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12. 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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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동으로 이사를 하고 2주일만에 연극을 보러 나왔다. 감회가 새로운 느낌은 없고
혜화동가기 위해선 신사동에 살때나 지금이나 한참 걸어가야 하는것은 마찬가지
그렇지만 지금은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많이 걸어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
이게 왜인지 귀찮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날이 추운데 겨울옷을 꺼내지 않아서 늦가을용 옷을 입었더니 추워서일까.
윤석열 탄핵소추가 가결되어 한편으론 기분좋지만 역시 추워서 빨리 집에 오고 싶은 심정이었다.
극장 내부는 약간 쌀쌀? 조금만 더 온도가 높았더라면 좋았을거 같은데..

화성골 소녀? 화성골이란 곳에 집창촌 같은게 있었나? 화성골은 또 어디에 있는거지?
검색해보면 용주골이 나오는데 이곳의 이름을 바꾼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화성골은 없다.

수녀들이 성매매여성들의 새로운 생활을 돕고 채무도 법적으로 해결해주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는 배경이다. 그런데 가능할까.
집창촌의 생태계는 영화나 다큐를 봐서 미약하게나마 알곤 있지만 실제로 그정도라면 공권력이 투입되어
모든 불법들을 근절시켜야 하는게 아닌가..
극 속에서 포주가 말한다. 이곳에서 일 했던 사람들은 사회에 나가봐야 다시 돌아올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만한 돈벌이가 없기때문이란다.

아마도 사회가 해결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일것이다. 제일 멍청한게 월급 500만원 받던 사람에게
윤리적으로 문제있는 직업이니 일반적인 월급 200만원 받는 직장에서 일 하라고 하면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제로 저들의 일자리를 없앤것이 한국 현대사의 단면이었다.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하면서 항상 색안경을 가장 강하게 끼고 있는 것이 일부 종교계.
그것을 이 연극은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겉으로는 저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막상 그 속내는 전혀 그렇지 않다.
괄시, 무시, 천대, 비난, 차별 등 모든 사회적 문제를 모조리 안고 있다. 극히 일부겠지만 사회단체들의 일면일수도 있다.

이것때문에 지탄받던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을 하다가도 다시 돌아갈수밖에 없는
배경을 꼬집는다. 어떻게 보면 일반 현상을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사회 다큐를 그려내고있기도하다.
다만 화성골이 어딘지 모르겠고 배경 설명이 조금은 미흡해서 잘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다. 왜 저들은 빚을 질수밖에 없는것인지
요즘은 인신매매가 없다고 하는데 빚때문에 성매매업소에 자발적으로 일하는게 아닌 강제로 일을 하게 되는지 등
아직도 한국사회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문제들이 있는거 같지만 체감하긴 어렵고
연극같은 간접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되더라도 확실하게 와닿게 되진 않는다. 아무래도 주된 생활권과는 조금 먼 세상같다.

하지만 그 세계를 모르더라도 차별적 시선과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묘사는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배푼 선의는 진정 그를 위한것인지 나를 위한것인지
신의 뜻을 따른다고 하지만 나의 태도와 결정은 과연 절대자가 원하는 그것인지

현실에서 보더라도 많은 부분이 겹쳐지는것은 사회라는 가면속의 추악함을
보거나 느끼거나 내 자신이 그렇다거나 하기때문이 아닐까

조금은 아쉽다면 아쉬운것이 집창촌의 선전성은 거의 없다. 욕을 해도 씨팔 밖엔 없어보이다.
선정성도 없고 잔인성이나 교활함, 잔혹성같은것도 매우 부족하다.
고등학생부터 입장가능은 딱 이 정도 수준까지 허용되는건가? 아무튼 제작진들이 설정한 것이겠지만
조금은 더 잔인하고 교활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냉혹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면
현실성이 떨어지더라도 좀더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3주만에 보는것이라 오랜만이란 느낌은 전혀없었지만 그럼에도 연극의 설래임은 항상 새롭다. 

