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3. 9. 1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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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극을 보는거 같지만 두달도 되지 않았다.
이번 두달은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겪었고 앞으로도 좀더 남았지만
그럼에도 연극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연극 보는걸 좋아기때문이고 휴일인 지금 즐길만한게
미술관 아니면 연극정도밖에 없기때문이다. 무엇인가 새로운것을 해보려 계획해보지만
아직 새로 무언가 한다는것은 조심스럽다.

아르코 극장은 전체적으로 좋은 극장인데 왜 이렇게 연출을 한것인가.
방향이 없다. 아니 없는것처럼 꾸며졌다.
엄밀히 따지면 3방향의 시점이 존재하지만 어느쪽도 별볼일 없이 벽을 보고 있는듯한 구성이다.
답답하다.

그리고 자막은 극장 가장 높은 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걸 설치한 놈은 관객의 목은 아랑곳 하지 않았던것일까)

기본적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무시한 자기들의 자위하는 연극처럼 느껴진다.

관객을 바로 옆에 두고 목청이 쉬도록 소리를 지른다.
그것도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이곳 저곳에서 질러댄다.
하지만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경우는 극히 드믈다. 왜냐면 나는 총 3면의 시야중 한곳을 바라보고
무대는 총 4곳이었기때문에 배우들이 시야에 들어오는 확률은 25%에 불과했기때문이다.

입체감따위는 개나 줘버린 어지러운 구성이다.
배우들을 좀 보려고 몸을 돌리면 다른 관객이 있어서 민망하기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다.
어쩌면 연출은 관객이 귀로 듣기만을 바랬을지 모르겠다. 이럴거면 차라리 낭독극을 하던가.

수어는 수화를 말하는거겠지? 그런데 연극도중에 한번도 못봤는데 누가 했다는 걸까.. 누군가 했겠지
누구에게 했을까.. 왜 했을까..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지른것이 청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였을까

상황이 이렇게 난잡하다보니 집중이 전혀 안된다. 내용 자체도 그다지 깊지 않은데 산만하기까지 해서
졸음이 밀려온다. 배우들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대도 졸음이 밀려온다.
하지만 졸진 않았다. 조는 사람들을 봤을뿐이다.

왜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의 목소리를 낭비하도록 구성되었을까
끝무렵에는 목에 무리가 왔는지 힘이 풀리는 소리마져 들려온다.
(배우들은 목소리 관리도 잘하고 아껴야 하는데 이렇게 낭비하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아무튼 무슨 내용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중간까지는 죽은 개를 찾기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애썼던거 같은데
나중엔 개가 주인을 생각하는거 같기도 하고

솔직하게 말하면 전혀 관심 가지 않는 대화들의 연속일뿐이었다.

그런데 퀴어는 뭔소릴까? 극중 누군가 LGBT중 한가지였나?

좋은 극장에 훌륭한 배우들이던데 안타깝다. 어쩌면 이해 못한 내가 안타까운것일지도..

그런데 우낀것은 110분이란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는 것
초반 설명하는데만 20~30분을 사용했으니 그럴지도..

한국 작품인데 왜 다들 외국 이름들이지? 한국 작품이면 한국이름 쓰면 안되는건가
모두 외국 이름이라 원작이 외국것인가해서 찾아볼까했더니 한국거였나보다.
2017년 초연때는 80분 작품? 늘어난 시간을 초반 설명으로 다 사용한건가
그만큼 관객들이 혼란스러웠다는것일지도 모르겠다.

연극 보는것 자체가 취미인 사람들이야 가끔은 이런 독특한것을 보는 맛도 괜찮은데
큰맘먹고 연극이란 장르는 즐겨보려고 온 사람들에겐? 글쎄 어떤 인식을 심어줄지....

그나저나 문화릴레이 할인을 해주길래 기존에 봤던 해당 티켓을 들고 갔더니 도장을 찍어준다.(관련 티켓은 적지않은편)
고작 20% 할인 해주면서 엿같은 생색을 내다니(고등학생도 아닌 대학생들은 40%나 할인해주는데)
같은거로 여러번 할인혜택을 받은 사람이 있었을까. 그러면 좀 안되나.. 4만원씩이나 하는거 고작 8천원 할인해주는건데
남들이 보면 한 50%는 할인해주는줄 알것네 에휴.

