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방구석에서 '나홀로 집에'를 보는게 최고겠지만
명색이 휴일이라면 월급도 못받으며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회사원인지조차 헷갈리지만
아무튼 그래도 휴일엔 연극을 보고 거리를 걷고 싶다.
문제는 버스타는 곳까지 제법 걸어가야 하고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제법 걸어야 한다는것
이것때문에 연극을 다 본 후에는 그다지 걷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다.
족저근막염인지 뭔지때문에도 더욱더 걷는것에 겁을 먹는것인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엔 연극 한편. 제목도 적당한 '아름다운 거리'?
길거리 할때 그 거리를 생각했는데 간격 길이 뭐 그런 의미의 거리(두 물체간의 간격, 길이 등 距離)이다.
그래서 예상과는 다른 전개로 흐른다.
한 남자는 젊은 여자(25년 차이라고 했나?)와 결혼했는데 여자가 다른 남자를 따라 떠났다가 이혼직전이고
또 다른 남자는 여자와 이혼을 했는데 서로간의 애정은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는거 같다.
아마도 이 남자와 여자간의 거리를 뜻하는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이 둘간의 내용이나 감정표현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고 두 남자간의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래서 동성애 연극인가?라는 생각이 들때도 몇번 있었다.
사회적 편견때문에 친구라는 허울을 쓰고서 지내는 연인관계같은 뭐 그런 내용인줄로..
두남자의 끈끈한 우정은 몇몇의 사건들에서 신뢰가 쌓이여 두터워졌지만 사업 실패로 보증을 섣던 다른 한쪽 집안은
망가질대로 망가진거 같다. 그럼에도 둘은 친구로 적당히 잘 지낸다. 그러나 이들간의 앙금이 전혀 없다거나 하진 않아보인다.
끊임없는 말싸움에서 살짝 살짝 나오는 속내들. 그럼에도 둘은 신기할정도로 서로를 의지를 한다.
둘중 누구 하나만 없어도 무너져 서로 붙잡아주고 있는 관계겠지만 그것때문인지 흐름은 식상한 결론으로
뻔할뻔자의 단순한 플롯이지만.. 드라마가 그렇듯 그냥 약간의 미소지으며 관람할수 있었다.
다만 배우분들의 연세가 좀 지긋한 분들이라서 호흡이 매끄럽지 않고 거칠거칠하다.
차라리 약간은 느릿하게 말하면 어땠을까란 생각도 든다. 느릿하면서도 여운이 남도록
이럴려면 너무 많은 각색을 해야 하나? 인물들은 53세라는데 배우분들은 훨씬 더 들어보이는 연기를 하니
노익장을 떠나 인물 특유의 배경을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소극장에 잘 어울리는 조촐한 무대, 세명의 배우들, 흔하지 않은듯한 저들의 사생활들
100분간 저들의 며칠동안 많은 과거를 보여준다.
세련미도 없고 공감하기도 쉽지 않은 전개로 마무리도 조금은 식상하면서 특이하지만
자잘한것들 무시하면서 보면 충분히 멋진 연극이었다.
크리스마스라는 재미있는 날에 어울리는 연극이라 할순 없었지만 연말연시용으론 이런 해피엔딩이 좋지 않은가? ^_^
그런데 해피엔딩이 맞나? ^_^
출연 : 이일섭, 이태훈, 임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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