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19. 3. 3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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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말쯤에 보고 올해 새로 시작한 완창 판소리 시리즈
아직 수궁가를 들어보진 못했고 적벽가나 흥보가는 한번씩밖에 못들었지만
춘향가와 심청가는 창자가 많은지 제법 여러번 듣게 되었다.

이번 상반기 시리즈도 심청가 2회, 춘향가 2회로 구성
왜 이렇게 배정을 하는지 이해할수 없다.

'판소리 완창'이란 기획은 인기 없이 사라지고 있는것을 보존하기 위함 아닌가?
그렇다면 골고루 배정을 해서 전수자들이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게 해야지
이런식으로 진행하면 인기 없는것은 그마져도 버티기 힘들어질텐데 관계 없다는건지
(이미 기록이 다 되어서 사라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그리고 놀란것은 작년 무대 시설 그대로라는것

예능인의 무대이고 이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예술인데 작년에 써먹었던 무대를 그대로 사용?

무슨 골방에 쳐박아놨다가 꺼내서 먼지 털어내고 보여도, 우리것이니 모두들 좋아할거라 생각하는건가?
이쪽으로 편성된 예산이란게 있을텐데 어떻게 이럴수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올해는 자막이 나오는 기획을 했을지 기대했지만 여지없이 무너진다.

이것은 관계자가 판소리라는 한국의 독특한 공연예술 장르가 사라지길 바라거나, 아예 관심없거나
오만하고 거만한 정도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내가 어렷을적에도 일주에 한두번 방과후 TV시청이 거의 없을 시간에나 나오던 국악프로그램이라
개략적인 줄거리는 알더라도 각각의 디테일함을 알수 없다. 그렇기에 충분한 교육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놈들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

주구장창 떠드는 소리는 힘들다. 멋지다. 위대하다.등 헛!소리들이나 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소연 하는 소리가 사람들이 관심없다, 서양것만 너무 좋아한다라는 등 개소리나 하고 있으니
이럴 시간있으면 한줄이라도 더 해설을 붙여 그 맛을 이해하도록 해야..
오만함속에서 죽어가지 말고 대중예술이라기 보단 상류문화에 가까운게 판소리 예술이지만
부잣집 앞마당에서 소리를 할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면 대중들 속으로 들어갈 궁리를 강구해야 하는게 아닌가

보면 볼수록 작금의 현실이 답답해진다.

하지만 소리꾼 방수미란 분은 멋진 소리를 보여줬다.

전후반 소리가 다르다며 설명해주는데 확실히 좀 다른거 같다.
(동편제 서편제 같은것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방송출연이나 많은 무대 경험이 있어서인지 마이크가 귀에서 계속 떨어져도 당황하지 않고,
여유있게 대처하며 그의 소리로 무대를 가득 채워넣는다.

고수분들의 독특하고 긴장감 있는 북소리들 역시 진행의 긴장 고조에 큰몫을 차지하지만 집중하다보면 잊게되기도 한다.
리듬악기인 이런 타악기 하나와 추임새만으로 분위기를 만든다는게 특이하지만 북이 갖는 독특한 매력이라서
비단 한국 판소리 고수의 북만이 꼭 그런것은 아닌거 같다.

그런데 소리꾼과 고수는 서로 맞춰 보는건가? 아니면 누가되었던 그냥 맞는건가?
생각해보면 3~6시간짜리 공연을 맞춰본다는것도 쉽지 않고(서로 한곳에서 연습하는 사이가 아니라면 일부러 시간 내어 맞춘다는게 가능할지도)
맞춰보지 않는다는것도 쉽지 않아보이고

공연중 이들의 호흡은 틈이 벌어지질 않는다.
영화 '서편제'에서는 남매였고 어렷을적부터 서로 호흡을 맞췄던 사이니 그러려니 하고
그 외 판소리 음반은 녹음이니 충분히 가능할거라 생각했지만 공연장에선 볼적마다 궁금해진다.
이들은 공연 전날이라도 모두 맞춰보는걸까?

아무튼 이 사람의 소리는 대단히 여유가 있어서 조급함이 없다.
머리속에 책한권의 모노드라마가 들어가 있다는것 까지는 이해할수 있지만 이것을 여유있는 호흡으로 관중에게 호소한다는것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해야 하는건지 상상이 안될 지경이다.

좀 아쉬운것은 '완창판소리'인데 2/3정도에 끝냈다는것?(춘향이가 장을 맞는 대목에서 끝남)

명색이 '판소리 완창'인데 간략하게 기승전결 맽는게 아니라 사건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을무렵 끝나버린것인다.
다음회가 기약되어 있는것도 아닌데

하필 왜 이런 구성을 기획한것인지 알수 없다.
춘향가를 줄이기엔 아까워서 후반부를 안하더라도 전반부는 가급적 빼지 않고 하는것이 낫다고 판단한건가?
공연을 3시간 정도 했지만 내용 진행은 중간이 아니니 제법 빠르게 진행되어 한시간정도 더 하면 왠만해선 마무리 될법 하던데
지금 생각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작은 채구지만 힘은 개그우먼 박나래 같은 느낌이랄까
심지어 목도 비슷한거 같다.(방수미 소리꾼에선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내 느낌은 그러했음)
그래서 박나래씨도 소리에 맞는 목인가?란 상상도 해보게 된다.

