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5. 1. 1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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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 이 기온은..
초봄같은 날에 하얀털에 쌓인 목련 꽃봉오리는 금세라도 터질거 같다.
겨울옷을 꺼내 입은지 한달도 되지 않은거 같은데 벌써 봄을 생각 하는건가?
세탁기 호스가 얼었던것도 한번의 겨울 이벤트로 마무리 된듯싶다. 길을 걸어도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아도 된다.
무언가 작년 말부터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이상한 기분. 물론 국가적인 사건사고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근 20년이나 살던곳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이사해서 아직도 적응을 못하고 있으니
하루 하루가 정신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안개처럼 연말연시가 사라지고 있다니
2024년의 끝과 2025년 시작은 인생에서 기억될 시간인지 잊혀질 시간인지

여성국극이란게 무엇일까? 꼬맹이일때 할머니와 본적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좀 낯설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어색한것도 아니다.
그냥 국악에 맞쳐서 소리하고(판소리도 아니고 민요도 아니고 이런 노래풍의 장르는 뭐라 해야 하나)
모든 배우가 여자지만 그렇다고 여자역할만 있는것은 아니고 남자역할도 있고 그렇다.
단지 배우들이 여자들이란것일뿐

그런데 무엇이 퀴어니스니 뭐니 하며 성소수자들을 대변한다거나 그들의 고통을 보여준다거나 하는것도 없어보이는데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알기 어렵다.
소개페이지에 '퀴어적 정동'이란 말이 나오는데 무슨 말일까? '젠더퀴어적 존재'는 또 무슨 존재일까? 뜻대로 보면 성소수자인데
그러면 성소주자라고 하면 될 것을 그지같은 소개가 아닐수 없다.

그리고 여성국극은 여성배우들만 나와서 남장을 해서 남자배역도 하고 그런것일뿐 이게 무슨 젠더를 교란한다는건지
남자가 여자역할을 하면 젠더 교란인가? 그냥 그럴뿐인데

1900년 초에 나온 여성국극이 여성의 인권을 높이기위한 노력의 산물도 아니고 단지 기녀들의 일종의 해방과 더불어 나온
또 다른 직업군일뿐이었고 이것이 쭉 이어져오다가 한계에 봉착하니 사라졌던것일뿐인데
전체가 여성출연자지만 남장을 한다고 해서 젠더를 교란하니 전복하니 계급경계 어쩌구 저쩌구. 뭔가 우낀 소리같다.

전체 흐름이 이렇다보니 도무지 봐도 봐도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겠는데 니마이, 산마이 이건 또 뭔 개소린가.
그냥 주역, 조역, 엑스트라 이런식의 통영되는 단어를 쓰던가.
자막도 나오던데 괄호로 해석이라도 적던가. 계속 말하길래 배역의 이름인줄 알았다. 가다끼는 또 뭔지(악역을 뜻한다고 함)

이런 시대착오적인 단어들과 흐름들은.. 뭐랄까? 국극이 왜 사라졌는지 한편으론 좀 이해가 되는듯 싶다.

총 2막으로 이루어졌는데 1막은 이렇게 어떤 여성의 인물이 어떤 위치까지 오르는 성장드라마같은 면을 보여준다.
제대로 본건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2막은 아랑애사라는 옛살이야기(드라마 '전설에고향'에서도 나옴)인데 난 2막인 이게 훨씬 멋지도 재미났다.
극적인 시나리오에 구슬프고 멋있는 창과 연기들 그리고 각종 무대장치들
여자들만이 연기하는 여성국극이라기보다 창극단의 좋은 창극 한편을 본 느낌이다.
좀 짧고 아무래도 소재 자체가 좀 오래된 것이고 다소 호러적인 면이 부각되야 훨씬 재미있는 내용인데
너무 줄여놓은 감이 크고 호러적인 면이 거의 사라졌다는게 아쉽고 무엇보다도 여성국극이란 정체성 차원에서 보면
그 특성이란게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반 창극하고 크게 다르지 않아서 남녀 혼성 극단의 공연과
다름없어 보인다. 판소리가 예전엔 남자들만 하다가 이제는 남녀 누구나 하듯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남녀 혼성 극단이 어떤 장르 어떤 소재를 다루더라도 웬만하면 자연스럽다.

이들이 보여주려고 했던 여성국극의 특징은 뭐였을까?
아직도 모르겠다. 기획하고 연습하고 공연할땐 그들이 추구하려던 여성국극의 무엇인가를 보여주고자 했을텐데
아쉽게도 나는 그것을 찾을 수 없었다.
단지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좋은 창극단이 한국에 있다. 정도일뿐

그러니 젠더니 퀴어니 그딴 소리 하지말고 여성들로만 이루어졌다면 그들만이 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무대에 멋지게 올려주길 기대해본다. 기왕이면 이번과 같은 창극으로

출연 : 박수빈, 이미자, 황지영, 김미영, 강다인, 이주영, 이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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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 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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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중 가장 추울때인거 같다. 그런데 이 한파도 얼마 못가 끝날거 같은 기분은 왜 일까?
지구가 확실히 뜨거워 지고 있는것일지도.
세탁기 두는 곳이 베란다쪽이라 세탁기 호수가 얼어서 세탁기를 돌려도 배수가 안된다니
이번 한파때문이겠지만 하루 몇시간을 따뜻한 햇볕을 받는데도 얼어버릴정도로 추웠던걸까.
그대로 뒀다간 세탁기가 통채로 얼어버릴수 있어서 뜨거운물로 호수를 녹여서 빨래를 마무리하니
마음이 놓인다. 적어도 앞으로 일주일간은 크게 문제될게 없다. 그렇지만 그 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걱정거리들이
계속 생겨나니 이 집에 정붙이는데 시간좀 걸릴거 같다.

콩나물의 노래.. 일본스러운 제목이다. 일본 영화를 봐도 그렇고 드라마를 봐도 그렇고
처음부터 일관되게 인생사를 얘기한다. 뻔히 보이는 복선들도 즐비하고.
그런데 집중된다. 독립영화가 심심해보여도 막상 보게되면 시간가는줄 모르듯
일본문학은 한국것과는 다르게 밍밍함 그 자체인것들이 많은데 시선을 놓을 수 없다.

콩나물의 노래? 꾸물꾸물거리는 소리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얼추 맞는 느낌이다. 들어본적 없으나 적막한 곳에서 많은 콩나물들이 있다면 들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꼬물꼬물 거리는 소리를 들어본적 없는데 들릴거라 생각하는 내가 좀 이상한건가

다만 이 연극은 콩나물이 주제라고 하긴 그렇고 배경이 콩나물 생산, 판매하는 한 가정의 이야기다.

