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2018. 11. 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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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그만둔지 2년정도 지난거 같다.

그 회사를 다니던 초기6개월은 제법 괜찮았는데
사장도 진취적이고 사람들 유대감도 좋은거 같고
무엇보다도 새로운것에 대한 사장의 태도가 무척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이것도 몇개월 지나니 알수 없는 이유로 사라지고
사옥이 바뀌고 매출이 오르면서 회사는 내게 어떠한 비젼도 재시하지 못하는 곳이 되버려
계속 다녀야 할지를 2년이나 고민하게 만들었지만
2년 좀 넘었을때였을까?
이대로 다니면서 내가 추구하던 행복의 원천을 다른곳에서 찾아도 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 상태로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외부에서 찾는것의 한계가 느껴지면서 회의감에 휩쌓여 헤어나오질 못하는 나날을
반년이나 지내다보니 피폐해지는것이 느껴져 버틸수가 없었다.

그래서 회사를 등지고 나와 1년중 반은 놀고 반은 해야 할것들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이렇게 기분좋을수가 없었지만 생계도 한편으로 걱정이 되어 회사를 들어간지가
한 4개월정도 되었을까?
여생을 컴프로그램이나 하드웨어 개발하며 보내려고 했는데
이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거 같다. 그러니 지금 회의하러 출장을 가고 있는거겠지

어느 고속도로를 지나치면 전에 다니던 회사의 공장이 보인다.
저곳을 많이 출장다녔는데..(사무실은 군자동, 공장은 안성)

하지만 이 공장을 보면 길 초입에 물류트럭 유도용 작은 간판과
공장 건물 입구에 붙은 1미터 남짓 되는 것 정도 외엔 없다.

좀 멀지만 고속도로에서도 보이는 곳인데 그 어떤 간판도 더이상 보이질 않는다.
심지어 본사와 공장사이를 오가며 물류용 회사트럭조차도 그 회사차량이란것을 알수 없을정도로 아무것도 표기된게 없는
특이한 정책을 지닌 회사

고속버스안에서 창밖을 보며 이런 저런 사색에 잠겨있다가 예전 다니던 회사의 공장이 보인다.
단 몇초간, 단절된 2년전 시간
아직도 그 곳엔 어떠한 간판도 보이지 않는다.

그만둘 무렵 한창 공장을 개조를 하기 위해 기획하고 그랬었는데
외관상으론 아무런 변화가 없다.(내부엔 뭔가 바꼈을지도)

회사를 자랑하고 싶지 않은가?

지금처럼 고속도로를 지나칠때 큰 간판에 모회사 이름이 크게 박혀있는것을 보면 기분좋을거 같은데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기분이 싫은가?
아니면 그런것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건가?

얼핏들리는 소문으론 매출도 늘고 회사 규모도 커지고 있는중이라던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더 알리고 싶어질거 같은데....

회사 대표가 꽉 막힌 사람도 아니고 여럿이서 요구하면 안들을 이유도 없는 품목이지만 묘한 기분이든다.
아직도 회사를 오가는트럭엔 회사 로고가 안들어가 있을까?

그런데 나는 왜 다른 회사를 신경쓰고 있는걸까?
지금 출장가는것도 일처리가 제대로 안되서 깨지러 가는것이나 다름없는데

깨지는것은 그럴수 있지만 본업으로 깨지는게 아니라서 회의감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아무런 미련 없는 회사에서 이런 기분을 느낀다면 이곳에 남아있을이유는 그어디서도 찾을수가 없을테니
가급적 무감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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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1. 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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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함박눈으로 내리는 경우가 흔한지 모르지만 푸짐하게 시작한다.
그러나 날이 따뜻해서 대부분은 녹아내렸으나 아직은 하얀 기운 가득한 첫눈내린 첫날

적벽가를 듣기위해 국립극장으로(조합이 맞는거 같진 않지만 관계 없음)가지만
미술관에 들렀다가 커피숍 가는게 잘 어울릴거 같은 날이다.
(눈오는 날은 미술관이 제법 잘 어울림)

간만에 남산에 눈이 잔뜩 쌓여있는 풍경도 나쁘지 않다.

