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23.04.01 연극 -누구와 무엇(The Who & The What)-
  2. 2023.02.19 연극 -꽃을 받아줘-
  3. 2023.02.12 연극 -영월행 일기-
연극.공연2023. 4. 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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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백수때는 토,일 연속으로 연극을 봐주는 맛이 좋다.
어제는 따뜻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바람이 부는지, 얇게 입고나왔다가 추위로 떨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걷고 싶은 햇살이었는데 바람에 떨고 어제 좀 걸었다고 고관절은 또 왜 이리 통증이 있는지
걷지못하고 집에 돌아온것은 아직까지도 아쉽다.

정동세실극장은 이번에 3번째인데 갈적마다 마음에 드는 극장으로
약간은 낡은듯 하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차분하고 평온하다.
객석도 괜찮고 무대도 넓다.
어제와 다르게 무대장치도 괜찮은 편이긴 한데, 좌우로 길게 설정된 무대로
끝에서 연기를 하면 좀 멀게 느껴질때가 약간은 아쉽다.
(노안때문에 시력도 이상해졌는데 오페라 망원경이라도 가지고 다녀야 하나..)

한국에서는 무슬림(이슬람교도?)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많을까
당연히 나는 모른다. 쿠란이란건 무엇일까

이 연극의 난해한점은 바로 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무슬림에 대해, 선지자(무함마드)에 대해
무엇하나도 한국사회에 녹아있는것이 없다. 그러니 저들이 말하는 의미를 알듯 하면서도
깊이있게 접근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이 연극이 훌륭하다고 느껴지는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더라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고
그로인한 사회 반작용이 무엇인지, 무엇때문에 대다수는 그러지 못하는지 직감적으로 와닿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다만 계속 한대목 물음표가 있는 부분이 있는데 자리나는 왜 아버지인 아프잘에게 자신(자리나)을 지운적이 있다고 했을까
이 부분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전에 만났던 애인때문에 둘간의 관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건지
어머니가 돌아가실때 문제가 있었던지.. 아무튼 자리나의 가슴한편에 깊은 상처가 있어보이지만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것때문에 더욱더 선지자에 대한 말들이 낯설게 느껴졌던걸까..

역사가 오래된 종교들의 성서들은 대부분 벽에다 대고 말하듯 너무 먼 세상의 언어로 포괄적이며 뜬구름 잡는 말들을 한다.
이것을 접하는 신도들이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할테니. 마치 점쟁이가 듣고자 하는 말들로 현혹하듯
생각을 현혹하는 말들로 가득하다. 이것들을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벽창호도 이런 벽창호가 없지만
그 시대엔 그게 먹혔고 현 시대엔 중간자(목사,신부,중 등) 역활을 하는 사람들이 알맞고 듣고 싶도록 해석해주는거겠지만
자리나는 이러한 것들에 신물이 난것인가?

요즘 사이비교단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 JMS(정명석)관련하여 나오는데 어떤 인터뷰에서 아무리 성경을 봐도 모르겠는데 JMS는 이것을 쉽고 명쾌하게 해석해줘서
따르게 되었다는 말이 나온다. (성경을 천번 읽으면 가능하려나 이 사람은 천번 읽었다던데)
이 인터뷰를 보면 사기꾼이던 그렇지 않던 인도자(중간자)는 반드시 듣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할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러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교리로 방황하게 된다.

자리나는 이렇게 방황하던 사람으로 보인다. 그 시발점은 애인과의 이별때문일테고 아버지의 반대도 큰 이유를 차지하겠지만
좀더 객관적으로 종교를 다가서게되어 좀더 인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이상한 존재가 아닌
인간과 함께 했던 인간적인 존재로서의 선지자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또 하나의 도전이며 반항일수 있고 이단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그렇기때문에 자리나의 소설과 식구들에게 사람들이 대항한다. 때론 폭력적 방법까지 동원하며
물론 연극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진 않는다. 단지 부녀의 대화속에서만 지나가듯 나올뿐인데
그 상황은 한국사회에서도 충분히 그려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공통점들 때문에 내가 무슬림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도 연극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인간의 배타적 성향과 연인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각족간의 사랑이 포괄적으로 넓게 표현되는 연극이다.

부모자식의 사랑은 지독한 면이 있어서 이해되지만 솔직히 자리나 부부의 대화는 좀 이상향에 가까운데
논리적이며 따뜻하면서 막힘이 없다. 짜여진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는게 좀 아쉽다면 아쉽다.

평범한 가족들의 일상이고 특별함도 없고 자잘한 사건 사고도 거의 없이 단조로운 대화가 초중반까지 이어지다보니
중반까지는 지루함과 졸음이 생기지만 자리나의 소설로 고조되기 시작할때부터 끝까지는 숨쉴틈 없이 진행된다.
후반부부턴 너무 강하게 지속되는 면도 있고 대사량도 많기때문에 머리속이 복잡해지지만
내용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 큰 무리는 없다.

그런데 어제도, 오늘도 극장을 나올때의 뿌듯함? 홀가분함? 벅참? 뭐 그런것이 없다.
한국은 아직 큰 똥덩어리를 처리하지 못해서 그런것일까.. 그래서 뭘 해도 먹먹한것일까..

출연 : 조은원, 정연종, 이승민, 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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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2. 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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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옷을 입고 다니기엔 아직 이른가.. 춥지만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제법 괜찮다.
장시간 걷기엔 역시 춥지만

이 극장은 지난주와 더불어 두번째인데 어색함 없이 낡은 티가 나서 좋다.
하지만 이번은 왠지 객석 의자가 그다지 편하지 않게 느껴지는것은 슬슬 단점들이 보인다는거겠지
그럼에도 혜화동의 왠만한 소극장에 비하면 월등히 좋은 곳이다.

