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5. 8. 1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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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연극 두편이 연이어 공연하는 단막극제로 한편에 대략 30분정도?
짧다. 이렇게 짧을땐 강렬함을 주기 훨씬 좋다. 자극적이고 냉소적이며 냉철한 비수와같은
아무래도 특정 포인트만 후벼파다가 끝나면 되기때문일텐데..(공연시간이 길어지면 이 피날래를 위해
빌드업해야 할것들이 엄청 많고 제대로 안되면 망하기 일수라서 길면서 재미있게 만든다는것은 무척 어려움)

첫번째 극의 제목은 '시계태엽'
제목에서 반복의 일상이 그려진다. 이건 비단 현대인만의 일은 아니었을것이다.
농부, 어부, 교사, 학자, 엔지니어 등 어딘가에 적을 두고 있는 상태라면 다람쥐 쳇바퀴 인생을 벗어날 수 있을까?
지구 전역 어디가 다를까? 복지가 잘되 있다는 북유럽은 다를까? 똥구멍이 찢어게 가난한 어떤 나라는 다를까?

이것을 벗어난다는 것. 다른의미로 죽음을 의미할수도 있다.
아니 죽음을 각오한 이탈일것이다. 하지만 점차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쳇바퀴에서 벗어난다.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한번쯤은 벗어나거나 벗어나길 꿈꾼다.

이런 사람이 전지구의 99%는 되겠지. 나머지 1%는 실버스푼이 아닐까?

연극에서 청소부(최임경)는 어떤 존재일까? 처음엔 신인가? 아니면 악마인가? 아니면 자신의 또다른(반항심이 많은) 자아였을까?
아무튼 이 청소부는 회사원(박준일)에게 또다른 생각을 넣어준다. 이 반복된 삶은 삶일까? 톱니바퀴에게도 인생이란게 존재하는가.

기성세대(이윤상)는 시스템을 거부하려 들때 여지없이 권력으로 짓누른다. 돌아가는 시계를 거부하려하면 관성(사회시스템)으로
탄압하고 겁박한다. 이때 대다수는 자신의 처지에서 안식을 찾으려고 다시 고요해지는데
인간이 호랑이같이 혼자 사는 동물이었다면 어땠을까? 지금같이 발전하진 못했겠지만
호랑이는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지키고 있는것인가? 인간은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인간에게 쳇바퀴라는 망상을 씌어놓은것은 인간사회가 그것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독립된 인간에세 사색할 시간이 주어졌기때문은 아닐까
이것은 부속의 일부를 벗어나서 또 다른 시스템을 개척하고 그 시스템에 많은 사람들이 종속되어져 같은 고민을 하다가
또 다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만들어 무한히 확장하고 있는 인간사회.
거시적으로 보면 무엇인가 반복되는 플랙탈같은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신만이 이러한 반복을 볼 수 있겠지.

이 시간을 확대하고 확대하고 확대해서 보면 나라는 개인의 쳇바퀴가 나올뿐이다.
벗어나서 다른길을 만들어볼까? 내 길이 옳던 그렇지 않던..

연극에선 결국 시스템에 순응한다. 만명중 구천구백구십구명은 순응할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시스템이라 할 수 없을것이다.

다만 좀 추상적으로 묘사되기때문에 짧은 연극치곤 약간은 지루함이 있다고 해야 할지..
그래도 역시 시간이 깡패라고 하품이 나올만 할때 끝나버린다.
주제가 식상하기도 하고 표현이나 전개가 그다지 신선하지도 않고
젋은 회사원 배우는 왜 그렇게 땀을 많이 흘리는지..
공연할땐 데오드란트라도 얼굴에 뿌려야 하는게 아닌가?싶을정도로 많이 흘리던데

관객에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곱씹도록 여윤의 시간이 좀 섞여있었으면 좋았을건데 너무 급하게 진행되고 마무리되는게
조금은 섭섭했다.

두번째 극은 '엉겅퀴 꽃밭에서' 라는 연극인데 내가 엉겅퀴를 잘 모른다.
그래서 보는 내내 가시가 있는 덩굴식물인줄 알았다. 한국 산에 흔한 환삼덩굴 식물같이 가시가 잔뜩 있는 뭐 그런..
그런데 집에와서 찾아보니 민들레과 한해살이 일반적인 식물이다. 물론 털같이 촘촘한 가시들이 많이 있지만 민들레같은 풀이고
확상성도 그다지 높은거 같지도 않다.(들판에 보면 민들레 천지지만 엉겅퀴는 거의 안보임)

아무튼 뭔가 소제 선택이 좀 이상하게 느껴지는 연극이다.
이 연극을 뭐라고 해야 할까? 초반에 갑자기 노래 '이히 리베 디히'를 부르며 등장하는데 이게 주제곡인가 싶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도 않은거 같은데 사랑을 이야기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도 그러니 어느정도 맞는거 같기도 하고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니 도통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갑자기 개미(안호주)가 아버지를 찾아가겠다고 하는데 개미세계에서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교미 후 바로 죽기때문이다.
이후 어미개미(여왕개미)는 그 정자를 뱃속에 보관하면서 계속 알을 낳기때문이다.
아무튼 아버지를 찾겠다니.
여기서 등장한 등가교환같은 상황. 무엇을 얻고자하면 무엇인가를 내놓아야 한다.
이 세계에선 일반적으로 노력하기 위한 시간정도를 말한다. 물론 이 시간은 곧 죽음일수 있다.
'시계태엽'에서 보여준 이탈의 결과와 비슷하게 이어간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나무토막이 지네(김태라)를 덮친다.
인간이 지네를 죽이려고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네는 꼼짝 못하게 됬고
개미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개미가 도와주기엔 역부족이고 지네는 끊임없이 자신을 살려달라고 꼬신다.
조금 납득이 안되는것은 무슨 마법사도 아니고 지네의 능력(살상능력?)을 주겠다며 자신을 살려달라는데
어떻게 주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끊임없이 맞교환을 이야기 하지만 개미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왜 였을까? 이 부분에서 조금 이해하긴 어려웠다. 하루정도 투자하면 지네를 살려줄수 있고
그러면 나에게 제법 유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난다는데. 내게 필요없는 것은 갖을 필요없다는 철학적인 이유가 녹아있는것인지
오만인지 뭔지 역시 좀 어렵게 다가오지만 지루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그리고 나온(지네보다 먼저나왔나? 헷갈림) 나비(금수현). 나비가 나풀나풀 날아다니는것이 정신산만하긴 한데
이 나비는 입이 정신사납다. ^_^;;
무엇인가 계속 이야기하는데 도통 들어오질 않는다. 그래서 지금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 없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마지막 등장은 오묘하다. 지렁이(문상원)와 달팽이(한동현)가 나온다.
지렁이가 죽으려고 태어난곳인지 행복했던 곳인지 어딘가로 가겠다는데
달팽이는 살려고 가는거라고 하는거 같긴 하지만 죽으러 간다는건지 살려고 간다는 건지
아무튼 도인들도 아니고 선문답을 하고 있다.
어렵지 않은 내용이지만 감동같은게 있었으면 가슴에 남는 말 한마디정도 있을텐데 없다.

