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19. 1. 1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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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인가?
가끔 보고자 하는 연극이 이처럼 한시간짜리면 하는수 없이 한편을 더 볼수밖에 없어진다.

포스터나 제목은 스릴거 같기도 한데
요즘은 영화도 두시간 이상 훌쩍 넘는것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한시간 연극은 너무 섭섭하지 않나?

오늘 본 두편의 연극은 모두 포스터에 낚인듯한 기분이다.

킬링마티니?
도데체 이 제목은 연극 내용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것인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을 제목을 막 붙이는게 유행인지 근래엔 자주 보이는 느낌이다.

유부녀와 내연녀 간의 대화(심리전)를 그린 작품.

이런 소재가 잘못 나갔다간 막장드라마가 되고 좀 천박해질수 있어서
신중한 단어를 사용하면서 논리적일수 없으나 논리적으로 보일수 있게 그리고 치밀하게 파고들면 무척 재미있는 소재이다.

왜냐하면 바람, 외도등은 과연 정당한것인가?에 대한 해묵은 논쟁은 끊임없다.

나 역시 이것에 대한 완전한 기준을 갖지 못하고 있다.
단지 법적 테두리 안에 있냐? 없냐?정도의 차이 외엔 알기 어렵다.
이러한 것 역시 수많은 분쟁을 막고자 하기 위해 결혼이란 제도가 생겨났을테지만 이러한 분쟁이 없다면
과연 외도란것이 존재할 수 있는것인가?란 생각에 빠져든다.

하지만 난 미혼이므로 더욱더 의미 없는 생각이다.

이 연극은 이 둘간의 이러 저러한 논쟁을 한다.
그러나 소귀에 경읽기 같은 기분도 들고 각 인물의 캐릭터가 입혀진거 같은데
연극에선 그 색이 보이질 않는다.

침착해보인다는 내연녀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공연 첫날이라 그런지 감독의 의도로 좀 역설적으로 표현한것인지
그녀의 긴장감, 대사는 뛰어난 언변이라고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전혀 침착하지 않다.

유부녀는 또 어떠한가
이 독특한 캐릭터는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가 난감하다.

두 사람의 연기는 연기를 하는건지 실제로 뭔가 어색한것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수 없다.
그동안 수많은 연극을 봐왔지만 이렇게 어색한 웃음, 행동, 표현, 동작, 억양등
너무 이상해서 모두 의도된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지만 그러기엔 그 또한 너무 이상하다.

연극이니 말과 행동으로밖엔 느낄수 없는데 모든게 어색하다니
그렇다고 이들이 초보연기자도 아니고(마이크가 넘어져도당황하는 기색없이 여유있기 대처하는것을 봐도 내공이 남다르다는것)
대사가 꼬여도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유연하게 넘길정도인데
무엇일까? 이들의 이 어색함음

유부녀와 내연녀라는 상황의 긴장감으로 떨며 대화 하는것 같다.
차라리 그런 설정이라면 훨씬 받아들이기 수월했을텐데 서로들 대수롭지 않다는식의 대화하지만
목소리, 몸짓등은 모두 떨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어색한 공연
그런데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오늘이 처음 공연이었으니 마지막 공연은 느낌이 어떨까 궁금해지지만
마지막도 같은 느낌이라면 의도된 연출이란것이고 느낌이 다르다면 첫공은 엉망이었다는걸텐데
궁금해서 다음주도 보고 싶어지나 참을수 밖에 없다.
이것 이외에도 수많은 연극들이 줄을 잇고 있으니 말이다.

이 연극 한편으로 극단 검은사각현이란 곳이 궁금해지는것은 왜 일까?
오묘한 색을 만들어내는 극단일거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출연 : 김혜주,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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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1. 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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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히 생각해보면 올해는 눈이 많이 내리는거 같진 않다.
첫눈이 많이 내려 시작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첫끗발이 개끗발이란 소린지
이후부턴 눈 구경이 이리도 어려워서야

지평선과 하늘간의 그라데이션이 아름다운 날들이다.
하지만 가끔은 온통 하얀 날도 보고 싶어진다.

'국희이야기' 연극을 선택한 이유는 순수하게 포스터 사진만을 놓고 결정했다.
연초엔 그래도 달달한 사랑이야기가 좋지 않을까?싶어서였다.

포스터 사진도 그렇고 문구도 길 끝에서 마주친 운명적인 만남 어쩌구 저쩌구

그런데 이 모든것이 낚시란 느낌을 지울수 없는것을 왜 일까

달달한 사랑얘기와는 거리가 멀고 물론 운명적인 어쩌구 저쩌구 역시 거리가 멀다.

제일 이상한것은 도데체 이 연극에서 국희가 차지하는, 내세우고 싶은 것이 뭐냐는 것이다.

순간 순간의 유희만을 위한 극도 있고 곱씹게 되는 극도 있지만
이 연극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용도 어설퍼서 모든게 갑자기 나타났다가 이유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느낌에
해학과도 거리가 멀다.

잠시 아주 잠시 슬퍼지려다가 그마져도 사라지고
멜로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고 죽도 밥도 아닌 연극을 참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 든다.

앵콜공연이라 하고 한달 이상을 공연하고 있다는것은 어느정도 인기가 있다는것으로 생각했지만
기성세대(50대?) 관객이 많다는것은 어떤의미인지. 이들과 연극 코드가 안맞을거 같은데 특이한 상황이다.
(모연극도 50대 이상 관객이 많은데 그건 자식들이 보여줄만 하기에 그렇다고 느끼지만 이건 그렇지 않음)

지금 생각해도 국희의 존재는 어떤의미를 부여하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즐기며 보기에도 적합하지 않고

제법 많은 배우들이 나오지만 혼돈이 생기지 않을만큼 다양하고 확실한 개성이 있어서
잘 구성되었는데 이 훌륭한 캐릭터들을 놓고 전체적인 내용이 후지다는건 아쉬움이 연잇는다.

