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3. 4. 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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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청에서 혜화동까지 왕복은 무리일까
편도만 걸어도 고관절이 아파온다. 오래 걷지 못한다는건 차를 살때가 되었다는건지

지난해 1월1일에 보고 다시 보고자 했던 연극
원래는 같은 해에 다시 한다고 하길래 그때 봐야지 싶었는데 이제서야 다시 보게되었다.

바로 얼마전에 영화 안나카레리나(소피마르소, 1997년)를 봤는데
연극 속 대사를 이해하기 위해 책을 보려했지만 시간이 마땅치 않아서 영화를 본건데 적당한 시기에 봐서
내용도 머리속에 잘 들어와 연극에서 안나를 좀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작년과 무대구조나 전체 흐름의 구성은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다만 첼리스트가 작년에도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없었던거 같은데 아닌가

그리고 톨스토이와 브론스키를 완전히 분리하여 정동환 배우가 톨스토이를 전담하게 되어
예전보다 좀더 다양하게 표현되지만 좀더 복잡해져서 간결하며 절도있는 구성은 사라졌다.
한 인물을 둘로 나눠서 대화하듯 얘기하는건 때론 다중인격자 같아서 어색하기도 하고
하나의 자아로서 동화되기에도 인식의 흐름과 약간의 차이가 발생해서 불편함도 발생한다.

안나와 안나의 생각은 어느정도 보완적이지만 톨스토이는 서로 대립되다보니 더욱더 자아를 묶어내기 쉽지 않다.

그리고 정동영배우의 톤은 자꾸만 드라마 '호텔 델루나'가 떠올라서 머리속에서 드라마를 지우고 싶은 충동이 생기던데
이 드라마를 좋아하기도 하고 여러번 보기도 해서 그 이미지가 자꾸 겹쳐버려
톨스토이의 내면으로 빠져들기가 전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이분의 발성이 한결같아서 그런거 같긴 한데 배우들의 숙명이자 카르마일지도 모르겠다.

125분 연극으로 제법 길 수 있는데 그 시간이 결코 지루할 틈이 없다.
중간 인터미션을 기점으로 해서 최고조로 급격히 변화되는데 이때문에 숨고르기차원에서
쉬는 시간이 주어진거 같지만 그냥 이어졌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그 전과의 표현양식도 제법 바뀐다. 극단적인 단조로 바뀐다고 해야 할지.
매우 거칠어지는 흐름때문에 심리적으로 무척 조심스럽고 예민해진다. 섣부르게 다가갔다간
안나의 절규에 나같은 범민은 쉽사리 갈기갈기 찢어질것이다.

전체적으로 소피마르소의 안나카레리나와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약간은 도도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때론 오만하다. 막상 영화 안나카레리나는 2012년 작품이 더 잘 만들어졌다곤 하지만 영화속 소피의 느낌과
묘하게 겹치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연출이 영화를 많이 참조한건지 정수영 배우가 이 영화를 참고했는지 모르겠음)

톨스토이의 참회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허울을 쫓았던것이 부질없는 허상같다고 할까..
톨스토이의 참회록은 아직 보질 못했는데 대사를 곱씹어보면 공산주의 표상인 낫과 망치가 떠오른다.
종교와 노동으로부터 오는 기쁨, 순수한과 순결함, 인간사회의 평등성
안나카레리나가 50세에 나온 작품이니 인생의 회한을 느낄 시기였을까
이 연극에서는 톨스토이의 고뇌를 표현하지만 매우 표면적인 손 쉬운것들만 가볍게 다룬다.
왜 이 사람은 모든 편의를 포기하고 농부의 삶을 살려고 했던것일까란 결정적 사유가 보여지 않는다.
그래서 이 연극은 톨스토이의 참회록이라 말하면서 안나의 일대기만이 각인된다.

톨스토이가 모든것을 포기하게 된 그 무엇을 찾기 위해 기차역에서 막차를 기다렸던거 같은데 안나를 이용해서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안나는 사랑을 위해 모든것을 던져버리고 마지막 기차를 종착역으로 맞이하였는데..

연극 전체가 고풍스러우면서 기품있는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 안나의 죽음은 좀 더 연극적이면서 절망과 희망이 양립하도록 구성되었으면 좋겠는데 두번째 봐도 어색하다.
그리고 톨스토이의 사유가 보고 싶다. 내년에 또 볼수 있으려나.

올해는 작년과 조금 다르던데 내년엔 올해보다 조금 더 달라지길 기대해본다.

출연 : 정동환, 정수정, 주영호, 박채희, 강정민, 안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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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4. 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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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백수때는 토,일 연속으로 연극을 봐주는 맛이 좋다.
어제는 따뜻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바람이 부는지, 얇게 입고나왔다가 추위로 떨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걷고 싶은 햇살이었는데 바람에 떨고 어제 좀 걸었다고 고관절은 또 왜 이리 통증이 있는지
걷지못하고 집에 돌아온것은 아직까지도 아쉽다.