좀 이상한 객(직원)이 껴있다는 것과 사장이자 첫째는 직원의 이름을 항상 뒤집어 말하고 있다는 것과
그 속에서 직원은 무엇인가를 돌이켜본다는 말도 안되는 교훈을 이야기 한다.
우수갯소리로 한국드라마는 어떤 상황이던 사랑을 하고 미국 드라마는 맡은일에만 열중하고
일본드라마는 긴박한순간에도 교훈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때에 따라선 엄청 지루해질수 있긴 한데 연극에선 일단 시간도 짧고 흐름도 빨라서 크게 신경쓰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필요한 말이 많은것은 어쩔수 없는 종특인거 같다.

가족과 주변인들과 소소한 관계가 돋보이는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사건도 없다.
무엇인가 기승전결이 있을법도 한데 잔잔한 수필같은 연극
특별히 웃기려 하지 않고(가끔씩 기분전환 정도?) 그다지 슬프지도 않다.

콩나물 공장에 엄청난 애정이 있다고 할수도 없을만큼 나중엔 더이상 운영하지 않고 공장을 허문다.
이런부분에서 일본 문학은 정말 담백하다. 일본이란 나라의 특징인지 섬나라들의 특징인지 모르겠는데
집착이 엄청난거 같으면서도 때때로 보면 의외로 무덤덤하게 과거를 모두 버린다.
그렇다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야'라는 별다른 기대도 없다.
인생이 특별하지 않고 주어진것에 충실하길 일본사회가 바라는것인지 아무튼
영화 등을 보면 많이 보이는 부분으로 이 극에서도 뚜렷하게 잘 보인다.

좀 상투적으로 대기업 사장의 아들이라거나 콩나물집 사장을 사모한다거나 하는 자잘한 굴곡은 있지만
굴곡정도일뿐 술한잔하며 툭! 털어버리는 수준의 것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계속해서 등장 인물들은 자아를 상대에게 털어놓지만 그렇다고 상대로 하여금 무엇인가 해답을 찾는다기보다는
푸념? 넋두리? 시시콜콜하다. 대기업 사장의 아들은 뭔가 어리광같아보이긴 하던데
끝날때 부사장이 되서도 그 느낌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연기를 그렇게 한건지 원작이 그런건지 모르겠음)

연극 배우들이 모두 엄청 젊어보이던데
등장인물들은 그보단 훨씬 나이 들어야 할거 같은 기분이 든다.
나이가 있는 배역은 좀 나이든 배우가, 젋은 인물은 젊은 배우가 맡았으면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란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어색한 부분도 좀 있고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고

그리고 일본 특유의 냄새가 좀 안난다고 할까? 내가 한국사람이라 이상하게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사람들의 행동은 불필요할정도로 상대를 의식하고 어떤때는 너무 막대하고 의외로 남녀 구분이 별로 없어보이고
표현이 좀 소극적이라고 해야 할지.. 안으로 말려들어가는 그런 느낌이랄까?
한국은 전반으로 밖으로 쏟아내는 느낌인것과는 좀 달라서 왜 저럴까?라는 기분이 드는데
연극에서는 한국 연극을 보는 기분이 좀더 많이 들었다. 좀더 소극적이면서 쓸대없이 교훈질을 많이하는
저 나라만의 독특함이 좀더 보였더라면.. 더 재미있었을까? 더 재미 없었을까?

아무튼 110분 동안 시간의 흐르는 느낌을 충분히 받아가며 잘 본거 같다.
스팩타클한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과는 거리가 먼 유유자적 구름 흘러가듯 시간도 흘러가는구나라며 110분이 지나간 기분이다.

따뜻한 차 한잔이 생각난다.

출연 : 김찬영, 김가희, 변성균, 석우진, 홍서현, 하현준, 박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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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 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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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은건지 옷을 오랜만에 두텁게 입고 나와서 따뜻한건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겨울인만큼 날이 좋다고 해서 단언하기엔 가만히 있으면 너무춥다.

이곳에 이사온 후 걷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집이 좋은 위치는 아니라는 것인데
아주 안좋은것도 아니고 무언가 약간씩 트러져있다.
혜화동을 가기위해서 종로5가에 내려서 걸어서 들어가거나 다른 버스를 타거나 해야 한다.
버스를 타기 위해 1km를 걷고 내려서도 2km를 걸어야 한다니. 결국 왕복 6km는 기본으로 걷게 된다.

회사도 그렇고 혜화동,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국립미술관 등 어느 한곳 쾌적하게 도착하는게 없다.
신촌은 단번에 가는게 있다곤 하지만 산울림소극장은 버스에서 내린 후 애초에 1km는 걸어야 했기때문에 좋다고 할수도 없다.

아무튼 오늘도 한시간30분전에 나왔음에도 시간에 쫓겨 잰걸음으로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
다행이 늦지않게 도착

묵호댁? 제목에서 풍기는 늬앙스는 한 인물(묵호댁)의 삶에 대한게 아닌가 싶었다.
보통 인물의 이름이 제목이면 그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은거 같다. 특히나 실존 위인이 아니라면
더욱도 흐름이 다르지 않은거 같다.

어떻게 이곳에 들어와서 살다가 이러저러한 생활을 하다가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이 해결되거나 아예 사라지거나. (인물이 아예 사라져 마무리가 약간은 궁금증을 남기는 류도 많음)

이 연극 해피엔딩인데 해피엔딩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자식의 캐릭터는 다시 사고를 칠거 같고
실제 도둑이었던 사람은 그냥 그 마을에서 함께 잘 살고 있는거 같다.

소설로 출판되어 알려진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전개는 뭐랄까.. 두리뭉실하다고 할까?
그러다보니 흐름 자체가 매우 식상하게 흘러간다.
이렇게 연극으로 만들어질 정도라면 소설자체는 뛰어나다는 것일텐데 읽어보지 않아서
인물묘사가 어땠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연극 자체는 TV 단편 한개 본듯한 느낌이긴 한데
오래된 KBS 프로그램 'TV문학관'을 본듯한 느낌일뿐 특별한 감동이 오진 않았다.
(분명 내가 어릴적에 봤던 TV문학관인데 지금 다시보면 너무 생소한것들이 많다.)

