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2. 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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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은 따뜻한데 비가 와서 카메라를 가지고 나갈지 그냥 나갈지 고민하다가
비오는 밖을 보니 그냥 나오게 된다.

바람도 많이 불어 우산 쓰기도 불편하지만 얇게 입고 나와도 버틸만한 춥지만 따뜻한 날이라
오랜만에 좀 걸어보기도 한다.

연극을 고를때 시놉을 읽지 않고 고른다는건 때때로 위험이 따른다.
허무맹랑한 연극이 걸릴수도 있고, 포스터 그림을 보고 예상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달라서 당혹스러울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쪽이던 그렇게 문제가 되는건 아니다. 어차피 리플렛정도의 내용만으로 연극을 판단하기엔 쉽지 않아서
어느때는 재미있으나 어느때는 덜 재미있기도 하고 뭐 그런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무척 재미있는 연극이 걸린 운좋은 날이었다.
'아들에게'라는 제목과 포스터 사진만 보면 모자간의 드라마인가 싶었다.
물론 앨리스 현 이라는 인물을 내가 몰랐기때문에라도 더욱더 그렇게 느꼈던거 같다.
이 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독립운동 얘기인가 싶어서 섣불리 선택하기 어려웠을수도 있었을것이다.
(독립운동 관련한 연극들은 많이 봤지만 볼적마다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자주적으로 독립한것이 아니었기때문이고
지금도 토착왜구들이 득세해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으니 백년전이나 지금이나라는 우울함이 오기때문이다.)

앨리스현은 어지러운 시대에 태어난 어떻게 보면 불운아라고 할수도 있지만
어떤면에서 보면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는 적당히 편한 삶도 가능했을수 있었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망상, 공상, 허상, 이상 등 무엇으로 표현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이 이루기 어려운 공산주의를 꿈꿔왔던 인물로
일제강점기로 탄압받던 민중을 보며 계급이 없는 공평한 사회를 꿈꾸려 했던것이 그다지 이상하지 않는 선택으로 보인다.

당시엔 '신여성'이라는 새로운 여성상이 나오던 시기기도 했고 마침 어느정도 공부할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비교적 깨어있는 부모에게 태어났으니 이 여성의 행동은 일본의 탄압과 힘없는 여권의 현실을 이겨내려 애썼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사람의 파란만장한 한 일생은 숙명같아보인다. 나의 이상향과 현실간의 넘어서기 어려운 벽
그것을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이룰수 있다면?
일제강점기 전에도 동학운동이 일어설만큼 민중의 삶은 미치도록 힘들었다.

서양에서는 부르주아계급들의 시민혁명이 일어난것도 계급사회로 불이익 받는것에 대한 항의가 아니었나

탄압받고 고통받으면 민중은 일어나게 되어있는것이니 난세에 영웅 한명이 태어났으나
아쉽게도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못한 한 인물인듯 싶다.
(일제 강점기때 독립운동가중 제대로 이름이 알려진 여성은 과연 누구일까?
유관순이라는 인물이 있으나 3.1운동때 1개월정도 만세운동 주도하다가 잡혀서 모진 고문으로 돌아가셨는데
이외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누가 있을까?)

문제는 이러한 인물을 연극에서 어떻게 표현하는가인데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으나 거의 모노드라마 수준으로 구성된다. 한 인물의 일대기이니 당연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만큼 심층적으로 내면을 파해치고 있어서 남다른 이해의 깊이를 선사한다.
그런만큼 대사가 빠르고 많기때문에 놓치기 쉽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고 시대 배경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더욱더 이해 안되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앨리스라는 한 여인의 삶은 자아를 찾기 위해 죽는 그 순간까지 노력한 인물로 보이며
이것은 이 인물만의 독특함이 아닌 우리 모든 인간들의 치열하게 찾으려는 주체적 삶에 대한 욕망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는거 같아서
보는동안 내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뜨거워진 눈시울이 식을줄 몰랐다.
내가 찾는 무언가, 저 여인이 찾는 이상적인 그 무언가
나도, 우리도, 그 누구도 타인의 지시대로 살길 원하지 않는다.

이 모든것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무대장치랄건 별다른게 없지만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넓은 무대를 가득 매운다.
연극에서 무대매너가 좋다고 하기엔 모호함이 있으나 아무튼 대형 극장에 어울리지 않는 횡한 무대를
배우들의 연기로 채워넣는것은 결코 쉬운 연출은 아닐것인데 이 극은 그것을 훌륭히 해낸다.
오히려 작은 극장에서 했다면 감동이 줄어들었을것이다.

훌륭한 음향도 큰 몫을 한다. 실제 연주자가 나와서 효과음부터 음악을 연주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도 그렇고 배우의 호흡을 맞출수 있어서인지 일체감이 대단히 뛰어났다.

약간 아쉬운건 반전 아닌 반전 같은? 예상됬던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놀랍거나 신선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런가보다.. 정도?
그리고 파란만장한 인생치고 그 끝은 너무 허무한 죽음?

일생을 받쳐 무언가를 만들려고 애써왔는데 김일성과 대립된 관계에 있던 박헌영을 죽이면서
같이 찍었던 사진으로 미제 스파이로 누명을 씌어 바로 처형? 물론 이게 가능한 시대였다.
남한에서는 이승만매국노가 김구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가들을 모두 죽이고 있었으니..

