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2. 12. 4. 19:37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이런일이 한국에서 또 벌어질줄이야. 박가가 탄핵 된 이후 없을줄 알았는데
집에 들어오니 관람기를 쓸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났으니
지금 머리속에 남은 '우리읍내'라는 연극의 내용은 몇몇 포인트만 남아있다.

연극 구성은 무척 단촐하지만 2시간 15분의 제법 긴 연극, 그리고 중간 휴식 시간이 없다.
배우들이 공연내내 긴장하니 관객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의미인가?

1막은 마을의 소개, 전체적인 분위기
2막은 주인공 남녀의 사랑
3막은 죽음과 후회

대충 이러하다
1막과 2막은 대부분이 비슷한 전개이며 특별하지 않다. 내용이나 상황이나 사건들
무엇하나 특별한게 없다. 그냥 그렇게 1시간 40분정도가 흘러간다.
재미가 없는것도 아니고 있는것도 아니다. 그냥 전체적으로 고루하다고 해야 할지
소극장에서 풍기는 곰팡내 만큼이나 오래된, 싫지만은 않은 곰팡내가 가득하다.

옛날 흑백영화를 본다고 해서 재미 없는것은 아니듯 오래된 느낌 가득하다고 외면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3막인데 꽤나 불필요한 오버액션..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변화
도무지 에밀리가 왜 저 장면에서 저렇게 울분을 토하는지 알 수가 없다. 전체적인 심정은 알겠지만
공연예술인 만큼 주변상황에 맞는 반응이 따라와야 할텐데 따로 노는 느낌이다.

그리고 고루하다고 느끼는 최고조 역시 3막이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소중한 삶을 어쩌구 저쩌구..
이런 식상함은 일부분 각색하면서 좀 변화시킬수 없는건가
순간순간 소중할수도 있지만 한정된 시간 전체를 놓고 보면 전체 그 자체가 순간일수 있는데
전체가 소중했다면 그 속의 더 짧은 순간도 소중한것이고 하루종일 잠을 자면서 시간을 죽여도 좋은거 아닌가

특정시대(지금도 그렇지만)에는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가며 소중하고 알차게 써야 한다는 헛소리가 유행할때가 있었다.
대부분 이런 소리가 한장일수록 빈부격차가 심하며 부를 갖고 있는 놈들이 빈한자들에게 하는 소리가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 제목이 있다.
왜냐면 자신의 부를 더욱더 쌓기 위해 노동자들을 탄압해야 했기때문이다.

지금은 점차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오히려 허무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세상으로 바껴가곤 있지만
아직은 지배층이 존재하기때문에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연극은 시대에 뒤떨어진 부지런함을 강요한다. 순간의 행복을 위해 살순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해 대다수의 시간을 희생하는 시대를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지옥의 윤회같은 인간의 역사는 아직까지 바뀌지 않았다. 적어도 내 시대에 바뀐 세상을 볼수는 없을거 같다.

언제쯤, 얼만큼의 인간계 시간이 지나야만 '저땐 저런 멍청한 생각을 할때도 있었지'라는 세상이 올까

그런데 여편이 죽어서 남편이 무덤에서 울고 있는데 그것을 엄마라는 귀신과 여편이란 귀신은
아무렇지 않게 보고만 있을 수 있다니. 그러면서 삶을 소중히 하라며 울부짖는다고?
다시 생각해도 고루하고 개인주의적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볼만하며
135분이라는 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에 또 공연한다면 꼭 다시 보고 싶은 연극.
나보다 나이가 많은 '로마의 휴일'을 보고 또 봐도 재미있듯 이 연극도 내게 그런 극이 될거 같다.

출연 : 김귀선, 김성일, 조은경, 이형주, 이경선, 이홍재, 경미, 정다정, 김보라, 박영은, 신욱, 민정오
김영경, 한동훈, 송현섭, 이승은, 이연우, 송영주, 박정인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게릴라씨어터-  (0) 2022.12.25
연극 -탈주자-  (0) 2022.12.18
연극 -부정 Denial-  (0) 2022.11.26
연극 -루나자에서 춤을-  (0) 2022.11.06
연극 -생일만찬-  (0) 2022.10.23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11. 26. 21:31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피로가 풀리는 회사란 존재할수 없는걸까.. 왜 이렇게 몸이 피곤해지는지 모르겠다.
더 일을 많이 시키기 위하여 휴일이란걸 만들었을 모르지만 더 일을 많이 하기 위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
그 휴일에 나는 연극 한편과 짧지 않은 시간을 걸으며 피로가 풀리길 기대하지만
생각보다 효과적인방법은 아니다. 단지 좋아하는 걸 하고 싶다는 갈망을 풀기 위함일뿐