두번째 연극은 짧은 시간에 너무 훅훅 지나가는 통에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기억에 안남는것은 내가 더위를 먹었거나 연극에서 보여주려던 어떤 주제의식이 부재했거나일텐데
아무래도 내가 더위먹은게 아닌가 싶다.

두번째 극만 좀 늘려서 한편으로 만들면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연극이다.
아마도 이런 템포로 두어시간 연극을 만들려면 배우들이 대사에 깔려서 살려달라고 하겠지만 ^^

볼땐 볼만했는데. 왜 기억에 남질 못한걸까? 오늘 너무 더웠나?
비오고 해뜨고 바람불고 지랄맞긴 했는데..

출연 : 이윤상, 최임경, 박준일, 문상원, 한동현, 김태라, 금수현, 안호주, 김수정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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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다이어리2025. 8. 1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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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함께 흥겹게 놀고 공감하는것이라 하던데..

815광복절 전야제에 나온 유명가수공연엔 모두가 흥분의 도가니였는데..
이제 무엇인가 바껴야 할때인듯 싶다.

모든게 잊혀져버린 시간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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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8. 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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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은 순전히 최종원 배우를 보기 위함이었다.
대부분 어느정도 연세가 있는 분들이 주로 나오는 연극제는 아무래도 내용 자체가 회상, 회한들로
사무치는 멍울들의 향연이나 다름없다보니 본의아닌 신파도 들어가게되서
마음편히 선택하기엔 약간은 거리감이 있는것도 현실이고 이런 대배우가 나오는 연극이라도 만석이 안되었다는것도
다 그러한 이유가 아니었을까싶다.

내용은 의외로 그러하진 않았다. 북어대가리가 갖는 표면적인 의미보단 형태에 의미를 둔다.
무엇인가 쓸모없이 남겨진 북어대가리같은 신세라고 할까? 저 대가리가 나를 쳐다보는 비슷한 처지

시놉을 좀 보면 현대사회의 직장, 일터라는게 그렇듯 소외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인간의 근본적인 외로움과 갈망에 대해 토로하는듯 하다.
기임(최종원)은 이 선택이 잘못된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달링(하영화)에게 간다.
물론 자신의 자식이 아닌 아이를 임신하였더라도 말이다.
이런 어긋남속에서도 달링 뱃속에 있는 아이가 혹시나 자신의 아이는 아닐까?하는 한가닥 희망이라도 만들려고
애를 쓰지만 어리석은 행동이란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듯 하며 그들(달링 부녀)을 따라나선다.
그로 인해 북어대가리처럼 별다르게 쓸모 없는 신세같은 자앙(이일섭)의 넋두리
고지식하게 창고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왔지만 기임에게만큼은 인간적으로 대하며 수십년을 함께 일을 했던 사이였으니
그 상실감은 매우 컷을것으로 보인다.
대충 내용 흐름은 이렇다.

중간 중간 약간의 웃음끼 있는 요소들이 있으려다 마는 정도의 심심한 연극이다.
엄밀히 따지면 심심한 내용은 아니다. 기임과 자앙 둘은 친구이자 함께 살아온 동료의 삶, 심지어 잠도 함께 잠을 잔다.
오피스와이프(한국에서 변색된 내연관계따위가 아닌)같아서 서로 깊은 신뢰가 있지만
가족간에도 서로 싸움을 많이 하듯, 이들도 말싸움을 무척 많이 한다.
그러나 두 배우 모두 연세가 너무 많으셔서 그런가? 느릿 느릿 너그럽다. 약간의 투정정도나 보일뿐

여기에 달링은 또 나이가 너무 적은 처녀(남자를 좋아하는건지 섹스를 좋아하는건지)
수많은 창고에서 일하는 남자들과는 거의 잠을 잤다고 하기도 하고
그 아버지도 그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말을 한다.
이 작품은 분명 한국작품인데 이런 사실이 대수롭지 않다는 것은 이 가족의 사회적 위치를 말해주는게 아닌가 싶은데
이곳을 기임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창고지기가 싫은것보다 다른삶의 동경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보다는 크고 작은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는데 역시나 문제는 배우들 대부분이 너무 노쇠했다는 것인데
그로인해서 기임과 자앙은 40대 노총각정도였음에도 이 둘의 현실을 반영해서 60대로 각색해놨지만
그마저도 한참 더 멀리 간 70~80은 되보이는 할아버지 두명이 나와있는것이니 전체적으로 얼마나 어색하겠는가
여기에 달링 아버지라는 사람은 자신이 장인이라며 으스대지만 저들보다 젊어보인다.

각색을 할거면 전체적인 분위기도 바꿔야 하는데 꽤나 게으르고 나태한 각색이 아닐수 없다.

왜 이 멋진 배우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으려 했던걸까.
나이가 좀 있는 역할의 유명한 희곡들은 넘쳐날텐데

점점 북어대가리 처지가 되는 자신이 안타까웠을까?
저물어감에 서러워하는 희곡도 많을텐데

어느정도 마인드 컨트롤로 최종원 배우를 40대로 보는것이 성공했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연극 전개나 너~~~무 느리다는 것
대략 85~90분 연극인데 60분 짜리 연극을 손가락으로 비비고 당겨서 90분을 어거지로 만들어놓은것 마냥
지루함의 끝장을 보인다. 배경자체가 노동력이 필요한 창고지기겸 정리, 상하차 관리 등 노하우와 스테미너가 필요한
역할들이지만 안타깝게도 기임과 자앙 두 사람은 오늘 내일하는 모습으로 일관한다.
이런 상황인데 도데체 2층침대는 무엇이냐? 2층침대에서 내려올적마다 힘겨워하는모습을 생각하면 에휴..
나이가 더 많은 설정의 트럭기사(윤희철)가 훨씬 활기넘친다.
이것은 아무래도 움직임이나 대사를 명확하면서 적당한 리듬으로 소화하기엔 모두 쉽지 않아서 였겠지만
그것때문일까. 연극도 재미없고 보고싶었던 최종원이란 대배우를 볼수 있는 감격도 너무 상쇄는되는거 같아 안타깝다.

