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2. 7. 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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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날이 무척 덥다. 비가 올때만 시원한 여름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른, 유월인데
올해는 더울런지 아니면 이정도로 멈춰줄런지.. 나는 그 흔한 에어컨도 없다.

달달한 살랑이야기 세편
엄밀히 말하면 중간 한편은 아니지만 시점에 따라선 달달할수도 있을거 같다.

내가 연인 이야기를 공연으로 보기 꺼려하는 것은 너무 과몰입하기때문인데
나이가 차면서 점점 사라지길 기대했지만 결코 그러지 않아서 이런 이야기는 더욱더 두렵다.
그렇지만 우연히라 보게 되면 잠깐이나마 가슴한편이 따뜻해지며 극장을 나오게 된다. 금세 사라지지만

무대에서 다들 모여 컵을 차며 놀고 있던데 구성을 그래서 저런고 있는 거겠지만
왜 이렇게 산만하게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내용을 이어놓은것도 아니고
예전 어떤 연극이었는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도 옴니버스 형식이지만 전체라는 테두리를 설정하고
몇명씩 나와서 연극을 하고 다들 환호해주며 퇴장하고 또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새로운 극을 하고
또다시 다들 환호해주며 퇴장하는 전체가 한팀이고 팀내의 소그룹같은 구성이었다면 초반에 그렇게 시작해도 괜찮은데
이 연극은 그런것이 전혀 없다. 3개의 연극으로 배역이 많이 할당되어 있다는 정도가 전부이다.

연극 시작전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기엔 아무런 개연성도 보이지 않는 불필요한 구성이 아닐수 없다.

총 세편중 '크리스마스 선물' 말고 나머지 두가지는 모르겠는데 유명하겠지라며 넘지는데 매우 흥미롭게 잘 만들었다.
무척 슬프기도 하고 크게 웃진 않았지만 너무 웃기기도 하고 눈물이 자꾸 고여서
여간 신경쓰인게 아니지만, 소설 속 연인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극적으로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다만 실제 작자의 입장에서 글자로 표현된 그들은 무대위 저들처럼 선남선녀들이었을까 란 의구심과 차잇점이 생겨나겠지만
좀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함으로 간주해버리면 된다. 그러나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보일수도 있다는 단점도 생겨난다.
머리카락만 경쟁력 있는 너무 가난하여 남녀 둘이 의지하며 살아갈수밖에 없는, 남루하고 추하기만 해서 곁에두기 어려운,
냉정하고 퉁명스럽고 남자같게 보이는.. 이런것을 연극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머리카락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차림이 남루하지만 한없이 따뜻한, 말투만 남자같은 푸딩같이 조심히 다루어야 할...

이런 구성은 멀티버스의 다른 세계로 밖엔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여운이 금세 사라지는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들 젊은 미인들이라서 무엇을 해도 아름다움이 흘러넘치는 배우들인데 연기또한 훌륭하다.
어색함 없고 당차고 매끄럽다. 오히려 지난주에 봤던 믿고 볼 수 있는 무죽페스티벌이 더 어색했다.

젊은 세대들의 멋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듯 한, 무겁지 않은 아니 무겁게 보이지 않은 연극이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의 배경이 거의 회색톤이어야 할거 같은데 연극 속에선 핑크톤이다.
아니 모든 연극의 기본 배경은 눅눅한 청녹빛이 맞을거 같은데 출처를 도무지 알수 없는 눈아픈 핑크다.
그래서 그렇게 눈이 시큰거렸던 거겠지.

가급적 눈부신 사랑이야기는 피하는게 내 눈건강에 좋겠지만
눈물구멍이 자꾸 막혀 연신 닦아내는것도 귀찮은 때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런 탱탱하고 굴곡없어보이는 연극도 괜찮은거 같다.

출연 : 장영은, 김연수, 박지수, 이주원, 정인지, 박성민, 박신애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6. 2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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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연극은 영화보다 접근장벽이 높은 편이다.
영화처럼 반복해서 볼 수 있는것도 아니고 내용의 난해함이나 표현의 한계도 크기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보다 비싸면서 공연시간이 한시간도 안된다면 과연 볼 사람이 있을까?
짧고 강렬하게 만드는건 심사하여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 품목에서나 그러한것이지
쫓기지 않는다면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적당한 시간을 할애한 적당한 구성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 연극은 출품해서 입상하기 위한 작품처럼 현미경으로 극도로 좁은 구간만 집중 탐구하듯
만들어져서 보는 내내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든다.

내용이 산만하지 않으면서도 집중되지 않는다. 그래서 연이어 하품이 밀려온다.

