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기는 연극을 보고 난 후 바로 쓰는게 좋은데
근래엔 무엇때문일까. 가을때문인지 얼마전 발생한 이태원 1029 참사때문인지
바쁜 회사일들때문일지
아무튼 연극을 보는것은 좋지만 손가락을 움직이는것이 싫은 요즘이다.
묘한 무대, 안과 밖이 나뉘어 있고 안쪽은 실루엣만 보일뿐이다.
밖은 좌우로 길죽
제목 처럼 실제 탈주자를 뜻하지는것은 아니다.
아니다. 탈주자를 뜻하는거 같다.
주제가 특이하지 않고 풀어가는 것 역시 특이하진 않은데
인물들이 여럿 섞여있다보니 묘하게 헷갈린다.
저 사람이 이 사람인가? 왜 이렇게 졸립지?
친구들끼리 흔하게 나누는 대화는 아닌데 저들은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다.
그렇게 지루한 내용을 이어간다.
내 과거를 연결시켜보면
나는 떠나간 사람을 다시 찾으려 애쓰진 않는다.
궁금해서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면 좋겠다정도는 생각할때가 있지만 일부러 찾아서 연락한다거나 하는것은
나와는 어울리지 못한 행동같고 어색해서, 궁금함이 사라지길 묵묵히 기다린다.
그러다보면 잊혀지고 그러다가 또 생각나면 또 사라지길 기다린다.
그냥 이렇게 수동적일뿐이다.
이 극는 이런것보단 몇 발자국은 더 나아간다.
왜 저 사람이 멀어질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다른 이들이 찾지 않길 바라고 있는지
무엇때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지만 아마도 관객들 각각의 사정을 감안한것으로 보인다.
이런류의 연극이 그러하듯 특별한 엔딩을 보여주진 않는다.
주인공의 고뇌정도를 표현하며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때론 이런 열린 결말이 더 좋을수 있는데 요즘같이 어수선할땐 연극에서 마음대로 결론을
내줬으면이란 기대를 하기도 한다.
저들은 왜 기존의 울타리를 벗어난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이 연극을 보면 공감 할수 있을까. 울타리 밖에서 울타리 안쪽의 사람들이
찾아주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것은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일뿐이다.
홀로 죽으면 고독사라고 죽을때 외롭다고 유언을 남긴것도 아닌데 자신들 멋대로 해석하듯
내 멋대로 생각한것이고 나를 찾아주기 원하기때문에 드는 생각일것이다.
다시 곱씹으며 안정된 상태에서 보면 좀더 괜찮을것도 같은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프로젝터를 이용한 인터뷰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 상황 설정을 그때 그때 할수 없어서겠지만
다큐영화를 보러 온것도 아닌데 지루한 내용들을 길게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란 아쉬움이
한주가 지난 지금도 남는다. 90분 연극임에도 제법 졸리운 지루한 진행에..
(배우들의 발성이 교회 전도사?같이 차분하고 안정되다보니 더욱더 졸린거 같음)
그래도 이상하게 다시한번 더 봤으면 하는 연극이다. 천천히 잊혀지길 기다려봐야 겠다.
출연 : 안병식, 강희만, 김현정, 권귀빈, 배유리, 박지훈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0) | 2023.01.07 |
---|---|
연극 -게릴라씨어터- (0) | 2022.12.25 |
연극 -우리읍내 Our Town- (0) | 2022.12.04 |
연극 -부정 Denial- (0) | 2022.11.26 |
연극 -루나자에서 춤을- (0) | 2022.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