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조용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6.06.06 판소리완창 -박성희 수궁가(미산제)-
  2. 2018.11.25 판소리완창 김경호의 적벽가-박봉술제
다이어리2026. 6. 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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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립극장 판소리 완창은 이것으로 끝이다. 하반기에 또 시작하겠지
상반기 4회를 하는데 판소리는 다섯바탕 그러면 같은게 겹칠필요는 없는거 아닌가?
거기에 같은 미산제. 시간은 좀더 짧은 느낌이다.
(3시에 시작했는데 커튼콜 후에 진도아리랑 하면서 끝났는데도 딱 6시였으니)

박성희 창자를 언제 봤더라. 분명이 어느 공연인가에서 봤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 봤다고 생각하냐면 약간은 보이시한 낮은 톤에 힘있는 발성이 기억에 남아서다.

대략 3시간동안 중간에 15분정도 쉬고 끊임없이 창을 하는 해야 하니 여간 힘든일이 아닐거다.
언제나 그렇듯 보면서도 힘들어 하는게 보인다. 3시간에서 6시간 분량의 대사와 연기를 모두 외워야 하고
관객앞에서 지친 모습을 모여줄수 없는 직업이니 당사자는 누구보다 힘들것이다.
그럼에도 3시간이면 이번 시즌은 상대적으로 짧게 잘 끝났네라는 오만한 생각도 든다.
(춘향가 6시간, 심청가 5시간은 편하게 앉아서 관람하는 관객이라도 막판엔 힘듬)

이분의 톤이 중성적이며 힘이 있는 소리긴 한데 창을 하는 풍에서 묘함이 좀 있다.
각 인물(수궁가에선 사람이라곤 용왕하고 도사 말곤 모두 동물)들의 대화에서 그 구분점이 명확하지가 않다.
순간 순간 배역을 바꿔야 하는 1인극이다보니 힘든것은 알겠지만
약간은 더 확실하게 구분되도록 캐릭터의 선을 명확하게 하는게 낫지 않을까?
소리의 영역도 넓고 억양도 좋은데 (김소희 명창께서 발음이 좋아서 예전 녹음한걸 지금 들어도 감동이 그대로 전해옴)
이분이 김소희명창의 제자라고 하니 이러한 것들을 전수받은거 같다.
예전엔 각 지역 방언이 훨씬 강했기때문에 각 지역별로 서로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님에도 판소리를 들으면 아직도 90%이상은 받아쓰기 어려울정도다.
대사(해설겸)집을 읽고 계속 듣다보니 대충 감으로 들을뿐 확실한 이해는 쉽지 않음에도
아직도 판소리 공연에서 자막을 안트는건 '너죽고 나죽고 모두 없애버리자'라는 심사인지 이젠 도무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분의 발음이 좋은편임에도 오늘은 좀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몸 콘디션이 좀 안좋은것일까 아니면 원래 이런 풍이었을수 있지만 발음이 뭉그러지는 많은 창자들과는 다르게
또렷하긴 한게 못 알아듣겠다니. 물론 한문도 많다. 이건 판소리가 원래 그 모양으로 생겨먹었으니 그러겠지만
한문의 문장 뜻을 모를순 있어도 음은 알아들어야 할텐데 도통 이 세계에선 이걸 바꾸려 하지 않지 않는다.
이런면에서 김소희명창은 어떻게 살아남으셨을까? 전반으로 뭉그러지는 발음이 주류라고 생각하면 당시엔 이단아 같았을텐데.

그리고 여자 특유의 고음이나 쇳소리(쇳소리는 남자 창자가 일품이긴 함)가 좀 적던데 이부분을 특별히 키우려 하는거같진 않아보인다.
이미 오랜 시간 자신의 길을 갈고 닦았는데 이제와서 스타일을 바꾼다는건 몸이 허락하지 않을테니.
(흥보가 완창무대도 했다지만 언제쯤 여기서 볼 수 있으려나)

수궁가의 줄거리는 단순한 동화같은 내용이라서 전체적으로 흐름은 쉬우나
막상 대사들이 난리도 아니다. 이렇게 어려운 한자들이 즐비한것을 보면
권문세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소리꾼을 초청하여 자신들만 듣던 장르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내용이 권선징악도 아니고 풍습이나 사회를 반영하는것도 아니고 적벽가처럼 고전을 만든것도 아니고
뜯어보면 제법 철학적인 면이 있다. 용왕의 멍청함을 비꼬는 블랙코미디 같은 부분도 있고
토생원의 지혜와 기교, 기개가 있다손 치더라도 별주부의 말에 현혹도 잘되고 건방떨다가 막판엔 두번이나 죽을뻔한 사건들을 보더라도 그렇다.
그런데 막판에 인간 올무에 걸린거나 독수리에게 잡힌 내용은 전체 흐름상 크게 필요하지 않았는데
왜 넣은걸까? 이게 없으면 토생원이 너무 기고만장하게 끝나서 넣은걸까?