극의 전반적인 흐름은 꽤나 식상하다.
별다르게 새련된 느낌도 없고 내용이나 구성의 신선함 역시 별로 없다.
전체적으로 극장처럼 연극도 낡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냥 저냥 좋은 배우들의 명품연기를 감상하면 되겠다싶었지만
역시나 구성의 낡음에서 오는 익숙함은 약간의 지루함을 없앨수는 없나보다.
그래도 저렇게 다들 각각의 사연과 개성으로 노후를 지내는거겠지라는, 지는 석양처럼 외롭지 않게 바라본다.

내가 저들의 나이가 되어보지 못했기때문에 저들의 심정을 모두 이해할수는 없다.
그럼에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중 한가지가 사람의 늙음과는 관계없이 로맨스를 꿈꾼다는 것이고
외로움을 연인에게서 달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연극은 이것을 주된 내용으로 진행된다.

내 처지를 보면 충분히 이해되야 할것도 같지만 혼자이면서도 특별히 외롭다는 감정이 크지 않는 지금의 나로서는
잘은 모르겠다. 오히려 혈기왕성할때가 지금보다는 훨씬 외로움을 많이 탔던거 같다.
그래서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외로움을 안타게 되는가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연극은 정 반대의 경우를 표현한다.
연극이니 한가지의 주제만을 부각시키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 안될것도 없어보이지만 아무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아~
마지막의 반전은 순간 울컥해진다.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기때문에 놀랄만한 사건은 아닌데
치매로 모든 시간을 잃어버린 남자노인을 보며 휠체어에서 우는 여자노인의 장면은
엄청난 슬픔에 휩싸여 감정을 추스리는게 너무 힘든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리고 휠체어를 밀어달라며 체념하는.. 아~ 지금 다시 생각해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상하다. 왜 수많은 장면중에서 그 장면이 그렇게도 강한 슬픔으로 다가올까..
단 몇분간의 절망같은 엔딩을 본거같다. 하지만 노인들 특유의 여유롭게 대처하는 지혜라고 해야 할지.

일본 애니매이션중 '건버스터'라는 것이 있는데
엔딩에서 모든 감동을 만드는다는 이야기가 있을정도로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다가 엔딩에서 감동으로 눈물 찔끔하게 만드는데
이 연극이 그렇다. 전체적으로 무덤덤한 나와는 멀찌감치 떨어진 내용같았는데
막판에 모든것이 뒤집혀져 훌륭하고 멋진 연극으로 마무리 된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요한 붉은 노을같은 연극이었다.

출연 : 정현, 원미원, 공호석, 심우창, 나종은, 김연재, 이혜연, 홍광표, 최재경, 송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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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2. 1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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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포근함이 느껴지는 늦은 겨울 그리고 입춘
하지만 광화문에선 1029 이태원 참사의 100일 추모집회가 열리고 이새끼라 한놈 퇴진 집회도 열리는 등
나라의 권한이 한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이 과연 옳은것인지
일부 세력은 기소조차 할수 없는 무소불위 집단이란게 국가내에서 존속 할 수 있는것인지
회사일로 복잡하고 주변도 복잡한 2023년 초이다.

우주에서 보면 물과 땅이 좀 있는 작은 행성정도인데, 이 게딱지 만한 행성에서 희노애락을 고민해야 한다니... 에휴

그런데 연극은 이 와중에 500년이 지난후 환생한 이야기다.
물론 장르가 환타지스럽지는 않다. 어찌됬던 전생이 기억되는 환생이라면 나의 과거도 궁금해지긴 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책속의 내용(과거)에 얽혀있는것과 현재에 얽혀있는 것들의 교차점이 있지만
그것은 연극을 통해 설명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예술장르에서 표현하기때문에 신선하지 않아서
연극 전체 줄거리는 다소 식상함이 보인다.

과거에 이루어지지 않은 애틋함은 있어보이지만 이것은 과거와 현재의 동일한 반복일뿐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미래로 넘겨버린다. 과거의 노비와 지금이 다른점은 자유인이 된 그날 바로 죽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는다는것인데 그분?이라는 어떠한 권력이 저 사람을 가만히 두었을지 알수 없다.
행복한 자에게 죽음이 찾아온다는 묘한 역설은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설득력을 지닌다.

전체적인 흐름은 진부할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코 만만히 볼 연극은 아니기때문에
충분히 집중을 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있는 좋은 연극이었다.
특히 배우분들의 연기력은 너무나 뛰어나다.

오래된 나무의 냄새가 퍼져있는 폭신한 관객석의 정동극장..

연극에서도 500년된 고서를 분석하는 배경이라서 무대 배경도 옛것 스럽게 구성되었지만
정동극장 자체가 오래되보이니 더욱더 잘 어울린다.(극장이 너무 현대적이었다면 좀 다른 느낌이었으려나)

그런데 영월행일기는 허구겠지?
단종 그의 쓸쓸한 암울함이나, 종살이 하는 두 인물의 어두운 미래나 무엇이 다르겠냐만은
이루어지지 않은 연극 속 인물들을 뒤로 한 채 한국의 미래가 지금보다는 나아지길 기대해본다.

출연 : 이성원, 임솔지, 배상돈, 최승일, 문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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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