출연 : 최승미, 최순진, 조경란, 전박찬, 이리, 박수진, 박경구,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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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8. 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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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7월이다. 올 초가 엊그제같은데 이제는 여름휴가와 연말을 바라보는 시기라니
장마가 한창이지만 잠시 뜨겁고 습하다 그래서 선풍기 틀고 잤더니 비염이 생겨 훌쩍인다.
나는 왜 선풍기 바람따위에 비염걱정을 해야 하는걸까

위시 리스트, 받거나 사고 싶은것들. 각종 행사때 서로 주고 받는 선물같은 류라는데
어느때부턴가 선물보단 행동, 바람 같은것으로 바뀐거 같다.
연극에서는 먹고 싶은것, 사고 싶은것들을 적는다. 하지만 제목과는 다르게 그 비중이 높지 않다.
그리고 큰 의미도 갖지 않아 보인다. 원작도 그런것인지 감독이 각색한건지 모르지만
희곡을 다 쓰고 제목을 그냥 적은것 마냥 스쳐지나갈뿐이다.

강박장애가 있는 오빠(딘)와 돌봐주는 여동생(탐신)
탐신은 아직 미성년자 같고 오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같아보이지만 구체적으로 명시되진 않는다.
하지만 희곡 자체가 청소년들 복지의 사각지대를 표현한다고 하니 저들중 적어도 탐신은 미성년자로 보인다.

영국은 장애자 복지가 좋을까. 한국에서 장애자가 일을 안하고 먹고 사는것은 궁핍한 생활 그 자체일텐데
'코스코스'라는 이상한 죽같은걸 먹는것을 보면 아마도 이곳의 복지 역시 별반 달라보이진 않았다.

나보다 형편이 훨씬 안좋아보이는 저 남매를 보며 내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것에대한
동질감을 느낄수밖에 없었다. 저들이 적고 있는 위시리스트 역시 내게도 존재한다.
나 또한 하루 일정시간만큼은 반드시 일을 해야 하고 이것을 못할경우 사회복지가 좋은것은 아니기때문에
다른 생존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저들은 노동력 상실로 복지 혜택을 받았지만 그것이 좌절되자 탐신이 곧바로 일자리를 구한다.
그로 인하여 오빠는 홀로남게 되니 강박장애로 더욱더 괴로워 한다.
악순환의 연속으로 한 가족의 삶은 무너지는것이 혹은 이미 무너진 가정으로 묘사된다.
대학은 꿈도 못 꾸고 일자리는 제로아워(일한 시간만큼만 주고 안정된 자리도 아님)계약으로 하루 하루 연연하게 된다.
(제로아워라고 표현하지 않지만 찾아보면 그렇게 나온다. 요즘도 그럴지 모르지만 얼마전까지 한국의 중노동 시장에서
아침마다 "누구누구 몇명" 승합차에 몇명 태워가는 일회용 일자리와 비슷한 시스템인거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제법 오래된건데 '제로아워'라는 말은 생소한것을 보면 국가간 시스템을 일반적으론 얼마나 모르고 사는것인지)

아무튼 그렇게 고단한 일상속에서 이들의 삶은 삶이 아닌게 된다. 어차피 회사라는 조직에서 한 인간은 기계 부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취급을 받는데
이 가족의 삶은 짧막한 휴식조차 용납안되는 쳇바퀴속에서 고통받는 시간을 지낸다.

더욱더 비극적인것은 중간 중간에 약간의 사건 아닌 사건들이 발생하지만 그 무엇도 이들의 삶을 바꿔놓을수 없다는 것이고
저들의 세계는, 우리의 세계는 아무런 일 없듯 그대로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수십년전, 수백년 전에는 상상조차 안될 정도로 엉망이었을까란 생각을 해보면 그것도 그렇지 않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이 표현하고 실행할수 있는 그 상태, 진화되지 않는,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는 그대로를 계속 반복할뿐이다.

탐신의 미래가 나의 미래고 우리의 미래일수 있기때문에 이 희곡은 많은 상상을 자아내도록하는 멋지고 훌륭한 극이지만
암울하고 눅눅한 미래만이 상상되어 뒷맛이 산뜻하지 않은 섭섭함만이 남는다.
어차피 밝은 미래가 오기 쉽지 않다면, 극 속에서만큼은 해피엔딩으로 끝내주면 안되는 거였을까..

쥐구멍에 볕 들면 쥐들은 다른 구멍으로 이사가야겠지만 그렇더라도 볕 드는 상상 한번쯤은 해도 되는거 아닐까

출연 : 이정현, 송현섭, 차준규, 지남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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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7. 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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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평일에 공연을 본다는건 쉽지 않다.
7시30분 공연인데 회사 반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볼 수 없을만큼 회사가 먼곳에 있다니 에휴
게다가 오늘의 주제는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상여소리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주제도 그렇고 지금 내 처지도 별로인 하루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입장해서 기다리는데 국립극장과 느낌이 비슷하다. 하지만 무대가 높지 않아서
적어도 출연자들의 발을 못보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거 같아 안심아닌 안심이 된다. 물론 이번도 맨 앞자리

요즘은 노안이 와서 안경을 새로 맞추는것도 좀 그러다보니 버티고 있어서 가까운곳과 먼곳이 잘 안보인다. 그래서
맨 앞자리가 가장 좋은거 같다.(맨 앞자리를 늘 선호함) 오페라망원경이라도 사야하는건가.