배우 상황에 맞는 배역과 작품이 제대로 선정되서 멋진 노장 배우들께서 항상 무대에 기분좋게 오르셨으면 좋겠다.

출연 : 최종원, 이일섭, 윤희철, 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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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8. 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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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보고 일본 연극인줄 알았다.
왜 일본옷을 입고 있지? 한국에 이런옷은 없을텐데
원작은 불교 업에 대한 지극히 한국적 희곡인데
(일본도 카르마에 대해 당연히 있겠지만 한국이 훨씬 독한거 같음)

아무튼 연극이 시작하는데 아~ 인트로에서 거의 혼이 빠져나간다.
모든 내 기가 싹 죽는 느낌으로 완전하게 몰입되는데 자연을 묘사하던 저 배우들이
갑자기 돌변하여 저런 칼군무가 어디서 나오는건지. 독특한 리듬과 안무
혼을 빼앗긴다는게 이럴때 있는 말 같이 느껴진다.

그리고 연극이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천수경인지 어떤 불경이 계속 반복되는데 여기에 현대적인 리듬들이 추가되면서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과거 원작 함세덕의 '동승'이란 작품을 이철희작가가 재창작해서 새로운 느낌으로 만들었다는것을
보여주는듯한 기분으로, 새로우면서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것을 대기시간 인트로에서 보여준다고 할까?

하지만
연극의 플롯 자체는 그다지 새로워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함세덕의 '동승'을 본적 없으면서도 본듯한
업의 순환을 주제로 다룬 국내 문학이 워낙에 많고 이미 70여년전에 나온 동승을 모티브로 한 문학작품들이
널렸을테니 나이가 얼마 안되는 중,고등학생이라면 모르겠지만 20대만 되더라도 글세다.
나는 김기덕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윤회, 업을 다루는 문학중에는 최고로 충격을 받았던 영화였다.
이렇게 감명깊게 본 불교적 색채 강렬한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한국적이면서 잔혹하고 힘겨운 한서린 인생

아무튼 작가이자 배우인 도념. 죽어서 저승도 갔다가 오며 작가로서 고뇌도 하고 괴로워도 한다.
연극감독의 질타도 겸허히(?) 받아드리고 반항하고 엇가며 자신의 길인냥 질주하지만
결국은 모든것을 초연히 받아드리면서 '해탈'한다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소리를 해댄다.

다만 배우들의 대사 전달에서 극장의 구조가 이상한지 스피커소리는 귀에 잘 꼿히는데 일반 대사는
엄청 많이 뭉게진다. 배우들의 발성이 이상한것도 아닌거 같은데 아무래도 극장 구조가 전면만 주시하며
말 하도록 설계된건지 조금만 틀어져도 발음이 엉망으로 들려서 철학적이며 보편적인 말들을 하는거 같지만
귀에 쏙 꼿히질 못하고 튕겨져 나가는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내용자체도 흔한데 그걸 재창작했다고 해서 극작가가 극중 배역의 자아와 대화하는것도
솔직히 식상한 설정이 아닐수 없다. 작가, 감독, 배우들은 그 부분에 빠져들어 자아를 버리기도 하겠지만
버린다고 해서 사라지는것도 아니고 그 속에서 표현되는 배역들이 자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작가는 모든것을 창작하는 입장이니 작가의 분신, 도플갱어 같은것들 아니겠나.
작품 속 인물들과 다중인격자처럼 대척하는것은 새롭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으며 표현이나 구성이 참신하지도 않다.
그냥 오래전에 있는것들 짜맞추기 한듯한 구성들일뿐이다.

전체적인 전개는 그러한데..
배우들의 묘사력이나 표현, 감정 표출 등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이 연극의 9할은 배우분들이 모두 이뤄낸 성과로 보일정도인데 배우 한명 한명이 엄청난 매력을 뽐내면서도
누구하나 이상하게 튀지 않는 조화로움 또한 박수치지 않을수 없다.
다들 특정 대목에선 폭발하지만 절제할땐 쥐죽은듯 억제하는것은 관객으로서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아무리 그래도 주된 줄거리가 특별하진 않기때문에 지구력이 필요한 시점이 오긴 한다.
중간부터 대략 한 30분정도는 도념작가의 감정상태가 격정적으로 요동치는 부분인데 관객입장에선 심박이 가장 고요할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좀 하품도 나오고 조금 지루함도 느껴지고 신경통도 오고(이상하게 재미없는 부분에선 꼭 신경통이 옴) 

연극보고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 연극은 내용보다는 보는 맛이 훨씬 강렬하고 일품인 연극이었다.
식상한 내용을 배우들이 온몸을 이용해 관객 멱살을 움켜쥐고 끌고 가는 연극이랄까?
그래서 배우들이 움켜쥔 손을 잠시 놓는 부분에선 여지없이 졸음이 밀려오는 약간의 섭섭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다음에 또 하게 되면 불교라는 색보다 한국적인 색이 강한 연극이니 꼭 보길 권함.

그런데 포스터는 왜 일본연극으로 착각하게 만들었을까?(일본연극인줄 알았네)
연출이 일본을 동경하는 사람인가?
원작 함세덕의 '동승'은 지극히 한국적 느낌의 불교색채를 다루고 있는거 아니었나?
(불교적 윤회와 업을 독하게 변질시켜 이용해먹는것은 한국말고 없을거 같음)

출연 : 지춘성, 이강민, 고용선, 정주호, 곽성은, 정홍구, 김신효, 조성윤, 서유덕, 조영규
심완준, 조의진, 윤슬기, 홍지인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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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7. 2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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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묵은 오래된 냄새.. 이곳이 생긴지는 얼마나 되었을까. 1976년에 생겼다고 하는데
폐관도 여러번 거쳐왔고 지금은 정동극장이 운영하고 있어서 정동극장 세실이다.
연극 예술의 부흥을 이끌었던 역사 깊은 곳이었다는데 그리고 지금은 창작ing라고 해서
새롭고 창의적인 연극을 발굴 육성 공연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연극 품질은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았다.

수많은 작가와 감독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극장에 올리고자 할테고 그중엔 옥이 반드시 있을텐데
어떤기준에서 선발되는지 모르겠다.