12월에 있는 판소리는 여러명이 나와서 하는 심청전이라서 일반적인 1인극과는 다르니
올해 판소리완창은 이것이 끝이라고 봐도 될거 같다.

적벽가

요즘은 적벽대전만 따로 영화로도 나오고 삼국지 책을 읽어도 되고

전체적인 내용은 그와 다름 없긴 한데
가사집을 읽어보려고 구입했던것을 두어차례 읽어봤으나 해학스럽다.
소설이나 영화같은 극적인 요소보단 드라마적 요소가 훨씬 많다고 해야 할지

조조와 그 부하들간의 대화도 그렇고(마지막 도망갈때라거나) 군사들의 타령들등
이렇게 바뀌는게 심한것중 한가지가 서유기(손오공, 삼장법사)인데 구전을 그대로 책으로 만든것은
의외로 담백한 반면 이것을 토대로 파생된 수많은 영화, 만화, 단편소설등은 온갖 살들이 잔뜩 붙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낸다.

판소리 적벽가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위촉오의 싸움이라기보단 전쟁통속의 모든 인간들의 내면을 엿보게 한다고 할까?
그러다보니 전쟁인데 전쟁과는 다르게 보인다.

판소리 적벽가를 처음 들어봐서 새롭게 느껴지겠지만 어찌됬던 흐름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또한 동편제는 남성스럽고 서편제는 여성스럽다고 오래전에 어디선가 들은거 같은데
오늘 본 적벽가는 동편제
하지만 남자가 하는건 오늘 처음 본것이라(그 동안은 모두 여자였음) 그 구분을 느낄수가 없다.
(남자가 부르니 남자같은거겠지.. 라고 생각할뿐 ^_^)

김경호소리꾼의 특성인지 모르겠으나 목에서 나오는 소리가 그동안은 못느꼈던
죽필(竹筆)같다고 해야 하나?
수많은 음들이 서로 갈라져있지만 흩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지

이런 소리가 여자에 비하여 남자에게 두드러지는건지 이 사람만 그런지 모르지만
그 맛이 일품이다.

대사를 전혀 못 알아들어도 소리만으로 좋을정도로 거칠지만 거부감 없는 소리

화선지위에 거칠게 뻗어나가는 붓이 그려내는 흔적이라 해야 할지

처음으로 남자소리꾼의 판소리를 듣다보니 느껴진것인데 왜 예전엔 소리꾼이 남자만 있었는지 그 이유가 느껴지는데
전개에 따른 소리 구성이 남자 목소리에 맞춰져 있는거 같다.

여자소리꾼들의 소리를 들으때면 가끔 너무 높거나 때론 너무 낮거나 뭔가 음역이 안맞어 보이던데
오늘 김경호소리꾼의 판소리를 듣다보면 남자 음역(가성 역시 포함해서)에선 매우 적절해 보인다.
남자소리꾼이 하는 심청가,춘향가,흥보가를 못 들어봐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오늘 들은 적벽가엔 안정적인 음역대 안에 안착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음의 높낮이때문에 답답한 기분이 드는 경우는 거의 느껴지질 않았다.
(김경호소리꾼의 소리 능력이 좋아서 그런것일수도 있음)

오늘 김경호 소리꾼이 하는 말이 좀 기억에 남는데
'어느때부터 관객들이 대사집을 보며 판소리를 듣다보니 대사가 바뀌거나 틀리는데 무척 신경쓰인다'라는 말은 한다
생각해보면 판소리는 관객과 소통을 하며 소리꾼이 재량것 늘렸다 줄렸다, 붙였다 뺐다 등 전체를 조절하며 진행하기때문에
대사집과는 다를수도 있는데 그것과 비교하는 관객들을 보면 긴장되니 그것을 보지 말고 자신만을 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연극은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며 한국 공연문화중 판소리는 더욱더 중요하다.
(추임세를 관객이 넣는 공연문화는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을듯)