지금은 최고 큰 야당 대표가 자객에게 칼을 맞아 죽을뻔했는데도
증거인멸, 허위사실유포, 사건축소 하는 매국노들이 판치고 있으니 일제 강점기나 해방무렵 이념전쟁으로 피바다가 됬을때나
무엇이 다르겠냐마는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무엇이 있는곳으로 나아가야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한 인물에 미친 몰입감이 돋보이는 훌륭하고 멋진 극을 오랜만에 본거 같다.

출연 : 강해진, 김선경, 김유민, 김은석, 남권아, 린다전, 박종현, 심완준, 이승헌
        장석환, 장시현, 정나진, 조주현, 홍은정
연주 : 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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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2. 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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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엔 감기때문에 연극보기 불편하더니 이번엔 배탈이라니
거의 나은줄 알았는데 배속에 가스가 너무 많이 생긴다. 오늘도 걷고 싶었는데
결국 제대로 걷지 못하고 바로 집에 올줄이야

내가 연극을 보기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한 30년은 된거 같다.
오늘같이 극장 차단기가 끊겨서 공연이 잠시 중단된적이 있던가?
이쪽이 직업인 사람들은 이런 경험 한두번은 다들 있다곤 하지만
의외로 관람객중에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생각보다 없다. 물론 나도 없었다.
왠만한 사람들보다 많은 관람을 하는 편이기도 하고 오랜시간 보고 있지만
난대없는 암전이라니, 결국 10분정도 연극이 중단되었는데 관객을 모두 내보낸다.
있을곳도 없는 소극장 밖, 관계자가 나오더니 차길이나 다른 업소 앞에는 있지 말아달란다.
그러면 어디에 있으란 소리지? 이럴땐 같은 건물 업소에 몇분간만 관객들이 좀 밖에 있겠다고 양해를
구하는게 맞는거같은데 관객들보고 그런곳에 있지 말라니

가끔 운영이 미숙한 연극에서 나타는 현상중 한가지가 안쪽부터 앉으라는 요구다.
안쪽은 벽, 가장자리라서 시야가 좋지 않은 제일 그지같은 자리다.
지정석이 아니기때문에 비교적 일찍와서 들어왔더니 제일 그지같은 자리를 앉으란다.
이럴거면 그냥 늦게 들어오지..
그리고 맨 앞자리를 앉지 못하게 하길래 그곳을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무대로 사용하나 싶었는데
그냥 앉히지 않았던 곳, 아마도 관객이 다리라도 뻗어서 무대에 다리가 올라올까봐 그런것인지
촬영을 한다던데 관객 머리가 보일까봐서 그런것인지
관객이 제법 많아서 좋지 않은 자리에 앉은 특히 구석에 앉은 사람들도 많은데
이럴바엔 앞줄에 앉게 하면 되는거 아니었나.

가장 특이한 행태는 배우가 관객을 등지고 앉아있는 무대 구성.
이 멍청한 구성은 뭘까.
관객에게 얼굴보여주는게 쑥쓰러웠나?
대사를 못 외워서 책상에 대본을 두고 읽었나?

사무실 파티션을 치고 연기하지 않은걸 고마워야 했을까

연기 호흡도 좀 어설프고, 무대도 엉성하다.

하지만 이런상황에서도 이 희곡이 훌륭하다는 것이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진다.
희곡 자체는 뛰어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와닿지만 전체적으로 좀 아쉬움이 큰 연극이었다.

작가가 다니던 뉴욕의 어떤 잡시사 풍경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거 같지만
전혀 그런느낌과는 다른, 어떤 긴장감같은게 느껴지질 않는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걸 보면 화려함뒤에 감춰진 인간의 냉혹함같은게 녹아있는데)

그리고 1인다역을 많은 사람들이 하다보니 느낌 자체가 깨지는 경향이 크다.
한사람이 다역을 할땐 충분히 외모를 바꾸던가 아예 다역을 전담 하는 배우를 선정하는데

제목의 인물인 글로리아와 낸(편집장)이 같은 사람이라서 연극 흐름에 대단히 방해가 된다.
조금전까지 총맞아 죽은 사람이 바로 뒤엔 커피를 나르고 있고

아무튼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인물을 묘사하기위해선 일부분은 어쩔수 없었겠지만
배역 할당에 좀 더 신경써주는게 어땠을까싶다.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한 인물의 알 수 없는 좌절로 인한 비극적 사건
그 사건을 이용한 수많은 주변 인물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을 위한 무엇인가를 꾸며낸다.
문제는 이 사건에서 글로리아라는 인물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고 왠만해선 그녀를 표현하지 않는다.

마지막 로린이 글로리아를 회상하며 말하는 대목에선 평범한 한 인물로 묘사될뿐이다.
평범한 인물이 왜 그런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지 작품에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사건을 이용한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주변 환경만을 지독하게 표현한다.
인간사회의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는데 이부분에서 이 작품의 뛰어남이 느껴지지만
훌륭한 희곡에 걸맞는 연극이 되었더라면 감동이 배가되었을텐데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데 사무실 풍경에서 배우의 등을 보여주고 대사를 말하는 구성 말곤 생각을 못했던걸까? 의도된 구성이었을까?

출연 : 박수민, 서루현, 전승연, 김경찬, 김재아, 김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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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1. 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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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하루였던거 같다.
목감기와 코감기가 함께와서 집밖을 나서기 힘들었지만 예매해놓은 연극이 있으니
나오지 않을수 없어서 계속되는 갈등. 미술관도 가고 싶었는데.

