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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12.17 연극 -화성골 소녀- 2
  2. 2024.02.09 연극 -아들에게(부제:미옥 앨리스 현)-
연극.공연2024. 12. 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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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동으로 이사를 하고 2주일만에 연극을 보러 나왔다. 감회가 새로운 느낌은 없고
혜화동가기 위해선 신사동에 살때나 지금이나 한참 걸어가야 하는것은 마찬가지
그렇지만 지금은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많이 걸어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
이게 왜인지 귀찮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날이 추운데 겨울옷을 꺼내지 않아서 늦가을용 옷을 입었더니 추워서일까.
윤석열 탄핵소추가 가결되어 한편으론 기분좋지만 역시 추워서 빨리 집에 오고 싶은 심정이었다.
극장 내부는 약간 쌀쌀? 조금만 더 온도가 높았더라면 좋았을거 같은데..

화성골 소녀? 화성골이란 곳에 집창촌 같은게 있었나? 화성골은 또 어디에 있는거지?
검색해보면 용주골이 나오는데 이곳의 이름을 바꾼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화성골은 없다.

수녀들이 성매매여성들의 새로운 생활을 돕고 채무도 법적으로 해결해주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는 배경이다. 그런데 가능할까.
집창촌의 생태계는 영화나 다큐를 봐서 미약하게나마 알곤 있지만 실제로 그정도라면 공권력이 투입되어
모든 불법들을 근절시켜야 하는게 아닌가..
극 속에서 포주가 말한다. 이곳에서 일 했던 사람들은 사회에 나가봐야 다시 돌아올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만한 돈벌이가 없기때문이란다.

아마도 사회가 해결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일것이다. 제일 멍청한게 월급 500만원 받던 사람에게
윤리적으로 문제있는 직업이니 일반적인 월급 200만원 받는 직장에서 일 하라고 하면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제로 저들의 일자리를 없앤것이 한국 현대사의 단면이었다.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하면서 항상 색안경을 가장 강하게 끼고 있는 것이 일부 종교계.
그것을 이 연극은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겉으로는 저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막상 그 속내는 전혀 그렇지 않다.
괄시, 무시, 천대, 비난, 차별 등 모든 사회적 문제를 모조리 안고 있다. 극히 일부겠지만 사회단체들의 일면일수도 있다.

이것때문에 지탄받던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을 하다가도 다시 돌아갈수밖에 없는
배경을 꼬집는다. 어떻게 보면 일반 현상을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사회 다큐를 그려내고있기도하다.
다만 화성골이 어딘지 모르겠고 배경 설명이 조금은 미흡해서 잘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다. 왜 저들은 빚을 질수밖에 없는것인지
요즘은 인신매매가 없다고 하는데 빚때문에 성매매업소에 자발적으로 일하는게 아닌 강제로 일을 하게 되는지 등
아직도 한국사회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문제들이 있는거 같지만 체감하긴 어렵고
연극같은 간접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되더라도 확실하게 와닿게 되진 않는다. 아무래도 주된 생활권과는 조금 먼 세상같다.

하지만 그 세계를 모르더라도 차별적 시선과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묘사는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배푼 선의는 진정 그를 위한것인지 나를 위한것인지
신의 뜻을 따른다고 하지만 나의 태도와 결정은 과연 절대자가 원하는 그것인지

현실에서 보더라도 많은 부분이 겹쳐지는것은 사회라는 가면속의 추악함을
보거나 느끼거나 내 자신이 그렇다거나 하기때문이 아닐까

조금은 아쉽다면 아쉬운것이 집창촌의 선전성은 거의 없다. 욕을 해도 씨팔 밖엔 없어보이다.
선정성도 없고 잔인성이나 교활함, 잔혹성같은것도 매우 부족하다.
고등학생부터 입장가능은 딱 이 정도 수준까지 허용되는건가? 아무튼 제작진들이 설정한 것이겠지만
조금은 더 잔인하고 교활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냉혹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면
현실성이 떨어지더라도 좀더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3주만에 보는것이라 오랜만이란 느낌은 전혀없었지만 그럼에도 연극의 설래임은 항상 새롭다. 

출연 : 김민혜, 김은석, 김정은, 윤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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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2. 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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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은 따뜻한데 비가 와서 카메라를 가지고 나갈지 그냥 나갈지 고민하다가
비오는 밖을 보니 그냥 나오게 된다.

바람도 많이 불어 우산 쓰기도 불편하지만 얇게 입고 나와도 버틸만한 춥지만 따뜻한 날이라
오랜만에 좀 걸어보기도 한다.

연극을 고를때 시놉을 읽지 않고 고른다는건 때때로 위험이 따른다.
허무맹랑한 연극이 걸릴수도 있고, 포스터 그림을 보고 예상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달라서 당혹스러울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쪽이던 그렇게 문제가 되는건 아니다. 어차피 리플렛정도의 내용만으로 연극을 판단하기엔 쉽지 않아서
어느때는 재미있으나 어느때는 덜 재미있기도 하고 뭐 그런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무척 재미있는 연극이 걸린 운좋은 날이었다.
'아들에게'라는 제목과 포스터 사진만 보면 모자간의 드라마인가 싶었다.
물론 앨리스 현 이라는 인물을 내가 몰랐기때문에라도 더욱더 그렇게 느꼈던거 같다.
이 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독립운동 얘기인가 싶어서 섣불리 선택하기 어려웠을수도 있었을것이다.
(독립운동 관련한 연극들은 많이 봤지만 볼적마다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자주적으로 독립한것이 아니었기때문이고
지금도 토착왜구들이 득세해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으니 백년전이나 지금이나라는 우울함이 오기때문이다.)

