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3. 5.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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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니 비가 오는건 좋은데 왕창 내린후 개는것도 아니고 이틀간이나 내린다니
이틀동안 두편의 연극은 모두 눅눅하겠지만 기분만은 시원하다.

제목에서 모든것을 보여주는듯 전체 흐름이 예상되될거 같았지만
실상 내용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원작 제목은 '어둠속의 빛'이라 나오고 영화 '우나기'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영화 우나기는 오래전에 봤던 영화인데 전체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장어가 나온다는 정도만 기억난다.
(장어가 일본어로 우나기니 당연한건가?)

흐름은 가석방된 한 인물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연극이지만
일본 특유의 냄새가 너무 풍긴다는게 조금은 거리감으로 다가온다.
아무래도 한국 풍토에서 나온 작품이 아닌이상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을 지울수 없는데
특히 모든 행동들이 사실적인듯 싶으면서도 좀 과장된거 같기도 하고
일본 영화를 보면 정적인것은 너무 정적인반면 격동적일땐 상식 이상으로 격하게 표현된다.
그것이 실제와 거의 유사할지라도 흔한 상황은 아니기때문에 어색함으로 다가오는걸텐데

국내 창작품이나 중국이나 서양 예술은 이질감이 덜한반면 유독 일본 예술은 좀 다르게 다가온다.
유달리 인간의 잔인성을 잘 묘사한다고 할지 그래서 더 무섭다고 해야 하나
섬나라 특유의 집요함이 좀 있을순 있는데 이게 예술로 표현되면 때때로 어렵고 거북스럽게 다가온다.

AI나 사실적 묘사가 주류가 되면서 '불쾌한 골짜기'(너무 인간같아서 생겨나는 거부감?)라는 표현이 많이 부각되고 있긴 한데
왠지 사이코패스(공감력 부족)라는 약간은 먼세상 사람같은 인물의 묘사가 진실같아서 불편해진다고 해야 할지

한국에서 사이코패스를 표현할땐 차갑고 냉정하며 무심하고 자기중심적으로 표현하면서 선을 긋는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 사이코패스의 묘사는 내면속에서 불타오르는 분노와 자기 합리화를 강렬하면서 차갑고 노련하게 이끌어간다.

특히 어항속 물고기들에게 감정을 표출할때는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와 생명경시에 대한 인물의 성향을 극단적으로 묘사되어
연극임에도 순간 순간 공포감이 밀려든다. 예상컨데 이 공포감은 나만의 감정은 아니었을것이다.

이렇듯 흐르는 전체 요소들은 묘하게도 가성방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이끄는 이상한 결론으로 감정선이 도달된다.
작가의 의도가 그런것인지 알수 없고, 영화 우나기의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는 상황에서
연극의 끝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에 대한 시선보다는 가석방된 범죄자 모두에게 화살을 겨누는듯하다.

표현자체가 극적인대다가 등장하는 인물 모두 흔하지 않은 문제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매우 암울한 세계 속에서 표현되는 암울한 일상을 그려내고 있으니
결론이 좋을수 없다는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특히 텐지로(주연)의 모든 행동은
칼을 품고 있는 그 무엇과도 같아보임에도 불구하고 곁에서 집요하게 행복을 찾으려 애쓰는 토요코
그 옆에서 스토킹과 부부 사이를 이간질을 하는 히누마, 불륜의 진위여부를 알수 없는 업체 사장 등
전체적으로 블라맹크의 회화처럼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 세상을 표현한다.

그래서 매우 훌륭한 연극 한편을 봤음에도 기분이 개운하거나 흡족하기보단..
불필요한 색안경을 쓴 느낌이다.
예전 영화 '우나기'를 봤을땐 이런 느낌이 들진 않았던거 같은데 내가 잘못 이해 하고 있는것일까.

출연 : 강성해, 윤상호, 원완규, 최지은, 이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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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5. 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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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하루
싸늘함보다 차가운 시원함이 있어야 봄일텐데 패딩이 어울리는 추운 하루다.
아르코미술관에서 전시하는것들 대부분은 난해해서 무엇인도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봄에 오는 비는 쾌쾌함이 씻기는 기분이 든다.

연극에서 SF(과학소설)내용을 다루는것은 표현의 한계로 쉽지않다.
하지만 '맨 프롬 어스'같은 영화는 미친 몰입감과 특별한 효과없는 일상의 배경에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연극은 이정도가 한계일수 있다. 이 이상 욕심을 부렸다간
오히려 영화 우뢰매같이 전혀 SF스럽지 않은 유치함만이 가득차게 된다.

오직 말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냉혹한 연극 속 SF 세계
이런 악조건임에도 특이하게 SF 연극제를 한다. 그것도 벌써 8회라고 하는데 SF연극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연극제는 잘 모르겠다.

