리와 배경음악등 밸런스를 조절하지 않나?
배경음악때문에 말소리가 안들리는데도 콘트롤쪽에선 음악소리를 줄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초기 셋팅값을 기계적으로 틀기만 할뿐인가)

아무튼 대단히 이상한 연극임에는 틀림없다.

그나마 황당한 대목에서 관객이 잠깐 웃었지만 그냥 황당한 대목일뿐
안톤체홉의 '갈매기'가 갖는 이들의 심리적 갈등은 전혀 보여주질 못한다.

연출의 글이라며 예매처에 있는 걸 읽어보면 온갖 있어보이는 말들은 모두 넣어놨지만
막상 연극은 그렇다.

연출의 예술성이 높아서 내가 이해못하는것일수도 있지만
대중예술이니만큼 그 수준을 좀 낯춰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커튼콜은 확실하게 구분할수 있도록 해서 관객이 연극의 끝임을 알수 있도록 해주자.
커튼콜때 어쩌면(정말 어쩌면임) 박소 소리 한번 못 듣고 끝날수도 있겠단 생각이 오늘 문득 들었다.
연극이 끝나서 배우들이 인사하지만 그 모호한 경계때문에 관객들의 적막
그래서 내가 급한마음에 냅따 박수를 치니 다들 따라서 -.,-;;
(인사할때 사진 한컷 찍으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한컷도 못 찍음)

무더운날, 시원하지 않은 소나기와 개운하지 않는 연극
하지만 집앞에서 먹는 달콤한 팥빙수는 혼자 먹는게 익숙해졌는지 맛나게 먹으며 여름나기를 한다.

출연 : 조경미, 도유정, 홍달표, 박주리, 이가은, 이수민, 서담희, 이대한, 양소낭, 임광진, 심인규, 김재윤, 김은해, 전다록
유종휘, 김영호, 김요영, 이규빈, 김동하, 양현규, 채희원, 박혜영, 이재윤, 남동현, 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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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8. 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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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있어보이는 제목? 아니 내용

처음 보이는 무대부터 호기심을 엄청 자극한다.(커튼으로 가려놓음)

제목도 그렇고 연극이 시작한 초기에도 그렇고
많은부분에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토끼의 실수로 거북이가 경기에선 이기지만 이건 토끼의 실수로 진것이지 거북이의 능력때문이 아니라는
극중 작가의 말은 설득력있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이부분에서부터 이 연극이 확! 끌리기 시작.

그러면서 극중 작가는 거북이가 실력으로 이길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내용인데.
물론 작가이고 내용은 허구라서 모든것은 환상이다.

환상, 상상, 머리속 그래서 자유롭고 부담 없다.

토끼와 거북이는 계속 작가때문에 개고생을 하지만 아무튼 그 진행이나 발상이 제법 재미있지만
억지스러운 면도 좀 있다.

동화를 보다보면 현실적인 것도 있는 반면 허무맹랑한 것도 생각보다 많은데 그중 한가지가 토끼와 거북이가 아닐까?
현실에선 토끼가 한숨 자더라도 거북이가 이길순 없을것이다.
그나마 이솝의 상상속에선 거북이의 승리로 마무리 지어주지만 그냥 우화일뿐

언제나 현실은 비참하고 처량하다.

아무리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라도 약육강식의 세계는 형태만 바뀌었을뿐 그 구조가 크게 바뀐것은 아직 없다.

극중 작가는 상상속에서 거북이가 승리할수록 이끌어도, 현실에서 약자가 이기도록 하는것도
엄밀히 따져서 그 결과는 비참한 현실이란것에서 크게 다름 없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단지 가해자와 피해자만이 바뀌었을뿐?

사회라는 큰 범주에서 보면 이놈이나 저놈이나 승자와 패자가 결정짓어지는 순간, 좌우로 갈라지게 되지만
그 구성원이 누가 된다는것은 관심사가 아니다.

이 연극은 이런것을 말하고 싶은건지는 다른것을 말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연극이 끝난 후 기획자와의 대화를 하는 날이라고 했으나 내가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고 내 처지가 바뀌는것도 아니라서
그냥 나왔지만 가끔은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지지만 물어볼정도로 엄청난 호기심을 자극하진 않는거 같다.

그리고 많은것들을 멋드러지게 표현하지만 역시 작가의 의도를 듣게 되면
그 속에 고착되는거 같아 거부감이 드는것도 어쩔수 없다.

재미있지만 내용이 가볍진 않아서 무더운날 더 더워질수도 있고 아닐수도
다시 보고 싶은 연극이었지만 나중에 다시 올라오면 그때 보면 되겠지.