소리를 들으면 그 특유의 쇳소리가(대금의 청같은) 있는데 방수미 소리꾼은 이부분이 아쉽다고 해야 할지
(여자는 이 소리가 잘 없는게 목의 특성때문인지 모르겠음)

판소리는 종합예술이라 하지만 기본은 노래 아닌가?
그런데 그 가사가 귀에 안들어온다는것은 이 노래가 갖는 특징이라 하더라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전라도 말이 주류지만 지금이 조선같이 각 지역만의 고유한 말들을 서로 이해하기 힘든것도 아니니
어느지역 말이라도 관계없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판소리 가사 만큼은 너무 안들어온다.
한자,한시 등을 그대로 사용하는것도 문제고 거기에 가락을 넣었으니 더욱더 말이 안들어오겠지

예전 어느때부터 느낀것이지만 소리꾼의 소리가 귀에 쏙쏙 잘 들어오는 대목에선 관객의 호응(추임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현상은 모두들 이해가 안되어 가만히 있었을뿐 이들의 흥은 계속 억눌리고 있었다는게 아닌가
이것을 해소할 방법은 매우 자주 접해서 자연스럽게 외워지게 하던가, 모르더라도 알 수 있도록 보조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작년에 썼던 무대 그대로 또 써먹지 말고(판소리가 아름다운 종합 예술이라면 그에 걸맞는 무대도 필요하다고 생각됨)
어려운 말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자막을 넣는정도부터 시작하자.
(도데체 서양애들을 위한 공연엔 자막을 충실히 넣으면서 정작 자국민을 위해선 최소한 배려도 없다는 것인지 납득이 안됨)

특히나 소리꾼들의 기운이 떨어질수록 그 발음은 더욱더 안좋게 느껴진다.
오늘도 내 청각이 지치고 있거나 소리꾼의 소리내는 기관에 무리가 되고 있는것인지
발음이 점점 어려워지는게 느껴진다.(3시간동안 혼자 노래하고 말하고 연기하는데 지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것)

그의 기운이 점점 쇠하더라도 그가 내뿜는 모든 노력은 관객이 느껴주길 바라지 않을까

지쳐가고 있으면서도 그가 표현하려는 인물들이 충실히 묘사된다는것은
오래도록 전해져온 판소리가 위대한것이 아니라
판소리를 하고 있는 명창 방수미가 위대한것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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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이 어중간해서 월차를 내고(여지것 일을 하면서 연월차란걸 써본적이 없는데)

낮 시간엔 안경을 새로 구입하려고 남대문쪽을 배회하는데 전에 구입하던 업체가 사라져서
새로운 안경점을 찾다보니 감기에 걸려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콧구멍을 휴지로 틀어막고 있는 신세다.

날만 좀 푸근해도 간만에 평일 쉬는 날이니 이곳 저곳 돌아다니려 했지만
너무 추워서 안경 맞추고 바로 집으로 직행. 공연까지는 너댓시간이나 남아있으니 어쩔수 없다.

판소리 완창 2018년 시리즈도 이것으로 마지막.
내년 상반기것은 이미 예매를 다 해놨지만 아무튼 올해는 이것으로 끝

안숙선 선생 음반을 가지고 있고 예전엔 좀 많이 들었었기때문에 기대되는 무대지만 감기도 신경쓰이고
저녁 7시에 시작하는 공연이라 몇시에 끝날지도 신경쓰인다.(다음날에 출근도 해야 하는입장이라)

왜 평일에 공연 일정이 잡혔는지 모르겠지만 판소리 같이 시간이 긴것은 아무래도 쉽지 않다.
앞으론 자중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아예 연차를 이틀연속으로 쓰던가.

이번 판소리는 완창이지만 분창이라 해서 몇명이 나눠서 공연을 하기때문에
완창이라도 그 느낌은 좀 다르다.

창자가 바뀔때마다 새롭기도 하고
다시 분위기를 잡아야 하니 잠시 어색한 기분이 든다

게다가 5명이나 나눠서 부르다보니 한사람 한사람이 맡은 양이 많지도 않은거 같다.
안숙선선생의 제자분들이라 하던데 아마도 제자들의 경험을 위해서 함께 한것이 아닌가 싶지만
이번 공연의 주 목적은 안숙선선생의 판소리를 듣고 싶어서였는데
분량이 너무 적어서 실망감이 적지 않다.

절반정도는 제자분들이 하고 절반정도는 직접 하신다거나 하면 모를까
전체중 가장 적은 분량만을 하신다는게(연세가 있으시니 무리가 될수도 있지만)

이럴거면 포스터 사진도 제자분들과 함께 찍던가..(단독무대도 아니고 주된 무대도 아닌데)

제자분들중 박성희란 분은 여유넘치고 목소리도 참 좋아서 팬이 될거 같다.
(소리꾼의 팬은 음반도 구하기 힘들고 공연을 어디서 하는지도 정보가 마땅하지 않아서 의미 없으려나)

모든 분들의 각양각색 그 특색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은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보인다.
이래서 판소리는 가능하면 한사람 하는게 나은것일까?(다른 사람과 비교되면 아무래도)

심청가가 이번으로 3번째인가 그런데 잘라도 너무 자른거 같다.
밤11시가 다 되서 끝났지만 공연시간대비 창자들의 템포가 좀 느려서
많이 잘라버려 아쉽다. (내용을 줄이는건 창자 마음이라 하지만 내용을 적절하게
줄이고 늘려 내용에 지장없도록 하는것도 능력아닌가?)