쉬우면서 쉽지 않은 대사들로 3시간중 생각보다 편하게 들을수 있는 부분은 30분정도도 안되보인다.
그리고 박성희창자의 소리 풍이 약간은 느릿느릿한 템포를 유지해서 가끔 졸음이 살짝 올때가 있었다.
빠르게 희모리로 몰아치는 대사들은 좀 약한건지 아니면 자신의 색을 만든건지 아무튼 호흡이 길다.
공연중 문득 든 생각으로 이분이 심청가를 하면 그 느낌이 남다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심청가는 시종일관 무겁고 회색적인 현재와 미래만이 보이는 장르로 막판 한 10분을 제외하면
심청이에게는 디스토피아같은 세상일뿐이었다. (낙천적인 성격때문인지 선녀가 환생한것이라 다 알고 그런건지)
이런 어묵한 자신의 세상을 표현하기에 멋진 목을 지니고 있는것이 아닐까? 그에 비하면 수궁가는 너무 밝은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기대해보게 된다.
박성희명창의 심청가 완창을 볼수 있기를..

그리고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나흘전에 봤던 현대 뮤지컬 서편제의 소리와 고수가 얼마나 개판이었는지를.

소리 : 박성희
고수 : 신문법, 조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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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1. 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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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함박눈으로 내리는 경우가 흔한지 모르지만 푸짐하게 시작한다.
그러나 날이 따뜻해서 대부분은 녹아내렸으나 아직은 하얀 기운 가득한 첫눈내린 첫날

적벽가를 듣기위해 국립극장으로(조합이 맞는거 같진 않지만 관계 없음)가지만
미술관에 들렀다가 커피숍 가는게 잘 어울릴거 같은 날이다.
(눈오는 날은 미술관이 제법 잘 어울림)

간만에 남산에 눈이 잔뜩 쌓여있는 풍경도 나쁘지 않다.

12월에 있는 판소리는 여러명이 나와서 하는 심청전이라서 일반적인 1인극과는 다르니
올해 판소리완창은 이것이 끝이라고 봐도 될거 같다.

적벽가

요즘은 적벽대전만 따로 영화로도 나오고 삼국지 책을 읽어도 되고

전체적인 내용은 그와 다름 없긴 한데
가사집을 읽어보려고 구입했던것을 두어차례 읽어봤으나 해학스럽다.
소설이나 영화같은 극적인 요소보단 드라마적 요소가 훨씬 많다고 해야 할지

조조와 그 부하들간의 대화도 그렇고(마지막 도망갈때라거나) 군사들의 타령들등
이렇게 바뀌는게 심한것중 한가지가 서유기(손오공, 삼장법사)인데 구전을 그대로 책으로 만든것은
의외로 담백한 반면 이것을 토대로 파생된 수많은 영화, 만화, 단편소설등은 온갖 살들이 잔뜩 붙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낸다.

판소리 적벽가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위촉오의 싸움이라기보단 전쟁통속의 모든 인간들의 내면을 엿보게 한다고 할까?
그러다보니 전쟁인데 전쟁과는 다르게 보인다.

판소리 적벽가를 처음 들어봐서 새롭게 느껴지겠지만 어찌됬던 흐름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또한 동편제는 남성스럽고 서편제는 여성스럽다고 오래전에 어디선가 들은거 같은데
오늘 본 적벽가는 동편제
하지만 남자가 하는건 오늘 처음 본것이라(그 동안은 모두 여자였음) 그 구분을 느낄수가 없다.
(남자가 부르니 남자같은거겠지.. 라고 생각할뿐 ^_^)

김경호소리꾼의 특성인지 모르겠으나 목에서 나오는 소리가 그동안은 못느꼈던
죽필(竹筆)같다고 해야 하나?
수많은 음들이 서로 갈라져있지만 흩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지

이런 소리가 여자에 비하여 남자에게 두드러지는건지 이 사람만 그런지 모르지만
그 맛이 일품이다.

대사를 전혀 못 알아들어도 소리만으로 좋을정도로 거칠지만 거부감 없는 소리

화선지위에 거칠게 뻗어나가는 붓이 그려내는 흔적이라 해야 할지

처음으로 남자소리꾼의 판소리를 듣다보니 느껴진것인데 왜 예전엔 소리꾼이 남자만 있었는지 그 이유가 느껴지는데
전개에 따른 소리 구성이 남자 목소리에 맞춰져 있는거 같다.