출연 : 김민혜, 김은석, 김정은, 윤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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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1. 2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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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린비는 겨울빈가? 가을빈가?
입동은 지난지 좀 되었는데
이 집에 있을동안 첫눈을 볼 수 있으려나 기대했지만 열흘정도 남은 지금을 보면
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늦은 눈오는 밤에 가로수길을 거닐면 고요함이 참 좋은데 아쉽다.

신사동은 국립국악원과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저녁 7시30분 공연을 보고 집에 오면 10시정도 된다.
이것도 한시간 정도 되는 공연을 보고 출출해서 우동 한그릇 하면 이렇게 된다.
다음달 예매한 공연은 군자동 집에서 보러와야 하는데 얼마나 더 늦은 밤에 도착할까
이 집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제대로 한번 써봐야 겠다. 18년이나 살았으니 회상할 내용도 적진 않겠지.

인왕산에 필운대란 곳이 있는줄 오늘 처음 알았다. 지금은 흔적정도만 남아있고 그마저도 여고 안에 있는듯 하니
알턱이 없지. 봄무렵 소풍나와 풍류를 즐겼다고 하지만 일반인들은 아닌거 같다.
겨울인 지금 왜 이 공연을 하게 된거지? 무대는 소박하면서 예쁜긴 하지만
무대처럼 어떤 정자, 평상같은것이 있다기보다는 산 중턱에 앉아 즐겼던거 같다.
(정선 필운대상춘 그림에 나와있듯)

조선시대 배경의 선비들 영화를 보면 가끔씩 산중에서 놀음을 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이번 공연처럼 새벽부터 해질녘까지를 담지 않고 여러 장르를 보여주지도 않는다.
단지 잠시 흘러가는 순간 정도.

이번 공연은 약간의 어색한 연극(몇마디 대화정도라고 해야 하나?)도 좀 있는데 다들 예인으로 평생을 보냈을텐데
연기가 어색한것을 보면 뭐랄까... 가무와 연극은 다른 분야인듯 싶지만 그래도 특성상 연기는 배워둬야 하지 않을라나?

자주 접하지도 못하고 공부를 별도로 하는것도 아니기때문에 시조같은 경우 그 음율을 이해하지 못한다.
시의 글과 뜻 그것만으로는 그 맛을 이해하긴 어려운것인지
시는 글보다 노래라는 의미가 강하다곤 하지만 왜 저렇게 음률을 잔뜩줘서 부르는건지 그리고 그 맛이 무엇인지
알기 쉽지 않다. 특히나 한문 그 자체인경우도 많아서 이중고를 겪게 되는데
왠일로 자막이 나와서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지만 문장 문장마다 길게 끌리는 그 특유성 때문에
경극같기도 하고 정제된 표현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하다. 문제는 감동이나 감흠이 잘 생긴다는것인데
지금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해보려고 평시조를 듣고 있지만.. 왜 저렇게 해야만 하는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시조의 내용에 있는 물체의 형상을 구음으로 표현하는것일까 아닌거 같은데

아무튼 이렇게 몇가지가 지나간다.
그나마 창, 단가, 대금독주나 매화가나 서도소리, 춤은 박수가 절로 나오긴 했는데
이정도는 전체의 절반도 안되니 공연이 끝났을땐 나에 대한 섭섭함이 컸다.

외국도 고전음악은 다들 어렵게 받아드릴까..
한국 고전도 고려까지 넘어가지 않는다면 이런 시조를 제외하면 크게 어렵다고 할순없다.

시조, 판소리, 거문고 이런 공연을 보면 정제되어 격조가 높은 예술이란것은 직감적으로 와닿는다.
군더더기를 모두 쳐내서 액기스만 남아있는 자극적이지 않은 밍밍한맛이지만 그 속에 담겨진 기품이 느껴진다.