줄거리 자체는 인간 내면의 심층을 다루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인간은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한다'라는 명제(?)를 놓고 보면 특별히 이해되지 않을것도 없다.

그러나 저들이 왜 다락방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는지 무엇이 저들을 저 속으로 가두게 되었는지는
어렴풋 이해되지만 그 이외 대부분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내용 전개를 물 흐르듯 두면 될것을 이리 저리 꼬아놓는것은 그것을 표현할 능력이 없거나 겉멋 든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추잡한 기술이다. 특이한 저 등장인물들은 무엇인지. 왜 야누스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지
인간의 양면성을 보이기 위함인가. 그냥 주인공 그 자체가 이미 자기보호를 위한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그 주변을 저렇게 그려넣을 필요가 있는것인가

이런식의 표현도 좋고 저런식의 표현도 좋은데
50분만에 끝나버린 연극, 대충 딴청 잠시 부리면 어느순간 배우들이 열폭하게 되는 시간이 오고
그 이후 바로 끝나버린다.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끝나버린다.
심층적으로 예리하면서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할 내용들인데
망나니 칼로 토막내듯 막 잘라내서 디테일이 전혀 살아나질 않는다.

이런 현상은 공연시간은 너무 짧고 담아야 할 내용은 많을때 나타나는 흔하디 흔한 재미없는 상황이다.
차라리 좀더 길게 제작할 능력이 안된다면 극단적으로 시간을 확대해서
좁은 영역만 현미경관찰을 하듯 파헤쳤으면 어땠을까 싶다.

배우들의 미친열연에도 불구하도 이도저도 아닌 허무함만이 오는
그리고 관객입장도 생각해서 공연시간은 좀더 늘리던가 아예 두어편을 붙여서 공연해줬으면 좋았을것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연극이다.

출연 : 선종남, 이상희, 장이주, 임요한, 방종혁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6. 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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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두편의 연극을 이어서 하는 단막극으로 되어 있다.
옴니버스형식은 서로 약간씩은 연결되어 있지만 이것은 각각 다른 연극이다.

파수꾼이란게 엄청 낯익지만 마땅히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내용은 대단히 익숙하다.

기존 체제의 연속성과 당위성, 유지하기 위한 불합리성
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괴리, 그로 인한 고통, 그것을 이용한 기득권층

이 희곡이 나온지 반백년이나 지났고 비슷한 내용들이 없었던것도 아니라서
신선함은 전혀 느낄수 없었다. 그냥 짧고 시끄럽게-북치는 소리때문에- 봤을뿐

그나마 엔딩에서 비참한 심정으로 북을 치며 조명이 꺼져갈때의 여운은 제법 괜찮았다.
이 연극의 하일라이트라 해야 하나? 그러기엔 너무 끝부분인데..

체제를 지키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이 정당하지 않아도 될까?란 의문은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주제로 한국의 바로 전 정부(문재인)와 이번 정부(윤석열)간의 차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고통받은 사람들이 즐비하지만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처리되야 한다며 참고 인내하는 전정부
개소리 집어치우고 내 마음대로 할거야라는 이번 정부

하지만 어느상황이던 고통받는것은 힘없는 사람들 뿐이다. 어차피 기득권층은 어떤 짓을 해도 보호받는다.
한국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받쳤음에도 차별받는 나라니 당연한 결과일까 (현충원을 가면 바로 보임)

아무튼 어떤 것이든 해결되지 못한다. 그냥 일부는 그것으로 고통을 받고
일부는 그것으로 혜택을 받을뿐
이 연극은 그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식상하다.

출연 : 최태식, 정채윤, 전혜린, 김주영

-개인의 책임-
이 연극은 뭐랄까? 난해하다.
불쾌하기도 한거 같고 아닌거 같기도 한거 같고

내용 자체는 남녀간의 흔한 인생 갈등이다. 다 큰 성인들이니 성장통이라 하기엔 그렇지만
아무튼 임신, 결혼 같은 어디에서나 볼법한(실제론 그렇게 흔하진 않음) 소재들이다.

문제는 이것을 풀어내는 방법인데
다른 연극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거 같지만 보는 내내 저들과 나(관객)와의 거리감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연극과 관객은 엄밀히 따져서 독립된 객체들이기때문에 타자 입장일뿐이지만 연극 속으로 들어가는
무엇인가 있다. 그런데 이 연극은 그것이 전혀 없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관객을 배척할수 있는지도 신기하지만
내가 저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관음증이 걸릴거 같은 불쾌감이 밀려올정도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서로 다투는 연인의 대화를 엿듣는 내 모습을 보는거 같은 기분좋지 않은 상황이다.
객석에 앉아서 저들을 보고 있자니 민망하여 일어나 극장을 나가고 싶은 기분은 오랜만에 느껴본다.