포스터는 사람이 그립게 잘 만들어진거 같지만
내용은 고등어 중간토막같이 만들어놨다니..

아쉽다.

웃고싶거나 울고싶거나 달달한 연극은 분명 아니다.

연초에 이런 연극을 바랬던건 내 욕심이었을까?

출연 : 윤상현, 안성영, 유미란, 정주란, 현일, 이관호, 차은우, 박지현, 정지율, 박신혜, 최서이, 정은정, 이태욱, 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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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2. 2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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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제는 그렇게 추웠을까?
그때나 오늘이나 온도차이, 바람차이가 별로 없어보이는데
준비되지 않았을땐 늘 당황스럽고 더 고통스러운것이겠지

감기약발이 잘받는지 콧구멍은 간질간질하지만 콧물은 개운하게 말라있다.
아르코미술관에선 새로운 전시를 시작한것도 기분좋은일. ^_^

제목이 분홍분홍한듯 해서 일년에 한두편은 간질간질한걸 봐도 무리없을듯 하여 선택하긴 했는데
티켓을 받으러 극장에 들어서는데 중년 남녀(주로 부부같기도 하고)가 무척 많다.

그리고 흔치 않은 만석, 미흡한 자리 배치 운영등 초반엔 짜증이(뒷쪽 구석탱이를 앉게 되서 더욱더)
생겨난다. 왜 나중에 온 사람을 가장 앞자리 등받이 있는 보조석(바닥에 놓는)에 앉으라 하고
나는 뒷쪽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탱이에 박혀서 봐야 하는걸까? 최소한 선택권은 줘야 하는거 아닌가? 젠장

분위기는 소문나서 만석이 된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연극만으로 보면 소문이 나도 될법 하다. ^_^

전체 줄거리는 상투적인 과거 회상형 사랑 얘기라서
연극,영화,소설등 수도없이 많이 이용되는 구성으로 잘 만들어지면 어느정도 나이든 사람들 속을 살랑살랑 건들기 좋다.
물론 그 어느정도 나이든 사람에 나 역시 포함된다.

원래는 너댓명 구성인 연극이라는데 두명으로 각색하였다고 하지만
연극을 보고 있으면 여성이 한명정도 더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남자는 일관되게 한명만이 나오지만 여자는 과거와 현재의 서로 연관성 없는 사람이 나오는데(총 3인물을 한명이 함)
이걸 한사람이 하다보니, 헷갈릴만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난 과거의 여자와 관계된 사람이 현대의 여자인가?란
착각을 하기도 했다.(착각일뿐 전혀 관계 없는 영화 제목처럼 완전한 타인임 ^_^)

작가가 그리 오래된 사람도 아니고(70년생이니 아직 50도 안됨) 2002년에 나온 소설인데
연극의 느낌은 1900년대 초에 써지고 초연된거 같은 낡음이 보인다.
대사톤, 구성, 배경, 갑자기 튀어나오는 당황스러운 웃음연출등

소설을 읽지 않았으니 단정짓긴 어렵지만 연인간의 끈적함이 있었을거 같은데(프랑스 문학 특유의?)
이 연극은 대단히 담백하다.

어쩜 이리도 객관적이고 차갑게 표현했는지

물론 인생 끝무렵에 앉아있는 한 노인과 그 노인의 자식과 헤어지기 직전의 한 여성(며느리)간의 하룻밤 대화를 그리지만
뭐랄까? 이건 과거를 끌어내기위한 수단으로 이용될뿐 중요한것은 그 노인의 젊었을때의 외도, 사랑에 관한것이 주된것일텐데
연극은 좀 어지럽다.

남자의 과거 사랑얘기를 꺼내기 위한 소재로 사용된것이 자식의 외도로 떠나버린 후 떠나기 하루전의 며느리와의 대화?는 좀 흐름이...
(소설책은 납득될거 같긴 하지만 책읽는건 귀찮으니 파스~)

아무튼 뭐랄까? 노인은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는데 빈틈이 없다.(외도로 떠나버린 자식의 변론도 어느정도 함)
반면 며느리는 빈틈 투성이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조차
이 둘이 부부라면 그림이 될거 같지만 그렇진 않다. 그래서 설마 저 노인이 며느리를 흠모? 물론 내 착각이다.

과거 회상형 사랑얘기는 빨려들기 무척 쉬운데 아마도 결과가 이미 나와있기때문에
둘간의 감정에 몰입되도 부담없기때문이다.
(현재 진행형인 것은 미래에 대한 답답함으로 당장의 저들 감정에 진입한다는게 쉽지 않다.)

피에르(노인)와 마틸드(과거여자)간의 사랑얘기 그리고 묘한 후회?
(후회를 하고 있는건지 현실에 어느정도 만족하는건지 좀 모호함)

이런것을 접할땐 감정이 흐믈흐믈해지지만 내용에 따라선 오래가기도 하고 금세 닫혀버리기도 하는데
이번것은 후자에 가깝다.

음... 과거에 누군가를 사랑했다. 뭔가 좀 이상하게 시작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시작해서
얼마간 감정에 충실했고 현실과 타협하여 늙은 지금은 약간의 그리움과 후회를 하는구나.. 정도 그 이상은 없다.

여운이 오래 남기에는 상황이 특이하고 그들의 환경이 일반적이지도 않다.
TV 드라마(딴세상을 보듯 감정만 낭비하는)같은 기분이랄까?

그러나 어떤것은 감정이입이 너무 독하고 강하게 되서 몇일동안 감정을 추스르느라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것들의 공통점은 현실에서 흔하게 있는, 있을법한 그런 내용
그 속에서 나오는 후회와 절규를 극적으로 표현한 보편적 통증들
노래,영화,연극,소설...등 그 어떤것이라도 현실의 무엇을 건들면 여지없이 감정은 무너진다.