정동세실극장은 이번에 3번째인데 갈적마다 마음에 드는 극장으로
약간은 낡은듯 하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차분하고 평온하다.
객석도 괜찮고 무대도 넓다.
어제와 다르게 무대장치도 괜찮은 편이긴 한데, 좌우로 길게 설정된 무대로
끝에서 연기를 하면 좀 멀게 느껴질때가 약간은 아쉽다.
(노안때문에 시력도 이상해졌는데 오페라 망원경이라도 가지고 다녀야 하나..)

한국에서는 무슬림(이슬람교도?)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많을까
당연히 나는 모른다. 쿠란이란건 무엇일까

이 연극의 난해한점은 바로 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무슬림에 대해, 선지자(무함마드)에 대해
무엇하나도 한국사회에 녹아있는것이 없다. 그러니 저들이 말하는 의미를 알듯 하면서도
깊이있게 접근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이 연극이 훌륭하다고 느껴지는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더라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고
그로인한 사회 반작용이 무엇인지, 무엇때문에 대다수는 그러지 못하는지 직감적으로 와닿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다만 계속 한대목 물음표가 있는 부분이 있는데 자리나는 왜 아버지인 아프잘에게 자신(자리나)을 지운적이 있다고 했을까
이 부분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전에 만났던 애인때문에 둘간의 관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건지
어머니가 돌아가실때 문제가 있었던지.. 아무튼 자리나의 가슴한편에 깊은 상처가 있어보이지만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것때문에 더욱더 선지자에 대한 말들이 낯설게 느껴졌던걸까..

역사가 오래된 종교들의 성서들은 대부분 벽에다 대고 말하듯 너무 먼 세상의 언어로 포괄적이며 뜬구름 잡는 말들을 한다.
이것을 접하는 신도들이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할테니. 마치 점쟁이가 듣고자 하는 말들로 현혹하듯
생각을 현혹하는 말들로 가득하다. 이것들을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벽창호도 이런 벽창호가 없지만
그 시대엔 그게 먹혔고 현 시대엔 중간자(목사,신부,중 등) 역활을 하는 사람들이 알맞고 듣고 싶도록 해석해주는거겠지만
자리나는 이러한 것들에 신물이 난것인가?

요즘 사이비교단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 JMS(정명석)관련하여 나오는데 어떤 인터뷰에서 아무리 성경을 봐도 모르겠는데 JMS는 이것을 쉽고 명쾌하게 해석해줘서
따르게 되었다는 말이 나온다. (성경을 천번 읽으면 가능하려나 이 사람은 천번 읽었다던데)
이 인터뷰를 보면 사기꾼이던 그렇지 않던 인도자(중간자)는 반드시 듣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할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러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교리로 방황하게 된다.

자리나는 이렇게 방황하던 사람으로 보인다. 그 시발점은 애인과의 이별때문일테고 아버지의 반대도 큰 이유를 차지하겠지만
좀더 객관적으로 종교를 다가서게되어 좀더 인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이상한 존재가 아닌
인간과 함께 했던 인간적인 존재로서의 선지자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또 하나의 도전이며 반항일수 있고 이단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그렇기때문에 자리나의 소설과 식구들에게 사람들이 대항한다. 때론 폭력적 방법까지 동원하며
물론 연극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진 않는다. 단지 부녀의 대화속에서만 지나가듯 나올뿐인데
그 상황은 한국사회에서도 충분히 그려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공통점들 때문에 내가 무슬림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도 연극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인간의 배타적 성향과 연인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각족간의 사랑이 포괄적으로 넓게 표현되는 연극이다.

부모자식의 사랑은 지독한 면이 있어서 이해되지만 솔직히 자리나 부부의 대화는 좀 이상향에 가까운데
논리적이며 따뜻하면서 막힘이 없다. 짜여진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는게 좀 아쉽다면 아쉽다.

평범한 가족들의 일상이고 특별함도 없고 자잘한 사건 사고도 거의 없이 단조로운 대화가 초중반까지 이어지다보니
중반까지는 지루함과 졸음이 생기지만 자리나의 소설로 고조되기 시작할때부터 끝까지는 숨쉴틈 없이 진행된다.
후반부부턴 너무 강하게 지속되는 면도 있고 대사량도 많기때문에 머리속이 복잡해지지만
내용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 큰 무리는 없다.

그런데 어제도, 오늘도 극장을 나올때의 뿌듯함? 홀가분함? 벅참? 뭐 그런것이 없다.
한국은 아직 큰 똥덩어리를 처리하지 못해서 그런것일까.. 그래서 뭘 해도 먹먹한것일까..