콧감기로 재채기, 목감기로 기침, 마스크 속에선 콧물과의 사투
안밖으로 난리가 아니다. 물론 사람들은 마스크때문에 모르겠지만

연극은 이런 소재의 전형적인 스토리를 따른다. 전체적인 흐름이 뻔하디 뻔하다보니
끊임없이 어떠한 자극을 주려는 의도가 보이지만 자극되지 않는 안타까움일까
옆자리 아저씨는 연극 보는 내내 휴대폰을 켰다가 껐다가를 반복, 왠 개똥 매너인지..
참고 보기 싫으면 그냥 나가던가. 자식이 출연하는거라면 이러진 않았을텐데
관심 없어보이는 사람들이 좌우로 포진. 초대장은 좀 봐가면서 뿌리길 권장한다.

총 7장으로 짧막한 소제목들로 이루어져있지만 그다지 와닿진 않는데
불필요해 보일정도로 모두 연결된 한공간과 이어진 시간대일뿐.
(소제목이 들어가려면 전체 흐름을 깨지 않는 한도에서 일정 수준의 독립적인 면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차라리 코믹하거나 단백하게 구성되어있으나 생각할수록 슬프게 만들거나
미친척하고 신파로 도배를 하거나..(못 우는 사람은 신파같은거라도 보며 울면 좀 풀릴수도)

무대라도 좀 허름한 집처럼 꾸며주지, 너무 섭섭하다.
흔한 브라운관 TV와 서랍장 한개라도 좀 놔두던가

말과 연기로만 풀기에도 전체적으로 좀 빈약하고 비주얼로 풀기에도 섭섭해서였을까..
오버액션들로 빈곳을 채워가려하지만 연극에서 오버액션은 과유불급의 전형일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한다.

목감기, 코감기로 예민해져있어서 멀쩡하고 훌륭한 연극을 제대로 관람 못했을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숨만 적당히 조절해도 연극에 집중할수 있다. 암전때 콧물 닦으면 되고
목이 간질간질해서 기침이 나와도 크게 문제될정도는 아니고
다만 요즘은 극장 온도가 따뜻하거나 푸근하지 않고 쌀쌀하게 셋팅하던데
배우들이 조명으로 뜨거울까봐 일부러 그렇게 해놓는건가? 겉옷을 벗을수가 없다.
근래 모든 극장들이 추워서 겉옷을 벗고 본적이 한번도 없다. 오히려 실내임에도 겉옷을 입고 봐야
괜찮은 체온을 유지할수 있을정도였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식상한 줄거나와 전개, 이것들을 전형적으로 풀거가는 씁쓸한 연출
전체적으로 특별한 감동을 찾아볼수 없지만 독립영화나 김상수영화처럼 간이 되지 않은 슴슴한 음식을 먹듯
풀어놨더라면 좀더 특색있었을까.. 아마도 극장을 나와 집에 올때까지도 계속 곱씹을순 있었겠지..

걷고 싶은 하루였는데. 그지같은 코감기때문에 걷지도 못하고, 함박눈 내리던 그 짧은 순간엔
미친 졸음이 밀려와 눈떠보니 길가는 다 녹고 지붕에만 하얀 흔적이 남아있는 쓸쓸한 초봄이다.
(눈내릴때 카메라로 동내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으려 했는데 한번을 못하네 에휴)

출연 : 종애화, 서진, 이유진, 박선혜, 김예림, 오혜진, 유지안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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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을 나오는데 물방울 한두개가 떨어져 바로 다시 들어가 우산을 들고 나왔지만
더이상 비가 오지 않아서 후회스럽다가도 버스안에서 창밖을 보니 눈인지 빈지 구분이 안되는
무언가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할때는 우산을 잘 가져온건가? 싶었지만
버스에서 내릴땐 파란 하늘이 절반 이상, 햇살 쨍쨍하고 청명함 그 자체였다.
그래서 작은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자그마한 우산은 한번도 펼쳐보질 못한채 그대로 집까지 왔다.

안톤체홉은 무척 많은 작품을 썼나보다.(다작한 작가라곤 하던데)
대형 작품들은 어느정도 추려지지만 이런 자잘한 것들은 알듯 말듯 새롭다.

지난번 굿닥터와 더불어 이번 단편집들 역시 짧은 것들의 특성답게 임팩트가 있다.
깊이가 좀 부족할순 있지만 지루함 자체를 찾아볼수 없어서 보는 내내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아홉편이나 단편을 붙여놔서 2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조금은 아쉬움마져 느껴진다.
생각보다 지인들만 많이온거 같던데 사람들이 많아 봐도 좋을법한 연극이었지만 광고를 안한건지
4일만 공연하기때문에 입소문 날 시간이 없었는지

좀 일찍 도착을 했는데 매표소엔 사람이 없다. 닫혀있는 극장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배우들 막바지 연습이라도
하고 있을까봐 문도 못열고 있다가 다시 매표소쪽을 보니 한시간전부터 카페를 운영하니 들어오라는
문구가 보여 용기내어 들어가보니 정말 술을 주는 카페가 열려있다. -.,-;

관람중에 취하면 집중을 못할까봐 술을 먹진 않았는데 약한술도 아닌 보드카를 줘도 되는건가?
가짜술은 아닐텐데.. 아무튼 시작전 극장 상황이 이러하니
긴강을 풀기 위한 명상에는 무척 방해받는 느낌이었다. (술집에서 혼자 눈감고 있는 기분이랄까? ^_^;;)
하지만 친구들하고 같이 왔다면 이런 분위기는 무척 좋은 기억이 될법 하다. 게다가 술까지 주니

첫번째로는 '대소동'이란 극인데 이상하게 산만하다. 내가 너무 가만히 있었는지 기분을 좀 업 시켜놨어야 했을까
아무튼 시작부터 에너지 최고조의 배우들이 하늘을 뚤을기세로 덤벼든다.
관객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이텐션으로 시작하면 금세 감정이 지쳐버릴거 같다.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저러는걸까. 나도 순식간에 지쳐버리듯 피로해지는것이 느껴진다.
다행인것은 이 극이 무척 짧다는것. 피곤해지기전에 끝나버린다.