맹인잔치 대목부터 안숙선 선생께서 하셨는데 원래는 방아타령부터 하신다고 하셨으나 잘라버리고
마지막도 일부분 잘리는등 전반적으로 섭섭한 공연이다.

아무튼 올해 마지막 판소리공연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번 공연은 감기걸려서 집중력도 떨어졌지만 그냥 저냥 코감기로 머리속이 멍할따름이다.

내일은 연극을 봐야 하는데 감기가 나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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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18. 11. 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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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함박눈으로 내리는 경우가 흔한지 모르지만 푸짐하게 시작한다.
그러나 날이 따뜻해서 대부분은 녹아내렸으나 아직은 하얀 기운 가득한 첫눈내린 첫날

적벽가를 듣기위해 국립극장으로(조합이 맞는거 같진 않지만 관계 없음)가지만
미술관에 들렀다가 커피숍 가는게 잘 어울릴거 같은 날이다.
(눈오는 날은 미술관이 제법 잘 어울림)

간만에 남산에 눈이 잔뜩 쌓여있는 풍경도 나쁘지 않다.

12월에 있는 판소리는 여러명이 나와서 하는 심청전이라서 일반적인 1인극과는 다르니
올해 판소리완창은 이것이 끝이라고 봐도 될거 같다.

적벽가

요즘은 적벽대전만 따로 영화로도 나오고 삼국지 책을 읽어도 되고

전체적인 내용은 그와 다름 없긴 한데
가사집을 읽어보려고 구입했던것을 두어차례 읽어봤으나 해학스럽다.
소설이나 영화같은 극적인 요소보단 드라마적 요소가 훨씬 많다고 해야 할지

조조와 그 부하들간의 대화도 그렇고(마지막 도망갈때라거나) 군사들의 타령들등
이렇게 바뀌는게 심한것중 한가지가 서유기(손오공, 삼장법사)인데 구전을 그대로 책으로 만든것은
의외로 담백한 반면 이것을 토대로 파생된 수많은 영화, 만화, 단편소설등은 온갖 살들이 잔뜩 붙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낸다.

판소리 적벽가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위촉오의 싸움이라기보단 전쟁통속의 모든 인간들의 내면을 엿보게 한다고 할까?
그러다보니 전쟁인데 전쟁과는 다르게 보인다.

판소리 적벽가를 처음 들어봐서 새롭게 느껴지겠지만 어찌됬던 흐름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또한 동편제는 남성스럽고 서편제는 여성스럽다고 오래전에 어디선가 들은거 같은데
오늘 본 적벽가는 동편제
하지만 남자가 하는건 오늘 처음 본것이라(그 동안은 모두 여자였음) 그 구분을 느낄수가 없다.
(남자가 부르니 남자같은거겠지.. 라고 생각할뿐 ^_^)

김경호소리꾼의 특성인지 모르겠으나 목에서 나오는 소리가 그동안은 못느꼈던
죽필(竹筆)같다고 해야 하나?
수많은 음들이 서로 갈라져있지만 흩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지

이런 소리가 여자에 비하여 남자에게 두드러지는건지 이 사람만 그런지 모르지만
그 맛이 일품이다.

대사를 전혀 못 알아들어도 소리만으로 좋을정도로 거칠지만 거부감 없는 소리

화선지위에 거칠게 뻗어나가는 붓이 그려내는 흔적이라 해야 할지

처음으로 남자소리꾼의 판소리를 듣다보니 느껴진것인데 왜 예전엔 소리꾼이 남자만 있었는지 그 이유가 느껴지는데
전개에 따른 소리 구성이 남자 목소리에 맞춰져 있는거 같다.

여자소리꾼들의 소리를 들으때면 가끔 너무 높거나 때론 너무 낮거나 뭔가 음역이 안맞어 보이던데
오늘 김경호소리꾼의 판소리를 듣다보면 남자 음역(가성 역시 포함해서)에선 매우 적절해 보인다.
남자소리꾼이 하는 심청가,춘향가,흥보가를 못 들어봐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오늘 들은 적벽가엔 안정적인 음역대 안에 안착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음의 높낮이때문에 답답한 기분이 드는 경우는 거의 느껴지질 않았다.
(김경호소리꾼의 소리 능력이 좋아서 그런것일수도 있음)

오늘 김경호 소리꾼이 하는 말이 좀 기억에 남는데
'어느때부터 관객들이 대사집을 보며 판소리를 듣다보니 대사가 바뀌거나 틀리는데 무척 신경쓰인다'라는 말은 한다
생각해보면 판소리는 관객과 소통을 하며 소리꾼이 재량것 늘렸다 줄렸다, 붙였다 뺐다 등 전체를 조절하며 진행하기때문에
대사집과는 다를수도 있는데 그것과 비교하는 관객들을 보면 긴장되니 그것을 보지 말고 자신만을 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연극은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며 한국 공연문화중 판소리는 더욱더 중요하다.
(추임세를 관객이 넣는 공연문화는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을듯)