이번 연극이 꼭 이런 느낌이다.
무엇인가 개운하게 풀리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보는 내내 묘하게 뒤틀어놓은 세상을
돋보기로 과장해놓은 집합체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편할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리를 뻗을수 있는 맨 앞자리에 앉았다는것인데
관객석이 좁고 극장 구조가 좋지 않아서 답답하기때문에 좁은 관객석에 앉았었다면
연극 내용도 답답한데 공간마져 그러하니 더욱더 조여오는 무기력함으로 극장을 나와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기억의 왜곡은 오래전부터 흔하게 듣던 말이었고 이론적으로도 어느정도 규정되있다.
(뇌의 시스템이 밝혀지면 좀더 명확한 답이 나오겠지면 아무튼 결론적으론 비슷할테니 큰 의미는 없다.)

은연중이라 해야 할까. 종교를 까는거 같기도 하고 페미니즘을 까는거 같기도 하고
인류의 모순된 형태중 현시대에 부각되는 것들을 비판한다.
작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을까? 마무리는 이런 모든것이 단순히 떡밥처럼 흐지부지 된다.

그래서 더욱더 모호하다.
기억의 왜곡도 어떤면에서 보면 아닌거 같다.
중간무렵, 자신이 악마라는 이도석의 말에 진영은 악마가 아니라 악마를 잡으려다가 동화되었다는 말을 한다.
결론이 흐릿하다보니 김인성을 구해낸 후 자신이 그러한 존재가 되어버렸을까?라고 되새김하게 만드는 대화였지만
이 정도만으로 섣불리 결론을 만들어낼순 없었다.

기분 더러운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묘희(딸)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 하고
이도석(아버지)는 딸은 이유없는 거짓말을 절대로 안한다고 한다.
(딸은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단순히 재미로 하고 있는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받아드려지긴 하지만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전체적으로 매우 적절한 흐름으로 난해하지만 결코 이해되지 않거나 대사가 귀에 안들온다거나 하질 않아서
다양한 결말을 마음대로 만들어낼수 있지만 어떤 방향도 좋은쪽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미친 자극을 해댄다.

잘만든 극같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난감하고
다시 보고싶기도 하지만 답답함을 또 겪어야 되나 싶기도 하다.
큰 무대보단 작은 무대가 확실히 잘 어울리지만 울분을 토하는 부분에선 귀를 막고 싶다.

소극장 연극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꼭 같이 봐보고 싶은 극이다.
시원 맥주한잔과 함께 비워버리면 개운해지려나

피로회복을 하려면 좀더 기분좋은 연극을 봐야 하는데 왜 난 이런극을 보면 잘 봤다고 생각을 하는걸까..

출연 : 진영, 이도석, 이묘희, 김인성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탈주자-  (0) 2022.12.18
연극 -우리읍내 Our Town-  (0) 2022.12.04
연극 -루나자에서 춤을-  (0) 2022.11.06
연극 -생일만찬-  (0) 2022.10.23
연극 -결혼전야-  (0) 2022.10.09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11. 6. 19:22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모르겠다.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분명 대가리들의 야욕으로 생긴 참사가 분명해보이는데
세월호참사처럼 흐지부지 수많은 방해세력으로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고 끝날거 같다.
칼춤을 쳐달라고 뽑아놓은 이전대통령은 빙신같이 법대로만 하다가 결국은 빙신같은놈이 당선되니
바로 이런 참사가 벌어져서 또 다시 무고한 사람들만 희생되고 말았다.
이 허탈함때문인가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없다. 지금 할일이 엄청 많은데..

그래도 연극은 보고싶었는지 바로 예매하고 보러가는 내 모습이 꽤나 처량하고 무기력해보인다.