5월까지 계속 이어지던데 짧은것이 대부분이라 그다지 관심이 쏠리지는 않는다.
(짧은 연극을 두편보면 그것도 나름 좋은데 서로 시간대를 맞추는게
아니라서 하루에 연이어 두편을 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행운일수밖에 없다.)

케어 Care 뭔가 관리받는다는 것이고
이 연극은 신체를 통채로 복제해서 필요한 장기를 꺼내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전체적으로 소재는 매우 식상하고 영화 '아일랜드'가 2005년에 나왔으니 해묵은 소재의 대표격인데
이것이 SF연극제에 나왔다는것은 이쪽도 소재가 슬슬 고갈되고 있다는 의미일수 있다.
(영화조차도 이젠 멀티버스로 안되는걸 막 만들어내고 있는 형편이니 연극쪽은 더 암울하겠지)

결국은 신체 일부를 떼어내기 위해 복제된 인간을 그냥 죽여버리는 전근대방식의 복제를
연극은 말하고 있는데, 근래엔 해당 부위만 복제하거나 재생하도록 연구하고 있지 영화 아일랜드처럼 사람을 통으로 복제해서
일부 장기만 적출하고 나머지는 죽여버리는, 샥스핀때문에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통은 버리는 그런 무모한 짓은 지양하는것이
현대의학기술들이다. 그러다보니 전개 자체도 식상하게 진행된다. 차라리 AI 로봇이 인권(영화 아이로봇, 매트릭스)을 요구하는게
차라리 현실적 미래같이 느껴지지만, 이 극은 아쉽게도 미래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미래 스럽지가 않다.

어떤부분에선 현실일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동물을 복제하고 있는데 연극처럼 기억을 넣지는 못하고
특정 나이의 신체로 만들수 없다는 정도일뿐 완벽히 동일한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는 객체를 복제한다.
(이런다고 이것이 같은 객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그들은 그런 짓을 하고 있음)

이것들이 생명윤리에 어긋나는지는 나는 모르겠다. 신체장기만을 복제하는건 괜찮고 전체를 복제해서 일부만 쓰고 나머지는 폐기하는건 안된다?
지극히 자아보호본능이 있는 생명체 관점에보면 어느쪽이던 윤리에 어긋남은 없어보이지만 후자는 불필요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니
자본은 결코 그쪽으로 흐르지 않을것이고 누군가 나를 살려내기 위해 나를 복제하여 어떤 부위만 적출하고 나머지는 폐기한다고 하면
나는 '생명윤리에 어긋나기때문에 안된다.' 라고 말할 자신 또한 없다.

이런류의 소설의 특징은 먹히지도 않는 윤리를 들이댄다는 것인데
당장 내가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건 정당한 방위권 행사로 인간사회에서 많은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생존을 위한 복제분야는 억제하기에는 그 한계를 가지고 있을수 밖에 없다.
일종의 채식주의자들이 시위하는것과 비슷한 맹락으로 아무리 주장해도 내 세계가 사라지게 생겼는데 귀에 들어올리 없지 않은가.

또한 이 연극은 말로 풀기보단 다소 관객에게 상상을 유도하지만 전체적으론
비주얼적으로 무엇인가 만들어져야 극이 좀더 완성되어질거 같은 공백들이 존재한다.
영화로는 이미 나와있는거나 다름없기때문에(심지어 영화 '마녀'도 일부분은 비슷한 느낌이 있음)
별다른 기대감이 생겨나는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마지막 커튼콜 이후에 연출께서 디스토피아적으로 꾸몄다고 하는데 누구에게 디스토피아라는 것일까..
적어도 인간에겐 유토피아 아닌가?
새로운 생명체에겐 새로 탄생했기때문에 디스토피아가 아닌 짧은 생일텐데.. 짧아도 너무 짧고 상대적으로 지능이 너무 높다는게
그들이 직면한 큰 문제긴 하지만 조선시대까지 인간의 평균수명이 40~50년이라고 그 시대를 디스토피아로 보진 않으니
어떤관점에서 디스토피아라 하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약간은 감정선을 늘려서 끄는 경향이 있어서 80분도 안되는 짧은 연극치곤 가끔은 지루함마져 느껴질때도 있다.

그렇지만 극단의 배우분들 연기는 너무 훌륭하다. 서로 호흡도 좋고
검증된 과거 희곡이나 신선함 품품 풍기는 희곡을 올리면 시너지가 엄청날듯한 극단이 아닐수 없어 차기작이 기대된다.