그럼에도 나는 자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을 읽고 갔음에도 소리꾼의 발음을 듣기 어렵다.
한번도 읽지 않고 듣는것보단 대목을 분별하기는 훨씬 낫지만
문맥에 잘 어울리는 중국시, 중국문장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고어들이 속속 박혀있는 공연에서
특히나 창법때문에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들로 대사집을 읽는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이해력이 떨어진다.
(소리꾼의 음율때문에 감성은 배가되지만 대사의 이해력이 부족해져 이성의 답답함이 남음)

자막은 소리꾼 리듬에 맞춰 템포를 조절하면 되고 빼고 넣을때는 잠시 멈춰도 될뿐이다.
실시간으로 누군가 입력해서 소리꾼이 어떤 것을 넣던 모두 표기되면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니
최소한만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올해초 박애리라는 인지도 높은 소리꾼을 제외하면 언제나 절반이상이 텅텅 비어있는 공연장
(박애리소리꾼은 처음이라던데 6시간 공연을 어떻게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무척 신기함)

판소리 완창을 들을수 있는 자리가 국내에서 그리 흔하지 않을거다.
그럼에도 관객이 많지 않다는 것은 다들 이미 떠나갔거나 그러고 있는 중이고 그것이 현실이겠지

상황이 이런데 이들의 노력은 열심히 노래만 불러대는것이 능사일까

현대어로 바꾸고, 발음도 잘 들리도록 창법도 약간씩 손좀 보는등
현대감각에 맞춰 바꿔나가야 살아나는게 대중문화인데 이들은 전통이라면서 전통=옛것=옛우리것 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거 같다.
전통은 옛부터 내려오는것이지만 그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것 역시 전통이다.
옛것 그대로 버티고 있으면 사장될뿐 무슨 미래를 볼수 있는것인가
(판소리 열두마당중 나머지 일곱마당이 사라진것은 그 시대를 반영하지 못해서 사장됬을텐데
지금 남아있는 다섯마당도 그 길을 가려는 것인가?)

그리고 무엇때문인지 모르지만 전라도 이외의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 토속어(사투리)들로 이뤄진 판소리는 없는건가?
민요는 각 지역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판소리는?
없으면 각 도별로 자신들의 고유어를 넣어 만들어도 되지 않나?

해설자가 나와서 예전 조선시대엔 소리 잘해서 유명해지면 한번 판소리 공연으로 1년을 먹고 살았을만큼
큰 돈을 벌었는데 지금 이 공연에선 몇백만원정도를 받지만 실제론 몇천만원을 받아도 될만한 공연이라는 헛소리나 해대고
그런 국뽕같은 소리를 백날 해봐야 찾는 사람이 없어서 당장 사라져도 아쉬워 할 사람이 거의 없는 위기감은 개나 줬는지

착잡하지만 이 현실을 뒤로 하고

김경호 소리꾼의 소리는 일품이다.
여유가 있고 목소리에 막힘이 없다.

너무 젊은 사람은 힘은 넘치지만 노련미가 부족하고
좀 늙은 사람은 노련미는 풍부한데 힘이 부족한데
김경호소리꾼은 둘다 매우 적절하다.(소리꾼의 적정나이는 몇살이지?)

적벽가라는 왠지 모를 긴장되는 소재를 재미나게 그려낸것도 특이하지만
북소리 하나에 음율을 실어보내는 판소리라는 장르는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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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0. 2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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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겨울이라 불러도 될까?
태풍이 올거 같은 강풍은 또 무슨 경우인지

판소리..
으~ 늘 고민스러운 장르다.
실제 공연을 본건 이제 1년. 그중에서도 판소리는 올해 처음
이번으로 다섯번째인가?

처음 봤던게 춘향전이고 이번도 춘향전이라서 걱정이 조금 덜하고
대본도 모두 읽었기때문에 더욱더 걱정이 덜했지만
대본을 읽으면서 이런 대사를 사람들보고 이해하라고 만들어놓은것인가?싶을정도로 한문이 많다.

글을 봐도 모르는데 알아듣기 힘든 창법으로 노래하는 걸 들으며 이해하라고?
이들은 이 한문을 모두 알고 있을까?
일단 이건 좀 나중에 얘기하고..

판소리는 매력적인 공연임에는 틀림없지만 현대에선 벽이 너무 높다.
이번같은 경우 특히나 발음을 너무 뭉뚱그린다고 해야할지 유명한 대목이 많은 춘향가임에도 불구하고
대충이라도 알아들으면 얼추 넘길수 있는데
이 사람의 창은 대단히 난감하다.

막상 동영상으로 명창이라 하는 분들것을 찾아들으면 발음이 대단히 좋다.
그래서 한문이라 알아듣기 어려운것을 제외하면 가사를 알아듣는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완창을 하지 않아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 공연은 너무 심각할정도로 알아듣기 어렵다.

한자도 많고 발음도 알아들을수 없고 게다가 자막도 없다.

그런데 이걸 들으며 즐기라고?
한국의 고유한 전통문화니 들어야 한다고?
꽤나 어이없는 상황이다.

대사를 모두 읽고 춘향전은 두번째니 그나마 해당 대목이 어떤 느낌인지 공감되어 눈시울 뜨거워지지만
이번은 조금 심한거 같다.