작품에서 그다지 세련미나 신선함, 참신함 등이 느껴지지 않는것은 왜였을까?
배우들 대부분이 너무 젊어서였을까?

묵호댁의 회한이나 삶의 무게 표현이 좀 약했을까?

좀 뻘쭘했던 부분도 있었는데 다른 여성 배우들이 너무 젊어서 묵호댁에 욕을 하는 장면에선
뭐랄까? 극중 인물은 나이가 어느정도 들었겠지만(둘째 자식이 결혼한다고 하니) 막상 배우가 너무 젊어보여서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어 보이는 묵호댁에게 욕하는 장면이 좀 뻘쭘, 당황? 당혹스럽다고 해야 하나?
이런 부분은 그래도 좀 나이든 배우에게 역할을 주는게 낫지 않았을까?
묵호댁 빼고 나머지 여성 배우들은 배역에 비하여 너무 젊어보여서 연극 자체가 그다지 자연스럽지는 않다.
남자들은 나이든사람부터 젊은사람들까지 어느정도 맞춘거 같은데 왜 구성이 이렇게 되었는지
제법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딸일때, 아내일때, 엄마일때.. 이런 부분의 묘사도 좀 부족해 보인다.
딸일때라는것은 처녀일때를 말할텐데 이부분도 지나가듯 짧고
아내일때는 남편을 그리워 하는 것인데 부부간의 정이 두터워진 사건같은게 없다.(원작에도 그런지 모르겠음)
단순히 서로 잘 맞았던건지.. 맞선을 보고 결혼한것일뿐 남자는 땅을 좋아하고 여자는 바다를 좋아하는
그렇게 썪 어울릴거 같지 않은 조합인데 무엇때문에 그렇게 그리워하게 되었을까..
엄마일땐 더욱더 거의 없다.

예매처 포스터에는 이러한 배경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보지 못한것은 나의 짧은 이해력때문인지
표현이 다소 미흡했던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거의 만석이었다. 유명한 극단인가? 유명한 작품인가?
75분정도로 지루함을 느끼기엔 짧은 시간이라 부담은 없지만
한사람을 마을 전체가 몰아세우는것도 별로지만 그런 상황임에도 적극적인 해명같은것을 하지 않아서
사람들 전체를 죄인으로 만드는것이 과연 정당한것인지도 좀 의문이 드는 묘한 생각이 드는 연극이었다.

출연 : 김용선, 손성호, 강진휘, 황무영, 한정호, 오보혜, 박선혜, 홍재이, 오혜진, 엄희준, 박민혜, 문연지, 이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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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1. 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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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일이 있어서 특근 아닌 특근을 하게 됬다. 너댓시간 있으니 졸리워 회사의자에 앉아 수십분 졸음
하지만 이상하게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뭘 그리 힘든 삶을 산다고 피로가 풀리지 않을까
신사동에서 이사하기 전에 첫눈이 많이 내려서 무척 기뻤는데 그 후론 눈다운 눈을 서울에서 본 적이 없다.
약간 흣날린정도. 오늘도 청명하고 싸늘하고 냉정한 하늘만 무심하다.
춥지만 막상 겨울옷을 꺼내 입기엔 무엇인가 내키질 않아서 아직도 늦가을 옷에 조끼 한개를 껴입고 다니니 올 겨울은
다른 해보다 조금 더 춥게 다가오는거 같다.

송년판소리는 안숙선 명창의 독무대같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번이 두번째 공연을 보는것이지만
특이하긴 하다. 이 좋은 무대를 오래도록 왜 이분의 정기 공연장이 되었을까?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다. 무엇인가 분위기가 기념하는듯한 약간은 침침한 분위기

시작부터 홀로그램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홀로그램이 아닌거 같은데 왜 홀로그램이라하는지) 며칠전 찍은
안숙선명창의 저장 판소리를 틀어준다. 왜 이랬을까? 그냥 명창께서 나와서 직접 불러주시지 이상한 퍼포먼스는 왜 하는걸까?란
의문이 들다가 문득 '안숙선명창께서 연세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창을 못하실정도가 되셨나?'란 약간의 불안한 기분이 감돈다.
2년전인가 3년전이가 그때 송년판소리엔 그래도 건강하셨던거 같은데..

아무튼 1부 한시간 무대는 이렇게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제자분들이 나와서 모든 공연을 했다.
안숙선명창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그와중에 '사랑가'는 왠지 좀 그랬다. 손녀라고 하는데....
아무리 같은 길을 나섰다곤 하지만 어설프디 어설픈.. 이런 좋은 무대를 손녀라는 이유로? 그냥 예쁘고 귀여운 꼬맹이정도던데.
다른 훌륭한 제자들이 많고 많을텐데 뭔가 아쉽고 섭섭한 무대였다.
나머지 모든 공연은 말하면 입아픈 멋진 공연으로 평생을 몸바친 말 그대로 전무가들의 공연이니 아무리 못해도 프로패셔날 그 자체다.

새타령과 추월만정은 왜 그리도 슬픈지.. 눈물이 잘 나는 편이 아닌데 눈꼬리가 쓰라리다.

피날레는 역시 마지막 단원인 안숙선 명창의 명예로운 상패수여식을 하는데 재자들이 부축이며 나오는 모습에
아~ 내년 연말엔 뵐수 있으려나.. 안타까움과 속상함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민요 몇 소절 하실때에는 쩌렁쩌렁 하신것을 봐서는 소리에 대한 열정과 애정만큼은 그대로인듯 싶다.

조금 힘드셨어도 앉아서도 좋으니 판소리 한두대목 해주셨면 어땠을까란 안타까움도 든다.
관객인 나를 위함이 아니라
소리로 평생을 관객과 함께한 안숙선명창 그 자신을 증명하기 위함의 무대로서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할까? 안숙선명창은 수많은 훌륭한 제자들을 두셔서 외롭지 않으시겠단 안도가 든다.
아직도 충격적인 기억으로 공옥진여사 말년 다큐멘터리가 떠오른다. 예인의 안타까움일지 시대와 맞지 않아 대중으로부터 냉정하게 버림받은 예인의 마지막 모습
문화예술이란게 때론 냉정하게 내동댕이 쳐지기도 하기때문에 때때로 모르게 사라진 기억의 인물들의 안타까움이 먼저 떠오르기때문에
안타까움이 버릇처럼 앞장서지만 역시나 안숙선명창은 그렇지는 않을거 같은 생각이다.