그럼에도 나는 자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을 읽고 갔음에도 소리꾼의 발음을 듣기 어렵다.
한번도 읽지 않고 듣는것보단 대목을 분별하기는 훨씬 낫지만
문맥에 잘 어울리는 중국시, 중국문장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고어들이 속속 박혀있는 공연에서
특히나 창법때문에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들로 대사집을 읽는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이해력이 떨어진다.
(소리꾼의 음율때문에 감성은 배가되지만 대사의 이해력이 부족해져 이성의 답답함이 남음)

자막은 소리꾼 리듬에 맞춰 템포를 조절하면 되고 빼고 넣을때는 잠시 멈춰도 될뿐이다.
실시간으로 누군가 입력해서 소리꾼이 어떤 것을 넣던 모두 표기되면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니
최소한만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올해초 박애리라는 인지도 높은 소리꾼을 제외하면 언제나 절반이상이 텅텅 비어있는 공연장
(박애리소리꾼은 처음이라던데 6시간 공연을 어떻게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무척 신기함)

판소리 완창을 들을수 있는 자리가 국내에서 그리 흔하지 않을거다.
그럼에도 관객이 많지 않다는 것은 다들 이미 떠나갔거나 그러고 있는 중이고 그것이 현실이겠지

상황이 이런데 이들의 노력은 열심히 노래만 불러대는것이 능사일까

현대어로 바꾸고, 발음도 잘 들리도록 창법도 약간씩 손좀 보는등
현대감각에 맞춰 바꿔나가야 살아나는게 대중문화인데 이들은 전통이라면서 전통=옛것=옛우리것 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거 같다.
전통은 옛부터 내려오는것이지만 그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것 역시 전통이다.
옛것 그대로 버티고 있으면 사장될뿐 무슨 미래를 볼수 있는것인가
(판소리 열두마당중 나머지 일곱마당이 사라진것은 그 시대를 반영하지 못해서 사장됬을텐데
지금 남아있는 다섯마당도 그 길을 가려는 것인가?)

그리고 무엇때문인지 모르지만 전라도 이외의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 토속어(사투리)들로 이뤄진 판소리는 없는건가?
민요는 각 지역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판소리는?
없으면 각 도별로 자신들의 고유어를 넣어 만들어도 되지 않나?

해설자가 나와서 예전 조선시대엔 소리 잘해서 유명해지면 한번 판소리 공연으로 1년을 먹고 살았을만큼
큰 돈을 벌었는데 지금 이 공연에선 몇백만원정도를 받지만 실제론 몇천만원을 받아도 될만한 공연이라는 헛소리나 해대고
그런 국뽕같은 소리를 백날 해봐야 찾는 사람이 없어서 당장 사라져도 아쉬워 할 사람이 거의 없는 위기감은 개나 줬는지

착잡하지만 이 현실을 뒤로 하고

김경호 소리꾼의 소리는 일품이다.
여유가 있고 목소리에 막힘이 없다.

너무 젊은 사람은 힘은 넘치지만 노련미가 부족하고
좀 늙은 사람은 노련미는 풍부한데 힘이 부족한데
김경호소리꾼은 둘다 매우 적절하다.(소리꾼의 적정나이는 몇살이지?)

적벽가라는 왠지 모를 긴장되는 소재를 재미나게 그려낸것도 특이하지만
북소리 하나에 음율을 실어보내는 판소리라는 장르는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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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1. 1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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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도 대부분 떨어져 바닥엔 낙옆들로 너저분하고
건조한 바람과 구름낀 하늘 차가운 초겨울이다.

오전에 뭔가 하던게 실패로 끝나 착잡한 심정으로 집을 나왔으나 세상이 침침하니
기분도 침침할따름이다.