한 6시간짜리를 3시간30분정도로 줄였다고 하는데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보지만
어떤 기준으로 줄렸는지 몰라도 막 잘라낸 느낌이 든다.
(가위로 자르듯 싹뚝 잘라내서 매끄럽게 이어지질 않음)

좀 재미난 장면도 뭐에 쫓기는지 후루룩 넘어가니 내용도 이상해지고

특이한게 리듬을 반숨정도 그냥 놓던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대사를 잊어먹은건지 감정적 쉼인지 그렇게 배운것인지

안숙선 선생도 오셨던데 내가 안숙선 선생의 쑥대머리 대목을 좋아하고
이분에게 배웠다고 하던데 막상 정미정의 쑥대머리 대목은 안숙선 선생의 그것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안숙선 선생은 발음도 무척 좋아서 알아듣기도 좋음)

물을 연신 들이키는것이 몸상태가 무척 안좋다는 의미일수도 있고
계속 '아이고' 하는것을 볼땐 안쓰럽기까지 하던데
그렇다고 무슨말인지, 어떤 대목인지 모를정도로 막 넘겨버리면 좀 그렇지 않은가?

이번에도 앞에서 대본을 읽어주는 사람도 있던데
이러지 말고 공식적으로 프롬프터 같은걸 사용하도록 하면 안될런지

목소리가 굵직하면서도 힘이 있고 때론 대금 청 같은 멋진 부분도 있던데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한국의 판소리 문제로 넘어오면
이번 대사를 읽으면서 정말 난감했다.
이렇게 한자(문자)가 많았다니 주석이 달려있지 않았다면 거의 못알아들었을것들
이런것을 하루빨리 현대어로 바꾸지 않으면 얼마동안이나 더 버틸수 있을까?

판소리 완창이란 보기 쉽지 않은 공연임에도 관객이 많지 않은데 이런점을 감안한다면
국가에서 지원하는 정책이 조금만 미흡해져도 바로 사장될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도 관계 없다는 것인지 이들의 행태를 이해할수 없다.

현대어로 바꾼 판소리가 나와야 하지 않은가?
그동안 계속해서 대사들이 바껴왔을테고 '무슨제', '누구제'라고 하는것들은 그들이 바꿔나간것 아닌가?
그 전에도 계속 그래왔을것이고
그렇다면 현대에 맞게 대사도 바껴야 하는거 아닌가?
이제 학교 정규과정에서도 배우지 않는 수많은 문자들이 들어가 있는 그것을 백날 불러본들 누가 알아들을것이고
소리꾼들 자신들 마져도 제대로 알고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인지도 높은 서양음악과 콜레버레션하는것도 좋지만
일단 기본을 외면해선 안되는것인데 뿌리 없이 이상한 것들만 하고 있는거 같다.
음식을 못하는 사람들이 치즈넣고 감미료 범벅하는등 자극적으로만 만들어
질 떨어지는 그것으로 모든 요식업을 망쳐버리는것 처럼
지금 한국의 전통음악이 그러한 길을 걷고 있는거 같아 아쉬움이 따른다.

어쩌면 늦어서 돌이킬수 없기 때문이 이럴수도 있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더라도 지금 이대로라면 늦은것과 다름없는 상황일거다.

한국 음악을 한국인을 위해 자막 붙인다는게 자존심 상할지 몰라도
하루 빨리 자막을 붙이길 바라며
택도 없는 문자들은 모두 현대어로 바꿔지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지망생들께선 발음에 좀 신경써주시길
(명창이라 하는 분들의 판소리를 들으면 자막 없이도 어느정도 받아쓸수 있을정도로 알아듣기 좋음)

그나저나 춘향가는 왜 이리도 슬픈건지(지하철에서 대사집을 읽는데 눈물이)
영화나 TV를 봤던 기억을 보면 춘향의 고난은 약간정도로 기억되는데
막상 판소리를 보면 초반 단 몇분정도(시간으론 몇일정도?)만에 행복은 끝나고 생이별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고생도 이런 고생이 있나?싶을정도로 생고생을..
(올초 처음 봤을땐 처음이라 감동받아서 그랬겠거니 했는데 대사를 읽어도 그렇고 오늘 봐도 그렇고 너무 슬프다)

다음달은 적벽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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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9. 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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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청명한 가운데 하반기 판소리 완창을 모두 예매해놓은지 몇개월이 지났을까?
달력에 잘 표시해놓은지 제법 시간이 길었다.

그 사이 다른 공연도 보려고 했으나 민요 아니면 판소리 일단 이 두가지만 먼저 좀 보려다보니
마땅이 보이는 것도 없고 가을은 다른 공연들도 많아서 이것에 너무 치우칠수도 없다.

흥보가(춘향가,적벽가,심청가가 12월까지 이어져있음)

흥보전은 어렷을적 TV에서 많이 봤었는데(춘향가도 그렇고)
내용 자체가 희극스럽기도 하다보니 코미디프로에서 각색해 나온거 같기도 한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걱정된다.

또 말소리를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이번엔 대사가 나온 책도 샀지만 공연중 보려고 구입한게 아니라 월1회 공연이니
그전에 보고 가려고 산것이니 적어도 이번공연은 도움이 안된다.