하지만 이 연극은 너무 건강하다. 그래서 그냥 잊혀진다.
기억나는것은 내일 떠난다는 클로에(며느리)의 말정도?(마틸드의 마지막 말이 순간 울컥했는데 기억나질 않음)

이들이 눅눅하고, 끈적였다면 지금처럼 개운한(?) 느낌은 들지 않았을수도 있는데
이들은 어떤 보약을 먹었길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음에도 이렇게 꿋꿋할 수 있는걸까?

감정의 만병통치약은 시간이라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시간은 흐름의 시간이 아니라 단절의 시간이 아닐런지

내 감정이 손해보진 않을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극단김동수컴퍼니의 팬이 되야 겠다.

2018년 작은 취미생활은 이렇게 끝나는건가?
마무리는 미술관을 가고 싶은데..

출연 : 방영, 김병순, 박일목, 김은채, 함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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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2. 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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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사이에 한파경고 문구가 손전화기에 채워진다.
날씨 예측은 예전부터 할수 없었지만 과거 기억조차 모호하게 만드는 근래를 보면
오래전 정보가 취약했던 시기엔 어땠을지, 이 모든게 신의 조화라고 하면 믿지 않을수 있었을까

혜화동을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까지 1키로미터도 안되는 거리를 걷는것이 추워서 힘들다니
추위를 안탔던것은 기억이 날까 말까 한 시기까지 넘어야 하니 나는 언제나 추위를 많이 탔던거 같다.

도착했으나 시간이 남아서 작은 미술관에서 개인전 구경좀 하다가 혜화당 소극장을 들어섰는데
이곳은 언제나 독특한 구조의 소극장이다.

연극용 무대로 만들진 않은거 같지만
아무튼 표가 매진이라는데 내 옆자리는 앉은 사람이 없는 관계로 비교적 편하게 관람을 할수 있었다.

분홍분홍한 때깔?

라플레시아를 검색해보면 사람만한 꽃이 나와서 놀란다.
냄새가 고약한 꽃으로 다큐같은곳에서 보긴 했지만 실제로 맡아본적은 없다.

이 연극이 이 꽃이름을 택한것은 꽃의 크기보단 이 꽃이 풍기는 고기 썪은 냄새때문일거란 추측을 해본다.

답답한 초중반
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 내용
제목은 기억 안나지만 분명히 전에 봤던 연극이다.

지금은 '신의 직장'이란 연극으로 근 2년 전에 봤던 것을 찾았지만
그 당시 썼던 관람기를 읽어보면 표현의 단조로움이 좀 보인다고 적었으나
이번엔 그와 반대로 너무 많은 표현을 하려 한거 같다고 해야 할지

너무 복잡한 맛이 있으나 다행이도 심심하거나 졸립진 않다.

전개도 빠르고 배우분들의 연기나 호흡도 좋다.

그런데 신입사원(구진남)이 너무 어리버리하게 표현된다.
우유부단함을 넘어서는 캐릭터로 어떻게 보면 민폐캐릭터로 보일정도이다.

내용 흐름상 어느정도 답답함은 있는게 좋겠지만 그 한계선을 넘은거 같아서
주제에서 이탈하는듯한 기분이 든다.

연출이 예전연극보다 좀더 강하게 표현하려한 의지(?)가 담긴것인지 모르지만
어느정도 먹힌거 같긴 한데 주인공(이런연극에서 주인공이란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음)의 특색이 많이 달라지면 아무래도

점점 더 짙어지는 그들의 얼굴 모양세는 괜찮음 표현인거 같다.
사회의 어떤 규정, 그것을 거부, 회피하는 기득권층들과 그것들을 고발하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들

2년전에도 그랬고 10년전에도 그랬고 10년 후에도 그럴것이다

언제나 양갈래에서 고민할테고 어느쪽을 선택하던 그 순간 어떤 색채가 입혀질것이다.
지우고 새로 입힐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왠만하면 짙어지는 방향으로 흐르다가 끝나겠지

90분이란 시간이 금세 사라질만큼 구성은 괜찮지만 좀 산만할수 있고
뜬금없어보이는 부분도 좀 있다.

인간의 탐욕,갈등,정의...등의 주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데 아마도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채(조명,무대등)때문이 아닐까 싶다.
탐욕같은것은 인물의 시선같은 예민한것들로 처리하는게 깊이있게 박히는데
주변이 너무 화려하다보니 배우들의 액션이 상대적으로 너무 커져야 하고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감각이 둔해진다. 둔탁해진 오감은 기억을 더디게 만들어 남는것이 없게 될뿐이다.

배우들의 그 독특한 특색들을 생각하면 생각나지만 연극의 주제가 잊혀진다면 이 연극은 성공한것인가? 실패한것인가?
개인적인 취향 문제일수 있지만 이렇게 화려(?)한 연극을 보면 연극보단 쇼를 보고 있는 기분 역시 지워지지 않는다.

근래엔 색이 진한 연극들이 많은거 같은데
그런것이 우연히 골라진것인지 유행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다.

독립영화같이 우리 인생같은 무채색 배경에 살짝 물한방울 떨어져 퍼지는 미세한 너울정도의 연극이면 될거 같은데
좀처럼 안걸린다.

출연 : 허준, 김영호, 이가을, 김신영, 남태관, 이승민, 서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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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18. 12. 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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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출장을 별탈 없이 마친 후 이상하게 피곤하여 버스안에서도 자고
집에 와서도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아침 8시까지 자고(밤에 살짝 게임도 좀 하고 ^_^)

겨울이라 겨울잠 준비를 하는건지 근래엔 졸린 나날이 이어진다.

한편으론 전시장을 가서 여유있게 거닐고도 싶은데 주말엔 사람들이 많아서 그다지 내키지 않으나
이젠 주말 아니면 시간도 없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창작공동체 라는 곳에서 이미 전에 공연했었고 오래전 사람의 작품을 한다는것은
왠지 단체 이름과는 좀 안맞는 기분도 든다.
(원작 제목 : 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Cosi e se vi pare)

'그류? 그류!' '그런가요? 네!' 인가?