혜화동 마로니애공원은 스피커를 크게 틀고 공연을 해서 소박한 거리 공연을 죽이는 엿같은 짓들만 벌어지는
소음공해로 가득차있는 더러운 공원이 되어있을뿐
(공원의자에 앉아있으면 온 사방에서 스피커음들이 난잡하게 섞여 휴식을 취할수 없는데 이것은 공원인가? 소음공해 쓰레기 하역장인가?)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해학적? 반어적? 복선인가? 블랙코미디?

내 눈에 색안경이 껴있었는지 제목만 보곤 반어적 표현으로 코믹물일거란 묘한 생각이 들었었지만
정직한 제목이었을뿐이다.

묘사적 표현이외 연쇄 방화가 아닌 연쇄 화재라는것이 좀 흔하지 않는 표현이랄까?
복선이 깔려있는데 이건 후반부까지 봐야 알게 되지만 스릴러나 추리물은 아니다.
반전느낌은 안들지만 반전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시사적 요소라고 하기도 모호하고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거 현대 총망라)이라 하기도 좀 그렇다.

연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왠지 마음의 정리가 잘 안된다.
뇌에 피를 몰아넣어야 할거 같다가도 흐지부지 넘겨버리는거 같고
가볍게 웃으려다가도 맥이 끊겨버린다.

간간히 사회의 문제점들이 엿보이지만 비중이 높지 않게 넘어가고
당황스럽게도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가 나오기도 한다.
학력 차별, 재력, 취업란등 온갖것이 비집고 들어가 있지만 무엇 하나 깊게 파고들지 않는다.

단지 기분만 안좋게 하는 소재일뿐 본론 역시 아니다.

인간을 벼랑으로 떠미는것은 무엇일까?

작가가 의도했던 아니던 그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거 같다.

생존본능에 의해서 잘 보호되고 있을텐데
그것이 드러나 짓밟히는 순간 힘없이 무너지니 제목에서 어색함이 느껴지는게 당연한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도 않고 가볍게 넘기기는것도 좀 그런 연극이다.
(깊이 생각하면 맛이 나긴 한데 그럴만큼 자극해주지 않음)

이 극장을 온적이 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대학로 극장들은 왠만해서 다 돌아본거 같으나 새로운곳이 의외로 계속 나옴)
소극장이라면서 제법 무대가 크다.

무대가 큰것 치곤 관객석과 거리가 너무 가까워 앞에서 두번째 줄이었던 나는
눈알 이동만으론 모두 볼 수 없어 머리도 움직여야 했지만
무대가 넓다고 해서 무조건 넓게 쓸 필요가 없다는것을 느끼게 해준 연극이었다.

배경 변화때문에 일반적으로 혜화동에서 흔하게 있는 소극장에선 쉽지 않을거 같지만
그렇다고 배우들의 동선을 넓게 쓸 필요는 없었을텐데

너무 퍼져있어서 보는게 불편하고 C구역에 앉았더니 시야까지 가려지는 경우가 생길정도로
관객입장에선 편한 좌석 치곤 불편한 관람이었다.

차라리 무대를 조금 좁게 써서 한곳에 집중할 수 있게 했더라면 좀더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생긴다.

출연자도 많았지만 막상 눈에 띄는 사람은 서너명?

특이하게도 어떤사람은 여러배역을 맡고 어떤 사람은 지나가는 행인 같은 단역으로 끝나던데
배역 분배도 좀 이상하다.(출연에만 목적을 둔 '행인'이었나?)

지하철에서 눈이 심심해 보고 있는 책도 본주제와 관계 없는 이상한 사회문제들이 생뚱맞게 들어가 있어서
읽다보면 황당함이 느껴지던데 연극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줄이야.

흐름도 매끄럽지 않아서 호흡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좀 묘한 연극인게 이럼에도 관객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누구 하나 제대로 소리내어 웃거나 감탄하는 사람의 느낌이 없던데
하루 남은 연극이 만석에 가깝다는것은 지인들이 많거나 입소문이 났다는 것이겠지.
처음 입장할땐 사람이 많아서 재미있는 연극인가?싶다가 끝난 후엔 다들 지인인가?싶은 아쉬운 맺음의 기분이었다.