김정민이란 분도 모르겠고(영화도 나왔다고 하지만 모르는 '휘몰이'라는 영화는 처음 들어봄)

판소리 다섯마당중 적벽가를 빼면(이것도 내용은 다 알지만) 그외것들은 소리로 접할기회만 없었을뿐
그외 다양하게 접할수밖에 없는 한국에선 흔하디 흔한 소재(권선징악의 대표적 사례)

아무튼 기억에 남아있는 것들을 토대로 말을 못알아들어도 대충 끼어맞추자는 생각으로
객석에 앉아버렸다.

누군가 나와 이러저러한 얘기들을 해주고 역사도 얘기해주고
별로 귀에는 안들어오지만 아무튼 모든 말씀이 끝난 후 바로 시작

처음에 사운드 조절이 좀 이상한지(리허설 안하나?) 소리가 먹먹해서
이분(김정민)의 목소리가 원래 그런건지 음향쪽에서 설정을 잘못한것인지
계속 귀에 거리슬리는 목소리

그런데....
아~
이분의 퍼포먼스는 엄청나다.

관중을 휘어잡는 뛰어난 연기력(여지것 실제 공연을 본것은 몇회 안되지만 동영상으로 본건 좀 되는데 이분같이
재미나게 표현하는 분은 없었던거 같음)으로 대사가 머리속에 이미 있는듯한 착각이 생길정도

추임세가 필요 없는 박수 갈채, 환호
판소리 특성상 소리 하는 사람과 북치는 고수 한명 이외엔 있지도 않고
돗자리와 방석만이 썰렁하게 놓여있는 무대
(연극 모노드라마는 소품들이라도 있지만 판소리는 그 자체가 없음)

좁지 않은 무대에서 이 사람은 종횡무진한다. 무대 밖으로도 나갔다오고 관객석(앞쪽에 있는)까지도 갔다오는등
무대매너가 현대 가수 못지 않고 무대를 넓게 사용한다.
(뛰어난 가수들이 무대를 잘 활용하는데 판소리도 해당되나?)

연기는 현대 연극과 비교해도 손색없을정도로 다채로운 표현을 보여준다.
(1인 다역이니 목소리,행동묘사등이 다양할수밖에 없어서 그런지
다른 분들것을 보면 몸짓은 주된 인물을 제외하면 소박한데 이분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코믹스럽다가도 슬프기도 하고 그러나 흥보가는 전반적으로 희극이다.
(이분만이 좀더 표출시키는것인지 모르지만 기억을 되새겨봐도 해학적 요소가 많음)

대사도 크게 어렵지 않고 이분의 말씨도 진한 지역말을 넣는것도 아니니
전체 공연시간이 3시간 조금 안된거 같은데 그 시간이 한시간같이 짧게 느껴진다.
(중간에 쉬는 시간 15분이 있는데 그냥 이어서 해도 괜찮을거 같은 훌륭한 진행)

판소리가 이정도의 호소력을 지녔었나? 싶을정도이고 이렇다면
국악이라는 장르가 지금보다는 더 좋은 위치에 있었을거 같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마도 이 사람에게만 국한된 경우일거 같다.
상반기에 봤던 3편의 판소리는 훌륭하지만 대중성을 놓고 보자면 뛰어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미 여러번 완창무대를 갖었다고 하니 그 속에서 여유와 기품이 느껴진다.
(한두부분에서 대사가 엉킨것을 느꼈는데 흔들림 없이 자연스럽게 넘기는것을 보면 쌓여있는 공력의 크기를 보는거 같다.)

목소리가 약간 보이시(중성?)해서였을까?
여자가 알토정도 음역일때 판소리같이 이상한(혹사 하는) 장르에서의 문제는 남자의 영역도 일반적인 여자의 높은 영역도 아니라서
어중간한 느낌이 든다. 뭐랄까? 묵직함도 없으면서 시원하지도 않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행동묘사(퍼포먼스)를 많이 곁들인 전략을 썼는지 모르지만
훌륭한 전략으로 보인다.
현대인들의 취향과도 잘 맞는거 같고 너무 정적이면 강해보이긴 하지만 고지식해보이기도 하니

볼수록 매력있는 공연으로 연극처럼 몇일 공연을 했다면 또 보고 싶을 정도지만
아쉽게도 단 하루 공연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으니 나중을 기약할수밖에 없다.

지금도 다시 보고 싶은 훌륭한 공연

그런데 3시간 이하로 짧던데 판소리 홍보는 대여섯시간은 기본 여덜시간도 한다는등 떠들던데
그런 공연은 언제 볼 수 있는걸까? 그런 공연이 있기는 한걸까?
홍보용맨트로만 써먹지 말고 실제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자막좀 붙이자.
이번은 상대적으로 잘 들리는 편이었으나 빠른 말들이나 무엇인가를 나열할때(제비올때, 보물등)는
전혀 안들린다. 안들려도 크게 문제 없겠지만 들리면 더 재미있지 않겠나?

자막좀 붙이자. 그리고 무대도 상반기에 썼던거 또 쓰지 말고 좀 바꿔주고..