감독이 의도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기 힘든 연극이라서
몰입이 무척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한시간정도에 끝난다는 것

소재나 전개는 독립단편영화를 보는듯, 여성 배우의 극중의 짜증은 현실감이 엄청나던데
특이한 경험으로 넘기자.

출연 : 이의현, 강수현, 김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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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5.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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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이지만 시험이 있어서 새벽부터 일어나 공부좀 하고 시험을 봤으나 20문제중 15문제를 찍어야 하는 사태 발생
누나에게 추천받은 제목이 코믹같은 연극 하이타이, 우울함은 잠시 뒤로

시간 여유가 많아서 배고프지도 않은데 칼국수도 먹고, 공원 의자에서 수십분정도 꾸벅 꾸벅 존다.

터벅 터벅 극장에 들어갔는데 이곳 의자가 이렇게 불편했었나?
모노드라마라 하지만 관객과의 소통(?)이 약간 강한편이라 해야할지
모노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배우가 읊조리듯 말해도 집중이 잘되서긴 한데
뻘쭘하고 소심한 관객인 내가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는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색할뿐이다.

그리고 야구를 전혀 모르기때문에 이부분도 걱정. 역시나 야구장의 열기를 모르기때문에
조금은 외면당한다는 소외감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리 크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해태와 광주민주항쟁과 정신적으로 연결되어있을거란 생각은 못했다. 야구를 모르기도 하고
그때 나는 국민학생이었고 서울생이니 더욱더 상황을 알수 없었다.
그래서 그때의 광주가 이 연극의 배경일거란 생각은 못했다.

아무래도 암흑했던 그 때를 한국 사람은 잊어서도 안되고 몰랐다면 알아야 될 한국의 현대사지만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 대선 결과를 보면 우울함과 반복되는 역사가 될까 걱정도 앞선다.

광주민주항쟁의 주범인 전가, 노가놈은 잘먹고 잘 살다가 평화롭게 뒈졌으니 이런 주제를 다룬 연극을 보면
한숨이 안나올수가 없다. 아무 이유없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고통속에 살고 있는데
범인들은 떵떵거리며 동시대를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게 가능한것인가?
무엇도 바뀌지 않는다. 정부가 바뀌면 이상하게도 뒷짐지고 점잔빼느라 느긋느긋
그 사이에 죄 없는 사람들은 하나둘 죽어갈뿐이다. 뭐라도 바꿔달라는 열망으로 투표로 정권을 바꿨으면
칼춤이라도 춰줄것이지 사면이나 하고 씨브럴..(도데체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왜 주는건지.. 왕인가?)

이런 한국 사정에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주제는 경각심은 커녕 공염불같이 뒤 따르는 메아리같다.
개운하게 사태를 해결해줘도 당사자들의 평행 멍에를 풀수 없을텐데
억장이 무너지는 작금의 엿같은 사태들을 보면 막막함의 한숨만이 나올뿐이다.

이 연극은 이런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진 않는다. 그러나 현실이 고스란히 떠올리게 되어
저 사람의 고통이 내게는 둘러쌓인 사회현상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먹먹하고 무거운 연극이고, 끝도 전혀 개운함이 없다. 왜냐하면 광주민주화운동에서
범인이 제대로 처벌받은적이 없고 힘없이 사람들만 죽어가고 지금 사회도 그렇기때문이다.

다만 이 연극은 무거운 주제를 너무 무겁게 끌어내리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
어느정도 지탱해주고 있는 무엇이 있어서 감정의 마지노선을 지켜줘야 하는데
결국 한국식심파(심파는 일본에서 시작됬는데 억지로 슬픔을 자아내는 그런것은 아니었다고 함)로 넘어가다보니
감정의 격함을 벗어나버린다. 이렇게되면 공감대 형성에서 아무래도.. 같이 슬퍼하고 기뻐해야 하는데
이 연결선이 끊어지거나 위태위태해지면 관객과 배우가 따로 놀수밖에 없다. 극에 치닫는 슬픔은
감정의 보호본능때문인지 어느 순간부터는 약간의 짜증으로 바뀌는 내 모습을 보며 약간은 아쉽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서였을까 극장을 나올때의 무거움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후반부 어느지점부터 상호 연결선이 많이 끊겨버리면서
'나', '우리' 가 아닌 '타인'으로 바껴버린 조금은 아쉬운 연극

감정을 억눌러줬으면 그대로 안고 극장을 나올 수 있었을텐데

모노드라마는 왠만해서 추천하지만 소재나 주제의 무거움과 감정의 높은 장벽은 섣불리 넘어서기 어려운거 같다.
하지만 이 시대에 이런 연극이 있고 내가 그것을 봤다는것은 행운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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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3. 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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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 길에는 꽃핀 풀들이 어느새 심어져
노랑이와 빨강이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는 완연한 봄인데 기분이 별로다.

