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3. 4. 1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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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쪽 극장인 정동세실극장을 가는데 서울시립미술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을
가지 않는것도 참 오랜만이다. 오래도록 매주 구입했던 복권도 까먹어 구입못한걸 봐서는
요 며칠간은 정신줄을 놓고 있는거 같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해야겠지만 한편으론 찝찝

창극? 음악극(뮤지컬, 오페라류같이 벨칸토 창법으로 하는 류)들중 판소리로 하는것이라서
한국사람들의 접근성 만큼은 좋겠다란 막연한 생각을 했지만 이건 나중에 말해보도록 하고
일단 흥보가는 몰라도 흥보이야기를 모르는 한국사람은 극히 드믈기때문에 내용측면에서도 그렇고
현대에 맞게 살을 붙여서 이해하기 쉽고 편하게 관람이 가능하다는 큰 잇점이 있다.

전통이란게 문헌으로만 넘어오는게 아니라 생활 곳곳에 섞여 자신도 모르게 습득 되는 수많은 것들이니
제비다리 고쳐서 박씨 물고와 은혜를 갚고 대충 형동생 사이좋게 지냈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쯤은
아이때부터 봐왔던 것들로 사회문화 전반적으로 깊숙히 자리잡고 있으니 어떻게 각색을 해도 문제되지 않지만
너무 흔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놓냐에 따라서 익숙함에서 오는 지독한 지루함이 올 수도 있다.

이 연극은 이것을 적당히 풀어내는거 같긴 하다.
다른 판소리의 대목을 따와 알맞게 각색도하고..(십장가 대목은 춘향가의 슬픈 상황이 떠올라서 더 슬프다.)
제비 노정기도 멋지게 잘 표현한다. 하지만 무슨 소린지는 그들과 전공자들만 알겠지..

그런데 흥보 마누라의 이름이 '강옥진'이라고 나온다!? 이게 무슨 말이지
물론 흥보는 이름인데 마누라는 이름이 없이 등장한다. 놀부 역시 놀부 마누라라고 나올뿐이다.
흥보가에서 흥보마누라의 비중이 크지 않고 주된 내용은 형제간의 문제라서 자식들도 이름없이 나온다.
놀부 마누라 역시 주걱으로 뺨을 때리는 충격적인 역할이 있지만 역시 이름이 없다.

엄밀히 따져서 흥보가 전체에서 놀부와 흥보 말고는 이름이 없다. 누구 씨 또는 직책 정도일뿐

그런데 이 극에서는 마누라의 비중이 대단히 높기때문인지 이름을 공개하고 만다. 이때부터 무엇인가 트러지는데
후반부 모든 판결이 된 이후 약간의 시간동안 이름도 없이 살아온 서러움을 표출하며 이름을 계속 말하지만
이전까지의 모든 감동이 일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모든것이 퇴색되버려 잊혀지는 느낌이다.

요즘 한창 말 많은 '흑인 인어공주' 같이 불필요한것을 우겨넣은 느낌으로 모든 흥을 깨버린다.
차라리 이러한 서러움을 넣고 싶었다면 처음 재판장에게 '나의 이름은 흥보 마누라가 아니라 강옥진이니 강옥진으로 불러달라'라고
선포하고 그로인한 모든 부당한 대우를 현대적 시각으로 녹여내어 흥보를 압박하던가..
모든 판결과 결말이 다 끝나고 숨을 고르려는 찰라에 갑자기 "나의 이름은 강옥진~~~!"이러면 응??????

여건 신장운동 연극을 보러온건 아닌데

이걸로 10분정도를 지리하게 이어간다. 이전까지 강옥진(흥보 마누라)씨가 주장한 것들은 어느정도 수용가능하고
자식이 수십명이라거나 외도해서 낳은 자식이라거나 제비는 강옥진씨의 은혜를 갚기위함이었다거나 등의 것들은
연극에서 허용되는 왜곡 또는 각색 정도로 감안하고 충분히 수용하며 즐길수 있지만
모든 흥보가의 내용을 버리고 여권운동만을 남겨두면 연극 제목 자체가 '흥보 마누라 이혼소송 사건'이라고 붙이면 안되고
'강옥진의 여권 신장 운동' 이라 해야 된다.
이건 본질 자체가 뒤집어지는 것으로 애초에 흥보가에 붙여서는 안되는 내용으로 사회 풍자, 저항, 항의, 투쟁을 하고자 하면
독립된 내용으로 흥보가는 일부분만 차(인)용하는 수준으로 전개되어야 하지만 소설인 흥보가를 붙여봐야 아무런 설득력을 지니지
못할테니 이마져도 쉽사리 붙이기 어려워 진다. 그런데 이 연극은 모든 흐름을 무시하고 이 대목을 과감하게 붙여버렸다.