오늘 드는 생각인데 무대와 관객석이 좀더 가까워야 하지 않나?싶은 생각도 든다.
마당놀이에서 무대예술로 바꼈다 하더라도 공연 내용이 바뀐것이 아니라면
최대한 가까워야 그 예술을 보다 제대로 받아드릴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연극 극장의 무대와 관객석간의 거리정도로(수미터 내외)

올해는 안되겠지만 내년엔 가까워진 무대와 자막을 기대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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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6. 2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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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은 아직 장마전선이 올라오지 않아서 습도가 낮은것은 알겠는데
한낮에 선선함 마져 느껴지는것은 좀 특이하다.

봄 같지도 가을같지도 않은 이어폰 속 음악이 잘 어울리는 한낮

국립극장을 여유롭게 도착해서 남는시간 바람좀 쐬니 남산의 독특한 나무냄새가 풍겨온다.

올해 판소리 완창을 듣는것은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기분좋게 공연장에 들어가 앉아서 시작되기를 기다리니 어느세 소리꾼 정신예씨에 대해 설명을 한다.

판소리 완창이란게 들으면 들을수록 좀 특이한데
한국의 공연문화가 이렇게 혼자서 모든것을 다하는 것들만 있는게 아닌데(오히려 집단이 하는 공연문화가 더 발달한거 같음)
왜 유독 판소리는 혼자서 모든것을 다하고 있는것일까?

관객과의 소통이나 고수가 물론 있지만 이렇게 한사람을 혹사시키는 공연이 세계적으로 또 있을지 모르겠다.

이걸 하기 위해 수십년은 기본으로 연습을 해야 하니 쉽게 접근할수도 없고
(말이 수십년이지 보통 10년 하면 전문가 소리를 듣는데 오늘 나온 정신예씨는 30년을 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실수가 있을정도)

대사량만 놓고봐도 모노드라마가 따라 올 수 없고
노래, 1인다역의 연기등

이걸 모두 하는게 대단하지만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판소리를 2인이 하면 안되나?
극이란게 대립적인 관계도 존재하니 1인보단 2인이 표현하면 훨씬 깊은 표현이 가능할텐데

혼자서 모든것을 다하다보니 사람을 극한까지 몰아넣을뿐 그에 따른 성과는 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서편제 마냥 소그룹(스승,고수,소리 3명정도 한팀)으로 구성되는것인지 조선시대를 가본적 없으니 알 수 없지만
시대가 바뀌었다면 구성이 좀 바껴도 괜찮지 않을까?

서양 음악과 컬레버레이션 하는것도 좋지만 일단 고유의 색을 발전시켜야 할거 같은데..

오늘 심청전은 대사도 어느정도 귀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알아듣히 힘든 말들이 대단히 많다.
말이란게 그 시대에 많이 쓰이는 단어로 채워져야 할텐데
왜 이들은 이렇게 고립된 곳에서 벗어나려 하질 않는건지 모르겠다.

오늘 해설 하시는 분께서 말씀하시길 외국에서 공연을 했고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하지만 이들에게 가사의 뜻을 전달하지 않았다면
다시 말해서 귀를 닫게 했다면 좋아했을까?
외극에선 극을 잘 이해하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공연을 했을텐데
정작 본토인 한국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단지 이들이 어떻게 공부고 얼마나 뛰어난지 자랑정도만 할뿐

현대어로 바꾸기 싫고 현대양식에 맞추기 싫다면
최소한 현대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 공연 역시 책에서 눈을 못 떼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했는데
공연 예술에서 공연을 못보게 만드는 어이없는 공연기획은 누구로부터 비롯되어진것인지 모르겠다.
이것이 한국사람을 위한 한국전통예술의 현주소라는게 씁쓸한 맛만을 남긴다.

심지어 오늘 관객의 대부분 관련업 종사자들같이 보였다.
자신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것이다.

이 모습은 판소리가 한국에서 점점 죽어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거 같아 안타깝다.

소리천재라며 모통신사 광고로 유명해진 누구의 공연은 이미 매진되었지만
외길로 수십년을 공부한 사람의 공연은 동종업계 지인들만이 모여있다.

심지어 판소리 완창이라고 하는데 오늘같은 경우는 앞에서 읽어주는 사람이 있을정도로 좀 특이했다.
이럴바엔 제대로 된 프롬프터를 놓는게 공연을 더 매끄럽게 진행될수 있는 방법이었을텐데

그 긴 시간을 공연해야 하니 대사를 까먹는것은 너무 당연해 보인다.
게다가 완창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 하니 더욱더 긴장되겠지(실수에 대한 노하우도 아직 적을테고)

그러면 앞사람이 입모양으로 읽어주는 그런 불안정한 프롬프터 말고
관객에겐 티나지 않는것을 갖춰도 뭐라 할 사람은 없을것이다.
적어도 몇시간을 혼자서 열연한 그 모습을 본사람이라면 말이다.

한국의 전통 공연문화는 분명히 무엇인가 바껴야 한다.
옛것이 좋은것이라며 현시대와 맞지 않는것을 우기지 말고
현대인 입맛에 맞게 끊임없이 발전하고 바꾸고 수정하는등 대중이 관심을 갖어야 소리할때 보람이라도 느낄거 아닌가
어느 기녀 처럼 시장속 작은 골방에서 아무의 관심도 못받고 생을 마감하는 기녀가 되고 싶지 않다면
대중의 관심을 좀 끌어주시길..
최소한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와 상응하는 기획이 뒷받침 되길..

