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18. 11. 1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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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집회가 있어서 길이 막힐수 있다는 버스기사의 말은 걱정을 만들어낸다.
막히는 중간에 지하철이 없는곳이라면 내려서 택시를 타봐야 소용없는일이기때문에
위치에 따라선 더욱더 심난해진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위는 어디서 한다는 것이고 주제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손전화로 집회 관련을 뒤져봐도 그다지 대규모집회에 대해선 잘 나오지도 않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시간에 도착

예상과 달리 좀더 일찍 도착해서 혜화동을 배회하며 시간을 보내고
티켓을 받은 후에도 시간이 남아 노래를 들으며 아무곳에서 앉아있기도 하는등
여유로운 기다림이었을뿐이다.

밑바닥에서?
리플렛을 받아든 순간 출연자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

뭐지?

뮤지컬인가?

예매할때까진 제목과 포스터, 공연시간(요즘은 짧은건 아예 넘기거나 시간이 맞는것으로 두편을 보거나 함)
정도만 보고 고르기때문에 극장에 와서야 어떤건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출연자가 열명이 넘다니(13명 -.,-;)

연우소극장은 마름모꼴로 되어 있는 구조라서 같은 넓이의 소극장이라도
좌우로 좀더 길게 쓸수 있다.(상대적으로 앞뒤론 좁을수도 있겠지만)

산만하고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없는 무대
음산하고 어둡고 더럽게 표현하려는건지 쪽방촌 같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건지 모르겠지만
모두들 집세를 독립적으로 내는거 같은데 이들의 공간의 구분은 어디에도 없다.

처음엔 한 공간에 몰아서 사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거 같지만 모르겠다.

공간에 대한 이해가 안되다보니 일부분에선 좀 이해할수 없지만 전체 주제와는 큰 관계가 없으니
진행되는대로 집중하면 된다.

무슨 내용일까?
무엇을 말하려는걸까?
라고 고민할 필요도 특별히 없는 훌륭한 연극이다.
아니 훌륭한 막심 고리키의 작품이다.(이 연극이 훌륭한게 아니라 원작이 훌륭하다는 의미임)

계급사회에 대한 혐오가 있는지 일단 이러한 것들은 모두 과거의 산물로 취급하며 시작한다.
신세계? 신세대?
하지만 이들의 삶은 제목 그대로 밑바닥
그렇지만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표현하기엔 의식주가 전혀 해결안되는 계층을 표현하는것이 가장 적절할수 있다.
(인간의 탐욕을 표현할땐 상류층을 배경으로 표현하는것이 가장 직관적인거 같음)

이 작가가 힘든 유년기를 보냈기때문에 이들의 삶을 제대로 알고 있는것인지
그러기때문에 사회주의에 빠져 있었던건지 뭔지 모르지만
전반적인 내용의 깊이와 표현은 매우 고급스럽다.

뛰어난 통찰과 다양한 표현(그들의 삶을 우리의 삶으로 동일시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뛰어난거 같음)

작품이 훌륭해서일까 100분이나 되는 시간이 크게 지루하진 않았지만
아쉽게도 연기가 매끄럽질 않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온다고 해야 할지
감정의 기복을 예측 할 수 없다고 해야
할지 표현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고 해야 할지
전혀 자연스럽질 못하다.

이 부자연스러운 연기때문에 집중함에 있어 매우 큰 걸림돌이 된다.
모두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극의 맥을 끊게 되면 결국 연극 전체가 흐트러지니
출연자도 13명이나 되기때문에 일단 연기력은 어느정도 평준화 되어 있어야 할거 같으나
보다보면 서로 제각각인것 같다.(서로들 잘났다고 목청것 떠들고 있는 거 같음)

가장 큰문제는 역시 감정표현이 인위적이란 느낌이 너무 강하고
너무 크게만 표현하려 하는거 같은 거부감이 지속된다는것이다.

이사람들의 나이는 알수 없지만 요즘 소극장 연극에서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다른 연기자들에겐
느끼기 힘든 어색함이 있다.
(요 근래엔 사람들의 연기력이 상향평준화 되어 있는거 같아 신기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뭐가 문제일까?
이들이 이 연극을 이해못하고 있는것일까?
아니면 너무 긴장을 해서 부드러움을 상실한것일까?

중후반부부턴 논쟁이 많아 그것들에 귀 기울리다보면 홀딱 빠져들긴 하지만
아무튼 맥을 끊는 어색한 발짝같은 연기는 좀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싶다.

100분이란 시간이 좀 길수도 있지만
각각 인물들의 과거 내력이 모두 나오다보니 좀 길어지는거 같지만
지루하거나 불필요해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작은 소극장에서 13명이나 나와서 연기를 하는것이니 좀 산만할수 있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연출로 보인다.(크게 어지럽진 않음)

왠만하면 분장은 좀 자연스럽게...
연극 속 거지꼴 얼굴 분장은 언제 봐도 어색하다.
어떤 여자는 립스틱을 왜 그렇게 얼굴까지 퍼뜨려놨는지 처음엔 미친년 역활인줄 알았음.

12월2일까지니 소극장 연극 치곤 스케일이 큰 연극을 볼 기회가 늘 있는것은 아니니
기회 되시는 분은 꼭 봐보시길 권함

그리고 생각해보시길..

출연 : 강승우,김원중,류지완,송보근,김예별,윤정은,김다솜,이성재,심서율,오태호,김기붕,박예진,요셉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