이번것도 단 90분 공연임에도 이렇게 지루할수가 없었다. 4명의 여자가 서로 관계라는것에 얽혀있지만
자신들의 삶에 저들이 껴드는걸 철저히 거부한다. 표면적으론 섞인듯보이지만 결론적으론 누구 하다도
어느쪽도 녹아들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서로 각자의 생각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장하면서 연극은 끝나버리는데
술마시는걸 혹은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 물론 현실 외면의 일환으로 이용된다.
다이어트를 미친듯이 하는 사람. 보통 무엇엔가 몰입하는경우는 대부분은 그 외 어떤것에서 도피하려는 경우가 크다.
이 사람 저 사람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현실을 전혀 만족하지 못하기도 하고
바텐더가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니었는지 일반 사무직 일자리를 얻어서 한달만에 그만두고 외국으로 도피하는 사람 등

제각각인 4명의 동떨어진 이야기들로 모두 여성이지만 여성으로서 차별이나 뭐 그런 페미니즘적 요소는 없다.
단지 주변 환경의 불만족을 제3자로 하여금 어느정도 풀고자 했지만 그 어떤것도 그렇게 해결되는것은 없었다.

가장 이해 안되는 것은 유도는 왜 했고 갑자기 자살은 또 왜 한것일까?
체육 특기생으로 들어가기 위해 잠시 유도를 했다는건지 아니면 고등때까지 선수출신이었다는건지
대학을 가지 못한 선수출신인 한 여성이 수년간 일반 사무직에서 일을 잘 했는지 대리까지 승진도 하고
그럭저럭 커튼속(자신만의 세계?)에 터를 잡고 다이어트에 빠져 살아간다. 왜?????????????????????????????
도데체 이 여자의 정체는 무엇인가?

지난주에 봤던 연극 '굿 피플'이 생각난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그래서 자신도 돈이 없는데 집에서 돈을 보내라고 하니 친구에게 넋두리 하면서 돈을 보내고
술마시고 취해서 투정부리며 괴롭힌것일까?
그런데 친구가 죽으니 그 소중함이 그때서야 알게 되어 참회하는것은 무엇일까? 너무 상투적이고 식상한 전개다.

이 모든것이 술주정같은 90분의 연속이었다. 무슨말을 하는지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데
무엇하나 머리속에 꼿히는 대사가 없다. 배우들의 대사전달력이 안좋은게 아니라
상황의 감정이 다가오지 오지 못하니 한귀로 흘러버린다.

그래서 지금 기억에 남는 '커튼'이란 연극은 무대장치라곤 커튼밖에 없던 연극으로밖엔 남는게 없다.

창작ing. 우리 사회에서 창작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조금은 파급력있고 조금은 저항적인, 예술이 현실을 따라가면 그게 무슨 예술인가 썩은 고인물이지.
뭔지 알기 어려운 이상한 춤사위 따위를 보이지 말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게 차라리 지금 한국에선 신선할수 있다.
뭔가 있어보이도록 겉멋만 잔뜩 들어있는 그런 극들 말고 진솔된 사회의 일환이 되는 혹은 어떤 지향점을 지시하는..

난 이렇게 오래되고 케케묵었지만 좋은 극장이 좋다. 좋아하는 극장이 오래도록 남을 수 있도록
좋은 공연을 선별하는 선봉에 세실이 있어주길 기대해본다.

출연 : 백소정, 신윤지, 박은호, 강윤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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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7. 2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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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장은 아르코 극장 옆에 붙어있음에도 이번 처음 들어간다.
장애인문화예술원이란곳이 여기 있다는것을 처음 알았다는것에서 왠지 부끄러운 기분이 드는것은 왜였을까

극장 전체 분위기는 극장같아보이진 않는다. 간이 의자같은 불편한 의자가 3단 단상에 놓여있지만
고정되지 않은 특설무대. 그러면 이 곳은 무슨 공간이지? 분명 이음 아트홀이라는 공연장같은데

특이한것은 이렇게 많은 전동휠체어를 본적이 있던가. 길가다보면 노인부터 몸이 불편한분들이 타는것을
흔하게 보지만 한곳에 모인것을 본적은 없는거 같아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전동휠체어 전시장에 온듯한 기분마저.
특이한 브랜드가 보이던데 'KARMA' ?????? 이걸 한국말로 번역하면 과거의 행동이 현재의 결과물과 같은 '업(보)'을 뜻하는데
그러면 저들이 이 휠체어를 타는 것이 과거에 대한 현재 상태라는 소린가? 어떻게 이런 제품이름이 있을수 있는건지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겠지 생각하려해도 좀 별로인 브랜드 이름이다. (방송장비 회사가 기독교적 느낌의 이름을 많이 지어서
종교인들을 유치하듯 이것도 종교적 색채를 넣은것인가? 그래도 좀 잔인한 이름 아닌가?)

지체장애가 있는 분들이 공연하는것인줄 전혀 몰랐다. 단지 이곳 극장을 대관한것인줄 알았는데
배우분들은 한분을 빼고 약간의 지체장애가 있는 분들이 배우분들이고 관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취미로 연극을 하시는 분들인가 싶었는데 웬걸! 신체적 불편함은 있을지 몰라도 배우들의 연기는 흡입력이 매우 강력했다.

독립된 연극 3편을 합친것으로 서로 연관성은 없지만 아무래도 배우분들의 몸이 좀 불편하니
지체장애가 배경에 깔리기는 한다. 특히 '붕어'같은 경우 말하는 것이 힘들어하는 배우임에도 모노드라마를 소화해내는것을 보면
그 감정이 고스란히 완벽하게 전달되어 거의 시작부터 끝까지 눈시울이 너무 뜨거웠다.
배우들은 대부분 맡은 배역이 삶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많은 작품을 하다보면 같은 처지의 배역도 맡겠지만)
이 배우들은 삶과 연극의 거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와 배우가 서로 다른데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거 같다.
그러니 공감이 안될수 있겠나. 그리고 약간만 넓게보면 몸이 조금 덜 불편한 나도 모두 해당되는 소재들이다.

아직 미성년인 지체장애자가 성년이 되어 사회로 독립할때의 두려움과 기대와 희망을 담은 '생일,날'
내가 20대 초반에 독립을 했는데 기대반 두려움 반은 같다. 웬지 모를 밝은 미래를 허황되게 꿈꾸고 있었어서
별 불만 없이 지금껏 혼자 살고 있지만 회사가 망할때도, 요즘처럼 오늘 내일 할때도 역시 내 미래는 항상 불안의 연속이다.
돌이켜보면 어느 한순간도 마음 편할때가 있었을까?싶을정도였는데 아마도 이런 현실을 잊고자 공연관람에 빠져드는것일지도 모르겠다.