여성의 이름대신 성만 말한다거나 모아무개의 마누라 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도 맞지 않는 이런 황당한
상황을 붙인것은 흥보가 등 모든 판소리의 등장인물에 이름을 붙이겠다는 의지일까

너무 어이없는 끝부분때문에 멍해진 지저분한 느낌은 지금까지도 지워지질 않는다.

그리고 모든 배우들이 젊은 분들이라 발음이 확실히 좋지만 사용하는 문장들, 특히 창의 문장들은
현대어가 아닌것들도 있기때문에 알아듣기 어렵지만 역시나 자막이 없다.
고증한다고 뒤쪽 벽에 대사를 표기해주며 그것을 창으로 선보이니
가사를 모두 보고 들을수 있어서 한결 좋지만 그 외 것들은 전혀 자막이 없다.

판소리 처럼 소리꾼이 임의로 붙이고 빼는것도 아닌데 자막좀 넣어주면 안되는 것일까
기왕이면 외국사람들을 위해서 외국어도 좀 넣어주면 더 좋겠지만 이러한 배려는 없다.

그리고 옆에서 악기로 극에 필요한 음악을 실제로 연주하기때문에 극과 음악의 합이 좋긴 한데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배우들의 대사 전달에 상당히 방해가 된다.
연극을 보러 왔는데 음악소리때문에 대사가 잘 안들리면 문제가 아니겠나.
(모든 내용을 다 외우고 있는 사람들이 모니터링 하면 이런 밸런스 문제가 발생함)

작자 미상인 흥보가에서 마누라 이름이 없어서 마누라가 서럽다고는 할 수 있는데
강옥진이란 이름은 실제 근거가 있는 이름인지, 도데체 어디서 나온 이름인지..
대충 지어낸 이름이면 오히려 전통문화를 죽이는 개짓일텐데(찾아봐도 마땅히 나오는 곳도 없고)
아무튼 이부분은 내용 전체에 녹여내는 것으로 재조정되기를 기대하며 다시 볼수 있길 바라본다.

이런 극은 혼자보는것보단 여럿이 모여 보면 좋을텐데
다음에 또 하면 식구들이나 친구들을 좀 모아볼까 ^_^

출연 : 김율희, 한진수, 전태원, 이재현, 김보람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2. 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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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옷을 입고 다니기엔 아직 이른가.. 춥지만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제법 괜찮다.
장시간 걷기엔 역시 춥지만

이 극장은 지난주와 더불어 두번째인데 어색함 없이 낡은 티가 나서 좋다.
하지만 이번은 왠지 객석 의자가 그다지 편하지 않게 느껴지는것은 슬슬 단점들이 보인다는거겠지
그럼에도 혜화동의 왠만한 소극장에 비하면 월등히 좋은 곳이다.

극의 전반적인 흐름은 꽤나 식상하다.
별다르게 새련된 느낌도 없고 내용이나 구성의 신선함 역시 별로 없다.
전체적으로 극장처럼 연극도 낡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냥 저냥 좋은 배우들의 명품연기를 감상하면 되겠다싶었지만
역시나 구성의 낡음에서 오는 익숙함은 약간의 지루함을 없앨수는 없나보다.
그래도 저렇게 다들 각각의 사연과 개성으로 노후를 지내는거겠지라는, 지는 석양처럼 외롭지 않게 바라본다.

내가 저들의 나이가 되어보지 못했기때문에 저들의 심정을 모두 이해할수는 없다.
그럼에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중 한가지가 사람의 늙음과는 관계없이 로맨스를 꿈꾼다는 것이고
외로움을 연인에게서 달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연극은 이것을 주된 내용으로 진행된다.