출연 : 김언수, 이제우, 이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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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7. 2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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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와서 여름같지 않게 시원했지만
비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고 온통 무더위로 가득한 서울

그지같은 버스중앙차로 정류장
(그늘을 만들려면 좀 크게 만들던가. 좌우로 차들이 뿜어대는 열기과 소음, 차도 한가운데 사람을 몰아넣는 이상한 정류장)
아무튼 봄여름가을겨울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은 언제나 쉣이다.

이 극장은 '만화방미숙이' 공연 초에 온거 같다(그 전에도 왔었던거 같지만 기억안남)

예약한 티켓 받고 기다리는 곳 쾌적, 내부 시설도 훌륭

출연진들을 보면 이중 두명은 TV에서도 본 사람들이고 나머지 배우들도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만화방미숙이'를 볼적에 느꼈던 비슷한 감정은 무엇일까
감정의 변화, 표현등이 비슷한거 같아서 오버랩된다.

명랑하게 시작하다가 중반엔 심파극으로 감정을 격하게 만들어놓은후
갑자기 모든게 특별한 사유도 없이 마무리 된다.
게다가 다들 목청은 또 왜 그렇게 좋은지 쩌렁쩌렁 울리는 극장속 그들의 목소리
감정이 격해지는 부분이라고해서 소극장에서 목청것 소리를 낸다는게 저들의 감정이 내게 잘 전달된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이라도 어머니 역을 맡은 분은 큰 액션 없이도 그 슬픔이 넘쳐난다.
이 어머니처럼 딱 저정도의 감정 기복을 표현 하면 안되는건지

너무 강하니 내감정 추수리기 바뻐서 저들의 감정이 내게 들어올수가 없다.

왜 애써 갈등을 만드는지도 모르겠고..
사건은 최소화 하고 명랑극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좋게 해주던가..
아니면 각각의 사건을 사회문제와 결합해서 사회비판을 해도 괜찮겠지만
어중간하게 몸짓만 큰 눈요깃거리도 안되는 이상한 연극이 되는거 같아서
저들의 훌륭한 연기가 내용때문에 퇴색되는거 같아 안타까운 기분이 든다.
(전에도 같은 기분이 들었던거 같은데)

심파극을 할거면 사람들을 어떻게 울리나 연습을 하던가
코믹극이나 해학적인 요소를 넣을거면 철저하게 한쪽으로 지향하던가

감독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것들을 담으려 하는 그 벅참이 보이지만
배우들은 최선을 다해서 의도대로 최대한 표현하려 애쓴다.

가볍게 흘러가기에도(사건은 살짝 고개정도 넘듯 넘어가며 맽음으로) 괜찮은 줄거리인데
웃기도 힘들고 울기도 힘들었던 75분이었던거 같다.

그리고 목소리를 너무 크게 내지르지 말고 적당히, 톤도 좀 조절해서..
나이먹어 청력이 그리 좋지 않은 나도 시끄럽게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지
아니면 벽에 흡음판을 붙여서 반사되는 소리를 좀 잡아서 줄여도 될텐데 이렇게 목청 좋은 여러명이
절규하면 그 소극장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도 좀 생각해주고

얼마전 뉴스를 보면 치매 연구에 엄청난 자금을 지원 한다고 본거 같다. 사회 전체가 고령화로
접어들고 있으니 노인성 질병들은 사회문제가 될수 있고 그 대표적인게 치매일테지만
이 부분을 그다지 깊게 다루진 않는다. (한편으론 사회복지가 점점 좋아져서 점차 사회문제에서 사라지고 있는거 같음)

노점상들에 대한 비애도 그리 강조되진 않고

그런데 제목은 주연배우?
연극 시작전에 들린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마이라이프' 노래처럼 '나의 후회 없는 삶'정도로 생각하면 딱 맞는거 같음
그 이상의 의미부여는 큰 의미 없어보인다.
이정도 관점에서 보면 연극 전체 흐름이 크게 부족함은 없기도 하다.

갑자기 든 기분인데 이 연극이 오래도록 공연하진 않는거 같지만
막공때는 지금보다 훨씬 재있을거 같은 기분이 든다.
적당한 완급조절등으로 관객과의 공감력 상승
물론 이건 연극 주최측에서 무엇인가 조금이라도 바뀌려는 노력이 있을경우에..

배우들 능력은 충분하니 3주후 막공이 기대되긴 하지만 새로 올라오는 연극이 너무 많다보니
두번 보기엔 아쉽지만 아무튼 관객들 호응이 좋아져서 공연 연장도 하고 그런극으로 탈바꿈하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가급적 공연시간 100분이라 적어놨다면 그 시간은 좀 맞춰주시길..
100분 공연 끝난 후 한편 더 보려고 예약했는데 75분만 하고 끝나버리면 무더위에 25분이란 시간을 어디서..
(관객 호응이 안좋아서 25분을 짤랐나? ^_^;;)

출연 : 신준영, 이태식, 오인순, 구준안, 우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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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7. 13.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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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무대, 음산한 분위기
세익스피어 비극중 한가지

맥베스를 읽은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다르게 시작된다.
회기형 구조(시간을 뒤집어서 진행)

그런데 왜 이렇게 한거지?
부제 '시간의 무덤'은 무슨 의미일까?