먹고 살기위해 일하는것도 남좋은일만하고 있는거 같아 점점 지쳐갈뿐.
그나마 주말에 나와서 연극 한편 보는 재미로 살고 있는것도 요즘같은때는 초라하게 느껴진다.

시놉을 안보고 그냥 예매를 하는 버릇때문에 극장 객석에 앉아 리플렛에 적힌 시놉을 보니
단조로운 주제와 전개 그리고 전체 줄거리

제목에서 풍기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반나절동안의 희노애락을 담아놓은 극

부모의 자식 사랑 특히 어머니의 사랑은 대부분 비슷하게 표현되지만 늘 마음 깊은곳을 건든다.
그래서 가끔은 짜증날때도 있다. 최루성 심파에 적합한 소재라서 그날 기분에 따라
받아드리는것이 상반된다.

이 연극의 시대 배경이 1947년에 발표한 작품이니 그 언저리일텐데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이후인지 이전인지 모르겠다만
이 시절에는 동내별로 씨름 대회가 있었는지, 아무튼 동내 주최로 여러지역에서
참여한 씨름 대회에 난대없이 글쟁이인 사람이 유도를 배웠다는 이유로 1등을 해버린 어처구니 없는 사건은
아마도 일제 강점기시절의 여파로 일본 우월주의가 있었던 시기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씨름도 유도와 비슷한 기술들이 많기때문에 유도를 한다고 해서 지역 장사들이 모여 하는 대회에서
글로 먹고 살려고 매진하던 사람이 우승한다는건 그다지 납득되지 않음)

작가(함세덕)를 좀 찾아보면 친일 행적이 있는 사람이기도 한데 불필요한 부분들은 좀 각색하면 안됬을까

아무튼 당시 시대를 엿보기 어렵고 내용으로는 왠만큼 나이들어도 알기 힘든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어렴풋한 막연함 정도의 느낌이 든다. 아마도 그 시대에 장남에게 가중되는 짐은 컸을것으로 보이긴 하는데
내용의 흐름을 보면 장남이 갖는 그러한 짐과는 다소 맥이 맞지 않는다.
장남은 집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있어서 좋아하는 운동도 못했다?
그런데 차남은 보통학교만 마친 후 장남 학비를 버느라 뼈빠지게 일만했는데 차남이 부럽다는 헛소리를 한다.

글에 재능이 있는줄 착각하고 계속 공부했으나 재능이 없다는것을 알게됬지만
모든 식구들의 기대감과 장남이라는 책임감때문에 더욱더 글을 쓰려 노렸했지만 안됬다?

식구들은 그 누구도 그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지 않고 단지 그가 사회에 이름을 알려지길 바라고 있었다.
애석하게도 장남을 제외한 모든 가족들의 집안 일으키기란 장남 한사람만이라도 성공하면 된다고 생각했던것이다.
그런데 장남이란 놈은 자신의 능력부족을 가족탓으로 돌리고 있다.

학교부터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받들어줄때는 어깨 으쓱하다가 막상 글쓰는 사람들 세상에 들어가보니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지 현실을 깨닫고나서 바로 포기해버리는 어리석은 놈일뿐인데

색안경일지 모르지만 일제강점기시절 친일매국노들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거 같다.
'상황이 이러니 이럴수 밖에 없었으나 무척 힘들었다'같은 엿같은 논리

이러한 내용의 흐름이다보니 식상한 줄거리와 전개지만
배우분들의 뛰어난 연기덕분에 보는 재미가 쏠쏠한 연극이 아닐 수 없다.
심파같이 불필요하게 감정을 자극한다는게 당시 극들의 특징일수도 있지만
극 자체의 세련미는 좀처럼 찾아보긴 어렵다.

연극이 끝난 후 극장을 나와서 시계를 65분짜리 극
시계를 보기 전까지는 극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줄 몰랐나?싶었는데 그냥 짧은 극이었다.
예매처엔 80분이라고 해서 너무 짧은거 같아 볼까말까 고민했었는데

한시간 정도의 짧은 연극은 정확하게 명시하자..
기껏 시간내서 먼곳에서 왔는데 한시간 보고 집에 간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짜증나겠냐
하기 싫으면 그냥 하질 말던가..

친일매국노것은 가급적 더 하지 말고
가뜩이나 윤씨가 대통령되서 한국사람 욕 엄청해대는 일본 극우파 어떤놈은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고 해서 짜증나는데.. 에이..