다음 '방앗간에서'는 뭔가 앞뒤 맥락이 좀 있어야 할거 같은데 어딘가 많이 부족해보인다.
원작이 이렇게 생선 중간토막같은 극인지 아니면 이 연극에서 짧게 각색한것인지. 쓰다만 습작인가?

아무튼 내용이 많이 빈약해서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가 조금은 난감하다.
아무래도 체홉 단편집을 사서 봐야 겠다.

'폴렌카'
이건 뭘까? 일단 출연배우의 근육이 너무 우람하다. 옷을 입었는데도 전문 운동선수인냥 울퉁불퉁 튀어나온 근육들이
해당 역할에 맞는 배우인지가 좀. 연기를 못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근육이 큰건지 뭔지 아무튼 둔한 움직임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
이 극의 피날레는 마지막 무렵 폴렌카가 대학생을 만나겠다는 당연한 대답을 할때 독특한 충격과 반전 느낌을 받는다.
짜증나면서도 이해되는 저 둘간의 행동들
짧으면서도 모든것을 담아낸 명작으로 보이는 훌륭한 극이었지만 역시 둔한 움직임은 거슬린다.

'집에서'는 교육에 대한 어떤 감정과 현실을 반영하는거 같다.
어느시대나 자식의 교육은 항상 어려운거 같다. 힘으로 밀어붙일수만은 없는 자식이라는 독특한 관계속에서
어떤 표현을 해야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수 있을지 과거나 지금이나 항상 고민되는 문제를
멋지게 표현한 극이었다.

'아내' 이 극은 러시아의 당시 상황이 안나카레니나(톨스토이) 처럼 불륜이 만연화 되었던
시기에 맞는 사회풍조를 그려낸거 같다. 지금 시대와 코드가 맞는걸까

'사냥군' 이 극에서 꽃 한송이를 총에 꼿을때 순간 내 감정이 터져버렸다. 왜 그렇게 슬펐을까..
저 여인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거 같아서 짧게나마 복받칠뻔했다. 하지만 계속된 슬픈여운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것은 한겨울이라 그러겠지. 이 극은 전체적으로 좀 슬펐다. 그리고 외롭게 했다.

'적들' 아~ 운명의 장난같다고 해야 할지 수많은 나날중 이런 날이 겹치다니..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지만(아인슈타인) 인간은 작품속 인물들에게 이와 같이 지독한 장난을 한다.
두 남자가 겪을 감정들은 죽을만큼 잔인한 시간들로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의 긴장을 놓을수가 없는 멋진 단편극이었다.
약간은 현대화가 되면 더욱더 독한 운명으로 보여질수도?(대사가 너무 고풍스럽다고 해야 하나)

'숫양과 아기씨'는 무슨 내용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상류사회를 풍자했다곤 하는데
난대없이 무료승차권을 준다는 뭐지. 적지 않은 돈을 번다고 중간에 대사도 나오는거 같은데
그 돈은 어떤 사정에서 다 써버리고 없다는건지
늙은 상류층은 저 여자를 가지고 장난치는거로 보이긴 하는데 마지막에 여자가 기겁해야 할만한 사건은 없었던거 같은데
여자는 엄청난 좌절을 하는듯한 오버 하지만 왜 저러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 극으로
키가 될만한 무엇이 부족했던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인데 당시 남자가 가정에서의 위치가 저랬나
안톤체홉의 작품속에서 남자는 무능력, 무기력한 존재처럼 나오는경우가 심심치 않지만
연극에선 왜 저렇게 저 극적으로 표현하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뭐 그냥 저래야 싶나 싶다.
내용상으론 학교 선생의 위신은 충분히 높아보이고 멋지게 그렸지만 부모는 자식이라는 거부할수 없는 볼모로
자신의 모든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시대나 지금이나 미래나 달라지지 않을거 같은 부모 자식간의 관계
때문에 생겨나는 부모들의 굴욕적 모습들

전체적으로 자잘하지만 한방이 있는 극들이 많아서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조금은 더 좋은 극장에서 약간은 더 신경쓴 무대(박스 몇개로 해결하기에는 좀 무대의 아쉬움이 있었음)에서 볼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연 : 김단, 이강민, 주일석, 최강해, 차한결, 김해연, 한동규,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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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3. 12. 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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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 따뜻한 미술관에서 서성이기 좋은 계절
하지만 걸을땐 부스러진 낙엽만큼이나 쓸쓸해진다.