내 처지를 보면 충분히 이해되야 할것도 같지만 혼자이면서도 특별히 외롭다는 감정이 크지 않는 지금의 나로서는
잘은 모르겠다. 오히려 혈기왕성할때가 지금보다는 훨씬 외로움을 많이 탔던거 같다.
그래서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외로움을 안타게 되는가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연극은 정 반대의 경우를 표현한다.
연극이니 한가지의 주제만을 부각시키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 안될것도 없어보이지만 아무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아~
마지막의 반전은 순간 울컥해진다.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기때문에 놀랄만한 사건은 아닌데
치매로 모든 시간을 잃어버린 남자노인을 보며 휠체어에서 우는 여자노인의 장면은
엄청난 슬픔에 휩싸여 감정을 추스리는게 너무 힘든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리고 휠체어를 밀어달라며 체념하는.. 아~ 지금 다시 생각해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상하다. 왜 수많은 장면중에서 그 장면이 그렇게도 강한 슬픔으로 다가올까..
단 몇분간의 절망같은 엔딩을 본거같다. 하지만 노인들 특유의 여유롭게 대처하는 지혜라고 해야 할지.

일본 애니매이션중 '건버스터'라는 것이 있는데
엔딩에서 모든 감동을 만드는다는 이야기가 있을정도로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다가 엔딩에서 감동으로 눈물 찔끔하게 만드는데
이 연극이 그렇다. 전체적으로 무덤덤한 나와는 멀찌감치 떨어진 내용같았는데
막판에 모든것이 뒤집혀져 훌륭하고 멋진 연극으로 마무리 된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요한 붉은 노을같은 연극이었다.

출연 : 정현, 원미원, 공호석, 심우창, 나종은, 김연재, 이혜연, 홍광표, 최재경, 송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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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2. 1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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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포근함이 느껴지는 늦은 겨울 그리고 입춘
하지만 광화문에선 1029 이태원 참사의 100일 추모집회가 열리고 이새끼라 한놈 퇴진 집회도 열리는 등
나라의 권한이 한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이 과연 옳은것인지
일부 세력은 기소조차 할수 없는 무소불위 집단이란게 국가내에서 존속 할 수 있는것인지
회사일로 복잡하고 주변도 복잡한 2023년 초이다.

우주에서 보면 물과 땅이 좀 있는 작은 행성정도인데, 이 게딱지 만한 행성에서 희노애락을 고민해야 한다니... 에휴

그런데 연극은 이 와중에 500년이 지난후 환생한 이야기다.
물론 장르가 환타지스럽지는 않다. 어찌됬던 전생이 기억되는 환생이라면 나의 과거도 궁금해지긴 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책속의 내용(과거)에 얽혀있는것과 현재에 얽혀있는 것들의 교차점이 있지만
그것은 연극을 통해 설명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예술장르에서 표현하기때문에 신선하지 않아서
연극 전체 줄거리는 다소 식상함이 보인다.

과거에 이루어지지 않은 애틋함은 있어보이지만 이것은 과거와 현재의 동일한 반복일뿐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미래로 넘겨버린다. 과거의 노비와 지금이 다른점은 자유인이 된 그날 바로 죽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는다는것인데 그분?이라는 어떠한 권력이 저 사람을 가만히 두었을지 알수 없다.
행복한 자에게 죽음이 찾아온다는 묘한 역설은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설득력을 지닌다.

전체적인 흐름은 진부할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코 만만히 볼 연극은 아니기때문에
충분히 집중을 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있는 좋은 연극이었다.
특히 배우분들의 연기력은 너무나 뛰어나다.

오래된 나무의 냄새가 퍼져있는 폭신한 관객석의 정동극장..

연극에서도 500년된 고서를 분석하는 배경이라서 무대 배경도 옛것 스럽게 구성되었지만
정동극장 자체가 오래되보이니 더욱더 잘 어울린다.(극장이 너무 현대적이었다면 좀 다른 느낌이었으려나)

그런데 영월행일기는 허구겠지?
단종 그의 쓸쓸한 암울함이나, 종살이 하는 두 인물의 어두운 미래나 무엇이 다르겠냐만은
이루어지지 않은 연극 속 인물들을 뒤로 한 채 한국의 미래가 지금보다는 나아지길 기대해본다.

