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5. 1. 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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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일이 있어서 특근 아닌 특근을 하게 됬다. 너댓시간 있으니 졸리워 회사의자에 앉아 수십분 졸음
하지만 이상하게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뭘 그리 힘든 삶을 산다고 피로가 풀리지 않을까
신사동에서 이사하기 전에 첫눈이 많이 내려서 무척 기뻤는데 그 후론 눈다운 눈을 서울에서 본 적이 없다.
약간 흣날린정도. 오늘도 청명하고 싸늘하고 냉정한 하늘만 무심하다.
춥지만 막상 겨울옷을 꺼내 입기엔 무엇인가 내키질 않아서 아직도 늦가을 옷에 조끼 한개를 껴입고 다니니 올 겨울은
다른 해보다 조금 더 춥게 다가오는거 같다.

송년판소리는 안숙선 명창의 독무대같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번이 두번째 공연을 보는것이지만
특이하긴 하다. 이 좋은 무대를 오래도록 왜 이분의 정기 공연장이 되었을까?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다. 무엇인가 분위기가 기념하는듯한 약간은 침침한 분위기

시작부터 홀로그램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홀로그램이 아닌거 같은데 왜 홀로그램이라하는지) 며칠전 찍은
안숙선명창의 저장 판소리를 틀어준다. 왜 이랬을까? 그냥 명창께서 나와서 직접 불러주시지 이상한 퍼포먼스는 왜 하는걸까?란
의문이 들다가 문득 '안숙선명창께서 연세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창을 못하실정도가 되셨나?'란 약간의 불안한 기분이 감돈다.
2년전인가 3년전이가 그때 송년판소리엔 그래도 건강하셨던거 같은데..

아무튼 1부 한시간 무대는 이렇게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제자분들이 나와서 모든 공연을 했다.
안숙선명창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그와중에 '사랑가'는 왠지 좀 그랬다. 손녀라고 하는데....
아무리 같은 길을 나섰다곤 하지만 어설프디 어설픈.. 이런 좋은 무대를 손녀라는 이유로? 그냥 예쁘고 귀여운 꼬맹이정도던데.
다른 훌륭한 제자들이 많고 많을텐데 뭔가 아쉽고 섭섭한 무대였다.
나머지 모든 공연은 말하면 입아픈 멋진 공연으로 평생을 몸바친 말 그대로 전무가들의 공연이니 아무리 못해도 프로패셔날 그 자체다.

새타령과 추월만정은 왜 그리도 슬픈지.. 눈물이 잘 나는 편이 아닌데 눈꼬리가 쓰라리다.

피날레는 역시 마지막 단원인 안숙선 명창의 명예로운 상패수여식을 하는데 재자들이 부축이며 나오는 모습에
아~ 내년 연말엔 뵐수 있으려나.. 안타까움과 속상함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민요 몇 소절 하실때에는 쩌렁쩌렁 하신것을 봐서는 소리에 대한 열정과 애정만큼은 그대로인듯 싶다.

조금 힘드셨어도 앉아서도 좋으니 판소리 한두대목 해주셨면 어땠을까란 안타까움도 든다.
관객인 나를 위함이 아니라
소리로 평생을 관객과 함께한 안숙선명창 그 자신을 증명하기 위함의 무대로서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할까? 안숙선명창은 수많은 훌륭한 제자들을 두셔서 외롭지 않으시겠단 안도가 든다.
아직도 충격적인 기억으로 공옥진여사 말년 다큐멘터리가 떠오른다. 예인의 안타까움일지 시대와 맞지 않아 대중으로부터 냉정하게 버림받은 예인의 마지막 모습
문화예술이란게 때론 냉정하게 내동댕이 쳐지기도 하기때문에 때때로 모르게 사라진 기억의 인물들의 안타까움이 먼저 떠오르기때문에
안타까움이 버릇처럼 앞장서지만 역시나 안숙선명창은 그렇지는 않을거 같은 생각이다.