'붕어'은 어떤 사회 특히 대인에 대한 두려움, 소외감 같은것으로 인하여 외로움과 고독을 그려내고 있다.
이 또한 조금만 시선을 넓게 하면 한국사회에서도 히키코모리(운둔형외톨이)가 넘처난다. 폰포비아같이 전화로 대화하는것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고 나도 전화로 대화하는 것은 친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것도 사실이고
지금은 거의 외톨이처럼 지내고 있다. 젊을때도 어릴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고 미래의 나도 크게 다를거 같진 않다.
그러나 저들과 비교할순 없을것이다. 적어도 나는 내가 선택한 것이고 저들은 항상 손을 내밀지만 잡아주는 이가 없어서
저렇게 바늘없는 낙시대를 드리밀고 있는것일텐데. 아마도 사회가 관심을 갖어야 한다는 것은 저들을 특별대우 해달라는 것이
아닐것이다. 저들이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다른 수많은 사람들처럼 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해해달라고 외치는 것일거다.

문득 생각해본다. 대략 한 40년전쯤? 동내에선 정신지체장애인들이 늘 있었다. 그냥 섞여서 살아갔다.
내가 좋아하던 옆집 형도 다리 한쪽을 못썼었고 내또래지만 약간 남다른 행동을 하는 친구도 있었다. 물론 이녀석과는 대화를 하거나
서로 공감하기엔 거리감이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한동내에 그냥 같이 살았을까를 생각해보면 국가가 방치했기때문에 가능했던 일인듯 싶다.
요즘은 별도 교육을 하는 학교를 만들어 그 곳에 모두 몰아넣고 있다보니 동내에서 이런 사람들을 보기 더 어려워진것일뿐
예전엔 아예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그 특이했던 친구는 같은 학급에 있었지만 수업은 단지 참석하는것 말고 제대로 된
교육은 전무했으니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모르겠다.

한곳으로 몰아넣는것이 나은것인지 예전처럼 섞여사는 것이 나은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런 사람들이 교육받을수 있는 특수학교를 건립하려해도 동내 사람들이 쌍수를 들고 반대해서 그러지도 못한다는 뉴스를 자주 보게 되는데
이들을 다른세상 사람쯤으로 여기는것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이런 특수 교육 시설이 있으면 집값이 더 뛸텐데.
동내에 대학병원이 들어서면 그 주변에 전월세가 순식간에 사라지듯 수요가 엄청많아지는데 이토록 반대한다는 것은
혐오시설쯤으로 본다는 것인지.. 물론 집 한채가 자신의 전부인 사회가 문제라면 근본적인 문제겠지만.

마지막으로 '무너질거 같지 않아요?'는 성장장애가 있는 두명과 다리를 잘 못 다루는 분 총 세명이 나오는데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3인의 이야기다. 난 아직도 솔직히 잘 모르겠는게 성장장애는 장애인가?이다.
그냥 키 작은 사람들은 흔하지 않나? 그들보다 조금 더 작을뿐 아닌가? 지능이 덜 발달한것도 아니고
심지어 생식능력도 동일한 흔히 말하는 일반인들과 완전히 동일한거 같은데 왜 장애자라고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모든 기능이 완벽하면 그냥 사람 아닌가? 키 작은게 문제가 된다면 나같이 쓸대없이 머리 큰것도 문제되는거 아닌가?
난 평생 목디스크로 고생했는데, 지금은 허리도 아프고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릅도 아프다. 이게 어딜봐서 일반인란 말이지?

특히 나이때문에 더욱더 직장구하는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요즘엔 저들이 편의점 직장을 얻기 위한 노력은
내가 저들을 장애자라 보지 않는것과 마찬가지로 직장구하기 어려운 한국의 현실을 보고 있는것이란 생각이 든다.

제목이 무너질거 같다길래 주변 공사로 무엇인가 무너지나 싶은 약간의 드라마의 극적 요소를 기대했지만 그것까지는 아니고
소소한 동내 사람들의 일상같이 내용이라 3편중 마지막편은 그나마 좀 덜 무겁게 볼 수 있어서 괜찮은 마무리였다.

얼마전에 봤던 모 연극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나온 분이 있어서 좀 특이하긴 했어도 별다른 감정이 들진 않았는데
몸이나 말이 조금 부자연스러워도 감정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것에 내 편견을 많이 깨놓은 연극같았다.

이번이 시즌4라고 하니 시즌5가 기다려지는 훌륭한 무대였다.

출연 : 박미용, 신강수, 차윤술, 강보람, 김효진, 송하은, 백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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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7. 1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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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즐겨찾기에 이 극장이 등록되어있다는 것은 분명히 전에도 왔다는 것인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약간은 긴장도 되고 설래기도 하고(기억에 없는 극장은 항상 이럼)

이 연극은 다 본 후에 감탄이 나온다.
140분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소재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데
처음부터 시작되는 긴장감. 자신의 처지를 무마시키기 위해 온갖 수다로 일관하는 마가렛의 연기는
영화속 짜증 유발 캐릭터 그 자체로 시작한다. 마가렛이 이러한 행동은 어쩌면 서민들의 일상일것이다.
고된 삶 속에서 나오는 위기를 어떻게든 회피해보고자 노력하는 저 모습
하지만 나는 왜 짜증 캐릭터로 받아드렸을까? 분명히 나는 상류층과는 거리가 먼 하류인데
그리고 마가렛의 많은 행동들이 충분히 이해되고 납득하면서도 순간 순간 눈을 감게 된다.
아마도 가끔씩 내 모습이 투영되어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일자리를 잃었지만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하는 마가렛의 짧은 일기를 그리고 있는데
초중반까지는 이웃들(도티,진)과의 불화나 사건등이 있을거 같았지만 이들은 평행선을 걷는 동반자적 입장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긴장감을 오묘하게 유지하면서도 선을 침범한다거나 하지 않지만 연극이 끝날때까지
독특한 기법으로 내 모든 신경을 빼앗았다. 이들이 나오는 장면은 희곡의 내용이나 연출의 의도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가 99%이상은 차지하는거 같다. 능수능란한 관객시선몰이 하지만 결코 관객에 눈길을 주지 않는 차가움이 있다.

생계를 위해 구직이라는 절박함에서 옛 애인인 마이크와의 조우
이 연극은 이 부분부터 끝까지 거의 100분은 되 보이는데 이 시간 전체가 피날레 같다.
둘간의 넘을듯 말듯한 긴장의 팽팽한 끈은 늘어질줄 모른다.
분명히 과거에 둘간의 어떤 사건이 있었던 같기는 한데..
사는 곳은 빈민가지 우범지역은 아닌듯 하지만 아무튼 마이크의 병원에서 둘의 대화를 보면
과거에 폭행이나 어떤 무엇인가? 있었나싶은 살얼음길이 느껴진다.
웃지못하지만 웃는 마이크. 수다스럽지만 웃지 않는 마가렛

마가렛은 갑자기 마이크의 집에 왜 찾아갔을까? 구직의 절박함?
마이크와의 관계에 대한 어떤 확인과 회한같은것때문?