출연 : 조은원, 정연종, 이승민, 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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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3.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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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을 밖에 거의 나가지 않다가 밖을 나서니 기분 좋은 현기증이 난다.
한달정도 집밖을 나가지 않으면 아예 못 나가려나... 한달치 음식을 사놓고 한번 해볼까..

벌써 목련과 벚꽃이 잔뜩 폈다니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시간은 언제나 느린적이 없다.

대학로예술극장은 극장이 좋은거 같으면서도 의자가 은근 불편하다.
간격이 앞뒤 좌우가 너무 좁다고 해야할지
혜화동에 있는 수많은 소극장들에 비하면 좋지만 그래도 역시 별로다. 이런 큰 극장들은 객석을 좋게 하면 안되나..

아주 큰 무대
하지만 이렇게 큰 무대를 써야 할 이유가 특별히 없어보이는 연극

무대를 좀 더 잘 꾸며놓으면 연극에 부합할수 있겠지만 무대장치라고 하기엔 꽤나 협소하게 만들어서
넓은 무대 자체가 횡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다들 관객공포증이 있는것인가
왜 뒤에서 연기를 해대고 있는건지 커트콜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먼곳에 있는것도 아닌데
배우들이 엄청 뒤에 있다. 특히 뒤에 있는 바위같은(고인돌이라 함) 조형물에서 주로 연기를 한다.
그러니 얼마나 멀게 있는것인가

이 연극의 특색이라면 자막이 들어가 있다는 것
기왕이면 영어도 함께 넣어줬으면 좋았을텐데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외국인도 가끔은 오지 않을까)

전체적인 내용은 한창 격동기 시절의 끝무렵 90년대 초반을 다루지만
왠지 요즘 세대들과는 조금 먼 시간처럼 느낄수도 있고
나같은 세대는 익숙한 시대지만 한편으로는 폭력적 진압이나 화염병도 끝물이었던 시기다.

그래서 보통은 민주화 운동, 군부독제 타도.. 이런것들일텐데 90년대 초(93년)에 노태우 임기가 끝나고
김영삼 집권시절이었으니 한국은 점차 안정적인 시대로 접어들게 되던 시기다.
엑스세대라는 말도 이무렵 나왔던 만큼 각종 문화와 적당히 풍족한 삶등
세대간 갈등도 이때 점차 심해지던 '라떼는...'의 시발점 같은 시기일수 있다.

연극을 보면서 한국의 대학생들이 학원의 독립성을 위해 그렇게 발벗고 뛰었나?란 생각이 든다.
검색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봐도 많이 나오진 않은 '학원자주'

아무튼 극 속의 학생들은 무엇인가를 놓고 서로들 갈등도 하며 어디론가 나아간다.
여기서 부각되는 두 여인

이 연극의 이상한 점인데
이전 세대와 현 세대의 채워지지 않는 공백같은것(서로의 이상향?)을 표현하려는것인지
동성애에 대한 것을 말하려 하는것인지
서로의 어떤 이데올로기를 위해 투쟁했을때의 내부 갈등과 회상을 말하는 건지

물론 전체적으로 다 섞여있다.
지금 세대를 이해못하는 전세대
그 전세대끼리 또 이해 못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정도의 차이
그 와중에도 갈망의 끈은 끊기지 않는데, 문제는 감정이 일방통행정도라는 것
대부분 그러하듯 연인이길 원하는 사람과 단지 친하기만 원하는 사람
이 둘간엔 보이지 않는 팽팽함이 존재한다. 아니 그것을 팽팽함으로 엮으려고 작가들은 노력한다.

이 연극은 이것을 주로 다루기때문에 나머지것들은 모두 의미가 퇴색된다.
최루탄, 화염병, 밤새도록 고민과 토론했던 학우들, 지금 세대들과의 갈등, 이 연극에서는 모두 똥이다.
그냥 두 여자, 아니 한여자의 동성애적 감정선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뿐이다.

그래서 연극의 결론이 무지 허탈하고 허무하고 공허하다.

저 많은 이들이 저렇게 열심히 무엇인가를 위해 노렸했지만 결국은 한여자의 동성애로 귀결되다니
인간에게 연인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일수밖에 없지만
그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한국의 모든 사회를 끌어왔어야만 할까..

한 사람의 시선을 표현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을 소모시킨 과소비가 심한 연극이라 해야 할지
그러나 연극을 본 시간은 매우 흡족했다.

잘 만들어진 시대 멜로극같이.. 보고 난 후 아무것도 없지만 볼때는 재미있는 그런 연극

출연 : 김정, 이세영, 이준영, 남수현, 송치훈, 김관식, 최강현, 박다미, 이서한, 최수현, 박세은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