TV나 우연히 알게 되어 팬이 되었던 그런 사람이 평생 몇이나 된다고 이제는 슬슬 명을 달리하시는데
이건 내가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말이 되지만 그럼에도 오늘 공연에서 제자들이 부추겨 나오시고
부채를 한 손으로 펼 힘도 없으셔서 양손으로 힘겹게 펼치시고 제자들과 민요를 맞추시는 안숙선명창을 보고있노라면
한사람 인생의 끝자락은 어떤 환경이나 어떤 상황이라도 기쁘게 맞아주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 공연은
눈꼬리에서 눈물이 마르질 못했던거 같다.

우리의 명창 안숙선.
앞으로 남은 시간 끝까지 관객앞에서 멋진 노래를 하시길 기원합니다.

출연 : 명창안숙선, 제자들, 국립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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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2. 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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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방구석에서 '나홀로 집에'를 보는게 최고겠지만
명색이 휴일이라면 월급도 못받으며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회사원인지조차 헷갈리지만
아무튼 그래도 휴일엔 연극을 보고 거리를 걷고 싶다.
문제는 버스타는 곳까지 제법 걸어가야 하고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제법 걸어야 한다는것
이것때문에 연극을 다 본 후에는 그다지 걷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다.
족저근막염인지 뭔지때문에도 더욱더 걷는것에 겁을 먹는것인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엔 연극 한편. 제목도 적당한 '아름다운 거리'?
길거리 할때 그 거리를 생각했는데 간격 길이 뭐 그런 의미의 거리(두 물체간의 간격, 길이 등 距離)이다.
그래서 예상과는 다른 전개로 흐른다.

한 남자는 젊은 여자(25년 차이라고 했나?)와 결혼했는데 여자가 다른 남자를 따라 떠났다가 이혼직전이고
또 다른 남자는 여자와 이혼을 했는데 서로간의 애정은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는거 같다.
아마도 이 남자와 여자간의 거리를 뜻하는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이 둘간의 내용이나 감정표현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고 두 남자간의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래서 동성애 연극인가?라는 생각이 들때도 몇번 있었다.
사회적 편견때문에 친구라는 허울을 쓰고서 지내는 연인관계같은 뭐 그런 내용인줄로..

두남자의 끈끈한 우정은 몇몇의 사건들에서 신뢰가 쌓이여 두터워졌지만 사업 실패로 보증을 섣던 다른 한쪽 집안은
망가질대로 망가진거 같다. 그럼에도 둘은 친구로 적당히 잘 지낸다. 그러나 이들간의 앙금이 전혀 없다거나 하진 않아보인다.
끊임없는 말싸움에서 살짝 살짝 나오는 속내들. 그럼에도 둘은 신기할정도로 서로를 의지를 한다.
둘중 누구 하나만 없어도 무너져 서로 붙잡아주고 있는 관계겠지만 그것때문인지 흐름은 식상한 결론으로
뻔할뻔자의 단순한 플롯이지만.. 드라마가 그렇듯 그냥 약간의 미소지으며 관람할수 있었다.

다만 배우분들의 연세가 좀 지긋한 분들이라서 호흡이 매끄럽지 않고 거칠거칠하다.
차라리 약간은 느릿하게 말하면 어땠을까란 생각도 든다. 느릿하면서도 여운이 남도록
이럴려면 너무 많은 각색을 해야 하나? 인물들은 53세라는데 배우분들은 훨씬 더 들어보이는 연기를 하니
노익장을 떠나 인물 특유의 배경을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소극장에 잘 어울리는 조촐한 무대, 세명의 배우들, 흔하지 않은듯한 저들의 사생활들
100분간 저들의 며칠동안 많은 과거를 보여준다.