출연 : 맹주영, 한덕호, 박미선, 박선혜, 전민영, 선종남, 안지은, 배상돈, 민경록, 오혜진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1. 1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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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집회가 있어서 길이 막힐수 있다는 버스기사의 말은 걱정을 만들어낸다.
막히는 중간에 지하철이 없는곳이라면 내려서 택시를 타봐야 소용없는일이기때문에
위치에 따라선 더욱더 심난해진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위는 어디서 한다는 것이고 주제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손전화로 집회 관련을 뒤져봐도 그다지 대규모집회에 대해선 잘 나오지도 않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시간에 도착

예상과 달리 좀더 일찍 도착해서 혜화동을 배회하며 시간을 보내고
티켓을 받은 후에도 시간이 남아 노래를 들으며 아무곳에서 앉아있기도 하는등
여유로운 기다림이었을뿐이다.

밑바닥에서?
리플렛을 받아든 순간 출연자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

뭐지?

뮤지컬인가?

예매할때까진 제목과 포스터, 공연시간(요즘은 짧은건 아예 넘기거나 시간이 맞는것으로 두편을 보거나 함)
정도만 보고 고르기때문에 극장에 와서야 어떤건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출연자가 열명이 넘다니(13명 -.,-;)

연우소극장은 마름모꼴로 되어 있는 구조라서 같은 넓이의 소극장이라도
좌우로 좀더 길게 쓸수 있다.(상대적으로 앞뒤론 좁을수도 있겠지만)

산만하고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없는 무대
음산하고 어둡고 더럽게 표현하려는건지 쪽방촌 같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건지 모르겠지만
모두들 집세를 독립적으로 내는거 같은데 이들의 공간의 구분은 어디에도 없다.

처음엔 한 공간에 몰아서 사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거 같지만 모르겠다.

공간에 대한 이해가 안되다보니 일부분에선 좀 이해할수 없지만 전체 주제와는 큰 관계가 없으니
진행되는대로 집중하면 된다.

무슨 내용일까?
무엇을 말하려는걸까?
라고 고민할 필요도 특별히 없는 훌륭한 연극이다.
아니 훌륭한 막심 고리키의 작품이다.(이 연극이 훌륭한게 아니라 원작이 훌륭하다는 의미임)

계급사회에 대한 혐오가 있는지 일단 이러한 것들은 모두 과거의 산물로 취급하며 시작한다.
신세계? 신세대?
하지만 이들의 삶은 제목 그대로 밑바닥
그렇지만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표현하기엔 의식주가 전혀 해결안되는 계층을 표현하는것이 가장 적절할수 있다.
(인간의 탐욕을 표현할땐 상류층을 배경으로 표현하는것이 가장 직관적인거 같음)

이 작가가 힘든 유년기를 보냈기때문에 이들의 삶을 제대로 알고 있는것인지
그러기때문에 사회주의에 빠져 있었던건지 뭔지 모르지만
전반적인 내용의 깊이와 표현은 매우 고급스럽다.

뛰어난 통찰과 다양한 표현(그들의 삶을 우리의 삶으로 동일시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뛰어난거 같음)

작품이 훌륭해서일까 100분이나 되는 시간이 크게 지루하진 않았지만
아쉽게도 연기가 매끄럽질 않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온다고 해야 할지
감정의 기복을 예측 할 수 없다고 해야
할지 표현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고 해야 할지
전혀 자연스럽질 못하다.

이 부자연스러운 연기때문에 집중함에 있어 매우 큰 걸림돌이 된다.
모두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극의 맥을 끊게 되면 결국 연극 전체가 흐트러지니
출연자도 13명이나 되기때문에 일단 연기력은 어느정도 평준화 되어 있어야 할거 같으나
보다보면 서로 제각각인것 같다.(서로들 잘났다고 목청것 떠들고 있는 거 같음)

가장 큰문제는 역시 감정표현이 인위적이란 느낌이 너무 강하고
너무 크게만 표현하려 하는거 같은 거부감이 지속된다는것이다.