출연 : 이성원, 임솔지, 배상돈, 최승일, 문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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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2. 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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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끝자락의 힘을 내는건지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바로 다음날부턴 계속 영상의 온도인데

이렇게 추운날 극장 관계자는 연극 10분전에나 입장가능하다며 추운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보통 20~30분전엔 입장가능하게 하는데 밖 길가에서 기다리라니
한두시간 남았으면 커피숍이라도 가겠건만 35분에 도착에서 15분을 밖에서 기다리는것은
짧지만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관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희한한 공연
단 이틀 공연이라서 이런걸 준비할 여유가 없었던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무대를 보곤 알수없는 배신감이 든다.

불편한 관객석, 생각보다 많이 찾아온 관객들(꽃다발을 들고온 사람이 많다는건 대부분 초대로 왔다는 소리겠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SF영화에서 잘 사는 곳과 못하는 곳(엘리시움, 디스트릭트9 등)을 나눠서 빈민가쪽을 그려내는
식상한 배경과 그속에서 생겨나는 신선함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원작자가 연출을 했으니 내용을 생략하진 않았을텐데
내용들 전개가 꽤나 앞뒤 맥락이 없다.
난대없이 저 여자를 사랑하고 그 여자는 또 생뚱맞게 다른 칼잡이 남자를 사랑한다.
제일 납득이 되는건 이 칼잡이 남자가 구멍에서 떨어진 한 여자를 소설속 여자라 생각하며
사랑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이 남자가 소설을 신앙에 가깝게 대하고 있었기때문이니 그럴수 있어보인다.

그런데 안경쓴 꼬맹이는 남자 배우를 쓰지 않아서 배경때문에 초반에는 동성애자인가? 착각을 하기도 하였다.
돈까스.. 친구들과 같이 먹고 싶다는데 전단지를 보고 거세한 수퇘지로 어쩌구 저쩌구 말을 한다.
내용을 보면 돼지 자체를 볼 수 없을 환경인데 어떤근거로 같이 먹어보고 싶다고 하는걸까?

돈까스 사진을 보고 먹어본 사람은 군침이 돌겠지만, 생전 처음 본사람은 두툼하고 누런 행주같아보일텐데
이 소년은 집요하게 그것을 추적해간다. (작가가 돈까스에 대한 추억이 있는건가?)
연극을 보는 내내 이 부분부터 시작해서 그 어떤 주제도 찾아볼수가 없다.

여기에 나오는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가 엄청 진지하면서 엄청 어설프다.
요즘 배우들은 상향평준화되어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의 착각이었을까?
심리적 묘사로 중요한 역활이 감정사(어린왕자의 여우같은?)인거 같은데 그 연기의 어색함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없다. 왜저러는건지 알수 없는 존재자?
총잡이와 칼잡이가 싸우고 있는것도 우끼다. 칼잡이 여자가 구멍을 막고 죽은것은 남자 칼잡이가 공주와 윗 세상으로 갈수 있도록 한 배려인지
그냥 자살을 한건지도 모호하다. 감정사는 또 왜 그렇게 죽겠다고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짝사랑하니 절망적인 감정이 생길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나약한 사람으로 행동하지도 않는다.)

제일 특이한것은 수집가...
이 사람은 뭘까? 사람들이 가져온것을 자신이 판단하고 교환해준다?
막판에 설명하지만 자신의 창고는 텅텅비어 있다. 그런데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있는거지?
보통 이런 상황에선 쓸쓸하고 천천히 죽어가는 늙은이가 떠오를텐데
이 사람은 갖은게 전혀 없고 그 어떤 능력도 없는데 경호하고 따르는 세력이 있다.
무엇때문일까... 그 사람을 따라야 하는 매력이나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따를때는 반드시 그 이유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연극은 그것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전혀 설명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마치 신적인 존재처럼 그려진다. 마지막엔 일반사람처럼 간단하게 죽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수집가)를 무서워 하지만 도데체 왜 무서워 하고 있는거지?
물건이 가치 없으면 막 죽이나? 그래도 될만큼 인구가 넘쳐나나?