그리고 자막좀 붙입시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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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5. 2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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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은 시원해서 잠자기 좋은데 밖은 더워서 걷다보면 끈적인다.

저번달 장장 6시간 공연 춘향가를 보고 이번도 이렇게 긴 공연인가? 기대반 걱정반 하였으나
이번은 중간 쉬는 시간 15분과 해설 20분 포함 3시간 공연으로 저번에 비하면 비교적 가볍다.

심청가가 원래 이렇게 짧은건지 강산제가 짧은건지 모르지만 아무튼 2시간30분정도로
부담없이(?) 즐길만 하다.(음악극-뮤지컬-도 2시간 넘는건 흔함)

지난달 완창 무대 한번 봤다고 조금은 여유가 생긴걸까?
뭔지 모르지만 1부에선 머리속에 잡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선다.
콘디션이 나쁜것도 아닌데 이곳 저곳에서 휴대폰 불빛들이 산만하고
한시간만 있으면 중간 쉬는 시간이 있으니 그때 나가면 될것을 왜 그리도 공연 중간에들 나가버리는지
(공연을 적지 않게 보는 입장에 이런 현상은 낯설다)

무엇보다고 속상한것은 도무지 못알아듣겠다는 것이다.
춘향가보다 훨씬 심각하다.

당시 대중예술의 중심이었던(중심 맞나?) 판소리란게 이런것이었을까?

지금과 말이 달라도 어느정도 이해될법 한데 특유의 창법으로 말 자체가 들리질 않는다.
(아니리 같은것은 일반적인 말이니 잘 들림)

그렇다고 매표소에서 팔고 있는 대사집(?)을 사서 읽는다면 공연예술을 보러와서 공연은 안보고 책을 읽으라고?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다음달에도 별반 다르지 않을거 같은데
한국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고 좋아해주길 바란다면 최소한의 조건으로 내용은 이해되야 할거 아닌가?

전반적으로 한문(속칭 문자)이 섞여있더라도 일단 음이라도 들리면 어느정도 앞뒤 상황을 맞춰
이해할수 있으니 한글 자막정도 뒷쪽에 표기하면 되는데 그걸 안하고 관객에게 넘겨버리는 무책임함이 보인다.

뒤 어느 관객들은 창 하는 유영애 명창은 못 보고 책 읽으며 귀로만 듣다보니 고개를 들수가 없다는 대화가 들린다.

곰곰히 그리고 가능한 집중해서 듣다가 불현듯이 떠오른 느낌은
국가에서 예산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한세대도 안되 모두 사라지겠구나.. 란 암울한 미래가 보이는거 같다.
아무리 위대한 대중예술이라도 대중이 사라지면 그건 귀신일뿐. 대중이 그것을 듣고 보고 느끼게 하기위해서
손쉽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그에 대한 아무런 배려조차 없다는게 한국 국악의 현주소일거다.
(그들이 선택한것은 팔고 있는 대사집이 배려의 전부)

명창과 고수는 온힘을 다해 몇시간동안 관객을 위해 공연을 하는데 관객은 함께 좋아하고 싶어도
무슨소린지 이해 못해 외면한다면 이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그러고서 사람들이 국악을 외면한다며 신세한탄을 한들 무슨 소용 있을까?

일흔이란 믿기지 않는 나이로 몇시간의 어마어마한 공연을 하는 분들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것은 행운이지만
십분의일도 이해못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어렷을적 TV에서 밤 특정시간에 가곡 한곡씩 부르는게 있었는데(프로와 프로 사이에 가곡 한곡 부르고 끝났음)
그때도 서양 가곡 특유의 창법때문에 한글 가사가 전달이 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끊임없이 해댔고
그로인하여 한국말가곡은 답답한 기억만이 남아있어서 점차 나이들면서 한국말 가곡을 전혀 안듣게 되었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서양가곡은 무척 좋아하는데 이렇게 같은 장르이나 결과가 다른 이유는 시작점이 다르기때문일거다.
둘다 못 알아들어도 한쪽은 가사를 별도로 봤고 다른 한쪽은 가사를 보지 못해 의미 전달에 큰 장벽이 자리하고 있었기때문이다.
의미전달..
내가 이것을 좋아하게 되거나 혹은 관심없게 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지금의 판소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판소리와는 다르게 민요(잡가류)는 접근도 쉽고 전달력도 뛰어나서 무리없이 즐기고 있는 음악이다.
(장르별로 선호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좋아하면 계속 듣고 시들해지면 다른 음악을 들을뿐임)
그리고 대중성을 위해 무던히 노력도 하고 변화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거 같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위치를 보면 판소리는 얼마나 더 작을지..

문자는 내가 직접 찾아보는 수고를 할지언정 판소리 전체 흐름을 이해하려면 자막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어로 바꾸는 시도도 하지 않을거라면(일부 쉽게 풀이해놓는것은 있지만 그건 판소리하곤 장르가 다르니)
한국에서 국악이 사라지길 원하는게 아니라면
한국말을 아는 사람이 처음 들었을때 내용 정도는 알 수 있는 최소한을 기획해라..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국악은 한국에서 살아남지 못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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