이사람들의 나이는 알수 없지만 요즘 소극장 연극에서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다른 연기자들에겐
느끼기 힘든 어색함이 있다.
(요 근래엔 사람들의 연기력이 상향평준화 되어 있는거 같아 신기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뭐가 문제일까?
이들이 이 연극을 이해못하고 있는것일까?
아니면 너무 긴장을 해서 부드러움을 상실한것일까?

중후반부부턴 논쟁이 많아 그것들에 귀 기울리다보면 홀딱 빠져들긴 하지만
아무튼 맥을 끊는 어색한 발짝같은 연기는 좀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싶다.

100분이란 시간이 좀 길수도 있지만
각각 인물들의 과거 내력이 모두 나오다보니 좀 길어지는거 같지만
지루하거나 불필요해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작은 소극장에서 13명이나 나와서 연기를 하는것이니 좀 산만할수 있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연출로 보인다.(크게 어지럽진 않음)

왠만하면 분장은 좀 자연스럽게...
연극 속 거지꼴 얼굴 분장은 언제 봐도 어색하다.
어떤 여자는 립스틱을 왜 그렇게 얼굴까지 퍼뜨려놨는지 처음엔 미친년 역활인줄 알았음.

12월2일까지니 소극장 연극 치곤 스케일이 큰 연극을 볼 기회가 늘 있는것은 아니니
기회 되시는 분은 꼭 봐보시길 권함

그리고 생각해보시길..

출연 : 강승우,김원중,류지완,송보근,김예별,윤정은,김다솜,이성재,심서율,오태호,김기붕,박예진,요셉

 

Posted by 시세상
다이어리2018. 11. 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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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여름보다는 겨울에 좀더 찾기때문인지 불연듯 겨울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읽을 책들좀 사기 위해 들른거라 책 몇권 사고
코딱지 만한 책도 있길래 재미로 사왔는데
노안으로 글이 잘안보인다. 젠장

영원한 안식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내 뜻대로 볼 수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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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1. 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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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나무들이 색을 모두 탈바꿈하는걸 가만히 보고있으면
서울 나무들의 색이 유달이 탁하고 이쁘질 않아보인다.
먼지에 색이 가려진건가?싶다가도 가로등이 너무 밝아서 얘들이 가을을 생각 못하고 있나?싶기도 하고

아무튼 서울의 가을 나무들은 색이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여름보다 더 안좋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낙엽들로 썰렁해지는 거리를 책도 없고 음악도 없이 걷다보니 좀더 쓸쓸해진다.
그래도 일단은 연극이 눈앞에 있으니 그것을 먼저?

아무나 모이는 라이딩 클럽?
자전거 동호회?

개인적으로 20년 가까이 된 자전거 동호회를 다니고 있지만(올해는 자전거를 스탠드에서 내려보지도 않았음)
더이상 자전거를 탄다고 말하는것도 민망한 수준에 왔으나
아무튼 제목만 놓고 보면 동질감이 든다.

시놉을 읽지 않고 예매하기때문에 자전거 동호회 배경인지 뭔지 모르다가
극장을 들어서서 리플렛을 들어보고나서 알게 되었는데
모르면 어떻고 미리 알면 또 뭐가 달라진다고

이 극장은 대단히 특이하다. 리플렛에도 적혀있던데 CGV에서 사용한 의자 설치??????
뭔가 우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국내 큰 공연장은 왠만해서 다 가본거 같은데 그럼에도 이런 의자는 이곳이 처음)
크고 무거운 내 머리통을 기댈수 있는 의자가 설치된 공연장이 있었다니

하지만 눈앞에서 배우들이 연극을 하기때문에 차마 머리를 기대고 볼순 없었다.
앞 두줄은 여느 소극장 같은 의자들이던데 배우들이 관객에게 말거는 그런극이 아니라면 앞자리를 선호하기때문에
앞자리를 달라고 했을것인데 한편으론 좋아도 좋은게 아닌, 기분만 내는 느낌이다.