2019년에 뭔가 선정됬다고 하는데 이렇게 어디선가 본듯한 내용들로 가득한 연극도 선정되는건가?
심지어 포스터에 그려진 산 모양(윗세상에서 떨어지는 쓰레기가 산이 된것이겠지만)은 유영국 그림을 가져온것 같은 착각마져 드는데
2020년 예술극장에서 한 포스터가 내용에는 훨씬 적절해보인다.

학생들 졸업공연한거였나?

출연 : 김지우, 최진혁, 김기홍, 이종원, 전민지, 오준혁, 김경한, 배진석, 이여진, 김성경, 이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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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 2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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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동안 바쁜것도 없었으면서 계속 미루다가 이제서야 관람기를 쓰려 하니
많은것이  잊혀진거 같다.

혜화당이란 소극장은 극장 이름은 이쁜데 좀 후졌다. 좌석도 편하지 않고
구조도 좀 그렇고. 언젠가 리모델링 해서 새롭게 태어날런지 이렇게 있다가 사라질런지..

낡은 옛것이라며 사라져가는 한국의 수많은 동내를 그려내는듯 안타까움이 물씬 풍기는 연극이다.

그 곳에서 잠시라도 버텨보려는 대복상회 주인과 딸,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는 노인
그리고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기 힘든 주변 상황들

남탓하는 딸자식, 자식의 자존감을 짓밟는 부모

금수저같은 사람과 그 사람에게 빌붙어 승진하려는 사람

구태를 꼰대정신으로 이어나가는 노인과 그로 인해 피해보는 젊은이
(수십년간 신호등 없이 건넜다고해서 신호등이 생겼는데 계속 그냥 건넌다는건
자신을 대우해주길 원하는 꼰데들의 전형인가? 막걸리도 공으로 얻어먹으려 하니 그럴수도)

총 여섯명의 등장인물들이 1:1로 상황이 엮여있어서 좀 복잡한듯 보이지만 제법 괜찮은 연극이었다.
물론 상황상 짜증나는 대사들('내가 누구때문에 이러는데' 같은?)은 보는내내 답답하게 만든다.
공권력에 어쩌지못하는 서민들의 삶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

가장 짜증났던건 역시 딸의 어이없는 행동들.
많은 일들을 망쳐놓는다. 열등감때문일텐데 자존감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그 부모때문에
생겨난 현상처럼 은근히 원인과 결과를 잘 엮어놨다.

좀 아쉬운것은 혜화당 소극장이 좁고 음 반사가 심한편인데 딸의 목소리가 그 공간과
공명점이 맞는지 딸 목소리만 귀가 아플정도로 크게 들린다는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성량도 엄청 커 보인다.
톤밸런스는 좀 맞춰야 할텐데 균형감이 너무 깨져서 힘든부분이었다.

막판엔 도떼기 시장마냥 너무 소란 스럽기도 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도 새록새록 많은것이 떠오를정도로 괜찮으면서
상황이 짜증나는 멋진 연극이었다.

출연 : 권나현, 전경주, 이채현, 김지선, 민정오, 박재철

요즘 한창 좋아하는 희석식이 아닌 증류식 소주들
그런데 한병에 만원이나 하던데 너무 비싼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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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 2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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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지만 그다지 연휴같은 느낌도 들지 않고 엄청 춥다.
하지만 설날 무렵 하는 이 공연은 기다려진다. 비록 이번이 두번째 보는거지만. ^_^

흥겹고 아름다우며 멋있다.
그러나 조금 짧다. 한 70분정도 되는 공연이던가? 이정도면 짧은거 아닌가

총 7가지로 구성된 무용 공연인데 말로 표현하기 참 어려운 면이 있다.
이상할정도로 움직임을 절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저런 춤을 오래전 조선시대에 추었다고?
사람들이 추기엔 쉽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엔 또 너무 고급스럽지 않은가..

현대에 맞춰 새롭게 탄생한 것들이 대부분이겠으나 그 뼈대는 오래전부터 내려온것들일텐데
일제강점기시대에 무엇이 끊겼는지 저들과 알 수 없는 두터운 벽이 느껴진다.