아랫목에서 귤 까먹으며 드라마같은걸 보면 좋은 휴일이 될런지

안똔체홉 극장에선 회원제로 운영하며 안똔체홉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금액도 높지 않은 편
가끔은 이렇게 다른 연극도 한다.
극장 의자가 편하고 좋고 체홉 연구회같은곳인지 많은 자료들도 판매하지만
아무튼 인터넷 예매처에서 가끔 올라오는 이런 작품을 보는것은 좋으나
체홉작품을 뺀 다른 작품 몇편을 봤었으나 특별한 감흥을 받아본적은 없는거 같다.

체홉 연극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해야 할지. 일종의 반작용같은것인가?
아니면 배우들의 기분전환을 위한 연극일까

짧은 연극을 선호하진 않으나(단막극 페스티벌 같은류는 좋아하고 한번에 여러편 볼수 있는걸 특히 좋아함)
편안한 의자, 넓은 공간은 마음에 들지만 요즘 빈대가 유행(?)하는데 잘 청소되었길 기대하며 앉아본다.

소박하게 시작하는 장래식장 편의점
장래식장에 있는 편의점은 배달도 해주는줄은 몰랐다.(연극에 국한된 설정인가?)
똑부러지는 부점장, 약간은 어버버하지만 밝은 종업원(아르바이트) 그리고 약간 느슨해 보이는 점장

그 외에는 양념같다고 해야 할지..

정작 모든 굵직한 사건은 이 셋에서 발생하는데 정작 상주와 그 친척이 한번 지나가면
모든 이슈를 끌어가버린다. 분위기쇄신같다고 해야 할지,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전체적으로 지극히 상투적인 줄거리라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진 않으나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연극이랄까

행운을 위해 희망, 믿음, 사랑을 짓밟는 어리석음을 나는 습관적으로 행하다가
이런 연극 한편 보게 되면 행운도 가끔은 좋지만 일상에 대한 즐거움이 더 필요하다는걸 깨달게 한다.

그러나 깜빡이는 전등이나 조폭 삼촌등 소원성취 초도 그렇고 전체 맥락에서 어떤 의미가 있어보이지도 않고
괜히 맥을 끊는거 같다가도 분위기 전환해서 지루함을 없앤거 같기도 하고
공연시간이 70분짜리 짧은 극이라서 분위기 전환할만한것도 없는 연극인데 왜 이렇게 중간에 신을 전환하는지 모르겠다.

저 셋들의 각기 다른 삶을 맥주와 터진 오징어를 씹으며 사건 사고를 만들어 갔다면 70분이 그다지 짧다고 느껴지진 않았을거 같지만
상주나 삼촌이나 편의점 셋 모두 무엇인가 부족하게 끝나버린 느낌이다.
작가가 더이상 쓸 내용이 없어서 그런것은 아닐텐데 아무튼 뭔가 상당히 섭섭하다.

소소히 재미가 있다가 툭! 끝나버린 연극
그래도 가끔은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가벼운 연극 한편도 나쁘진 않겠지.

출연 : 노영신, 진민혁, 염인섭, 조희제, 이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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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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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을 나가지 못하다가 간만에 출근하고 간만에 한 겨울이 된 거리를 걸어본다.
비와 바람때문일까. 단풍은 아직 덜 익은거 같은데 은행잎은 대부분 다 떨어져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지만
색은 아직 푸른끼가 남아있다. 떨어지기 싫어했던 남아있는 옛 흔적이랄까

대극장으로 끝나면 대부분 큰 극장이고 무대도 넓고 관객석도 훌륭하다.
예술극장 대극장도 그러하다. 좋은 시설의 큰 극장

나는 이 극을 어떤극이라 상상하며 예매한것일까.
독립군 이야기라곤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은거 같은데 포스터만 보면 연예극? 같다고 할까?
아니면 부모 자식간의 그리움같은?

후자는 어느정도 맞기는 했다 ^_^;;
그렇지만 아무튼 드라마나 맬로와는 거리가 아주 먼 일제강점기때의 독립운동 이야기다
물론 내용은 허구다. 어느정도의 진실도 좀 섞여있을지 내가 이 시대 역사를 많이 알지 못하기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풍물패를 일본애들이 싫어했다는 말을 들은적은 몇번 있었다. 사람들을 잘 모으고 단합기 좋은 타악기들이 주류고 우렁찬 소리
착착 감기는 리듬(한국사람만 그럴수도 있지만) 그래서 특히 꽹가리를 특히 싫어했다던데 진위여부까지는 모르지

아무튼 정선의 어떤 사람과 딸의 독립활동 이야기지만 내용의 아귀움과 감동의 갈증이 느껴진다.
좀 막말하자면 국뽕을 이용한 티켓팔이같이 대충 껴맞춘거 같다.

과거의 독립 이야기라면 고증한 사실을 기반으로 꾸며도 수많은 위인들이 있을텐데
왜 이런 허구를 만들어낸것일까? 타국사람들이 보면 노래에 환장한 민족인줄 알것네.
(노래가 처량맞고 우울한건 그만큼 사람들이 힘들었다는것일텐데.. 판소리도 듣다보면 70%이상은 모두 슬픈내용들일뿐)

전체 스케일은 크고 웅장하지만 디테일하지 못하고 흐름이 엉성하다.
민요에 전문가가 아니라 말하기 어려움이 있지만 그 특유의 구슬프면서 독특함이 있는데 이상하게 배우들의 노래엔 그게 잘 안보인다.
딸은 국악을 전공했는지 일반 노래가 엉성하고 아버지는 서양곡(?)을 전공했는지 국악이 좀 그렇고..
(성악가나 국악가가 가요를 부르면 노래는 잘 부르지만 원래 가수가 부르는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 요상함 같은 느낌?)