출연 : 고인배, 조영선, 이영석, 김경숙, 진현태, 민경미, 박상훈, 안용, 안진기, 김혜지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3. 2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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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 포근하더니 비때문인지 몸 콘디션이 안좋아서인지 걷는것이 부담스럽다.
빗소리는 좋은데 우산은 왜 싫은지

체홉의 세자매 오리지널 작품은 한번 본거 같은데, 아무래도 그 시대와 잘 어울리니 유명작품이겠지만
짜릿함이 있다거나 하진 않고 러시아에 대해 내가 아는것이 있는것도 아니고
특히 서양에서 군인에 대한 인식 또한 잘 모르기도 하고 산업혁명때 어땠을지 책에서 잠시 봤을뿐
급변하는 시대를 그들은 어떤식으로 느낀것인지, 전쟁이 빈번했던 180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의 삶은
너무 먼 세상이다. 네남매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특이한것은 네명 모두 뭔가 모를 망상에 사로잡혀있다는것.
이건 원작이던 이번 이상한 작품이던 동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우물안 개구리같은 네남매의 삶을 그려놓은것이랄까?

그래서 평생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나 같은 입장에서 저들의 고민은 무척 고로한 일상처럼 보일뿐이다.
그 외 인물들도 당시의 귀족들로 상류층들의 문화를 다루고 있기때문에 공감되는 부분 역시 적다.
체홉 작품을 많이 본게 아니니 단정지을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상류사회의 나태함을 보는거 같다.

반면 시종들은 항상 분주하고 바쁘고 피곤한 일상이지만 하소연조차 어려워 한다. 당시의 생활이 그러했기때문이겠지만
예전에 비하여 빈부격차가 줄었다곤 하나 정신적 차이는 크게 달라보이지도 않는다.

전체적으로 느낌은 이러한데, 구성은 현대예술같기도 하고 고전같기도
저들의 표현은 클래식과도, 모던함과도 조금씩 어긋나있다.
단순하게 구성된 적색과 흑색의 무대를 잘 활용한 연출로 보이지만 내가 현대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이 연극의 표현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약간은 전위적인 표현들은 특히 더 어렵다.

불필요한 자살들
왜?
세자매란 연극이 잘 살아가겠다고 의미없는 다짐을 하며 끝나는 내용이긴 한데
모조리 자살을 시키는 이유는?(한명만 타살)
그래서 제목이 죽음의 파티였나? 자살시켜서?

가족 전체의 무미건조하고 무기력한 삶도 씁쓸한데 그 끝 마져 없애버린다.

무엇을 현대화 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중간 중간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불필요한 얘기를 좀 하던데
이런 몇마디 넣는다고 현대화 했다고 하는것은 그리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이럴바엔 차라리 체홉 세자매는 지워버리고 새로운 현대극을 만들면 되는데
무슨 대도시의 부유층 삶을 배경으로 그려놓고 끊임없이 모스크바를 동경하는 대사를 넣는것은
어떤 의도인지조차 알수가 없다.

그러나 모든 표현으로 관객의 시선을 갈구하는 저들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음악, 노래, 춤, 오묘한 호흡들.. 마이크 사용으로인해 깨지는 감정의 리듬역시 색다르다.

그래서였는지 중간 쉬는 시간 없이 2시간15분이나 하는 제법 긴 연극치고 지루함은 특별히 느껴지진 않는다.
하품은 가끔 나왔지만 결코 눈이 감기거나 멍때리는 일은 없었다.
다만 무대구조때문인지 소리가 울리는건지 대사 전달이 잘 안되고 조명도 좀 그래서
배우들의 세밀한 표현들을 감상하기엔 무리가 있다. 여자들을 제외하면 모두 두가지색 컬러로 움직임이 크고 우아하지만
관객과 배우가 가까운 소극장만의 특별한 매력인 미세한 떨림을 감상하기엔 구성에서 부족함이 보인다.
아마도 힘있는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함이겠지만 네남매들의 나약함은 큰동작보단 촛불같은 떨림속에서 더 잘 드러나는것이 아닐지..

그리고 장시간 관람하기엔 불편한 좌석, 뭔가 맞지 않게 각색된 현대스럽지 않은 현대극이란 점이
멋진 이 연극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차기작으로 '안나카레리나의 대화'를 한다고 하니 다시 보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된거 같다.
그런데 올해 초에 공연했던건데 앵콜공연도 아니고 왜 차기작이라는거지?

출연 : 한용춘, 조하나, 조수연, 이예원, 김세영, 김찬, 이기복, 박인혁, 이수형, 안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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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3. 1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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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급한 시험이 없으니 꾸준히 놀아줘야 할 시기긴 한데 마음 한구석이 이상하게 별로다.
봄이라 그런지 겨울이 후딱 사라져서 그런지

인코그니토란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 사전적으론 가명, 익명이라는데..