출연 : 김서원, 정남주, 곽지유, 김도형, 김예연, 신요셉, 한유진, 오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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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4. 3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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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악 정보를 접할수 있는 방법은 길을 걷다가 우연히 보게 되는 포스터
또는 몇몇의 공공기관이 운영 문화 사이트에서 오는 메일
그리고 페북같은 SNS에서 친구로 맽어놓은 국악인들이 올리는 정보에서 공연정보를 얻는데
이번과 같이 평일에 공연하게 되면 회사원인 입장에서 관람하기 쉽지 않지만
잠시 백수가 되어 좋은 기회다 싶어 국립국악원에서 연주회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공연이 있어서
바로 예매했지만 평일 오후 7시30분에 관람한다는건 집에 오면 9시가 넘기때문에 아무리 백수라도 부담이 된다.

부담 되더라도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올해는 연주회를 좀 다니고자 하는 생각이
봄 언제쯤인가 문득 생각이 들어서였다.

단독 콘서트는 아니고 두명이 나와서 한시간동안 연주하는것이라 국악을 잘 모르는 나라도 크게 걱정이 되진 않았다.

예술의 전당 미술관은 적지않게 다녔지만 바로옆에 붙어있는 국립국악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독특하게도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풍류사랑방.. 크~~
옛 선비들이 모여 명인의 연주회를 들으며 풍류를 즐기던 그런 모양은 아니지만 ^_^
조금 상상은 할수 있다. 어떤곳인가 인터넷을 찾아보면 다기와 차도 주던데 이번은 그런게 없었다.
그리고 양반다리를 할수도 있지만 좌석 거리가 좀 좁아서 양반다리하는게 조금 불편했지만 가능 하다는게 기분좋다.
첫날은 비가 와서 바닥을 온돌처럼 따뜻하게 해놨던데 공연장에서 엉덩이가 따뜻해본적 있던가
(오늘은 덜 춥다고 히터를 끈거 같음 ^_^;;)

폭신한 좌식의자 하지만 좌석간 거리가 좁아서 좌식으론 못 앉는 이상한 배치(널널하면 그만큼 관람인원이 줄어드니 이해함)

첫날도 긴장되고 둘째날인 오늘도 긴장된다. 왜냐면 음악의 선율을 이해하기 어렵기때문이다.
국악 음반이 좀 있는데 주로 판소리, 민요같은것이고 연주는 가야금, 대금 산조들이 나머지지만 듣다보면 솔직히 무엇을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무엇이 연상되거나 어떤 느낌이 난다거나 해야 할거 같은데 한국것임에도 모르겠다.
내게 와닿는 느낌은 약간의 변조가 버무려진 도돌이표같다고 해야 할지, 비발디 4계도 이보단 덜 반복적일듯 싶다.

아무튼 시작되는 첫무대는 피리
얘는 목관악기겠지만 흔히 서양악기의 목관악기 음색을 생각하면 제법 난감하다.

그냥 풀피리 같기도 한 대나무에 구멍 뚤어놓은듯한 나무 막대기
'서'라고 하는 리드와 나무 한개가 끝인데 소리도 맑고 청량하고 투명하다거나 부드럽다와는 좀 거리가 있다.
말 그대로 투박한 소리가 나온다. 고급진 소리보단 군살 잔뜩 붙어있는 농부의 손같이 거칠거칠하다.

끊임없이 무엇인가 반복되는 멜로디가 있는데 이것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모르겠다.
기승전결이 있는 것인지도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다만 저 투박해 보이는 악기위의 손가락의 움직과 그에 맞춰 퍼지는 선은 때론 곱고 때론 강렬하고 이상하다.

아기처럼 섬세하기도 하고 쟁기질을 하듯 거칠다.
그렇지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판소리는 문자화된 구체적인 서사가 있기때문에 읽을 줄 알고 뜻만 알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사양 고전음악류들 역시 기승전결이나 주제가 있기때문에 감정이 선율의 고조에 맞춰 긴장이완을 충분히 할수 있어서
시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수 있지만 한국의 피리연주는 모르겠다
왜 이렇게 반복이 많은걸까. 이것이 주제는 아닐건데, 이것이 주제라면 그것은 또 무엇인가.

국악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연주자의 무표정 또한 한몫 크게 한다.
한국 사계를 말하는걸까, 선비의 올곧음일까, 연인의 사랑일까
아무튼 무엇인지 모르지만 길지 않은 시간이라 짧게 즐겨봤지만
피리 연주로 한시간정도 했다면 나는 틀림없이 졸았을 것이다. 대금산조는 음이 표현하는 것들이 많아서
좋던데 피리는 그렇게까진 만들기 어려운지 솔로 연주에 특화된 악기가 아닌것인지 아무튼 미묘한 변화 말곤
전체적으론 단조로운 반복의 연속이었다.