포스터만 보고 예매했던거라 집단이기주의 같은 이상함이 깔려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한적한 배경 그에 걸맞는 무대
아~ 작은 마을의 소박한 얘기들인가?
기분 좋아지는 연극이려나?

날도 춥고 그러니 기분 개운하게 마무리 되는 연극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연극시작 초반까지 생각했었다.

어디선가 본듯한 배우들인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매년 열리는 연극의 1/100도 못보니 뭐)
당연한듯 저들(배우)의 연기는 너무 자연스럽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과장되기도 하여
거분감이란게 생기줄 모른다. 꼭 영화, TV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져도 생기는데
연극만의 독특한 공감력 역시 뛰어나다.

내용은 인터넷등을 찾아보면 대본도 나와있으니 그것을 읽어보면 되겠지만
타국(원작자가 그려낸 지역)과 한국간의 정서, 문화등 많은 차이가 있기때문에
원작에서 그려지는 집단이기주의와 이 연극에서 그려내는 이기적 행동의 차이가 어느정도 있는지,
어떻게 한국 입맛에 맞게 녹였는지는 비교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국 특유의 집단문화를 어느정도 잘 표현한것만은 틀림 없는거 같다.
농경사회에서 마을단위 씨족 사회의 집단문화에서 타인을 배척한다거나 경계하는것은 당연한것이고
그들의 행동이 통상적이질 않다면 더욱더 의심할수밖에 없는것 또한 그러할것이다.

그런데 이 연극의 흐름은 약간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전체적으로 인식의 흐름은 매우 자연스럽지만 문제는 사건의 발단이다.

새로 이사온 사람들의 독특한 행동
그로 인하여 마을 사람들의 행동, 생각의 증폭, 집단이기주의로 발달, 그로 인한 인권침해 하지만 이상한 결말

서양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하는데 한국은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가족-씨족-중심)
이로 인한 경계심을 이상한 행동으로 자극해놓고 이들의 행동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는건
원인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만을 놓고 저들을 손가락질 하는것으로 생각된다.

외국은 모르겠으나 한국에서 모녀가 서로 상봉하지 못하고 긴 밧줄을 통해 편지를 주고 받는다면
경찰에 신고해도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마을 사람들은 그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마을내에서 어떻게든 말로서 풀려고 한다. 하지만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로 취약한 정보는
어떤 결론에 도출하기엔 부족하여 부풀려지다가 엉켜버리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이랬을때 인간은 두가지 방향중 한가지를 선택하게 된다.
포기하거나, 과격하게 사건을 해결하려 들거나

보통은 포기하며 잊혀지지만 연극 속 마을 주민들은 후자를 택한다.
그래서 인권을 침해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는데 마을사람들의 불필요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집단이기주의로 그려낸다.

그래서 원작 제목대로 '뜻대로 생각하세요'('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라는 말로서 맽음된다.

마을사람들 입장에선 황당한 마무리가 되고 이들에겐 아무런 해결도 되지 않고
스트레스만 가중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되버리고 만것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저 가족의 통념에 맞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 어느정도 예의를 갖춰서 행동한거 같아보이지만
결과는 이들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으로 한 가정을 파괴하는 범인으로 매도된다.

이 연극이 보여주고자 하는것은 무엇일까?

불필요한 참견으로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회를 꼬집고 싶은것일까?
통념에 맞지 않는 한가정의 행동에 대해서 한국적 정서에 맞는 행동을 했음에도 저들의 변화없는 뻔뻔함을 말하고 싶은걸까?

원작은 전자였을것이라는 추정을 해보지만
나는 한국사람이라서 후자 역시 외면할순 없다.

특정 집단(마을)에 소속될때 어느정도는 그쪽 문화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는 나, 너는 너니 내 삶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것도 상황에 따라선 이기적행동이 될수 있기때문에
때에 따라서 입장변화는 어쩔수 없는거 같다.

이런면에서 이 연극은 짙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연극전체 흐름은 에너지가 넘치는 경향이 있어서 잠시잠깐의 고요함은 곧 졸음이 찾아오는 아쉬움이 있지만
각각의 템포가 워낙에 빨라서 100분이라는 짧지 않은 공연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들 호흡 잘맞고 리듬이 뛰어나지만 너무 강하다보니 전쟁영화에서 전쟁만 100분동안 본거 같아 정신없이 흘러버린거 같아서
명확한 주제로 그것을 잃지는 않으나 그외 소소한 재미들은 모두 잊혀진거 같다.

분명 소소한 각각의 그들만의 묘사가 있어서 생각의 생각을 거듭하면 칡 씹듯 맛이 우러나오지만
그렇게 되새김하며 재미를 찾기엔 무거운 주제가 걸림돌이 된다.

조금은 힘을 빼고 보여줬더라면 그들의 세밀한 묘사들도 충분히 보였을텐데
이 연극에서 큰 재미 한가지를 놓친거 같아 아쉬움이 뒤따른다.

하루 공연 더 남았으니 기회되시는 분들은 봐보시길 권함..

출연 : 조은경, 이경성, 임태산, 이영주, 김성일, 이형주, 민병욱, 한보람,
       김관장, 구선화, 우혜민, 박시내, 송현섭, 박정인, 정다정, 송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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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1. 1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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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도 대부분 떨어져 바닥엔 낙옆들로 너저분하고
건조한 바람과 구름낀 하늘 차가운 초겨울이다.

오전에 뭔가 하던게 실패로 끝나 착잡한 심정으로 집을 나왔으나 세상이 침침하니
기분도 침침할따름이다.

혜화동 마로니애공원은 스피커를 크게 틀고 공연을 해서 소박한 거리 공연을 죽이는 엿같은 짓들만 벌어지는
소음공해로 가득차있는 더러운 공원이 되어있을뿐
(공원의자에 앉아있으면 온 사방에서 스피커음들이 난잡하게 섞여 휴식을 취할수 없는데 이것은 공원인가? 소음공해 쓰레기 하역장인가?)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
해학적? 반어적? 복선인가? 블랙코미디?