이미 병원에서 둘의 대화는 어떤 벽이 있긴 했었다. 마이크의 밀어내려 하지만 완전히 거부할 수 없는 어떤 죄책감같은?
마가렛도 정황상 그것을 충분히 느꼈을텐데도 꾸역꾸역 생일파티에 가겠다고 하는것은
연인들의 자존심 싸운같은거였을지도. 혹은 내가 모르는 마가렛의 가난에 대한 절박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일수도
여기서 마가렛은 한 아이의 엄마기에 더욱더 자신을 내려놨을거란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다보고난후엔 무슨 스릴러 한편을 본거 같이 이들의 심리상태가 더욱더 궁금해지게 만든다.

문학장르에서(실제로도 그런지 모르겠음) 사랑하는 사람이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도록 떠나주는 그런 행위는
적지 않은 소재로 활용된다. 마가렛도 그랬을까? 순애보였을까?싶다가도 마이크에게 격분한 자신의 감정을 주체못하고
아내 케이트에게 뱉어버린 마가렛을 볼땐 단지 즉흥적인 사람이었는데 내가 과잉반응을 보인건가? 싶기도했다.
마무리 부분에 보면 한때의 사랑이었고 그것을 품고 있는 한 사람의 따뜻함이 보이기도 하지만 미세하게 깔리는 후회는 오버씽크일까?

전체 흐름이 관객을 쥐었다 폈다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 뭐지? 뭘까? 왜 저러지?
저 나쁜놈. 아닌가? 해피엔딩인가? 이상하게 슬픈거 같기도 한데?
벌써 150분이 다 갔다고? 홀린거 같은데?
보면서는 웃음,짜증,열받음,코딱지만큼분노,참회 그리고 숙연해진다.
따뜻하며 깊은 울림의 여운이 긴 연극이었다.

너무 훌륭한 연극이라 왠만하면 보시길 권하고 싶은데.
지금 예매처 보니 모두 매진된듯함

출연 : 정윤경, 이승헌, 이정미, 이주희, 이종무, 윤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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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똔체홉극장은 얼마만인지 좌석 의자가 바꼈다.
전에는 패브릭같은 소재였는데 이번엔 가죽같은 그래서 훨씬 깔끔해보인다.
이곳은 유독 관객석이 돋보이는 곳이다. 서울 어느 공연극장을 가도 이보다 좋은 의자를 놓은 곳은 없을것이다.
왜 공연극장은 의자가 대부분 후졌을까?생각나게 하는 부분이다.
반면 영화극장은 의자가 왠만해서 엄청 좋은데. 그래서 안똔체홉극장은 관객석이 많지는 않다.
크기는 대부분의 소극장 만한데반해 좌석 크기때문인데 인기있는 연극은 좌석 잡기가 어려울수도 있다.

인디언포커가 무엇인가 했더니 이마에 카드를 붙여놓고 자신만 그 카드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숫자 높낮이로 이기고 지는 게임인데 문제는 자신의 카드만 자신이 모른다는 독특한 게임이다.
여기서 약간은 의구심이 든다. 자신의 상태를 자신만이 모른다?
자만심, 각종욕심, 이기심 등을 볼 수 있는 것은 타인뿐이라는 것일까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남의 것만 놓고 깔보는 경향이 인간에게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시기, 질투같은것은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족에서 나타는 현상일텐데
이것은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한다거나 하는 경우로 볼수있다. 물론 수많은 운도 뒤 따르겠지
이 연극은 그 현실을 타자가 대신 봐준다. 우낀것은 그 사람(나평범)에 의해서 까발려졌지만
이미 당사자들은 어느정도 다 알고 있었고 그것이 자신 이외에 알려지는 것에 대한 반발로
동아리에 불화가 생긴다. 그런데 나평범 말고 다른 사람들은 상대방의 심리상태를 모르고 있었을까?
인디언포커라는 제목을 걸었다면 자신만 모르고 다른 사람은 다 알고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작정하고 사기치려들면 속을수밖에 없는게 사기꾼들 세계라곤 하지만
이들은 학교 동아리이고 같은 목적(보드게임)을 위해 모인 아마추어 집단이라서 별다른 속내는 필요없을텐데
물론 이성을 만나기 위해 관심없는 분야라도 일단 들어오는 경우가 있을수 있지만
연극에서 그런것까진 다루지 않는다. 아마추어들의 순수함이 있을뿐이다.

코길이(강도)와 색깔(종류)을 본다는 설정까진 그럴수 있지만
내가 지금 평온한 상태라면 내가 사람들을 깔보는 성품이라 할지라도 이 자리에서 만큼은 아닐수 있는데
코가 길어질 필요가 없고 어떤 성품인지(색깔)도 나타날 필요가 없거나 나타날수 없는거 아닐까?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죄인(원죄)이 되버린 어떤 종교처럼 한번 정해진 배타적인 성품을
죽을때까지 가지고 간다는 설정은 왜 나오는 건지는 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술적 허용으로 상대방의 상태를 볼 수는 있다는 설정이 충분히 이해할수 있지만
이 길어진 코가 안보이는 경우는 상대방이 죽기 직전이라는데
자신이 죽기 직전이고 그것을 알고 있다면? 인간은 오히려 사회에 더욱더 녹아들기 위해
진실해지기때문에 코에 색이 없고 길어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동아리사람들에게 잠시 안보였다는것은 그 순간엔 순수함만이 남아있던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작가는 이런 설정으로 표현하진 않았겠지만 나는 나평범이 능력을 잃었거나 정신병이 나았거나
혹은 동아리 사람들의 내면이 모두 알려졌으니 더 이상 감출것도 없어서 그 곳에서만큼은 순수해진것인가?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코가 길어지고 색이 생겨나서 아무도 죽지 않게 되었다는 황당한 마무리를 한다.

인디언포커. 나의 처지는 모르고 상대만 놓고 헐뜯는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소재일수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초능력까지 끌어왔어야 했나싶다.
소재나 배경에 비해 엄청 소란스럽게 대사들이 난발되고 뒷사람이 의자를 자꾸 발로 차는 바람에 집중하긴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로 내 시선을 고정시키기엔 흐름이 엉성하지 않았나싶다.
그리고 코믹같은데 확실하게 웃기에도 그렇고 대부분 피식! 하게만드는 정도라서 코믹이라면
관객을 작정하고 웃겨줬으면 좋겠다. 코미디는 타이밍의 예술이고 어려운 장르란걸  세삼 느끼게 된다.