사람 감정을 가지고 놀려는 그지같은 신파는 어렷을적 봤던 약장수 공연같기도 하고(할머니 손잡고 따라 구경갔던것이 조금씩 생각남)
국악과 서양노래(이럴땐 뭐라 해야 하는건지 젠장)를 섞으려면 좀 잘 섞던가 이 둘간의 이질감은.. 으~~
(서로 리듬이 달라선지, 소리의 강약이 달라선지 따로 들으면 모두 너무 좋은데
한 곳에서 연이어 국악,서양악를 들으면 뭔가 적응이 안됨)

그리고 엄청 특이한거 3.1 독립운동때의 암호명이 '삼쩜일'??????
3.1을 삼쩜일이라고 읽지 않아서 '삼쩜일'이라는 암호명을 만들었나?

바로 얼마전 요즘 학생들은 삼일절을 삼쩜일로 읽는다며 문제라는 기사가 한창 나왔었는데
극의 작가는 이걸 풍자한건가? 알수없지만 순간 황당함은..

그럼에도 저들이 노래를 할땐 가슴이 뭉클해진다.
내가 이렇게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점점 노래의 음율에 내 가슴도 녹아내린다.

큰 무대, 다소 어색한 진행과 내용이었으나 저들의 엄청난 열정과 뛰어난 연기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높지 않은 공연비, 좋은 관람이었다.

친일친미매국도들이 득세하니 반작용으로 요즘엔 이런 독립운동사 연극이 적지않게 보이는데
좀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지금시대도 좀 반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너무 큰 욕심일런지..

출연 : 이건영, 정수한, 김미수,박승일, 김기남, 최정화, 최재섭, 남현우, 채승혜, 김가람, 황준우
           김경환, 정형석, 여동훈, 최현규, 홍성민, 박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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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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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첫 휴일이라서 그런지 정신이 없다. 출근을 하기 시작했지만 기운도 없고 업무 능률도 떨어지고

완연한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과 노란 은행잎
가을을 느껴려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혜화동에 도착해서 아르코 미술관을 잠시 들렀다가 극장을 가는데 왜 동국 극장으로 착각했을까?
티케팅하는 사람도 내 이름을 한참을 찾고 나는 예매한걸 보여주고
몇분이 지났을까 이 극장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서야 내가 잘못 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소극장 무극이었는데

이 극장은 전부터 느끼는거지만 극장을 찾는게 편하지 않은 곳이다.
지도 어플로 찾는데도 도통 극장이 눈에 들어오질 않아서 한참을 헤매다 찾아 들어갔다.

동물농장이면 동물농장이지 2023은 왜 붙었을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일부분 현 정부의 비판적 요소가 미묘하게 섞여있다고 할까? 무척 소극적인 표현이었지만
아무튼 그 정도라서 2023이 붙었는지 혼자 추측해볼뿐 답을 찾을순 없다.

전체적인 줄거리도 뭐가 각색되었는지는 원작을 읽지 않아서 모르겠다.
동물농장은 월트디즈니것인 애니메이션이 머리속에 들어있고 국내에 출판된 아이들용 동물농장은
스탈린을 비판하는것과는 거리가 멀기때문에 솔직히 이것이 당시 소련을 비판하는것이란걸 알게 된건
얼마되지 않았다. 그것 마져도 깊이 파고든것도 아니고 이곳 저곳에서 주어들은 정도가 전부

그냥 알고 있던 대부분의 동물농장 그대로 따르는거 같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소리들이 엄청나게 섞여서 대사를 알아듣기 불편할때가 많았다.
서로 대사가 겹치거나 음악과 대사 음량 벨러스가 안맞거나, 배우들간 호흡이 맞지 않아서
대사들이 서로들 조금씩 씹히거나 아무튼 전체적으로 제법 많은 시간이 혼잡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가슴에 밸크로(찍찍이?)같은거로 동물을 붙이고 나오면 좋겠는데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서로 대화를 하니 누가 누군지 헷갈릴때가 많다.
동물농장의 각 인물들은 소련 공산주의에서 특정인물을 대변한다고 하는데 그 인물, 환경, 사회분위기와 일치시키려면
그 동물이 명확하게 드러나서 특징들을 파악해야 하지만 헷갈릴때가 많다.

전체적으로 소란습럽고 같은 옷들을 입은 다섯 쌍둥이들이 나와서 다인일역을 하는것같이 헷갈렸지만
특정인이나 사건들은 간략하게 잘 표현하긴 했다.

그럼에도 조촐한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있기때문인지 저들이 말하는 것과는 거리감있는 무대라고 해야 할지
조금은 무대에 더 신경을 쓰던가 내용을 각색해서 가급적 대사에서 모든것을 표현하던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80여분 길지 않은 공연 치곤 내용이 너무 알려져있어서일까
현실반영이 미흡해서였을까 조금은 지루함으로 다가온다.

한국사회에서 동물농장은 공산주의 비판용으로 많이 이용되었다던데
자본주의와 폭압정치등 한국사회를 비판하기엔 정말 좋은 소재가 아닐수 없다.

소극장용이 아닌 대형극장에서 제대로 만들면 일부에서 욕하는 놈들이 생겨날수 있겠지만
10.29참사를 무마시키려고 각종 압력를 행사하는 요즘에 어느정도 맞는 연극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직도 세월호참사가 뭐하나 개운하게 해결되지 않았는데 10.29참사가 벌써 1주년이라니 갈길이 먼 한국에서
사회 비판적인 연극이 많이 나와주길 기대해본다.