두번째는 내가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거문고연주다.
거문고를 좋아하는 것은 지독히 간결하고 절제된 선율때문인데 이번 연주자(박영승)의 연주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연주는 아니었다. 생각한 거문고 연주보단 훨씬 경쾌하다고하면 맞는 표현인지
그리고 서양 악기 연주자 처럼 온몸으로 운율을 타는 모습이 사뭇 신기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했다.

악기 연주자니 손의 움직임을 아무래도 보게 되는데 흐름이 끊김없이 물 흐르듯 유연하며 강렬하다.
글로 표현하긴 아직 어렵지만 거문고 특유의 독특한 여운은 비록 좀 빠른 연주라 덜하더라도
사이 사이 사그러드는 물결은 순간의 고요함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나의 국악 연주회 첫경험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끝나버렸다 ^_^;;;;

둘째날인 오늘 세번째는 다시 피리
피리는 참 어렵다. 아니 단조롭다.
미세한 변화를 알아야내야 하는건지 미세한 음 컨트롤에 환호해야 하는건지
이 음악은 누구에게 무엇을 보이기 위해 작곡된것인지 두번째 들어선 도무지 모르겠다.
연주자(박치완)께는 미안하지만 두번째 경험따위로는 아직 안되나보다.

연주시간이 짧아서 지루하진 않으나 두번째 경험도 이렇게 지나쳐버리니 아쉽다.
관객입장에서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걸까.
우리 음악을 듣는데 공부를 해야 할정도면 초중등교육이 심각하게 왜곡되어졌다는 의미일수도 있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야금이다.
가야금은 기본적으로 너무 익숙하고 민요, 창등 병창에도 많이 나와서 어색함이 전혀 없다.
음 표현의 다채로움으로 귀가 무척 즐겁지만 국악기중엔 너무 핑크핑크한 느낌이라 배워보고 싶진 않았던 악기다.

처음은 가야금 산조인데 여느 가야금 산조와 크게 다름은 없어보인다.
다만 이렇게 가야금 산조를 눈앞에서 본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인데,
짧막하겐 보적 있고 각종 영상 매체에서도 많이 봤는데 느낌이 너무 다르다.

서로 각기 다른 놀림의 왼손과 오른손,  그 것들을 묵묵히 지켜보는 지긋이 바라보는 두 눈과 근엄한 몸짓

분명히 한사람의 연주를 보고 있는데 소편성 교향곡을 눈으로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눈만 그러하다.
소리는 잘 녹음된 수많은 연주보단 훨씬 음장이 좋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차이가 나는것은 아니다.
그래서 가야금 연주가 비주얼적으로 이렇게 강렬한지 오늘 처음 알았다.

연주중에도 틈틈히 얼굴에 뭐가 묻었는지 닦아내는데 결코 급하게 닦지 않는다.
매우 리드미컬하다고 해야 할지 그러면서 끊김없는 손동작으로 얼굴을 닦아내고 다시 현으로 손을 올려놓는다.
(국악기 연주자들은 이런 손동작도 따로 교육을 받는건가? 의문이 들정도로 부드러운 선을 유지한다.)

역시 종특이라 해야 할지 단아함 그 자체의 표정으로 변화없는 매력을 뿜어낸다.

양손은 저리도 바삐 움직이는데 저런 고운 자태를 만들수 있는것은 저 사람의 수많은 피땀의 결과겠지만

가야금연주를 배워보고 싶게 하는 짧은 시간의 황홀함이었다.

한국악기중 가야금, 거문고는 한사람의 각 기관이 서로 침범하지 않으면서 조화로움을 만들어내는것부터 시작일까

미치도록 절제된 움직임속의 실내악.

마지막으로 피리와 가야금이 함께 연주하는데 특별한 고저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미묘한 변화를 지속한다.
차한잔 마시며 친구와 도란도란 담소나누기 좋은, 절의 풍경소리 같은 연주다.
가야금은 각 음절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고 피리는 살을 붙이는 식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것을 무엇이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시조의 운율 같아보이기도 하다.
무엇이 되었던 이들을 떼어놓으면 한쪽이 너무 외로울거 같은 조합으로 끈끈히 이어가다가 조용히 막을 내린다.
연인의 삶일까, 벗의 관계일까, 외로운 군자의 삶은 아닌거 같다.

어쩜 이리도 근사할까..

그러나 아직도 잘 모르겠다. 좀더 많이 봐봐야 할거 같은데 백수생활도 끝나가고
평일에 어떻게 봐야 할지도 걱정이다.
올해는 되도록 연주를 많이 보고 싶은데

출연 : 거문고 박영승, 피리 박치완, 가야금 김윤희, 피리 고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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