이 공연은 내용 만큼이나 서글픈 제목을 지녔다. 순전히 제목만 보고 꼭 봐야겠다 싶었던 공연
아련하고 후회스럽고 슬픈 제목..

남자는 꽃신 신을 나이쯤 무슨 생각을 할까
여자는 꽃신 신을 무렵 무슨 생각을 할까

사람으로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밤잠 못잘때가 꽃신 신을날(결혼)이 아닐까
이후부터 일반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수많은 걱정과 고생, 고뇌, 고통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고단한 삶의 마지막을 보낸다.

이 제목은 그 고단함을 저승가는 길이라도 가볍고 홀가분하게 그리고 그때 그 기분으로 가시길 기원해주는거 같다.

지금 세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기때문에 부모로서의 짐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께서는 아파서 앓아누우셨을때 항상 '아이고 어머니'라며 할머니의 어머니를 찾아셨다.
어머니를 찾을만큼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힘드신 삶을 살아오셨으리라.
돌아가시고 안계신데 처음 혼인할때 신으신 꽃신을 신고 홀가분하게 가셨길 보고싶은 그리움을 담아 기원해본다.

외국도 다 비슷한건지 타국의 장례문화를 본적 없어서 모르지만
한국은 산사람을 위로하고 죽은자의 미련을 벗게 해주는 품격 높은 장례를 보여준다.

이토록 격조있으면서도 무겁지 않고 그러면서도 경박스럽지 않은 장례가 또 있을까
내가 상여를 본것은 아마도 나의 할머니 상여가 마지막이었을거다. 당시엔 지금처럼 병원에서 치루는 장례는 없었기때문에
집에서 모든 장례를 끝마치고 장지까지 몇백미터정도 상여로 모셨던거 같은데
그때 소리하는 분도 계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 이렇게 잊혀지는거겠지.

각 지역마다 장례가 조금씩 다를텐데, 이 공연은 지역마다 장례에 나오는 소리와 공연을 선사한다.
어느지역은 품바같은 사람들이 나와서 슬픈 분위기를 돌려놓기도 하고

판소리 대목도 나오고 단가도 나온다.

전체 구성은 서도소리로 시작해서 경기도를 지나 진도 다시래기(?)로 맽음된다.
전체 80분정도의 길지 않은 공연인데 한곡 한곡 끝날때마다 각기 다른 색채로 지루할틈이 없고
약간은 기분전환도 되는 것들이 중간에 들어가 있어서 한국의 희노애락을 장례에 담는 기분마져드는 공연이었다.

그러나 국립극장(해오름)과 무척 비슷한 느낌이지만 음향은 좀 후진듯하다.
거의 비슷한 맨앞 왼쪽에 앉아있었는데 국립극장과는 다르게 약간은 먹은 소리와
과할정도로 큰 소리는 극장 크기에 비하면 좀 심하다 싶을정도다.

국악을 위한 극장 아니었나? 왜 이러지? 창자들의 갈고 닦은 견고한 소리를 듣기엔 많이 부족해보이고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악기들과의 조화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꽹과리와 징만 살살 치며 하는 회심곡이 훨씬 품격있게 느껴진다.

다시래기를 볼때는 진도에서는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흐름에는 뭔가 맥을 끊는 느낌도 든다.
(예전에는 지역을 돌며 공연하면서 약팔는 공연단체가 있었는데 그런 느낌같이 좀 붕떠이는듯) 

무대의 깊이가 엄청나던데 꼭 그렇게 안쪽에서 시작을 해야 했을까란 아쉬움도 따른다.
최대한 앞쪽에서 관객과 눈을 좀 맞춰주지..
소극장 공연을 많이 보다보니 이런점에서 특히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이토록 슬프며 점잖고 격조을 갖춰서 품격있게 죽은자를 위로하고 산자를 다독이는 장례문화가 있었다는것은
한국의 큰 유산이지만 병원에서 인스턴트화되어 모두 사라지고 있는것을 보고 있자면
자본의 논리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사라져가는 문화들이 상여소리만큼이나 서글프고 처량하고 애처로워진다.

꽃신을 처음 신던, 설래이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 없다면, 후회없이 훨훨 날아가시길....

출연 : 아주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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