출연 : 한미선, 김기영, 연준원, 조민희, 유현정, 최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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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2. 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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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긴 연휴도 끝나고 앞으로 기댈것은 크리스마스의 설래임정도
그렇지만 근래는 돌아다녀도 돌아다니는거 같지가 않다.

언제쯤 눈이 내릴까

혜화당은 이름이 참 예쁘지만 극장은 정말 소극장
제법 불편한 의자, 좁은 무대 그래도 묘한 정감이 흐르는 곳이다.

불과 관련된 제목은 어떤 시발점, 원죄, 파멸같은 늬앙스를 풍긴다. 그래서 발화라는 폭발하는 인간을 표현하는 극인줄 알았다.
물론 시놉을 안봤기때문에 그런것이고 시놉을 봤더라면 좀 다른 생각을 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별다르지 않다. 자식이 화재로 사망하고 그 자식을 구하려다가 다친 친구
친구를 자식처럼 생각하는 죽은 자식의 아버지 그리고 그와 동업하는 치밀한 한 인물(박사장)

중반무렵까지는 뭐랄까 대충 사건 한두개 벌어지고 해피엔딩이겠구나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묘한 방향으로 흐름이 바뀐다. 스릴러 같다고 해야 하나
어느순간부터 머리속이 뒤죽박죽 혼란스러워진다.

저런 순간, 세상을 바꾸려 소리쳐봐야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사건.사고를 감안해서 장사를 구상한다?
박사장은 단순히 돈에 미친 사람일까
홍단을 친딸못지 않게 키우고 오동을 아들처럼 대해준다.
하지만 국준은 이들의 불법행위에 못 마땅해한다. 그러나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

사회규범, 선행등 수많은 갈등요소들이 엄청난 양으로 몰아친다.
연극을 보면서 생각을 해야 하고 느껴야 하며 나름 결론을 지어야 하는 바쁜 연극이었다.

다만 그 끝의 오동과 홍단의 행동이 옳은 행동인가는 아직도 모르겠다.
박사장이 불을 지른것도 아니고 예측을 했을뿐인데 사회버러지마냥 취급한다.
친딸, 친아들처럼 아껴주었는데 돌아온것은 결국 사회에 있어선 안될존재가 되버린것이다.

물론 경찰 무전을 도청해서 장의사 업을 부흥시킨것은 불법행위니 처벌받는게 이상할건 없으나
저들이 박사장을 대하는 행동은 과연 정당한것인지는 무엇이 저들을 저런 행동에 빠지게 한것일까

아마도 오동과 홍단은 화재가 난 공장이나 주택이나 미리 얘기를 해서 막았어야 하지 않았냐는 논리지만
한국사회에선 안먹히는 한가지가 안전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니 법적으로 만들어놓은 최소한만을 구축할뿐이라서
언제어디서나 안전사고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마저도 소규모회사에선 더욱더 사각지대처럼 놓여있다.

작가는 돈만 치중하는 그릇된 사회를 말하고 싶었던걸까
아니면 이런 사회를 바꿀수 있는 것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해답은 어렵지 않지만 어렵지 않은 그 답을 실천하는 것이 이토록 오래걸린다는 것을 신이 인간을 만들때 알고 있었을까

출연 : 문호진, 박연하, 이정엽, 장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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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3. 11. 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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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같이 짧지 않은 추석연휴에 미술관은 사람이 너무 많으니 공립미술관으로 아쉬움을 달래더라도
연극 3편정도 봐줘야 하는데 회사 일도 좀 해야 할것이 있어서 두편으로 마무리 되는것이 너무 아쉽다.
비도 미친듯 와서 카메라도 안가져왔더니 손이 심심

난 이 연극의 제목이 '기획2팀'이란것을 연극이 끝난 후에나 알았다.
연극내내 기획2팀 배경으로 나오길래 그냥 전체 흐름상 타 부서는 필요없겠거니 했는데
제목이 '기획2팀'일줄은.. ^_^
(연출가전 <기획2팀>이라고 저장해놔서 순수하게 두번째 팀이 출품한것인줄 알았음 -.,-;)

시놉을 시작전에는 안보지만 제목을 잊은적은 있어도 안본적은 없을텐데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제목하고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어보이기때문이다. 어쩌면 좌천부서일수도 있는 늬앙스를 풍긴 대목이 있지만
그것마져도 전체흐름을 바꿔놓진 않는다.

보통 이렇게 특정 공간이 제목일경우, 그 곳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일들을 시시콜콜하게 엿보는 재미가 있는데
뭐랄까? 이 연극은 한국 회사라는 공간 전체를 놓고 비판하는 거 같다.
블랙코미디라고하기엔 표현되는 수위가 너무 낮지만 대충 그러한 냄새는 풍긴다.

회사라는 시스템을 까고 싶었을까? 인턴들의 애환을 짚고자 했을까? 낙하산인사의 실태를 보여주고 싶었나
회사라는 이기적인 집단(구성원은 왠만해서 이기적이지 않으나 이익집단이란 특수성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의 형태를
보여주는거 같지만 개개인의 위치와 부조리, 애환, 어리석음, 나태함 등 넣을수 있는것은 다 넣은듯 보이나
관객을 웃기기 위한 노력도 보이지만 피식 할정도에서 그친다.
그리고 결정적 문제는 연기력이 그다지............