내 눈에 색안경이 껴있었는지 제목만 보곤 반어적 표현으로 코믹물일거란 묘한 생각이 들었었지만
정직한 제목이었을뿐이다.

묘사적 표현이외 연쇄 방화가 아닌 연쇄 화재라는것이 좀 흔하지 않는 표현이랄까?
복선이 깔려있는데 이건 후반부까지 봐야 알게 되지만 스릴러나 추리물은 아니다.
반전느낌은 안들지만 반전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시사적 요소라고 하기도 모호하고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거 현대 총망라)이라 하기도 좀 그렇다.

연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왠지 마음의 정리가 잘 안된다.
뇌에 피를 몰아넣어야 할거 같다가도 흐지부지 넘겨버리는거 같고
가볍게 웃으려다가도 맥이 끊겨버린다.

간간히 사회의 문제점들이 엿보이지만 비중이 높지 않게 넘어가고
당황스럽게도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가 나오기도 한다.
학력 차별, 재력, 취업란등 온갖것이 비집고 들어가 있지만 무엇 하나 깊게 파고들지 않는다.

단지 기분만 안좋게 하는 소재일뿐 본론 역시 아니다.

인간을 벼랑으로 떠미는것은 무엇일까?

작가가 의도했던 아니던 그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거 같다.

생존본능에 의해서 잘 보호되고 있을텐데
그것이 드러나 짓밟히는 순간 힘없이 무너지니 제목에서 어색함이 느껴지는게 당연한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도 않고 가볍게 넘기기는것도 좀 그런 연극이다.
(깊이 생각하면 맛이 나긴 한데 그럴만큼 자극해주지 않음)

이 극장을 온적이 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대학로 극장들은 왠만해서 다 돌아본거 같으나 새로운곳이 의외로 계속 나옴)
소극장이라면서 제법 무대가 크다.

무대가 큰것 치곤 관객석과 거리가 너무 가까워 앞에서 두번째 줄이었던 나는
눈알 이동만으론 모두 볼 수 없어 머리도 움직여야 했지만
무대가 넓다고 해서 무조건 넓게 쓸 필요가 없다는것을 느끼게 해준 연극이었다.

배경 변화때문에 일반적으로 혜화동에서 흔하게 있는 소극장에선 쉽지 않을거 같지만
그렇다고 배우들의 동선을 넓게 쓸 필요는 없었을텐데

너무 퍼져있어서 보는게 불편하고 C구역에 앉았더니 시야까지 가려지는 경우가 생길정도로
관객입장에선 편한 좌석 치곤 불편한 관람이었다.

차라리 무대를 조금 좁게 써서 한곳에 집중할 수 있게 했더라면 좀더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생긴다.

출연자도 많았지만 막상 눈에 띄는 사람은 서너명?

특이하게도 어떤사람은 여러배역을 맡고 어떤 사람은 지나가는 행인 같은 단역으로 끝나던데
배역 분배도 좀 이상하다.(출연에만 목적을 둔 '행인'이었나?)

지하철에서 눈이 심심해 보고 있는 책도 본주제와 관계 없는 이상한 사회문제들이 생뚱맞게 들어가 있어서
읽다보면 황당함이 느껴지던데 연극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줄이야.

흐름도 매끄럽지 않아서 호흡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좀 묘한 연극인게 이럼에도 관객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누구 하나 제대로 소리내어 웃거나 감탄하는 사람의 느낌이 없던데
하루 남은 연극이 만석에 가깝다는것은 지인들이 많거나 입소문이 났다는 것이겠지.
처음 입장할땐 사람이 많아서 재미있는 연극인가?싶다가 끝난 후엔 다들 지인인가?싶은 아쉬운 맺음의 기분이었다.

출연 : 맹주영, 한덕호, 박미선, 박선혜, 전민영, 선종남, 안지은, 배상돈, 민경록, 오혜진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1. 1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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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집회가 있어서 길이 막힐수 있다는 버스기사의 말은 걱정을 만들어낸다.
막히는 중간에 지하철이 없는곳이라면 내려서 택시를 타봐야 소용없는일이기때문에
위치에 따라선 더욱더 심난해진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위는 어디서 한다는 것이고 주제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손전화로 집회 관련을 뒤져봐도 그다지 대규모집회에 대해선 잘 나오지도 않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시간에 도착

예상과 달리 좀더 일찍 도착해서 혜화동을 배회하며 시간을 보내고
티켓을 받은 후에도 시간이 남아 노래를 들으며 아무곳에서 앉아있기도 하는등
여유로운 기다림이었을뿐이다.

밑바닥에서?
리플렛을 받아든 순간 출연자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

뭐지?

뮤지컬인가?

예매할때까진 제목과 포스터, 공연시간(요즘은 짧은건 아예 넘기거나 시간이 맞는것으로 두편을 보거나 함)
정도만 보고 고르기때문에 극장에 와서야 어떤건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출연자가 열명이 넘다니(13명 -.,-;)

연우소극장은 마름모꼴로 되어 있는 구조라서 같은 넓이의 소극장이라도
좌우로 좀더 길게 쓸수 있다.(상대적으로 앞뒤론 좁을수도 있겠지만)

산만하고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없는 무대
음산하고 어둡고 더럽게 표현하려는건지 쪽방촌 같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건지 모르겠지만
모두들 집세를 독립적으로 내는거 같은데 이들의 공간의 구분은 어디에도 없다.

처음엔 한 공간에 몰아서 사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거 같지만 모르겠다.

공간에 대한 이해가 안되다보니 일부분에선 좀 이해할수 없지만 전체 주제와는 큰 관계가 없으니
진행되는대로 집중하면 된다.