TV나 우연히 알게 되어 팬이 되었던 그런 사람이 평생 몇이나 된다고 이제는 슬슬 명을 달리하시는데
이건 내가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말이 되지만 그럼에도 오늘 공연에서 제자들이 부추겨 나오시고
부채를 한 손으로 펼 힘도 없으셔서 양손으로 힘겹게 펼치시고 제자들과 민요를 맞추시는 안숙선명창을 보고있노라면
한사람 인생의 끝자락은 어떤 환경이나 어떤 상황이라도 기쁘게 맞아주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 공연은
눈꼬리에서 눈물이 마르질 못했던거 같다.

우리의 명창 안숙선.
앞으로 남은 시간 끝까지 관객앞에서 멋진 노래를 하시길 기원합니다.

출연 : 명창안숙선, 제자들, 국립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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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12. 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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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방구석에서 '나홀로 집에'를 보는게 최고겠지만
명색이 휴일이라면 월급도 못받으며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회사원인지조차 헷갈리지만
아무튼 그래도 휴일엔 연극을 보고 거리를 걷고 싶다.
문제는 버스타는 곳까지 제법 걸어가야 하고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제법 걸어야 한다는것
이것때문에 연극을 다 본 후에는 그다지 걷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다.
족저근막염인지 뭔지때문에도 더욱더 걷는것에 겁을 먹는것인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엔 연극 한편. 제목도 적당한 '아름다운 거리'?
길거리 할때 그 거리를 생각했는데 간격 길이 뭐 그런 의미의 거리(두 물체간의 간격, 길이 등 距離)이다.
그래서 예상과는 다른 전개로 흐른다.

한 남자는 젊은 여자(25년 차이라고 했나?)와 결혼했는데 여자가 다른 남자를 따라 떠났다가 이혼직전이고
또 다른 남자는 여자와 이혼을 했는데 서로간의 애정은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는거 같다.
아마도 이 남자와 여자간의 거리를 뜻하는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이 둘간의 내용이나 감정표현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고 두 남자간의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래서 동성애 연극인가?라는 생각이 들때도 몇번 있었다.
사회적 편견때문에 친구라는 허울을 쓰고서 지내는 연인관계같은 뭐 그런 내용인줄로..

두남자의 끈끈한 우정은 몇몇의 사건들에서 신뢰가 쌓이여 두터워졌지만 사업 실패로 보증을 섣던 다른 한쪽 집안은
망가질대로 망가진거 같다. 그럼에도 둘은 친구로 적당히 잘 지낸다. 그러나 이들간의 앙금이 전혀 없다거나 하진 않아보인다.
끊임없는 말싸움에서 살짝 살짝 나오는 속내들. 그럼에도 둘은 신기할정도로 서로를 의지를 한다.
둘중 누구 하나만 없어도 무너져 서로 붙잡아주고 있는 관계겠지만 그것때문인지 흐름은 식상한 결론으로
뻔할뻔자의 단순한 플롯이지만.. 드라마가 그렇듯 그냥 약간의 미소지으며 관람할수 있었다.

다만 배우분들의 연세가 좀 지긋한 분들이라서 호흡이 매끄럽지 않고 거칠거칠하다.
차라리 약간은 느릿하게 말하면 어땠을까란 생각도 든다. 느릿하면서도 여운이 남도록
이럴려면 너무 많은 각색을 해야 하나? 인물들은 53세라는데 배우분들은 훨씬 더 들어보이는 연기를 하니
노익장을 떠나 인물 특유의 배경을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소극장에 잘 어울리는 조촐한 무대, 세명의 배우들, 흔하지 않은듯한 저들의 사생활들
100분간 저들의 며칠동안 많은 과거를 보여준다.

세련미도 없고 공감하기도 쉽지 않은 전개로 마무리도 조금은 식상하면서 특이하지만
자잘한것들 무시하면서 보면 충분히 멋진 연극이었다.
크리스마스라는 재미있는 날에 어울리는 연극이라 할순 없었지만 연말연시용으론 이런 해피엔딩이 좋지 않은가? ^_^
그런데 해피엔딩이 맞나? ^_^

출연 : 이일섭, 이태훈, 임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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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2. 2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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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오내, 폭설 경고 어쩌구 저쩌구 해서 주머니에 우산 한개 챙겼는데
눈은 커녕 하늘만 맑다. 도데체 어느지역에 눈이 내렸다는 건지
그래도 겨울이라고 날은 제법 추운데 이 추세라면 올해는 늦가을용 외투 하나로 버틸지도 모르겠다.
회사원이란게 그렇듯 추울때는 출퇴근 단 몇십분정도 외엔 항상 쾌적한 사무실에서 일을 하니
겨울임에도 겨울옷이 필요하진 않다. 물론 여름도 마찬가지

국립극장은 항상 느끼지만 전체적으로 음향은 정말 끝내주는거 같다.
감동의 큰 부분을 음향으로 먹고들어간다.

묵향도 그렇고 오늘 공연인 향연도 그렇고 과연 이 공연은, 이 춤은, 이 음악은, 이 무대는 고전의 그것이라 할수 있는가란 의문이 든다.
과연 이 공연에서 고풍스럽다는 것을 느낄수 있을까?
지금의 공연 예술장르의 한가지가 아닐까? 전통예술이 아니라 현대 예술의 한 장르로 만들어버린 공연같다.
저들의 공연은 세련됬고 웅장하며 장엄하다. 그러면서도 한국 특유의 섬세함도 계승하고 있다.
단지 과거 한국 공연예술의 뿌리만 이어받았을뿐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이 무대는 항상 감동의 물결이다.

뛰어난 색체, 현대화된 무대 디자인 그리고 공연과의 연결
단순히 공연을 보는것이 아닌 무대 전체 속에 춤을 추는 예술인 있고 그림이 있고 빛이 있고 음악과 소리가 있다.
무엇하나 빠질수 없는 뛰어난 구성과 연출이 아닐수 없다.
사계절 속 각각의 색체가 돋보이는데 바라춤에서 바라를 크롬같은 색으로 바꾼것만으로 신선함 그 자체
(누런 놋쇠나 은빛 색이나 그냥 쇠의 색이 그러한건데 왜 그렇게 다른게 느껴지는걸까? 그리고 그동안은 왜 안바꾼것일까?)