지금시대와 그전시대를 무엇이 갈라놓았길래 저들의 저 고귀함이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 걸까

하지만 빠져들기 시작하면 가슴깊숙한 곳에서 독특한 감동이 올라와 벅참 마져느껴진다. 그러나
이 감정이 어디에서 기인한것인지 알수 없기때문에 답답함도 함께 다가온다.

한국 고유의 무용은 인간 원초적인 무엇을 건드는지
조용한 움직임들이 무한한 깊이를 선사하지만 상상을 허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만 하는 욕심쟁이같다.

쉽다고 말하기엔 무엇인지 모르겠고 어렵다고 말하기엔 벅찬 감동을 억누를수 없으니
다음 공연을 묵묵히 기다리는수밖에...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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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 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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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연휴가 아닌 토요일과 일요일이라는것은 묘한 섭섭함이 앞선다.
대체휴일이 있는것도 아니고

큰 극장에서 티켓 파워 있는 배우들이 나오는 공연은 왠만해서는 잘 안보게 되지만
신구선생께서 연세도 많으시니 이럴때 아니면 더이상 못 볼수도 있어서
보게 되었지만 별다른 기대가 되는 연극은 아니었다.

포스터에서 풍기는 시시콜콜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전개
하지만 극장은 거의 만석으로 관객이 가득차있다.

소극장 연극은 항상 썰렁한데 인지도 높은 배우들의 파워는
연극 내용과는 관계가 없어보여 씁쓸함만이 남는다.

중후반부터 극단적이고 짜증나는 신파.
일순간에 모든것이 해결되고 평화가 찾아온다.

어쩜 이리도 곰팡내 물씬 풍기는 내용을 선택하셨을까..
차라리 고전 연극을 하시지..

아무튼 연극은 중반까지만 담백하다가 막판엔 그냥 나와버리고 싶을정도로
짜증과 한숨만이 나오는 꽤나 형편없는 연극이다.

넓고 훌륭한 무대, 각종 뛰어난 장치들, 안락한 관객석, 명품 배우분들 이 모든 것이 아까운 연극이었다.

억지로 눈물 짜내는 저질 신파는 이제 좀 적당히 해주자..

바로 옆 하늘극장에서는 안숙선 명창께서 연말 판소리를 하고 계실것을 생각하니 더욱더 연극에 아쉬움이 남는다.

출연 : 신구, 손병호, 이시강, 김성철, 배현아, 조성국, 황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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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12. 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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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본의아니게 오래 걷게 된 하루였다. 짐이 무거운것도 아니었는데
15km정도 걷고 허벅지쪽 관절이 아프다니.
아무튼 가을은 많이 걸어도 쓸쓸하게 차분해져서 좋다.

그런데 이 연극을 무슨 생각으로 예매했을까?
근래엔 도통 웃을일이 없었기도 하고 연휴도 없고 회사에서 주4일근무을 할턱도 없다.
(지난 정부때만 해도 주 4일근무 회사들이 늘고 있었는데 이번정부에는 씨가 마를줄이야)
그래서 좀 웃을수 있는 연극을 찾았다.

아무튼 코믹극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웃긴것을 떠나서 도통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겠다.
게릴라씨어터는 혜화동에 있던 극장 이름 아닌가?
아무튼 보는 내내 이게 도데체 무슨내용인지 알수 없었다.
진보주의자들의 이중성 혹은 무모함을 말하는건지 세상은 강자의 편이란것을 말하고 싶은건지

적어도 기회주의자같은 매국노를 말하진 않는다.
인간의 존엄성따위도 없다.
저들은 반정부게릴라와 정부군 그 사이에 있는 일반인들 정도로
모두들 특이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것이다.

연극에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정부군은 사람들을 탄압했다고 나온다. 게릴라들은
그런 폭정에 굴복하지 않고 나온 반정부군들이다. 다만 연극에선 이런 극단적 형태를 표현하지 않는다.