여자소리꾼들의 소리를 들으때면 가끔 너무 높거나 때론 너무 낮거나 뭔가 음역이 안맞어 보이던데
오늘 김경호소리꾼의 판소리를 듣다보면 남자 음역(가성 역시 포함해서)에선 매우 적절해 보인다.
남자소리꾼이 하는 심청가,춘향가,흥보가를 못 들어봐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오늘 들은 적벽가엔 안정적인 음역대 안에 안착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음의 높낮이때문에 답답한 기분이 드는 경우는 거의 느껴지질 않았다.
(김경호소리꾼의 소리 능력이 좋아서 그런것일수도 있음)

오늘 김경호 소리꾼이 하는 말이 좀 기억에 남는데
'어느때부터 관객들이 대사집을 보며 판소리를 듣다보니 대사가 바뀌거나 틀리는데 무척 신경쓰인다'라는 말은 한다
생각해보면 판소리는 관객과 소통을 하며 소리꾼이 재량것 늘렸다 줄렸다, 붙였다 뺐다 등 전체를 조절하며 진행하기때문에
대사집과는 다를수도 있는데 그것과 비교하는 관객들을 보면 긴장되니 그것을 보지 말고 자신만을 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연극은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며 한국 공연문화중 판소리는 더욱더 중요하다.
(추임세를 관객이 넣는 공연문화는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을듯)

그럼에도 나는 자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을 읽고 갔음에도 소리꾼의 발음을 듣기 어렵다.
한번도 읽지 않고 듣는것보단 대목을 분별하기는 훨씬 낫지만
문맥에 잘 어울리는 중국시, 중국문장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고어들이 속속 박혀있는 공연에서
특히나 창법때문에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들로 대사집을 읽는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이해력이 떨어진다.
(소리꾼의 음율때문에 감성은 배가되지만 대사의 이해력이 부족해져 이성의 답답함이 남음)

자막은 소리꾼 리듬에 맞춰 템포를 조절하면 되고 빼고 넣을때는 잠시 멈춰도 될뿐이다.
실시간으로 누군가 입력해서 소리꾼이 어떤 것을 넣던 모두 표기되면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니
최소한만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올해초 박애리라는 인지도 높은 소리꾼을 제외하면 언제나 절반이상이 텅텅 비어있는 공연장
(박애리소리꾼은 처음이라던데 6시간 공연을 어떻게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무척 신기함)

판소리 완창을 들을수 있는 자리가 국내에서 그리 흔하지 않을거다.
그럼에도 관객이 많지 않다는 것은 다들 이미 떠나갔거나 그러고 있는 중이고 그것이 현실이겠지

상황이 이런데 이들의 노력은 열심히 노래만 불러대는것이 능사일까

현대어로 바꾸고, 발음도 잘 들리도록 창법도 약간씩 손좀 보는등
현대감각에 맞춰 바꿔나가야 살아나는게 대중문화인데 이들은 전통이라면서 전통=옛것=옛우리것 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거 같다.
전통은 옛부터 내려오는것이지만 그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것 역시 전통이다.
옛것 그대로 버티고 있으면 사장될뿐 무슨 미래를 볼수 있는것인가
(판소리 열두마당중 나머지 일곱마당이 사라진것은 그 시대를 반영하지 못해서 사장됬을텐데
지금 남아있는 다섯마당도 그 길을 가려는 것인가?)

그리고 무엇때문인지 모르지만 전라도 이외의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 토속어(사투리)들로 이뤄진 판소리는 없는건가?
민요는 각 지역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판소리는?
없으면 각 도별로 자신들의 고유어를 넣어 만들어도 되지 않나?

해설자가 나와서 예전 조선시대엔 소리 잘해서 유명해지면 한번 판소리 공연으로 1년을 먹고 살았을만큼
큰 돈을 벌었는데 지금 이 공연에선 몇백만원정도를 받지만 실제론 몇천만원을 받아도 될만한 공연이라는 헛소리나 해대고
그런 국뽕같은 소리를 백날 해봐야 찾는 사람이 없어서 당장 사라져도 아쉬워 할 사람이 거의 없는 위기감은 개나 줬는지

착잡하지만 이 현실을 뒤로 하고

김경호 소리꾼의 소리는 일품이다.
여유가 있고 목소리에 막힘이 없다.

너무 젊은 사람은 힘은 넘치지만 노련미가 부족하고
좀 늙은 사람은 노련미는 풍부한데 힘이 부족한데
김경호소리꾼은 둘다 매우 적절하다.(소리꾼의 적정나이는 몇살이지?)

적벽가라는 왠지 모를 긴장되는 소재를 재미나게 그려낸것도 특이하지만
북소리 하나에 음율을 실어보내는 판소리라는 장르는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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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