장구춤이나 소고, 오고무 같은건 기본적으로 화려하지만 연출이 돋보인다.
오고무는 무대가 계속해서 회전하니 긴장감이 한층 가중되는 느낌까지 든다.
소고는 말이 소고지 비보이 무대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뒤집어놔도 되는건가? ^_^)

진쇠춤이란건 원래 있었나? 꽹가리를 저리도 젊잖게 치다니.. 꽹가리는 늘 귀가 아파왔었는데
이토록 매혹적인 춤의 도구가 된다는 것도 신기하다.

국립국악원은 고전을 최대한 살리려 하는 느낌이 있다면
국립극장쪽은 그것을 최대한 뒤집어놔서 현대의 한국 미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려는거 같다.
양쪽 모두 뿌리는 한국에서 이어져온 그 무엇이겠지만
두 극장측의 지향점이 다른것은 관객 입장에서 기분에 따라 입맛에 따라 어느것을 선택해도
좋은 선택일수밖에 없는 상황은 행복하지 않을수 없다.

100분 공연이라는데 4막으로 나누고 각각 3편정도로 나눠서 지루할 틈이 없다.

낡은 책방의 곰팡내가 정감있어 좋지만
때론 교보문고에서 풍기는 책과 향수 냄새 그리고 은은히 퍼지는 클래식과 현대적 시설들이 탐날때도 있듯
지금의 시선에 맞게 바꿔놓은 이런 공연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흔하지 않지만 뭔가 익숙함과 친숙함, 어릴적 할머니 손잡고 약장수 공연 보러갔던 그리움도.. ^_^

국립무용단과 국립국악원무용단은 서로 다른건가?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르지?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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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12. 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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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동으로 이사를 하고 2주일만에 연극을 보러 나왔다. 감회가 새로운 느낌은 없고
혜화동가기 위해선 신사동에 살때나 지금이나 한참 걸어가야 하는것은 마찬가지
그렇지만 지금은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많이 걸어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
이게 왜인지 귀찮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날이 추운데 겨울옷을 꺼내지 않아서 늦가을용 옷을 입었더니 추워서일까.
윤석열 탄핵소추가 가결되어 한편으론 기분좋지만 역시 추워서 빨리 집에 오고 싶은 심정이었다.
극장 내부는 약간 쌀쌀? 조금만 더 온도가 높았더라면 좋았을거 같은데..

화성골 소녀? 화성골이란 곳에 집창촌 같은게 있었나? 화성골은 또 어디에 있는거지?
검색해보면 용주골이 나오는데 이곳의 이름을 바꾼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화성골은 없다.

수녀들이 성매매여성들의 새로운 생활을 돕고 채무도 법적으로 해결해주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는 배경이다. 그런데 가능할까.
집창촌의 생태계는 영화나 다큐를 봐서 미약하게나마 알곤 있지만 실제로 그정도라면 공권력이 투입되어
모든 불법들을 근절시켜야 하는게 아닌가..
극 속에서 포주가 말한다. 이곳에서 일 했던 사람들은 사회에 나가봐야 다시 돌아올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만한 돈벌이가 없기때문이란다.

아마도 사회가 해결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일것이다. 제일 멍청한게 월급 500만원 받던 사람에게
윤리적으로 문제있는 직업이니 일반적인 월급 200만원 받는 직장에서 일 하라고 하면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제로 저들의 일자리를 없앤것이 한국 현대사의 단면이었다.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하면서 항상 색안경을 가장 강하게 끼고 있는 것이 일부 종교계.
그것을 이 연극은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겉으로는 저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막상 그 속내는 전혀 그렇지 않다.
괄시, 무시, 천대, 비난, 차별 등 모든 사회적 문제를 모조리 안고 있다. 극히 일부겠지만 사회단체들의 일면일수도 있다.

이것때문에 지탄받던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을 하다가도 다시 돌아갈수밖에 없는
배경을 꼬집는다. 어떻게 보면 일반 현상을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사회 다큐를 그려내고있기도하다.
다만 화성골이 어딘지 모르겠고 배경 설명이 조금은 미흡해서 잘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다. 왜 저들은 빚을 질수밖에 없는것인지
요즘은 인신매매가 없다고 하는데 빚때문에 성매매업소에 자발적으로 일하는게 아닌 강제로 일을 하게 되는지 등
아직도 한국사회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문제들이 있는거 같지만 체감하긴 어렵고
연극같은 간접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되더라도 확실하게 와닿게 되진 않는다. 아무래도 주된 생활권과는 조금 먼 세상같다.

하지만 그 세계를 모르더라도 차별적 시선과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묘사는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배푼 선의는 진정 그를 위한것인지 나를 위한것인지
신의 뜻을 따른다고 하지만 나의 태도와 결정은 과연 절대자가 원하는 그것인지

현실에서 보더라도 많은 부분이 겹쳐지는것은 사회라는 가면속의 추악함을
보거나 느끼거나 내 자신이 그렇다거나 하기때문이 아닐까

조금은 아쉽다면 아쉬운것이 집창촌의 선전성은 거의 없다. 욕을 해도 씨팔 밖엔 없어보이다.
선정성도 없고 잔인성이나 교활함, 잔혹성같은것도 매우 부족하다.
고등학생부터 입장가능은 딱 이 정도 수준까지 허용되는건가? 아무튼 제작진들이 설정한 것이겠지만
조금은 더 잔인하고 교활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냉혹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면
현실성이 떨어지더라도 좀더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3주만에 보는것이라 오랜만이란 느낌은 전혀없었지만 그럼에도 연극의 설래임은 항상 새롭다. 

출연 : 김민혜, 김은석, 김정은, 윤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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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11. 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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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을 지나고 있는데 기온이 아직 높아서 두꺼운 겉옷을 입기엔 힘들다.
이맘때 원래 이정도 기온이었나. 요즘 날씨 변화가 너무 급변해서인지 감을 잡기 어렵다.

조금 후엔 비도 온다고 하는데 오늘 정권퇴진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걱정이다.

포스터만 보면 연극 '적로' 같이 어떤 유명한 인물의 일대기인줄 알았다.
아무래도 제목이 퉁소소리니 퉁소를 잘 부는 사람이겠거니 해서 포스터를 전부터 봤지만
넘기고 있었는데 오늘 하는 연극중 꼿히는게 없어서 넘길까하다가 예매하게 되었는데
극장 주변에 노인들 집회도 엄청 크게 하고 있어서 큰소리가 난다.
집회하는 곳이 아닌 다른곳으로 스피커를 돌려놓고 소리지르면 제재 해야 하는거 아닌가?
요즘 보면 경찰들의 행태가 너무 엿같다. 한국의 삼권 대부분이 얼마나 개판인지
그리고 15년이란 제법 적지 않아보이는 시간으로는 뼛속까지 섞은 것들을 도려내기엔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을 알게 된다.
결국 그때 제대로 걷어내질 못해서 더욱더 발광들을 하지만 어떤 정부도 제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후진국으로 되돌아갈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노인들의 부족한 복지라도 그나마 대부분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때 만들어진건데 뭐가 그렇게 싫을까?