광주민주화운동때 학살당한 광주사람들과 군인들, 제주사람들을 학살한 서북청년단.
군인과 서북청년단들도 다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도 술자리에서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을거다.
하지만 어떤 그릇된 신념을 갖는순간 살인마로 변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무한히 죽어가지만
시간은 저들을 용서하라고 한다. 참 엿같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시기가 그래서 그런가?
대수롭지 않게 웃고 넘기기엔 약간은 억울함이 든다.

오늘 대규모 집회가 서울에 있었다.
집회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스피커를 엄청 크게 들어놓은 세력이
경찰의 비호로 용상까지의 행진에 똥을 뿌려놓고 있었다.

이게 지금 한국의 상황이니 정부군도 사람이라며 인간미 풍기는 저 연극을
웃으며 보기엔 시기가 너무 안좋은건지 내가 과잉반응하는건지

아무튼 연극은 생선 중간 토막만 있어서 앞뒤는 관객의 몫으로 두고
적어도 무모해보이는 저 게릴라들은 자신들의 신념으로 죽어갔고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죽이는 선봉은 권력과 탐욕에 눈이 먼 정보군이고 지금 한국 사회와 비슷해 보인다.

바뀔수 있을까.....

출연 : 홍승일, 서민균, 오지숙, 조석준, 정유신, 김기홍, 김동훈, 성경선, 양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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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12. 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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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기는 연극을 보고 난 후 바로 쓰는게 좋은데
근래엔 무엇때문일까. 가을때문인지 얼마전 발생한 이태원 1029 참사때문인지
바쁜 회사일들때문일지

아무튼 연극을 보는것은 좋지만 손가락을 움직이는것이 싫은 요즘이다.

묘한 무대, 안과 밖이 나뉘어 있고 안쪽은 실루엣만 보일뿐이다.
밖은 좌우로 길죽

제목 처럼 실제 탈주자를 뜻하지는것은 아니다.
아니다. 탈주자를 뜻하는거 같다.

주제가 특이하지 않고 풀어가는 것 역시 특이하진 않은데
인물들이 여럿 섞여있다보니 묘하게 헷갈린다.
저 사람이 이 사람인가? 왜 이렇게 졸립지?
친구들끼리 흔하게 나누는 대화는 아닌데 저들은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다.
그렇게 지루한 내용을 이어간다.

내 과거를 연결시켜보면
나는 떠나간 사람을 다시 찾으려 애쓰진 않는다.
궁금해서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면 좋겠다정도는 생각할때가 있지만 일부러 찾아서 연락한다거나 하는것은
나와는 어울리지 못한 행동같고 어색해서, 궁금함이 사라지길 묵묵히 기다린다.
그러다보면 잊혀지고 그러다가 또 생각나면 또 사라지길 기다린다.

그냥 이렇게 수동적일뿐이다.

이 극는 이런것보단 몇 발자국은 더 나아간다.
왜 저 사람이 멀어질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다른 이들이 찾지 않길 바라고 있는지
무엇때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지만 아마도 관객들 각각의 사정을 감안한것으로 보인다.

이런류의 연극이 그러하듯 특별한 엔딩을 보여주진 않는다.
주인공의 고뇌정도를 표현하며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때론 이런 열린 결말이 더 좋을수 있는데 요즘같이 어수선할땐 연극에서 마음대로 결론을
내줬으면이란 기대를 하기도 한다.

저들은 왜 기존의 울타리를 벗어난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이 연극을 보면 공감 할수 있을까. 울타리 밖에서 울타리 안쪽의 사람들이
찾아주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것은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일뿐이다.
홀로 죽으면 고독사라고 죽을때 외롭다고 유언을 남긴것도 아닌데 자신들 멋대로 해석하듯
내 멋대로 생각한것이고 나를 찾아주기 원하기때문에 드는 생각일것이다.

다시 곱씹으며 안정된 상태에서 보면 좀더 괜찮을것도 같은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프로젝터를 이용한 인터뷰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 상황 설정을 그때 그때 할수 없어서겠지만
다큐영화를 보러 온것도 아닌데 지루한 내용들을 길게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란 아쉬움이
한주가 지난 지금도 남는다. 90분 연극임에도 제법 졸리운 지루한 진행에..
(배우들의 발성이 교회 전도사?같이 차분하고 안정되다보니 더욱더 졸린거 같음)

그래도 이상하게 다시한번 더 봤으면 하는 연극이다. 천천히 잊혀지길 기다려봐야 겠다.