낭독극이란걸 여지것 너댓편이나 봤으려나? 이런 장르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라디오를 들으면 되는 상황인데 왜 극장까지 가서
낭독극이라는 이상한 장르를 접해야 하는건지 볼적마다 납득은 안된다.
(납득이 안되도 라디오처럼 내용에 집중이 잘되서 재미남)

연극에 등장하는 두 사건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곤 하지만
솔직히 두 사건 모두 그다지 관심있진 않다. 아인슈타인이 살해당한것도 아니고 누군가 뇌를 훔쳐가서
좀비나 프랑케슈타인을 만든것도 아니고 아들에게 허락 받았다고 주장도 하고있는 상황
또 다른 배경은 음악가였다는데 치매인지 무엇때문인지(간질같은 병이 기억력을 없애진 않을텐데) 아무튼
반복되는 질문이 거의 연극 끝까지 이어진다. 물론 이 인물은 시간이 흐르며 많이 늙어가고 있다지만
극에서는 전혀 그것을 알 수 없다. 어느날 죽은 아내의 딸의 딸인지 누군지와의 만남이 있었기때문에
저 사람들이 늙어가고 있구나.. 정도를 알뿐이다. 이 딸의 딸이 나온 이유는 이 늙은 사람의 뇌를 기증받기 위함이다.
엄밀히 보면 모든 사건은 사람의 뇌에 대한 탐욕으로부터 생겨난다. 약을 안먹어 아내를 죽인 사람은 좀 다르지만

그만큼 극만으로는 기본적인 시간의 흐름자체가 좀 헷갈린다.

각각의 사건들간의 관계도 그다지 있어보이지도 않고. 하지만 영국에선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하는데
처음봤기때문일까 내용만으론 그다지 감동스럽진 않았다.
(낭독극이 아닌 일반 정극으로 한다면 잊지 않고 다시 봐보고 싶다.)

이런 사건들이 그럴싸하게 엮여있는것도 아니고

아무튼 이 연극이 낭독극인 만큼 대사 전달력은 매우 뛰어나다. 귀에 쏙쏙 박히고
모든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대단히 멋지고 훌륭하다.

하지만 낭독극을 처음 본것도 아닌데 처음부터 끝까지 뭔가 모를 어색함이 있어서 무엇일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끝무렵 어렴풋 알게 됬다.

낭독극인데 배우들 시선이 상대배우를 향하고 있다.
이럴거면 대사를 외워서 일반 정극을 하면 될것인데, 애초에 이 연극 자체도 낭독형식으로 만들어진 희곡도 아닌데
중간 중간에 나래이션까지 넣어가며 읊지만, 단지 무대에서 대본을 보며 연습하듯 연극을 하고 있다.

낭독극이면 시선을 상대배우가 아닌 관객을 향하고 관객과 눈을 맞추고 관객에게 호소해야 하는거 아닌가?
희한하다. 낭독극도 그다지 납득되는 장르는 아닌데 서로 마주하고 대본을 보며 대사를 치다니..

모두 개성있는 매력적인 음색과 뛰어난 연기력을 지니고 있던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대본 보지 않고 연기하는 연극이 보고싶어진다.
연극 보는 취미가 계속 이어진다면 언젠가 볼수 있겠지..

그런데 끝무렵엔 조금 좀... 슬프다.
저들 감정선에 너무 들어서면 안되는데......... 된장.

출연 : 김한별, 한유경, 김진형, 양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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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2. 3. 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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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에 봤지만 이제서야 관람기를 쓰는 이유는 아마도

보통은 며칠 지나면 다 잊는데 이상하게 그날 관람했던 기분이 고스란히 살아있는거 같다.

아마도 오늘 취미로 시작한 1차 시험이 있었고 봄 햇살은 끝내줬지만 차가운 바람때문에 길을 거닐지 못해서
기분이 싱숭생숭 해졌기때문 아닐까..

손숙이라는 배우(방송인이라 해야 하나?)를 알진 못한다. 그냥 TV에서나 봤었을뿐
지금은 TV도 없으니 그나마도 더 모르고. 연극무대에서는 아무래도 티켓파워가 있는분이니 접근하기도 부담스러웠는데
마침 좌석 여유도 있고 관람료도 높지 않아서 바로 예매했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우울함은 지울수 없었다.