아무튼 엄청 소란스러운 광화문이지만 극장내부엔 차음이 엄청 잘 되서 쾌적하다.
정동세실극장은 약간씩 외부 시위소리가 들릴때가 있었는데 여긴 그런게 아예 없다. 역시 세종문화회관!

최척전을 약간 각색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전체적인 장르는 코미디인지 인생드라마인지 멜로인지 약간은 부정확하지만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2시간 공연임에도 지루함이 느껴질 틈은 없다.
만남, 전쟁, 고난(일본, 뷔엣남, 중국 등) 그리고 나머지 여정
전체적으로 한가족의 일대기인데 중간에 임진왜란, 정유재란때문에 고통받는 조선의 가정을 그리고 있다.

다만 우연의 우연이 이가족에게만 엄청 겹친다고 할까?
수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이산가족이 되어 영영 만나지 못하는 등 당시엔 난리도 아니었을텐데
유독 이 최척과 옥영, 이 가족만은 고생을 하지만 묘하게 잘 풀린다. 물론 소설이니 그럴것이다.
허구의 관용으로 넘겨야 할지.. 아무튼 전체적인 흐름은 현대 공연 예술과는 좀 다른 우연의 산물들이다.
심청가 같다고 할런지. 무엇을 해도 적당히 풀려서 고비를 넘어간다고 할까. 수궁가의 토선생 같다고 해야 할까
이보다도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흐름이 억지같다는 느낌도 제법 들었다.
아들 등 뒤에 큰 빨간 점은 나중에 아들이란것을 알 수 있는 증표정도 이외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난 이 점이 어떤 신화적 요소로 작용하는줄 알았더만 적어도 이 극에선 별 의미없이 딱한번만 사용된다.
아빠인 최척이나 아내인 옥영 등에 같은 빨간 점이 있다는것도 아니고 왜 빨간점일까? 점 세개도 아니고

부부가 생이별을 했다가 우여곡절끝에 만나는 장면엔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조연들의 뛰어난 코믹연기는 분위기 전환용으론 훌륭한 역할을 해주는데 뛰어난 연출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시대 소설들이 다 그랬을까? 적절한 해피엔딩
짧게 요약하면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다. 헤어졌다가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다시 만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황혼기에 희나리같이 저물어 가는 노부부 그리고 죽음

재미 있지만 이 소설이 그렇게 가벼운 내용이었을까?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으로 내용을 좀 뒤져보면
어느정도 부부는 잘 풀린 케이스였다. 물론 시작부터 이 둘은 남다르게 뛰어난 지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똑똑하니 잘 풀린것이다? 대부분은 전쟁통에 다 죽어나고있는데 어떤 이유였을까

이런면에선 당시에 무엇을 중시여기고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는것이
한국은 조선시대나 현대나 지향점이 크게 바뀐것이 없는 별볼일 없는 나라일수도 있겠단 생각들기도 한다.
(한반도가 지리적으로나 기후적으로나 역동적인 나라일수밖에 없을텐데 이게 인간의 철학적 관점에서 지향점이 바뀔수 없다는건지)

아무튼 그래서 내용이 너무 가볍고 남거나 생각해본다거나 할건 없다.
우연에 우연에 우연이 겹쳐가며 모든 환란이 요리조리 피해져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산신령이나 신 따위가 나타나서 금두꺼비를 주고 도깨비 방망이로 살려준다거나 하는 장면따위는 결코 없다.
이들도 분명 힘겹게 생존하는거로 말들은 하지만 그러한 부분은 보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가벼운 코미디 멜로 정도로만 느껴지게 되는것이다. 극장을 나올때 잔여물이 남지 않는것도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웃고 울고 연극이 끝나면 개운한 느낌으로 가볍게 극장을 나올 수 있는 연극
그런데 극장을 나오자 마자 정권 퇴진 운동을 코앞에서 하는 현실과 맞닥뜨린다.
한쪽에선 공산당빨갱이를 죽여야 한다고 외쳐대고
(이건 집회가 아니라 인종차별로 처벌대상 아닌가? 일본놈들이 한국인을 대놓고 차별하는것과 뭐가 다르지?)
다른 한쪽에선 범죄자 집단인 대통령 가족들을 처벌하라고 시위하고 있다.
(여론조작, 주가조작, 각종 땅투기 증거가 모두 나와도 무혐의로 넘기는 나라에서 사람들이 가만히 있으면 손가락질 하는 북한보다 나을게 뭐가 있는거지?)

한국이 매국노세력으로부터 2차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와중이라 가볍게 볼수 있는 훌륭한 연극임에도 내 속이 콩알만해서 조금은 야속하게 느껴진다.

가족들 모두(남녀노소) 함께 봐도 손색없고 재미있는 멋진 연극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할수 있는 훌륭한 무대 연출
잘 만들어진 다시 보고 싶어지는 연극이었다.

그런데 여성들 발성이 내지르듯 크게 뱉는건 왜 그러지? 요즘 유행인가?
남자들은 전체적으로 뮤지컬 톤 같긴 한데 여자들은 뭔가 리듬이 좀 다르다고 해야 하나?
과한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임진왜란 무련엔 여자들의 목청이 좋았던 시기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중성적인 톤에 강하게 뱉어내듯한 발성이 아직까진 귀에 익숙하지 않은거 같다.
그렇지만 대사가 명확하게 잘 들려서 흐름을 놓치지않아 좋은거 같긴한데 상황에 맞는 톤인지까지는 아직도...

출연 : 이호재, 정새별, 박영민, 장연익, 강신구 외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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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1. 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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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역시 생각없이 걷는 것 만큼이나 잘 어울리는것도 없는 계절이다.