출연 : 안병식, 강희만, 김현정, 권귀빈, 배유리, 박지훈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12. 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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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이 한국에서 또 벌어질줄이야. 박가가 탄핵 된 이후 없을줄 알았는데
집에 들어오니 관람기를 쓸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났으니
지금 머리속에 남은 '우리읍내'라는 연극의 내용은 몇몇 포인트만 남아있다.

연극 구성은 무척 단촐하지만 2시간 15분의 제법 긴 연극, 그리고 중간 휴식 시간이 없다.
배우들이 공연내내 긴장하니 관객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의미인가?

1막은 마을의 소개, 전체적인 분위기
2막은 주인공 남녀의 사랑
3막은 죽음과 후회

대충 이러하다
1막과 2막은 대부분이 비슷한 전개이며 특별하지 않다. 내용이나 상황이나 사건들
무엇하나 특별한게 없다. 그냥 그렇게 1시간 40분정도가 흘러간다.
재미가 없는것도 아니고 있는것도 아니다. 그냥 전체적으로 고루하다고 해야 할지
소극장에서 풍기는 곰팡내 만큼이나 오래된, 싫지만은 않은 곰팡내가 가득하다.

옛날 흑백영화를 본다고 해서 재미 없는것은 아니듯 오래된 느낌 가득하다고 외면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3막인데 꽤나 불필요한 오버액션..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변화
도무지 에밀리가 왜 저 장면에서 저렇게 울분을 토하는지 알 수가 없다. 전체적인 심정은 알겠지만
공연예술인 만큼 주변상황에 맞는 반응이 따라와야 할텐데 따로 노는 느낌이다.

그리고 고루하다고 느끼는 최고조 역시 3막이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소중한 삶을 어쩌구 저쩌구..
이런 식상함은 일부분 각색하면서 좀 변화시킬수 없는건가
순간순간 소중할수도 있지만 한정된 시간 전체를 놓고 보면 전체 그 자체가 순간일수 있는데
전체가 소중했다면 그 속의 더 짧은 순간도 소중한것이고 하루종일 잠을 자면서 시간을 죽여도 좋은거 아닌가

특정시대(지금도 그렇지만)에는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가며 소중하고 알차게 써야 한다는 헛소리가 유행할때가 있었다.
대부분 이런 소리가 한장일수록 빈부격차가 심하며 부를 갖고 있는 놈들이 빈한자들에게 하는 소리가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 제목이 있다.
왜냐면 자신의 부를 더욱더 쌓기 위해 노동자들을 탄압해야 했기때문이다.

지금은 점차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오히려 허무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세상으로 바껴가곤 있지만
아직은 지배층이 존재하기때문에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연극은 시대에 뒤떨어진 부지런함을 강요한다. 순간의 행복을 위해 살순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해 대다수의 시간을 희생하는 시대를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지옥의 윤회같은 인간의 역사는 아직까지 바뀌지 않았다. 적어도 내 시대에 바뀐 세상을 볼수는 없을거 같다.

언제쯤, 얼만큼의 인간계 시간이 지나야만 '저땐 저런 멍청한 생각을 할때도 있었지'라는 세상이 올까

그런데 여편이 죽어서 남편이 무덤에서 울고 있는데 그것을 엄마라는 귀신과 여편이란 귀신은
아무렇지 않게 보고만 있을 수 있다니. 그러면서 삶을 소중히 하라며 울부짖는다고?
다시 생각해도 고루하고 개인주의적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볼만하며
135분이라는 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에 또 공연한다면 꼭 다시 보고 싶은 연극.
나보다 나이가 많은 '로마의 휴일'을 보고 또 봐도 재미있듯 이 연극도 내게 그런 극이 될거 같다.

출연 : 김귀선, 김성일, 조은경, 이형주, 이경선, 이홍재, 경미, 정다정, 김보라, 박영은, 신욱, 민정오
김영경, 한동훈, 송현섭, 이승은, 이연우, 송영주, 박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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