전체적으로 내용은 부모와 자식간의 묘한 갈등관계를 다룬다. 물론 이것이 주된 줄기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우리가 흔하게 겪는 타인간의 관계에서는 잘 없는 이상한 대인에 대한 무시가 깔려있다.
(예수도 자기 동내에선 무시당해서 가기 싫어했다던데 진실인지 모르겠음)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갖추긴 이상하게 어렵다.
오히려 멋쩍어서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해야할지, 예의를 갖추면 더 멀게 느껴진다고 해야할지
그러다보니 상대에대한 잘못된 행동들로 하여금 깊은 상처가 남게 된다.

하지만 부모는 자식에게 받는 상처를 모두 감내하며 자식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한다.
반면 자식도 부모에게 상처를 준다. 그렇지만 부모에 대한 애정의 끈은 사뭇 다른 느낌인데
'부모 버리는 자식은 있어도, 자식 버리는 부모는 없다'는 말과 비슷한 늬앙스를 풍긴다.

이 연극은 이러한 모자지간의 끊기지 않는 질긴 인연을 귀찮고 짜증날정도로 물고 늘어진다.
물론 어머니쪽에서 그렇다. 자식을 태양처럼.. 자신의 전부인것처럼. 그런와중에도 상대에 대한 증오같은 면 또한 이어져
꼭 내 가족을 보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이 모든것을 노장배우 손숙과 젊지 않은 아들역을 맡은 서상원 배우께서 열연해주신다.

부모의 외로움과 그리움,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집요함과 집착, 자식의 이기심과 오만함을 한시간 넘게 보는것만으로도
착잡 그 자체인데, 쓸쓸히 침대에 눕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어두워지는 저 연극 무대속에서
부모라는 존재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된다.

재미있고 훌륭한 연극이긴 한데 개운하게 털고 나올수 없는 흐름 덕분에
봄인데 봄이 아닌, 개운하지만 뒷 느낌이 무척안좋은(시험은 끝났지만 공부를 못해서 성적이 엉망인)
오늘에서야 관람기를 쓰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최고 배우들께서 노후를 무대에서 보낼수 있다면
관람객, 배우 모두 좋은게 아닐지

출연 : 손숙, 서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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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2. 2. 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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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는 이때가 아닌데.. 2월 말로 접어들었지만 추위가 사그러들지 않는다.
코로나 위기는 점차 시들어 길가엔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

연극 포스터를 보면 엄청난 출연자들이 보인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무엇보다도 특이한것은 널널한 공석들
홍보가 덜 됬나? 싶어, 구글이나 국내 포털들을 검색해보면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이 널널한 공석들이 이해되지 않는다.(않았다)

아~ 왜 맨 앞자리를 선택했을까. 무대가 높게 셋팅된 곳이라 앞자리면 목이 아플거 같다.
하지만 배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 그걸로 만족.

출연자 목록에서 보듯, 낯익은 배우들이 엄청 많이 나오지만...
연극 내용은 뭐지?
지역의 작은 팬션(엄밀히 보면 팬션은 아님)에서 생겨나는 살인사건?

국내 팬션에 정기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저렇게나 많은 곳이 있나? 있을수 있겠지..
남의 것을 무단으로 이용하는데 걸리지 않는다고? 세상엔 온갖 이상한 사람들이 많으니 그럴수 있겠지..

상황설정 자체가 너무 말이 안된다. 사별한 아내와 즐겨 찾던 팬션이라 하면 안되나
이게 뭔 빙신같은 배경설정인지

그럼에도 초 중반까지는 전체적인 전개가 흔하디 흔한 서양의 호텔 살인 사건들과 비슷하다.
서로 가볍게 대화를 시작하며 친숙해지고 사건이 발생하면 서로간의 불신
끝에선 한순간에 모두 해결

그런데 결말이 세상 쓰레기 같다.
인물들간의 갈등을 좀더 깊고(시간좀 더 할애해서) 치졸하고 치열하게 결말은 최대한 가볍고 단백하게 끝내면
고전 연극 한편 보듯,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같은 추리, 스릴러 한편 본 기분이 들었을텐데
어쩜 이렇게 엿같은 구성을 했을까?

한국 최고의 배우들을 모셔다가 이런 쓰레기 연극을 구성하는것도 쉽지않아 보인다.

무슨 부자의 짝짖기 연극도 아니고 단 몇시간만에 별다른 사건도 없이 결혼 어쩌구 저쩌구 하면 끝맽음 한다.

커튼콜땐 또 뭔지.. 불필요한 가무를 도데체 몇분간 지속하는건지. 그것도 앵콜까지 하며
연극보며 낯뜨거웠던 적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연극무대에서 항상 보고싶었던 저들에게 시선을 맞추기 조차 어려웠다.