원래는 혜화동으로 바로 가서 연극만 딱! 보고 오려고 했으나 일부러 몇시간이나 일찍 나와
시청부터 혜화동까지 늘 걷던대로 걸어간다. 내가 죽으면 이 길 어딘가에 지박령이 되어 있으려나..
기왕에 쓸모없는 귀신이 되려면 서울 전역을 걸어다니는 귀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낮,밤,봄,여름,가을,겨울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도록.. 특히 파란 저녁 텅스텐불들이 켜진 집들이 모여있는 풍경
가장 그리운, 가장 포근한, 가장 인간다운 그림이 있는 곳

극장 동국에서 하는 극들은 다른 극장에서 하는 것들과는 다른 느낌이 강하다.
뭐랄까? 풋내보단 곰팡내가 나는 원숙함 물씬 풍기는 연극들이라 해야 할지
그래서 신선함보단 중후함이 있다. (소극장 혜화당에서는 신선함이 훨씬 큰 느낌)

오늘도 연극의 내용을 떠나서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를 만끽하는데 더할나이 없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영화도 그렇고 연극도 그렇고 이런 공연예술은 전체 구성, 줄거리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만으로도
어느정도 보상되는 맛이 있다.

요즘 한창 친일매국노들이 판치는 바람에 한국 전체가 혼란스러운데
그와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우리들 곁에 있는 친일매국노와 그 후손들에 대한 또다른 환경에 대한 이야기.

나는 친일매국노에 대한 인식은 크게 없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기껏해야 매스컴에 나오는 사람을 보는정도?
그렇다고 내 집에서 일제강점기무렵 피해를 입은 사람도 마땅히 없어보인다. 물론 부역한 사람도 없을 정도로
별볼일 없는 농사꾼 집안이었던거 같다. 6.25때도 할머니께서는 전쟁난지도 몰랐다고 하신걸 봐서도 역시

이때 부를 축적했다면 나는 뉴라이트 계열의 친일 매국노가 되었을까?

연극의 내용은 이러하다. 할아버지가 친일매국노인데 돈을 모두 갈취당해서 자식과 손주 3대가 모두 가난하게
살아갔다는 내용이다. 친일매국행위를 했다고 모두 부자로 삼대 이상 이어지는것도 쉽지는 않겠지

그런데..
부모가 독립운동가라고는 누가 세뇌를 시킨걸까?
이렇게 왜곡시킨 역사가 있나? 보통 친일매국노는 그대로 두고 625.때 위대한 장군 정도로 신분 세탁하는게 많은데
박정희도 친일매국행위를 부인한다기보다 근대화에 기여가 커서 과거 행적은 봐주자는거 아니었나?

하지만 재월의 할아버지는 친일매국노였는데 갑자기 독립운동가로 바뀌어 있다.
그리고 그 자식은 가난한 노동자의 삶을 살아간다. 왜?

이건 독립운동가집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가난을 이겨내지 못한 일반 가정 아닌가?
그의 자식인 주인공 재월은 대학을 힘들게 나왔는데 직장은?
독립운동가 후손이라 피해본것이 있었을까? 현실에서는 있을수도 있지만 나는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그러나 매국하면 3대가 평안하고 나라를 지키려 하면 삼대가 가난하다는 말이 있는것을 봐서는 무엇가 있는것이 아니겠나.

박정희 정부까지는 아무래도 박정희가 친일매국노였으니 그럴수 있지만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정부의 일부 친일매국노들을 보면 박해받으며 살아왔을 수 있겠단 생각도 부인하긴 어렵다.

그러나 극 속에서 주인공이 행하는 행태를 보면 약간은 개연성이 좀 부족하다고 할까?
학교 나오고 들어간 회사가 부도가 났을뿐이고 다시 회사를 들어가면 되는데
이것을 독립운동가 후손이기때문이라고 했어야 했을까. 어쩌면 자신의 처지의 이유를 자신에게 돌리기 싫어하는
회피하기 위한 본능이 아니었을까? (극이고 소설인데 이렇게 동물스러워도 되는건지)

가난하겠다. 어쩌면 숨겨둔 재산이 있을 가능성도 있겠다. 나라도 한번쯤은 찾아봤을거 같다.
반사회적이라도 당장 내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무엇을 생각하랴..

이런점에서보면 이 연극은 무엇인가 오묘한 가운데 위치를 갖는다.
극 중 이완용이 합리적인선택이라며 말도 않는 개소리도 하지만 또한 비슷한 짓을 한 자신의 아버지는 당시 금액으로 3만원의
보상만을 받았다는것에 원통해 하지만 친일 매국 행위를 거의 하진 않았다는 일종의 변명같다고 할까?

친일매국행위는 분명 한국 민족 입장에서 용서하기 어렵긴 한데....
어떤 생명체의 존속 보존이라는 본능입장에서 보면 뭐랄까 그럴수도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안들수 없다.
이런생각이 든다는건 내가 민족주의자가 되긴 글러먹었다는 증거가 될지도 모르겠다.

한 인간의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의 일환이 일제 강점기때부터 3대 모두가 겪어야 했다는건
슬픈 한국의 근현대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한강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도 한국을 한국답게 만들기 위한 그 처절한 몸부림의 산물을 문학적 예술로 만들어낸
쾌거 아니겠나..(팬 입장에서 너무 자랑스럽고 멋지다. 한강작가를 한번도 본적없고 잘 알지도 모르지만 보고싶다.)

이런부분이 나는 체감될 수 없는 먼 과거라서 동화되기에 쉽지가 않다. 분명 한국의 슬편 역사이사 현실임에도 말이다.

동국 소극장은 소극장중에서도 작은편에 속하는데
이런 소극장에서 인터미션(중간휴식)이 있는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관객이 나갔다 들어오기 쉽지 않아서다.
그래서 2시간정도 공연이면 단번에 하는데 왠일일까? 70분 하고 10분 쉬고 50분. 거기다 객석은 만석.
캬~ 소극장에서 만석은 참 쉽지 않다. 지인 챤스를 이용해도 쉽지 않은게 만석인데 만석에 보조석까지 사용할줄이야.
물론 인지도 높은 배우와 적당한 웃음 그리고 블랙코미디같은데 아닌거 같기도 한 오묘한 코미디 장르의 연극
심지어 가격도 저렴하다. 어제 본 드레서와는 다른 또 다른 세계같다.

코미디 장르의 연극이라고 감독이자 주인공인 정경호 배우가 극중에 말을 하지만 편하진 않은 소재라서
관객의 차가운 침묵과 웃음이 번갈아가는 고저에 조금은 섭섭한 면이 있다.
완전히 마음을 열어서 쾌활하게 웃다가 가슴 뭉클하며 조여오는 압박이 오는것도 아니고
웃다가 침묵 웃다가 침묵, 울진 않았으니 똥꼬에 털날일은 없겠으나 그 분위기를 맞추기엔 극변하는 상황때문에
내 감정선을 섞어내기에 쉽지 않은 연극이었다. 그럼에도 보길 참 잘했다고 생각드는 재미있고 좋은 연극이었다.