이 연극의 일부 인물도 전반적으로 무기력해보인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지, 적응하기 싫은건지 아무튼 이들은 사회에 섞이려 하지는 않고
가족 사회에 안주하며 살아간다. 이런 집단의 말로는 지극히 비슷한다. 적어도 문학세계에서는
종착점이 한가지로 귀결된다. 종말, 무겁고 눅눅하고 더러우며 조용히 사라져간다.
참 우낀것이 그 끝은 이미 정해져있고 당사자들도 그것을 느끼고 있지만 누구 하나 바뀌려 애쓰지 않는다.
아니 애쓰지만 이상한 쪽으로 애쓴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난대없는 샤머니즘이 판치고 있듯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사회에 적응하지 못한자라고 한다면 이것은 빈과 부에서 부를 얻지 못한자의 다른 표현일수 있다.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의미랄까. 하지만 가난하다하여 아사, 동사, 객사 이런 의미를 갖진 않는다.
적어도 생존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집단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그런데 이 가정은 묘하게도 대부분 망가졌다. 첫째인 남자는 말라리아에 걸려서 왔는데 치료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가족애가 있어보이지도 않는데 왜 온거지? 오히려 전에 있던곳을 더 그리워 하고 있는데..
아프리카 원주민이 쫓아낸것도 아니고(쫓겨왔다고 하는데 누가?)

그 외 네명의 여자들, 한명의 자식
처음 진행은 소설 작은아씨들 같기도 했다. 좀 흥겹기도 하여 상대적으로 밝고 심각한 빈민스러워보이지도 않는다.
전혀 그럴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드라마의 가장 큰문제는 굶어죽을거 같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데 대부분 큰 집에서 잘 꾸며놓고
잘 먹으며 산다. 그러면서 돈없다고 싸운다. 전혀 현실성이 없는 설정이지만 항상 먹혀들어가는게 특이함.)

중후반 무렵부터 이 가정의 묘한 문제들이 나오긴 하는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그네스나 로즈?
메기나 크리스는 뭘까? 왜 일을 안하는거지? 집안일을 하긴 하지만 일단 식량을 자급자족하는것으로 보이지 않으니
돈을 버는 어떤 활동이 필요한거 아닌가. 농사일이 가업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건 연극에서만 그렇게 보이는것일수 있다.

아그네스는 객사를 했고 로즈는 함께 있다가 구출(?)되어 의료원에 있다가 죽었다고 한다.
온갖 궂은일을 다 했다던데 왜 양말공장엔 취직하지 않은거지?

안톤체홉의 '세자매'와 일부가 겹치면서도 큰 차잇점이라면 '세자매'는 잘 사는 집의 1남3녀일뿐이다.
물론 가세가 기우는데 무기력한 안드레이나 나타샤때문일수도 있지만 세자매 역시
무기력하게 손놓고 있다가 당했다. 세상을 전혀 모르는 철부지 같은 환경(온실안 화초)때문일수 있기때문에
시대 변화에 못 따라갈수 있을거란 납들이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가정은 뭘까? 어쩌면 연극에서 사회부적응에 대한 표현이 미흡하여 이 가정의 문제점이
제대로 와닿지 않고 있는 것일까란 생각도 해보지만.
모두들 밝게 잘 자란 가정의 구성원으로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그런데 시대를 못 따라가고 자멸하듯 가정이 파탄난다.
물론 모두 그런것은 아니다. 다만 전혀 그럴 이유가 있어보이지 않는데
막상 결말이 침침하다는것은 무엇인가 한국드라마의 모순과 같은 기분이 든다.

책이라면 결말에 맞춰서 상황을 좀 그려가며 인지하면 되지만 공연예술은
대부분의 감각을 무대에 의존하기 때문에 또다른 상황을 만들어가는건 어렵고 때론 무모하다.
그렇기때문에 꽤나 괴리감있는 결론이 아닐수 없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할때 생겨나는 부작용중 한가지긴 한데
연극은 생각보다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진 못하는거 같다. 다만 시대와 결론만 빼면
즐겁고 유쾌하며 감동도 약간 있다.
'세자매'는 대부분 우울한 흐름이지만 이 극은 보는 내내 유쾌한데 원작을 보지 않아서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까지는 모르겠다. (과정과 결론이 좀 이상해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한 힘을 쏟은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잘 세팅되어 효과가 있는거 같다.

그런데 나레이션 템포가 좀 빠르고 발음이 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약간 호흡조절을 좀 해주면
이해가 쏙쏙 잘 될수 있을거 같다. 원래 이렇게 많은 나래이션이 필요한가?
춤추는 무대도 조금은 더 그럴싸하게?

찰나의 2시간인
유쾌하면 안되는 결말이지만 유쾌하고 멋진 연극이었다.

출연 : 선종남, 김보경, 주선옥, 안윤재, 방선혜, 김진희, 김수현, 한승우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우리읍내 Our Town-  (0) 2022.12.04
연극 -부정 Denial-  (0) 2022.11.26
연극 -생일만찬-  (0) 2022.10.23
연극 -결혼전야-  (0) 2022.10.09
연극 -만세는 부르지 않겠다-  (0) 2022.09.17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