무슨 내용일까?
무엇을 말하려는걸까?
라고 고민할 필요도 특별히 없는 훌륭한 연극이다.
아니 훌륭한 막심 고리키의 작품이다.(이 연극이 훌륭한게 아니라 원작이 훌륭하다는 의미임)

계급사회에 대한 혐오가 있는지 일단 이러한 것들은 모두 과거의 산물로 취급하며 시작한다.
신세계? 신세대?
하지만 이들의 삶은 제목 그대로 밑바닥
그렇지만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표현하기엔 의식주가 전혀 해결안되는 계층을 표현하는것이 가장 적절할수 있다.
(인간의 탐욕을 표현할땐 상류층을 배경으로 표현하는것이 가장 직관적인거 같음)

이 작가가 힘든 유년기를 보냈기때문에 이들의 삶을 제대로 알고 있는것인지
그러기때문에 사회주의에 빠져 있었던건지 뭔지 모르지만
전반적인 내용의 깊이와 표현은 매우 고급스럽다.

뛰어난 통찰과 다양한 표현(그들의 삶을 우리의 삶으로 동일시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뛰어난거 같음)

작품이 훌륭해서일까 100분이나 되는 시간이 크게 지루하진 않았지만
아쉽게도 연기가 매끄럽질 않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온다고 해야 할지
감정의 기복을 예측 할 수 없다고 해야
할지 표현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고 해야 할지
전혀 자연스럽질 못하다.

이 부자연스러운 연기때문에 집중함에 있어 매우 큰 걸림돌이 된다.
모두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극의 맥을 끊게 되면 결국 연극 전체가 흐트러지니
출연자도 13명이나 되기때문에 일단 연기력은 어느정도 평준화 되어 있어야 할거 같으나
보다보면 서로 제각각인것 같다.(서로들 잘났다고 목청것 떠들고 있는 거 같음)

가장 큰문제는 역시 감정표현이 인위적이란 느낌이 너무 강하고
너무 크게만 표현하려 하는거 같은 거부감이 지속된다는것이다.

이사람들의 나이는 알수 없지만 요즘 소극장 연극에서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다른 연기자들에겐
느끼기 힘든 어색함이 있다.
(요 근래엔 사람들의 연기력이 상향평준화 되어 있는거 같아 신기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뭐가 문제일까?
이들이 이 연극을 이해못하고 있는것일까?
아니면 너무 긴장을 해서 부드러움을 상실한것일까?

중후반부부턴 논쟁이 많아 그것들에 귀 기울리다보면 홀딱 빠져들긴 하지만
아무튼 맥을 끊는 어색한 발짝같은 연기는 좀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싶다.

100분이란 시간이 좀 길수도 있지만
각각 인물들의 과거 내력이 모두 나오다보니 좀 길어지는거 같지만
지루하거나 불필요해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작은 소극장에서 13명이나 나와서 연기를 하는것이니 좀 산만할수 있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연출로 보인다.(크게 어지럽진 않음)

왠만하면 분장은 좀 자연스럽게...
연극 속 거지꼴 얼굴 분장은 언제 봐도 어색하다.
어떤 여자는 립스틱을 왜 그렇게 얼굴까지 퍼뜨려놨는지 처음엔 미친년 역활인줄 알았음.

12월2일까지니 소극장 연극 치곤 스케일이 큰 연극을 볼 기회가 늘 있는것은 아니니
기회 되시는 분은 꼭 봐보시길 권함

그리고 생각해보시길..

출연 : 강승우,김원중,류지완,송보근,김예별,윤정은,김다솜,이성재,심서율,오태호,김기붕,박예진,요셉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1. 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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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나무들이 색을 모두 탈바꿈하는걸 가만히 보고있으면
서울 나무들의 색이 유달이 탁하고 이쁘질 않아보인다.
먼지에 색이 가려진건가?싶다가도 가로등이 너무 밝아서 얘들이 가을을 생각 못하고 있나?싶기도 하고

아무튼 서울의 가을 나무들은 색이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여름보다 더 안좋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낙엽들로 썰렁해지는 거리를 책도 없고 음악도 없이 걷다보니 좀더 쓸쓸해진다.
그래도 일단은 연극이 눈앞에 있으니 그것을 먼저?

아무나 모이는 라이딩 클럽?
자전거 동호회?

개인적으로 20년 가까이 된 자전거 동호회를 다니고 있지만(올해는 자전거를 스탠드에서 내려보지도 않았음)
더이상 자전거를 탄다고 말하는것도 민망한 수준에 왔으나
아무튼 제목만 놓고 보면 동질감이 든다.

시놉을 읽지 않고 예매하기때문에 자전거 동호회 배경인지 뭔지 모르다가
극장을 들어서서 리플렛을 들어보고나서 알게 되었는데
모르면 어떻고 미리 알면 또 뭐가 달라진다고

이 극장은 대단히 특이하다. 리플렛에도 적혀있던데 CGV에서 사용한 의자 설치??????
뭔가 우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국내 큰 공연장은 왠만해서 다 가본거 같은데 그럼에도 이런 의자는 이곳이 처음)
크고 무거운 내 머리통을 기댈수 있는 의자가 설치된 공연장이 있었다니

하지만 눈앞에서 배우들이 연극을 하기때문에 차마 머리를 기대고 볼순 없었다.
앞 두줄은 여느 소극장 같은 의자들이던데 배우들이 관객에게 말거는 그런극이 아니라면 앞자리를 선호하기때문에
앞자리를 달라고 했을것인데 한편으론 좋아도 좋은게 아닌, 기분만 내는 느낌이다.

독특한점은 커피도 주고 공연중에 마실수도 있다는것, 심지어 과자도 까먹는다.
(커피까진 그러려니 하는데 과자 봉지 까는 소리는 좀 거슬림)

이런걸 허용한다는게 자유로울수 있지만 문제는 돈과 시간을 내어 공연을 보는데
다른 관객으로 하여금 내가 피해를 보면 안되는거 아닌가?
소리 안나는 음료정도는 마시도 관계 없지만 부스럭 거리는 포장지를 뜯는 그 소리를 공연중에 듣고 싶은 관객은 없을것이다.
과자는 파는것인지 주는것인지 모르겠으나 어떤경우던 소리 안나는 포장지를 쓴다거나 아예 포장지 없이 알맹이만 제공해줬으면
좋으려만 바뀔런지 모를 일이다.

