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 의자가 이렇게 푹신했던가? 그런데 하필이면 한쪽이 죽은듯한 느낌의 푹신함이다.
로비에 있는 소파가 백만배는 더 좋아서 잠이 솔솔 왔지만 시간이 되어 잠을 더 잘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쉽지만 관객석에 앉아 잠을 깨고 있는데 기울어진 느낌의 쿠션이라니.
태풍이라고 하길래 태풍이 갖는 상징성 같이 몰아붙이는 무엇이 있는것인가 했다가
세익스피어 작품이라길래. 내가 이 사람 희곡은 거의다 봤는데 왜 기억이 안날까? 싶었다.
공연이 시작되는데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은것이 잘못이었을까?
실제 악기 연주자 둘이 나와 효과음을 내는데 북소리가 너무 커서 귀에 통증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마이크같은거 다 설치했을텐데 사이드에서 하고 소리 크기는 스피커로 하면 안되는 거였을까.
아무튼 이런 충격음에 귀가 아픈 사람은 앞쪽 자리는 꼭 피하긴 권한다.(이미 끝나서 소용없지만)
공연을 보는 내내 분명히 아는 내용인데.. 어디서 본걸까? 계속 궁금했다.
세익스피어 작품들을 본건 시간이 좀 됬으니 잊어서 기억이 안나는건지
영화로 봤던가? 연극인가? 아무튼 답답함과 내용때문에 크게 감동같은건 받기 어려웠다.
일단 세익스피어 작품 중 뭐랄까? 참 고민스럽지 않은 작품이다.
특별히 고뇌하는것도 없고. '한여름밤의 꿈'같이 동화같은 내용이라고 해야 할지...
대문호의 작품이라지만 내겐 그다지였던 작품이었다.(책이나 연극 모두 별로)
뭔가 심오함이 들어있는 작품이었을까? 자의식 반영이라고 나오기도 하고 당시 유럽인들을 비아냥거린다는
식의 해석도 있는데 막상 읽어보면 블랙코미디같은 기분은 별로 들지 않는다.
그냥 말년에 쓴 가십거리정도의 작품으로밖엔..(중편정도의 다른것들에 비하면 비교적 내용도 짧음)
작품이란것이 작자 본인을 투영하는 면이 있기때문에 자의식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다는것엔
별다른 이견이 있지는 않다만 아무튼 읽을때, 볼때의 느낌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연극 전체는 다소 코믹스럽게 구성되어져 있다. 요즘 신작이라고 생각하면 장르를 코미디로 봐도 될법하다.
인트로에서 모든 배우들이 나와 목을 풀고 연습을 하면서 분위기를 부드럽고 개방적으로 만들며 시작되는것을
보더라도 일단 관객의 장벽을 좀 허물어야 웃음도 나오는 법이니 그런거 같았다.
(코미디 장르에 관객들 긴장감을 풀기위해 많이 사용되는 방법임)
구성이 바뀐것은 크게 없더라도 멀티배우도 없는데 칼리반 같은경우는 모양을 좀 무섭거나 흉하게 해도 되는게 아니었나?
나머지는 모두 사람이고 마법을 써봐야 아이들용도 아닌데 특수효과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에 적절하게 사운드와 효과음 등으로 표현되지만 그럼에도 별다른 공감이나 긴장감이 생기진 않는 그럭적럭인 연극
국립극단 배우분들의 연기력은 두말하면 입아프겠지만 왜 이런 뭔가 심심한 작품을 왜 선택했을까?
세익스피어의 막강한 희곡들이 널려있는데.
각색이라 하는지 알수 없지만 고전도 아니고 현대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재해석한것도 아니고
어중띤 느낌이 강했다. 아예 1600년대 느낌 물씬 풍기도록 제대로 고전으로 나가던가..
(이러면 비용이 올라가서 그렇게까진 안한것인가?)
좋은 배우, 좋은 무대, 좋은 시설 모든것이 완벽했는데 딱 한가지 작품이 빈약했던 하루였다.
근데 나는 왜 이 작품을 기억 못했을까? 아무런 감동이 없었나?
출연 : 예수정, 구도균, 김나진, 김은우, 문예주, 박윤희, 성근창, 윤성원, 이강호, 이경민, 하재성, 홍선우, 황선화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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