그래서 내게 안맞는 옷일수 있다. 내가 그런 수준과는 거리가 있기도 하고
양반이나 상류층의 문화가 몸에 붙어있는것도 아니니 아무리 아름다운 예술이라도
몸이 거부하면 어색할수밖에... 국악을 내 몸이 거부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좀 많다는 것일뿐..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한국 고전 음악을 천대했었기때문일수 있다.
사람들과 멀어질대로 멀어진 이 나라 전통 예술.

좀더 자주 보고 싶긴 하지만 연극이나 다른 공연들이 엄청 많고
내 시간도 한정되어 있으니 기회 될때만이라도 충분히 즐길수밖엔 없어보는 어려운 분야.

그런데 시조는 왜 그렇게 꼭 불러야 하는건가?
중국의 경극은 왜 그렇게 띠용요용요요요 거리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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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1. 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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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을 지나고 있는데 기온이 아직 높아서 두꺼운 겉옷을 입기엔 힘들다.
이맘때 원래 이정도 기온이었나. 요즘 날씨 변화가 너무 급변해서인지 감을 잡기 어렵다.

조금 후엔 비도 온다고 하는데 오늘 정권퇴진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걱정이다.

포스터만 보면 연극 '적로' 같이 어떤 유명한 인물의 일대기인줄 알았다.
아무래도 제목이 퉁소소리니 퉁소를 잘 부는 사람이겠거니 해서 포스터를 전부터 봤지만
넘기고 있었는데 오늘 하는 연극중 꼿히는게 없어서 넘길까하다가 예매하게 되었는데
극장 주변에 노인들 집회도 엄청 크게 하고 있어서 큰소리가 난다.
집회하는 곳이 아닌 다른곳으로 스피커를 돌려놓고 소리지르면 제재 해야 하는거 아닌가?
요즘 보면 경찰들의 행태가 너무 엿같다. 한국의 삼권 대부분이 얼마나 개판인지
그리고 15년이란 제법 적지 않아보이는 시간으로는 뼛속까지 섞은 것들을 도려내기엔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을 알게 된다.
결국 그때 제대로 걷어내질 못해서 더욱더 발광들을 하지만 어떤 정부도 제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후진국으로 되돌아갈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노인들의 부족한 복지라도 그나마 대부분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때 만들어진건데 뭐가 그렇게 싫을까?

아무튼 엄청 소란스러운 광화문이지만 극장내부엔 차음이 엄청 잘 되서 쾌적하다.
정동세실극장은 약간씩 외부 시위소리가 들릴때가 있었는데 여긴 그런게 아예 없다. 역시 세종문화회관!

최척전을 약간 각색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전체적인 장르는 코미디인지 인생드라마인지 멜로인지 약간은 부정확하지만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2시간 공연임에도 지루함이 느껴질 틈은 없다.
만남, 전쟁, 고난(일본, 뷔엣남, 중국 등) 그리고 나머지 여정
전체적으로 한가족의 일대기인데 중간에 임진왜란, 정유재란때문에 고통받는 조선의 가정을 그리고 있다.

다만 우연의 우연이 이가족에게만 엄청 겹친다고 할까?
수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이산가족이 되어 영영 만나지 못하는 등 당시엔 난리도 아니었을텐데
유독 이 최척과 옥영, 이 가족만은 고생을 하지만 묘하게 잘 풀린다. 물론 소설이니 그럴것이다.
허구의 관용으로 넘겨야 할지.. 아무튼 전체적인 흐름은 현대 공연 예술과는 좀 다른 우연의 산물들이다.
심청가 같다고 할런지. 무엇을 해도 적당히 풀려서 고비를 넘어간다고 할까. 수궁가의 토선생 같다고 해야 할까
이보다도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흐름이 억지같다는 느낌도 제법 들었다.
아들 등 뒤에 큰 빨간 점은 나중에 아들이란것을 알 수 있는 증표정도 이외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난 이 점이 어떤 신화적 요소로 작용하는줄 알았더만 적어도 이 극에선 별 의미없이 딱한번만 사용된다.
아빠인 최척이나 아내인 옥영 등에 같은 빨간 점이 있다는것도 아니고 왜 빨간점일까? 점 세개도 아니고