그 다음으로 특이한게 인터미션(중간 휴식시간 10분)이 있다는것

뭔가 특이하다.
공연시간이 2시간인데 중간 10분을 제공하다니
아무튼 중간에 10분 휴직을 줘서 그런건지 지루함이 없다. 이것때문인지 두시간 공연히 짧은게 아닌데 오히려 짧게 느껴진다.
(실제 두시간은 아닌거 같고 인터미션 포함해서 110분정도? 되는거 같음)

배경은 자전거 동호회, 건물 입주자들(건물주와의 갈등 뭐 그런거 전혀 아님)
각각의 서로 다른 생각들를 지닌 사람들을 동호회속에서 풀어내는 연극인데
초반엔 연극을 보고 있다기보다 공원에 앉아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동호회 사람들이 모여 얘기하는것을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저들(배우)과 나(관객)와의 공감이 이뤄지질 않고 있다는것이다.

공연인데 그러면 어떻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러면 감동이 사라지기때문에 화려하거 세밀한 묘사가 가능한 영화가 훨씬 재미있어지게 된다.
(공원에 앉아있는데 다른 곳에서 사람들이 웃고 운다고 그 감정이 내게 전달되진 않듯 연극을 보는데 그러면 곤란해지지)

연극은 관객와 배우간의 호흡,열기,감정등의 교감이 있어야 연극이란 장르의 맛이 느껴지는것이라
이상할정도로 거리감이 느껴지는 초반은 안락한 의자가 편하지 않게 느껴지는 어색함 있는 묘한 시간이었다.

어느샌가 그 어색함이 어느정도 사라지면서 재미가 슬금슬금 들어오지만
약간의 벽은 끝까지 사라지진 않는거 같다. 뭔가 모르겠는 배우들과의 거리감이랄까?

전체적으로 밝다. 극적인 갈등이 너무 없기는 해서 밋밋함이 좀 있긴 한데
(중간에 잠깐 고조되다가 푹! 꺼져버림)

미친놈이 등장해도 배경상 이상하진 않을거 같고
미친년이 등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거 같은 전개였으나

그들은 상식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선택을 한거 같다.

그래서 뒷맛이 대단히 깔끔한 드라마로 느껴지지만 많은 사회 문제를 다방면으로 내포하고 있다.
미혼녀에 대한 편견, 성적 편향, 중년 남자들의 고뇌등 많은 편견들에 대한 고민등
많은게 들어있지만 이들은 물 흐르는대로 흘러가는것을 선택했다.(이들이 아니라 작가겠지)

내용적으론 좀 심심할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연극을 아니 좋아할수 없는데
사람들의 삶은 영화속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기때문인지도 모르겠다.(사실과 동떨어진 극단적인 극적요소들)

가을에 맞지 않을수 있지만 어제저녁 집에 들어오면서 '내일 볼 연극은 좀 가볍고 기분좋은 연극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 바람이 딱 맞는 연극인거 같아 기분좋은 토요일 밤을 마무리 한다.

출연 : 유영진, 박수진, 홍정인, 김우래, 조희제, 김다솜, 김태형, 권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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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0. 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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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할땐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가 티켓을 받으면서 알게 된 황당함
일본 연극이다.
일본 극만 가져와 한국인이 하는게 아니라 실제 일본인 배우, 일본인 스탭이 와서 한국어 자막을 틀어주는 실제 일본 연극

한국인이 하는 일본연극이야 여러번 봤지만
자막을 봐야 하는 연극이라니

자막을 읽는다는게 귀찮을거 같지만 일어를 모르니 감내하더라도
문제는 그 나라 문화를 모르는데 들어올것인가이다.

특이나 가부키를 현대에 맞게 바꿨다곤 하지만 가부키를 알리도 없고
(한국 판소리를 외국인이 보는 느낌일라나?)

공연은 시작되고 배우들은 역시나 모두 일본어로 공연 한다.
일본드라마를 보면 황당? 당황? 엉뚱?한 장면들이 나와서 웃음(실소?)을 자아내는데
이런 똑같은 황당함이 연극속에도 있을줄은..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그들의 표현은 억세면서도 세밀하다.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같은걸 보면 의외로 여자, 남자에 대한 벽이 없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
이 연극 역시 남녀 역활은 있으나 그 벽이란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게 일본만의 특징인지
한국이 유별난건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남자라서? 여자라서? 이딴게 느껴지지 않는다.

현대물로 각색한것이라 유투브같은곳에서 가부키를 찾아보면 그것과는 많이 다르지만
아무튼 매력 넘치는 연극이 아닐 수 없다.

시원시원하고 느러지지 않고(일본 영화는 좀 느러지는 경향이 있던데)
강하거나 약하거나 부러지거나 휘어지는 그 구분이 확실하다.
너무 명확해서 좀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 개운함이란 한국 연극에선 맛보기 쉽지 않다.
(이런게 좋다 나쁘다는 아니고 좀 신선하다정도)

음향도 많은 공연을 했는지 완성도 높고(인기가 많은 극단인가?)
출연자가 많아도 전혀 어지럽지 않은 구성에 나이가 있어보이는 배우나 젊은 배우 모두 벽이 없어보인다.
(나이 많은 배우와 젊은 배우가 함께 출연 할 경우 이들간의 벽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외국 것들은 상대적으로 좀 적게 느껴짐. 한국은 특유의 나이로 서열를 규정하는 문화때문인지도 모르겠음)

일본을 가봐야 하는건가?
저들의 공연을 본토에서 봐봐야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를텐데
구글 번역이 하루빨리 좋아져서 나같은 외국어맹인도 마음놓고 공연을 즐길수 있게 해주면 좋으련만

가부키라는 공연 예술이 시작됬을 때부터 생겨난 현상이라는데
무대에 비하여 배우들은 과할정도로 화려하다.
이건 비단 이번만 그런게 아니라 일본극 대부분이 그래서 내용과 관계 없이 그 원색계열의 화려함은
일본사람들이 색약이 많은가?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화려한 색채, 눈가에 힘이 들어갈정도 과한 액션, 작지 않은 극장이 울릴정도의 성량(소극장 일반 공연도 이런지 궁금함)
수시로 튀어나오는 의외성(코미디 요소랄까?) 응!? 응!? 이상함의 연속
문화를 이해 못해서 그럴수도 있긴 한데 얘들은 한국에 비하면 확실히 응어리를 터뜨리는 방법이 다른거 같다.