세련미도 없고 공감하기도 쉽지 않은 전개로 마무리도 조금은 식상하면서 특이하지만
자잘한것들 무시하면서 보면 충분히 멋진 연극이었다.
크리스마스라는 재미있는 날에 어울리는 연극이라 할순 없었지만 연말연시용으론 이런 해피엔딩이 좋지 않은가? ^_^
그런데 해피엔딩이 맞나? ^_^

출연 : 이일섭, 이태훈, 임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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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2. 2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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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오내, 폭설 경고 어쩌구 저쩌구 해서 주머니에 우산 한개 챙겼는데
눈은 커녕 하늘만 맑다. 도데체 어느지역에 눈이 내렸다는 건지
그래도 겨울이라고 날은 제법 추운데 이 추세라면 올해는 늦가을용 외투 하나로 버틸지도 모르겠다.
회사원이란게 그렇듯 추울때는 출퇴근 단 몇십분정도 외엔 항상 쾌적한 사무실에서 일을 하니
겨울임에도 겨울옷이 필요하진 않다. 물론 여름도 마찬가지

국립극장은 항상 느끼지만 전체적으로 음향은 정말 끝내주는거 같다.
감동의 큰 부분을 음향으로 먹고들어간다.

묵향도 그렇고 오늘 공연인 향연도 그렇고 과연 이 공연은, 이 춤은, 이 음악은, 이 무대는 고전의 그것이라 할수 있는가란 의문이 든다.
과연 이 공연에서 고풍스럽다는 것을 느낄수 있을까?
지금의 공연 예술장르의 한가지가 아닐까? 전통예술이 아니라 현대 예술의 한 장르로 만들어버린 공연같다.
저들의 공연은 세련됬고 웅장하며 장엄하다. 그러면서도 한국 특유의 섬세함도 계승하고 있다.
단지 과거 한국 공연예술의 뿌리만 이어받았을뿐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이 무대는 항상 감동의 물결이다.

뛰어난 색체, 현대화된 무대 디자인 그리고 공연과의 연결
단순히 공연을 보는것이 아닌 무대 전체 속에 춤을 추는 예술인 있고 그림이 있고 빛이 있고 음악과 소리가 있다.
무엇하나 빠질수 없는 뛰어난 구성과 연출이 아닐수 없다.
사계절 속 각각의 색체가 돋보이는데 바라춤에서 바라를 크롬같은 색으로 바꾼것만으로 신선함 그 자체
(누런 놋쇠나 은빛 색이나 그냥 쇠의 색이 그러한건데 왜 그렇게 다른게 느껴지는걸까? 그리고 그동안은 왜 안바꾼것일까?)

장구춤이나 소고, 오고무 같은건 기본적으로 화려하지만 연출이 돋보인다.
오고무는 무대가 계속해서 회전하니 긴장감이 한층 가중되는 느낌까지 든다.
소고는 말이 소고지 비보이 무대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뒤집어놔도 되는건가? ^_^)

진쇠춤이란건 원래 있었나? 꽹가리를 저리도 젊잖게 치다니.. 꽹가리는 늘 귀가 아파왔었는데
이토록 매혹적인 춤의 도구가 된다는 것도 신기하다.

국립국악원은 고전을 최대한 살리려 하는 느낌이 있다면
국립극장쪽은 그것을 최대한 뒤집어놔서 현대의 한국 미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려는거 같다.
양쪽 모두 뿌리는 한국에서 이어져온 그 무엇이겠지만
두 극장측의 지향점이 다른것은 관객 입장에서 기분에 따라 입맛에 따라 어느것을 선택해도
좋은 선택일수밖에 없는 상황은 행복하지 않을수 없다.

100분 공연이라는데 4막으로 나누고 각각 3편정도로 나눠서 지루할 틈이 없다.

낡은 책방의 곰팡내가 정감있어 좋지만
때론 교보문고에서 풍기는 책과 향수 냄새 그리고 은은히 퍼지는 클래식과 현대적 시설들이 탐날때도 있듯
지금의 시선에 맞게 바꿔놓은 이런 공연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흔하지 않지만 뭔가 익숙함과 친숙함, 어릴적 할머니 손잡고 약장수 공연 보러갔던 그리움도.. ^_^

국립무용단과 국립국악원무용단은 서로 다른건가?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르지?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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