이게 대형 극장에 올라오는지 모르겠지만 소극장에서 몇번 본 정도에
딱 고만고만한 스케일
책 내용도 그리 스케일감 있진 않다.(세익스피어 희곡들이 대부분 웅장한 맛은 없음)

그런데 이번것은 좀 액션이 들어갔다고 해야 하나?
그 동안의 대부분 세익스피어는 '죽느냐 사느냐?'따위를 고민해대고 있다보니 액션은 별로였는데
이 연극은 무술감독까지 적어놓을정도로 전투장면 묘사를 예술적으로 제법 굵직한 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어색하고 색다르다.
하지만 그리 재미나진 않는다.

전투 액션장면이 그다지 현실감 있는것도 아니고 예술성이 있어보이지도 않는다.
차라리 액션보다 현대무용을 이용해서 몸에서 끓어넘치는 피의 흐름을 표현하는게 낫지 않았을까싶기도 하다.

전쟁이란 참혹함이 느껴지지 않고, 광기어린 저들의 칼날의 싸늘함도 알수 없다. 그래서 좀 어색하다.
상황의 자연스러움이 덜하다고 해야 할지 그동안 세익스피어 작품들 공연에 비하면 월등해졌다고 해야 할지.

시간의 무덤이란 부제가 얼핏 느낌으론 알거 같기도 하고 모르겠기도 하고
어렴풋 살짝 스치는듯한 느낌?
이건가 싶으면 아닌거 같고
표현하기 마땅하지 않은 늦은 아침에 남아있는 안개같다(안갠가 싶지만 사라지고 없는)

시간을 뒤집어 진행하면 결과에 대한 원인을 큰 노력없이 되짚을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내용이 바뀌거나 하지 않고, 관객의 상상속에서 그 흐름과 묘사를 재구성 할수 있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그렇다는것이고 모든것이 다 그런것은 아니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가정은 의미 없다는것과 마찬가지로
이미 시간의 흐름대로 구성된 작품을 큰 변화없이 뒤집어놓는다?
그랬을땐 어색함이 남는다.

왜냐하면 시간을 되돌리도록 구성된 작품들은 대부분 그 의문점을 과거에서 찾도록 짜여져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퍼즐이 맞춰지듯관객의 머리속에서 상상하도록 한다. 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되돌려가며
자신이 탐정이 된듯 의문점 투성의 사건을 놓고 그 실마리를 찾아가는 재미

시간의 무덤
죽은 과거들이 모여있는 그것들을 파헤쳐봐야 살은 썪고 뼈다귀만 덩그러니 남아있을텐데
그 골자란게 인간의 어리석음 정도 말고 더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참혹한 역사의 시작은 어이없는 어리석음에서 벌어진다.)

이런 시간의 역행이나 액션은 어색하지만
중간 중간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연극인의 입장에서 몇마디 하는 그런 독특한 부분도 들어있다.
(극중 배역이 아니라 그 연극을 벗어난 일반인의 대화가 갑자기 들어가 있음)

맥베스가 시종일관 싸움, 죽음, 음모, 모략 그런것들만 가득해서 분위기 전환용으로 넣은것인지 모르지만
이런 부분은 기분전환도 되고 크게 나쁘지 않으나 전체의 5%도 안되는 분량이고 내용과 크게 관계도 없다보니
기억에 남아도 문제고(맥베스가 사라지면) 안남아도 문제다.

그런데 마지막에 어떻게 끝났지?

맥베스 처음이라면 승전보부터 시작할텐데 왜 기억이 잘 안나는지 모르겠다.
맥베스가 무대 밖으로 튀쳐나가긴 했는데 왜 나갔지
감독이 원하는건 이런 기분은 아닐거 같은데.............

아참 근데 에어타카(산업용 대형 스템플러 정도로 보면 됨)로 죽이는 장면도 나오는데
처음부터 나오길래 맥베스를 현대물로 각색한줄 알았지만 전혀 아님
전동스크류드라이버도 나옴

이런부분을 생각하기 귀찮았나?
설마 대충 생각하고 참신하게 봐주길 바란건 아닐텐데

맥베스 책이 길지 않으니 한번쯤 읽고 보는게 좋으며(소개페이진 영화를 소개하던데 어떤영환지 궁금함)

세익스피어 작품들이 모든 묘사를 말로 풀어내다보니 현대와는 맞지 않는 언어구성으로 조금 지루할수 있지만
곱씹으면 그 맛이 제법 있고 이런 연극은 흔히 볼수 없기때문에 기회되면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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