그래서 재미있다.
미간에 주름생길거 같긴 하지만 ^_^

그런데
오페라 같은것은 노래라서 그랬을까? 별로 신경안썼는데
이건 연극이라서 그런지 자막을 읽는게 무척이나 신경쓰인다.

자막은 무대 뒷쪽, 배우는 무대 앞쪽
자막을 보자니 배우 연기를 전혀 볼수 없고
배우를 보자니 뭐라 말하는지 모르겠고(내용을 이해해야만 재미난 연극은 아니지만)

신기하게 일본인 관객들이 제법 있던데 한국에서 사는 팬들인가
어떻게 알고 찾아온건지?
소극장 연극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한 5명정도?) 외국인과 함께 연극을 봐본적이 있나?싶을정도로
독특한 광경이 아닐수없다.(대형 공연엔 깔린게 외국인들?)

일본을 가게 된다면 이런 각색한 공연은 꼭좀 봐봤으면 좋겠는데
한국인을 위해 한국어 자막을 트는 곳은 없을겠지만
일단 일본을 가야 뭐가 되도 되것지 ^_^;;;;

출연:사쿠라 이야스카즈, 고바야시 에레키, 노토 에시쓰케, 아오키 쿠리코, 후카우라 유타, 오사 마미, 모가미 레이카, 우지쯔구 사토시
    소가 유코, 오카 쿄코, 가쯔사 마나, 사토 모리카, 주도 겐키, 조지마 이케루, 다나다 미쯔루, 테쯔야, 키노시타 노조무
    櫻井保一, 小林エレキ, 能登英輔, 青木玖璃子, 深浦佑太, 長 麻美, 最上怜香, 氏次 啓, 曽我夕子, 岡 今日子, 木下望, 上總真奈,
    佐藤杜花, 重堂元樹, 城島イケル, 棚田満,テツヤ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0. 2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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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컴퓨터가 됬다가 죽었다가를 반복
왜 전날엔 멀쩡했던게 하룻밤이 지나면 문제가 생기는걸까?
밤새도록 무슨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대충 마무리 하고 혜화동을 나가는데 햇볕이 너무 뜨거워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늘진곳에선 싸늘기운 역력한데.. 퍼런하늘 넘어 우주는 이보다 더 심하겠지

섬, 1945?
원작은 아톨 후가드의 아일랜드를 하시마섬(군함도)과 한국인으로 설정을 바꿔 각색하였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할뿐 아일랜드를 모르니 이것이 그것이겠거니 하며 고민 없이 극장에 앉았는데
관객이 5명 남짓? 다행이도 출연자가 두명이라 이보단 많은 관객이지만
전 스탭들을 포함하면 그보다 관객이 적을거 같다.(이렇게 관객이 적은 연극을 하루 이틀 본건 아니지만 언제나 좀 민망함)

대학로소극장 축제라며 가격도 저렴하고 팜플렛도 만들어 나눠주던데
실제로 출품작이 그리 많지도 않고 기한도 짧은거 같다.(단 두곳에서 4편의 연극이 전부니 축제라는 말이 좀)

대학로 일대를 보면 극장에서 하는 이상한 이름들의 수많은 연극제가 있다.
이것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왜 한 동내에 모여있는 이들은 서로 담합해서 연극제를 만들지 않고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아무도 모르는 연극제를 만들고 또 사라지는건가. 연극제를 하면 지원금이 나오나?

아무튼 작은 연극제면 어떻고 단막극이면 어떤가 연극이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그런데 이 연극은 그다지 재미가 없다.

내용은 인권에 대한?(원작은 신권-자연-에 대항하는 권력에 항거하는 뭐 그런)
이것을 일제 강점기, 부당하게 처벌받는 두명의 죄수로 하여금 풀어내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함에 있어 그 주체할수 없이 느린 호흡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시간이 멈춘듯한 적막감..

라디오에서 몇초간 아무말도 없으면 방송사고라 하는데 연극에서도 이런게 있었으면 좋겠다.

도데체 어두침침한 곳에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면 관객이 무엇을 느끼겠나?
고통,고뇌가 있으면 표정이나 행동이라도 좀 취하던가
가만히 고통을 되새겨봐야 관객은 아무런 감흥이 없다.

이런 구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된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늪같은 멈춰진 시간의 공간속

눈을 감고 명상을 할수도 없는 그 답답한 곳

직면한 이 상황을 어찌 할 수 없다면 몸부림을 치던가 비명이라도 지르던가
관객에 뭔가를 어필해야 할게 아니냐?

애니 주토피아의 나무늘보같은 호흡을 연극에서 보게 될 줄이야
(전체중 일부만 그런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렇게 시종일관 지속되는경우 처음인듯 함)

연극의 전반적인 배경보단 차라리 감옥생활은 짧고 간결하고 강하게 구성하고
안티고네 재판을 좀더 심층적으로 묘사했더라면 어땠을지
조금만 풀어놓으면 훨씬 곱씹어 볼게 많은 주제

그리고 이 두명의 죄수는 군함도에 수감되어 있는 사유가 뭔가 좀 안맞는거 같기도 하다.

무엇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숨쉴틈 없이 보여주거나
머리 아플정도로 생각하게 만들어주거나
눈알 핏줄이 터지도록 집중할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줘야
그래야만 배우도 관객도 모두 만족하지 않겠나싶다.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