부장 한사람만 돋보인다고 해야 할지..
과장은 온갖 역경을 다 겪고 올라온 설정인데 반해 특유의 거친고 강인한 느낌이 없다. 그냥 곱디 고운 예쁜 여자일뿐

작가가 회사를 잘 모르는것일수도 있는데 회사 중축의 위치에 있는 존재가 바로 대리다.
일이 가장 많고 신입사원들에 비해 업무능력이 뛰어나며 스테미너가 좋은 젊은 나이이기때문에
실무 최전방에 있고 야근도 가장 많이 하는 힘든 역활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는 대리가 가장 게으르다. 얼핏보면 부장쯤 되보인다. 그래서 과장이 야근을 하고 있는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캐릭터 설정을 저렇게 한것은 납득하기에 약한면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MZ세대라며 비아냥거리는 것이 없다는 것. 젊은 세대를 손가락질 하는 형태는 매번 다양한데
이번엔 MZ라며 온갖걸 붙여서 비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게 꼴보기 싫었는데 다행이도 이 연극은 그런것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세대 갈라치기를 해서 서로 싸움질 하게 하는것이 목적인 세력에게 농락당하는것인지
과거 모든 시대에도 같은현상이 생겨 세대간 싸움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젊은 세대를 불필요하게 싸잡아 비난해대는건
사회 전체를 놓고 봐도 좋을게 없어 없어보인다.

연극 전개가 매우 직선적이며 수평적으로, 연극을 이해하는데 회사생활을 좀 했던 사람이라면 문제 없을거고
회사생활을 전혀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다른 매체를 통해(드라마, 영화등) 간접적으로 봤을 그런 것들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쉽게 쉽게 진행되는것은 사회비판적 성향을 지니고 있는것들이 갖아야 할 미덕일까? 악덕일까?

70분 연극이니 그제 봤던 연극처럼 그냥 보다보면 금세 끝난다.
회사 생활은 저렇고 인턴은 항상 어렵다고 하지만
(인턴생활이 어려운건 흔히들 말하는 좋은 회사-대기업, 조건이 좋아 들어가기 힘든 회사 등-에나 해당될텐데)
내가 다니던, 다니는 회사는 이력서 내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경우 왠만하면 채용되는 회사였기때문에
인턴들의 고통을 알 수 없다는게 아쉽지만 회사 구조는 전체적으로 비슷하니
누구나 거부감 없이 관람할 수 있을거 같다.

다만 재미를 추구할것이면 콤믹요소를 훨씬 더 첨가해서 제대로 웃을수 있게 해주던가
사회를 비판하고 싶다면 좀더 냉철한 시선으로 표현했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아마추어 공연이 아닌이상 프로 다운 연기력은 좀 받쳐주시길..

출연 : 정기연, 안도영, 김내리, 김정민, 김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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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0. 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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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드디어 시작되었지만 이날 하루는 가을 하늘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게
뜨겁고 몸이 끈적인다. 하지만 고궁도 들르고 미술관도 들르고 명절연휴는 이렇게
사람들을 보며 보내는 거지

엔트로피란 무질서한 에너지가 질서를 찾아간다고 보면 될텐데-그런가?-
이 연극의 제목만큼이나 비슷한 성향을 보이지만 그 흐름과 결말은 매우 동물적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리를 알려주는 인도자(과거의 성인들같은)가 나와도 집단의 관성은
깨지지 않고 더욱더 견고해지는 모순된 동물의 사회를 보여준다.

70분 공연이라 짧은만큼 강렬하고 자극적인 것들로 채워져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이후가
지극히 지루해진다. 결말도 뻔해지고 진행도 반복되고 단조롭기때문일까.

어찌됬던 짧기때문에 지루함이 길지 않아서 끝무렵 하품 두어번 하면 공연은 끝난다.

요즘은 이렇게 짧은 극들이 많은데 시대흐름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게 설득력 있어보이진 않는다.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익숙한 세대는 몇시간짜리 영화등은 보기 힘들어 한다던데
천만영화가 없는것도 아니고 2~3시간짜리 뮤지컬이나 유명배우가 나오는 연극은 계속 매진되는걸 보면 지금 세대가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 이런식으로 짧아지는 연극의 유행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연극같은경우
좀더 심층적으로 집요하게 집단의 성질을 파해쳤다면 훨씬 기억에 남았을텐데 요약본을 본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어차피 관객이 넘쳐나는 인기극이 아니라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것을 마음껏 표출해내도 될텐데
물론 지루하면 나같은 사람은 지루했다고 뭐라 했겠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구는것도 아니고
평생 만들어봐야 몇작품이나 만들수 있다고, 기회가 주어졌을때 하고싶은거 다 넣는거지.

난 한국 연극이 도전적이었으면 좋겠다. 미친놈 소리 들을정도의 미친 연극들
('관객모독'같은것도 좋지만 관객에게 물 뿌리는 건 좀. 예전에 정통으로 물벼락을 맞은적 있어서 ^_^;;)

아무튼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이다.
집에와서 우연히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는데
연극이나 영화나 모두 '에휴~ 나도 다르지 않는데' 라며 깊은 한숨만이 나오게 한다.

가끔씩 자신의 족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때 이런 공연 한편도 괜찮을것 같다.

출연 : 이윤상, 김산, 주인서, 한필수, 이혜진, 안호주, 한동현,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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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