부부가 생이별을 했다가 우여곡절끝에 만나는 장면엔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조연들의 뛰어난 코믹연기는 분위기 전환용으론 훌륭한 역할을 해주는데 뛰어난 연출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시대 소설들이 다 그랬을까? 적절한 해피엔딩
짧게 요약하면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다. 헤어졌다가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다시 만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황혼기에 희나리같이 저물어 가는 노부부 그리고 죽음

재미 있지만 이 소설이 그렇게 가벼운 내용이었을까?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으로 내용을 좀 뒤져보면
어느정도 부부는 잘 풀린 케이스였다. 물론 시작부터 이 둘은 남다르게 뛰어난 지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똑똑하니 잘 풀린것이다? 대부분은 전쟁통에 다 죽어나고있는데 어떤 이유였을까

이런면에선 당시에 무엇을 중시여기고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는것이
한국은 조선시대나 현대나 지향점이 크게 바뀐것이 없는 별볼일 없는 나라일수도 있겠단 생각들기도 한다.
(한반도가 지리적으로나 기후적으로나 역동적인 나라일수밖에 없을텐데 이게 인간의 철학적 관점에서 지향점이 바뀔수 없다는건지)

아무튼 그래서 내용이 너무 가볍고 남거나 생각해본다거나 할건 없다.
우연에 우연에 우연이 겹쳐가며 모든 환란이 요리조리 피해져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산신령이나 신 따위가 나타나서 금두꺼비를 주고 도깨비 방망이로 살려준다거나 하는 장면따위는 결코 없다.
이들도 분명 힘겹게 생존하는거로 말들은 하지만 그러한 부분은 보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가벼운 코미디 멜로 정도로만 느껴지게 되는것이다. 극장을 나올때 잔여물이 남지 않는것도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웃고 울고 연극이 끝나면 개운한 느낌으로 가볍게 극장을 나올 수 있는 연극
그런데 극장을 나오자 마자 정권 퇴진 운동을 코앞에서 하는 현실과 맞닥뜨린다.
한쪽에선 공산당빨갱이를 죽여야 한다고 외쳐대고
(이건 집회가 아니라 인종차별로 처벌대상 아닌가? 일본놈들이 한국인을 대놓고 차별하는것과 뭐가 다르지?)
다른 한쪽에선 범죄자 집단인 대통령 가족들을 처벌하라고 시위하고 있다.
(여론조작, 주가조작, 각종 땅투기 증거가 모두 나와도 무혐의로 넘기는 나라에서 사람들이 가만히 있으면 손가락질 하는 북한보다 나을게 뭐가 있는거지?)

한국이 매국노세력으로부터 2차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와중이라 가볍게 볼수 있는 훌륭한 연극임에도 내 속이 콩알만해서 조금은 야속하게 느껴진다.

가족들 모두(남녀노소) 함께 봐도 손색없고 재미있는 멋진 연극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할수 있는 훌륭한 무대 연출
잘 만들어진 다시 보고 싶어지는 연극이었다.

그런데 여성들 발성이 내지르듯 크게 뱉는건 왜 그러지? 요즘 유행인가?
남자들은 전체적으로 뮤지컬 톤 같긴 한데 여자들은 뭔가 리듬이 좀 다르다고 해야 하나?
과한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임진왜란 무련엔 여자들의 목청이 좋았던 시기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중성적인 톤에 강하게 뱉어내듯한 발성이 아직까진 귀에 익숙하지 않은거 같다.
그렇지만 대사가 명확하게 잘 들려서 흐름을 놓치지않아 좋은거 같긴한데 상황에 맞는 톤인지까지는 아직도...

출연 : 이호재, 정새별, 박영민, 장연익, 강신구 외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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