딱! 그 정도의 소극장에 너무 잘 어울리는 훌륭하고 멋진 연극.
다음에 같은 공연할땐 방석을 좀 빵빵한것을 좀 놔주는것은 어떨지. 엉덩이가 좀 아팠음.
가급적 동국 소극장 관객석이 조금은 후졌으니 조금 더 좋은 극장으로다가 ^_^

출연 : 유승일, 김미나, 정경호, 최혜은, 민충석, 조효준, 이탁호, 조성은, 윤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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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1. 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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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이더냐.. 연극을 보러 나온게
은행나무들은 이미 색을 바꿔 입은지 오래라 바닥엔 낙엽이 흥건하고 눈이 훤해서 좋다.

여름과 가을 어느쪽이 보는것에 더 좋을까..
봄과 겨울은 햇살도 따갑고 랭랭하다고 할까. 그래서 보는것이 꼭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늦봄이라면 그나마 봐줄만 하지만

집도 계약을 했겠다. 이 핑계로 바로 예매를 했지만 잘한것인지, 이사를 위해 아직도 할일이 많은데..

길거리에 붙어있는 '더 드레서' 포스터만 봐서는 옷을 챙겨주는 직업군인줄은 몰랐다.
그냥 의상 관련된 어떤 사람의 일대기인가?싶었고 크게 신경쓰지 않은 연극이었다.
유명배우를 내세워 값 비싼 연극에 이미 만석일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기분이 홀가분해서였을까? 볼 마음이 없던 연극이었는데 다시 보이니 바로 예매를 했다.
그것도 평일 할인이 있어서 평일 저녁 7시30분것을

시립미술관에서 수십분정도 그림을 좀 보다가 극장에 들어서니 감회가 새롭다.
고작해야 한달 못 봤는데 이렇게 설래일줄이야

안경도 새로 맞춰서 멀리있는것도 잘 보인다.
(멀리있는것만 잘보이고 노안이라 가까이있는건 더 안보임)
그런데 커튼콜때 사진을 찍지 말란다. 무대 커튼을 내리고 배우들만 인사하면 찍어도 될텐데
굳이 못찍게 한다. 왜 일까? 커튼을 쳐놓으면 무대도 않보여서 문제없을텐데.. 사람들이 기념으로 티켓과 함께 사진찍는 맛도 있는것인데
왜 못찍게 하는걸까? 이미 영상같은거 지들이 찍어서 올려놓고서 뭣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다.

무대를 보니 문듯 약간은 오래된듯한 무대 장치들을 좋아하는거 같다.
고풍스러우면서도 곰팡내 살짝 날것도 같고 먼지도 어느정도 있을거 같지만 잘 닦여있을법한 그런 배경
하지만 이런 무대를 배경으로 하는 연극, 음악극 등은 가격이 대부분은 비싸서 자주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아무튼 극이 시작되고 단장겸 늙은 주인공 배우와 그의 시중도 들면서 의상을 담당하는 드레서(노먼) 한명, 부인 이 외
이 극단의 구성원들이 나온다. 약간은 맛이 갈듯한 늙은 배우, 혼인신고도 못한 부인 등

그런데 이 전개가 묘하다. 작가의 경험에 나온 작품이라고 하는데
늙은 배우는 자신의 욕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듯 보인다. 탐욕스럽다고 해야 할지 고집스럽다고 해야 할지
부인은 오랜시간 함께 연기를 했음에도 늙은 배우의 욕심(기사 작위를 위해)때문에 혼인신고를 못했다고 하고
드레서에겐 잘해주는듯 하지만 거의 시종부리듯 부릴뿐이다.
배우 제푸리에게도 배역이 바꼈음에도 돈을 절대로 올려주려 하지 않는다.
무대감독인 맷지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척한지 오래되었고
옥슨비는 자신의 작품을 봐달라고 하지만 한번도 보질 않는다.

스크루지영감같다고 할까? 비슷한점이라면 자신의 일에 혹독하고 냉정하다는 것
다른점이라면 죽을때가 되니 사람들이 용서를 해주기 원하며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노먼은 왜 이 노인에게 이토록 헌신 하게 되었을까? 당시엔 전쟁중이라 일자리가 없어서 매달렸을지도 모르겠는데
십몇년동안이나 그토록 충실할수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거의 로드 매니저나 다름없어보이긴 하지만 지금 시대도 아니고

그런데 그것도 한번의 계기로 모든것이 뒤집혀버린다. 이와같이 둘간의 관계는 서로의 신의나 애정보다는 주종에 가까웠다는 것으로밖엔
보이지 않는 반전이 좀 있는 연극이다.
보는 내내 어쩌면 드레서가 저 배우를 죽이지 않을까?란 상상을 하며 보게 되었지만 예상은 맞지 않았으나
그 끝의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는 기분이었다.

인간으로 자신의 노고를 전혀 알아주지 않았던 한 늙은 배우, 죽어버려 원망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린 허탈함
이정도면 인생이 송두리채 날라간듯한 공허함에 빠지지 않을까.

늙은 배우와 드레서간의 묘한 연결고리의 긴장을 보다보면 시간가는줄 모르게 된다. 오히려 좀 짧다고 느껴질정도다.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도 좀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란 생각도 들었지만 이정도선에서 끝맺음해서 멋진 극이 된것일지도 모르겠다.
포스터에서 나타나는 그 무엇과는 내용이 좀 달라서 약간은 섭섭한 마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짜임세 탄탄하며 틈이 없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공연도중에 어떤 남자가 궁시렁궁시렁 거리는데도 안전요원 하나 오지 않아서 관람에 큰 방해가 된 일이 생겼다.
하지만 여성관계자 한명 와서 말을 할뿐이었다. 대형 극장이고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면 안전요원이 와서 지켜야 하는거 아닌가?
그 사람이 미친척 하고 소리라도 지르며 공연을 망치면 어떻게 보상을 하려고, 이 사람이 떠드는 통에 두번이나 맥락을 잃어 난감했지만
극장 관계자라곤 힘 없어 보이는 여성 한명뿐이었다. 안전사고는 다 이렇게 안이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좀 신경쓰자~

출연 : 송승환, 김다현, 양소민, 송영재, 이주원, 임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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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