안똔체홉극장같이 한 작가의 공연을 주로 하고 관객석 좋은 극장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공립극장들은 가격만 쳐올리지 말고(더럽게 안좋은 자리도 R석 씨블)

출연 : 김동창, 문지수, 이음, 염인섭, 최재호,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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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7. 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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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더운 날이라서 국립극장까지 버스 갈아타며 갈만큼 괜찮은 연극이길 기대했었다.
웬만하면 연극볼때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는길이 고단하니 코딱지 만큼 기대했다.
무대에 많이 서있는 나무들. 한겨울이 배경이라서 그랬을까. 극장 내부도 약간은 선선(추울정도는 아님)

연극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배우 한둘이 무대를 가로질러 횡단한다. 지나가는 행인1,2 같은..
마을 분위기와는 다르게 평온한 걸음들..(마을의 사건들을 생각하면 다급하거나 조급해야 할거 같았는데)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한 남자를 기절시킨후 거꾸로 매달아 목을 딴다.
매우 잔인할수 있지만 무대가 너무 어둡워서 앞에서 5번째 줄임에도 배우들이 엄청 멀게 느껴져서
잔인하지도 않고 피가 피같아보이지도 않았지만 상황은 무서웠다.
연극에서 사람을 거꾸로 매달고 칼로 목을 그어 피를 받다니. 동물 잡아서 피 뽑아먹듯

어두컴컴한 곳에서 사람을 도륙하는 장면을 연극에서 본다는것은 약간은 충격이었지만
배우들의 세밀한 부분들이 전혀 보이질 않아서 감흥이 별로였다.

난해한 배우들의 움직임들. 이게 뭐하는 짓들일까? 무엇을 상징하는거 같지만 전체 내용은 별볼일 없기때문에
이러한 행위들은 없는것을 있어보이게 하려고 하는 수작질(단순한 플롯을 좀더 복잡하고 난해하게 보이려는 개수작)로
밖엔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학원폭력. 서양에도 학원폭력이 심한것일까?
남자주인공 오스카의 배경으론 집단괴롭힘을 당하는 고등학생?
학교선생은 여학생들 옷 갈아입는것을 훔쳐보느라 오스카가 폭행당하던 말던 신경 안쓴다는 대화가 나오는걸 봐서는
이 나라의 교육현실이 개판이거나 과장되었겠지만 대부분 이런건 현실을 반영할거란 생각이다.
그래서 위키에서 원작을 찾아보니 1980년대 무렵 스톡홀름 노동자들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불안, 고립, 학원폭력,
소아성애, 살인..등 수많은 사회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와 같은 배경지식이 없다면 일단 이 연극을 이해하는것은 물건너간것이다. 한국인이 이해되도록 각색을 해야하는데
연출이 외국인이라 그런가? 지가 알고 있는 배경을 한국인도 알고 있겠지 싶었나보다.
원작 그대로 영화에서 가능한 표현을 제대로 표현도 안되면서 연극에서 마구잡이로 써대고 있다.
(보다보면 연극치고는 멋지지만 영화를 생각하면 허접하기 그지 없다. 이런 오컬트같은 호러 멜로를 연극에서 표현한다는게
맞는 것인지 난 늘 궁금하다. 그리고 제대로 표현된것을 본 기억이 없다.)

난대없는 흡혈귀라니.. 이와 비슷한 내용을 만환지 영환지 어디선가 본거 같긴 한데
아무튼 흡혈귀여자 엘리를 위해 피를 구해주며 사랑하는 상대자
이 극을 모티브로 만든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작품은 당시의 노동자들과 학생들 그리고 사회를 표현하고 있는거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혀 먹히지 않는 방법으로 풀어내려고 한다.

그지같은 흡혈귀. 현실을 도피하는 용도로 서양에서는 흡혈귀를 종종 이용한다.
불노불사, 귀족, 부자.. 등 서민들이 꿈꾸는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기때문이고 흡혈귀가 피를 나눠주면 그 사람도 흡혈귀가 되어
불노불사 되니 서양인들에겐 매력있는 도피수단으로 보이는거 같다.
반면 한국에서 이와같이 귀신같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것이 있을까? 기껏 있어봐야 도사?
도사는 오래살긴 하지만 총맞아도 죽고 칼맞아도 죽는 그냥 가만히 있을때만 영생하는 존재정도로
일도 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한다. 생각보다 큰 능력을 지니고 있어보이지도 않는 인간적인 존재인 반면
드라큐라(흡혈귀)는 좀 다른 존재로 모든 능력이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다. 심지어 괴롭지만 아무것도 안먹고도
영생한다.(못 먹어 피골이 상접하여 고통스러워하긴 해도 죽진 않음)

이런 존재를 이용하여 고통받는 한 생명을 구원하는 구성은 흔하디 흔하기때문에 이럴경우에는 그 배경을 보거나
관객을 이해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 연극은 전혀 이해시키지 못한다.
물론 한국에서도 집단괴롭힘이 사회문제였기때문에(지금도 문제는 계속될것으로 보임) 오스카가 겪는 수많은 고통을
모를수는 없지만 배경에서 무언가 한국사회하곤 맞지 않는다.

이것은 연출이 한국사회를 전혀고려하지 않은 처사로 책 번역을 사전적 의미로만 번역을 해버린것과같이
어색하게 다가오고 저들이 겪고 있는 아픔은 어떤 벽에 가로막혀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작 읽혀야 할 그 무엇은 오간데 없고 재미없는 흡혈귀 맬로 한편 본것으로 밖엔 안느껴진다.

특히 막바지 흡혈귀(일라이)가 인간(괴롭히는 나쁜 사람들)을 학살하는 장면은 뭐랄까?
여자는 허공에서 허부적거리고 있는데 멀쩡한 남자들 셋이 그냥 '아~'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빙신같은 장면은
지금도 황당하기 그지 없다. 연출은 왜 이런 어이없는 장면을 생각한것일까?
드라마나 영화로 평이 좋았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잔혹함 그 자체를 제대로 표현했을테니 어색함 없는 잔인함을 보였겠지만
연극에서 그것이 표현하기도 어려울테고 이것만 가지고 이 연극 전체를 이해할수도 없기때문에
꽤나 재미를 찾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다만 학원폭력에서 욕은 제대로 참 많이 나온다. 도입부에 사람을 거꾸로 매달고 목을 긋는 그것과 같이
학폭도 그런식으로 잔인하게 묘사됬더라면 어땠을까..
엄한곳에서 피를 떡칠하지말고(피는 엄청 효과적으로 잘 쓴거 같음) 이런 현실 묘사에서도 좀 신경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그리고 마지막에 모르스부호로 뭐라 보내니 엘리도 뭐라 답장한다.
무슨 내용인가 찾아보니 '키스'라는 문자를 모르스부호로 보낸것이라고 나온다.(연극 말고 인터넷으로 찾은 내용)
자막이라도 올리던가.. 감독이 한국사람은 모두 모르스부호를 알것이라 생각한것일까? 아니면 그냥 모르면 모르는대로
넘어가라. 라며 무시한건가? 아니면 또라이인가? 참.. 그지같은 결론이었다.
당시 그 부호가 키스 란것을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애뜻함이 바닥에 깔리는 맛이 있었을텐데.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디테일함이 대단히 모잘라서 아니 전혀 안보여서 아니 전혀 표현되지 않아서
연극 자체가 밍밍하고 배경지식이 있더라도 무엇인가 흡혈귀따위로 현실도피하는 것은 한국인 정서에 맞아보이지도 않는다.
각종 무대장치들을 보면 돈 아깝지 않다고 느낄수도 있지만
연극이란게 영화와 다르게 좀더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꽤나 엉성한 연극이었다.(내용상 영화나 드라마는 완전히 다른 감동이 올거 같음)
이런걸 왜 한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국립극장에서 하는건지..
가격도 10만원씩이나 하는 재미없는 연극을..
국립이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상대적으로 좀 저렴한 금액대의 공연을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내 욕심인가?