앨리스현은 어지러운 시대에 태어난 어떻게 보면 불운아라고 할수도 있지만
어떤면에서 보면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는 적당히 편한 삶도 가능했을수 있었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망상, 공상, 허상, 이상 등 무엇으로 표현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이 이루기 어려운 공산주의를 꿈꿔왔던 인물로
일제강점기로 탄압받던 민중을 보며 계급이 없는 공평한 사회를 꿈꾸려 했던것이 그다지 이상하지 않는 선택으로 보인다.

당시엔 '신여성'이라는 새로운 여성상이 나오던 시기기도 했고 마침 어느정도 공부할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비교적 깨어있는 부모에게 태어났으니 이 여성의 행동은 일본의 탄압과 힘없는 여권의 현실을 이겨내려 애썼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사람의 파란만장한 한 일생은 숙명같아보인다. 나의 이상향과 현실간의 넘어서기 어려운 벽
그것을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이룰수 있다면?
일제강점기 전에도 동학운동이 일어설만큼 민중의 삶은 미치도록 힘들었다.

서양에서는 부르주아계급들의 시민혁명이 일어난것도 계급사회로 불이익 받는것에 대한 항의가 아니었나

탄압받고 고통받으면 민중은 일어나게 되어있는것이니 난세에 영웅 한명이 태어났으나
아쉽게도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못한 한 인물인듯 싶다.
(일제 강점기때 독립운동가중 제대로 이름이 알려진 여성은 과연 누구일까?
유관순이라는 인물이 있으나 3.1운동때 1개월정도 만세운동 주도하다가 잡혀서 모진 고문으로 돌아가셨는데
이외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여성 독립운동가는 누가 있을까?)

문제는 이러한 인물을 연극에서 어떻게 표현하는가인데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으나 거의 모노드라마 수준으로 구성된다. 한 인물의 일대기이니 당연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만큼 심층적으로 내면을 파해치고 있어서 남다른 이해의 깊이를 선사한다.
그런만큼 대사가 빠르고 많기때문에 놓치기 쉽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고 시대 배경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더욱더 이해 안되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앨리스라는 한 여인의 삶은 자아를 찾기 위해 죽는 그 순간까지 노력한 인물로 보이며
이것은 이 인물만의 독특함이 아닌 우리 모든 인간들의 치열하게 찾으려는 주체적 삶에 대한 욕망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는거 같아서
보는동안 내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뜨거워진 눈시울이 식을줄 몰랐다.
내가 찾는 무언가, 저 여인이 찾는 이상적인 그 무언가
나도, 우리도, 그 누구도 타인의 지시대로 살길 원하지 않는다.

이 모든것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무대장치랄건 별다른게 없지만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넓은 무대를 가득 매운다.
연극에서 무대매너가 좋다고 하기엔 모호함이 있으나 아무튼 대형 극장에 어울리지 않는 횡한 무대를
배우들의 연기로 채워넣는것은 결코 쉬운 연출은 아닐것인데 이 극은 그것을 훌륭히 해낸다.
오히려 작은 극장에서 했다면 감동이 줄어들었을것이다.

훌륭한 음향도 큰 몫을 한다. 실제 연주자가 나와서 효과음부터 음악을 연주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도 그렇고 배우의 호흡을 맞출수 있어서인지 일체감이 대단히 뛰어났다.

약간 아쉬운건 반전 아닌 반전 같은? 예상됬던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놀랍거나 신선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런가보다.. 정도?
그리고 파란만장한 인생치고 그 끝은 너무 허무한 죽음?

일생을 받쳐 무언가를 만들려고 애써왔는데 김일성과 대립된 관계에 있던 박헌영을 죽이면서
같이 찍었던 사진으로 미제 스파이로 누명을 씌어 바로 처형? 물론 이게 가능한 시대였다.
남한에서는 이승만매국노가 김구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가들을 모두 죽이고 있었으니..

지금은 최고 큰 야당 대표가 자객에게 칼을 맞아 죽을뻔했는데도
증거인멸, 허위사실유포, 사건축소 하는 매국노들이 판치고 있으니 일제 강점기나 해방무렵 이념전쟁으로 피바다가 됬을때나
무엇이 다르겠냐마는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무엇이 있는곳으로 나아가야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한 인물에 미친 몰입감이 돋보이는 훌륭하고 멋진 극을 오랜만에 본거 같다.

출연 : 강해진, 김선경, 김유민, 김은석, 남권아, 린다전, 박종현, 심완준, 이승헌
        장석환, 장시현, 정나진, 조주현, 홍은정
연주 : 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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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