독특한점은 커피도 주고 공연중에 마실수도 있다는것, 심지어 과자도 까먹는다.
(커피까진 그러려니 하는데 과자 봉지 까는 소리는 좀 거슬림)

이런걸 허용한다는게 자유로울수 있지만 문제는 돈과 시간을 내어 공연을 보는데
다른 관객으로 하여금 내가 피해를 보면 안되는거 아닌가?
소리 안나는 음료정도는 마시도 관계 없지만 부스럭 거리는 포장지를 뜯는 그 소리를 공연중에 듣고 싶은 관객은 없을것이다.
과자는 파는것인지 주는것인지 모르겠으나 어떤경우던 소리 안나는 포장지를 쓴다거나 아예 포장지 없이 알맹이만 제공해줬으면
좋으려만 바뀔런지 모를 일이다.

그 다음으로 특이한게 인터미션(중간 휴식시간 10분)이 있다는것

뭔가 특이하다.
공연시간이 2시간인데 중간 10분을 제공하다니
아무튼 중간에 10분 휴직을 줘서 그런건지 지루함이 없다. 이것때문인지 두시간 공연히 짧은게 아닌데 오히려 짧게 느껴진다.
(실제 두시간은 아닌거 같고 인터미션 포함해서 110분정도? 되는거 같음)

배경은 자전거 동호회, 건물 입주자들(건물주와의 갈등 뭐 그런거 전혀 아님)
각각의 서로 다른 생각들를 지닌 사람들을 동호회속에서 풀어내는 연극인데
초반엔 연극을 보고 있다기보다 공원에 앉아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동호회 사람들이 모여 얘기하는것을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저들(배우)과 나(관객)와의 공감이 이뤄지질 않고 있다는것이다.

공연인데 그러면 어떻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러면 감동이 사라지기때문에 화려하거 세밀한 묘사가 가능한 영화가 훨씬 재미있어지게 된다.
(공원에 앉아있는데 다른 곳에서 사람들이 웃고 운다고 그 감정이 내게 전달되진 않듯 연극을 보는데 그러면 곤란해지지)

연극은 관객와 배우간의 호흡,열기,감정등의 교감이 있어야 연극이란 장르의 맛이 느껴지는것이라
이상할정도로 거리감이 느껴지는 초반은 안락한 의자가 편하지 않게 느껴지는 어색함 있는 묘한 시간이었다.

어느샌가 그 어색함이 어느정도 사라지면서 재미가 슬금슬금 들어오지만
약간의 벽은 끝까지 사라지진 않는거 같다. 뭔가 모르겠는 배우들과의 거리감이랄까?

전체적으로 밝다. 극적인 갈등이 너무 없기는 해서 밋밋함이 좀 있긴 한데
(중간에 잠깐 고조되다가 푹! 꺼져버림)

미친놈이 등장해도 배경상 이상하진 않을거 같고
미친년이 등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거 같은 전개였으나

그들은 상식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선택을 한거 같다.

그래서 뒷맛이 대단히 깔끔한 드라마로 느껴지지만 많은 사회 문제를 다방면으로 내포하고 있다.
미혼녀에 대한 편견, 성적 편향, 중년 남자들의 고뇌등 많은 편견들에 대한 고민등
많은게 들어있지만 이들은 물 흐르는대로 흘러가는것을 선택했다.(이들이 아니라 작가겠지)

내용적으론 좀 심심할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연극을 아니 좋아할수 없는데
사람들의 삶은 영화속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기때문인지도 모르겠다.(사실과 동떨어진 극단적인 극적요소들)

가을에 맞지 않을수 있지만 어제저녁 집에 들어오면서 '내일 볼 연극은 좀 가볍고 기분좋은 연극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 바람이 딱 맞는 연극인거 같아 기분좋은 토요일 밤을 마무리 한다.

출연 : 유영진, 박수진, 홍정인, 김우래, 조희제, 김다솜, 김태형, 권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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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