이런 각본과 연출때문에 인생의 끝자락에 있는 최고의 배우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건 아닌지 에휴
이들이 다음(젊은) 세대와 함께하며 다음 세대로 또 그 다음세대로 점차 발전해나가줘야 하는데
(다수의 젊은 연기자들과 함께 한것만 마음에 듬)
이런 수박 껍떼기만도 못한 연극에서 저들의 내면 연기를 무슨수로 전수하겠나싶다.

지금의 한국은 젊은 세대들이 문화의 중심이지만 그럼에도 그 뿌리는 저들이고
긴 시간동안 갈고 닦은 노하우의 결정체니
귀하고 알차게 그리고 최대한 본질을 끄집어낼 수 있는 극에서 볼 수 있기를 바라는것은 나의 욕심인가..

요즘 연극계가 안좋다는 말이 많이 나오던데, 기성 배우들은 어느정도 먹고 살만할수도 있으니
서로들 힘을 모아서 많은 젊은 세대와 함께 공연을 할수 있는 기획을 해보시는것도
이런 말도 안되는 연극에 아까운 능력을 버리지 마시고..

늘푸른 연극제가 벌써 6회인데
이번에 처음 봤다.(처음이 아닐수도 있음) 2회때 포스터를 보긴 했지만 막상 보진 못했고..
앞으로 가급적 이 연극제는 꼭 보는 방향으로..
이 시대 최고의 배우들의 연기를 주머니 사정 안좋은 내가 가까이서 볼 수 기회니..

출연 : 정종준, 정우석, 주현우, 강연경, 신혜옥, 안병경, 정재연, 양재성, 김순이, 윤문식, 최일훈, 김채원, 김준효, 권혁풍, 전정로, 남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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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2. 2. 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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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봄으로 진입하는건가? 습하면서 시원하고 춥고 탁하다.
그래서 걷기만 해도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예전에도 느낀것이지만 홍대아트센서소극장을 찾아가기 너무 그지같다.
밖에 이정표라도 좀 놓던가..
코로나로 우측 건물은 입구를 막아버리고
지하인지 지상에 있는것인지 누구에게 마땅히 물어볼 사람도 없다.
건물만 으리으리하게 지어놨을뿐 볼적마다 흉물스러움을 지울수가 없다.

건물만큼이나 으스스한 소극장의 무대 분위기
영화속 대사마냥 싸늘함이 느껴진다.

배우들이 내 주변을 돌아다니기때문에 몸이 불편해도 움직이는데 엄청 신경쓰여서
몸이 쉽게 피로해진다. 그리고 배우들이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말(대사)을 하다보니
시야에서 사라진 상태나 옆에서 툭! 튀어나오기도 하고 바로 앞이나 옆에 앉기도 하고

도통 신경쓰여서 대사나 흐름에 집중할수가 없다.
배우들이야 그 상황을 오랜시간 연습했을테니 어느정도 익숙한 상황이라 극(상황)에 몰입할 수 있겠지만
관객 특히 나 같은 경우 이런 구성의 연극은 처음보니 당연히 산만하고 불필요한 긴장감만 가중되어
연극에 몰입할수가 없는 그지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왜 이렇게 기획된건지? 일부러 관객이 별볼일 없는 대사에 집중 못하게하여 뭔가 있어보이게 만들고 싶었던걸까?
피카소가 눈을 생선 가자미마냥 한곳으로 몰아넣어 기괴하도록 연출한것 마냥?

무대속에 관객이 있다고 해서 관객이 그 세계의 일원이라 느낄것으로 착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요즘 유행하는 메타버스의 느낌을 줄 수 있겠지만..
관객의 불필요한 긴장도를 높일 필요가 있지 않는이상 꽤나 겉멋만 잔뜩 든 연출같아보일뿐이다.

연극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는 입장에서야 새로운 형태의 연극정도로 넘길수 있지만

아무리 난해한 질문을 던지더라도 그 예시는 좀더 대중적(현 시대의 보편성)이면 안되는것인지
한국사회속에도 충분이 다양함이 존재하는데 알지도 못하는 전세계의 상황을 끄집어내서
도데체 무슨 상황인지 알지도 안되도록 한 그지같은 의도는 뭔지 에휴..

최소한 난해하고 난감한 구성이라면 기반이 되는 경험 혹은 어떤 지식이 필요한지정도는 기입해놓자.
혼자 거창한 소리들만 쳐하며 자위하지 말고 관객도 함께 즐길수 있도록..

보이지도 않는 세계의 사람과의 유기적, 도덕적 연결고리가 존재한다고 해서
내가 뭘 어째야 된다는건지
글로벌.정보화시대니 발자취 마져도 세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것일까........

아무튼 다음 작품인 '그것은 너의 말이다'가 기다려진다. 왜지?

출연 : 성여진, 선명균, 김훈만, 신사랑, 류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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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