언제부턴가 세금으로 건설되고 운영되는 국공립시설들이 돈벌이에 혈안이 된거 같아 안타깝다.
특히 '예술의 전당'은 '돈의 전당'같아서 개같은 기분을 느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아무튼 이 돈 주고 보라곤 차마 말 못하겠다.
차라리 드라마 '트와일라잇'이 영화 '뱀파이어와 인터뷰'를 치맥과 보는게 백만배는 재미있을거 같다.

출연 : 권슬아, 안승균, 조정근, 박지원, 차정현, 이의령, 정우재, 최홍혁, 김재민, 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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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6. 2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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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사나이? 한세기를 산 사람의 이야기다.
물론 근현대사를 두루 거친 한 인물의 이야기고 당연하게도 허구의 인물

허구의 인물이라고 하기도 좀 그런것이 얼마전까지 위안부 성노예로 끌려간 할머님께서 TV에도 나왔으니
실존 인물이 있을수 있다고 해도 그다지 이상할게 없어보이는 우리들이 포함된 시대이다.
그만큼 일제강점기는 한국역사에서 그리 오래된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친일매국노에 대한 처벌은 미비한 수준
그 세력이 아직도 득세하여 난리를 치고 한국을 망치는 주된 인물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강건너 불구경같은 관람은 쉽지 않게 다가온다.

박덕배(주연)라는 인물이 장수하게 된 배경이 다소 판타지나 오컬트 스러워 마음에 드는 설정은 아니다.
이렇게 제3의 힘에 의해 움직인다면 인간의 역사는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고 그것을 지키려 했던 모든 사람들의 노고도
휴지조각만도 못한게 된다. 특히 이번 설정을 보면 죽어서 다 만나볼거 뭐하러 독립운동을 하고 뭐하러 싸우는가
일본은 왜 한국을 침략하겠나. 어차피 저승에 또다른 삶이 존재하는데. 그래서 이런 엿같은 배경설정은 참 그지같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신명'도 작금의 현실을 오컬트와 접목시켜서 국민들이 목숨걸고 지켜온 세상을
귀신들의 장난쯤으로 취급해버려 욕을 먹는데 이 연극도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물론 이 연극은 귀신이 한국의 근현대사를 바꿔놓는다거나 하진 않는다. 박덕배는 일반 평민으로 삶도
그다지 돋보이지도 않은 흔하고 평범한 인물이다.

다만 그 주변에 친일매국노, 독립운동가로 나뉘고 해방후 공산주의자가 되어 북으로 간 사람 남에 남은 사람들
서로가 총질하는 한국전쟁까지 다양한 지인들을 포섭하고 있을뿐 큰 역할을 하는 인물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연극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감초역할정도에서 그칠뿐이다.
동분서주하긴 하지만 전체 현대사에서 어떤 간섭이나 영향력도 발생하지 않았다.

조선말기에서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한 평범한 인물이 겪는 한국의 근 현대사를 다룬다는 정도라서
너무 많은 한국의 격동기를 모두 다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근 현대사 대부분을 다룰거 같지만(박덕배도 거의 현재까지 살다가 감) 막상 한국전쟁 이후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

이게 한국의 역사를 다루는 문화 예술의 전반적인 문제다.
왜냐하면 박정희 친일매국노 세력들부터 쿠데타 세력들이 고소 고발을 해대는 통에 한국의 현대사중 한 50년은 사라져버렸다.
적어도 공연예술분야에서는 흔적도 거의 없는 편이다.
기껏해서 박정희가 총맞아 죽는 것이나 전두환 군사정변(쿠데타) 당일 정도.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영화도 극히 없다.

심지어 이런 내란범들을 다루는데도 사자명예훼손 운운하며 정지시키려고 지랄발광들을 한다.

예전에 역사 강의를 듣는데 근 현대사는 총 15강중 1강(1시간)도 해당되지 않는 병신같은 구성을 보이는데
이 한시간 구성조차도 대부분 그냥 지나간다. 이런 구성은 한국사회 전체에 만연하게 퍼져있다.

이 연극도 다름없다. 박덕배라는 파란만장한 저 인물은 125년을 살면서 일제강점기에 딸을 잃고 한국전쟁때 동생이 북으로 가고
자식처럼 키운 다른집 애들 둘이 서로 갈라져서 총질을 하는 비극을 겪은 후 박덕배는 평화로웠나보다. 이후엔 아무것도 없다.
516군사정변(박정희), 1212군사반란(전두환) 등 한국전쟁 못지 않는 굵직한 사건들이 여럿 있었고
그 사이에도 계속되는 탄압으로 일제강점기나 다름 없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 어떤 사건도 다루지 않는다.
왜일까? 저 놈들의 힘이 아직도 멀쩡하기때문일까? 지원금을 받기 어려울까봐 미리 눕는 풀이었을까.

최근에 군사정변을 일으키려던 윤석열도 살짝 다루면 좋지 않나?(계속 큰 사건들이 있으면 업데이트 되는 형식으로)

내 바로 앞줄엔 초등생 같은 아이도 보러왔던데 이정도 세대라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같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러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사건도 함께 보여주면 안되었을까?
예술은 혁명이고 반항이며 역사인데 겁이나서 먼저 누우면 어쩌나...
멀게 느껴지는 어느시점의 사건들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라는 의미였을까.

그래도 내년을 기대해봐야지..
혹시 아나.. 세기의 사나이가 조금더 살아서 윤가놈 사건도 보게 될지..

출연 : 아주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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